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출국이 다가올수록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교환학생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일지 망설여졌습니다. 마음을 다잡았던 것은 외국에서의 생활이 분명 값진 배움을 준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정확히 무엇 때문에 교환학생을 가는지는 출국하는 순간까지도 알 수 없었지만, 익숙한 곳을 벗어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국을 떠났습니다. 사회학 전공 학생으로서도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이주 문제를 인종 다양성이 높은 미국에서 공부해보고자 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 영어 사용 국가: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영어권 국가를 고려했고, 영국이나 호주보다는 미국식 영어가 익숙하여 미국을 선택했습니다.
- 연중 따뜻한 지역: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활발하게 활동을 하려면 따뜻한 곳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날씨가 쌀쌀하면 잔병치레를 할 가능성도 있고, 타지에서 아프면 특히 더 힘들게 느껴질 것 같아 겨울에도 온화한 지역을 찾았습니다.
- 사회학 강의가 풍부한 학교: 학점 인정도 고려했고, 평소 관심 있는 이주 관련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했습니다. 이에 미국-멕시코 국경 근처 학교들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색적인 여행이 가능한 위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특별한 지역을 여행하는 경험이 교환학생 생활을 더욱 특별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a. 파견 대학: University of Arizona
- 캠퍼스 풍경: 사막을 닮은 아름다운 캠퍼스가 있습니다. 키 큰 야자수와 선인장, 강렬한 색채의 꽃들, 푸른 잔디가 어우러지고, 붉은 벽돌 건물과 어도비 양식의 흙벽 주택들이 통일감을 주며 사막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형이 평탄해 산책하기도 좋습니다.
- 문화 다양성: 애리조나 대학교는 역사적·지리적 특성상 인종, 민족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투손은 오랜 세월 원주민이 거주해 온 지역으로, 대학은 원주민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원주민 권리를 위한 학생운동도 적극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멕시코와 가까운 지역적 특성 덕분에 멕시코계/라틴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활발합니다.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주제로 하는 행사(축제, 세미나 등)도 자주 열립니다. 미국의 인종적 이슈를 배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b. 파견 지역: Tucson, Arizona
1) 사막 기후와 한적한 분위기
투손은 전형적인 사막 기후로 강수량이 적고 햇볕이 강합니다. 저는 추위에 약한 편이라, 파견 지역이 여름은 다소 더울지라도 겨울이 춥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투손의 여름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8~9월에는 기온이 40도까지 올랐고, 직사광선이 강해 조금만 밖에 있어도 금방 지치는 느낌이었습니다. 겨울도 예상 밖이었는데, 일교차가 커서 낮에는 20도 안팎으로 따뜻하다가도 밤에는 0도 가까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무심코 가볍게 입고 외출했다가 저녁이 되면 추위에 떨며 돌아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낮에는 늘 맑고 온화하고 쾌적한 날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비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고, 흐린 날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한편, 투손은 무척 한적한 도시입니다. 카우보이가 말을 달리는 황무지와 곳곳에서 자라나는 선인장으로 투손의 풍경을 쉽게 그려볼 수 있습니다. 건물은 대부분 낮고 넓게 퍼져 있어 시내를 제외하고는 고층 건물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캠퍼스 밖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을 만큼 한산합니다. 대도시의 복잡함과는 거리가 멀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지내기 좋습니다.
맑은 날씨와 탁 트인 환경 덕분에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투손은 미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도시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2) 멕시코 문화
투손은 미국-멕시코 국경과 인접하여 멕시코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우선 멕시코 이민자와 멕시코계/라틴계 미국인이 다수 거주합니다. 멕시코 음식점도 많고, 마트에서도 멕시코 식재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과 같은 멕시코 전통 명절을 성대하게 기념하고,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멕시코 스타일의 카퍼레이드 축제가 열립니다. 동시에 이른바 미국다운 문화도 살아 있습니다. 핼러윈 시즌에는 유령의 집에 가거나 집을 장식하여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고, 추수감사절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모여 전통적인 미국 음식을 먹습니다. 이처럼 투손은 미국과 멕시코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3) 피닉스와의 차이점
투손에는 University of Arizona, 피닉스에는 Arizona State University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파견 희망 대학을 정할 때 투손과 피닉스 중 어느 곳을 우선순위로 작성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투손을 선택한 이유는 파견 인원 때문이었습니다. 교환학생 정원이 투손은 열 명인 반면, 피닉스는 단 한 명이었고, 미국 생활을 함께 준비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파견 지역 후보로 투손과 피닉스를 비교하고 계시다면 두 도시의 성격 차이를 반드시 고려하시기를 권합니다. 피닉스는 미국에서 인구가 다섯 번째로 많은 대도시로서 현대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문화 시설을 제공하는 반면, 투손은 중소도시로서 한적하고 자연과 가까운 환경을 제공합니다. 투손 공항은 저가 항공사가 잘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피닉스 공항으로 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두 지역 모두 사막 기후를 보이지만, 피닉스가 투손보다 더 덥습니다. 도시로서 피닉스와 투손이 각각 뚜렷한 특징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 https://international.arizona.edu/international-students/exchange-students 링크의 “Travel” 내용을 참고하면 됩니다. 설명 끝에는 제 비자 신청 타임라인을 참고로 적어두었습니다.
- NetID 만들기: 입학 허가(Admission) 이메일에 있는 8자리 학생 ID와 비밀번호로 NetID를 생성합니다. 애리조나 대학교 이메일(CatMail)과 강의 관리 시스템(D2L) 접근 권한이 부여됩니다. – 3월 31일 생성
- DS-2019 요청하기: DS-2019 요청 양식을 작성합니다. 여권과 자금 조달 서류 등 필요한 문서를 업로드해야 합니다. 자금 조달 서류는 은행 계좌 잔액 증명서(Certificate of Deposit Balance) 등 영문 서류로 제출하면 됩니다. 필요 금액은 학기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약 11,000달러 정도이며, 위 링크에서 필요 금액 계산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3월 31일 신청, 4월 5일 승인
-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받기: DS-2019 요청이 승인되면 다음 단계를 안내하는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안내에 따라 (1) MyGlobal 사이트에서 DS-2019를 인쇄하고 서명합니다. (2) SEVIS I-901 수수료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인쇄합니다. (3) DS-160 양식을 온라인으로 작성, 제출한 후 인쇄합니다. (4) 온라인으로 미국 대사관 비자 인터뷰를 예약합니다. (5) 해당 일시에 미국 대사관에 방문하여 인터뷰를 합니다. (6) 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직접 또는 택배로 수령합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광화문역 근처에 있습니다. 비자 인터뷰 시 챙겨야 하는 서류는 여권, DS-2019, DS-160, SEVIS I-901 영수증, 인터뷰 예약 확인서입니다. 추가로 계좌 잔액 증명서, 영어 공인 인증 시험 성적표 등도 챙겨갔습니다. 인터뷰는 필수 서류만 확인하고 별 질문 없이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 5월 28일 인터뷰 예약, 7월 2일 인터뷰, 7월 8일 여권 수령
- 미국 도착 후: 미국 도착 후 이민 신분 유지를 위해 학기 시작일 이전까지 이메일 안내에 따라 (1) 체크인 양식을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2) D2L에서 이민 튜토리얼을 완료해야 합니다.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나서 “Tutorial Completion & Immigration Summary”라는 확인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 8월 17일 미국 입국, 8월 24일 튜토리얼 완료, 8월 26일 개강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부족으로 인해 한 학기만 체류하는 교환학생에게는 기숙사가 제공되지 않아 외부 숙소를 직접 마련해야 했습니다. 선택지로는 다른 학생의 계약을 인수하는 서브리스(sublease), 에어비앤비, 아파트 단기 임대 등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과 Off-Campus Housing 웹사이트(https://offcampus.arizona.edu/)를 통해 서브리스 정보를 찾고 에어비앤비도 확인했지만, 조건에 맞는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가끔 학교 측에서 이메일로 서브리스 홍보(Housing Opportunities)를 보내오기도 했으나 거주 기간 등 조건이 맞지 않았습니다. 1년 임대의 경우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면 계속 월세를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즌즈 아파트(Seasons Apartment)와 단기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캠퍼스까지 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주중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캠퍼스 행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아파트-캠퍼스-시내를 연결하는 5번 버스(평일 배차 간격 20~30분)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계약은 시즌즈 아파트 임대 사무실(leasing office)와 이메일로 진행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8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정해져 있어, 실제 거주 기간은 넉 달임에도 불구하고 다섯 달 치 월세를 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입주일이 다가올수록 월세가 상승하는 구조였고, 출국 직전에 계약을 진행하면서 월세가 $849로 인상된 상태였으나, 원래 가격인 $799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온라인으로 받은 계약서를 확인했더니 계약 기간과 월세가 사전 협의 내용과 달라 수정 요청을 했고, 수정된 계약서를 검토한 후 서명했습니다.
아파트 구조는 1인실 방과 개인 화장실, 네 명이 공유하는 주방 및 거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월세는 수도와 인터넷 요금 포함이고, 전기 요금만 사용량에 따라 월평균 $50 정도 별도로 냈습니다. 보증금, 단기 임대 수수료, 신청 수수료, 관리비는 모두 면제되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세입자 보험 가입이 필수로 명시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미가입 상태에서도 입주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단, 주말 입주는 불가하고 주중 임대 사무실 근무 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했습니다. - 8월 10일 임대 신청, 8월 11일 계약서 수정 및 서명, 8월 14일 방 배정, 8월 23일 입주.
아파트 정보는 웹사이트 확인과 이메일 문의를 통해 얻었습니다. 학생 잡지에 실린 Housing Guide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5개월 단기 계약이 가능한 아파트는 Cottages at Tucson과 Seasons Apartment입니다. 반면, Ari on Fourth, Casa Bonita Rental Homes, HUB First, The Junction at Iron House, Union on 6th, YUGO Tucson Campus는 12개월 단위 계약만 가능합니다. 다만 이메일 문의 결과 일부 아파트에서 비공식적으로 단기 임대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학생 아파트는 위에 언급한 곳 외에도 여러 옵션이 있으므로 다양한 곳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 학기 시작 전: Student Insurance ($1,045): 건강보험 의무 가입, 거의 예외 없음, Student Engagement Fee ($808), Arizona Financial Aid Trust Fee ($59), Campus Store Pay One Price ($250): 모든 과목의 교과서를 고정 금액으로 구매하는 ‘Pay One Price’ 프로그램 이용료. 추후에 프로그램 사용을 opt out하면 환급됨 - 소계: $2,287 (Flywire로 송금 수수료 포함하여 $2,362 결제)
- 학기 시작 후: International Student Orientation Fee ($125): 오리엔테이션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지불, CatCard fee ($25): 학생증 발급 비용 - 소계: $150
- 총계: $2437 (송금 수수료 포함 및 Pay One Price 환급 시 $2262)
- 지불 방법: 결제는 UAccess 사이트 내 Bursar Account의 'Go to QuikPay'에서 가능합니다. 해외 송금은 즉시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 기준 일자까지 결제가 완료되지 않으면 연체료가 부과되므로 영업일 기준으로 처리 시간을 넉넉히 확보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총비용은 인상될 수 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 신용카드, 국제운전면허증: 한국 운전면허가 있다면 출국 전에 신용카드와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해둘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렌터카를 빌릴 때 운전자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와 유효한 운전면허증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직접 운전할 계획이 없었고, 대신 운전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미국에 와 보니, 운전을 할 수 있으면서 제가 여행하고 싶은 곳, 특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까지 함께 가줄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에서 미리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한국 신용카드와 애리조나 면허증을 발급받았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추가 비용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운전할 계획이 없더라도 출국 전에 국제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챙기기를 추천합니다.
-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 카드: 저는 주로 트래블월렛을 사용했는데, 일부 미국 은행 지점에서 현금 인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소규모 점포에서 카드를 사용했다가 도난 의심 카드로 분류되어 일정 기간 사용이 정지된 적도 있었습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카드를 서로 다른 종류로 두 개 이상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 서류 제출: 국제학생사이트에서 여행 계획서(Visa and travel update e-form), 예방 접종 기록(Immunization Records)를 제출해야 합니다. 예방 접종 기록의 경우 MMR 예방 접종 증명서를 정부24로 발급받아 제출하면 되는데, 해외에서 본인인증 등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출국 전에 처리해두기를 추천합니다. https://international.arizona.edu/international-students/exchange-students
- 비자 유예기간: 비자 프로그램 시작 30일 전부터 미국 입국이 가능하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30일의 유예기간(Grace Period) 내에 출국해야 합니다. 프로그램 기간은 DS-2019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유예기간 중에 출국하면 남은 유예기간이 소멸됩니다.
- 공항 차량 서비스: 2024년 8월 15~23일(학기 시작 전주 월~금) 12:00-22:00에 한해 투산 공항에서 무료 픽업 서비스가 제공되었습니다. 사전 신청 양식을 제출하면 Uber 바우처가 제공됩니다.
- 교환학생 맞이 행사: 개강 직전 금요일 오전 11시에 교환학생 맞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참석 의무는 없지만, 다른 교환학생을 만날 기회이니 참석한다면 적응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교환학생 담당자: 교환학생 담당자가 휴가 및 세미나 등으로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울 때가 잦으므로 문의사항은 미리 메일을 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답장은 꽤 빠르고 친절하게 해주십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3월 초, 가을학기 강좌 카탈로그를 확인하고 수강 계획 양식(Course Planning Form)을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안내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는 수강신청 전에 어떤 과목을 수강할지 미리 계획하는 과정으로, 작성 요령은 이메일에 상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Two courses from Tier 1”과 같은 일부 수강 요건은 충족하지 않아도 수강신청이 가능하며, 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교환학생 담당자께서 관련 학과와 상의하여 도움을 주십니다.
4월 18일 오전 6시(애리조나 시간)에 수강신청이 시작되었습니다. 최소 12학점 등록이 필수이며, 비자 유지를 위해 최소 6학점은 대면 수업 또는 하이브리드(flex in-person) 수업이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강의는 수강 정원이 넉넉해 신청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감되는 강좌가 늘어나므로, 특히 신입생들이 5월 말부터 수강신청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해 4월 내로 신청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2024학년도 가을학기는 8월 26일에 개강했으며, 수강신청 사이트에서의 수강 변경은 9월 2일까지, 수강 취소는 9월 8일까지 가능했습니다. 이 날짜 이후로는 교환학생 담당 선생님께 문의 및 교수 허가가 필요하다고 안내받았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Sociology 338: Guns in America - Charlotte Hu
미국 총기 정치와 문화를 역사적, 법적, 정치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강의입니다. 미국이 총기 소유를 허용하게 된 배경과 총기 정책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총기 문화가 실재하는지, 총기 문화의 발생 및 확산 원인은 무엇인지 검토했습니다. 총기를 사용한 범죄의 특징, 총기 규제와 권리로 대립하는 논리, 관련 이익단체의 전략, 총기 규제의 실현 가능성 및 대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평가방식: 출석 및 참여(10%), 퀴즈(18%), 중간고사(17%), 기말고사(20%), 과제(20%), 논문(15%)
2) Sociology 260: Race and Ethnic Relations in the United States - Mariana Manriquez
미국의 인종 및 민족 관계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탐구하는 강의입니다. 인종과 민족 개념의 차이를 정의하고, 각 이론의 장단점과 대안을 분석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흑인,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등 각 인종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 각 집단이 어떤 한계를 경험하는지를 검토했습니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각자의 인종적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평가방식: 토론(20%), 자기보고서(15%), 읽기과제 리뷰(20%), 중간시험(10%), 기말시험(10%) 기말 논문(25%)
3) Political Science 309: The Judicial Process - Charlotte Hu
미국 사법 제도를 다루는 강의입니다. 법과 사법 절차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형사 및 민사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검토했습니다. 판사, 변호사, 배심원 등 법원 내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 재판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요인, 사법부의 결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사법 시스템의 구조적 특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평가방식: 출석(10%), 모듈 퀴즈(25%), 중간고사(20%), 기말고사(20%), 과제(25%)
4) Political Science 201: American National Government - Spencer Lindsay
미국 연방 정부의 기본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는 강의입니다. 헌법을 바탕으로 한 미국 정부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간의 권력 관계와 상호작용을 검토했습니다. 또한 선거, 정당, 이익단체, 여론 등 시민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과 그 영향력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의 이론적 기반과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가방식: 에세이 과제(40%), 시험 3회(45%), 출석(15%)
5) Critical Language 302: Vietnamese – Le Van Sinh
핵심 외국어 교육과(Critical Languages Department)에서 개설하는 언어 강좌를 수강했습니다. 학기별로 태국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등 다양한 소수 언어 강좌가 열리는데, 이번에 마침 그동안 배워온 베트남어 강좌가 개설된다고 하여 신청했습니다. 학생들은 언어 실력에 따라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며, 수강 신청을 위해 배치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수업은 주 1회 50분 동안 진행되었고, 강의 시간은 제 시간표가 확정된 후 다른 강의와 겹치지 않도록 조정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학습 난도는 서울대에 비해 높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잘한 퀴즈나 과제가 많았습니다. 시험은 대부분 오픈북이거나 치팅시트가 허용되어 부담이 적었고, 과제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기존 논문을 검토하며 학계의 논의 지형을 파악하고 조금이라도 새로운 주장을 개진해야 하는 부담이 컸지만, 미국에서는 기존 논문을 충실히 요약하기만 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미국인 룸메이트와의 일상 대화가 영어 학습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억양과 표현을 익히며 영어로 대화하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표현이 궁금할 때마다 ChatGPT를 활용해 다양한 표현을 익힌 것도 유용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 휴강일: 가을학기 공식 휴강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9월 첫째 월요일 노동절, 10월 둘째 월요일 콜럼버스의 날(원주민의 날), 11월 11일 참전용사의 날, 11월 넷째 목요일 추수감사절. 대통령 선거일은 공식 휴강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강의가 휴강을 했습니다. 선거 다음 날에는 정치적 스트레스(Political stress)로 인해 결석하는 학생이 많아 출석 확인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날 수업에 참석했더니 Extra Credit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추수감사절의 공식 휴강일은 11월 넷째 목요일 하루뿐이었지만, 학생 대부분은 이 무렵 일주일 정도를 자체적으로 방학처럼 보냈습니다. 제 룸메이트들은 셋째 주 주말에 이미 본가로 돌아가 사실상 방학을 시작했고, 이 시기에도 출석 확인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대체 시험: 시험일에 일정이 있을 경우 대체 시험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꼭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더라도 사전에 요청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대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 성적 부여 방식: 법학, 약학 등 예외가 아니면 +/- 등급이 없습니다. A가 가장 높은 학점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욕실 슬리퍼: 방 안에서 실내화로 신고, 욕실에서도 신고, 여행 시에 숙소에서도 신었습니다.
- 110V 어댑터: 고장이 날 수 있으니 여러 개 가져가면 좋습니다.
- 그 외 젓가락, 여행용 캐리어 저울, 샴푸-린스-바디워시 소분용 공병, 세제 스틱 등
2. 현지 물가 수준
애리조나의 물가는 캘리포니아보다는 낮고 텍사스보다는 약간 높습니다. 외식비는 한국보다 약 두 배 정도 비싸게 느껴졌고, 주거비는 한국의 1~1.5배 수준이었습니다. 마트 물가는 전반적으로 한국과 비슷했으며, 음료와 과자는 더 저렴했지만 채소와 과일은 약간 비쌌습니다. 고기는 가격이 저렴했지만 양이 많아 여럿이 나눠 먹을 때만 구입했습니다. 시내 교통은 모두 무료였습니다. 환율에 따라 물가 부담이 커질 때도 있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교내 및 시내 교통
Cat Tran: 학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입니다. 그린 라인은 캠퍼스를 반시계 방향으로, 퍼플 라인은 시계 방향으로 순환합니다. 레드 라인은 캠퍼스 남부 지역, 오렌지 라인은 북부 지역을 연결합니다. 오렌지 라인만 유료 탑승권이 필요하고, 나머지 라인은 무료입니다. 웹사이트나 전용 앱(TransLoc)을 통해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버스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합니다.
Sun Link Streetcar: 투손 시내와 캠퍼스를 연결하는 경전철입니다. 코로나 시기 이후 무료로 운영 중입니다. 시내와 4th Avenue를 포함한 주요 지역을 다니기에 편리합니다. 다만 도로 위를 다니는 전차이기 때문에 도로에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에는 연착이 심합니다.
Sun Tran: 투손의 대중교통 버스입니다. 코로나 시기 이후 무료로 운영 중입니다. 무료 운영의 영향인지 버스 노선에 따라서는 노숙자나 마약 중독자가 탑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시간 위치 확인은 구글 지도보다 애플 지도나 공식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그렇다고 해서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버스 앞쪽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구조물이 있습니다.
Night Cat: 야간 교통 지원 프로그램으로, 월 최대 6회(주당 2회)까지 택시(Lyft) 할인 코드를 받을 수 있으며, 회당 최대 $15까지 할인이 적용됩니다. 코드는 발급 후 72시간 내에 사용해야 하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이용 가능한 출발 및 도착지는 캠퍼스 내, Broadway의 Safeway, El Con Mall의 Walmart로 제한됩니다.
SafeRide: 애리조나 대학교 학생 연합(ASUA)에서 운영하는 주중 야간 무료 택시 서비스로, 전용 앱(Tripshot)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Night Cat이 지정된 마트와 캠퍼스 간 이동만 가능한 것과 달리, SafeRide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캠퍼스 주변 지정 구역 내에 있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약 20분의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교통 웹사이트(https://parking.arizona.edu/cattran/), ASUA 웹사이트(https://asuatoday.arizona.edu/what-we-do/safe-ride)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시외 교통
Amtrak: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철도로, 투손 시내에 Amtrak 역이 있습니다. Sunset Limited 노선을 타고 서쪽으로는 로스앤젤레스, 동쪽으로는 텍사스와 뉴멕시코를 거쳐 뉴올리언스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객을 위해 좌석이 뒤로 젖혀지고 다리를 뻗을 수 있게 되어 있어 매우 편합니다. 투손-로스앤젤레스 왕복 티켓 가격은 약 $70이며, 점점 가격이 상승하므로 일정이 불확실할 때는 취소 및 변경이 자유로운 Flex 옵션으로 예매해두면 좋습니다. 대학생 할인 코드는 V814입니다. 기내 반입 수하물 2개가 무료이고 경우에 따라 위탁 수하물 2개도 무료입니다.
FlixBus/Greyhound: 미국 전역을 운행하는 장거리 버스 서비스로, 투손과 피닉스를 오갈 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투손-피닉스 구간은 하루 약 10편이 운행되며,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왕복 요금은 약 $50입니다. Amtrak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점점 가격이 상승하므로 미리 예매해두는 편이 좋은데, 환불이 용이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기내 반입 수하물 1개(25파운드 이하, 16×12×7인치 이내)와 위탁 수하물 1개(50파운드 이하, 총 길이 62인치 이내)가 무료로 제공되며, 추가 수하물은 별도 요금이 부과됩니다. 탑승 인원이 부족할 시 이메일로 운행 취소를 통보하는데, 다른 편을 예약하거나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Frontier Airlines: 미국 저비용 항공사로, 피닉스, 덴버 등을 중심으로 운행합니다. 기내 서비스나 수하물을 제외한 기본 요금이 매우 저렴합니다. 좌석 아래에 보관할 수 있는 18x14x8인치 이하의 개인 수하물(Personal luggage)은 무료로 허용되므로 적은 짐으로 여행할 때 좋습니다. 단, 비행기 탑승 전에 개인 수하물을 지정된 상자에 넣도록 하여 크기를 철저히 확인합니다. 개인 수하물이 상자에 들어가지 않으면 추가 비용 $100를 부과합니다. Amazon에서 개인 수하물 규격에 딱 맞는 여행용 배낭을 하나 구입했더니 유용했습니다. Discount Den 멤버십을 결제($100)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일행까지 할인이 적용됩니다. 종종 $50 할인 코드 환급 행사가 열리기도 하므로 행사 기간에 친구와 나누어 결제하면 좋습니다. 장거리 노선은 직항이 거의 없어서 덴버 공항에서 경유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Southwest Airlines: 항공 기본 요금에 위탁 수하물 2개가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즉, 위탁 수하물 2개까지는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또한 일정 변경 수수료가 없어 일정 변경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운임 차액은 지불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확인 필요함). 짐이 많을 때는 다른 저비용 항공사에서 수하물 비용을 추가하기보다 Southwest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습니다.
3) Campus Pantry와 장보기 https://campuspantry.arizona.edu/
학생증(CatCard) 소지자에게 식재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Student Union과 Health Sciences Library 두 곳에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증을 제시한 후 문 앞에 비치된 장바구니를 들고 입장합니다. (학생증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학생번호와 신분증으로 입장 가능합니다.) 각 식료품에 포인트로 가격이 매겨져 있습니다. 과일 및 야채: 개당 0.25포인트, 소금, 후추 등 조미료: 0.5포인트, 쌀, 콩, 파스타 등: 1포인트, 빵, 통조림, 즉석조리식품, 우유, 계란, 두부, 요거트 등: 1~3포인트. 주어진 포인트 내에서 원하는 식료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번 방문할 때 5포인트가 제공되며, 최대 12개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포인트 및 개수 제한을 준수했는지 관리 학생에게 확인받은 후 짐을 정리합니다.
Campus Pantry를 자주 이용하여 식비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보통 30분 가량 대기시간이 발생하고, 늦게 가면 대기줄은 짧지만 인기가 많은 식재료는 재고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거나 이용자가 적은 금요일에 가면 좋습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뒤 픽업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조미료와 곡류 등은 담아갈 통을 가져와야 하고, 식료품을 담아갈 가방도 준비해와야 합니다.
마트에서는 Campus Pantry에서 제공하지 않는 식재료를 구입했습니다. 시장이나 작은 슈퍼마켓은 거의 없고, Trader Joe’s, Walmart, Safeway, Target, Sprouts, Fry’s 등 대형 마트가 많습니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Fry’s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VIP 카드를 무료로 발급받으면 일부 상품에 할인이 적용됩니다. 한국 식재료는 피닉스-로스앤젤레스 H-Mart나, 투손 Kimpo Market을 이용했습니다.
4) 금융, 통신
- Chase 체크카드: Chase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습니다. 집 월세를 카드로 결제하면 약 5만 원의 수수료가 붙었지만, Chase 계좌를 이용하니 수수료 없이 결제할 수 있었습니다. 룸메이트에게 송금할 때도 Zelle 서비스를 이용해 휴대전화로 계좌이체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 Mint Mobile esim: Mint mobile 3개월 무제한 이심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이용 기간 만료 후에는 교환학생 환영 파티에서 받은 한 달짜리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Recreation Center https://rec.arizona.edu/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과 웰빙을 위한 시설로, 줄여서 REC이라 부릅니다. South REC, North REC, BearDown REC 세 곳이 있으며, 운동 기구, 샤워실, 농구장, 배구장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중 South REC는 가장 규모가 크며, 수영장, 볼더링 벽, 실내 트랙, 라켓볼 코트까지 있습니다. 모든 시설은 장애인 접근이 가능하며, CatCard(학생증)로 무료 입장할 수 있습니다.
REC에서는 다양한 그룹 피트니스 수업도 운영됩니다. 수영, F45, 사이클, 유산소 및 근력 운동, 요가, 필라테스, 줌바 등이 있으며, 수업 참여를 위해서는 학기 패스를 구매해야 합니다. 다만 학기 첫 주와 마지막 주, 그리고 매주 금요일에는 무료 수업(FriYaY)이 제공됩니다. 야외 요가나 패들보드 등 특별 이벤트도 간간히 열립니다.
또한, REC는 다양한 야외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산책, 하이킹, 암벽 등반, 사이클링, 카누, 승마, 스키, 서핑 등 체험이 가능하며, 식물원·동물원 방문, 백패킹(캠핑), 열기구 체험도 포함됩니다. 세도나, 그랜드 캐니언 등 주요 관광지 여행도 있으며, 학기당 약 30개 프로그램이 열립니다. 참여 비용은 다양한데, 예를 들어 그랜드 캐니언 2박 3일 캠핑 프로그램은 $260입니다.
2) 동아리
학기 초에는 동아리 소개 행사가 열려 다양한 동아리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 학생 모임에 참여했는데, 베트남계 미국인뿐만 아니라 베트남 언어와 문화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행사를 하는 동아리였습니다. 가입비 없이 일정이 맞을 때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 부담 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3) 국내여행
① 비행기와 기차: 비행기는 투손 공항이나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을 이용하면 됩니다. 투손 공항에는 저비용 항공사가 거의 취항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하려면 버스나 차를 타고 피닉스까지 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주로 플릭스 버스(Flixbus)를 타고 피닉스 공항에서 프론티어 항공(Frontier Airlines)을 이용했습니다. 또, 기차로는 Amtrak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 주말 여행을 다녀오기 좋습니다. 투손 목요일 오후 8시 출발 → LA 금요일 오전 5시 30분 도착하여 여행을 하고, LA 일요일 밤 10시 출발 → 투손 월요일 오전 8시 30분 도착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가능합니다.
② 자동차 (렌트 방법): 미국 여행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더욱이 로드트립은 미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즐거운 활동 중 하나이므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차로 달리던 시간들이 제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렌터카를 대여하려면 운전자의 명의로 된 신용카드와 유효한 운전면허증이 필요합니다. 만약 신용카드가 없으면, 한국에서 가족이 대리 수령 후(원칙적으로 불가, 카드 배달원의 재량에 따라 가능) 배송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애리조나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면허증을 제시하고 수수료 $25를 지불하면 유예기간을 제외한 비자 기간 동안 이용 가능한 현지 면허증이 발급됩니다. 제3자 서비스센터(Third Party Services)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추가되어 총 발급 비용이 약 6만 원에 달하게 됩니다. 꼭 공식 서비스센터(MVD Customer Services)를 이용하기를 추천합니다. 투손에는 공식 센터가 네 군데 있습니다: 7330 N. Shannon Rd., 3565 S. Broadmont, 1360 S. Stocker Dr., 621 E. 22nd St. 그러나 621 E. 22nd St.는 면허증 발급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으므로 나머지 세 곳 중 하나에 방문하면 됩니다. 면허증은 우편으로 받게 됩니다.
저는 항상 미국 전역에 지점이 많은 허르츠(Hertz) 렌터카를 이용했습니다. 예약은 스카이스캐너 – 허르츠 – 렌팅카즈(Rentingcarz) 경로로 자동차 손해 보상(Loss Damage Waiver, LDW)과 대인/대물 보상(Supplemental Liability Insurance, SLI) 보장이 포함된 가격으로 결제했습니다. 보험이 아닌 비용은 카운터에서 추가됩니다: 만 24세 이하 운전자일 경우(Young Driver Fee) 하루에 약 $18~25, 공항 내부 렌터카 회사를 이용할 경우 공항 이용료 약 $10, 렌터카를 빌린 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에 반납할 경우 편도 비용. 렌트 비용은 24시간 단위로 계산됩니다. Turo 앱을 이용하여 렌터카 회사가 아닌 개인이 소유한 차량을 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Turo는 운행 거리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고, 사고 시에 보험으로 보장되는 금액이 적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③ 여행지 추천 (투손 주변): 애리조나 피닉스, 세도나, 페이지, 그랜드 캐니언, 돌의 도시 주립공원(City of Rocks) / 뉴멕시코 화이트 샌즈, 칼즈배드 동굴, 산타페, 반델리어 기념물, 타오스 /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 텍사스 엘파소 / 앨버커키 열기구 축제: 매년 10월 초
④ 미국 국립공원 (연간 패스): 미국 국내 여행지로 국립공원을 추천합니다. 투손에서는 그랜드 캐니언, 화이트 샌즈, 칼즈배드 동굴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글렌 캐니언 레크리에이션 구역 등 잠깐 들를 만한 연방 관리 지역도 많아서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3곳 이상 방문하게 됩니다. 미국 국립공원의 입장료는 공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차량 1대당 $20~$35, 인당 입장료는 $15~$20 정도입니다. 따라서 국립공원을 2~3곳 이상 방문할 예정이라면 ‘아메리카 더 뷰티풀 국립공원 패스’ 구입하는 편이 경제적입니다. 이는 미국의 국립공원과 연방 관리 지역에 1년간 무제한으로 입장할 수 있는 패스로, 가격은 $80입니다. 차량 1대당 적용되므로 동행자들과 비용을 나눠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구매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가능하며, 배송에 약 2주 소요됩니다. 현장 구매는 일부 국립공원 입구, 방문자 센터 등에서 가능한데, 담당 직원이 있을 때만 가능하므로 기회가 될 때 미리 구매해두면 좋습니다.
미국 국립공원은 매년 특정한 날에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보통 1월 9일(지미 카터 대통령 추모의 날), 1월 셋째 주 월요일(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 4월 셋째 주 토요일(국립공원 주간 첫날), 6월 19일(준틴스 독립기념일), 8월 4일(미국 야외활동법 제정 기념일), 9월 넷째 주 토요일(국립 공공 토지의 날), 11월 11일(재향군인의 날) 등이 무료 입장일입니다. 각 연도의 구체적인 날짜와 적용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해외여행
① 재입국 승인: 미국 밖으로 여행을 갈 때는 Travel Signature e-form을 제출하여 재입국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승인에는 3~5일 정도 소요됩니다. 재입국 승인이 완료되면 갱신된 DS-2019를 인쇄하여 서명하면 됩니다. 출국 후에 인쇄하여 서명해도 무방합니다.
② 여행지 추천: 멕시코: 과달라하라, 과나후아토, 멕시코시티 - 특히 11월 1~2일 망자의 날 행사 기간 / 캐나다: 캘거리, 밴프 국립공원 – 10월 초중순부터는 일부 구역 입장이 중단됩니다.
③ 멕시코 국경 넘기: 투손은 멕시코 국경과 가까워도 안전 문제상 직선 거리로 바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안전한 육로 국경을 이용해야 합니다. 저는 학기 종료 후 멕시코 여행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지만, J-1 비자 만료로 인해 게이트에서 탑승이 거부되었습니다. DS-2019 유예 기간(Grace Period)을 설명했지만 소용없었고, 항공사 직원은 비자 자체가 만료되어 미국-멕시코 협정상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육로로 국경을 넘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여러 국경 관문 중 저는 CBX(Cross Border Express)를 이용했습니다. CBX는 티후아나 국제공항과 연결된 유료 관문으로, 해당 공항에서 24시간 이내 출발 비행기 표가 있어야 이용 가능합니다. 공식 웹사이트에서 시외버스와 CBX 이용권을 예약했고, 무사히 멕시코 입국 심사를 받았습니다.
비자 만료 후 멕시코를 여행하는 분들께 다음을 권장합니다. 1) 미국 출국 전에 미리 ESTA 승인을 받아 두십시오. 2) 멕시코 입국 시에는 CBX 이용이 편리하고 안전합니다. 투손에서 CBX까지 시외버스도 있어 이동이 쉽고, 티후아나에서 멕시코 국내선을 이용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도시 선택지도 넓어집니다. 3) 출입국 규정은 변동이 잦으니 국경 이용 전에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투손은 아주 안전한 지역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총, 마약, 노숙자 등 안전하다는 감각에 위협을 줄 만한 요소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애리조나는 미국 내에서도 총기 구매 및 소지가 자유로운 편에 속합니다. 마약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버스에서 종종 대마초 냄새가 납니다. 또 로스앤젤레스만큼은 아니지만 길거리나 공원에서 노숙자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은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 룸메이트들은 해가 진 후 제가 집에 없으면 늘 빨리 들어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 번은 동아리 행사가 끝난 저녁에 버스를 타려 하자 친구들이 차라리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밤에는 캠퍼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학생이 다투다가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사살하고 도주한 것입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불과 일주일 전 국제학생 파티가 열렸던 배구장이었습니다. 범인은 며칠 내로 검거되었지만, 학생들이 안전을 중시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장 강도와 같은 범죄는 주로 밤에 발생하고, 우범 지역이 아닌 이상 캠퍼스 내부와 주변은 안전한 편입니다. 밤에 혼자 다니지 않는 등 기본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UAlert 사이트에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등록하면 안전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 Amazon Prime: Amazon의 유료 회원 서비스로, 빠른 무료 배송, Prime Video, 음악 스트리밍, 독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대학생은 6개월 동안 무료 체험이 가능하며, 이후에는 연간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생필품 구매에 유용했습니다.
- 각종 티켓 학생 할인: 문화 공연, 스포츠 행사 티켓의 경우 온라인 구매(Ticketmaster)에서는 할인이 언급되지 않더라도 현장 구매 시 할인을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여행 시 짐 부치기: 학기 종료 후에 더 여행을 하려면 짐을 한국으로 부칠 수 있습니다. 저는 현대해운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운송 센터(UPS store)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큰 캐리어도 부칠 수 있습니다(이민백 포장 추천). 다만 배송에 1~2개월이 걸리고, 짐이 습기를 먹을 수 있어 포장에 신경을 써야 하고, 가끔 짐이 분실되는 사고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국을 떠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할 것이라 믿었지만, 내심 기대했던 성장—영어 실력이 급격히 향상되거나, 성격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하는 변화—은 없었습니다. 대신 스스로 더 기특하게 여기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언가를 성취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내는 경험을 무사히 마쳤기 때문입니다. 투손에서 직접 밥을 해먹고, 교통수단을 적절히 이용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학교 생활을 하고, 미국 문화에 익숙해지고,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며 삶을 꾸려냈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어디에서든 살아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획득한 것이 교환학생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변화이자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손에서의 적응 과정과 결과를 이 보고서에 담아, 교환학생 생활을 잘 해냈다는 증거 혹은 하나의 훈장처럼 남겨두고자 했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을 준비하는 학우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