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해외에서 약 6개월 동안 살아볼 수 있는 경험이 제 인생에서 몇 번이나 있을까 하여 교환학생파견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한국 밖에서 자유롭게 살아보는 경험을 하고 나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도 되고 후회 없이 전념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보도록 스스로에게 도전 과제를 주고, 그 과정에서 힘들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나면 깨달음도 얻고 더 발전한 모습이 되어있을 거라는 점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벨기에 겐트에 있는 겐트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막연히 교환학생을 다녀와야지 생각만 하다가, 실제로 교환학생 파견에 지원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그래서 유럽 어디?’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처럼 여행을 갔을 때 좋은 국가들을 먼저 후보지로 떠올렸는데, 해당 국가의 언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신청 자체를 못하거나 대학교에서 열리는 수업의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영어만 조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머리 아프게 고민하며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많이 있는지,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할 때 제약이 없는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 다음 기준은 1인 1실 기숙사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조건을 충족하는 대학교 중 1지망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를 썼으나 배정되지 못했고, 2지망으로 쓴 벨기에 겐트 겐트대학교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겐트대학교의 특징
(1)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와 원활한 소통
겐트대학교에는 교환학생이 정말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교환학생을 위한 안내가 잘 이루어집니다. 준비 과정에서 International Support Team에 이메일을 통해 블록계좌나 기숙사 신청 등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질문했고, 보통 1-2일 이내로 답장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 첫 환영행사에서 노션 페이지를 활용ㅎ 각종 정보를 정리해서 공유해주고, 그 외 행사의 경우에도 학생이 놓치지 않도록 이메일로 상기시켜줍니다.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기간 동안 기숙사와 소속 학과 담당자분께서도 필요한 일정에 대해서 잘 안내해 주셨습니다.
(2) 기숙사 1인 1실
학교 기숙사는 대부분 1인 1실입니다. 침대, 책상, 옷장, 서랍장, 화장실(변기 + 샤워부스)과 냉장고(냉동실X)가 방마다 있습니다. 주방은 한 층의 사람들이 공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주방에는 자기 방 호수가 적힌 적당한 사이즈의 사물함과 선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탁실도 공용입니다. (세탁기 한 번에 4유로, 세제는 각자 구비, 건조기 한 번에 1.5유로로 비쌉니다.) 교환학생이 주로 머무는 학교 기숙사는 Site Kantienberg라는 곳이고 4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그 중 Home Gottingen에서 머물렀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최대한 빨리 하시기를 바랍니다. 신청 관련 절차는 따로 안내 받으시겠지만, 겐트대학교에서 사용하는 Oasis 사이트에서 신청폼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됩니다. 기숙사가 안 된 친구들은 따로 집 구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도 하고, 친구들과 놀 때도 기숙사가 더 편하다고 얘기해줬기 때문에 꼭 수강신청 하시듯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3) 다양한 영어 강의
다른 유럽 학교들에 비해 영어로 된 강좌가 많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신청할 수 있는 폭도 넓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매우 적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꼭 Study Program을 사전에 확인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글을 읽으시다 보면 강의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벨기에의 특징
장점
- 여행 다니기 편합니다. 지리적으로 영국, 네덜란드, 서유럽, 동유럽 여기 저기로 여행 다니기가 좋았습니다.
- 영어로 소통하기 편합니다. 제 기억상 대부분의 장소에서는 영어로 물어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맥주가 정말 다양하고 전부 다 맛있습니다.
단점
- 정말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1학기에 나가시는 분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2학기에 나간 사람으로서 11월부터는 해를 보는 게 귀했습니다. 과장이 아니고 날씨가 정말 안 좋습니다. 기온이 엄청 낮아지지는 않았으나 하늘이 대부분 회색이고, 비는 언제 내릴지 모릅니다. 바람도 많이 붑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물가가 비쌉니다. 외식 비용과 커피값을 유로에서 원으로 환산할 때마다 놀랐습니다. 그래서 밥은 거의 해먹었습니다. [V. 생활] 부분에 더 자세하게 써놓았습니다.
기타
- 헨트는 네덜란드어를 쓰는 플란데런 지역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저의 경우 출국 전 준비 과정에서 ‘내가 잘하고 있나, 이렇게 하는 게 맞나’하며 불안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래 정보가 글을 읽으시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 본교 신청 절차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선정된 것은 추천(nomination)이 되었다는 것이지 완전히 겐트대학교 교환학생이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Oasis(https://oasis.ugent.be)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합니다. 상세한 과정은 아래 블로그 참고하시면 수월하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J 제가 교환학생 신청서 작성할 때 정말 많이 도움 받았던 블로그입니다. 비자 신청 관련한 정보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블로그]
https://m.blog.naver.com/dontstopdreaming/222986423225?recommendTrackingCode=2
- Learning Agreement
- 파견 전과 파견 중 한 번씩 제출하게 됩니다. 두 번 다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 담당자분께 이메일을 통해 서명 받으신 후 겐트대학교 담당자분께 제출하면 됩니다. 파견 전에는 듣고 싶은 강좌를 적당히 채우시면 되고, 수강신청 때는 자유롭게 바꾸실 수 있습니다. 파견 기간 중에 바뀐 수강 목록으로 다시 한 번 수정된 서류를 제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파견 전에 작성하실 때는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J
2. 비자 신청 절차
아래 대사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사관 공식 – 장기 체류 비자(90일 이상) – 학생 비자]
*저는 비자 발급 절차에서 약 95만 원이 들었습니다. 많이 비쌉니다... 매해 건강진단서 비용과 비자 진행 수수료가 오르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실 것 같습니다.
*대사관에 방문해서 서류 제출하실 때 ‘원본 + 사본 2부’ 총 3부씩 챙겨 가셔야 합니다.
*대사관에 방문하면 여권에 들어갈 비자 사진을 찍습니다. (저는 무방비 상태로 찍혀버려서, 더 나은 사진을 원하시는 분들은 미리 준비하시라고 써놓습니다.)
*위 서류들 중 제가 비자 준비하는 과정에서 까다롭다고 느꼈던 재정 능력 증명에 관해 부연설명해놓겠습니다.
- 블록계좌를 통한 재정 능력 증명
저는 재정보증인을 통한 재정 능력 증명이 아니라 겐트대학교 블록 계좌(blocked account)에 일정 금액을 미리 넣어 놓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벨기에 생활 비용을 충분히 지원해줄 수 있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해당 가족 구성원의 소득에 관한 서류를 발급 받아야 하고, 본인과 함께 가족 구성원이 직접 대사관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기에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겐트대학교 계좌에 [머무는 달수 * 책정 금액] 만큼의 돈을 한번에 이체해놓고 달마다 돈을 받아서 쓰는 개념입니다. 겐트대학교에서 계좌에 입금이 되었음을 확인하면 대사관에 ‘예금증명서(proof of solvency)’를 보냅니다. 저의 경우 5개월*1000유로+100유로(수수료), 총 5,100유로를 하나은행을 통해 이체했고, 대학교 측에 이메일로 대사관에 원본 파일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아래 다시 확인해보니 책정 금액이 또 올랐네요…)
- 겐트대학교 블록계좌 절차 및 정보 (신청폼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ugent.be/prospect/en/administration/visa/blocked-account-non-phd
*이 과정에서 헤맸던 점들도 언급해두겠습니다.
1)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시에는 reference number 등 추가 정보를 기재할 수 없습니다. 타 은행을이용해야 합니다. (2024년 6월 18일 직접 고객센터에 문의했었습니다.) 하나은행 해외송금 시 reference number는 수취인 앞 지시사항에 기입하면 됩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데 그때는 큰돈을 보낸다는 부담 때문에 하나하나 신경 쓰였습니다. 송금 목적은 other 선택 – 기타 사유 칸에 proof of solvency라고 썼던 것 같습니다.)
2) 다른 은행에서 송금하실 때 송금액 한도 때문에 한 번에 못 보내시면, 두 번에 나눠서 보내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카카오뱅크로 보내려다 송금액 한도 및 reference number 기재 불가능의 문제 때문에 그냥 하나은행에서 한 번에 보냈습니다. 두 번에 나눠 보내시려고 한다면, 신청 과정에서 학교 측에 한 번 더 여쭤 보시면 명확한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3) 돈을 받기 위해서는 벨기에 계좌가 필요합니다. 저는 WISE라는 인터넷 은행에서 벨기에 계좌 개설했습니다. (교환학생을 간 많은 친구들이 사용했습니다.) 벨기에 계좌는 겐트대학교 계정이 생긴 뒤에 [oasis-my oasis-bank accounts]에 업데이트하면 알아서 매달 돈을 넣어줍니다.
3.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지원은 Oasis(https://oasis.ugent.be)에서 선착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메일로 오는 안내 잘 확인하시고 신청일에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사설 숙소 구하기가 비싸기도, 까다롭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겐트대학교 계정이 활성화 되기 전에 기숙사 신청이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울대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뒤에 왼쪽에 위치한 메뉴들 중 [Housing-Housing Application]으로 가셔서 신청서 작성해서 제출하시면 됩니다. 제 기억 상으로는 은행 계좌가 미리 업데이트 되어 있어야 신청서 작성이 가능했었습니다. 신청일 되기 전에 미리 계좌 업데이트 해두시기를 바라고, 신청서 작성하실 때 우선순위는 site Kantienberg(이곳 내 4개 건물은 차이 거의 없음)로 하시면 됩니다.
4.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 겐트대학교는 student fee나 tuition fee는 따로 없습니다. 서울대 등록금만 내면 됩니다.
- 기숙사 비용은 월 543유로로 관리비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달 중 일부만 머무를 경우, 일자별로 계산해서 청구서에 반영되기 때문에 잘 확인하시고 해당 금액만큼 이체하거나 카드 결제하시면 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 겐트대 웹사이트
<학사일정> https://www.ugent.be/student/en/class-exam-exchange-intern/class-exam/academiccalendar
<기숙사> https://www.ugent.be/en/facilities/housing
<개설 전공 및 강좌 – study program>
https://studiekiezer.ugent.be/en/zoek?zt=&otc=EXCH&voMa=&voPB=&voAB=&fac=LW
<오아시스> https://oasis.ugent.be
<International Support Team 이메일> international@ugent.be
<Learning Agreement 양식>
https://www.ugent.be/prospect/en/administration/application/application-exchange/la.htm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Oasis(https://oasis.ugent.be)의 Curriculum 섹션에서 강좌를 추가하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수강 목록의 경우 학기 시작 후 2주 정도 자유롭게 변경이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출 관련해서는 겐트대학교 담당자분께서 안내 메일을 보내주실 테니 잘 확인하시면 어렵지 않게 마무리하실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English Linguistics: Introduction
영어학개론입니다. 영어의 역사, 세계의 다양한 영어, 통사론, 음운론, 형태론 등을 배웁니다. 이론 강의 형태이며 수강생이 정말 많습니다. 출석 확인 없이 수업이 진행되며, 평가의 경우 선택형 50문항의 written exam 100%였습니다.
(2) Society and Current Affairs: Japan (추천)
일본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직접 탐구해보는 학생 주도형 강의입니다. 전반부는 강의로, 후반부는 팀 프로젝트 발표로 이뤄지며 평가는 출석 점수는 없고 팀 프로젝트 발표(40%), 기말 논술형 written exam(60%)로 이뤄집니다. 들으면서 일본 사회와 한국 사회를 비교해볼 수도 있고, 벨기에 및 일본 친구들을 만나 함께 협동해볼 수 있는 수업입니다. 무조건 자신의 분량 만큼을 발표해야 하고, 시험 전 공부가 필요한 강의이므로 성향에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3) Comparative Studies of Religion (추천)
종교가 무엇인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수업입니다. 기독교에서 만들어진 ‘종교’ 개념을 확인하고 정말 동양의 ‘종교들’이 ‘종교’인가 검토해보는 등 첫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쭉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하나하나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수업이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평가는 출석 점수는 없고, 기말 에세이(4-5쪽, 인용 제외) 100%입니다. 기말 에세이를 바탕으로 한 구술 시험이 있기는 하지만, 쓴 에세이에 대해 피드백 해주시는 시간과 다름 없어 부담이 없었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기는 하지만, 기말 에세이를 쓸 때 천천히 돌이켜보면 꽤 얻어가는 게 많은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피드백을 해주시는 과정에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4) Fashion and Textiles
전반부는 직물, 후반부는 연대별 패션에 관해 배웁니다. 수강생이 많고, 강의에서 다루는 내용도 방대합니다. 듣다 보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평가는 출석 점수 없고 선택형, 단답형, 논술형이 섞인 기말 시험 100%였습니다.
3. 학습 방법
강의를 듣는 중에는 최대한 필기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스스로 다시 공부하며 채워 넣거나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공부의 경우 공식 시험 기간인 1월에 집중해서 했습니다. 중간고사가 따로 있는 수업도 있지만, 저는 중간고사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학기 중에는 과제에 초점을 두고 공부는 가볍게 하고 12월 말에서 1월에 걸쳐 시험 일자에 맞춰 밀도 있게 공부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준비 과정에서 토플은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토플은 이전에 준비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필요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회화에 있었습니다. 영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어색했기 때문에 굿플레이스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 표현들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겐트에 가서 생활을 하다 보니 제가 그나마 영어로 잘 소통하게 될 수 있었던 건, 한국인 친구들이 없었던 상황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겐트에 한국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송도의 겐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오신 분들이라 이미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또 기숙사에서 보는 것 외에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 생겼고, 그 일본과 튀르키예 국적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많이 사용해서 소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웃고 떠들다 보니, 영어를 쓰는 데 두려움이나 불편함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겐트대의 경우 최소 20credits의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저는 총 4개의 강의를 들었고, 3개의 강의를 pass했고, 2개의 강의만 학점 인정 받았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과 안 가져가도 되는 물품
여권, 필요한 각종 서류, 의류, 화장품 등은 필수적인 것이라 굳이 적지 않고 제가 다시 돌아간다면 챙길 물건들과 굳이 가져가지 않을 물건들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1) 다시 돌아간다면 챙길 물건들 (안 가져간 것, 가져간 것 포함)
- 다이소 자물쇠 – 공용 주방에서 도난 사건이 많이 발생합니다. 저는 자물쇠 없이 사용하다가, 여행 갔다 온 사이 주방세제 한 통이 사라져서 자물쇠를 구비했습니다. 은근 자물쇠를 찾기 어렵고 생각보다 비싸서, 저렴하고 유용한 다이소 자물쇠를 꼭 챙겨 가시기를 권합니다.
- 접이식 전기주전자 - 제가 머문 기숙사 공용 주방에서는 공용 주전자를 누군가 훔쳐 가서 불편하게 냄비로 물을 항상 끓였습니다. 방 내에서 전기주전자는 사용 가능하니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구비하셔서 꼭 가져가시기를 권합니다.
- 컵라면, 햇반, 가공반찬, 일회용품 – 초반에 짐 정리 하다 보면 정신도 없고 밥 사러 나갈 기력이 없었습니다. 이때 먹기 정말 좋았습니다.
- 다이소 빨래망, 밀봉집게 – 기숙사라 공용 세탁을 하다 보니 빨래망을 이용해 청결함도 챙기고, 양말도 안 잃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밀봉집게도 쓰다 남은 재료, 먹다 남은 과자나 시리얼 보관할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부피 많이 차지하지 않으니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
- 코인육수 – 저는 물가가 비싸 외식은 거의 안 했고, 밥을 거의 다 해먹었습니다. 찌개류나 떡볶이, 국수류를 먹고 싶을 때 정말 유용합니다. 멸치와 사골 각각 한 팩씩 챙겨갔습니다.
- 다이소 실내 슬리퍼 (천) – 기숙사 바닥을 맨발로 다니기 괜히 불편한 기분이 듭니다. 차갑기도 해서 다이소 실내슬리퍼 가져가서 잘 신었습니다. 천으로 돼서 부피 차지도 덜하고 세탁하기 편했습니다. 여행 다닐 때도 가져가서 호텔방에서 신었는데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편했습니다.
2) 다시 돌아간다면 챙기지 않을 물건들
- 전기방석 – 전기장판 대체용으로 가져갔습니다. 기숙사가 민소매만 입고 있어도 될 정도로 따뜻해서 쓰지 못했습니다.
- 멀티쿠커 – 공용 주방에 가기 귀찮을 때 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숙사 방 내에서는 따로 조리하면 안 되기 때문에 가져가서 그대로 다시 들고 돌아왔습니다.
- 욕실용품, 치약, 여분 화장품 – 가서 살 곳도 많고 질도 괜찮아서 부피 많이 차지하는 이 물건들은 다시 돌아간다면 굳이 안 챙길 것입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가 정말 비쌉니다. 저의 경우, 외식은 초반에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주로 하고, 그 외에는 혼자 또는 친구들과 밥은 다 해먹었습니다. 나가서 먹으면 적어도 15유로(22,500원)이고, 평균 18-20유로(27,000-30,000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만족도가 엄청 높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 돈이면…’이라는 생각을 거듭 했습니다. 커피도 양은 적은데 3.5유로(5,250원)가 싼 편입니다. 스타벅스가 톨 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4유로(6,000원) 정도였는데 용량 때문에 가성비 좋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거의 항상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해먹었습니다. 주방 도구는 이케아 가서 마련했습니다. 저렴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드시고 싶다면 [6. 기타 유용한 정보]를 확인해주세요 J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 앞서 말했듯 기숙사에 있는 공용 주방에서 보통 밥을 다 해먹었습니다. (필요한 조리 기구는 학기 초 이케아에서 구매했습니다.) 학교 가는 날에는 캠퍼스 내에 있는 식당을 이용했습니다. 먹을 곳은 두 군데만 추천하겠습니다.
- Mosquito Coast(바이면서 레스토랑, 벨기에 및 여러 나라 요리, 분위기 좋고 맛있음.)
- Stefano’s Place(감자튀김, 테이크아웃만)
*분위기 좋은 펍은 정말 많습니다.
2) 교통
- 자전거가 주 교통수단이지만, 저는 자전거를 못 타서 대여하지 않았습니다.
- 버스나 트램은 후불교통카드 기능 있는 카드로 태그하면 됩니다.
- De lijn – 버스/트램 티켓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앱입니다. (10개에 17유로) 블루투스 켜고 버스나 트램에 타서 활성화 버튼 눌러주면 됩니다. 일반 카드로 결제할 때보다 티켓이 더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 SNCB – 벨기에 내 도시 간 이동하는 기차 티켓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앱입니다. (10개에 60유로 - *youth tickets(만26세 미만 대상)) 벨기에 기차는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당일 티켓을 끊으면 시간대에 상관 없이 하루 내에 언제든 사용 가능합니다.
3) 마트
- Albert Heijn – 기숙사 바로 앞에 있어 학생들 엄청 많습니다. 점심, 저녁 시간에 사람이몰려서 저는 그 시간대 피해서 재료 사놓기를 선호했습니다. 처음 가시면 꼭 보너스 카드라는 멤버십 카드를 직원한테 물어봐서 받고, 앱에 등록해서 할인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초반부에 카드의 존재를 모르고 할인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4) 은행 – 위에서 언급했듯 블록계좌에서 돈을 받기 위해 벨기에 계좌가 필요합니다. 현지 은행에서 개설할 수도 있지만, 복잡하고 느린 것으로 알고 있어 간단히 Wise앱 이용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물론 Wise의 벨기에 계좌에서 한국 계좌로 옮길 때 수수료가 붙습니다.
5) 통신 – 저는 로깨비 esim을 사용했습니다. (하루 1기가 + 그 이상은 저속 무제한, 한달에 3만원) 현지심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문자메시지를 못 받기 때문입니다.
6) 의료 – 한국에서 여행자 보험을 들어도 (비자 신청하기 위해 필수 가입), 벨기에에서 보험을 신청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더 자세히 안내해 주십니다. 저의 경우 CM이라는 회사에서 신청했습니다. 다만, 벨기에 거주증을 발급 받아야 보험 신청이 가능한데 거주증 발급 과정이 꽤 길기 때문에 1월에서야 보험을 신청했습니다. 늦어져도 문제는 생기지 않아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주증 발급 절차도 학교에서 자세히 안내해 주십니다.)
7) 쇼핑
- 이케아 – 시내와 살짝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초반에 주방도구, 정리함, 그릇 등을 사러 갔습니다. 많은 교환학생이 갑니다.
- 한국 식료품 – dun huang, seoul supermarket, daily asian store 이렇게 세 군데 주로 갔습니다. 어느 한 군데가 월등히 저렴한 게 아니라 품목마다 가격 차이가 나서 필요한 것에 따라 가격 비교 잘 하시면 좋겠습니다.
- Kruidvat – 올리브영 같은 느낌입니다. 주로 욕실용품과 치약/칫솔, 여성용품 사러 갔습니다.
- Hema – 비싼(?) 다이소, 아트박스 같은 느낌입니다.
- CASA – 가구, 이불, 수건, 그릇 등 판매합니다.
- AVA Gent – 노트, 문구류, 일회용품, 택배상자 등 판매합니다.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택배 부칠 때 마땅한 택배 상자가 없어 많이 헤맸는데 여기에서 찾았습니다. 뭐가 필요한데 마땅한 곳을 못 찾겠다 싶으실 때 여기 먼저 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동아리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아 여행 위주로 적어 놓았습니다.
1) 버스로 다녀온 곳
*flix bus로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프랑스 파리 – 학생들에게 박물관/미술관이 할인이나 무료인 경우가 많으니 꼭 확인한 뒤에 예매하시면 좋습니다J (저는 돈을 안 내도 될 곳에 낸 기억이 있습니다…)
- 프랑스 릴
2) 벨기에 내 기차로 다녀온 곳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브뤼헤 – 건물과 골목 골목이 정말 예쁩니다. 브뤼헤 팀 축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 브뤼셀 – 벨기에의 수도인 만큼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 좋았습니다.
- 오스텐데 – 해안 도시입니다. 물개 서식지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물개도 볼 수 있습니다.
3) 비행기로 다녀온 곳
*대부분 Ryanair로 저렴하게 항공권 끊었습니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 – 최고의 여행지였습니다. 날씨도 좋고, 물가도 저렴하고,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도시도 아름답고 구경할 만한 곳도 정말 많았습니다. 포르투갈과 다른 도시들도 묶어서 오래 다녀올 걸 후회했습니다.
- 영국 런던 – 갈 때는 비행기를, 돌아올 때는 유로스타 기차를 탔습니다. 물가 정말 비쌉니다.
- 헝가리 부다페스트 – 물가도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도 잘 즐겼습니다. 야경도 아름답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 벨기에 겐트는 밤에 다닐 때 안전하고 치안도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다만 기숙사 앞 취한 대학생들이 많은 거리에서는 매너 없는 행동을 당한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 자전거를 많이 타는 도시이다 보니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은 사고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 벨기에행 비행기는 KISES 여행사 통해서 Finnair 항공권 편도로 구매했습니다. 학생 할인 가격인 60만원으로 꽤 저렴하게 끊을 수 있었습니다.
- 한국에서 벨기에로 보내는 택배의 경우 온무빙을 이용했습니다. 집앞에 상자를 두면 알아서 가져가주시고 두 번 이용했는데 둘 다 기숙사에 무탈하게 도착했습니다 J (한국-벨기에 두 번해서 총 56만원 들었습니다…)
-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보낼 때는 Bpost라는 벨기에 현지 우체국을 이용했습니다. 택배 상자 구하려면 AVA로 가세요! (+ 해외 택배 정말 비쌉니다. 벨기에-한국 30만원 정도 냈어요.)
- Alber Heijn(기숙사 앞 마트)에 가면 원두로 내려주는 커피가 무료입니다. 얼음도 1유로가 안 돼서 항상 저렴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만들어 먹었습니다 J
- 기숙사 근처에 Keurslager Finesse라는 정육점이 있습니다. 삼겹살이 1kg에 10유로로 저렴한데 질도 괜찮아서 많이 사먹었습니다 J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정말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더 나은 저로 성장할 수 있었고, 스스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여러 상황에서의 적응력과 대응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학기 초반에는 물건을 사러 가고 밥 해먹고 대화 나누는 일상 자체가 도전으로 느껴졌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해서 잘 살아가는 제 모습이 새삼 신기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도 문제를 해결하고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순간이 아쉽고 슬펐습니다. 언어와 국적의 차이를 넘어서 즐거움과 슬픔을 공유할 수 있음을 새롭게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언어가 다르면 친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점은 더 많이, 더 오래 여행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아끼려고 했던 마음이 컸는데,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있다면, 저처럼 후회 말고 여기저기 많이 여행하시면 좋겠습니다!
좋았던 일도 안 좋았던 일도 지나고 나니 다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교환학생이 되기로 마음 먹으신 모든 분들께서 마음 편하게 무탈하게 잘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