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대학 졸업을 1년 앞둔 시점, 남은 1년을 생각해오던 진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보낼 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보낼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진로와 미래에 대한 강한 확신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과연 지난 3년간의 대학생활을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의문 역시 들었기에,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을 해 봄으로써 후회없이 졸업하고 싶었습니다.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국에서의 삶이 지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무서우리만큼 단조로운 이 일상이 1년 더 반복된다면, 내면은 성장하지 못한 채 4년간 학위만 수료한 졸업생이 될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에 저는 많은 시간적 여유와 큰 변화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경험해 봄으로써 낯선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제게 교환학생은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고, 파견 국가, 학교를 찾아보며 나날이 설레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이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위치한 University of Copenhagen으로 교환을 다녀왔습니다. 처음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 저의 최우선순위는 한 학기 동안 자유롭게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고 오는 것이었기에 여러 인접 국가들로의 여행이 용이한 유럽국가를 가고 싶었습니다. 그 중, 영어가 원활하고, 생활하기에 치안이 안전한 곳을 고려하다 보니 독일의 뮌헨과 덴마크의 코펜하겐, 스웨덴의 룬드를 두고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뮌헨은 부촌 지역으로 치안이 안전하면서도 독일이기에 전반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덴마크와 스웨덴은 이번 기회가 아니라면 평생 살아볼 수 없을 것 같은 북유럽이었기에 끌렸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독일의 LMU에 떨어져서 2순위였던 코펜하겐에 오게 되었지만, 저는 이 불합격이 2024년 최대의 행운이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덴마크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테리어와 모던 예술로 유명한 만큼, 코펜하겐의 건축물과 거리에서는 여타 유럽 국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덴마크만의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수도인 만큼 교통과 각종 편의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어 생활하기에도 편리했습니다. 치안이 매우 안전하다는 점 역시 늦은 시간에 돌아다닐 일이 많은 교환학생에게는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거나, 새벽 2-3시 이후 귀가하더라도 이상한 사람을 마주치거나 위험함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특히 거리에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보면, 생활하기에 정말 큰 장점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코펜하겐의 장점은 다음 챕터에서 상술하겠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로, 북유럽 특유의 감성과 아름다운 건축물, 여유로운 휘게(Hygge)가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관광지와 쇼핑거리, 중앙역 등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는 시내 중심지가 크지 않을 뿐더러,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숙사들도 모두 이 중심지로부터 멀지 않은 편이기에 생활하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특히 M1~M4까지 있는 메트로가 공항과 시내를 포함하여 코펜하겐 전역을 오가는데, 이는 24시간 무인 시스템 체계이며 배차간격도 짧은 편이기에(평균 5-10분) 학교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또한 덴마크 자체의 인구가 많지 않은 편이라 서울과는 달리 지하철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 매우 여유로우며, 영국, 프랑스 등 위생과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한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국가들에 견주어도 가장 깨끗하고 안전합니다. 치안 역시 좋았는데, 새벽 3-4시경에 귀가해도 전혀 불안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매우 안전했으며, 교환학생 친구들 중 단 한 명도 소매치기를 당한 적도, 관련된 얘기를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비싼 물가가 있습니다. 외식 한 번에 1인당 4만원이 기본이며, 덴마크의 스타벅스 격으로 매우 흔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에스프레소 하우스’의 커피 가격이 11,000원 정도입니다. 메트로 역시 월별 정기권을 구매하면 한 달에 약 12만원에 이용할 수 있지만, 매번 결제할 경우 한 번 탑승 시 약 4,0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기숙사 비용 역시 위치와 조건 등을 생각해보면 타 유럽국에 비해 비싼 편이었는데, 이는 3-3 챕터에서 더 자세히 서술하겠습니다.
University of Copenhagen은 전공에 따라 서로 다른 캠퍼스가 코펜하겐 전역에 걸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갔던 City Campus와 South Campus는 각각 사회과학대학과 인문대학으로, City Campus는 시내 중심부에, South Campus는 중심에서 살짝 떨어진(메트로로 6분 거리) 시내 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과 분들이 다니실 자연대, 공대 계열은 시내 북쪽의 North Campus에 있습니다. 대학 캠퍼스 자체가 도시 전역에 나뉘어 자리하고 있는 만큼, 기숙사 역시 한국 대학과는 달리 학교 내에 있지 않고 도시 전역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기숙사 운영기관도 대학이 아닌 Housing Foundation이라는 별도의 재단입니다. 본인이 자주 가게 될 캠퍼스 위치를 고려하여 기숙사를 선택, 지원하면 되는데, 자세한 사항은 3-2 챕터에서 더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한편, 언어적 측면에 있어서 덴마크는 덴마크어가 존재하고,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아니기에 학업과 생활에 있어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는 전혀 걱정할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교수님과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 역시 영어를 매우 잘 하는 편이기에 학업과 생활 모두 소통에 있어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마트에서 장을 볼 때에는 상품진열장에 덴마크어로만 적혀 있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직원들이 모두 영어에 매우 능통할 뿐만 아니라, 장을 몇 번 보다 보면 몇몇 간단한 단어들은 기억하게 되어 이 역시 어렵지 않아졌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덴마크 비자 신청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에서 교환학생 비자를 받아가는 경우와 둘째, 덴마크는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기에 현지 도착 후 SIRI(Danish Agency for International Recruitment and Integration)를 통해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90일 이후까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경우 여행 후 덴마크로의 귀국이 불안정해진다는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만큼 대행 수수료가 약 90만원 든다는 매우 큰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귀국보고서와 네이버 블로그들을 바탕으로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교환학생들 역시 거의 모두 두 번째 방법을 택했기에, 이 방법을 더 추천합니다.
다음은 두 번째 방법을 통한 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입니다. 우선 (1) Case Order ID 발급 영수증, (2) 계좌 잔고 증명서, (3) ST1 Form, (4) 여권이 필요합니다. (1) Case Order ID는 SIRI 사이트에서 Case Order ID를 발급받을 때 함께 나오는 서류로, Case Order ID 발급에는 약 50만원이 듭니다. (현재는 2024년 여름보다 환율이 훨씬 올라 60만원 상당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 계좌 잔고 증명서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 덴마크 크로네로 (덴마크 체류기간)*7,086DKK (2025년 기준)가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은행에서 영문으로 발급받으면 됩니다. (월별 금액은 매년 업데이트되는 것 같으니, 다음 사이트를 참조해보시길 바랍니다! https://www.nyidanmark.dk/en-GB/You-want-to-apply/Study/Higher-education) (3) ST1 Form은 University of Copenhagen에서 본인의 코펜하겐 대학교 이메일로 ST1 Form을 보내줍니다. (1), (2), (3) 모두 한국에서 발급받거나 작성한 뒤 출국하여야 덴마크 입국 시 혹시 모를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계좌 잔고 증명서는 한국에서만 발급이 가능한 만큼, 꼭 준비하셔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학기 초 SIRI는 수많은 교환학생들로 인해 붐벼 예약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비자 발급 처리도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와 친구들의 경우에도 SIRI 방문 후 2개월쯤에야 Residence Permit, 즉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출국 전 한국에서 미리 입국 후 가장 빠른 날짜로 SIRI 예약을 잡아두시기를 강력히 권장드립니다. 마지막으로 (4) 여권은 본인 확인을 위해 SIRI 방문 시 당연히 지참하셔야 합니다.
비자를 발급받아야 덴마크의 무상 의료복지를 누릴 수 있는 Yellow Card 및 거주허가증인 Pink Card, 그리고 한국의 공동인증서 격인 NemID/MitID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비자를 발급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Yellow Card는 덴마크 내에서 병원을 가기 위해, Pink Card는 영국, 미국 등 EU 비회원국으로의 여행 후 덴마크 귀국을 위해, NemID/MitID는 한국으로부터 받는 택배 관련 세금 면제 신청을 위해 필요하기에, 빨리 받을수록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덴마크의 기숙사 시스템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학생 개인이 살 곳을 알아보고 구하는 자취 혹은 Housing Foundation에서 주관하는 시 기숙사에 지원하는 체계입니다. 24-2학기에는 모든 한국인 교환학생들이 Housing Foundation을 통해 기숙사에 배정받은 걸로 알고 있지만, 25-1학기에는 pre-semester 기간이 기숙사 입소일 이전이었기에 따로 단기임대 자취를 경험하신 분들도 있는 걸로 들었습니다. 반면 2학기 교환이라면 pre-semester가 8월에 시작하지만, 7월 중순부터 입소 가능한 기숙사가 많기 때문에 기숙사에 거주하실 예정이라면 단기임대를 하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으로 이루어집니다. 2학기 파견 기준으로는 6월 중순쯤에 Housing Foundation에서 이메일이 옵니다. 이메일이 올 정확한 날짜는 학교에서 사전에 고지해주지만, 문제는 그 날짜의 어느 시간에 메일이 올 지는 학생마다 다르며, 기숙사 선정은 선착순이라는 점입니다. 메일로 온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기숙사 종류와 구체적인 방들이 신청 가능하게 되어 있는데, 메일을 받은 시각에 남아있는 방들만 볼 수 있으므로 메일을 늦게 받을 경우, 처음부터 원하는 기숙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Housing Foundation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기숙사들의 가격, 위치, 방 타입 등을 미리 파악한 뒤, 자신의 예산에 맞추어 순위를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베이스캠프” 1인실을 가장 선호하였으나, 제가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에는(한국 시각 19시 30분쯤) 제 예산을 훨씬 초월하는 가격의 방들만 남아있었고, 이에 결국 “시그널후셋”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Housing Foundation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는 약 13개 정도로, 위치와 가격, 방 종류, 외국인 거주 유무, 가격 등이 매우 다양합니다. 그 중,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곳은 베이스캠프와 시그널후셋, 티엣겐 정도입니다. 먼저 베이스캠프는 화장실과 주방을 모두 1명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완벽한 1인실을 제공하며, 위치 역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여 학교와 편의시설로의 접근성이 최고라는 장점을 지닙니다. 또한 친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즐길 수 있는 common room이 있고, 베이스캠프 학생들만을 위한 파티도 한 학기에 1-2번 정도 개최됩니다. 그러나 비용이 모든 기숙사 타입 중 가장 비싸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보증금 포함 약 1100만원 정도). 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편이며, 덴마크인도 거주하는 기숙사입니다.
다음으로, 시그널후셋은 코펜하겐 남쪽에 위치하는 기숙사로, 저는 개인적으로 시그널후셋을 매우 만족하였기에 이 기숙사 타입을 가장 추천드립니다. 그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대형 쇼핑몰, 시내, 공항과 모두 가까운 위치입니다. 시그널후셋은 외레스타드 역 도보 7분 거리, 덴마크의 스타필드 격인 대형 쇼핑몰 Field’s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주거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코펜하겐 시내 자체가 넓지 않기 때문에 메트로 시간만 따졌을 때, 시내와 City Campus를 가기 위한 뇌레포트 역까지는 12분, South Campus를 가기 위한 Islands Brygge 역까지는 6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도보 시간을 모두 따져도 City Campus까지 약 30분이면 갈 수 있었기에, 위치상으로 충분히 좋은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그널후셋의 바로 앞에 위치한 외레스타드 역은 메트로 역임과 동시에 기차 역이기 때문에, 코펜하겐 공항까지 기차로 6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교환생활을 즐기다 보면 여행 갈 일이 많고, 특히 비행기값 절약과 더 많은 여행시간 확보를 위해 이른 아침 비행기를 떠나고, 늦은 밤 비행기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공항과 가까운 것은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대형 쇼핑몰 Field’s가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있다는 것 역시 좋은데, Field’s에는 대형마트(빌카), 백화점 Magasin, 의류 매장(H&M, 자라, 망고 등), 전자제품 매장, 주방용품 매장, 스포츠 브랜드들(나이키, 아디다스, ABC 마트 등), 음식점, 카페 등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존재합니다. 특히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대형마트 빌카가 1분 거리에 있어, 한국의 편의점을 즐기듯 늦은 시간까지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며, 2L짜리 생수 여러 병을 구매하여 돌아오기에도 가까워서 좋습니다. 또한 도착 직후, 각종 생활용품들을 구매하기에도 좋은데, 이 중 이불과 베개는 이케아가 훨씬 저렴하기에 이왕이면 빌카 대신 이케아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반면 수건은 이케아가 훨씬 비쌌기 때문에(1장 당 2만원쯤) 필즈 내 빌카 혹은 JYSK 브랜드에서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둘째,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깊게 친해질 수 있는 ‘플랫’이라는 거주환경입니다. 시그널후셋은 1층에 두 플랫이 존재하며, 한 플랫 당 4명의 플랫메이트들이 하나의 거실, 하나의 주방, 2개의 화장실을 공유하며, 각각 1인실(방o, 화장실x, 주방x)을 점유하는 형태입니다. 소수의 인원이 플랫을 공유하기에 오고 가며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한 학기 동안 같이 지내다 보면 점점 같이 요리하고, 일상을 공유하게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방만큼은 독립적 공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을 때에는 소통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에는 방에 들어가서 쉴 수 있어 내향적이지만 친구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최적의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교환을 올 때 친구들과 함께 사는 기숙사에 대한 로망도 컸는데, 감사하게도 정말 좋은 플랫메이트들을 만나 한 학기 동안 평생 함께하고 싶은 인연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시그널후셋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기숙사이기에(물론 서양인도, 덴마크인도 많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사귀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빨래방 이용을 비롯한 관리비가 기숙사 비용에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그널후셋의 기숙사 비용은 한 학기 동안 약 860만원(보증금 160만원 포함)이었는데, 이 비용에 빨래방 이용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참고로 베이스캠프의 경우 빨래를 할 때마다 매번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시그널후셋이 더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관리비 포함이라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방의 창문이 깨졌을 때나 책상이 작아 불편할 때에도 문의 메일을 드렸더니 추가비용 없이 교체해준 점 역시 좋았습니다.
티엣겐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숙사 1위로 선정될 만큼 예쁠 뿐만 아니라, 체력관리실, 독서실, 음악실, common room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South Campus 내에 위치하여 시내, 공항과의 접근성까지 매우 좋은 기숙사입니다. 또한 독립적인 1인실(방o, 화장실o, 주방x)과 13명이 공유하는 큰 공유 주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도, 친구를 사귀기에도 좋은 환경입니다. 특히 티엣겐에는 덴마크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현지인 친구를 사귀고 싶으시다면 티엣겐을 추천드립니다. 가격 역시 시그널후셋과 큰 차이가 없어 좋지만, 티엣겐은 1년 이상 거주 학생만 입주 가능하다는 제약조건이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파견 대학에 지불해야 할 비용은 따로 없으나, 본교(서울대)에 한 학기 등록금을 잊지 말고 꼭 지불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적 처리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보증금 8,000DKK(약 160만 원)과 관리비, 인스펙션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여 총 42,780DKK(약 860만 원)이었습니다. 다만, 제 경우 7/15-1/31까지인 방밖에 선택지가 없어 6.5개월에 대한 렌트였기에, 렌트기간이 더 짧다면 비용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덴마크에서 유명한 식료품 가게로는 Bilka, Rema, 아시안마트, Netto, 포텍스, Lidl, 365 discount 등이 있는데, 각 상점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이를 고려하여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가게 순서는 시그널후셋에서 가까운 순서입니다.) 과일/채소, 육류, 유제품 등 기본 식재료를 위해서는 Rema 또는 Netto, 포텍스가 저렴한 편이기에 추천드리며, Bilka는 식료품을 주로 대용량으로 판매하기에 식료품보다는 무거운 물품이나 2L 생수를 구매하는 경우에 추천드립니다. 사실 초기에는 여러 군데에서 장을 봐 봤지만, 결국 점점 가까운 곳에 들리다 보니 레마, 네토, 빌카에서 주로 장을 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eTilbudsavis”라는 어플을 깔면, 덴마크 내 식료품점의 각종 할인 소식을 매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다운로드 받아 그때그때 할인하는 곳에서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특히 계란은 교환학생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료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계란 10구의 기본가격은 30~35dkk 정도로 약 6000~8000원 정도이지만, 보통 레마/빌카/네토/포텍스 중 한 곳 이상 꼭 할인을 하고 있으며, 할인된 가격은 약 18~20dkk로 4000원 정도이기에 꼭 할인하는 곳에서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삼겹살 역시 400g 기준 평상시 가격은 40dkk 정도지만, 할인하여 29dkk에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할인 구매를 추천드립니다. 아시안마트는 레마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 시그널후셋에서 가깝고, 참기름/간장/라면/김치/소주 등 한국 식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어 유용하지만, 다른 식료품점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따라서 꼭 한국산이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재료들은 로컬 식료품점에서 구매하는 편이 좋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2학기 파견 기준, 5월 초쯤에 수강신청과 관련된 이메일이 옵니다. 설명을 굉장히 상세히 해주시기에 보고 따라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조금만 설명드리자면, 우선 course catalogue 페이지에서 강의 개설 학과, 언어, 교환학생 여부, 학기 등을 체크하면 강의 리스트가 뜨고, 각 강의를 누르면 강의계획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후 수강신청 기간에 self service에서 본인이 원하는 강의를 검색하여 신청하면 되고, UCPH는 본인이 제출한 본교 성적표를 바탕으로 과목 선이수 여부 등을 고려하여 각 강의 신청을 승인하거나 거절합니다. 참고로 이 과정은 선착순이 아닙니다. 인문대학 개설 강의의 경우, 승인 여부만 뜨면 수강신청이 완료된 것이지만, 사회과학대학 개설 강의의 경우, 승인 여부가 뜬 과목들에 대해 이후 정해진 날짜에 선착순 수강신청을 해야 합니다. 24-2학기의 경우 7월 초였으며, 한국만큼 수강신청이 빡세지는 않지만, 그래도 2분쯤 지나니 마감되는 강의들이 꽤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강신청 시각을 잊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복수전공인 경제 강의 2개와 교양 1개를 들었습니다.
(1) DCC in Danish Culture (7.5 ECTS)
매 학기 교환학생만을 위해 열리는 대형 교양 강의로, 14번의 lecture 수업과 4번의 excursio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ecture 수업을 통해 덴마크의 인문, 사회, 문화, 정치 등에 대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루이지애나 미술관, 멀어서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든 Frederiksborg Slot(성) 등을 수업을 통해 갈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3가지의 시험 방식 중 선택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1) 14번 이상만 출석하면 pass하는 방식(7.5 ECTS), (2) 출결과 무관하게 수업 내용에 관한 시험을 통과하면 되는 방식(7.5 ECTS), (3) 출결과 무관하게 정해진 주제에 대한 16-20pg짜리 에세이를 제출해서 통과하면 되는 방식(15 ECTS) 중 자율 선택이 가능했는데, 저는 다른 두 강의가 전공이었기에 이 과목의 경우 출결로 pass하는 방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공 학점인정 생각이 없으시다면 이 과목으로 15 ECTS를 받아 다른 과목 하나만 추가하면 최소 이수학점 22.5 ECTS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Health Economics (7.5 ECTS)
건강보험 설계에 관한 경제적 메커니즘 학습과 정신과 치료, 경구피임약 복용 등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 분석에 주안점을 둔 경제과목 전공선택 강좌로, 학부생과 석사생 이상이 섞여 있어 다소 어려웠던 과목이었습니다. 진도도 빠른 편이고, 그래프와 수식이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경제 강의였기에 한 번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후 내용 이해가 어려워 힘들었지만, 덴마크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 배워볼 수 있으며, 강의 후반부에는 Rockwool Foundation, VIVE와 같이 덴마크의 사회과학 연구기관에 방문하여 경제학 연구자로서의 삶과 실제로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했습니다. 시험은 정해진 날짜에 Exam House라는 South Campus에 위치한 컴퓨터실에 가서 지정된 컴퓨터를 통해 3시간 동안 문제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Closed book 시험이었기 때문에 시험 범위였던 ppt와 논문들을 잘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이 중요하였으며, 타임어택은 아니었습니다. 서울대의 경제 강의 시험은 주로 자세한 수식 설계와 계산에 초점을 둔 경우가 많은데, 덴마크는 그보다는 전체적인 흐름 이해와 요점 파악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험에 관해서는, Exam Archive – University of Copenhagen을 구글링하여 사이트에 UCPH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과거 UCPH에서 시행한 경제 강의들의 족보 및 답지를 볼 수 있으니 시험에 대한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중간중간 작은 과제들이 몇 번 있었고, 한 번의 팀플 발표가 있었으나, 최종 성적에는 과제와 발표, 출석 모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과목이었습니다. (팀플 발표의 경우, 꼭 참여해야만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지긴 했으나, 발표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성적은 덴마크의 학점 체계인 -3~12점까지의 체계였는데, 사실상 A, B, C, D, E, Fx, F로 구성된 방식으로 부여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업 내용이 어려웠고, 시험 방식이 부담스러운 편이었지만, 결과는 제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게 받았기 때문에 좋은 학점을 받고 싶고, 뭔가를 배워가고 싶으신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3) Gender Economics (7.5 ECTS)
성별이 경제적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과목으로, 매주 주어진 논문 리딩을 바탕으로, 가정 내 경제적 의사결정, 경제적 주도권과 가정폭력 간의 상관관계,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 육아휴직과 child penalty 등에 관한 교수님의 lecture를 듣는 방식의 수업이었습니다. 이 과목 역시 Health Economics와 마찬가지로 과제와 발표, 출석이 최종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총 5번의 리딩 과제 중 3번 이상 참여할 것과 팀플 발표에 꼭 참여할 것이 시험 응시를 위한 자격요건으로 주어졌습니다. 시험의 경우 오픈북 형태의 8시간 home assignment로 진행되었는데, 8시간 동안 주어진 질문들에 대한 답을 10페이지로 작성해야 하는 시험이었습니다. 화목 오전 8-10시 수업이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가야 했다는 점 말고는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내용도 크게 어렵지 않았던 과목이기에 추천하는 과목입니다.
3. 학습 방법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며, ppt와 논문이 전부 영어였다는 점 외에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중시하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은 했는데, 한국의 경우 구체적인 수식 설립과 계산, 그래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덴마크의 경우 그보다는 실제 논문에서 실행한 연구에서 사용된 연구방법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서울대 경제 강의를 수강할 때에는 단 한 번도 논문 리딩이 요구되었던 적이 없었지만, UCPH에서는 ppt보다도 논문 리딩을 통한 학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리딩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해가는 편이 수업 내용 이해와 시험 대비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타임어택이나 사소한 계산 실수로 가르는 시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덴마크의 제1언어는 덴마크어이지만, 전 국민의 영어 수준이 매우 높기에 덴마크어를 전혀 몰라도 생활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단한 인사 정도밖에 배우지 못했으나, 혹시 덴마크어를 배우고 싶다면, Pre-semester를 등록하면 매일 이루어지는 덴마크어 및 덴마크 문화 수업을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24-2학기 기준으로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pre-semester를 등록하지는 않았고, 그 기간에 유럽여행을 갔다 온 친구들이 많았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기간에 덴마크어와 문화도 배울 겸 pre-semester를 등록하는 편이 좋았을 것도 같습니다. 물론 매일 학교에 나가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2학기 교환이시라면 코펜하겐의 여름을 한껏 즐기고, 본격적인 개강 전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덴마크의 학점 체계는 -3~12점으로, +-0가 없는 A~F가 존재하는데, 한국보다 훨씬 학점이 깐깐합니다. 서울대는 자체드랍을 하지 않았다면 대부분 A 또는 B를 받지만, 덴마크에서는 학점 자체가 취업에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pass(E 이상)만 받아도 만족하고, 교수님들도 C 이상의 학점을 잘 주시지 않습니다. 실제로 덴마크 친구로부터 A는 정말 극소수이며, B와 C도 소수이고, 보통은 D, E, 또는 F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교환학생들도 F를 받는 경우가 꽤 흔한 편이기에 성적표에 기입되는 학점이 중요한 분이시라면 학점인정은 포기하거나, 덴마크 교환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암기과목의 클로즈드북 시험인 경우, 한국에서 공부하신 것처럼 열심히 외워가시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Health Economics가 그런 유형이었고, 제 생각보다 좋은 학점을 받았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코펜하겐의 물가는 정말 사악하다고 할 정도로 비싸며, 특히 아시안 마트의 물가는 일반 식료품점에 비해 훨씬 비쌉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자주 여행을 다니는 만큼 더더욱 경제적으로 어렵기에 한국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많이 가져오는 편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꼭 가져와야 하는 것으로는 한국 식재료와 옷(특히 바지), 각종 상비약/처방약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블록국과 라면, 코인육수, 3분 요리를 꼭 챙겨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라면 1개가 약 3천원이기에 매번 사 먹기에 부담이 있으며, 블록국과 코인육수, 3분 요리는 자취생활에 있어 너무나도 간편하면서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됩니다. 저의 경우, 기숙사와 자취 경험이 모두 전무했기에 요리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이 덴마크에 왔는데, 매 끼니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초반에는 간단한 요리(ex. 간장계란밥)만 해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블록국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으며, 몇 가지 요리를 하게 된 이후에도 종종 아플 때나 바쁘고 귀찮을 때, 간단히 해결하는 데 블록국과 3분요리는 필수였습니다. 특히 블록국은 부피 차지도 얼마 하지 않고, 매우 가벼우니 최대한 많이 챙겨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옷의 경우, 덴마크에서 옷을 구매하기란 정말 비싸고, 또 한국인 취향의 옷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기본 물가가 한국보다 높다 보니 기본적으로 옷도 비싸며, H&M이나 ZARA와 같은 SPA 브랜드의 옷들도 덴마크 내에서 구매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쌉니다. 또한 덴마크인의 평균 키가 한국인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바지 기장이 너무 깁니다. 뿐만 아니라 패션 스타일도 달라서 옷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국에서 넉넉히 챙겨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짐을 쌀 때에 주의해야 할 점이 돌아올 때에는 이 짐들+각종 기념품과 생활하면서 늘어난 짐들을 모두 가져와야 하므로 그런 점을 잘 고려하여 짐을 꾸리시기를 바랍니다. 약의 경우, 5-5 챕터에서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한편, 밥솥과 전기장판은 구하려면 충분히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습니다. 저희 플랫도 밥솥을 현지 마트에서 4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하였으며, 전기장판 역시 아마존을 통해 구매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서도 전기장판을 사용하지 않아 굳이 챙겨가지 않았는데, 덴마크 날씨가 바람이 많이 부는 것 외에는 딱히 춥지 않고(한겨울인 12월, 1월에도 영상 4~8도가 기본이었습니다), 방 안에 있던 라디에이터를 틀어놓는 것만으로도 많이 따뜻했기에 추위를 많이 타는 분이 아니라면 전기장판을 꼭 챙겨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기장판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전기장판은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한국으로부터 택배로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하시고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덴마크로 갈 때 캐리어 2개(26인치, 18인치)를 가져갔고, 중간에 한국으로부터 택배를 2번 받았으며, 올 때는 캐리어 3개(28인치, 26인치, 18인치)를 가져왔습니다. 한국으로부터 받는 택배는 그 자체로 비쌀 뿐만 아니라(약 20만원) 운이 나쁘면 관세를 많이 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같이 간 친구는 관세로만 30만원 가량을 내기도 했습니다) 캐리어 추가 비용과 택배 비용을 잘 가늠하여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몸은 택배가 편하긴 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캐리어를 추가해서 가는 편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덴마크의 물가는 살인적인 북유럽 물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위스만큼은 아니지만, 커피 한 잔에 11000원, 외식 한 번에 4만원이 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아무데도 가려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무르고 싶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도 덴마크에 체류하는 5개월 내내 외식과 카페 이용 모두 각각 5번 미만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장보기 물가는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과일과 야채, 고기류가 모두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에 플랫에서 친구들과 직접 요리해 먹는 추억을 쌓기에는 더없이 완벽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덴마크는 자전거 문화가 매우 잘 발달한 나라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우비를 쓰고 자전거로 출퇴근, 통학하는 거대한 무리를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차도와 자전거 도로, 인도가 항상 공존하며, 신호등 역시 자전거를 위한 신호등이 따로 있고, 사람들 간의 자전거 수신호 규칙도 매우 잘 지켜지는 나라입니다. 이에 따라 장단점이 모두 존재하는데, 장점으로는 자전거를 평소에도 즐기시는 분이라면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를 매우 안전하고 즐겁게 타실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한국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으셨던 분이라면 덴마크인의 자전거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전거 타는 것을 꾸준히 노력해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우선 매일 자전거를 타며 아름다운 코펜하겐의 풍경을 즐기는 동시에 체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덴마크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자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초반에는 구글맵에 나온 시간보다 항상 2배 가까이 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지나쳐 가는 것을 보며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더 타면 탈수록 점점 시간이 줄어들고, 저 역시 힘들지 않아짐을 느꼈습니다. 물론 시그널후셋에서 city campus까지는 약 8km로, 구글맵에는 30분 정도라고 뜨지만 초반의 제게는 1시간 가까이 걸렸기 때문에 매일 왕복 2시간의 자전거를 타는 것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줄어드는 시간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과 해가 뜨고 지는 코펜하겐을 1시간 내내 직접 두 눈으로 감상하며 자전거를 타던 그 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덴마크는 한국과 달리 9월부터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하지만, 빨리 추워지기 시작할 뿐, 11월, 12월, 1월이 되어도 한국만큼 추운 날씨는 절대 되지 않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다 보면 땀이 나서 저절로 몸이 더워지기 때문에, 혹시 2학기에 가시더라도 날씨로 인해 자전거를 타지 못할 상황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덴마크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곤 했습니다. 따라서 덴마크에 갔다면, 덴마크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꼭 자전거를 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자전거는 중고마켓에서 구매하거나 네이버 카페를 통해 구할 수도 있겠지만, Swapfiets라는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Swapfiets 사이트에서 원하는 날짜와 사이즈를 예약하면, 당일에 직접 가서 받아볼 수 있으며,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는 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매달 약 4만원의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며, 자물쇠가 딸려 있기 때문에 따로 구매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고장이 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해주기도 하니 교환학생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덴마크 식당은 대체로 비싼 편이지만, 다행히도 팁 문화는 없습니다. 시그널후셋에서 가까운 곳 중에서는 ‘NOZOMI’라는 일식당이 맛있었는데, 약 6만원에 all you can eat 메뉴를 선택하면 각종 스시와 사시미, 롤을 2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내에서는 ‘BUKA bakery’의 피스타치오 크로와상이 유명하고 맛있으며, ‘Mr. Pho’의 베트남 쌀국수도 추운 겨울 먹으면 국밥을 먹은 듯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기에 추천드립니다.
통신으로는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7-eleven에서 Lebara 유심을 구매한다고 하여 저 역시 그렇게 하였습니다. 약 1만원의 월 통신비로 덴마크 내 데이터 20GB와 EU국가 데이터 3GB를 사용할 수 있어 이 자체로도 매우 좋았지만, 친구가 산 라이카 유심은 유심값이 좀 더 비쌌지만, 월 통신비는 같은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준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EU국가 데이터가 많을수록 여행 다닐 때 추가로 e심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기에 매달 여행일정에 따라 Lebara에서도 다른 통신요금 패키지를 구매하곤 했었는데, 라이카가 EU국가 데이터를 더 많이 주는 편이라고 하니 유심 구매 전에 유심 가격과 월 통신비 가격을 비교해본 뒤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덴마크의 의료 체계는 5-5 챕터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동아리는 따로 하지 않았고, 학기 중 매주 금요일 UCPH South Campus에서 각 과별로 열리는 Friday Bar에 가거나, 한국학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Korean Café에 갔으며, 주로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유럽에 온 만큼 최대한 많은 유럽 여행을 많이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첫째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신중할 것이고, 둘째로, 여행보다도 덴마크 내에서 생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을 것 같습니다. 먼저 여행 계획에 있어서는 출국 전, 내가 유럽에 있으며 어느 국가들을 가고 싶은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시간과 돈을 배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큰 고민 없이 갔다가 초반에 친해지는 사람들과 여러 여행 계획을 우루루 짰었는데, 이러다 보니 같은 여행지를 단기간 내 2번 가게 되는 불상사가 2번이나 생겼으며, 교환이 끝나갈 때쯤에는 가고 싶었으나 못 간 곳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여행 자체에 회의감이 들기도 하였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학업과 현생에 지치다 보니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바쁘게 여행을 다니다 보니 덴마크에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특히 후반부에는 여행 일정으로 인해 덴마크에서 친해진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여행 일정은 빨리 짜면 짤수록 돈을 아낄 수 있으니 교환 초반에 많이 잡게 될 텐데, 적어도 체류 후반부는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귀한 시간이므로, 교환생활을 충분히 즐긴 뒤, 여행과 현지에서의 삶 중 어떤 것이 본인에게 더 값진 경험으로 남을 지에 대해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덴마크는 외국인에게도 Yellow card가 있으면 무상 의료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에, 감기 등의 사소한 잔병치레에 있어서는 따로 유학생 보험이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혹시 몰라 들고 갔고, yellow card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므로(제 경우 약 2달 걸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원활하게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학생 보험이 있다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러나 yellow card가 있어도, 병원 이용이 무료일 뿐, 약값은 5-10만 원 정도로 꽤 비쌉니다. 이에 상비약을 한국에서 많이 챙겨오시기를 추천드리며, 특히 감기약의 경우, 한 번 걸릴 때 한 통을 거의 다 쓰게 되기 때문에 이왕이면 10개 이상 챙겨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평소에 매우 건강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여행을 다니며 감기에 걸려 크게 아팠으며, 이때 상비약의 중요성을 매우 실감했습니다. 다른 교환학생 친구의 경우, 3개월치의 처방약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족했기 때문에 평소 본인의 컨디션보다 더 넉넉히 약을 챙겨오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본인이 잘 아프지 않더라도 주변에 나눠줄 수도 있고,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 않지만 덴마크에서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꼭 챙겨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덴마크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이 수액을 맞기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상비약의 약효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강력한 처방약을 많이 구비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을~겨울의 덴마크는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기 때문에 비타민 D 등의 영양제를 챙겨오시기를 권장드립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혹시 북유럽에 살아보고 싶지만 해가 빨리 지는 겨울 시즌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다면, 저 역시 같은 걱정을 했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늦어야 6시에 해가 지는 한국 겨울과 달리, 덴마크의 겨울은 3시 반~4시쯤 해가 지기에 하루가 짧은 편이며, 흐리고 비 오는 날씨가 계속되어 맑은 날씨를 보기 힘들긴 합니다. 그러나 8-9월의 덴마크는 정말 쨍한 햇빛이 가득한,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으며, 겨울 시즌에도 오히려 흐린 날씨가 계속되는 만큼 맑은 하루의 소중함을 깨닫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흐린 날씨에는 플랫에서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며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습니다. 겨울 시즌이 교환 생활의 끝 무렵이기도 했고, 과제와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기도 했던 만큼 12월 초에는 플랫에 평소보다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이 기간 동안 플랫메이트 친구들과 정말 많은 깊은 대화를 나누며 더더욱 친해지고, 정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기에 오히려 너무 좋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눈 오는 덴마크는 정말 예쁜데, 제가 체류하는 기간 동안 운이 좋게도 약 3번 눈이 와서 예쁜 풍경을 많이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곳저곳을 비교해보고 계시다면, 북유럽의 겨울이 우울해질까봐 두려우실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덴마크도 결국 사람 사는 곳입니다. 플랫에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느끼실 수도 있으니, 날씨가 걱정이라면 큰 걱정 없이 지원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난 5개월은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유럽 방방곡곡을 여행 다니고, 하루하루 자전거를 타고 요리하는 일상에 설레고 행복했다면, 후반에는 덴마크에서 친해진 사람들과 헤어지는 게 너무 무서울 정도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넘칠만큼 행복하다는 생각과 함께 눈을 뜨고, 눈을 감는 하루하루가 계속됨에 따라 파견 직전 지쳐있던 제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생의 가치관에 있어 큰 변화가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주변을 돌보고, 많은 사람들을 돕는 데 가치를 두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개인적인 성취와 성공에만 몰두했던 부끄러운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게 교환생활이 남긴 가장 값진 경험은 익숙했던 저의 좁은 생활반경과 주변 집단에서 벗어나, 정말 다양한 국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교환을 떠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하지 않았을 순간순간의 선택들을 생각하면, 덴마크로 파견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제 인생에 있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낯선 사람들과 낯선 땅, 낯선 학교에 적응하며 두려움을 느낀 시기도, 여유롭지만 반복되는 일상과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권태로움을 느끼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인간관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채 새로움에 정면돌파한 경험이 준 뿌듯함과, 휘게(Hygge)를 즐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서 얻은 깨달음은 그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 충분했습니다. 4학년 2학기라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마지막 학기인 시기에 교환을 오며, 저 역시 진로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교환을 마친 지금, 저는 추억할 수 있고, 그리워할 수 있는 행복했던 이 시절이 있기에 학업에만 정진할 용기와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또한 삶의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기에, 진로에 있어서도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정말 큰 혜택이지만, 여러 여건상의 이유로 망설이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가능만 하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꼭 경험해 봄으로써 더없는 행복을 느끼고, 한층 더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