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저에게 교환학생은 대학 입학 전부터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성격 덕분에, 반년 이상 해외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는 저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학부생 신분으로 외국 대학에 소속되어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해외 경험과는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틀 속에서 빠르게 달려왔던 저에게는, 낯선 세상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 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제가 가장 원하던 지역과 대학에 파견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새로운 세계에 머문다는 사실에 출국 전부터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고, 이번 경험이 제 삶의 방향에 어떤 변화를 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George Washington University(GWU)에 파견되었습니다. 사실 교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전에는 여행을 최대한 많이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유럽 지역에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점, 그리고 2) 제가 파견되는 하반기에는 유럽의 날씨가 상반기에 비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니 막상 유럽으로 지원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다른 학우분들의 귀국보고서를 읽어보며, 미국에서도 충분히 여행, 현지 문화 경험 등 제가 기대하던 교환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특히 할로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와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기념 행사들을 직접 즐겨보고 싶다는 마음도 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북미 지역 중에서 교통, 치안, 공항 접근성 등 생활 측면에서의 장점과 더불어 여가 생활(박물관, 미술관, 운동경기 관람) 등의 요인을 고려한 결과 GWU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GWU는 백악관에서 도보로 약 15분 떨어져 있을 정도로,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GWU는 그 지리적 위치 특성상 International Affairs와 Political Science 등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학교로, 정치학 복수전공 중인 제가 정치 이론 및 국제 관계 동향을 학습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도심의 한가운데에 있어서 우리가 상상하는 ‘큰 규모의 미국 대학 캠퍼스’ 느낌은 아니지만, 일정 구역 내에 강의동, 기숙사, 마트, 학교 관련 시설이 모두 밀집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살다보니 하나의 ‘GWU town’처럼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조금만 걸어 나가도 정말 많은 식당, 카페가 있고 식자재를 사러 나가기도 편리합니다. 미국이라 처음에는 치안이 걱정되기도 하였는데 모든 건물마다 security가 있고, 정부 기관이 많은 지역인 만큼 경찰도 정말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넓은 공원도 가까이 있으며 (제 기숙사에서부터 10분만 걸어나가면 링컨기념관과 공원이 있어서 아침마다 운동을 나가기도 좋았습니다), 캠퍼스 안에 지하철역도 있어서 생활하기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제가 파견 갔을 당시 제 어머니, 언니, 친구들이 저를 보러 왔고 그때마다 하나 같이 파견교를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워싱턴D.C.에 8월부터 12월까지 있었는데 날씨도 정말 좋았습니다. 사계절이 있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나, 여름에 습하지가 않아서 야외활동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겨울이 되면 날이 많이 춥지만 11월 말~12월 초를 기점으로 확 추워지는 터라, 11월까지의 약 세 달은 부지런히 밖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GWU는 서울대학교의 스누버디처럼 교환학생을 위한 단체는 없지만, GWU의 한국학 전공에서 열리는 이벤트들이 많습니다!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니, 한국에 관심이 많은 현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교환학생 비자인 J-1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간략히 적어보자면 1) 비자사진 촬영, DS-2019 출력 및 서명, 2) DS-160 입력, 3) SEVIS fee 지불, 4) 비자 인터뷰 예약 및 신청, 5)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 진행, 6) 비자 수령의 단계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견교 측에서 nomination 절차가 완료되면 3월 중순(2024-2학기 파견 기준)에 이메일로 Visa Application Guide와 함께, 비자 신청에 매우 중요한 서류인 DS-2019를 보내줍니다. 절차가 복잡하긴 하지만 받은 Visa Application Guide와 비자 신청 절차를 정리해준 몇몇 블로그를 참조하시면 어렵지 않게 수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 미국 전용 비자사진을 찍은 다음, 비자 발급을 위해 자신의 세부 정보를 입력하는 DS-160를 작성하셔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작성을 완료하고 SEVIS fee를 지불한 후 비자 인터뷰 예약 사이트에서 비자 인터뷰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시면 됩니다(이때 인터뷰 fee도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그 후에 대사관에 방문하여 비자 인터뷰를 하고 통과가 되시면 비자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8월 중순 출국을 계획했었기에, 5월 중순에 DS-160과 SEVIS fee를 내고 7월 초에 비자 인터뷰를 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비자는 여유 있게 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4월 말 경 이메일로 on campus와 off campus를 조사하는 Housing Survey 링크를 받게 됩니다. 해당 설문에 on campus라고 응답을 할 경우, 7월 초에 보다 구체적인 on campus housing register를 하게 됩니다. 이때 온라인을 통해서 학교 내에 있는 모든 기숙사 건물을 보고 약 15지망까지 원하는 hall의 순위를 매겨야 합니다. (저는 보다가 당시에는 도무지 잘 모르겠어서 제 기준 좋아 보이는 순서대로 썼습니다… 근데 해당 지망을 많이 반영해 주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roommate 배정에 반영하기 위해서 자신의 기본 성향 및 정보도 입력하게 됩니다. 해당 registration 절차가 완료되면 약 2-3주 뒤에 배정된 기숙사가 발표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다들 아시겠지만 tuition은 파견교의 등록금이 아닌 본교(서울대학교) 등록금 납부 절차를 따릅니다. 이에 서울대학교 일정에 따라 해당 기간에 등록금을 납부하시면 됩니다.
파견교에 지불하는 비용은 기숙사비와 건강보험료가 있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기숙사는 Strong Hall로 학교 내에 위치한 유일한 여자 기숙사였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한 학기에 약 $6900이었고, 다른 더 비싼 기숙사의 경우에는 $8000를 상회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건강보험료(Student Health Insurance Plan)가 $1166이었습니다. 당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유학생 보험이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국내 보험사는 가이드라인에 걸려 허가를 안 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안전하게 파견교 보험을 들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에 추가적으로 해야 하는 사안으로 Mandatory Health Form 제출이 있습니다. 결핵검사와 수두, 수막구균, b형간염 예방접종 등을 한 뒤 해당 건강검진 서류와 예방접종 증명서를 GW Health Portal에 제출해야 합니다. 저는 유학생 건강검진 전문 병원을 찾아 필요한 접종 및 검사를 한 후 필요 서류를 발급받았습니다.
또한 이불이나 베개와 같은 생필품을 한국에서부터 다 들고 가기 부담스러우실 경우, 기숙사 입소 전에 배정받은 주소로 아마존 등을 통해 미리 배송시킬 수 있습니다. GW mailing service를 검색해 보시면 배송 주소 입력 방법이 나와있으니 참조하셔서 미리 물품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불, 베개, 스탠드, 드라이기를 미리 시켜두었더니 매우 편했습니다!
아울러 출국 전 준비하시다가 헷갈리는 정보들이 참 많을 수 있습니다. GWU의 경우에는 ISO(International Service Office)에 메일을 보내면 평일 기준 1일 이내에 바로 답변이 오기 때문에, 절대 눈치보지 마시고 궁금한 사안이 생기시면 바로바로 이메일로 문의 드리기를 추천드립니다! 제 경우에도 교환학생 준비하면서 꽤나 많은 이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저는 GW 학교 이메일로 4월 중순까지 1차 course registration을 제출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GW는 출국 전 교환학생을 위한 수강신청을 서울대학교처럼 선착순으로 하는 것이 아닌, RTF(Registration Transaction Form)라는 파일을 국제처에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당 파일에 듣고 싶은 강의명과 그 강의의 정보를 작성하여 제출하시면 됩니다. 선수강이 필수적인 강의는 따로 수강신청을 승인해 달라는 문의를 드린 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치학 전공의 경우 PSC Advising Team에 파견교 측 선수강과목과 유사한 강의(정치학원론, 국제정치학개론 등)를 본교에서 들었다는 증빙자료를 보내면 대부분 승인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에 저는 선수강과목이 필수적인 강의를 듣는 것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해당 1차 절차가 재학생 수강신청 이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원이 다 찬 과목의 경우 대기자 명단(waitlist)에 등록됩니다. 이에 1차 접수가 끝난 이후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late course registration도 열립니다. Schedule of Classes에서 강의의 현황(opened, closed, waitlist 등)을 알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RTF를 작성 후 제출하시면 됩니다.
사실 출국 전까지 시간표가 확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출국 이전에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안이 많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도 개강 이후에 수강신청 변경기간 및 드랍 기간이 있는 것처럼, 저를 포함한 많은 교환학생이 1~2주차까지는 더 듣고 싶은 강의를 듣고자 계속해서 수강과목을 변경하였습니다. 개강 후 수강신청 및 변경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입소 후 파견교에서 진행되는 교환학생 OT에서 자세히 안내해 주십니다. 그래서 출국 이전까지는 1차와 2차 RTF 제출만 놓치지 않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GW는 기본적으로 개설되는 모든 과목이 전공 과목으로, 정해진 ‘교양’ 강의가 없습니다. 이에 본인의 주전공/다전공 이외의 강의는 타전공 수업을 들어보는 ‘일선’의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주전공인 언론정보학 강의 Digital Platform & the News, 복수전공인 정치학 강의 Introduction to Comparative Politics, 사진 전공 강의 Introduction to Digital Color Photography, 그리고 한국학 전공 강의 Korean Culture through Film로 총 4과목, 12 credit을 수강하였습니다.
- Digital Platform & the News (Efrat Nechushtai)
Digital Platform & the News는 정확히 말하면 SMPA(School of Media & Public Affairs) 전공 강의로, 미디어와 정치의 상호작용에 대해 보다 집중하는 전공 부설 강의입니다. 언론정보학과 정치학을 전공하는 저로서는 흥미 있게 수강한 수업이었습니다. 해당 과목은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가 없는 강의로 1) 수업 전 discussion board post, 2) midterm paper, 3) final paper and presentation, 4) engagement in class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부담되는 과제들은 아니었고, 수업참여의 경우에도 교수님께서 발제해주시는 주제에 대해 자유로운 조별 토론을 하는 느낌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도 매우 너그러우시고, 학생들의 발언 및 발표를 경청해 주십니다.
교수님께서 매주 제공해 주시는 리딩 자료로 이론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특히 제가 파견되었던 학기에 미 대선이 있어서 미디어와 선거 사이의 역학 관계에 관한 현지 학생들의 의견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 Introduction to Comparative Politics (Mohammad Ghaedi)
Introduction to Comparative Politics는 GWU의 정치학 전공 필수 강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치학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멕시코, 이란, 중국, 북한, 러시아, 영국, 남아프리카 등 개별 정부 형태 및 정치 현안을 학습하고 이를 비교정치적 측면에서 이해하는 수업입니다. 평가는 1) 중간고사, 2) 기말고사, 3) 6번의 case discussion post, 4) 출석 및 참여로 진행됩니다. case discussion post가 가벼운 과제는 아니었지만, 리딩을 기반으로 작성하면 되고 평가가 까다롭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큰 부담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두 차례의 시험 모두 온라인 take home exam(오픈북)으로 치뤄지고,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편의를 많이 봐 주신다는 점에서 여유 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매우 열정적이시면서도 학생들에게 부담은 주지 않으셨던 분이라 인상 깊게 남은 강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환 프로그램의 큰 목적이 학습 외적인 경험이었어서 강의를 듣는 것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얻어간 것이 많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Introduction to Digital Color Photography (Kelly Carr)
Introduction to Digital Color Photography는 CSA(Corcoran Studio Arts) 전공 강의로,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 기초 입문 수업입니다. 더불어 Adobe Bridge와 Photoshop 사용 방법에 대한 강의와 실습도 진행됩니다. 저는 교환 프로그램을 위해 DSLR 카메라를 구입했던 터라 학교 강의를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수강했습니다. 출국 전까지 예술대학 강의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는데, ‘이때 아니면 언제 들어보겠어’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평가는 1) 여러 차례의 사진 과제와 편집 과제, 2) 1차례의 시험, 3) 사진가에 대한 개별 발표, 4) 출석 및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사진 과제와 편집 과제가 자잘하게 많아서 처음에는 로드가 생각보다 많나 싶었는데, 지식을 습득하는 과제들이 아니다보니 비교적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 또 재미있어서 금방금방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학기 중간에 카메라 및 편집의 기본 기능에 대한 문제들에 짧은 답안을 작성하는 형태로 치워집니다. 이번 기회에 사진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위 수업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수업 특성상 개별적으로 카메라를 지참해야 합니다.
- Korean Culture through Film (Immanuel Kim)
Korean Culture through Film은 한국학 전공 수업으로, 저는 다른 교환학생분들과 이 강의를 같이 들었습니다. 매주 한국 영화를 주제로 하여 한국 사회에서의 계층, 성별, 국제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테제를 논의하는 강의입니다. 제 주전공이나 복수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수업이었지만 해당 강의를 통해서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제3자)의 시각을 배울 수 있었고, 한국 사회 내부에서는 알기 어려운 한국의 특이점들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나아가 이 강의를 들으며 한국에 관심이 많은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교수님을 통해 학교에서 열리는 여러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얻어 많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1) 10개의 영화에 대한 매주 response paper (한두 문단 정도만 작성하시면 됩니다), 2) 조별 발표, 3) final paper, 4) 출석 및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조별 발표는 조당 하나의 영화를 맡아 그 영화를 소개하는 1분 이내의 영상(예고편)을 만든 뒤, 관련 사회적 배경 및 쟁점을 소개하면 됩니다. 이 과목 역시 매번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지만 시험이 없고, 친숙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 터라 부담없이 흥미롭게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매주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수업도 있어서 처음에는 어느 정도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제가 수강했던 강의들의 경우에는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평가하기보다는 예습을 위해 교수님께서 내주셨던 과제들이 많아서 학기 중에 놀러다니면서도 과제를 잘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봤던 시험 역시 오픈북 형태가 많아서, 시험 전에 수업 내용을 잘 정리만 해두신다면 무리없이 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조별 토론에서 저는 제 견해를 말할 때, 한국 사회에서 보고 느낀 경험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임을 밝히던 적이 많았습니다. 현지 친구들이 그 말을 들으면 흥미로워 했고, 토론 중에 조금 버벅거려도 영어가 second language임을 알고 다 호의적인 태도로 들어줘서 영어를 말하는 데에도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하면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강의 소개에서도 간략히 언급했다시피, 미국 대학의 수업들은 강의 도중 자유로운 참여 및 조별 토론이 꽤 많은 편이라 수업에 잘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운이 좋게도 마음이 잘 맞는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자연스레 일상 회화를 쓸 기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미국 J-1 비자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2학점 이상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GW에서의 수강신청 절차상 17학점을 초과할 수는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기 중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기에 최소 이수 학점인 12학점에 맞추어서, 화요일과 목요일에 각각 두 과목씩 수업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교환 프로그램을 선택한 목적을 먼저 확실히 한 후에 학습 계획을 짠다면 한 학기를 후회 없이 알차게 보낼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강의를 선택할 때 강의평 및 교수님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열심히 참고했습니다(https://www.ratemyprofessors.com/). 이를 통해서 과제와 시험의 형식 및 난이도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은 모두 미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필요한 걸 빠뜨리셨더라도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약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한국에서 상비약을 넉넉히 챙겨가시는 게 좋지만, 학교 캠퍼스 내에 CVS pharmacy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설명드렸듯 짐 부피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들고 가기 부담스러운 생필품들은 미리 기숙사에 배송시켜 둘 수 있으니 이를 잘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져가서 좋았던 물품들로는 1) 변압기 넉넉히, 2) 멀티탭, 3) 여행용 샴푸 린스 키트(기내수하물에 들고 탈 수 있는 액체류 용기는 100ml 이하만 가능합니다), 4)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실내용 슬리퍼, 빨래망, 수세미, 지퍼백 등)이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한국에 비하면 전반적인 물가가 확실히 높은 편입니다. 제가 교환생활을 하던 도중 달러 환율이 갑자기 치솟아서 더 그렇게 느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외식 물가는 확실히 비싼 편이고, 다른 품목들을 구매할 때에도 10%의 세금이 추가적으로 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및 마트
캠퍼스 내에 Whole Food Market이라는 마트가 있고, 약 10-15분 정도 걸어나가면 Trader Joe’s가 있습니다. 보통 식자재는 두 마트에서 많이 사 먹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약 20분 정도 가면 코스트코가 있어, 학기 초에 몇몇 친구들이 코스트코 멤버십을 만들어서 다같이 식재료 및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도 하였습니다. 또 버지니아에 한인/아시안 식재료를 파는 마트인 H mart도 있는데, 이곳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기 애매하여 친구들과 같이 우버로 장을 보러 다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지 물가가 한국에 비하면 많이 비싸긴 했지만, 캠퍼스 내부와 그 근처에 맛있는 식당들이 많아서 외식도 종종 했습니다. 학교 내부에 있는 식당가인 Western Market에는 치폴레, 베이글, 조각 피자, 포케 등 다양한 음식이 있습니다. GW Deli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베이글도 비교적 저렴하면서 맛있다고 합니다. 느끼한 음식이 질릴 때면 sweetgreen이나 CAVA와 같은 식당에서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사이볼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South Block이라는 매장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한 학기 지내며 정말 서른 번 사먹었을 정도로 제가 좋아하던 가게였습니다… 이 이외에도 D.C.의 유명한 식당으로는 Founding Farmers, Old Ebbit Grill, Olio E Piu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약 15-20분 정도 걸어가면 조지타운이라는 아기자기한 번화가가 나오는데 여기에도 맛있는 식당이나 디저트 카페가 많습니다. Levain Bakery라는 쿠키 가게와 Georgetown Cupcake, Bake & Wired라는 컵케이크 가게를 추천드립니다.
캠퍼스 내외부에 가볍게 갈 수 있는 카페로는 Tatte, Peet’s Coffee, For Five Coffee 등이 있습니다. 카페에서 과제나 공부를 하고 싶을 때 가기에도 좋은 곳들입니다!
(2) 은행
저는 교환 생활을 하면서 토스뱅크 체크카드(외화통장)와 현지 은행 계좌 두 가지를 가장 많이 사용했습니다. 현지 계좌의 경우 미국으로 파견되는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Bank of America나 Chase 계좌를 개설한다고 합니다. Chase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가 파견되었을 때에는 많은 교환학생들이 Chase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종종 Zelle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 받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현지 계좌는 하나 만들어두시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현지 계좌를 개설할 때에는 은행 사이트에서 계좌 개설 상담 시간을 예약한 뒤, 여권과 DS-2019를 지참하여 방문하시면 됩니다.
(3) 교통
워싱턴D.C.는 전반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이동하기 매우 편리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무료로 U-Pass라는 무제한 교통카드를 나누어 주기 때문에 해당 카드를 이용하여 지하철과 버스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지하철: D.C.의 지하철 노선은 색에 따라 나누어집니다. Silver, Blue, Orange, Red, Green, Yellow Line이 있으며 캠퍼스 내에 위치한 foggy bottom 역에는 Silver, Blue, Orange 세 개의 노선이 지나갑니다. 이에 D.C. 내부 혹은 버지니아로 이동하기도 좋습니다. D.C.는 버스가 예상 시간에 맞춰 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특히 더 지하철을 잘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환승도 매우 간편하게 할 수 있어서 기차를 타러 union station에 가는 경우도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버스: 캠퍼스 근처 박물관 등으로 이동할 때 버스를 자주 타긴 했지만, 보통 예상 시간에 맞추어 오는 경우가 잘 없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버스가 오기만 한다면 타고 내리는 것은 아주 편리합니다.
기차: union station에서 암트랙을 탈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필라델피아, 뉴욕까지 갈 수 있습니다. 고즈넉한 D.C.를 벗어나 메트로폴리탄을 경험하고 싶을 때 암트랙을 타고 뉴욕 여행을 쉽게 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택시: Uber와 Lyft를 사용하게 되실 텐데, 이용하실 때마다 두 어플의 가격을 비교해서 더 저렴한 것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공항: 워싱턴D.C. 근처에는 크게 DCA, IAD, BWI 세 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DCA와 IAD는Foggy Bottom 역에서 바로 오갈 수 있고, 그중에서도 DCA는 캠퍼스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학기 중에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이 목표였던 저에게는 이 공항과의 접근성이 매우 큰 이점이었습니다. DCA에 웬만한 미국 국내선은 다 연결되어 있고, 저는 미 서부 여행이나 캐나다 여행 모두 IAD가 아닌 DCA에서 출발했습니다. BWI는 다른 공항에 비해 비교적 멀고 가는 길도 복잡하지만 저가항공의 비행기 표가 많다고 합니다.
(4) 통신
저는 Mint Mobile 핸드폰 요금제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한국 번호와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미국 내 통신을 위해 e-sim을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서 미국 번호를 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미국 내에서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에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추가적으로 혹시 모르게 해외에서 한국 데이터가 사용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해외 로밍데이터 차단 혹은 장기정지를 하고 출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해외에서도 한국 핸드폰 번호를 이용하여 본인인증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장기정지-로밍문자 수신 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여행
저는 저에게 주어진 한 학기의 시간을 여행으로 정말 알차게 쓰고 싶어서 출국 전부터 열심히 계획했습니다. 이에 뉴욕으로 in을 해서 개강 전 짧게 여행을 한 후에, 학기 중에는 보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뉴욕 2번, 캐나다(토론토, 나이아가라, 몬트리올), 마이애미, 뉴올리언스를 갔고 학기 중간의 땡스기빙 연휴에는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니언, 샌프란시스코를 갔습니다. 종강 이후에는 뉴욕에서 크리스마스와 볼드랍을 즐긴 후에 미 서부로 넘어가서 la와 샌디에고를 여행한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out을 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미국에 와서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사전에 계획을 짰었고, 운이 좋게도 GWU에서 만난 한국인 교환학생분들 모두 여행을 좋아해서 동행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동행을 구하지 못할 경우 혼자서 미국 여행을 하는 건 어떻겠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서 말씀드리자면, 워싱턴D.C., 뉴욕, 보스턴은 교통편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늦은 시간만 아니라면 충분히 혼자서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치안이 위험한 편이라고 알려진 지역, 혹은 미 서부처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우버나 리프트를 주로 이용해야 하는 지역은 최대한 동행을 구하셔서 다니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워싱턴D.C. 주변의 여가 활동
워싱턴D.C.가 미국 정치 활동의 중심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주변에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놀러다닐 곳이나 문화생활을 즐길 곳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 역시 제가 D.C.를 좋아했던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선 캠퍼스 근처에는 스미소니언 계열 박물관과 미술관이 정말 많습니다. 규모도 크고, 대부분 무료 입장이라 일정이 없는 날에 하나하나 도장깨기하듯 방문하기 좋습니다. 내셔널 갤러리, 내셔널 포트렛 갤러리와 스미소니언 미술관, 허시온 뮤지엄, 국립 흑인 역사 문화 박물관,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 국립 자연사 박물관 등 정말 많은 기관들이 있습니다. 특히 저는 내셔널 갤러리를 가장 좋아했어서 열 번도 넘게 방문했습니다. 여유 있는 날에 모네, 고흐, 르누아르 등의 작품을 보면서 그 공간을 향유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워싱턴D.C. 내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예술 홀인 케네디 센터도 캠퍼스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등 많은 공연이 열리는 곳이며, 케네디 센터에서 캠퍼스 내 지하철 역인 Foggy Bottom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9월 경 친구들과 함께 케네디 센터에서 했던 야외 영화 상영회에 갔었는데 이 역시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또는 버스를 타고 2-30분 정도를 이동하면 Capital One Arena라는 큰 경기장에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태양의 서커스 OVO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즈와의 NBA 경기를 봤습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경험을 친구들과 함께하니 정말 신나고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공연이나 경기 일정을 확인하신 후에 꼭 한 번쯤은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강가를 따라서 형성된 the wharf, 많은 기념품샵과 식당이 있는 조지타운, dupont circle, logan circle 등 놀러갈 곳이 많습니다. 특히 조지타운의 경우에는 약 15분 정도만 더 걸어가면 조지타운 대학교도 가볼 수 있어서, GWU의 캠퍼스와는 다른 ‘큰 미국 대학의 캠퍼스’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수도인 만큼 의회도서관 방문 및 의회도서관 투어를 추천드립니다. 이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무료로 예약하실 수 있습니다!
(3) 동아리 및 교내 활동
저는 특별히 교내 동아리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학기 초반에는 GWU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다른 교환학생분들, 현지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GW Event Calendar(https://calendar.gwu.edu/)를 통해서 각종 교내 행사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사전에 참여 신청을 받는 행사들도 있으니 미리미리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다시피 GWU의 한국학 전공에서 열리는 행사들에도 참여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오기 전에 걱정했던 것에 비해 워싱턴D.C.는 매우 안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캠퍼스 내부는 건물마다 security가 있어서 가끔은 새벽에 이동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해가 지고 나서도 백악관 주변 내셔널 몰(링컨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등) 쪽을 다니기는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급적 너무 늦은 시간에 혼자 캠퍼스 밖을 돌아다니는 일은 지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union station보다 더 동북쪽 지역은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이에 (저는 개인적으로 위협을 느낀 일은 없었지만) 늦은 시간 혹은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시간에 union station에 혼자 가실 일이 있다면 우버나 리프트를 타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워싱턴 D.C. 근교에 놀러가보기 좋은 곳들을 더 말씀드리자면 버지니아 주의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이 있습니다. 포토맥 강을 따라 조성된 고즈넉한 느낌의 번화가로, 맛있는 식당이나 카페도 많고 구경할 거리도 많습니다. 캠퍼스 내에 있는 Foggy Bottom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기 편하기에 한 번쯤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의 유명한 테마파크인 식스플래그가 메릴랜드에 위치하고 있어서, 캠퍼스에서 우버로 한 시간 이내면 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엄청난(!!) 놀이기구들이 많아 스릴 있는 체험을 좋아하시면 친구들과 함께 가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할로윈 시즌 때 갔었는데 현지 놀이공원에서 할로윈을 즐기니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경우에는 쇼핑할 일이 있으면 너무 멀리 나가지는 않고 Pentagon City나 조지타운을 방문했습니다. 기타 다른 물건들을 살 일이 있을 때에는 아마존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입소를 하실 때 GWorld Card라는 학교 학생증을 받게 되는데, 입소 전에 여행을 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isic 국제학생증 발급을 추천드립니다. 각종 미술관 혹은 박물관에서 학생 할인을 해 주는 경우가 많아 저는 국제학생증도 종종 잘 사용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대학교 입학 전부터 기대해왔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값지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 가지 길을 향해 열심히 달려오다 넓은 세계를 직접 피부로 마주하는 일은 저로 하여금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해 주었습니다. 출국 전에는 타지에서 혼자 살아본다는 게 조금은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기숙사에 입소하자마자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하루하루를 참 행복하게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초반에는 교환 프로그램의 목표를 명확히 정해 놓으면 그게 저 자신에게 덫이 될까봐 ‘한 학기 동안 푹 쉬면서 여행이라도 많이 다니면 남는 거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활 자체를 즐기다보니 다른 교환학생분들과 현지 친구들을 포함하여 정말 좋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강의를 통해서 학업적으로 느낀 바도 많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 듯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이번 교환학생 경험은 앞으로의 또 다른 도전을 위한 기반이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는 학우분들이 있다면 저는 주저 없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마다의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며 그 특별한 시간을 마음껏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제 귀국보고서가 그 첫걸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