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언젠가는 해외에서 살며 공부하고 싶다. 그곳에서 새로운 문화와 사회를 직접 경험하며,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을 통해 그 나라를 알아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며 현지인의 생활을 경험하면 그 나라의 삶과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학년 때부터 ‘3학년 때 교환 프로그램을 다녀와야겠다.'는 목표로 교수님께 상담을 드리고, 국제협력본부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며 교환학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건축학과 건축공학전공에서는 3학년 2학기 또는 4학년 2학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학기 이수에 차질이 생기지 않습니다. 또, 미국 대학의 1학기가 한국 대학의 2학기와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새로운 시작의 시점에 맞춰 미국에 가고 싶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3학년 2학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2024년 가을학기(Fall Semester)에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수학하였습니다. 대학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Texas주의 Austin이라는 도시에 자리한 학교입니다.
교환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 세 가지는 1) 선택할 수 있는 강의의 폭 2) 치안 3) 여행 이었습니다.
1) 유럽 혹은 미주로 가고 싶었는데, 유럽 대학의 경우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한정되어 있기에 여러 강의를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는 미국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텍사스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특히 오스틴은 치안이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미국 중부에 위치하여 있어서 동부, 서부 어느 쪽으로든 여행을 가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눈여겨 보고 있던 대학들 중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은 텍사스에 위치해있으며, 주전공인 건축학과와 복수전공인 영어영문학과 수업을 포함한 많은 양질의 수업들이 개설되어 있어 이 학교에 지원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텍사스 오스틴 지역은 화씨 100도가 넘는 기온이 100일이 넘게 지속되는, 강한 태양빛이 내리쬐고 매우 더운 기후를 가진 지역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Stay hydrated”를 강조하며 수시로 무료 생수를 제공할 정도입니다. 이 시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반팔 옷을 충분히 챙겨 가고, 텀블러를 휴대하며 수분 보충을 자주 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9월까지는 많이 덥고, 10월에는 기분 좋은 여름 날씨이며, 11월부터는 점점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12월이 되면 꽤 추워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추워도 한국의 겨울, 미국의 다른 주들에 비하면 날씨가 온화한 편입니다. 텍사스 주에 오래 살고 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2년에 한 번 정도 눈이 오며, 이마저도 얕게 쌓이는 정도라고 합니다. 더위를 잘 타는 분이라면 8-9월에는 야외활동보다 실내활동을 주로 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은 꿈을 펼칠 수 있는 학교입니다. 주전공 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의 과목들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습니다. 교수님과 사전에 컨택한 경우 학부 연구생을 하는 사례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오스틴은 ‘실리콘 힐즈’(Silicon Hills)라고 불릴 만큼 IT 산업이 발달되어 있으며, IT 산업 이외에도 다양한 이공계열 회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사들에서 교내 취업 박람회에 참석하여 학부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학생의 이력서(resume)를 받아갑니다. 교내 취업 박람회는 자주 열리는 편으로, 해외 취업을 꿈꾸고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업 외적으로는 운동을 장려하는 캠퍼스 문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내에 있는 gregory gym(greg gym), recreational gym(rec gym)에는 기본 헬스장 뿐만 아니라 실내 수영장, 야외 수영장, 달리기 트랙, 농구장, 테니스코트, 클라이밍존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한달에 20달러를 내면 요가, 필라테스, 상하체 근력 강화 운동, 유산소 운동 등 다양한 강좌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 ‘Texercise’를 운영하고 있어 운동을 배우고 싶거나 단체 운동을 하고 싶은 경우 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Texercise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매주 화요일, 목요일마다 여럿이 함께 땀을 흘리며 근력강화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했던 일이 UT 생활의 큰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UT Austin은 미식 축구(Football)에 열정이 가득한 학교로, UT 체육관에서 Football 경기가 자주 열립니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미식 축구 시즌에 ‘seatgeek’ 어플로 자리를 예약하여 경기를 보러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려면 F-1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가장 먼저 인터넷으로 DS-160 비자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후 대사관 웹사이트에서 비자 인터뷰 일자를 택해 예약해야 합니다. 비자 인터뷰 당일 지참해야 할 서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권(만료기간 넉넉)
비자사진(5x5 사이즈로 미국비자사진 규정에 맞는 사진)
잔고증명서(파견교에서 요구하는 최소 잔고가 있습니다. 그 이상으로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명서를 은행에서 발급받아야 합니다.)
I-20(파견교에서 발급해주는 입학허가서)
DS-160
비자인터뷰 예약확인서&수수료영수증(비자인터뷰를 예약할 때, 수수료를 내고 그 영수증을 지참해야 합니다.)
SEVIS I-901영수증
인터뷰 후 대사관 직원 분께서 바로 비자 발급 여부를 알려주십니다. 인터뷰에서 통과하면 며칠 뒤 미국 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비자 인터뷰를 하기 전 과정 또한 복잡하기 때문에 출국일로부터 여유 있게 날짜를 잡아 인터뷰를 하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목적과 돌아올 날짜가 뚜렷하기 때문에 서류만 잘 챙겨가시면 비자 발급을 거절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크게는 코옵/도미토리/아파트먼트 이렇게 세 가지 선택권이 있는데, 한인학생 대부분 코옵에서 거주하였고, 몇몇은 도미토리에서 거주하였습니다. 아파트먼트 계약을 한 친구는 한 명 있었습니다. 저는 코옵에서 거주하였으며 보증금은 500달러 가량, 월세(rent)는 1197 달러였습니다. 다음은 세 주거 형태의 간략한 비교입니다.
코옵(Co-op)
- 월세: 가장 저렴한 비용
- 장점: rent 비용에 점심, 저녁 비용까지 포함되어있으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 식당(Dining Hall)에 언제나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다.
- 단점: 학생들이 직접 요리를 하고, 그릇을 스스로 설거지하는 시스템이라서 몇몇 친구들이 설거지를 제대로 안 하는 등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주일에 4시간씩 요리, 우편 정리, 마당 쓸기 등 각자 주어진 일(labor)을 해야 한다.
도미토리(Dormitory)
- 월세: 코옵보다 조금 높은 비용
- 장점: 학교와 매우 가까우며, 깔끔한 시설이다. 도미토리 건물에 식당들이 있어 집 근처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 단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
아파트먼트(Apartment)
- 월세: 가장 높은 비용
- 장점: 프라이빗한 공간을 가질 수 있다. 옥상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먼트가 많이 있다.
- 단점: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 학기 파견의 경우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본교 등록금으로 교환교 등록금을 대신해서 내는 시스템이기에, UT Austin에 따로 큰 비용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교환학생들의 경우 예외 없이 UT에서 제공하는 교환학생용 건강 보험을 꼭 들어야 해서 약 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보험을 들었습니다.
또, 학생증 발급을 위해 약 2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학생증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UT 근처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탈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숙소 계약을 미리 해두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교환학생 뿐만 아니라 현지 학생들도 학기 시작 전 숙소를 계약하기에 숙소 계약이 늦어질 경우 자리가 없거나, 원하는 방을 계약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1인실을 원했는데, 계약 당시 1인실이 없어서 2인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UT 이메일을 개설하면, 필요한 이메일 외에도 수많은 이메일들을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꼭 읽어야 하는 메일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학기 시작 전에 중요한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메일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건축공학(Architectural Engineering) 교환학생을 담당하시는 분께서 전공 과목 두 개를 선착순 상관없이 선택해서 듣게 해주셨고, 다른 세 과목은 선착순으로 수강신청했습니다. 한인 교환학생끼리 모여 유튜브 UKA TV(UT 한인학부학생회)의 ut austin 수강신청 팁 영상을 시청하였는데, 'rate my professor' 등 유용한 정보와 함께 수강신청 방법이 잘 나와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전선(건축): Building Environmental System, Project Management&Economics
건물환경시스템, 건설경영과 유사한 과목입니다. BES에서는 건물에서 이용되는 물리학 이론과 더불어 실제 건물을 분석하는 발표수업이 진행됩니다. PME에서는 건설사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어떠한 경제적 분석을 하는지 등을 배웁니다. 개인적으로는 PME 수업이 현실과 맞닿아있는 수업이라 더 재밌었습니다.
2) 전선(영문): American Literature
미국문학 수업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미국 역사와 함께 그 시대의 문학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강의는 비대면으로, 토의(discussion)은 대면으로 진행됩니다. Barrish 교수님께서 미국의 중요한 역사들을 문학과 엮어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고 중간중간 팝업(instapoll) 퀴즈 기능으로 학생의 생각을 적게 하십니다. 역사적 사실, 문학적 장치를 배우는 것에서 나아가 이에 대해 학생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수업이라 더 유익했습니다. 미국의 역사나 문학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3) 일선(금융,리더십): Financial Literacy, Intro to Comm/Leadership
FL 수업은 국제협력본부 교환학생 후기에서 알게된 수업입니다. 돈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 Insurance, Stock, Bond, Assets and Debts, Income and Expenses, Micro Factors, Macro Factors 등 - 실생활과 맞닿아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수업은 한 학기동안 작성하는 개인 자산관리 계획(Personal Financial Plan)이 성적의 40%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유산 상속까지 인생에 걸친 프로세스를 계획하는 보고서로,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쓰다보니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산 관리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우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CLD 수업은 Guan Soon Khoo 교수님께서 진행하셨으며, 사회 곳곳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심화시키는 리더들의 모습을 영상, 기사 등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좋은 리더십과 나쁜 리더십이 어떤 차이로 발생하는지 알아가는 수업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토의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이론 공부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수업 준비를 정말 꼼꼼히 하시고, 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실 정도로 학생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훌륭하신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수업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모든 교수님들께서 수업 자료를 우리 학교의 eTL과 같은 수업 플랫폼에 올려주셔서 매번 아이패드에 다운받아 수업을 들었습니다. 건물 환경 시스템, 건설 관리 및 경제, 커뮤니케이션/리더십 입문 수업의 경우 교수님께서 팀을 짜 주셔서, 팀원들과 함께 시험 공부, 과제 영상 촬영 등을 진행했습니다.
학교에 PCL이라는 도서관이 있는데, 주로 4,5,6층 자습공간에서 공부하였습니다. 토의가 가능한 공간과 조용히 학습해야 하는 공간이 나뉘어 있어, 친구들과 함께할 때와 혼자서 공부할 때 공간을 달리하여 공부했습니다. 도서관 시설이 좋고 다양한 책이 진열되어 있어서, 책을 읽으러 가거나, 시험 공부하러 갈 때 추천드립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한국에서 쓰는 표현들을 미국에서는 안 쓰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표현을 미국에서 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미국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이 표현이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후 그 말을 사용하기 적절한 상황에 제가 직접 말하며 익혔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미국에서 자주 쓰는 속담들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속담은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어떤 나쁜 일에도 항상 좋은 점이 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꼭 영어를 익혀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현지인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습득하는 편이 훨씬 잘 익힐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 양말: 수면양말, 발목양말, 긴양말 등등 평소 사용하는 양말이라면 다 챙겨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미국 양말 재질이 좋지 않아서, 양말은 모두 한국에서 가져가는 편이 좋습니다.
2) 패딩과 큰 옷 압축팩: 텍사스는 기본적으로 더운 지역이지만, 11월이 되면 꽤 쌀쌀해지고 12월이 되면 패딩을 입고 다닙니다. 추운 지역으로 여행 갈 때도 패딩이 필요해서, 패딩을 챙겨오지 않은 친구들이 많이 곤란해했습니다. 패딩 등 큰 옷 압축팩은 진공청소기가 없어도 체중을 실어서 압축할 수 있는 방식이 여행할 때유용합니다. 또, 미국에서 여행을 다닐 때 숙소 값을 절약하기 위해 호스텔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샤워실에 갈 때 이 압축팩을 큰 비닐처럼 사용해서 수건과 갈아입을 옷 등을 넣기에도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유용하게 사용한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3) 바디워시, 치약: 피부/잇몸이 예민한 경우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클렌징 티슈, 클렌징폼, 토너, 수분크림, 마스크팩: 미국 제품의 경우 한국 제품에 비해 피부에 자극적인 성분이 들어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국에 비해 매우 강한 햇빛과 건조한 기후를 갖고 있어 스킨케어가 필수적입니다. 저는 토너 350ml 가량, 수분크림 100ml 가량, 마스크팩 40개 가량 챙겨가서 토너는 살짝 남았고 나머지는 거의 딱 맞게 썼습니다.
5) 인공눈물: 평소 인공눈물을 사용하지 않던 분들도 건조한 미국 환경에서 인공눈물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CVS pharmacy(캠퍼스 근처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약국)에 eye drop을 팔긴 하나, 한국인에게 잘 안 맞을 수 있다고 합니다.
6) 개인 전기장판: 정말 잘 쓰고 왔습니다. 여름에도 밤엔 방이 쌀쌀해서 장판을 켜고 잤고, 겨울에는 ‘이게 없었으면 정말 추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볼펜: 미국 볼펜은 한국, 일본 볼펜에 비해 퀄리티가 좋지 않습니다. 99 Ranch 근처 문구점에서 팔긴 하나, 한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꽤 비쌉니다. 평소 쓰던 볼펜이 바닥나 난처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볼펜 외에도 자주 쓰는 필기구, 노트, 아이패드 필기한다면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여분 펜 촉까지 챙겨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8) 슬리퍼: 평소에는 방에서, 여행 갈 때는 숙소에서 쓰기 유용합니다.
9)목도리: 미국은 병원에 거의 못 간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에 샌프란시스코 등 추운 지역에 가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10) 상비약, 평소 먹던 약: 미국에서는 병원에 가기 어렵습니다. 학교 보건진료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제가 이용해본 경험상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자주 다니는 병원이 있다면 병원에,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면 약국에라도 미국가기 전에 방문하시는 편을 추천 드립니다.
11) 옷: 미국 옷은 한국 옷과 사이즈가 많이 달라서 맞는 옷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옷은 한국에서 가져가고, 미국에서는 옷을 조금만 구매하였습니다.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레깅스, 편한 반팔 등 운동복을 한국에서 챙겨가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텍사스 물가는 한국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미국의 다른 주들에 비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외식 물가는 한끼에 13.99달러 정도였습니다. 교내 음식점(jester, kins 등 기숙사 내 뷔페/WCP 내 음식점/공대 cafe 등)에서 식사할 경우, 9-11달러 정도로 조금 더 저렴합니다. HEB 등의 대형 마트에 가면 식재료를 꽤 저렴하게 판매하기에, 사먹는 것보다는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jester dormitory, kins dormitory에서 뷔페식으로 운영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저는 이용해보지 않았는데, 11달러 정도의 가격이며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2) 의료
학교 보건소가 있어, 학교에서 알려주는 사이트로 예약하고 가면 무료로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 자체에서 insurance를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기에, 학교 보건소가 아닌 다른 병원도 필요 시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은행
캠퍼스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chase 은행이 있습니다. 다만, 학기초의 경우 방문 학생이 매우 많아 예약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downtown쪽에 있는 chase 지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교통
UT에서 발급하는 학생증으로 오스틴 지역 버스를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행 갈 때는 Uber/Lift를 많이 이용하는데, 둘 다 비싸지만 보통 Uber가 조금 더 비싼 편이니 두 어플 다 깔아놓고 이동할 때마다 가격차이를 확인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동아리
UT TRUE(Teaching Refugees to Understand English)라는 동아리에 가입해 Austin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중학교에 가서 베네수엘라 등 스페인어(혹은 다른 언어)를 쓰는 국가에서 온 난민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저를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점점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모습과 영어를 자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차고 뜻깊었습니다. UT TRUE 이외에도 UT에는 다양한 동아리가 존재합니다. 학기 초에 speedway(UT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큰 길)에서 부스를 열어놓고 홍보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산책하면서 마음에 드는 동아리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2) 여행
학기 중에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여행을 주로 했습니다. 이때 간 곳은 뉴올리언스, 시카고, 워싱턴 D.C.였습니다. 일주일간의 Thanksgiving break 때에는 4박5일간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학기가 끝난 후에는 12월 13일부터 12월 20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하와이 세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하였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1) 치안
텍사스 기준, 밤에는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캠퍼스 내에는 경찰이 상주하고 있어 낮에도 밤에도 꽤나 안전한 편입니다. UT 교환학생 OT 가시면 안전 관련 어플리케이션(밤에 학교에서 집까지 함께 걸어갈 경찰관분들 지원해주는 앱)도 알려주십니다. 피치 못하게 혼자서 밤 거리를 걸을 때에는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위치를 수시로 알리곤 했습니다.
미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더 위험한 지역과 덜 위험한 지역이 있어서, 여행 가기 전 꼼꼼히 알아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감기 걸린 채로 비행기 탈 때
미국은 땅이 넓어서 국내 항공편(domestic airline)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를 여러 번 타는 동안 전혀 문제가 없다가, 귀국 5일 전 감기 걸린 채로 비행기를 탈 때 귀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져 위험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감기가 걸려 코막힘(congestion) 증상이 있을 때 비행기를 타면,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고막에 손상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 숙소 근처 CVS에서 sudafed라는 약과 비행기용 이어플러그를 구매하여 다음 비행 때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에 걸린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한국에서 미리 약을 처방받아 가거나, 미국에서 비슷한 상황이 예상될 때 비행기용 이어플러그 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번에서 가져가면 좋은 물품을 알려드렸는데, 미국에서 사는 편이 좋은 물품을 알아두는 것 또한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소개해드립니다. 주로 부피 차지가 크지만 굳이 한국에서 챙겨가지 않아도 되는 물품들입니다.
아마존 앱은 학생 인증을 하면 6개월간 무료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배송비 무료)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마다 아마존 프라임으로 편리하게 주문했습니다.
1) 한국음식: 3분카레, 참치캔, 김가루 정도 챙겨가거나, 아예 챙겨가지 않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캠퍼스 근처에 THE CO-OP이라는 옷가게가 있는데,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정도 가다 보면 99 Ranch Market이라는 Asian Food 마켓과 한양마켓이 있습니다. 또, Weee!라는 한국음식 배송 어플이 있습니다. 짜고 기름진 미국음식을 먹다 보니 아시안 음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었는데, 위의 방법을 이용해 해결했습니다.
2) 텀블러/물병: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 가면(UT 캠퍼스 포함) 물을 받을 수 있는 정수대(water fountain)가 있어서, 누구나 큰 물병(tumbler/water bottle)을 들고 다니며 물을 받아서 마십니다. 텀블러를 씻는 게 번거로운 경우, costco나 amazon 등에서 페트병 500ml 물 여러 개 묶음으로 사놓고 하나씩 들고 다니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주 쓰는 텀블러가 있다면 챙겨가도 좋고, 미국에 가서 의미 있는 텀블러(스타벅스 1호점 텀블러 등)를 새로 사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공항에서 TSA 통과할 때 빈 텀블러를 들고 통과하면 비행기 타기 전 비싼물을 살 필요 없이 정수대에서 물을 받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3) 조명/스탠드: 침대나 책상 위에 둘 작은 스탠드나 조명이 있으면 편한데, 한국에서 챙겨가기에는 자리를 많이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아마존에 14-20달러 정도의 저렴한 제품들이 있으니, 아마존을 이용하는 편을 추천드려요.
4) 샴푸, 트리트먼트: 부피 차지가 매우 크므로 아마존이나 마트에서 사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샴푸 10.14 fl oz, 트리트먼트 12.6 fl oz짜리 두 통씩 사서 거의 딱 맞게 쓰고 왔습니다. PAUL MITCHELL 사의 Tea Tree Special Shampoo와 L’OREAL Paris 사의 Elvive Hyaluron Plump Hydrating Conditioner 사용했습니다.
5) 드라이기: 한국 드라이기를 가져가서 변압 어댑터를 사용하면 바람이 약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서, 미국에서 아예 드라이기를 사서 쓴 후 버리고 오는 편이 좋습니다.
6) 베개, 이불: 부피가 너무 커서, 베개와 이불도 미국에서 사서 미국에서 버리는 편이 좋습니다. 미국에서 파는 이불 종류 중, 한국에서 보통 쓰는 것과 비슷하면서 따뜻한 이불을 ‘duvet’ 혹은 ‘comforter’라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텍사스가 덥긴 하지만, 새벽이 되면 서늘해지기에 따뜻한 이불은 필수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학교 수강신청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될까?’, ‘여행은 누구와 함께 다녀야 할까?’, ‘위험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까?’ 등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UT Austin에서 교환 프로그램을 마친 선배에게 이러한 걱정을 털어놓았더니, “아직은 모든 게 어수선하지만, 학기가 시작되면 행복한 날들만 가득할 거야.”라는 답장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땐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학기가 시작되자 정말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들었던 수업들은 저마다 뚜렷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제게 큰 배움과 영감을 주었고, 뵈었던 교수님들은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질문을 받아주시며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주셨습니다. 함께한 친구들은 오직 미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들을 제게 선물해주었습니다.
한때 TED 강의를 시청하며 ‘나도 미국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를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미국 드라마 ‘Friends’의 매력에 빠져 미국 친구를 사귀고 싶었고, ‘Empire State of Mind’를 들으며 뉴욕 거리를 걷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미국 생활은 현실이 되었고, 그 현실은 꿈꿔 왔던 것보다도 더 값지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해외파견 교환학생을 열정적으로 지원해주시고, 해외 생활 중에도 늘 세심하게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 덕분에 이 소중한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