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국내에서 취업과 졸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 생각을 정리하고 이후를 위해 정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오래 미루어왔던 유럽 여행의 꿈을 이루고 싶어 장기여행과 교환생활 중에 고민이 많았는데, 주변 선배님들로부터도 교환학생은 꼭 가는 것을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에 대학생활을 후회없이 마무리하고자 국제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네덜란드는 영어가 잘 통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국가들 중 하나입니다. 교환생활 동안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제 언어실력으로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만큼 영어가 잘 통하는 국가들을 후보에 두었고, 위도상 한국보다 크게 춥지 않은 곳 중에서 네덜란드는 독일 등 영어가 잘 통하는 기타 국가들에 비해 인종차별도 심하지 않고 다른 국가들로 여행 가기에 괜찮을 것 같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날씨에 관해서는 V. 생활 파트에서 후술하겠습니다.) 교환생활 중에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던 것이 여행이기 때문에, 1, 2순위에는 네덜란드 내에서도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과 가까운 북부지역의 대학들을, 3순위에는 스키폴 공항에서는 다소 멀지만 벨기에, 독일과 인접해 있는 남부의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를 적어냈고, 최종적으로 3순위에 파견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는 네덜란드 남부의 도시인 마스트리히트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는 벨기에, 독일과 맞닿은 국경과 인접한 도시이기에 학기 중에 주변 국가로 여행을 가기에 용이합니다. 2시간 안쪽으로 갈 수 있는 인접 공항으로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 공항, 벨기에의 브뤼셀, 샤를로이 공항, 독일의 쾰른 공항 등이 있습니다.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은 다소 멀긴 하지만 네덜란드 대표항공인 KLM 항공 이용 시에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단, 사전예약 필요) 보다 다양한 국가들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많은 교환학생분들께서 학기 중, 혹은 짧은 봄/가을방학기간에 여행을 떠나실 텐데 마스트리히트는 주변 공항 선택지가 꽤 많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는 곳입니다. 다만, 도시 자체는 대학도시로 크기도 작고, 학생과 노인 인구가 많아서 보고 즐길 거리들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밤늦게 돌아다니기에도 안전한 편이고 (물론 항상 조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조용한 도시를 선호하시는 학생분들께 좋은 선택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봄에는 네덜란드 전역에서 즐기는 카니발 행사나 북부 지역으로 놀러가셔서 튤립 축제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마스트리히트 중심의 광장인 Vrijthof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를 포함하여 유럽 전체적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의 놀거리, 먹거리 가격은 사악한 편이지만 마스트리히트에서는 아이스스케이트, 컬링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라는 도시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는 단과대들이 도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지만, 공대와 심리학과(FPN)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 중심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제대학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루어지고 국제학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체감상 네덜란드 학생들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은 국제학생이라고 보면 됩니다. 해외 교환학생들도 많이 파견되는 학교라서, 학기 시작 전 신입생 및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을 3일에 걸쳐 같이 진행하며 이때 교환학생들도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이 적고, 튜터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강사에 해당하는 분들도 네덜란드인, 독일인 등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업에서도 일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나무라지 않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습니다.
파견교의 가장 특이한 점은 수업방식입니다. 대학 수업은 일반적으로 Lecture(강의)와 강의 내용을 복습하고 심화학습하는 개념에 가까운 Tutorial(튜토리얼)로 구성되는데, 튜토리얼에는 PBL(Problem-based Learning)이라고 하여 학생들이 Learning goal(학습목표)과 problem(문제)을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튜토리얼 전까지 자료를 읽고 각자만의 답을 찾아온 뒤, 튜터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토의를 통해 답을 도출하는 일종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 튜토리얼 그룹도 일반적으로 10명 내외로 구성되어 개개인의 참여가 독려되는 편입니다. 또한 출석규정이 엄격하여 85% 이상의 수업에 출석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강의방식에 익숙한 학생으로서는 다소 생소하고,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강의를 놓친 학생들에게 한 번 더 수업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며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짚고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 효과적인 수업방식일 수 있겠습니다. 이를 참고하여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네덜란드는 별도로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국가입니다. (2024년 기준; 25년도 중반부터는 여행 승인제도 ETIAS 도입으로 변동여부 확인 필요) 다만, 3개월 이상 거주하는 Non-EU 학생들은 필수로 거주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이 과정이 꽤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출국 전에는 거주허가증 발급 비용(약 34만 원)을 지불하고, 재적증명서, 영어성적표, 잔고증명을 위한 서류(장학금 증명서로 갈음 가능) 등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으면 교환교 측으로부터 Acceptance letter와 이민국에서 발급해주는 거주 허가 임시증명서 격인 Official decision letter of residence permit application을 받게 됩니다. 네덜란드 입국 심사에서 위 서류를 요구할 수 있으니 사전에 프린트하여 준비해야 합니다. 입국날짜와 숙소가 정해지면 시청에 온라인으로 외국인 등록신청을 해야 하는데, 입국 후에 해도 되지만 그만큼 다른 학생들보다 순서가 밀려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 해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한 biometrics (얼굴, 지문 등록 절차) 등록을 위해 시청에서 메일이 오면, 원하는 일정을 선택하고, 입국 후 정해진 일자, 시간에 직접 시청에 방문하여 지문과 사진 등록을 하면 됩니다. 이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 가을학기 기준으로 보통 빠르면 9월 20일경, 늦으면 10월 초에 우트렉에 위치한 담당기관에서 거주허가증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는 자체 기숙사가 없는데, 이 점이 교환학생들에게는 많은 불편함을 초래합니다. 학교 측에서 제휴를 맺고 있는 Maastricht Housing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사설 기숙사 UM Guesthouse에서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머물게 됩니다. 그런데 교환학생에 합격했다고 해서 이곳에서 방을 구하는 것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해당 사이트에 일회성 가입비 35유로 (한화 약 5만원, 24년도 기준)를 내고, 남아있는 방들에 대해 선착순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환이 확정되면 최대한 빠르게 가입 후 방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개조하여 만든 시설이라 쥐가 출몰하는 등 후기가 안 좋은 데다가, 제공되는 방의 월세 또한 다른 하우징 코퍼레이션의 방들보다 비싼 편이었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몇몇 교환학생들은 해당 시설을 기피하였고, 저의 경우 해당 사이트에 가입은 했지만, Woonpunt, Servatius 등 사이트 내 다른 업체들이나 별도의 하우징 코퍼레이션 업체 사이트들(Nido, Plaza Resident Services 등)에서 학생 대상의 매물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네덜란드는 심각한 주거난을 겪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외국인학생으로서 단기매물을 구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가 저의 경우, 늦게 알아보기 시작한 터라 일반적인 월세의 3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을 내고 한 달 간 임시로 머물 곳을 찾았고, 네덜란드에 도착한 지 약 한 달만에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후기가 안 좋다고 했지만 UM Guesthouse에 머무는 다른 친구들의 방에 놀러가보았을 때, 실제로 쥐가 나오는 것은 객실이 아니라 공용 주방 정도라 청결이 크게 걱정되는 수준은 아니었고, 민감하지 않으면 감수하고 살아갈 만하다는 게 주된 인상입니다. 기본적으로 네덜란드 자체가 월세가 높은 편인지라 좋은 방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 노력을 쏟기보다는 다른 교환학생들과 만나서 저녁 해먹기도 수월하고 친구들도 사귀기 좋은 UM Guesthouse에서 머무는 것이 경제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한국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이곳에서 머물렀습니다. 반면에 개인 공간과 시간이 중요하신 분들이라면 여기에 국한되지 말고 위에 언급된 곳들에서 매물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현지 부동산을 통해서 구할 수도 있고, 페이스북 등에 올라오는 하우스메이트 구인 글을 보셔도 좋지만, 하우징 코퍼레이션을 통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니 차선책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거주허가증 신청을 위한 legal fee가 2024년도 기준 228유로(한화 약 34만원)이고, 이외 파견 대학 측에 지불할 비용은 없습니다. 기숙사는 파견 대학소속이 아닌 사설업체이기 때문에 다른 housing corporation에서 방을 구하는지 UM Guesthouse에서 구하는지에 따라, UM Guesthouse 내에서도 방이 1인실인지 2인실인지, 부엌이 딸려있는지 여부에 따라 상이해지지만 월에 600유로(한화 약 90만원) 내외 정도입니다. (가입비 35유로 별도; III-2 숙소 지원방법 참고) 기타 고정비용으로 보험은 사실상 필수이나 교환교에서 구해주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Aon에서 신청하고, 월 보험료는 약 57유로(한화 약 8만 5천원) 선입니다. 이로써 네덜란드 교환생활을 위한 기본 고정비용은 4개월 체류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약 2,860유로 (한화 약 428만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통신비는 V. 생활 파트 참고) 물론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와 여행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많이 들지만 본인의 예산에 따라 조절하면 되겠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홈페이지나 학교 측에서 보내주는 안내자료에는 거주허가증 신청을 위해서 birth certificate(출생증명서)이 필요하다고 적혀있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부분은 무시하셔도 무방합니다. 제가 시청에서 거주허가증을 발급받을 당시 문의하니, 네덜란드 정부 차원의 편의를 위해서 존재하는 서류이지 필수가 아니라고 답변을 받아 굳이 이 부분에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실제로 파견된 거의 모든 한국인 학생들이 출생증명서를 지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되는 서류 중 출생증명서가 없어서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영문으로 가져가면 되는데, 기본증명서는 국문으로만 발급되기 때문에 영어로 번역 후 공증을 받아야 하고, 이후 두 증명서 모두에 대해 대사관에서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류를 모두 준비해갔는데, 정말 귀찮은 작업이니, 정 불안하신 게 아니라면 굳이 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저는 마스트리히트 대학교 내에서도 일종의 자유전공학부라고 볼 수 있는 UCM(University College Maastricht)이라는 단과대에 파견되었는데, 모든 단과대가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UCM에서는 다소 특이하게 수강신청 시에 강좌별 요일과 시간대를 알 수 없습니다. 한 lecture(강의)에 대해서도 tutorial(튜토리얼) 시간대가 오전부터 오후까지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개강 2주전쯤에야 최종 시간표가 나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달리 하나의 학기(semester)가 3개의 period로 나누어지는데, 가을학기 기준으로 period 1, 2가 일반 정규학기에 해당되고, period 3은 계절학기의 개념입니다. Period 1과 2 사이에는 단과대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2주의 방학이 주어지며, period마다 다른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하게 됩니다. Period당 2개의 수업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며, skill이라고 분류되는 주 1회만 수강하는 수업까지 최대 3개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한 수업당 주에 한번의 lecture(강의)와 2번의 tutorial(튜토리얼)이 있는 것이 보통이고, 간혹 lecture없이 tutorial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경영 관련 과목들을 위주로 수강하고 그 외에 교양 수업 하나를 수강하였습니다. Period 1에는 Introduction to Business Administration(경영학 입문)과 Introduction to Programming(프로그래밍 입문)을 수강했습니다. Introduction to Business Administration(경영학 입문) 수업은 사실상 기본 이론들을 배우기보다는 팀별로 경영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에 치중이 되어있는 강좌였는데, 리딩의 양이 그리 많지 않고 시뮬레이션도 나름 흥미로웠으나 시뮬레이션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사이트 이용료가 9만원 가량 (60.5유로) 들어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강신청 당시 course manual에 이 부분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경영 쪽 과목을 수강하실 예정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ntroduction to Programming(프로그래밍 입문)은 강의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초 코딩수업으로 Java를 배우며, 튜토리얼에는 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하여 제출하게끔 하여 리딩이 크게 요구되지 않지만, 정말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생초보라면 힘들 수 있는 수업입니다. 다만 튜토리얼에서 과제 해결에 튜터나 다른 학생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과제점수의 비중이 커서 모든 수업에 출석해서 과제를 제출만 하면 기말시험(코딩)을 잘 못 보더라도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eriod 2에는 Principles of Economics(경제이론)와 Entrepreneurship(기업가 정신)을 수강했습니다. Principles of Economics(경제이론) 수업은 간단한 문제풀이 위주로 튜토리얼이 진행되고, 중간중간 팀 발표 및 토론이 있습니다만 로드가 크게 부담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경제를 이미 깊이 공부한 학생이라면 크게 재미있을 수업은 아니나 비전공자의 입장에서는 가볍게 들어볼 만한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ntrepreneurship(기업가 정신) 수업의 경우, 많은 리딩을 요하고 튜터가 학생을 지목하여 핵심 요약을 하도록 시킬 정도였고, 매 튜토리얼마다 이전 수업에서 읽은 리딩의 실제 예시(기업, 사람, 지역 등)를 찾아와 발표해야 하는 것이 다소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학기를 돌아봤을 때 로드에 비례해서 가장 많이 배워가는 느낌이 들었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실제 창업 및 경영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3. 학습 방법
PBL이라는 교육방식 특성상 반강제적으로 예, 복습을 할 수밖에 없고 한 수업의 인원이 적어서 주어진 과제를 해가지 않을 때 소위 ‘공개처형’의 확률이 있기 때문에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만 외적 동기부여가 되고, 과제와 리딩만 제때 해간다면 어느 정도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한 period의 기간 자체도 1.5개월 정도로 짧아서 본교에서의 기말시험처럼 요구되는 공부량이 방대하지 않았던 덕도 있었습니다. 물론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면서 동시에 중간이나 기말 시험을 앞두고 암기를 해야 할 때는 쉽지만은 않았으나 여행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서, 교환생활을 잘 즐기기 위해서 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사실 파견교 전체의 기본 언어가 네덜란드어가 아닌 영어이기 때문에 네덜란드어를 배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원한다면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친해지며 간단한 표현들을 배워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주변에서 보니 추가 비용을 내고 정규수업과는 별개로 어학 수업을 수강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후에 네덜란드 유학 또는 취직 생각이 있거나 재미삼아 배워보고 싶다면 학교 사이트에서 관련 수업을 찾아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능력 측면에서는 확실히 소통을 위해 많이 쓰다보니 조금 더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크게 신장된다고 보긴 어렵지만, 본인이 얼마나 다른 비한국인 학생들과 어울리고,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지에 따라 일정 수준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모든 수업에서 엄격하게 PBL 방식을 따르는 것은 아니고, 수업내용과 course coordinator(담당자)에 따라서 강의 위주 또는 문제풀이 위주로 구성되는 수업도 있어 요구되는 리딩의 양은 상이합니다. 같은 강의를 듣더라도 튜토리얼 그룹은 여러 개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그룹에 배정될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마다 튜터가 배정되는데, 해당 course의 담당자인 coordinator가 직접 진행하는 lecture와는 다르게, 대학원생이 튜터로 배정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PBL에 따른 토의 과정에 개입하기보다 관리자의 역할 정도만 수행하고 발표 또는 개인 과제만 주어진 평가기준에 따라 채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에 따라 tutor의 역할이 중요한 과목은 coordinator가 직접 튜터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Period 내 각 강좌당 최대 2번만 결석이 가능할 만큼 출석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에 원래 배정된 튜토리얼에 참여하지 못한 경우, 담당 튜터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튜토리얼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3번 이상 결석한 경우에는 추가 과제를 제출하여 구제받을 수 있으며, 해당 수업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재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10점 만점에 5.5 이상 받아야 통과) 재시험을 치르는 시기는 보통 Period 1에 수강한 강좌라면 Period 2 시험 종료 이후이기 때문에 교환학생의 경우, 이미 귀국한 이후에 재시험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서 최대한 재시험을 치를 필요가 없도록 최소통과요건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 방한용품 (미니전기매트, 히트텍, 비니, 발토시, 두꺼운 양말)
제가 지냈던 방은 다행히 히터가 잘 작동해서 전기매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었지만, 간혹 방의 난방이 잘 안 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UM Guesthouse도 그다지 따뜻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추위에 약하신 분들은 감기 걸리지 않고 겨울을 잘 날 수 있도록 여러 방한용품을 챙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스위스나 핀란드 등 추운 지역을 여행할 때 발토시와 두꺼운 양말(일반 수면양말보다도 두꺼운 정도)이 정말 요긴하게 쓰였고, 비니도 마찬가지입니다. 히트텍은 개인적으로 챙기진 않았는데 있었다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를 많이 했으니 챙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생활용품 (빨래망, 구멍 뚫린 욕실용 슬리퍼, 락앤락, 탁상용 거울)
공동생활을 하다보니 세탁기도 같이 사용을 하고, 여행 중에도 옷을 빨아서 입어야 할 일이 많이 있었는데 그럴 때 빨래망이 상대적으로 위생적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옷이 섞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니트류들도 그냥 세탁기에 빨아버리는 편이라 옷에 손상이 덜 가게끔 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다른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빨래망을 어디서 구했냐고 마트에서 사려고 했는데 안 보였다고 말해준 걸 봐서는 아마존 등에서 배송하지 않는 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이소에서 구매하면 얼마 안 하니 미리 사이즈에 따라 여러 개 구매하거나 집에 있는 걸 챙겨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저는 큰 사이즈 2개, 작은 사이즈 2개 챙겨갔고, 주에 2번씩 빨래 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욕실용 슬리퍼도 정말 마트에서 안파는 물건입니다. 보통 Action이라고 하는 곳에서 생활용품을 사게 되는데 그냥 슬리퍼밖에 안 팔아서 부족한대로 그걸 사용했네요. 가능하면 구멍 뚫린 욕실용 슬리퍼를 사오시거나 크록스를 욕실슬리퍼 겸용으로 사용하셔도 좋겠습니다. 락앤락은 개인적으로는 준비하지 않았던 물건 중 하나입니다만, 밀프렙을 하거나 한국인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다른 친구 집에 놀러갈 때, 공강 때 먹을 밥을 싸갈 때 주변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걸 많이 봤습니다. 혼자서 요리를 해먹다보면 식재료 등을 오래 보관할 일이 종종 생기는데 저는 락앤락이 없고 굳이 사기도 귀찮아서 매번 썩혀서 폐기처리를 하거나 급하게 볶음밥으로 처리해버리곤 했습니다. 락앤락 용기 안에 다른 물건을 넣어서 짐을 싸시면 공간 차지도 크게 안 할 테니 (저는 어리석게도 이 생각을 당시엔 못했습니다) 한두 개 정도 작은 사이즈를 가져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물론 안 가져오셨다면 네덜란드에서 살 수는 있는데, 다이소에서 사오시고 교환 끝날 때 버리시는 게 비용적으로 훨씬 합리적입니다. 탁상용 거울은, 외부에서 방을 구해서 거울이 없는 경우나 여행 다닐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쓰시던 거나 다이소에서 싼 거 하나 장만해오는 걸 권장합니다.
3) 간편 식재료 (코인육수, 조미김, 블럭국, 불닭소스, 햇반, 스틱커피)
보통 처음 교환국에 도착해서는 시차 적응도 해야 하고, 긴 시간 비행하느라 지쳐서 음식을 해먹을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장보는 것도 처음에는 얼마나 많은 양을 사야할지 감이 안 잡혀서 조금씩 종류와 양을 늘려가는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 소진할 기본 먹거리가 필요합니다. 블럭국이 그런 용도로는 최적이고, 다량 챙겨와서 교환 끝나갈 때까지도 먹는 친구들도 있던데, 공간 차지를 많이 안하니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블럭국은 챙기지 않았는데 조미김과 코인육수, 햇반, 불닭소스(스틱형 20개입*2개)를 챙겨갔습니다. 조미김은 나중에 아시안마트에서 추가로 살 수 있지만 밥해먹기 귀찮을 때 불닭소스와 햇반, 김만으로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파스타 같은 걸 해먹을 때 매콤하게 먹고 싶어서 불닭소스를 넣어서 종종 해먹었습니다. 코인육수는 막상 한 봉지에 정말 많이 들어있어서 3분의 1도 못 쓰고 버리고 왔는데, 국물요리를 해먹을 땐 필수입니다. 10개 정도만 챙겨오셔도 충분할 듯합니다. 교환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코인육수 많이 남는다고 제발 자기꺼 가져가라고 합니다. (적게 챙겨가서 부족하면 친구분들꺼 빌려쓰세요.)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등은 아시안마트에서 한국 제품을 다 팔기 때문에 굳이 안 사오셔도 됩니다. 물론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쌀 테니 가져오셔도 무방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틱커피는 역시 네덜란드 마트에서 사도 되지만, 종류가 거의 없어서 좋아하시는 커피 종류로 1-2팩 사오시면 좋습니다. 유럽 외식물가가 다 그러하지만 커피값도 비싸서 잘 안 사먹고 집에서 타먹게 됩니다.
4) 상비약 (코감기약, 종합감기약, 소화제, 두통약, 밴드, 파스)
코감기약을 가장 먼저 쓴 이유는 네덜란드가 특이하게도 태블릿(알약)형 코감기약은 팔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감기약은 그나마 스트렙실이나 다른 캔디형 약이 있어서 괜찮지만, 코감기약의 경우 처방전 없이는 코스프레이(?) 형태로만 시중에서 구할 수 있어서 불편했습니다. 유럽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무방비로 다니다보니 감기에 여러 번 걸렸던지라 가져왔던 코감기약이 떨어져서 새로 살 일이 있었는데요, 구하지 못해 부족한 대로 가져갔던 비염 및 알러지약으로 버텼던 일이 있습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시는 분들은 감기약을 종류별로 충분히 가져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2통씩 챙기는 것을 권장) 기타 상비약들도 챙기시고, 밴드나 파스 종류도 소량 챙기셔서 여행 다니실 때마다 몇 개씩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상비약을 충분히 챙겨서 안 좋을 것은 없었습니다.
5) 기타 (단우산, 카드지갑, 유심교체용 기구, 미니자물쇠, 물병, 테이프, 네임펜)
네덜란드는 비가 많이 내리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중요한데, 장우산은 아무래도 휴대가 불편하니 짱짱한 단우산 한 개 정도를 챙겨오셔야 합니다. 또 네덜란드에서 학생증, 국제학생증, 거주허가증, 교통카드, 메인 트래블카드, 서브 트래블카드, 네덜란드 은행 체크카드 등 카드를 정말 다양하게 휴대하게 될 텐데, 개인적으로 사용하시는 카드지갑이 있다면 가져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카드지갑이 없다면 생활용품마트인 Action에서 5유로 정도에 구매 가능합니다. 기타 준비물로는 한국 유심에서 네덜란드 현지 유심으로 갈아끼우실 때 필요한 유심교체용 기구(휴대폰 살 때 같이 주는 것), 여행 다닐 때 호스텔 락커나 개인 백팩의 지퍼를 잠글 때 유용한 미니 자물쇠(2개 정도 챙기는 것을 권장), 물 담을 수 있는 가볍고 입구가 좁지 않아 닦기 쉬운 물병이 있습니다. 물병은 여행 다닐 때나 학교 생활에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기념품으로 교환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게 있긴 하지만 퀄리티가 안 좋고 교내 정수기가 없어서 석회수인 수돗물을 담아 마시다 보면 내부가 금방 삭으니, 닦기 쉽도록 입구가 넓은 플라스틱 물병을 가져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없다면 그냥 네덜란드에서 싼 걸 사셔도 됩니다.) 테이프와 네임펜은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는데 식재료 보관이나 단체여행 중 물병에 이름 써놓을 때 등 생각보다 요긴하게 썼어서 추천하는 물품입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제가 교환생활을 하던 24년도 하반기 당시 환율이 1460원에서 1530원까지도 오를 만큼, 유로 환율이 굉장히 높았는데, 이를 반영한 네덜란드 현지 외식 물가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래도 북유럽 국가에 비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다만, 마트에서 대부분의 식재료들, 특히 과일은 한국보다 싼 편이라고 할 수 있어 유학생들은 주로 음식을 해먹고 외식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생활비를 아끼는 편입니다. 교통비도 꽤 높은 편이라서 대부분 버스를 타기보다는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여행을 다니실 때는 불가피하게 외식을 하는 경우가 평소보단 많을 것이고, 대중교통 이용도 잦을 테니 이 점을 고려하여 기본 생활비를 최대한 아끼고 여행에 투자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교환생활 말미로 갈수록 마트 장도 최소한으로 보고, 여행을 가서도 되도록 직접 음식을 해먹거나 간단히 때우는 등의 방식으로 돈을 많이 아껴 비용을 절약하게 됩니다. 아마 함께하는 교환학생 친구들도 다들 지갑 사정이 비슷해질 거라서 돈이 아끼느라 소외되는 것을 크게 염려하시지 않아도 되겠지만, 처음 예산을 책정할 때 너무 빡빡하게 잡지는 않는 것이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용이할 것입니다. 더불어, 꾸준히 가계부를 쓰고, 한국 주계좌로부터 트래블카드나 네덜란드 계좌 체크카드에 조금씩 송금을 해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및 카페
(1) Bisschopsmolen
네덜란드는 대표 음식이라고 할 만큼 밥이 될 만한 대단히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남부지역을 일컫는 Limburg의 전통 파이들을 판매하는 곳이 많았는데, 그 중 위 빵집에서 애플체리파이를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에서 상당히 오래된 빵집으로 알고 있고, 구글맵 기준으로 4.5점의 평점을 자랑하는 현지인 맛집입니다.
(2) Broodjesbar de kade
바게트샌드위치 집인데, 다른 곳들에 비해 가격적으로도 합리적인 편이고 양이 많아서 만족스럽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다만 tap water(수돗물)를 제공하지는 않는 것으로 압니다. 구글맵 평점은 4.6점입니다.
(3) Yen-Tran Vietnamese specialiteiten
식당이라기보다는 푸드트럭에 가까운 곳인데, 앞에 작은 원형테이블이 2개 정도 있어서 날씨가 괜찮을 때는 서서 먹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포장해감) 베트남식 볶음면과 볶음밥이 각각 5유로로 싸고 스프링롤은 2개에 6유로이지만 네덜란드 물가를 생각했을 때 낮은 가격에 배를 채우기 괜찮은 옵션입니다. 구글맵 평점은 4.5점입니다.
(4) Restaurant Bim & Bap
개인적으로 가봤던 아시안식당들 중에서는 제일 괜찮았던 곳입니다.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지만 바로 옆에 가격대가 있는 중국 음식점이 있어서인지 한식과 일본식 이것저것을 따라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먹어왔던 한식과는 살짝 다르지만 (예컨대, 비빔밥에 완두콩이 들어가고 고추장이 조금 묽은 편. 김치볶음밥이 매운맛이 거의 없고, 잡채밥에서 후추맛이 매우 강하게 나서 나름 매운 편) 그런 대로 먹을 만합니다. 한식이 먹고 싶은데 해먹기 귀찮을 때 찾기 좋았습니다. 의외로 비아시안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구글맵 평점은 4.4점입니다.
2) 마트
네덜란드가 살기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마트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신라면, 불닭볶음면, 비비고 만두와 고추장 등 일부 한국 식재료들은 네덜란드의 대표마트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 윰보(Jumbo)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마트마다 매주 할인항목이 바뀌는데(어플에서 확인가능), 그에 맞게 과일, 빵, 요거트, 우유, 고기 등 여러 품목들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주로 장을 봐서 음식을 해먹어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알버트하인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고, 윰보가 그에 비해서 싼 편인데, 이 두 마트가 관리가 잘된다는 인상을 주고 품목도 다양합니다. ALDI(알디)와 LIDL(리들)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독일 회사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관리가 덜 되는 인상을 주지만 가격적으로는 더 싼 것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집에서 가까운 윰보나 알버트하인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알버트하인은 멤버십카드(일명 보너스카드)가 있어야만 할인이 돼서 카드를 발급받았는데, 발급방식은 그냥 점원한테 달라고 하면 주고, 결제 시에 카드에 딸린 바코드를 pos기에 스캔하면 할인이 적용됩니다. (별도 가입이나 개인정보 입력 불필요, 할인카드의 개념)
3) 의료
네덜란드는 GP제도가 있는 국가인데, GP는 큰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기 위한 진단을 내려주는 동네 의사선생님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GP는 자동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등록 절차가 필요한데, 경험상 전화는 잘 안 받아서 직접 집에서 가까운 GP 병원을 찾아가서 예약접수를 하고 등록해야 합니다. 저는 GP 등록을 안하고 버텼지만, 보험이 있다고 해도 GP 등록 없이는 의사를 만날 수가 없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게 아닌 이상은 필요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고 하니, 불안하신 분들 혹은 원래 지병이 있는 분들은 꼭 등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GP가 전문의를 만날 수 있게 진단을 내려주지 않으면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니, 후기를 잘 찾아보고 GP를 등록해야 합니다. 치료를 받는 절차가 이렇게 복잡한 대신 약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대부분의 약을 Kruidvat, Etos와 같은 드럭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고, 일반 마트에서도 기본적인 감기약, 두통약 등은 구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전문적인 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city center 근처의 약국에서 타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구매가능한 약은 대부분 드럭스토어에서 더 싼 가격에 팔고 있으니 확인 후 구매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4) 은행
네덜란드에서 숙소 보증금을 내거나(단, UM Guesthouse는 카드로 결제가능) 간편 결제 시스템인 iDeal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현지 계좌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간혹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받지 않는 상점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네덜란드 계좌의 체크카드(마에스트로카드)를 이용하면 문제없이 결제가 되고, 네덜란드 내 기차를 이용할 때 유용한 NS카드(아래 5) 교통 파트에서 부연)를 발급받기 위해서도 네덜란드 계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네덜란드 현지 계좌를 이용하는 것의 또다른 장점은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결제 시에 환전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환율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트래블월렛이나 기타 트래블카드는 해당 통화로 미리 원화를 환전해두지 않으면 사용이 안되는데, 네덜란드 체크카드 사용 시에는 화폐 종류에 상관없이 충분한 잔액만 있으면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북유럽 여행 시 유용)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발급절차가 간단한 Bunq를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의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인터넷은행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간혹 인증에서 계속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어서 다른 인터넷 은행인 Revolut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차이라고 하면 Bunq는 첫달만 무료이고, 그 다음부터는 계좌유지비가 있는 반면, Revolut은 계좌유지비가 없는 대신에 실물카드를 발급받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실물카드 없이 삼성/애플페이로 사용 가능; Bunq는 무료로 체크카드가 발급됩니다) 저는 Revolut이라는 옵션을 알지 못해서 마찬가지로 계좌유지비가 없는 네덜란드 대표은행 중 하나인 ABN Amro에서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인터넷 은행들과 달리 발급 절차가 더 까다롭고, 시간이 길게 소요됩니다. 인터넷 은행인 Bunq와 Revolut은 거주허가증이 나오기 전에도 개설이 가능하고, 일정 기간 내에 거주허가증 인증만 하면 되는 반면, ABN은 거주허가증까지 인증한 후에야 계좌가 활성화됩니다. 그렇지만 고객센터 문의도 원활히 이루어지는 편이고, 학생의 경우 계좌유지비를 안내도 되며, 무료로 체크카드가 발급이 되기 때문에 개설 이후에는 편하게 사용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대표은행 3곳에서 만든 Geldmaat 연합에 속해있기 때문에, ABN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에 알버트하인이나 윰보 등의 마트 내에 설치되어 있는 Geldmaat ATM기를 사용하면 수수료없이 무료로 인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Bunq와 같은 인터넷은행 계좌에서 인출할 때는 수수료가 붙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 교통
네덜란드 내 다른 도시를 이동할 때는 NS기차를 주요 이용하게 되는데, 이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NS 구독권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off-peak 시간대 40% 할인, 주말 무제한, 특정 구간 무제한 등 다양한 구독옵션을 자신의 여행 계획에 맞추어서 선택사용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 처음에는 off-peak 40% 할인 옵션을 사용하다가 주말에 네덜란드 내 여행을 많이 다닐 때는 주말 무제한을 선택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구독권을 처음 구매하면 실물카드에 넣을 사진을 사이트에서 등록하고, 보통 일주일 내에 우편으로 카드를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기차 외에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도 교통카드로 사용 가능합니다. 마스트리히트 시내에는 두 회사의 버스가 다니는데, arriva와 de lijn입니다. 대부분의 버스들은 arriva 소속으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승하차 시 모두 태그하여 이용시간에 따라 요금이 붙습니다. 반면, de lijn 버스는 승차 시에만 태그하고, 고정된 1회 요금이 청구됩니다. 트래블월렛과 같은 트래블카드를 이용하는 경우, 다음날 새벽에 보통 교통요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NS카드는 월마다 한 번씩 요금이 청구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NS어플이나 메일로 날아오는 청구서에서 이용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통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Lebara 통신사를 이용합니다. Pre-paid와 Sim-only 옵션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Pre-paid는 ‘n개월 동안 매달 nGB’와 같은 형식으로 정해진 데이터 및 통화량을 선결제하는 옵션으로, 별도 해지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만기일이 되면 자동으로 해지가 됩니다. 유심은 처음 결제 시에 무료로 배송해주고, 수령 후 유심에 이미 구매한 옵션을 활성화만 하면 됩니다. 반면, Sim-only는 한국에서처럼 매달 데이터와 통화량이 갱신이 되는 구독형으로, Pre-paid보다 싸지만 해지를 위해서는 해지 희망일이 되기 1개월 전에 신청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통 해지가 간편한 pre-paid를 사용하지만, 데이터를 평소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면 sim-only를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저의 경우, Pre-paid 옵션 중 ‘All in NL’로 3개월 간 월 7GB권을 이용했고, 당시 혜택으로 매월 5GB의 추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Pre-paid를 선택하신다면 ‘All in NL’과 ‘All in International’ 둘 중에 고민을 하실 텐데, NL로 해도 EU뿐 아니라 스위스, 영국 등 EU밖의 국가들에서도 문제없이 데이터 로밍이 자동으로 되기 때문에 더 싼 NL로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타 국가 여행 중 간혹 데이터가 잘 안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데이터 로밍에서 통신사를 수동으로 선택하셔서 다른 통신사로 바꿔보시면 조금 더 원활히 데이터가 터지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주말과 공강일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기 중에도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참여가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하여 회비를 내야 하는 동아리는 따로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클라이밍(볼더링 위주), 댄스, 배드민턴, 펜싱 등 다양한 스포츠 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고, 고민이 된다면 학기 초에 무료 try-out 기회들이 주어지기 때문에, 경험 후 가입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클라이밍과 댄스 동아리 try-out에 참여했었습니다. 스포츠 외에도 UCM 단과대 내 미술, 음악, 독서 등 여러 학내 동아리가 있으니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동아리는 단과대 단독이 아닌 마스트리히트 대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마스트리히트는 치안이 좋지만 암스테르담처럼 비교적 대도시를 돌아다닐 때에는 우범지역을 알아두고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치안이 좋은 국가나 도시라고 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인 12월 초에 덴마크 여행 중 지하철역에서 휴대폰을 도난당했습니다. 다행히 공기계를 갖고 있어 남은 교환생활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으나,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덴마크가 손목스트랩을 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였습니다. 도난이 자주 발생하는 남유럽 국가들만큼이나 오히려 경계를 풀게 되는 치안이 좋은 국가들에서 더욱 조심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 네덜란드 계좌 송금 (모인)
유럽 교환생활을 위해서는 한 학기만 수학한다는 가정 하에 생활비와 여행비용을 계산해보면 최소 천 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워낙 큰 액수이기 때문에 한 번에 환전 및 송금을 해두는 것이 다소 위험하여 필요시마다 적정금액을 송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한국 계좌에서 네덜란드 계좌로 송금하는 데 드는 수수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어플이 모인(moin)입니다. 해당 어플에서 적용되는 환율이 실제 환율보다 높은 경우가 있어 학생들에 한해 ‘수수료 무료’라는 조건이 정말 유의미한 것인지 의문이긴 하나, 대부분 해당 서비스를 가입하여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1 영업일 이내에 송금이 완료되는 편이라 편리하고, 송금과정을 카카오톡과 메일을 통해 업데이트해주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2) 원화 재환전 (Wise)
교환생활을 마친 후, 90만원이 넘는 숙소 보증금을 네덜란드 계좌로 받았는데, 당시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계좌 잔액을 원화로 재환전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사용한 어플이 Wise (구 TransferWise)입니다. 큰 금액을 한 번에 송금하는 거라 불안하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문제없이 원화가 입금되었고, 환율도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높이 쳐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는 다소 복잡한데 어플 내에서 Wise 계좌를 개설하고, 거기에 본인의 유럽 은행계좌를 연결해서 잔액을 전부 송금 후, Wise 계좌에 들어온 잔액을 다시 한국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입니다. 유럽 은행계좌를 연결하여 Wise 계좌로 송금할 때는 수수료가 없고, Wise 계좌에서 한국 계좌로 돈을 환전하여 보낼 때만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후기글을 보다가 추천코드를 입력하면 첫 송금 수수료를 할인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해당 블로거분의 추천코드로 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재환전했습니다. 보통 송금할 일이 한 번밖에 없으니 혹시라도 원화로 재환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근 블로그글에서 추천코드를 찾아 수수료 할인을 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덕분에 처음 밟아보는 유럽 땅에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유럽여행을 실현했고, 교환생활 중 때때로 지치기도 하고 한국에 남아있는 친구들, 맛있는 한식, 그리고 이방인이 아닌 내국인으로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기반이 되는 한국에서의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이 그립기도 했지만, 4개월 간 거주하면서 혼자 타지에서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지는 값진 경험을 하며 성장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두가 바쁘게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 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잠시 마음놓고 방황하고 본인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나라와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시각을 넓혀보고 싶은 분들께는 압축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기 전 꼭 한 번쯤 교환생활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