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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2024-2학기][입선]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윤○민)

Submitted by Editor on 18 November 2025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편입니다. 교환학생 전까지는 중앙아시아, 중동, 인도 등의 국가를 다양하게 방문하였으나 막상 유럽을 간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을 한번쯤은 가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스누인 등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외국 대학을 방문하여 그곳의 학생들과 교류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의 대학 생활을 짧게나마 체험하고 나서, 다른 나라에서의 학문적 분위기를 조금 더 제대로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에서의 학교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계속 비슷한 생활이 지속되었고, 반복되는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가 모여 종합적으로 유럽 교환학생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VU Amsterdam;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로 2024학년도 2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은 유럽 곳곳을 여행하기에 매우 좋은 곳입니다. 기숙사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암스테르담 Schiphol 공항이 있는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큰 허브 공항 중 하나입니다. 유럽 거의 모든 목적지를 직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제가 고려했던 다른 지역인 영국과 달리 네덜란드는 쉥겐 구역 안에 있어 입국/출국 심사 없이 유럽 여러 국가를 다닐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시간과 비자 측면에서 여행에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출발하여 영국,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 등 국가까지 가는 기차편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환의 주 목적을 여행으로 두고 싶은 분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여행이 아닌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문화와 사회를 캐주얼하게 소개해주는 “The Undutchables”라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의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 그리고 한국이랑은 정말 다른 지리가 흥미로웠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확고한 국가적 정체성을 조금 더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에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인 면도 한몫 하였습니다. 네덜란드는 서유럽 중 치안이 상당히 안전한 국가입니다. 또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국가는 많은 경우 자국 언어 자격증이 필요하거나 영어 개설 수업이 몇 개 없어 선택의 폭이 좁지만, 네덜란드는 영어 자격증만 요구하고 또 거의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치안과 학업에서의 수월함까지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네덜란드를 선택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VU Amsterdam은 암스테르담 남쪽 외곽 지역에 있고, 학생들의 기숙사는 암스테르담 근교 Amstelveen이라는 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은 조금 복잡한 편이지만, 대학이나 기숙사 주변은 한적하고 주변에 자연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평화로운 동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의 복작거림과 근교의 평온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교환 생활이 될 것입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교환학생이 정말 많은 편입니다. 교환학생만 수백 명 있고, 또 그 중에서 한국인만 30명 정도 있었습니다 (추후에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배경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다른 교환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므로 상대적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을 (수강 과목 팀플이 아닌 이상) 많이 사귈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캠퍼스가 서울대 인문대 크기 정도로 굉장히 작지만, 건물들이 꽤 큰 편입니다. 어떤 건물이 어디 있는지 잘 찾아놓기만 한다면 대학교 시설과 관련해서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네덜란드는 비자가 아닌 거주허가증 제도입니다. 그래서 복잡한 비자 신청 절차가 필요한 타 유럽 국가(독일 등)에 비해 준비해야 할 것이 현저히 적습니다. (ex: 대사관 방문/인터뷰 없음) 그만큼 유럽으로 가기 전까지 비자가 승인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위험 감수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업무 처리도 빠른 편이고 경쟁이 있는 예약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덕분에 비자 발급 절차가 늦어져 출국일에 쫓겨 비자를 한국에서 겨우 받거나 못 받는 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로 인한 마음고생도 없습니다).

저의 교환교인 VU Amsterdam의 경우, 학교가 거주허가증 신청 과정 대부분을 대신하여 처리해줍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제출서류(여권 스캔본, 통장잔고증명서 등)만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면 돼서 그 절차가 매우 편합니다. 교환 출발 약 1달 전에 네덜란드 이민청(IND)이 학교를 통하여 거주허가증이 승인되었다고 메일을 보내줍니다. 이후 네덜란드 도착 직후 이민청 사무실에 가서 지문 등록을 하고, 그로부터 1달 후 최종적으로 거주허가증을 현지에서 수령합니다.

네덜란드 도착 이후 지자체(Amstelveen 시)에 등록을 해서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BSN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BSN이 있어야 현지 은행 계좌 개설 등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개강 2주 전에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 주간에 Amstelveen 시에서 시청 공무원들이 와서 등록을 도와줍니다. (여권과 IND 거주허가증 승인 문서를 지참하면 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VU Amsterdam에서는 교환학생들만 사용하는 기숙사 동이 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기숙사 동에 선착순으로 인터넷 신청을 하는 방식을 통해 기숙사를 정합니다. Uilenstede라는 기숙사 단지 내 가장 주요한 Green Tower, Red Tower를 포함한 여러 건물이 있는데, Green Tower은 개인 화장실, Red Tower는 공용 화장실입니다. 두 동 모두 1인 1실이고 공용 주방을 쓴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이에 따라 파견 오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Green Tower에 거주하는 편입니다.

Duwo라는 student housing 업체를 통하여 기숙사에 입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설 보수 요청 등 모든 기숙사 관련 업무는 그 업체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입주할 때 Duwo에서 웰컴 키트를 주는데, 유럽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Lebara 유심, 침구류(이불, 매트리스 커버, 베개 등), 주방용품(수저, 접시, 컵, 칼, 뒤집개, 도마, 행주 등), 청소용품(세제)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한국에서 짐을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III-1에서 언급한 거주허가증 신청은 학교에서 대신해주는 것인데, 처리 비용으로 대략 275유로가 소요됩니다.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별도의 tuition fee나 student fee는 없이 서울대에 등록금을 납부하시면 됩니다.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 동마다 다르지만, Green Tower의 경우 월 540유로(80만원) 정도입니다. Red Tower는 이것보다 조금 더 쌉니다.

네덜란드 거주허가증을 받으려면 건강보험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저는 VU에서 추천하는 AON 국제학생보험을 들었습니다. 네덜란드로 가기 전 온라인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보험비는 교환 전체 기간 동안 200유로(3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VU는 서울대에 비해서 온라인 시스템이 다소 불안정한 편이라, 이런저런 신청으로 온라인 서류 업로드 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수강신청 시 서버가 다운될 수도 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IT 담당자에게 메일로 문의하면 빨리 해결해 주는 편입니다. (선착순 신청 중에 발생하는) 서버 다운의 경우 서버가 복구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새로고침을 하면 언젠가 복구되어 무난히 완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단과대 교환학생이 아닌 이상 신청할 수 있는 과에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관련 배경지식만 갖춰져 있다면 소속에 상관없이 수강을 허용해주는 편입니다.

수강신청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VU 홈페이지에 있는 수강편람 페이지를 보고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듣고 싶은 과목을 이메일 또는 온라인 폼으로 제출합니다. 원하는 과목을 직접 골라도 되고, 부전공(minor)을 하나 골라 그 부전공에 있는 수업들을 일괄적으로 고를 수 있습니다. 단, 초기 신청 시점에는 아직 수업시간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원하는 과목을 직접 고르는 경우 신청한 수업들이 서로 겹칠 수 있습니다.

이후 교환학생 담당자가 제출한 과목에 대하여 ‘수강신청권’을 줍니다. 이때 만약 신청한 수업의 시간들이 겹친다면 선착순 수강신청 전까지 메일을 통하여 다른 수업을 추가하거나 신청한 수업을 제외할 것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수강신청을 합니다. 선착순에 대한 경쟁이 서울대에 비해서 심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원하는 과목을 문제 없이 들을 수 있는 편입니다.

VU Amsterdam은 Period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년이 Period 1 – Period 6까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Period 1/2는 1학기(가을), 3은 겨울 계절학기, 4/5는 2학기(봄), 6은 여름 계절학기입니다. 이에 따라, 한 학기 교환의 경우 보통 2개의 Period를 듣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학기 중간에 듣는 과목이 바뀌는 것, 즉 한 학기에 종강을 2번 하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최소 4개 수업 (24ECTS)를 들어야 하므로 보통의 경우 Period 1, 2 (또는 4, 5)에 각각 2개를 듣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제가 들은 과목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 Amsterdam: A Historical Introduction: 다른 교환학생 수기에도 많이 언급된, 암스테르담 도시사 수업입니다. 역사, 도시공학, 지리, 미술 등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수업입니다. 한 주에 이론수업과 현장수업이 있는데, 특정 시대에 암스테르담에 일어났던 변화들을 이론 수업에서 배운 다음, 현장 수업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대표적인 예시가 되는 건물/동네를 직접 방문합니다. 현장 수업에서는 장소를 방문하여 조사한 것을 토대로 주어진 질문에 답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이 작업이 팀플로 진행되는데, 상당한 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팀플을 할 때는 너무나 예쁜 공간에서 정신없이 과제를 하는 스스로의 처지가 대조되어 불만족스러웠지만, 막상 배우고 나니 암스테르담이라는 공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만큼 더 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조별 과제 5번과 기말고사로 구성됩니다. 기말고사는 모두 논술형 문제입니다.

- Sustainability and Environmental Change: 기권, 수권 등 지구를 이루는 각 요소를 테마로 하여 환경 문제 그리고 지속 가능성 문제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여러 교수님이 매 주마다 지구권의 각 요소를 지구과학에 입각하여 소개하고, 그것이 현대의 환경 문제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강의를 하십니다. 환경과 관련된 정책적인 면을 지구과학과 적절한 비중으로 혼합한 점이 좋았습니다. 평가는 특정한 환경 주제를 잡아 3분 동안 관련 도표를 소개하여 발표하는 것과, 단답형/논술형이 섞여 있는 기말고사입니다. 전반적으로 환경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폭넓게 다루는 무난한 강의인 것 같습니다.

- Data Science: Visualisation and Analytics in R: 통계 프로그래밍 언어인 R에서 ggplot 등의 모듈을 통해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수업입니다. 다만 저는 교환학생 전 이 과목과 유사한 서울대 통계학과 과목인 “전산통계 및 실습”을 수강하고 왔고, 이 수업은 VU 사회대에서 여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제 기대만큼 심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수업에는 R을 처음 접해보는 수강생들이 많았는데, 모든 조별 과제를 저 혼자 해야 했을 정도로 초심자에게는 진도가 너무 빠른 편이어서 크게 만족한 수강생이 많지는 않았던 수업이었습니다. 평가는 개인 과제 3회, 조별 과제 5회, 기말 프로젝트로 구성됩니다. 이미 R을 상당 부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교환학생 중 과목 부담을 최소화하고 싶을 때에만 수강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 Information Retrieval: 컴퓨터공학 수업으로 검색 엔진, 즉 체계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탐색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강의입니다. Vector Space Model, PageRank 등의 이론을 배운 후 샘플 데이터셋을 통해 배운 개념들을 Python으로 구현하는 수업입니다. 서울대에 있는 컴퓨터공학 수업은 컴퓨터에 대한 근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반면, VU에서는 프로그래밍의 응용 분야 하나를 선정한 다음 이를 자세히 파고드는 형식으로 수업이 구성되어 있어서 얻어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평가는 파이썬 과제 6회 그리고 객관식 문제만으로 이루어진 기말고사로 구성됩니다. (기말고사는 족보에서 겹치는 내용이 많습니다!)

이 네 과목을 보시면 역사, 환경, 통계, 컴퓨터공학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수강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VU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학문 간 자유로운 수강을 허용하는 제도 같습니다. 수강 제한이 없다 보니, 제가 관심이 있었지만 전공 등으로 인해 서울대에서 듣지 못한 여러 분야에서의 수업을 들었고 그에 따라 지금까지 충족되지 못했던 지적 호기심을 펼쳐본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수업 자체의 난이도는 대체로 서울대 수업보다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울대에서 수업을 들을 때 흔히 사용하는 공부 방식을 사용해도 충분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의 내용 자체보다 영어가 문제인 경우가 주변에서 많았습니다. 가령, 한국어로 친숙한 용어를 영어로는 잘 모르거나, 기말고사에서 논술형 문제에 대한 답을 영작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실제로 아는 것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네덜란드 사람들은 영어가 매우 유창한 편입니다. 실제로 네덜란드 생활 중 영어로 대화를 못 하는 사람을 딱 1명밖에 못 봤을 정도였습니다. 그에 따라 한 학기라는, 외국어 하나를 배우기에 비교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네덜란드어를 학습할 유인은 적습니다. 다만, 표지판이나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명 등은 네덜란드어로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생활하다 보면 주요 단어를 자연스레 습득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네덜란드어는 영어와 많이 비슷하여 더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VU에서 제공하는 네덜란드어 강좌가 있으나 저는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경우 (단과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과목은 출석점수가 없습니다 (아예 출석을 호명하지 않음). 심지어 제가 들은 Information Retrieval 수업은 수강생이 400명이었어서 적절한 불출석이 권장되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과목별 평가요소를 강의계획서에서 꼭 확인하고 나서 지혜롭게 수강할 과목을 고르시길 바랍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방수 바람막이: 네덜란드는 비가 정말 자주 옵니다. 그렇다고 항상 우산을 들고 다니기엔 불편함이 있는데, 1) 20분 간격으로 비가 왔다 그쳤다 하고 2) 비가 오면 바람이 많이 불어 우산이 소용없거나 고장나는 경우가 많고 3) 우산을 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러한 날씨에는 바람막이처럼 비를 맞을 수 있는 옷이 제일 유용합니다. 이는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웬만한 유럽 국가에 적용됩니다.

- 각종 옷 충분하게 챙기기: 유럽 현지에서 옷을 사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유럽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사이즈가 꽤나 크게 나와 맞는 옷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옷의 품질도 한국보다 낮고, 가격은 더 비쌉니다. ‘옷은 거기 가서 사야지’라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조금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교환학생 분들이 많이 언급하는 한식 (코인육수, 불닭소스, 블럭국 등)을 가져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별개로, 다른 VU 교환수기에서 가져가면 좋은 물품으로 전기장판을 많이 추천했는데, 저는 기숙사에 있는 라디에이터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하게 살았어서 가져온 전기장판을 한 번도 안 쓰고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 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제가 생각하는 네덜란드의 단점이 딱 3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물가입니다. (다른 두 개는 겨울 날씨와 음식입니다) 그만큼 네덜란드의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제가 가본 여행지 중에서 물가가 비싼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런던, 파리 그리고 그 다음이 암스테르담이었습니다.

물가 중에서도 인건비가 비싼 편이라, 서비스 비용이 특히 비쌉니다. 외식과 택시가 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보통 수준의 식당에서 외식을 한다면 인당 20유로(3만원) 정도 나오고, 15분 정도 걸리는 공항에서 기숙사까지의 택시비는 대략 34유로(51,000원)입니다.대중교통 비용도 비싼 편입니다. 대학 캠퍼스가 있는 Amsterdam Zuid 역에서 Schiphol Airport 역까지 기차로 7분 거리인데, 2025년 1월 기준 기차 요금은 3.5유로(5,200원)였습니다.

그래도 슈퍼마켓, 그 중에서도 식재료 물가는 한국에 비해 싸거나 거의 비슷한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사 기숙사에서 해먹습니다 (후술).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앞서 말했듯이 네덜란드는 외식 물가가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사서 기숙사에서 해먹는 편입니다. 또한 네덜란드 음식이 그렇게 맛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스스로 해먹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나마 암스테르담에 있는 한식당을 추천드리자면 Rokin 주변에 있는 홍콩반점과 치킨집인 소주바를 추천드립니다.

슈퍼마켓과 관련한 얘기를 드리자면, 보통은 Albert Heijn 또는 Jumbo를 가서 장을 봅니다. 저는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Jumbo를 많이 썼습니다. Albert Heijn이든 Jumbo든 꼭 보너스 카드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으시기 바랍니다!

대학 캠퍼스에서 도보 10분, 기숙사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Gelderlandplein 쇼핑몰 안에 신라라는 한인마트가 있는데, 꽤 다양한 종류의 한식을 구할 수 있습니다. Ochama라는 앱을 통해 아시아 음식을 주문해놓고 기숙사 인근의 아시아 식당에서 픽업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의료: 네덜란드 교환학생은 의료보험을 가지고 의원에 등록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교환학생의 경우 AMC 병원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III-3에서 언급한 학생보험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개강 2주 전에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 주간에서 AMC 측에서 직원이 나오는데, 이때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 마찬가지로 오리엔테이션 주간에서 ABN AMRO 은행에서 직원들이 나와 학생계좌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온라인 신청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서도 온라인 신청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계좌를 개설하고 나서 카드를 그냥 수령할 수 있지만, BSN을 등록해야 계좌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ABN AMRO사가 학생계좌 수수료가 무료여서 많이 사용하지만, 꼭 이 은행을 사용할 필요는 없고 다른 은행도 학생 계좌 상품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통: 네덜란드에서 탈 교통수단은 대부분 기차/트램/지하철/버스입니다.

네덜란드는 특이한 기차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차 표를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교통카드를 찍는 것만으로도 전국의 모든 기차(그리고 모든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즉흥적으로 국내여행을 하기 매우 좋고 유연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연되는 일이 잦고 공사 때문에 시간표에 차질이 자주 생기지만 그래도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고, 유연하게 다른 기차로 바꿀 수 있어 실제 지연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은 덜한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 철도 회사인 NS에 신청하면 off-peak 시간대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트램은 도시 안에서 가장 흔한 교통수단입니다. 한국에는 없어 생소할 수는 있으나 버스와 비슷해 이용하기 쉽습니다. 탈 때 교통카드를 찍고, 내릴 때 또 찍으면 됩니다. 지하철과 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은 암스테르담의 약한 지반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 생겼는데 그래서 그런지 시설이 정말 깨끗하고 현대적인 편입니다.

안타깝게도 환승 시 운수회사가 다르다면 기본요금이 다시 붙습니다. 예를 들어, GVB사에서 운영하는 트램을 타고 뒤에 환승해서 NS에서 운영하는 기차를 탔다면 환승 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대중교통 비용이 많이 늘어납니다. (일본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자전거는 네덜란드의 가장 상징적인 교통수단입니다. 전국민이 자전거를 가지고 있고 자전거 주차장이나 자전거도로와 같은 인프라가 너무나도 잘 되어 있습니다. 저는 Swapfiets라는 자전거 렌탈 서비스에서 월마다 자전거를 구독하여 학생 요금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매월 1유로를 추가하면 바구니를 제공해주니 잊지 마세요! 네덜란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지인스러운 경험이 암스테르담 거리를 자전거로 쏘다니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네덜란드에 있을 때 꼭 자전거를 일상적으로 이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 유럽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자전거 연습을 해오시기 바랍니다. 자전거도로에서의 규칙을 현지에 가서 배워야 하는데, 이때 충분한 자전거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여 Swapfiets 구독료도 낭비하고 비싼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통신: III-2에 나와있는 것처럼 기숙사 초기 입주 시 무료로 Lebara 유심이 제공되는데, 저는 그것을 교환학생 내내 사용하였습니다. 레바라는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로밍 필요 없이 쓰던 요금제 그대로 쓸 수 있어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 저로서는 알맞은 상품이었습니다. 다만 매월 납부하는 정기 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은행 계좌가 필요한데 그 전까지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요금제는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기타: 기숙사 단지 내 위치해 있는 VU 스포츠센터에서 저렴한 학생할인 값으로 헬스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크로스핏/요가 레슨을 할 수 있습니다. (6개월 155유로)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온라인 쇼핑몰인 bol.com을 자주 사용하여 배달시켰는데, 사이트가 네덜란드어로 되어 있고 현지 계좌로만 결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상품이 많고 배달이 빠른 온라인 쇼핑몰이라 만족스럽게 이용하였습니다. 택배는 mypup이라는 시설을 이용하여 받았는데, 택배를 지정된 개인 주소로 보내면 택배가 mypup 사를 거쳐 기숙사에 있는 무인택배보관함으로 도착합니다. Mypup과 관련해서는 추후 기숙사 신청 완료 후 자세한 이용 안내 방법이 메일로 발송될 것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VU 내 여러 학생동아리가 있으나 주로 네덜란드 현지 학생을 중심으로 짜여 있어 교환학생이 쉽게 참가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주로 운동 관련 (특히 조정 관련 수상스포츠가 유명합니다), 문화 관련 (오케스트라 등), 사회참여 관련 (모의유엔 등) 동아리로 구분됩니다.

동기 부분에도 언급했듯이 유럽여행을 많이 가고자 하는 이유로 암스테르담을 선택했고, 그에 따라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교환 동안 (네덜란드 포함) 22개국을 다녔습니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벨기에,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폴란드, 영국, 포르투갈, 모로코, 아이슬란드, 스위스, 슬로바키아, 헝가리, 스페인, 룩셈부르크.

수강하는 수업을 잘 골라서 최대한 공강을 많이 만들어 여행을 가고자 했습니다. 참고로 주말에는 항공권이 비싸고 월요일은 싸기 때문에, 월요일 오전에 수업을 비워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시간표에 따라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달라집니다.

항공권은 주로 Google Flights에서 최저가를 비교했고, 숙소는 최대한 한인민박에서 묵으려고 했습니다. 유럽에서 자주 먹기 어려운 한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인민박이 없는 도시는 주로 hotels.com에서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했습니다. 도시 간 이동 시 버스는 플릭스버스(국제학생증으로 할인 가능)나 RegioJet을 주로 이용했고, 기차는 여행 국가 철도청에서 직접 기차표를 구매했습니다. omio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직접 예매하는 것이 조금 더 싸고 표 변경/취소가 더 쉽다고 생각하여 직접 구매했습니다.

여행은 혼자 다니거나 VU 내 한국인 교환학생들이랑 같이, 또는 유럽 다른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지인과 같이 여행했습니다. 혼자 여행할 때는 때때로 한인민박에 있는 분들과 즉석으로 같이 다니기도 했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과 동행해서 여행하는 것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은 두 형태의 여행 모두 체험해 보시고 스스로에게 어떤 여행 스타일이 맞는지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네덜란드는 서유럽 국가 중 치안이 굉장히 안전한 편입니다. 다행히 저는 안전과 관련하여 어떠한 사건사고도 없었고, 네덜란드 안에서 위험하다고 느낀 적도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소매치기가 있기는 하다는 말을 건너건너 들었어서, 한국에서 평소에 다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며 다녀야 할 것입니다. (네덜란드 밖으로 여행을 간다면 특히나 더 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거의 모든 도로는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자전거도로가 있습니다. 아직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전거도로의 존재를 모르거나 까먹기 쉬운데, 이 때문에 자전거에 치이는 등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네덜란드는 자전거가 자동차나 보행자보다 통행 우선권을 가지기 때문에 처음 도착할 때 꼭 길거리에서 자전거가 있는지 좌우를 살피고 자전거를 먼저 보내주며 다니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방 적응될 것입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Uilenstede 기숙사 단지 주변에 녹지공간이 많습니다. 서쪽으로 가면 Het Amsterdamse Bos라는, 엄청나게 큰 규모의 도시숲이 있고 기숙사 뒷편 공간에도 운하를 따라 쭉 숲길이 나 있습니다. 조금 시내로 들어가면 분위기 좋은 도시공원인 Vondelpark이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특히 근교)은 정말 자연을 가까이서 찾아볼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는 소도시가 정말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제가 가본 곳 중에서는 Delft, Utrecht가 제일 예뻤고 더 작은 마을 중에서는 암스테르담 북쪽 근교에 있는 Edam과 Volendam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네덜란드라는 나라는 한국 사람들에게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 곳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같은 주변 국가들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그래서 잘 여행을 오지 않는 저평가된 나라입니다. 저도 교환학생을 오기 전까지는 네덜란드에 대한 막연한 인상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스러움’이 가장 잘 묻어나는 나라는 단연코 네덜란드인 것 같습니다. 비록 에펠탑처럼 웅장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나의 랜드마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운하와 좁은 벽돌집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운 국가 네덜란드의 분위기가 저에게는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 덕분에 중요한 교훈이 생겼습니다. 제가 잘 몰랐던 것이 알고 보니 정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그것이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새로운 선택을 하기 위한 자신감을 교환학생 덕분에 많이 얻었습니다. 암스테르담 그리고 유럽 여러 여행지에서의 경험으로 비추어보았을 때, 아직 해보지 않은 선택, 아직 가보지 않은 곳에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새로운 선택을 하기 위한 자신감’을 얻은 계기는 비단 네덜란드의 아름다움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자유로운 사회적인 분위기는 나쁘게 말하면 철저한 개인주의이지만, 좋게 말하면 그것은 개인이 하는 선택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고 개입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위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내리는 방법을 자유로운 나라에서의 자유로운 대학교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현재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저는 고민하지 않고 떠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돈과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겠지만, 제가 유럽에서 경험한 것은 143일이라는 시간과 그 시간 동안 쓴 돈을 훨씬 뛰어넘는 내면적인 가치를 안겨주었습니다. 삶에서 겪은 일들을 토대로 깨달음을 얻어 가치관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과정 아닐까요? 저는 교환학생을 통해 이 과정을 겪은 동시에 그 존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틀림없이 여러분도 교환학생을 통해 비슷한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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