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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2024-2학기][입선] Institut d’Etudes Politiques de Paris, Sciences Po (김○민)

Submitted by Editor on 10 December 2025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교 때 프랑스어를 전공하여 DELF B2를 따두기도 했고, 이후 프랑스어 수업들도 많이 들었지만, 프랑스어를 실제로 활용하며 프랑스를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프랑스어 관련 수업을 수강하면 주로 문학이나 역사 관련 텍스트를 접하게 되는데, 저는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만큼, 유럽 정치나 유럽 관점에서 보는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정치학 대학원에 관심이 있어 대학원 진학률이 높은 대학에서 수업을 들어보고 추후에 해외에서 공부하게 되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다른 학교에서는 정치학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여러 동기에 적합한 학교가 파리의 시앙스포(Sciences Po Paris/Institut d’Etudes Politiques de Paris)라고 생각하여 선정하였습니다.

 

  1.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 선정 이유 및 특징
      1. Sciences Po와 Grands Écoles

프랑스 인문계열 고등학생은 한국 수능에 해당하는 바칼로레아를 응시한 후, 상위 점수를 받은 경우 크게 두가지 진로로 나뉘게 됩니다. 공립대학(파리 1 대학 등 지역명을 학교 이름으로 가지고 있는 대학들이 대체로 이에 해당합니다)에 바로 진학하는 것과 그랑제콜(Grandes Écoles)이라 불리는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을 입학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CPGE(Classes préparatoires aux grandes écoles)라는 수업을 2년 이상 수료하고, 이후 각 학교에서 주관하는 그랑제콜 시험을 치른 후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랑제콜의 특징은 석사 대학원 과정을 제공하며, 파리정치대학과 같은 일부 그랑제콜들은 박사 대학원 과정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Sciences Po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학교이며, 3학년 때 인턴 혹은 국내 타 시앙스포 혹은 국외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지내야 합니다. 교환 대상교도 그만큼 다양하고 많고, 학교 재학생 중 교환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교환 관련 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고, 여러 국가에서 온 학생들,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은 국제적인 학교라는 것의 또다른 장점은 광범위한 영어 강의가 개설된다는 점입니다. 프랑스는 영어권 국가가 아닐 뿐 아니라, 독일이나 북유럽에 비교하더라도 영어를 편하게 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소르본 대학이나 파리의 타 공립대학을 조사해보시면 느끼시겠지만, 파리의 대부분의 대학은 교환학생이 많지 않고, 영어 학위 과정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대체적인 수업을 프랑스어로 수강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Fail을 받았다는 분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특히 불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 이는 꽤 고생스러운 과정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의 많은 부분이 영어로 진행되고, 불어를 못하면서 영어를 상대적으로 잘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은, 유사한 언어장벽을 겪는 학생들이 많아 대학에서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학 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그러한데, 가령, 행정처리 과정에서 항상 영어 안내문을 함께 발송해준다거나, 교환학생 웰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은행 계좌 발급이나 정기 지하철 카드 발급 등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 많이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학업의 측면에서도 Sciences Po는 충분히 선택할 이유가 있는 학교입니다. 프랑스는 영어권이 아니면서도 EU나 유럽 내에서 막대한 발언권을 가진 국가이며, 파리정치대학의 국제대학원에 해당하는 PISA는 외교학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앙아시아, 중동, 이스라엘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실제 관심이 있거나 해당 지역에서 유학 온 친구들이 많아 기존과는 다른 지역학들을 배울 수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더라도, 유럽의 관점에서 보는 사회과학은 어떤 느낌인지 공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국가론/정책과 관련된 수업이 많이 개설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술하겠지만, 저는 유럽비교사회정책 수업을 들었는데, 어떻게 기존 정책을 더 잘 운영할까를 배우기보다는 국가들을 여러 모델로 묶어서 각 복지국가 모델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를 배워서, 사실 사회복지학과의 수업에 더 가까운 과목명이었음에도 정치학도로서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은, 프랑스 대부분의 타 공립대학으로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CROUS(Centres régionaux des œuvres universitaires et scolaires)에 속해 있는 학생 기숙사에 지원하면 우선 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Sciences Po의 경우, 그랑제콜에 해당하기 때문에 교환을 오더라도 우선 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가능은 하지만, CROUS에서 기숙사를 배정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필히 한국관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숙사에 지원을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자취도 가능하지만, 행정처리가 느린 프랑스 특성상, 무언가를 설치하는 데에 한달, 해지하는 데에 한달이 걸린다고들 합니다. 그렇기에 비싸더라도 인터넷선, 전기 등 많은 것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기숙사 생활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1. 파견지역 선정 이유 및 특징
      1. 프랑스, 파리의 장점

프랑스는 한국에서 직항으로 오는 비행기편도 많고 유럽에서 주요국인 만큼 프랑스에서 다른 국가로 가는 것도 편리한 편입니다. 국내 비행기나 기차도 많아 국내 여행도 편리하고요. 특히나 파리는 동양인 거주자가 적지 않아 타국이나 타 지역에 비해 인종차별이 상당히 적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연습하고 정치학을 배우기에 좋은 학교라서 Sciences Po를 선택했기에 그 이유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만, Sciences Po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파리를 교환 지역으로 선택하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여행을 다니실 것을 고려한다면 파리의 이점이 큽니다. 한국에서 파리로 들어갈 때 거치는 Charles De Gaulles 공항, 파리의 남쪽에 위치하는 Orly 공항, 그리고 꽤 멀리 있지만 항상 비행기표가 싼 Beauvais 공항이 있어 저렴하게 다양한 곳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파리 동쪽의 Bercy-Seine에서는 각종 국제 버스(Flix bus, Blabla car 등)를 탈 수 있고, 파리 내의 각종 기차 역들에서 4시간 내로 프랑스 전역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습니다. 유사하게 고려할 수 있는 영국과 비교했을 때, EU 내 국가들을 다닐 때여권 검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학생 비자가 있어 EU 입국을 위한 ETIAS 비자를 발급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 올림픽을 겪으며 파리 치안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소매치기도 없지 않지만 짐이 많지 않다면 그리 심하지 않고, 파리에서 치안이 가장 안 좋은 북역 주변과 18~20구 지역도 전에 비해서는 많이 안전해졌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특별히 위험하다는 곳을 굳이 가지 않았긴 하지만, 실제로 제가 지내면서도 파리 내에서 다니면서 인종차별, 소매치기, 치안의 위협을 겪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주변 관광객들은 소매치기를 당한 분이 많았으니, 아예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치안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한편 단점은, 프랑스 내 교환을 선택하시는 경우, 무조건 프랑스 학생 비자를 발급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국과 같이 분명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있기 때문에, 출국을 하기 전까지 여러모로 번거로운 선택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한번 발급을 받은 이후에는 그리 신경 쓸 것이 많지 않으니 눈 딱 감고 할 정도의 불편인 것 같습니다.

 

  1.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먼저 OIA에서 비자 신청에 대한 안내를 받고 나면, 비자 신청을 위해 캠퍼스 프랑스에서 한 차례의 온라인 서류 심사를 거치고, 이후 프랑스 대사관 내 캠퍼스 프랑스 면접을 보고, 마지막으로 서류 관련 심사를 프랑스 대사관에서 대면으로 보게 됩니다. 아무리 빠르더라도 3주~1달은 소요되는 절차이니, 최소 5월부터는 신경을 쓰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서식을 잘못 맞추거나 자료가 미비한 경우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셔야 하며, 이 절차 또한 즉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니 꼭 시간 여유를 갖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1. 캠퍼스 프랑스 서류 심사 및 면접

먼저 캠퍼스 프랑스에서, 프랑스 학교에서 받은 교환 허가서, 여권 스캔본, 행정 비용을 납부한 후 그 영수증, 캠퍼스 프랑스에서 제공하는 서식에 맞게 작성한 이력서, 최종학력 증명서(ex. 재학/휴학 여부에 따라 그에 대한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캠퍼스 프랑스 면접을 예약하고 확정 문자를 받으면 해당 일정에 맞추어 최소 20분 전에 도착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대사관 앞에서 줄을 서있다가 보안 검사를 통과한 후에 들어가야 하기도 하고, 만약 시간에 착오가 있는 경우 프랑스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를 막기 때문입니다. 면접에서는 그리 어려운 것을 묻지는 않고, 프랑스에 왜 가는지, 어떤 것을 공부하고자 하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프랑스어가 전공이거나 프랑스어를 할 수 있다고 작성하는 경우에는 프랑스어로 질문을 한두 개 하시는데, 기재해둔 실력에 얼추 맞는 정도의 답을 할 수 있다면(가령, C1이라 기재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되는 것 같습니다.

      1. 대사관 면접(대면 서류 심사)

캠퍼스 프랑스 면접일 다음날부터 대사관 근무일 기준 8일 이후부터 최종 서류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부터 서류심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서류 심사 예약이 꽤 어렵습니다. 캠퍼스 프랑스 면접 이전에도 신청이 가능은 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캠퍼스 프랑스 면접 일정이 정해진 이후에는 수시로 비자 면접 일정 예약 페이지를 확인하시어 너무 늦지 않게 면접 일정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동일하게 대사관에서 이루어지며, 이 때 첫 3개월에 대한 거주지 증명을 요구합니다. 호텔이나 한인민박을 장기로 예약한 경우 호텔 예약을 한 영수증을 내는 것도 인정하니, 기숙사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단 호텔을 예약해 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대사관 직원분이 이 거주지 예약 일정을 확인하고, 이 날짜와 비자 시작일이 맞지 않으면 앞에서 고쳐서 내라고 하시니 호텔을 예약하시는 경우 체크인 일정을 비자가 시작될 날이라고 생각하고 정하시면 됩니다. 이 서류 심사가 끝나고 나면 대사관에 여권을 내고 옵니다. 그러니 그 이후로 비자가 올 때까지 출국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정을 정하셔야 합니다.

      1. 비자 발급 기다리기

대면으로 서류심사까지 마치고 나면, 약 2주~3주 내로 등기로 여권이 도착하게 되는데, 그러면 비자 발급이 완료된 것입니다. 이후 프랑스 입국 후에 체류증 관련해서 온라인으로 입국했음을 신고하는 절차만 남습니다.

프랑스 학생비자를 발급받으면, 프랑스 입국 이전에 타국을 (경유 외의 이유로) 입국하는 것이 금지되며, 학생비자가 만료된 이후에 한국을 들르지 않은 채 쉥겐 지역에 관광 목적으로 무비자입국으로 지내는 것이 불가하다고 안내받았습니다. 따라서 혹시 한국 출국 이후 타 국가를 여행하고 나서 프랑스를 입국하는 것, 프랑스 교환을 모두 마치고 5개월이 넘었는데 EU 내에서 체류하시는 것은 가능 여부를 캠퍼스 프랑스 면접 때 한번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숙소 지원 방법

저는 한국관을 지원하여 합격했고, CROUS에 해당하는 기숙사와 타 사설 기숙사들에도 지원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외국인 교환학생이 월세로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1. 단기라서(1년 이하), 2. 지인이 없어 보증이 불가해서 계약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을 위해 보증을 해주는 별도 서비스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설 기숙사들이 이 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저는 요구하지 않는 기숙사들을 한국관과 함께 지원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국관 외에도 한 개의 기숙사에 더 합격했었습니다.

      1. 한국관(Maison de la Corée)

한국관은 파리 남쪽 경계에 있는데(14구), 국제대학촌 안에 있기 때문에 많은 기숙사들과 함께 큰 공원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치안도 괜찮고, 가격도 월 110만원으로(690유로) 파리 내에 있는 기숙사들 중에 시설 대비 비싸지 않은 편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그 외에는 시설도 괜찮고 1층에 한식당도 있고 한국인 교환학생들이 많아 생활도 어렵지 않아 여러모로 좋은 선택지입니다. 지원은 CUIP로 하며, 1학기와 2학기 사이에 전원이 퇴사한 이후 다시 입사하는 기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웹페이지를 미리 확인하시어 일정에 맞추어 지원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편 한국관은 자신이 있고 싶을 때까지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퇴사일을 자신의 학사일정에 맞게 통보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사일정이 끝나고도 약 2주 정도는 경우에 따라 추가로 있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추가 거주가 불가하니 이 점을 고려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2024년도에만 올림픽과 패럴림픽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학기 시작 이후인 9월 16일에 입사해야 했습니다. 한편 듣기로는, 1학기 교환의 경우, 별도로 다같이 입사했다가 퇴사하는 일정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이는 아마도 겨울방학이 짧은 프랑스 학사일정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입사 날짜를 확인하시어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그 외 숙소 정하실 때 고려하실 점

18-20구는 숙소를 정하실 때에 되도록 기피하시는 것이 좋은 구입니다. 파리의 북부에 위치하며, 19에 가까울수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한국관 외의 숙소를 지원하실 경우 이를 참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또한 RER A, B, C가 다니는 노선들의 경우, 통학이 아주 쉽지는 않지만 지하철이 빠르게 다니기 때문에 파리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파리 외부인 Banlieue(방리유)에 숙소를 구하시는 경우 이 노선들을 중심으로 구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1.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제 기억에 Sciences Po는 서울대에 내는 등록금(타 학기와 동일한 금액) 외에는 별도로 내는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웰컴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신청 및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기숙사는 한국관의 경우 월세로 약 690유로를 납부해야 하며, 보증금으로 한달치 월세(690유로)를 추가로 내어두어야 했습니다. 그 외에도 통신비, TGV MAX(국내 기차여행을 위한 구독) 등이 고정적으로 지출되었습니다.

    1. 기타 유용한 정보
      1. 의료보험

아멜리(Amelie)라는 사회보험에 가입하거나 CAF라는 거주보조금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들으실텐데요, 먼저 아멜리의 경우 입국 이후에도 빠르면 1달이 소요되며, 많은 학우분들이 6개월 교환 기간 중에 아멜리 행정처리가 완료되지 않아 활용하지 못하셨습니다. 저도 그래서 아멜리를 일찍이 포기하고 사보험을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과 후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다르고, 출국 이전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대체로 더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 보험 및 유학생 보험은 국내에서 미리 가입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1. 거주보조금(CAF)

CAF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수령하는 데에 상당히 많은 행정 절차와 시간이 걸립니다. 거주하는 곳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액수가 다르고,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에는 대체로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집주인과 상의할 때 CAF를 받을 수 있는 곳인지 여쭤보시면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한국관을 비롯한 기숙사에서는 받을 수 있는데, 한달을 모두 한 거주지에서 머무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로 첫 한달과 마지막 한달은 청구 기간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1. 그 외 정보

마지막으로, 한국관에 살지 않으시더라도 2학기 학생들이 퇴사하는 1월~2월 사이에는 퇴사하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사용하던 물품들을 싸게 파는 경우가 있으니 이 기회(?)를 활용하시어 생활비를 절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별도로 안내받는 페이지에서 하게 되고, 약 5분 내로 주요 강의들은 마감됩니다. 사진, 수채화, 소묘 등의 미술 수업과 체육 수업들은 학기 시작 직전에 별도로 수강신청을 합니다.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총 25 ECTS, 4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정치학 전공으로 교환을 신청했고, Comparative Politics(비교정치론), Comparative Social Policy in Europe(유럽 비교 사회정책), French B2(불어 B2), Experimental Methods in Studying Political Behavior(정치 행태 실험 설계)를 수강했습니다.

      1. 수업 종류

Sciences Po 수업은 크게 6가지로, lecture, seminar, methodology workshop, language course, artistic workshop, explanatory seminars로 나뉩니다. 이 중 저는 artistic workshop과 explanatory seminar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만 수강했습니다. Sciences Po Paris의 5 ECTS는 사회대 기준 3학점 수업에 상응하며, 수업시간은 2시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의 수업 형식들 중 lecture 수업은 10 ECTS, 두 번의 2시간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외에는 주 1회 2시간 수업으로 구성되어 5 ECTS에 해당합니다.

      1. 인증서

교환학생들은 30ECTS 내에 Core course 수업 두 과목과 타 수업 4과목이라는 요건을 맞추면 일종의 교환학생 인증서를 학기 말에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core course를 3과목 수강신청했다가 뒤늦게 core course를 2과목이 아닌 3과목을 신청했기 때문에 인증서를 받지 못한다고 들어 포기했었는데, 다른 분들은 요건을 잘 읽으셔서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1. 수강했던 과목들

Comparative Politics(비교정치론) | 10 ECTS

정치학 원론에 해당합니다. 먼저 lecture 수업은 매주 하나의 정치학에 대한 큰 질문을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주당 1개의 리딩을 주셨습니다. 중간고사 없이 전범위에 대한 기말고사가 1회 치러졌고, 서술형 2문제와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는 에세이 1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Seminar 수업에서는 9월 말에 기말소논문 프로포절을 제출한 후 조교님과 면담을 하고 12월 초에 15페이지 상당의 영어 소논문을 작성하여 제출해야 했습니다. 또한 한 학기 동안 1회의 논문 발제와 1회의 발제에 대한 토론을 준비하는 것이 요구되었습니다.

민주주의, 권위주의 등 최근 정치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만한 여러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논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학술적인 답변을 구성해가는지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Sciences Po 1~2학년들이 주로 수강하는 수업인만큼, 논문을 쓰는 법에 대해서도 상당히 자세히 안내하려고 하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Comparative Social Policy in Europe(유럽 비교 사회정책) | 5 ECTS

저는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Seminar 형식의 수업이었고, 약 60명의 학생들이 수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유럽 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복지국가론을 중심으로 서양의 국가들이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어떻게 분류되고, 복지국가라는 연구 영역이 어떻게 형성되고 분화되어 있는지를 배웁니다.

한번의 4지선다+단답형 중간고사와 한 번의 5개의 논문을 읽고 에세이를 작성한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사회정책 수업을 정치학의 관점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French B2(불어 B2) | 5 ECTS

프랑스어 수업으로, DELF B2 레벨에 해당했습니다. 20분 발표 + 10분 토론으로 구성된 발표 1회, 듣기 시험 1회, 쓰기 시험 2회와 평소 수업 참여 및 출석을 기반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저는 DELF B2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수강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저보다 불어실력이 좋은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유사한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체로 저보다 듣기와 말하기를 더 잘하시고 읽기와 쓰기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월요일 오후 7-9시 수업을 수강해서 석사생 분들과 함께 수업을 수강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수업 내용 중에 프랑스 회사 채용 인터뷰 연습하기, CV 불어로 쓰기 등 실제로 프랑스에서 취직을 한다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프랑스어 수업을 들으면 주로 문학을 그 내용으로 하는 수업이 많은데, 최근 프랑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행정부의 의회 우회 입법(49.3조)이 민주적인지에 대해 토론하는 등 정치/사회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Experimental Methods in Studying Political Behavior(정치 행태 실험 설계) | 5 ECTS

정치행태나 정치심리학을 주로 배운다기보다는, 실험을 설계할 때는 어떤 것을 유의해야 하는지, 어떤 실험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1)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학 논문을 읽고 이를 평가하는 짧은 글 3편, 2) 3인1조로 정치심리 실험을 설계하고 설계 및 예상 결과, 실험의 의의를 담은 보고서와 3) 이를 발표하는 영상을 기반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인 특정 분야의 연구 방법론을 배우고, 실험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정말 실험을 할 것처럼 교수님께 조별로 상세한 피드백을 받으며 실험을 설계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1. 학습 방법

대체로 각 수업이 한 수업에서 다루는 절대적 수업 양이 많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각 수업들이 쌓이고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오고 가서, 스스로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했던 수업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치학 수업들의 경우 교수님들께서 영어를 못할 수 있음을 많은 면에서 배려해주시고, 언어 수업들의 경우에도 교수님께서 듣기나 말하기를 어려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배경지식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비교정치론과 유럽비교사회정책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특정 이론이나 사상에 대해 예시를 들기 위해 유럽/미국/아프리카의 사례들을 많이 소개해 주셨는데, 오히려 그 예시들이 저에게는 낯선 지역의 사례들이어서 제 이해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들이 주로 유럽에 대한 수업이었던 것도 한몫 했지만, 비교정치론 수업에서도 세미나 시간에 북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정치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저는 잘 모르는 지역이었습니다. 즉석에서 찾아보며 이해하거나, 교수님들이나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며 메워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비교정치학 기말고사 공부가 가장 어려웠는데, 에세이 문제의 경우 손으로 쓰는 대면 시험이었음에도 마치 테이크홈 과제를 작성하듯이 사례나 예시, 정의에 대해 출처도 작성해야 하는 시험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준비하지 못하여 에세이 작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른 분들은 이를 참고하시어 에세이형 시험을 잘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1. 외국어 습득 요령
      1. 일상과 여행에서 프랑스어 써보기

프랑스어는 발음이 어렵고 듣고 말하는 것이 유독 어려운 언어이다보니, 많이 활용하는 것이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파리는 대체로 외국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지만, 파리 외의 많은 도시들에서는 생각보다 영어로 다닐 수 있는 곳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랑스 내 국내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프랑스어를 많이 연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 FLE 도서 구매하기

또한 큰 서점에 가면 Français langue étrangère라는 구간에 가서 외국어로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초급 프랑스어 책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는 이런 프랑스어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책을 구매하여 스스로 연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단어를 외우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는 앱을 활용하거나 한국에서 프랑스어 단어 책을 미리 사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1. 버디 프로그램이나 수업 수강하기

주변에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던 친구들은 학교에서 프랑스어 수업을 수강하거나 언어교환 행사/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인 친구에게 조금씩 배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파리는 꽤 국제적인 도시인지라, 프랑스어를 하면 더 편할 수는 있어도, 한달 정도 지내고 나서는 영어만 써도 생활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반대로 그래서 프랑스어가 늘지 않는 면도 많은데, 결국 자꾸 프랑스어를 쓰려고 해야 늘 수 있는 듯합니다.

    1. 기타 유용한 정보
      1. 학식, 식당

학식의 크루아상과 비엔나식 쇼콜라쇼(코코아), 파니니도 맛있지만, 본관에서 수업을 듣지 않는 경우에는 생제르망데프레 거리에서 밥을 먹게 되기도 합니다. 생제르망데프레 거리 자체가 관광지이고, 주변 지역이 워낙 파리에서도 부유한 지역이라 매 끼를 주변 음식점에서 먹는 것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학생 식당(CROUS, 위의 기숙사 이름과 동일)에서 학생증을 제시하고 싸게 밥을 먹을 수 있고, 근처의 빵집들은 학생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1. 도서관 이용

저는 개인적으로 Sciences Po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들 중 하나가 Saint Thomas d’Aquin에 있는 건물의 지하 도서관이었습니다. Sciences Po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처럼 모든 책을 접근 가능하게 두는 것이 아니라, 일부 주요 도서들만 학문분과/책의 연구 대상에 따라 분류하여 도서관에 진열해두고, 그 외에는 모두 서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학교 도서관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면 직원분이 이를 찾아서 무인 택배함 같은 곳에 넣어주시는데, 대부분의 책들은 이렇게 무인으로 대출해야 합니다. 주요 도서들뿐 아니라 Saint Thomas 건물의 도서관은 정치/외교 관련 주요 잡지와 신문들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책들을 뒤적거리면서 아예 모르는 분야를 공부해야 할 때, 무슨 책부터 보아야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너무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어 자주 들렀습니다.

      1. 교내 시위와 보안

마지막으로, Sciences Po의 또다른 본관인 Saint Guillaume 건물 앞에서는 시위가 잦습니다. 제가 지낼 때에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시위가 잦았는데, 시위가 있는 날에는 주위에 경찰들이 서있기도 하고, 가방을 간단히 여는 소지품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폭력적인 시위는 거의 없고 대체로 잠시 시끄럽거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정도라서, 생활에 크게 불편함이 있는 날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시 모든 Sciences Po 건물을 들어갈 때에는 필수적으로 학생증을 제시하고 얼굴을 대조하고 들어가야 하니 학생증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만약 학생증을 분실하신 경우에는 입학허가증(과 경비원분이 요구하시는 경우에는 여권(스캔본)까지)을 제시해야 합니다.

  1.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 추천 물품

대체로 한국에 있는 것들은 구하기 어렵거나 한국보다 조금 비쌀 뿐, 파리에 있습니다. 없는 것이 있다면 밥솥(있긴 하지만 성능이 덜 좋다고 합니다), 전기 담요, 한국 감기약 정도입니다.

      1. 의류: 2학기 교환

그 외에도, 면이 대체로 비싸서, 히트텍이나 양말, 속옷을 가져가면 유용하고, 파는 바지들이 대체로 너무 길어서, 저는 긴 바지들은 가지고 간 바지들을 주로 입었습니다. 환절기나 겨울의 경우 한국의 날씨와 많이 달라서, 결국 옷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레(Marais)나 샤틀레(Chatelet) 근처의 빈티지 가게에서 옷을 사면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1. 가방

한편, 파리에는 소매치기가 잦습니다. 짐을 적게 가지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도난에 번거로운 가방을 매는 것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초반에는 폰을 목에 걸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가방은 주로 옆으로 매는 크로스 가방, 뒤로 매는 가방이라면 덮개가 있거나 조이는 구조로 되어있어 소지품을 가져가기 전에 가방을 매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 내 가방을 만지고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는 구조의 가방들이 좋습니다. 또한 파리의 비는 시도때도 없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런 덮개 있는 가방을 가지고 있으면 비가 올 때 내용물이 젖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1. 자물쇠

그 외에도 여행을 자주 다니신다면 TSA 인증이 있는 자물쇠를 2~3개 사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행기에 실수로 배터리와 같은 금지 물품을 부치거나 호스텔에 자물쇠를 두고 가는 등 자물쇠를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 많은데, 급하게 자물쇠를 사려면 번거롭기도 하고 대체로 한국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1. 현지 물가 수준: 의외로 저렴한 식료품 물가, 상당히 비싼 외식물가

파리는 식료품 물가보다는 외식비가 비싼데, 샤로수길에서 15000원에 먹을만한 식사를 약 15~20유로 정도에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바게트 샌드위치 하나가 약 6~9유로 정도 했습니다. 그래서 주로 파스타를 많이 해먹게 되는데, 식료품 물가는 한국과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고, 고기나 과일, 야채가 비싸지 않은데다 야채 요리 통조림이나 간단한 식품들이 잘 되어있어, 오히려 한국보다 잘 챙겨먹기는 더 쉽다고 느꼈었습니다.

    1.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음식류: 식료품, 한식

식료품은 Franprix, Monoprix, Carrefour, (일부) Lidl 등의 식료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고, 대체로 상술한 바와 같이 크고 다양한 음식을 판매합니다. 또한 한식도 은근 파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에펠탑이 위치한 15-16구나, Chatelet 근처에는 한식당도 많고, 한국관 1층에 있는 한식당도 찌개류가 특히 맛있습니다.

      1. 지하철

지하철은 6개월 가시는 경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ImaginR을 발급받아 1년치 비용을 다 내고 6개월만 사용하는 방법과, 월단위로 구매하여 지내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ImaginR을 구매하는 것이 더 비싸지 않지만, 한 달이라도 가셔서 1개월 지하철 권을 사시는 경우에는 그냥 한달씩 사시는 것이 더 싼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달권씩 사기 위해서는 기계에서 발급해주는 Navigo Easy가 아니라 지하철 창구에서 역무원에게서 발급받는 Navigo Decouvert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카드 뒷면에 증명사진을 부착해야 합니다.

지하철은 크게 RER과 Metro로 나뉘어 있고, 그 외에도 대중교통에는 버스와 트램이 있습니다. 공항은 이 중 RER B가 Charles de Gaulles 과 Orly 모두와 연결되어있고, 14호선도 Orly 공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2025.01.에 체계가 개편되었다고 합니다)

      1. 병원 예약: DoctoLib

의료시설의 경우, 어떤 의료 보험에 들었는지에 따라 보장 범위가 다르며, DoctoLib라는 앱을 통해 예약한 후에 방문해야 합니다. 저는 중간에 치과를 가야했는데, 대체로 한국 의료시설보다 예약일자와 방문일자 사이의 기간이 길고 (제 경험상 최소 5일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구글 맵으로 치과/병원별 후기를 찾아보시면 천차만별입니다. 병원을 가실 일이 없으시기를 바라지만, 만약 있다면 구글맵과 한인 후기 등 다양하게 찾아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특히나 불어를 못하신다면, 앱 내 ‘영어 소통 가능’ 필터를 활용하거나 한인 치과라고 쳐서 찾아보고 후기를 고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병원에서 쓰는 의학 용어를 잘 모르는데 제 신경치료 이력을 설명해야 해서, 한인 치과들 중 위생과 치료 관련 후기가 좋은 곳으로 예약했습니다.

      1. 통신사: Orange, Bouygue, Free

프랑스의 장점 중 하나는 통신사 간의 경쟁이 심해서 대체로 데이터를 많이 주고 EU 내 로밍도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통신사를 옮기는 절차는 어렵지 않지만, 해지하는 과정이 어렵습니다. 가장 추천드리는 것은 Bouygue입니다.

가격도, 인터넷이 잘 터지는 순서도 Orange >>> Bouygue > Free이지만, Free는 파리 외의 지방에서는 잘 안 터지는 곳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지하철에서나 실내 큰 건물(ex. 백화점, 박물관) 같은 곳에서는 종종 인터넷이 안 터질 수 있는데, Bouygue는 겨우 터지는 경우가 많았고, Free가 더 잘 안 터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다못해 Bouygue로 귀국 한달 전에라도 바꾸는 것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Bouygue 외의 통신사들은 전환이 아닌 해지를 위해서 장문의 편지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Bouygue는 모바일/인터넷으로 이런 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데,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면으로 편지를 쓰고 직접 우편으로 보내는 것은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 편지가 다시 기숙사로 왔는데 못 받는 상황이 된다거나, 해외에 있어서 요구하는 서류를 못 보내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아예 충전하면서 쓰는 Top-up 방식으로 Free 유심칩에 top-up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Bouygue는 세일이 잦으니, 세일할 때 약정 없이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은행: Revolut, N26

프랑스 비자를 받으면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유럽 계좌가 없는 한국 교환학생으로서는 프랑스 계좌를 여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프랑스 은행은 한국처럼 계좌의 돈에 대한 이자만 주는 구조가 아니라 역으로 계좌 유지비를 내기도 해야합니다. 그러나 BNP Paribas를 비롯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은행들은 Sciences Po와 협약이 맺어져 있어 계좌 유지비를 내지 않고 개설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도 오래 걸리고, 해지하는 것도 오래 걸립니다. 추천드리는 방안은 Revolut나 N26 같은 핀테크 회사들의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시는 것입니다. 소액을 내면 실물 카드도 우편으로 받을 수 있고, NFC로 구글 페이나 Revolut 앱을 통해 사용 가능한 버추얼 카드도 있어 결제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앱들과 함께 유용한 앱에는 트래블월렛/트래블로그 등의 여행용 환전 앱, 기숙사 월세 등을 내는 데에 많이들 활용하시는 해외 송금 앱인 모인 등이 있습니다.

    1.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여가 생활에 관해서는 크게 국내 여행, 국외 여행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프랑스 국내 여행: TGV MAX Jeune

프랑스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5배나 되고, 그 국경도 스페인,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리고 바다 건너서는 영국까지 상당히 다양한 국가들과 접하고 있습니다. 동쪽에는 알프스가, 남쪽에는 지중해가 있고, 서쪽에는 대서양과 도버해협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 안에서만 알차게 돌아다니셔도 정말 가성비 유럽여행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프랑스 내에서 많이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입국하고 학기 시작하자마자 TGV MAX Jeune를 구독했습니다. 소액의 약정 금액을 내야 하고 한 달에 79유로를 지불해야 하지만, 워낙 기차표가 비싸기 때문에 한달에 한 곳만 여행 다녀오셔도 충분합니다. 프랑스 내 지역별 와인 페스티벌, 연극제 등 다양한 페스티벌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때에 맞추어 가시는 것도 그 지역의 문화와 한 마을 전체가 축제가 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드립니다.

      1. 국외 여행: Orly 공항, Transavia, Bercy-Seine

국외 여행은 유럽의 경우 Orly 공항이 가기도 쉽고 파리 남쪽에 상대적으로 작게 있어 혼잡하지도 않아 추천드립니다. 특히 Transavia는 약 1시간 내의 지연이 잦긴 하지만, Orly가 허브 공항이고 Air France 자회사라서 상당히 많은 국가들을 싸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차의 경우 제가 많이 이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베를린이나 스위스로 가는 기차들도 많이 연결되었다고 들었고, 영국으로도 (비행기가 더 싸긴 하지만) Eurostar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학생으로서 많이 활용하게 되는 것은 버스인데, Flix Bus나 Blabla car를 Bercy-Seine에서 타고 많이 여행했습니다. 성수기에도 값싸게 갈 수 있고, 파리에서 벨기에 브뤼셀이나 룩셈부르크는 3시간, 6시간이면 갈 수 있어, 짧은 연휴에 다녀오기 좋았습니다.

    1. 안전 관련 유의사항

여행에 관련해서 한 가지 더 덧붙일 점은, 저는 여자 대학생으로서 혼자 여행을 종종 다녔는데, 인종차별을 피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을 다닐 때 호텔에서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아예 부딪히지 않아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 주변에서 알아챌 사람이 많지 않아, 호텔보다 괜찮은 호스텔을 더 선호했습니다. 워킹투어를 신청하거나 호스텔에서 혼자 여행 온 다른 분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다니려고 노력했고, 밤에 어두운 거리는 더 오래 걸어서라도 피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 외국어를 조금이라도 알아가서 안부 인사나 작은 주문이라도 그 언어로 하는 것이 어찌 보면 문화에 녹아들기 좋다는 점에서도 좋지만, 스몰토크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치안상 주의할 곳이나 꼭 가야할 곳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고, 팁을 강제하는 등의 외국인으로서 당하기 쉬운 억울한 일들을 방지하기에도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는 새벽의 북역을 조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파리 북역 부근은 저녁 때 가는 것을 삼가할 것을 권장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올림픽 이후에는 치안은 많이 개선된 상태입니다.

    1. 기타 유용한 정보

앞서 안전은 여러모로 올림픽 이후 개선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교통과 관련된 부분은 최근 프랑스 지하철표 체계를 개편했기 때문에 추가 변경이 있는지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어찌 보면 교환학생은 쉬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쉼이라는 한마디로 교환학생 동안의 모든 경험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방식의 삶들을 보며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과 내가 아끼던 공동체들,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치들을 한 발 멀리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으니 쉼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교환학생을 조금은 늦게 온지라, 뒤쳐지고 있지는 않은가, 사실 졸업을 해야 하는데 현실 도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던 날도 많았습니다. 정치학 전공으로서 계엄이라는 사태를 해외에서 보고 있으면서는 오히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맞는지, 더 큰 경험을 잃은 것이 아닌 것인지 스스로 반문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교환학생은, 나와 한국의 위치를 돌아보고, 내가 뭉뚱그려 보던 것들 속에는 어떤 삶과 맥락들이 있는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쉼 이상의 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저는 유럽 대륙이 ‘유럽’이라는 하나의 사회로서 불릴 수 있게 되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와 역사가 있음은 알고 있었지만, 제가 아는 그 역사는 여러 국가들의 전성기만을 담은 ‘서양사’일 뿐, 각 국가들이 겪어온 역사와 내부적인 담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안미경중과 같은 문제를 외교전략으로 풀어가는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와 같은 국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내정치적, 제도적 선택의 차이가 모여, 어떻게 다른 삶들을 만들어가는지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게으를 권리를 주장하던 프랑스의 정책들이 종합적으로 한 사회 전체가 노동자로서 살아가면서도 조화롭게 삶을 살아가는 사회를 구현해내는 방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커리어로서의 삶 외에도 한 사람의 삶에는 어떤 면들이 있는지, 좋은 삶에는 무엇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 교환학생 생활을 한 마디로 정리해본다면, ‘장기 답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학기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동안 한국을 비교할 대상으로서 다른 문화와 다른 사회를 겪어보며 한국과 나에 대해 더 잘 이해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 책 속에서 읽었던 개념들과 정책들이 실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있는지 직접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끝에, 내가 무엇을 또 몰랐는지 그 경계를 짚어보며 더 많은 질문을 품고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읽으시는 분은 어떤 계기로 교환학생을 결심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수업을 좀 들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미리 정해진 것이 거의 없는 만큼, 교환을 가시는 한 학기는 마음먹기에 따라 사람마다 정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익숙치 않은 나라와 문화, 언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가끔은 외롭거나 불안하고,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어 서러운 하루도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지하철 카드가 안 찍혀서 20분째 역 안에 갇혀있고, 비 오는 날 물벼락을 맞고 아이패드가 고장나서 중간고사 준비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 학기 나와살기로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었나 생각해보면 가성비를 위해서라도 조금 더 씩씩하게, 실패라도 더 하고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도 한 학기라는 소중한 시간 동안, 목표하시는 것이 무엇이든, 알차고 뜻깊은 날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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