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저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중심성’을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가 늘 살아오던 환경과 문화 관념에 적응해버렸기 때문에 보통 인간은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으며 문화는 다양합니다.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상식들이 어느 문화권에서는 전혀 상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런 세계의 다양성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게 되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매우 익숙하던 것들이 낯설게 보이기도 하고, 너무 낯설어서 겁먹었던 것이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늘 익숙하던 세계에서 벗어나면 좀 불편하기도 하고 당황할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다양한 타자의 삶을 내 삶 속에 녹아낼수록 더 재밌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교환학생은 저에게 자기 중심성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학생의 신분으로서 다른 문화권의 학교에 가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할 시점부터 꿈꾸던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외국에 나가서 혼자 살아보는 경험을 하기에 교환학생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비자 발급도 학생 비자 발급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며, 결정적으로 기숙사 입주가 가능해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큽니다. 또한 교환교에 도착하면 다른 교환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맨 몸으로 가서 외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가장 ‘Soft Landing’하기 좋은 경험이 교환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체코를 선택한 이유
우선 한국과 문화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국가들은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을 원해서 북미는 제외했습니다. 교환교 리스트에 남미/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유럽 국가들 중 선택해야 했습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 치안
유럽 국가들 중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위험한 국가는 많이 없지만, 그래도 여러 사건사고가 많이 나고 밤길을 다소 조심해야 하며 소매치기가 매우 자주 일어나는 국가들은 되도록 피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영국 프랑스 등은 최근 여러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추세로 보입니다) 체코를 포함한 중유럽 및 동유럽 국가들은 서/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이러한 측면에서 훨씬 안전하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 지리적 위치
아무래도 새로운 대륙에 오는 흔치 않는 기회이기에 여러 나라로 자유롭게 여행 다니고 싶었습니다. 체코는 유럽의 정확히 정중앙에 위치하여 어느 나라로든 가기가 편합니다. 예시로 베를린,빈 1박2일 여행도 충분합니다. 참고로 유럽은 버스값과 비행기값(라이언에어와 위즈에어)이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거기에 쇵겐협정에 가입한 국가들은 국경 검사 없이 여기저기 이동하고 다니기 좋습니다. 영국은 EU가 아니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 언어
스페인과 프랑스, 일부 독일 대학들은 주로 어느 정도의 자국어 능력을 요구합니다. 저는 영어말고는 제대로 구사하는 언어가 없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선택지가 제한되었습니다. 게다가 현지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현지인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정말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처음 생활 기반을 마련할 때 통신을 뚫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의 과정에서 언어적 어려움이 거의 없던 것이 정말 큰 장점이었습니다. 체코 지방도시에서는 영어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적어도 프라하 사람들은 대체로 영어 소통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 물가
유럽 국가들 사이 물가 차이는 정말 많이 납니다. 체코는 유럽 내에서는 물가가 확실히 저렴한 편입니다. 식당 물가의 경우에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살짝 비싼 편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식당 물가는 한국 식당의 최소 두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식당도 유럽 내에서는 저렴한 편입니다. 마트 물가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정말 저렴합니다. 현지 친구들 말로는 최근 인플레가 심해서 비싸게 느껴진다고 하는데,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게 물가가 오른거면 원래는 어떻다는 거지?”싶은 수준의 가격입니다. 물론 아시아 식재료는 가격이 좀 다를 수 있긴 한데,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마트의 우유, 치즈, 빵, 야채 등은 정말 싸다고 느껴집니다. 참고로 프라하는 유럽에서 오페라 연극 발레 등의 문화공연이 가장 저렴한 편이면서도 매우 수준 높고 역사적인 공연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기준을 비추어 봤을 때 체코는 최상의 선택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1순위 프라하, 2순위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지망했는데 사실 리투아니아는 날씨가 너무 추운 나라라 조금 끌리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체코는 큰 자연재해 이슈도 없는 편입니다(간혹 홍수 난다는 뉴스는 있긴 하지만 자주는 아닙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 날씨
저는 체코에 9월~12월 동안 머물렀는데, 요약하면 체코 날씨는 ‘예측 불가하다’ 입니다.
9월 첫째주에는 최고기온 32도를 웃도는 햇빛 쨍쨍한 여름 날씨였는데, 갑자기 하루 만에 날씨가 비가 오더니 최저기온 8도로 떨어졌습니다. 그 주는 계속 8도~13도 사이였습니다. 그 다음주에는 맑은 가을 날씨더니 그 바로 다음주부터 10월 둘째주까지 약 3주동안 흐리고 비오고를 반복하는 날씨였습니다. 게다가 엄청 쌀쌀해서 옷을 겹쳐 입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10월 셋째주와 넷째주는 날씨도 맑고 낮에는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라 최고의 가을 날씨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구름이 많이 껴있는 날씨라 흐린 날씨가 갑자기 맑아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1시간 뒤에 보면 비가 오기도 합니다. 게다가 안개가 자욱하게 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게 심지어는 다음날 일기예보가 안맞는 수준이 아니라 현재 날씨도 잘못 알려주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10월 중순~후반부에 날씨가 좋다면 꼭 체코 여행하기를 권장합니다. 체코 전역의 단풍이 정말 엄청나게 아름답습니다. 제가 본 단풍 중에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혹여 기회가 된다면 프라하에서 당일치기 가능한 보헤미아 스위스 다녀오는걸 추천드립니다.
-역사와 언어: 흔히들 체코를 ‘동유럽’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저는 동유럽이 아니라 ‘중유럽’으로 분류합니다. 흔히 동유럽이라고 분류하는 이유는 첫번째 구 공산주의 동구권(East Block)에 포함되어 있으며, 두번째 체코어는 슬라브어 계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세부터 보헤미아(체코 서부의 옛 이름)는 신성로마제국의 일원으로 독일어권과의 교류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맥주나 통밀빵 같은 식문화도 독일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현지 친구들도 동유럽이 아니라 중유럽으로 불리는 것을 확실히 선호합니다.
-문화 및 사람들 특성: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중유럽 사람들에 대해 ‘차갑다’, ‘재미없다’와 같은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인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정관념이 그렇듯,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없다’는 인식이 생긴 이유는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중유럽 사람들의 성격이 차분하고 시끄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서유럽이나 남유럽, 혹은 미주 지역과는 달리, 중유럽은 낯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스몰톡’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교환학생으로 처음 도착했을 때는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미친 듯이 스몰톡을 하게 되긴 합니다.)
국제적인 교류의 관점에서 보면, 서유럽이나 남유럽에서 느껴지는 활발함이나 적극성은 중유럽에서는 다소 덜한 편입니다. 식당이나 매장들도 우리나라처럼 화려한 네온사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길을 걷다가도 옆에 매장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호객 행위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중동 국가들을 여행하다가 중유럽으로 오면, 그 공기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관광지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매우 조용한 주택가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아주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삶 속의 소음이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불친절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처음 프라하에 도착해서 시내에서 쇼핑을 했을 때 만났던 분들은 모두 매우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물론 간혹 조금 무뚝뚝하거나 쌀쌀맞은 인상의 아주머니나 아저씨를 만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많이들 인종차별을 걱정하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는 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경험이 다들 다르고 비슷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것이 인종차별인지 아닌지가 애매한 경우가 많이 있어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체코에도 이미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어 동양인 자체를 낯설게 보는 국가는 아닙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발급 과정은 정말 악명이 높듯이 실제로도 매우 귀찮고 걱정을 많이해야 했습니다.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할 부분입니다. 교환교 측에서 확정문서 보내주는 즉시 바로 대사관에 이메일 써야 합니다. 이메일로 약속을 잡아야 방문이 가능합니다. 대사관 방문일자가 확정되면 서류들을 준비해야합니다. 준비서류가 많은데, 네이버블로그에 정보 충분히 있습니다. 잔고증명서, 거래내역서,교환교 측에서 보내온 문서, 보험 서류 등입니다. 특히 은행서류 뽑을 때 영어로 되어있는지 꼭 확인하십시오. 저는 분명 영어로 뽑아달라고 말했는데 직원 실수로 한국어로 뽑힌 종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들고 갔다가 대사관에서 리젝해서 다시 일정 잡고 방문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비자기간을 다 포함하는 보험이 필수인데(대사관에서 지정한 국영보험에서 해야합니다) 이때 보험 보장기간 넉넉하게 6개월 하시길 바랍니다. 처음에 5개월 했다가 보장기간 이틀 부족한거 알고 대사관 예약 다시 해야 했습니다. 대사관 예약 변경하는 거 쉽지 않습니다. 변경할 때도 이메일을 보내서 약속을 잡아야 하는데 이 이메일 읽는데 일주일 걸립니다. 이 이메일 답장으로는 그냥 대사관 측이 가능한 날짜를 통보하고 그때가 불가능하면 다시 또 이메일을 보내야 합니다.
일단 비자를 신청할 때 한번, 비자를 받으러 갈 때 한번) 최소 두번의 대사관 방문과 그 방문 날짜를 잡기 위해 이메일을 여러 번 주고 받아야 합니다. 비자 신청 후 비자 받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도 최소1개월 이상이고 언제 비자 받으러 오라는 이메일이 올지 모릅니다.저는 6월6일에 비자신청 인터뷰 하고 비자 받으러 오라는 이메일이 7월20일 경에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사관은 늘 갑이니 시간을 최대한 비워두고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세요. 오라고 한 날짜에 방문이 불가할 시 다시 이메일 보내서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매우 귀찮습니다. 저는 정말 운좋게 출국 직전에 비자 받았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본적으로 iskam이라는 학교 웹사이트로 기숙사 관련 일들을 처리합니다. 기숙사 신청이 제일 관건일 것입니다. 기숙사 신청 날짜 및 입금 일자 등은 학교 측에서 온라인 ot를 여니까 거기서 들으면 됩니다. 기숙사 방은 두 종류가 있는데, 첫번째는 1명이 한 방을 쓰고 2명이 공동공간(화장실과 부엌)을 쓰는 구조고, 두번째는 두명이 한방을 쓰고 총 4명이 공동공간을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첫번째 타입이 더 비싸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인기가 좋습니다. 기숙사는 신청 시간 딱 맞춰서 접속하면 크게 어렵지 않게 첫번째 타입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3층 선택했는데 딱 적당했습니다. 아무래도 낮은 층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기숙사 생활 할동안 참고할 점: 전반적으로 학생의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통금 점호 등의 구시대적인 통제는 당연히 없구요. 다만 주의할 점은 청소기 및 세탁기 사용이 공짜가 아닙니다. 사용할 때마다 미리 시간을 정해 예약을 해야하고 온라인(iskam)으로 돈을 내야합니다. 이게 따로 알림 같은게 없어서 제때 안내면 나중에 추가 벌금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학기 말 쯤에 방 청소상태 점검한다는 공지가 있습니다. 바로 옆 건물 친구는 상태불량으로 벌금도 먹고 되게 까다롭게 굴었다는데 제 빌딩 담당자분은 그냥 엄청 쉽게 넘어가서 문제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위생 관리를 항상 해놓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기 끝나고 기숙사 나갈 때 미리 체크아웃 티켓을 온라인(iskam)으로 끊어야합니다. 최소3일전에요. 그렇지 않으면 체크아웃 비용 6만원을 부과합니다. 체크아웃 추가비용없이 할려면 평일 오전 8시-11시에 나가야합니다. 주말에 체크아웃을 해도 6만원 비용 나갑니다. 꼭 미리 체크아웃 날짜를 정하고 티켓을 예약하는 걸 추천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본적으로 서울대 등록금 외에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기숙사 비용밖에 없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다소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제가 사용했던 방은 1인1침실이라 비용이 더 높은 것이었고, 한 달에 약 50~60만원 가량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결제수단
: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지 은행 계좌를 만들까 고민했으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지 은행 계좌 없이 그냥 트래블월릿/트래블로그 카드로 생활했습니다. 이 두 카드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현지 화폐를 당시 환율에 맞춰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두 카드는 꼭 교환학생이 아니라 다른 나라 여행할 때도 많이 유용합니다. 두 카드 모두 코루나 지원됩니다. 물론 현지 은행 계좌가 없으면 통신비를 직접 매장 방문해서 결제해야 한다거나 친구들에게 송금이 힘든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저는 paypal 계정이 있고 revolt도 많이들 사용해서 큰 문제 없었습니다.
체코도 대부분은 이제 카드 사용이 가능하나 여전히 간혹 현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현금은 꼭 Euronet이 아닌 CSOB atm에서 인출하시길 바랍니다. Euronet atm이 정말 자주 보이지만 수수료가 매우 높은 걸로 악명이 높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iskam이 학교 기숙사 관련 사이트라면 그 외 학업 관련 모든 정보는 insis라는 사이트에서 이루어집니다. 교환교 측에서 확정 메일이 오면 insis 사이트에 가입하고 정보를 기입하라고 할 것입니다. 해당 사이트에 예정 개설 과목 목록이 쭉 뜹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만 따로 볼 수 있고 영어 강의도 충분히 많습니다. 참고로 유럽은 한국과 다르게 ECTS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3ects가 일주일에 1시간반 강의 정도이니 한국의 1학점보다 3분의2정도 분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5ects가 학교에서 최소로 요구하는 학점이긴 한데, 실질적으로는 18ects를 들어야 다른 조건들도 만족할 수 있어 저는 18ects 수강했습니다. 대부분 처음에 신청한 수업은 그냥 그대로 확정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원래 신청했던 강의가 개강 1주일 전에 폐강이 되어서 새로운 강의를 넣었습니다. 개강 첫째주까지만 수강신청 변경 및 드랍이 가능합니다. 첫째주가 지나면 드랍도 불가하니 첫 주에 신중히 선택하길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3ects 6개의 과목(=총 18ects)을 수강했는데 그 중 1개 과목은 Intensive Course라고 해서 다른 주에는 수업을 안하고 특정한 한 주에 몰아서 수업을 듣는 강의가 있습니다. 그 주에는 다른 강의들은 어쩔 수 없이 결석해야 합니다. 저는 그 1개의 Intensive Course가 제 전공과목 International Communication이었습니다. 나머지 5개의 과목 중 3개 과목은 역사 과목, 2개 과목은 언어 과목이었습니다. 체코의 역사 과목과 체코어 과목이 있었으니 2개 과목을 현지국과 관련된 강의를 수강한 셈입니다. 나머지 1개의 언어는 스페인어 수업이었고, 2개의 역사 과목은 20세기 정치경제사와 냉전사 과목이었습니다.
-International Communication: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전직 기자 출신의 교수님께서 강의하셨는데, ‘유대인 특유의 토론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던 강의였습니다. 학생들도 매우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고 교수님 또한 매우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강의에 임하셨습니다. 저널리즘에 대한 인사이트부터 국제적인 미디어까지 많은 것을 배우고 갈 수 있었습니다.
-20세기 정치경제사+냉전사: 동일한 교수님께서 연달아 수업하시고 내용도 연결된 강의여서 묶었습니다. 이 강의는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영어도 아주 잘하시고 설명도 너무 재밌고 깊이있게 잘하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냉전사 강의에서 한국전쟁이 한 주 동안 다뤄집니다.
-체코사: 현지 역사를 배운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으나 사실 교수님께서 강의를 잘하시지는 못하여서 좀 힘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체코 역사 내용을 잘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체코어: 밑에 외국어 습득요령에서 쓰겠습니다.
-초급 스페인어2: 사실 처음에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당황을 많이 했습니다. 분명 강의계획서에는 영어 강의라고 했지만 교수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스페인어로만 수업하셨습니다. 그래서 초급스페인어1로 바꿀까 생각했지만 강의 인원이 다 차서 그러지 못했고 그냥 강의를 수강했으나 의외로 할 만했습니다. 언어를 정말 언어답게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교환 끝나고 남미 여행을 가서 나름 도움 됐습니다. 사실 남미 여행 가기 위해 수강한 것이긴 합니다.
3. 학습 방법
교환학생은 각 과목 60점만 넘으면 pass입니다. 사실 강의만 집중해서 들으면 60점을 못 넘길 일이 없습니다. 다만 유럽의 대학교는 출석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 안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학교에서 체코어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학습부담이 큰 수업은 아니었고 교수님도 매우 유쾌하신 분이라 매우 재밌게 수강했습니다. 다만 체코어가 슬라브 계통이다 보니 발음 및 어법 체계가 게르만/로망스어 계통과 많이 다르고 낯설어서 어렵게 느껴집니다. 물론 개론 강의에서는 그런 어려운 파트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 1학기 만에 체코어 같이 낯선 언어를 잘 하게 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평소에는 프라하에서 영어가 워낙 잘 통하는 편이다 보니 더욱 그랬던 측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어를 배우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있고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그 나라 언어 공부를 해서 교환을 간다면 정말 뜻 깊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듀오링고도 애용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 틈틈이 듀오링고를 하며 외국어 학습을 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현지 교환교에 도착하기 전에 기숙사 신청 및 수강신청 외에 미리 해두는 것이 좋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ISIC카드 신청입니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isic카드 신청할 수 있을때 바로 신청하는게 좋습니다. 학교 이메일로 공지가 오니 8월 말에는 자주 이메일함을 들어가보는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이 학교 공식 학생증 자체가 isic카드입니다. 학교에서 학식을 먹거나 기숙사에 들어갈 때 등 이 카드가 있어야 학교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카드는 개강하고 나면 학교 프론트 데스크 같은 곳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개강 초에 줄이 매우 길어서 어디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또한 이 카드가 있어야 체코 내부에서, 혹은 유럽 전역에서 각종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체코 내에서는 거의 모든 교통과 관광지가 할인됩니다. 정말 간혹 식당이나 안경점도 학생할인 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한 번 점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유럽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경우는 자국 학생만 할인해주고, 어떤 경우는 EU학교 학생도 할인해주고 하는 등 그냥 랜덤이니 가서 확인해야합니다. 다만 프랑스 박물관들은 여권에 찍혀있는 학생비자만 있으면 루브르, 오르새 등등의 주요 박물관 입장이 공짜입니다. 가장 학생할인 혜택이 강력한 곳인데 ISIC없이 유럽 학생 비자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환 학기 개강 전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는 교환 학기 개강 전후로 여행을 해서 사실 여행 배낭만을 매고 기숙사에 입주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거의 대부분 현지에서 구매했습니다. 생각보다 현지 물가가 비싼 편이 아니라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제 노트북과 태블릿pc는 필요했기에 전자기기와 두꺼운 겨울 옷은 집에서 소포로 배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학기를 마치고 여행 출발하기 전에 다시 소포를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다만 배송 받는 과정이 조금 스트레스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6.기타 유용한 정보’에 작성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앞서 ‘체코를 선택한 이유’에서 언급했듯이 유럽 내에서는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외식 가격은 유럽이다 보니 저렴하지 않습니다. 한국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편입니다. 기타 공산품은 더 저렴한 편입니다. 아래 ‘3. 식사 및 편의시설-기타 쇼핑’에 저렴한 상점 정보를 작성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우선 역시나 가장 가성비가 좋고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은 학식(school canteen)입니다. 학교 내부에 일반적인 학식 하나와 바로 옆에 피자/파스타를 주로 파는 학식이 있습니다. 보통 한 dish에 4800원~6000원 사이로 우리나라와 가격은 비슷합니다. 보통 점심부터 저녁6시까지 영업합니다. 기숙사 단지에도 식당이 하나 있어서 강의가 없는 날에는 자주 방문했습니다. 다만 평일 점심에만 영업하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프라하에 체코 전통음식을 파는 괜찮은 식당들도 꽤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체코 음식인 스비치코바나 족발 느낌의 Koleno 등을 판매합니다. 매일 먹기엔 질릴 수 있어도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다만 관광객들 붐비는 old town 식당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정말로 정상 가격에 비해 4배를 받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시 외곽에 있는 체코 로컬 식당들은 가격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는 편입니다. 유럽에서는 보통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무조건 drink 시킬 거냐고 물어보는데, 놀랍게도 체코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음료는 맥주입니다. 물이랑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고 콜라보다 싼데 정말 맛있습니다. 저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지만 체코에서는 일부러 맥주를 찾아 마시기까지 했습니다. 마트에서 캔맥주 하나에 1200원이면 살 수 있긴 한데, 웬만하면 펍에서 3천원 정도에 draft beer 먹는게 맛이 훨씬 좋습니다.
참고로 한국 식당은 당연하지만 비쌉니다(물론 다른 유럽국가에 비하면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서 저는 거의 한국식당 거의 안 갔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음식을 먹는 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베트남 식당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엄청 훌륭합니다. 체코 내 두번째로 큰 소수인종 그룹이 베트남계여서 베트남 식당은 엄청 많습니다.
평일 점심에는 인도 식당들이 점심 뷔페를 9천원~12000원 가격에 제공해서 인기가 좋습니다. 물론 평일 점심에는 학교 식당이 열기 때문에(주말이나 아침, 저녁애는 학교 및 기숙사 식당이 영업 안 합니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옵션은 학교 식당입니다. 일반적인 체코 식당들도 가성비 괜찮은 평일 점심 메뉴가 따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편식을 먹고 싶을 때 유럽에서는 맥도날드 등 햄버거를 먹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햄버거집만큼 많은 숫자의 케밥집이 있고 가격, 양, 맛, 건강 모든 측면에서 햄버거보다 우월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업도 늦게까지 합니다. 보통 5유로(=7500원)정도면 정말 배불리 먹습니다.
-시내교통과 길 찾기
프라하 최고 장점 중 하나가 대중교통입니다. 트램 노선이 상당히 촘촘하게 잘 되어있고 배차도 길지 않은데(심지어 야간 버스도 잘 다닙니다), 학생 기준 가격이 매우 저렴합니다. 다만 체코 대학에서 발급받은 ISIC카드가 있어야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개강 전까지는 그 혜택을 못 받습니다. 최대한 빨리 ISIC카드를 신청하고 발급받아서 교통 혜택을 받기를 추천합니다. (가격은 3개월에 2만4천원 정도). 원래 8월 중순부터 ISIC카드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는 9월 첫째주에야 신청해서 약간 늦게 받았습니다.
다만 처음에 시내 대중교통을 탈 때 잘 모르고 타서 황당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중유럽/동유럽의 대중교통은 별도의 티켓 검사 장치 및 게이트가 전혀 없습니다. 누구나 티켓을 소지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운영됩니다. 간혹 사복 입은 검표원들이 불시 검문해서 티켓 미소지자를 적발하면 큰 벌금을 부과합니다. 그런데 티켓을 구매했는데도 불구하고 적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티켓을 구매하고서 Validation을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티켓 1회권 티켓을 하나만 사서 그걸 계속해서 소지하고 있을 수 있기에 탑승할 때 ‘승차처리’를 따로 해줘야 하는데, 그 승차처리 하는게 Validation입니다. 티켓 찍는 기계가 트램 안에 있습니다. 이거 모르고 가서 벌금 물었다는 사례가 종종 나옵니다.
참고로 프라하 지하철 일부 역들은 에스컬레이터가 다소 위험할 정도로 속도가 빠른 경우가 있으니 특히 큰 캐리어를 들고 탈 때에는 꼭 엘리베이터를 타시길 바랍니다. 정말 위험할 정도로 빠릅니다.
시내에서는 구글지도가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다만 체코 지방도시를 갈 때는 구글지도에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idos.cz라는 사이트에 사실상 모든 체코 대중교통 정보가 업로드 되어 있으니 체코 소도시 여행할 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통신
프라하 도착 후 가장 먼저 해야하는건 통신입니다. 저는 다른 교환학생 후기 참고해서 시내에 Palladium 백화점에 있는 Vodafone매장에서 꽤 저렴한 학생 가격으로 체코 데이터 무제한, 유럽 내 45gb요금제 사용했습니다. 다행히 직원들이 대체로 영어를 잘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응답도 잘해줍니다. 다만 bill이 매달 날라오면 체코 은행 계좌가 없어 매번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내야해서 좀 귀찮긴 합니다. 해지하는 것도 현지 매장 가서 요청하면 됩니다.
-기타 생활 및 쇼핑
Prague Univ of Economics and Business(VSE) 기준으로 교환학생은 아마 Prague3에 위치해 있는 Eiselorva Dormitory에 배정받게 될 겁니다. 이곳에서 트램 정류장 서쪽으로 두개를 더 가면 Lidl이라는 마트가, 동쪽으로 두개를 더 가면 Kaufland라는 사이즈가 더 큰 창고형 마트가 있습니다. 둘다 가격은 비슷하게 저렴합니다. 이 두 마트는 정말 자주 들렀습니다.
가성비 있게 fast fashion 옷을 사고 싶으시면 시내에 있는 Primark 매장이 제일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혹은 그냥 중고 옷을 원하시면 구글에 secondhand shop이라 치면 결과가 많이 나올 텐데(중유럽 전역에 중고매장은 엄청 많습니다), Genensis secondhand 이곳이 제일 괜찮았습니다. 운 좋으면 겨울용 패딩이나 점퍼도 약6~7천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Kaufland에서 수건이나 베개, 슬리퍼 등을 팔지 않길래 어디 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제일 확실한건 IKEA가 3~40분 거리에 있어서 거기를 가도 되고, 아니면 시내에 Pepco라는 매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가격에 판매합니다.
의외로 헤어드라이어를 큰 마트에서 못 찾았는데 시내에 자주 보이는 dm 같은 매장(체코 올리브영 느낌)에서도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참고로 기타 화장품 류는 dm매장이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충전기나 바구니 등등의 공산품은 tedi라는 매장이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독일에도 자주 보이는 브랜드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처음에 insis사이트에 가입하고 나면 buddy 신청이 가능합니다. buddy신청하면 현지교 친구와 매칭이 됩니다. Buddy 친구가 아마 개강 전에 연락을 먼저 줄 것입니다. 저도 buddy 친구들한테 현지 정보 등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지 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는 친구 중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도 자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을 운 좋게 만나 재밌게 얘기 나눴습니다.
아마 개강 첫 주에는 학교에서 교환학생들을 위해 주최한 행사들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수많은 small talk에 익숙해집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얘기 나누면 재미있습니다. ErasmusStudentNetwork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카드도 발급해줍니다. 카드 발급비용은 대략 3만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Flixbus 10번 할인 및 Ryan air 짐 공짜 추가 등의 할인 혜택이 좀 있어서 여행을 자주 다닐 계획이라면 유용할 것입니다. 유럽은 일반적으로 기차가 가장 비싸고, 버스는 저렴하며 의외로 비행기 값도 저렴합니다. 버스는 Flixbus가 매우 저렴하고, 비행기는 Ryan air와 Wizz air라는 두 저가항공사가 정말 저렴합니다. 다만 저가항공사들은 짐 규정이 매우 엄격합니다. 좌석 밑에 들어가는 작은 가방만 허용하고 그 이외의 큰 여행배낭은 게이트에서 걸릴 확률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 ESN 카드가 유용합니다. 단, Ryan air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저 혜택이 적용되니 미리 예약하시길 권장합니다.
+불편한 상황이 생길 때의 태도-문화적인 차이
: 유럽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마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분들과 공용 공간을 사용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불쾌하거나 짜증 나는 순간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한국인분들이 불필요한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냥 참고 넘어가시곤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정중하게 본인의 요구사항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는 불편을 끼치는 분들이 정말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영향을 미리 생각하고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 수 있지만, 타인이 그렇지 않았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하거나 악의적인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될까 고민이 될 때, 한국을 포함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남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먼저 우려하여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더욱 윤리적이라고 여겨집니다. 반면에 서양 문화권에서는 기본 마인드셋이 다릅니다. 일단 행동을 하고, “만약 이 행동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주의를 주겠지”라고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애초에 불편을 끼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인식하는 동양 문화권과는 다른 사고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공연장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학생들이나, 아이에게 핸드폰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어폰 없이 소리를 크게 틀어놓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유럽은 상대적으로 덜하긴 하지만 예외는 아닙니다). 이럴 때 정중하게 한마디 말씀드리면 오히려 상대방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앞서 ‘체코를 선택한 이유’에서도 언급했듯이 매우 안전합니다. 밤에도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문제는 없으나 외국이니만큼 늘 안전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다만 유럽은 유럽인지라 프라하 시내에서는 소매치기는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프라하 중앙역 앞 쪽에 노숙자가 많아 분위기가 약간 안 좋을 수 있다고는 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한국에서 보낸 소포 받기
의외로 굉장히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세관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민간회사인 ups 통해 보내주셔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우체국 통해 보낸 소포 후기 보면 정말 귀찮습니다. 물론 저도 ups측에서 세관서류 절차 안내를 너무 대충해줘서 많이 애먹었습니다. Ups측에서 특정 날짜까지 세관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반송되거나 폐기된다고 문자도 받았습니다. 서류도 다 체코어라 구글번역기로 다 번역해야 하고 일부는 아무리 구글 검색해도 뭘 써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Ups전화해서 물어보는게 제일 빠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직원들이 영어를 잘합니다. 어쨌거나 세관에서는 내가 이 받는 물건들을 팔게 아니라 내가 사용할거라는 입증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교환교의 acception letter나 학생비자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그 서류들이 잘 인정돼서 추가적인 관세 납부 없이 잘 받았습니다. 소포를 어떤 회사로 보내냐에 따라 우체국에 직접 가야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저처럼 그냥 기숙사 앞으로 바로 올 수도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여행을 가게 되어서 소포가 올 때 기숙사에 본인이 없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기숙사 근처 상점(제 경우는 Biscupcova역에 있는 Kratom World)에 소포를 맡겨주니 나중에 여권 들고 찾아가면 됩니다.
‘유럽 경제는 규제와 느린 행정 때문에 쇠퇴하고 있다’는 언론의 분석을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두 번 있는데 첫번째가 비자 발급받을 때고 두번째가 소포 받을 때입니다. 만약 소포를 꼭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리미리 서류 관련 정보들을 체크하고 적극적으로 회사에 연락해 전화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인생에서 새로운 자극을 가장 많이 받았던 시기이며 나아가 이 경험이 제 앞으로의 인생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단단한 밑바탕을 만들어 줄 것을 확신합니다. 일상의 1부터 100까지 달라집니다. 생활의 형태, 만나는 사람들, 학교 시스템, 도시의 분위기 등등 일상의 모든 감각이 새롭습니다. 만나는 사람의 네트워크도 넓어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의 폭이 넓어집니다.
어느 형태의 도전이나 마찬가지지만 거주지 국가를 먼 곳으로 바꾼다는 것 자체가 많은 낯섦과 어색함을 만듭니다. 먹는 음식, 통학 길, 집,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적응해야 합니다. 오늘은 어디에 가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지, 당장 생필품은 어디 가서 사야 할지 등을 정보가 훨씬 부족한 상태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처음 도착하면 대중교통 하나 타는 것부터 쩔쩔맬 정도로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내 가치관의 토대를 만들어줍니다 그런 불편한 상황에서 나에게 최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글이 체코를 비롯한 다른 국가로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현지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값진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