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제가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대하고 기다렸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교환학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만큼 교환학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참여해보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교류하며 시각을 확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성장, 여행, 휴식 모두를 챙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물론 한국에서 보다는 개인의 시간이 많긴 하지만 모든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제가 교환학생을 가는 우선적인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언어 -> 문화 교류 -> 여행 -> 휴식’ 순서로 저만의 교환학생 참가 동기를 나열해보았고, 가기 전부터 현지 생활을 하면서까지 계속해서 이 순위를 상기하며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교환 프로그램 참가 시기를 정할 때도 미국만의 특성을 반영하여 결정했는데요. 우선 우리나라의 2학기는 미국의 학년 시작 학기이기 때문에 동아리 모집 뿐만 아니라 학교 행사가 매우 활발할 뿐더러, 매우 다양한 Holidays가 존재합니다. 노동절, 가을 방학, 할로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환학생의 설렘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도 날씨는 추웠지만, 2학기에 파견을 갔던 것에 대해 아주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미국으로 파견을 가고 싶지만, 추운 날씨는 기피하고 싶으시다면 서부의 UC 대학교 위주로 파견을 고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미국 동부 뉴욕주의 주도, Albany에 위치한 University at Albany, SUNY(뉴욕주립대 Albany 캠퍼스)라는 학교에 파견되어 한 학기를 보냈는데요. 사실 주립대학교이기 때문에 QS Ranking이 아주 높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뉴욕 시티를 생각하고 Albany를 오신다면 크나큰 오산이라는 점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UAlbany로 유학을 온 한국인 유학생 중 Albany를 뉴욕 시티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와서 꽤 후회하고 있는 분도 본 경험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뉴욕 시티의 화려함보다는 Albany의 평화로움과 깔끔함에 매료된 저로서는 아주 성공적인 선택이었지만, 뉴욕 시티에서 오랫동안 머물러보고 싶으시다면 Rutgers나 SUNY Stonybrook 캠퍼스 등을 선택하시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Albany의 지역적 장점을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여행: Albany는 보스턴, 캐나다, 뉴욕시티와 버스로 각각 4시간, 5시간, 3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에 있어 다양한 지역 여행을 버스로 다니기에 매우 편리한 지역입니다. 제가 Albany 지역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합니다.
- 날씨: 뉴욕시티보다 북쪽으로 3시간을 더 가야하기 때문에 2학기에 너무 추우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학교에 머무는 것은 12월까지이고 Albany의 진짜 겨울은 1월 중순에 시작되기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타는 저도 날씨가 좋다고 인식했습니다. 10월까지는 따가운 햇살이, 11월부터는 흐린 날씨가 꽤 자주 있는 편입니다. 간혹 교환학생 후기에서 날씨가 흐려 우울했다는 분들도 보였는데, 우리나라보다 광활하고 깨끗한 하늘을 보이는 날이 많았고 저는 날씨에 예민한 편이 아니어서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추울 때는 교내에 존재하는 지하 통로(Tunnel)와 셔틀버스를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물론 학기 말에는 눈이 많이 왔지만, 이 역시 저에게는 낭만적인 하루하루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 역사: 뉴욕주의 주도이기 때문에 다양한 행정 시설이 존재합니다. 무료로 방문이 가능한 뉴욕주 박물관, 허드슨 강의 상류 유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저는 재즈 행사, 세계 음식 박람회, 라틴 아메리카 행사 등에 참여했습니다), 겨울에 운영하는 아이스링크, 청사 등을 방문하며 자칫하면 무료하고 의미 없이 지나가버릴 수 있는 자유 시간을 채워갔습니다. 학교에서 교환학생이나 유학생을 대상으로 해당 박물관이나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니, 꼭 참여해 보셨으면 합니다!
- 자연: Albany는 다운타운 외에는 굉장히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인 지역입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도심을 좋아하신다면 이러한 환경을 지루하고 단조롭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했는데요. 허드슨 강의 상류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와 수도 없이 많은 공원, 숲이 있어서 주말에 직접 도시락을 싸서 친구들과 피크닉을 가거나 산책을 하며 힐링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캠퍼스 안에도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가 있어 청설모들을 원없이 구경하며 휴식을 즐겼습니다.
다음은 SUNY Albany 캠퍼스, 즉 제 파견학교의 장점입니다. 저는 교환학생으로서 최대한 다양한 교내 행사 및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노력했는데요. 그 결과로서 도출한 결론은, SUNY Albany 캠퍼스는 교환학생들에게 정말 다채롭고 재미있는 행사들을 많이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비단 교환학생에게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현지 친구들을 얼마든지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 프로그램: University at Albany에는 교환학생, 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 행사는 모두 학교의 ISSS라는 부서에서 인스타그램, 학교 메일 등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니, 파견을 가시는 분들께서는 틈틈이 SNS를 확인하시면 알차게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교외 행사 참여 뿐만 아니라 교내에서도 인디언,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문화권을 테마로 한 파티와 이벤트가 열리니, 해당 동아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심히 열람하시면서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면 교환학생을 더 유익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자부합니다. 특히 제가 파견된 기간에는 운좋게 미국 대선 시기와 겹쳐 대선 개표 방송을 함께 직관하는 피자 파티에도 참석하며 미국인들의 정치 의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범죄학: 범죄학 분야에서 높은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는 UAlbany는 서울대학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범죄학 수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도 파견 이전부터 Justin Picket 교수님의 범죄학 수업을 꼭 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명성만큼 재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단,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수업 PPT 자료를 제공해주지 않으시고, 대형 강의임에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으셔서 이해가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항상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녹음하여 복습을 철저히 해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시험 준비는 다른 과목에 비해 약간의 부담이 느껴졌습니다.
- 다양한 인종: University at Albany의 학생 인종 비율은 미국 전역의 인종 비율과 매우 유사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통계 설문 조사에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 통계학에도 강점을 지닌 학교인데요. 그만큼 새로운 문화와 ‘작은 미국’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현지에서 친해진 친구들의 경우에도 Asian American, African American이 꽤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성 속에서 더 개방적이고 넓은 시야를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의 경우, 교내 OIA에서 제공해주시는 오리엔테이션과 현지 학교의 비대면 오리엔테이션을 참고한다면 그 절차에 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물론 비자를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성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 복잡하다고 느끼실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도 교환학생 비자 발급 절차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 해놓은 영상이 많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비자 발급 절차는 아래와 같으며 출국 3달 전에는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J-1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파견교가 Semester 제도의 학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이 F-1 비자보다는 J-1 비자를 발급받으시는 것이 학기를 마친 이후에 여행을 다니기에도 안전하실 거에요!
입학허가서 I-20 출력 및 서명 -> 비자용 사진 찍기 -> SEVIS FEE 지불하기, DS160 작성하기 -> 비자 인터뷰 신청하기 -> 비자 인터뷰 하기 -> 비자 수령하기
제가 비자 신청을 위해 참고했던 유튜브 영상 링크를 아래에 첨부해놓겠습니다:)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6Nib7RK0J4Q
2. 숙소 지원 방법: 저는 Freedom Apartment라는 아파트형 기숙사에 머물렀습니다. 총 4인실에 룸메이트 한 명과 방을 함께 쓰는 구조였는데, 다행히 좋은 친구들과 배정이 되어 함께 다양한 추억을 만들기 좋았습니다. 룸메이트들과 holiday에 맞춰 방을 꾸미기도 하고, 생일 파티도 하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는 등, 기숙사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가득 만들었습니다! 또한, 미국 대학은 개강 전 룸메이트에 대한 상세한 요구사항 기재가 가능하며 개강 이후에도 방을 바꾸는 것이 행정적으로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에 룸메이트에 대해서는 너무 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 중에서는 룸메이트로부터 인종차별을 겪은 사실을 행정실에 알려 즉시 방을 변경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제가 지냈던 Freedom Apartment가 캠퍼스 수업 동과 멀어서 비추천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저의 경우 날씨가 좋을 때는 15-20분 정도 걸어다니는 것을 즐겼고, 추운 날에는 셔틀버스를 자주 활용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Quad 형태의 기숙사가 매우 좁고 요리를 전혀 할 수 없어서 비추천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저는 학교에 총 $6,682.17을 지불했습니다. 이는 기숙사, 학생 보험, Student fee, Tuition fee 등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모든 사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가격은 매년 조금씩 인상이 되는 것 같으니 파견되시는 학기에 맞춰서 학교 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 한국에서 짐을 싸실 때, 현지에서 만나게 될 친구들에게 줄 한국적인 선물을 사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의 경우 마스크팩, 한국의 명소를 담은 자석을 준비해갔는데 특히 마스크팩의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K-뷰티에 대한 인식은 아시안계, 라틴계 친구들뿐 아니라 이 외의 친구들에게도 높은 편이므로 마스크팩, 화장품, 자석, 열쇠고리 등을 준비해가시면 현지 친구들을 사귈 때 유용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개인주의를 중시하고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는 만큼, 그들 각자의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을 미리 습득하여 불필요한 의견 충돌을 피하셨으면 합니다. 일례로, Personal Area에 대한 개념이나, 뒤에 오는 사람이 있다면 꼭 문을 잡아주는 것, Small Talk의 개념, 아예 모르는 사람이어도 서슴없이 인사하는 문화, 팁 문화, 상대를 평가하는 것을 최악으로 생각하는 경향 등을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비자 신청 이후 현지 학교로부터 학교 아이디, 패스워드를 부여받으면 Brightspace라는 사이트에서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신 후 교수님께 직접 메일을 보내 승인 코드를 받아 신청하시면 됩니다.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정원과는 거의 관계없이 받아주시는 것 같으니, 되도록 원하는 수업을 모두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Jacqueline이라는 교환학생 담당 선생님께서도 큰 도움이 되어주시기 때문에 막막하다면 선생님께 추천 강의나, 수강신청 방법 등을 여쭤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International Economic Relations, Global Environmental Issues, Criminology, Acting1, University-Community Chorale의 4개 수업으로 총 13학점을 들었습니다.
- International Economic Relations: 국제 경제론 수업으로 상경계열 학생이라면 전혀 어렵지 않게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교수님도 매우 친절하시고 내용도 아주 깊지 않아서 시험 기간에도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제가 파견되었던 학기의 경우, 중간고사는 커닝페이퍼 한 장을 허용한 대면 시험, 기말고사는 비대면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별도의 발표는 없으며, 한 학기 동안 6회 정도의 퀴즈 과제가 있었습니다.
- Global Environmental Issues: 미국 각지의 환경 오염에 대한 사례, 이로 인한 보건 문제를 다루는 수업으로 사례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배출계수, 대기오염원 등의 개념만 알고 있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시험이 총 세 번이고 조별과제 발표를 학기 중에 한 번 해야 합니다. 저는 글로벌환경경영 연합전공을 이수 중이어서, 해당 전공의 전공선택 과목으로 수강하였습니다.
- Criminology: UAlbany의 간판과도 같은 범죄학 수업으로, 200명 정도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듣는 대형 강의입니다. 상경계열 전공으로서 범죄학은 처음 접해봤기 때문에 초반에는 조금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교수님께서 열정이 넘치시고 시험도 매우 깔끔하게 2회 대면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출석은 학기 중에 5회 정도 랜덤 체크하십니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수업은 반드시 복습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Acting1: 예술 대학의 초급 연기 수업입니다. 연극 대사 암기 발표, 스피치 연습 등 완전한 실습형 수업이므로 시험 없이 학기에 총 세 번의 연극을 관람해야 합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 들은 수업이어서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교수님과 학우들의 격려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University-Community Chorale: 지역사회 주민들과 대학생이 함께 학기에 두 번의 합창 공연을 올리는 수업입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굉장히 많은 교환학생 분들이 듣는 수업으로, 1학점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연을 올려볼 수 있는 수업입니다.
3. 학습 방법: 사실 서울대학교 학우분이라면 제가 들은 대부분의 수업이 크게 어렵지 않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제가 많지도 않고 시험도 수업 내에서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미국 대학의 특성상 리딩 자료를 매주 부여해주시는 전공수업이 많은데, 리딩 자료를 미리 읽어 가시면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더 수월하게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번외로 수업에서 현지 친구를 사귀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교양이나 전공 수업에서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기보다는 형식적인 관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친구를 사귀고 싶으시다면 수업 이외 동아리나 행사에서 시도하시는 것이 더 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수업과 동아리 활동, 여행에 투자하는 시간 이외에 남는 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했습니다. 현지 친구들과 직접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그 친구들은 정규 학기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항상 저보다 바쁜 나날들을 보냈고, 따라서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1-2일에 한 번씩 CNN 영상을 섀도잉하고, 유튜브에서도 영어 콘텐츠를 찾아보고, 영어 블로그, 영어 일기를 꾸준히 작성하며 영어에 최대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저 같은 경우 외국인 친구들에게 원어민처럼 보이려는 강박을 버리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완전히 원어민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원어민에게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지 최적의 억양과 속도를 찾기 위해 신경을 쓰며 말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학기 교환 학생은 영어 실력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후기들을 다수 보았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실력 향상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혹시 영어 회화 실력을 목표로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최대한 영어에 빠르게, 깊이 젖어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같이 파견을 간 한국인 교환학생보다는 현지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너무 많은 물품을 챙겼기 때문에, 특별히 ‘이걸 안 가져간다면 큰일난다!’하는 물품은 없었습니다. 제가 짐을 쌀 때 작성한 물품 체크리스트를 첨부하오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서 사용하지 않은 짐은 지워 놓았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사실 미국 뉴욕이라는 이름 때문에 정말 사악한 물가를 각오하고 갔지만, 여행을 다니다보니 Albany 근처의 Walmart가 다른 지역보다 꽤 저렴한 물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매 끼니를 학교 식당이나 외부 음식점에서 해결했다면 어마어마한 식비 지출이 있었겠지만, 일찍이 미국 음식에 질려버린 저는 대부분의 끼니를 장을 봐서 직접 해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식비, 쇼핑비 등의 지출이 예상보다는 훨씬 적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만약 예산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활 물가도 저렴하고, 학생증으로 Albany 도심 내 모든 버스를 탈 수 있으며, 주변 인프라도 좋은 UAlbany가 꽤 좋은 선택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은행, 교통, 통신 등): 우선 교내에는 일본식 캘리포니아롤, 멕시칸 그릴, 피자, 샐러드, 햄버거 등의 다양한 식당이 있습니다. 교외에도 가까운 곳에 쇼핑몰이 여러 개 형성되어 있고 다운타운까지 버스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음식을 사먹고 싶다면 이를 충족해줄 식당은 꽤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저까지 총 5명의 한국인 교환학생이 UAlbany로 파견을 갔는데,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Meal Plan을 신청한 상황이었습니다. 대부분 저렴한 Meal Plan을 구매해서 평일에는 학교에서, 주말에는 직접 요리해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 같았습니다. 학기가 시작한 이후 2주 정도까지는 Meal Plan 신규 신청 및 옵션 변경이 가능하니, 현지에서 교내외 식당 인프라를 잘 살펴보신 후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Whole Foods Market, Target, Trader Joe’s, Walmart 등의 다양한 미국의 대형마트 중 버스로 이동이 편리한 곳은 Walmart 한 군데였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다른 대형마트들은 자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방문하기가 거의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 가까운 한인 마트를 찾으신다면, 배차간격이 매우 긴 버스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운전을 하는 친구와 함께 놀러 다니며 마트를 들르거나, Walmart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최대한 한국 음식 맛을 내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과제였던 것 같습니다:)
은행의 경우가 가장 골치 아픈 사안이었는데요, 5개월 정도밖에 체류하지 않는 교환학생에게 현지 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학교 근처의 Chase Bank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10회만 거래하면 $100를 제공하는 상품을 활용하여 현지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트래블 월렛을 거의 중점적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이러한 혜택 상품이 있다면 카드를 만드는 것도 예비용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현지 은행에 가서 어떤 사유로 왔는지, 어떤 상품을 가입하고 싶은지 말씀드리고 DS2019, 현지 학교 입학 허가서, 여권 등의 서류만 들고 가면 굉장히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통신은 교환학생들에게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민트 모바일 3개월 권을 구매하여 사용했습니다. 6개월 옵션도 있긴 하지만, 저의 경우 현지 오리엔테이션에서 제공받은 한 달 무료권을 활용했고 여행을 가지 않는 경우에는 기숙사, 교내 와이파이가 매우 빨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또한, visible이라는 비교적 모든 여행지에서 연결이 원활한 상품은 갤럭시 휴대폰의 경우, 기종에 따라 연결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서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Albany 내에서의 교통은 학생증을 통해 모든 버스 이용이 무료로 가능했기 때문에 마트, 쇼핑몰, 다운타운의 지역 행사나 박물관 등을 다니기에 매우 유용했습니다. 또한, 제가 여행 시 활용한 교통 수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파견 이전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거의 모든 지역을 비행기로 다닐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기숙사에서 공항으로의 교통이 어려웠기 때문에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뉴욕 시티, 캐나다, 빙햄턴 등의 지역은 모두 Flix Bus, Greyhound 등의 대형 버스를 활용하여 다녔습니다. (보스턴도 버스 이동이 가능하지만 저는 시간 관계 상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깨끗했고 비행기보다 저렴했으며 시간 절약도 가능했기 때문에 굉장히 효율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경험한 적이 없지만, 버스 안에서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은 한국인 교환학생이 있었으니,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해 걱정이 크시다면 비교적 안전한 비행기를 이용하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제가 교환학생 생활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는 Cultural Connections라는 동아리에 참여한 것입니다. 처음 해당 동아리의 학기 초반 행사에서 여러 국가의 유학생과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사귀면서 동아리의 일원으로서 한 학기 동안 있을 행사들을 함께 기획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면접을 통해 동아리의 J-Board(동아리 부원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로 합류했습니다. 매주 회의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참여하며 더 알찬 학업 외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제 교환학생의 1순위 목표는 아니었지만, 총 10개의 북미 도시를 둘러보며 저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시카고,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몬트리올, 퀘벡, 토론토, 뉴올리언스, 빙햄턴, 뉴욕 시티, LA를 둘러보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은 뉴욕 시티와 퀘벡이었습니다. 각자의 여행 취향은 천차만별이므로, 본인이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 잘 고민해 보시고 꼭 다양한 미국의 모습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저는 가지 못했지만, 멕시코와 같은 중남미 국가에 방문하는 교환학생들도 꽤 많이 보았으니, 시간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한국에서의 여행이 어려운 국가들에도 꼭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내에서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저는 교내 헬스장을 규칙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기숙사 거주 학생들은 모두 헬스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마다 존재하는 다양한 헬스장을 이용하시거나 운동 동아리에 가입하셔서 활동하는 것이 체력 관리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교환학생을 하며 가장 뼈저리게 느낀 점 중 하나는, 한국의 뛰어난 의료 보험과 시스템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에는 다행히 아픈 적이 없었지만, 교환 이후 서부 여행을 다니며 병원을 찾아다녀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LA의 한인 타운이었음에도 일반 병원의 경우 연말 시즌과 겹쳐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평소에도 오후 3시면 영업을 종료한다고 해요. 결국 Urgent Care라는 응급실과 유사한 의료 시설에 방문하였으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250을 먼저 결제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말에 단념하기도 했네요... 추가적인 검사나 진료, 처방을 받는다면 최소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꼭 인지하시길 바라며 언제나 건강 관리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모든 대형 마트에서 효과도 좋고 종류가 매우 다양한 영양제들을 손쉽게, 비교적 저렴히 구매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아픈 낌새가 보인다면 이러한 영양제를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만약에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면 카카오톡 소방청 응급의료 상담 서비스와 외교부 영사 콜센터를 친구추가 해놓으시면 24시간 위급상황 대처 상담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교환 지역에 익숙해지셨더라도 항상 혼자 우버나 버스를 탈 때는 주의하시고 조금이라도 도심으로 가면 어디든 노숙자, 마약 중독자가 있으니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됩니다. 학교 내에서도 안전을 책임져 주시는 Campus Police가 상주하고 계시지만, 제가 학교에 머물 때는 캠퍼스 건물 내에서 외부인의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 초에는 기숙사 부근에서 칼부림이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아무리 안전한 지역이어도 한국보다는 치안이 불안정하므로 밤에는 최대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시는 게 걱정을 덜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는 준비할 사항들도 정말 많고 UAlbany에 대한 후기가 많지 않던 터라 상당히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가서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을지, 수업이 나와 맞을지, 영어 실력이 원하는 만큼 향상할지, 모든 여행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지 등 많은 걱정 거리가 때로는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서 직접 부딪혀보니 걱정했던 사항들은 모두 저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기우였습니다. 물론, 언제 어디서든 ‘안전’이 1순위가 되어야 하지만, 안전을 저버리지 않는 선에서 난생 처음 무모하지만 발전적인 도전을 원없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어울러 살아가는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너무도 짧은 한 학기는 저에게 깊은 깨달음을 제공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저만의 보수적인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다양성이 주는 자유와 개성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우리는 다가올 다양성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에 대한 물음을 수도 없이 많이 던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이토록 멀리 떨어져 꽤 긴 시간을 혼자 보내며, 외로움 그 너머에 존재하는 더 당당해진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대학 생활의 오랜 로망을 실현한 이후, 이제 다시 돌아온 현실에서 Albany에서의 5개월은 제 인생의 꿈과도 같은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제가 작성한 교환학생 버킷 리스트를 모두 채웠을 때의 기분을 이루 말할 수 없듯, 앞으로도 이 기억을 원동력삼아 더 무모하지만 더 단단해진, 더 당당해진 저를 반영한 새로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나갈 것입니다. 만약 교환학생 파견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 글이 파견 결심 및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