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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2024-2학기][공모전 수상] 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 LMU (황○윤)

Submitted by Editor on 18 November 2025

I. 교환 파견 동기

원래 저는 4학년 여름방학 때까지만 해도 졸업 사정상 교환학생을 포기하는 대신 학교에서 주최하는 또다른 해외수학 프로그램인 SWP(SNU in the World)에 만족하자는 입장이었고, 이에 4학년 여름 SNU in Berlin에 지원하여 한달 동안 베를린 자유대의 어학코스 수업 및 강연을 수강하였습니다. 허나 SWP 프로그램에서의 기억은 오히려 저로 하여금 졸업을 미루더라도 교환학생에 지원해야겠다, 다시 독일에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고, 이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SWP에서 돌아온 직후 바로 다음 학기인 4학년 2학기에 서류를 준비해 5학년 2학기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원하기 직전까지도 ‘지금 내가 교환학생을 가도 되나, 졸업을 1년 미뤄도 되나’ 불안이 매우 컸지만, 해외에서 공부하고 거주하는 경험은 단순 1년 졸업이 미뤄지는 것과는 비교불가한 수준으로 저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여 교환학생을 꼭 가야겠다 결심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WP를 다녀온 이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무조건 다시 거주하고 싶다, 제대로 독일에서 더 오래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나라를 어느정도 정한 상태였습니다. 제가 외국어고등학교 독일어과를 나와 현지에서 독일어로 의사소통 및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SNU in Berlin에서의 경험 및 교환학생 결심에도 큰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초반에는 오스트리아 및 스위스 역시 고려대상에 포함하였는데, 물가를 고려해 독일로 나라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독일로 좁힌 이후에는 대학을 선정해야 하는데, 이때 저는 독일 대학의 심리학 전공 수업을 들으며 학업적으로도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독일 내에서 QS 랭킹 1위인 뮌헨대를 1지망으로 지원하였습니다. 학문적으로 저명한 학교인 것과 더불어, 독일에서 세번째로 큰 대도시이자 뮌헨 공항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한 것도 대학을 고를 때에 고려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뮌헨은 바이에른 주의 주도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구수 150만을 넘는 독일에서 세번째로 큰 대도시입니다. 1972년에는 올림픽까지 개최했을 정도로 인프라 및 교통, 생활의 모든 것이 불편함 없이 깨끗하게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뮌헨, 나아가 바이에른 주는 정말 ‘독일’ 하면 떠오르는 전통적인 특징(맥주, 소시지, 축구 등)을 모두 보유한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9월에 열리는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 및 12월의 크리스마스 마켓,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 경기가 인기가 많습니다.

  • 날씨: 독일은 영국 혹은 네달란드만큼 비가 많이 오는 곳은 아니나, 계절에 따라 일출 및 일몰 시간의 차이가 큽니다. 제가 보낸 가을-겨울 기간에는 해가 정말 빨리 졌는데, 11월부터는 해가 4시쯤 지기 시작해 5시만 되어도 밤 11시인 것처럼 매우 캄캄합니다. 저는 비타민 D3를 복용하고 크리스마스 마켓들을 다니면서 날씨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 영어: 기본적으로 독일은 영어가 매우 잘 되는 유럽나라에 속합니다. 다만 베를린에 있을 때는 단 한번도 영어를 못하시는 분을 뵌 적이 없는데, 뮌헨에 있을 때는 가끔, 특히 어르신분들 중에 영어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친구들을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허나 독일어 없이 살기 어려운 수준은 전혀 아닙니다.
  • 접근성: 기본적으로 뮌헨은 독일 내륙 쪽이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체코 나아가 헝가리 정도까지도 기차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뮌헨 공항이 독일에서 두번째로 큰 만큼 뮌헨으로 입독 혹은 뮌헨에서 출국하는 것이 매우 용이한데, 그만큼 가격대가 비싼 편이라 저는 유럽여행을 다닐 때에는 주로 기차인 DB 혹은 플릭스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다만 DB는 정말 매일 꼭 넉넉하게 시간을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불가피하게 비행기를 타야 할 때는 뮌헨에서 버스로 1시간 반 거리이고 저가항공이 취항하는 곳인 멤밍엔 공항을 이용하였습니다. 다만 인접 공항 치고는 뮌헨 시내에서 거리가 매우 멀어 멤밍엔 공항까지 또 기차를 타고 가면 시간 너무 오래 걸리니, 뮌헨 중앙역에서 Allgau Express라는 직통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 도시 특징: 뮌헨의 경우 애초에 아기자기한 느낌의 소도시가 아닌 대도시이기도 하고, 2차 세계대전의 폭격을 받아 복구한 곳이 많아 오히려 굉장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건물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독일은 여전히 많은 것들이 아날로그 방식인데, 행정 처리도 이메일이 아닌 우편을 통해 진행하며, 기숙사 방문 역시 도어락이 아닌 열쇠입니다(열쇠를 방에 두고 외출하시면 카드키로 따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독일의 경우 쉥겐조약이 적용되어서 출국 후 90일까지는 비자 없이도 자유롭게 다른 유럽 나라로도 여행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로도 비자가 없으면 출국 후 재입국이 불가능하며, 독일에 불법 체류하는 상태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입독 이후에 비자신청을 하는 것 역시 가능하긴 하지만, 독일의 일처리가 워낙 느리다 보니 전 최대한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실제로 같은 학기에 함부르크에서 교환학생을 한 제 친구는 비자를 못 받은 채로 한국으로 귀국하였다고 하니, 꼭 미리미리 신청하시고 한국에서 받아오세요!​

제가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까지의 비자 발급 방식은 주한독일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비자 인터뷰를 위한 날짜(테어민)을 티켓팅하듯이 잡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비자 테어민 잡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너무 스트레스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이러한 제도가 폐지되고 주한독일대사관에 메일을 보내 테어민 날짜를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이 역시도 메일이 올 때까지 한 달 넘게 소요된다고 들어 꼭 미리미리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비자 발급 비용은 제가 신청했을 때에는 75유로 현금이었는데, 실시간 통화로 반영되어 아침에 확인한 것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으니 당일에 꼭 넉넉하게 들고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Application process/숙소 지원 방법

2학기 파견을 기준으로, 3월 말 국제협력본부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서울대에서 학생을 추천하는 nomination process 이후 4월 30일까지 application이 진행되었습니다. 하나씩 설명을 드리자면, Learning Agreement는 학생, 본교, 그리고 교환교 간의 서약서로, 학생이 이러한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교환학교에서 수학할 것임을 확인하는 서류입니다. 파견가시는 교환학교 해당 과에서 듣고자 하는 수업들을 대략적으로 나열하신 뒤, 본교 담당자 선생님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첨부하시면 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나중에 학기가 시작하신 뒤 Learning Agreement에 작성하였던 것과 무관하게 아예 새롭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Learning Agreement는 정말 대략적인 계획일 뿐이지 이를 따라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지원 당시에는 영어로 열리는 심리학 수업 4개, 생물학 수업 1개를 들을 것이라고 작성하였는데, 막상 독일에 가니 영어 수업들은 모두 석사과정용임을 뒤늦게 공지 받아 Learning Agreement에 작성한 수업을 단 하나도 듣지 않고 모두 새롭게 수강하였습니다.

언어능력의 경우 영어로만 수업을 들으실 예정이라면 영어성적만 제출하셔도 되고, 저의 경우에는 지원 당시에는 영어성적만 제출하였지만 출국 직전 독일어 B2를 따 교환교에서 심리학 전공 수업은 모두 독일어로 수강하고 왔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독일은 독일어를 전혀 못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나라인데, 학업 측면에서는 저는 전공에 따라 독일어가 안되면 제약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일례로 제가 속한 심리학과는 학부 수업이 모두 독일어여서 영어 석사 수업 혹은 독일어 학부 수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독일어가 B2수준이라 학부 독일어 수업 수강이 가능하였지만, 독일어를 아예 못하는데 영어 학부 수업이 열리지 않은 과에 소속된 친구들은 영어 석사 수업을 수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실 때 학부에서도 영어 수업이 많이 열리는지 꼭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뮌헨대는 LSF라는 사이트에서 전체 과목 목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과목 이름 앞에 P가 붙은 것은 석사 전필, WP가 붙은 것은 석사 전선, NCP는 석사 제한 과목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Application 때 중요한 점은 바로 이 때 기숙사 신청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뮌헨대의 경우 바이어른 뮌헨의 학생조합인 Studierendenwerk München Oberbayern에 의해 기숙사 배정이 이루어지며, 한국에서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사실상 100퍼센트의 확률로 기숙사에 배정되므로 숙소 걱정은 크게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기숙사가 분산되어 있는데, 기숙사 신청 시 제가 거주하였던 올림픽 공원의 기숙사, 그중에서도 Olydorf Hochhaus로 배정해달라고 작성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기본적으로 Olydorf는 뮌헨 올림픽이 열린 당시 만든 숙소를 학생 기숙사로 쓰고 있는 것인데, 1인 1실 1주방 1욕실의 구조이며, 옷장 및 샤워실 냉장고 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고 모든 것을 혼자 쓸 수 있어 정말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Olydorf 내에서도 납작한 2층짜리 개인 플랫인 Bungalow와 아파트형 건물에 1인 1실씩 입주하는 Hochhaus로 나뉘는데, 아파트형 구조인 후자가 벌레 및 더위, 추위 문제에서도 훨씬 자유롭고 이동하기에도 훨씬 편리해 저는 후자를 추천드립니다. 기숙사 위치도 너무 좋았는데, Olympiazentrum 지하철역과 도보로 5분 거리이며 Olympiazentrum 지하철역에서 학교 및 광장(시내), 중앙역까지는 모두 지하철로 10분 거리입니다. 참고로 월세는 한달에 대략 60만원 정도였으며, 1인 1실인 대신 자잘한 주방용품 혹은 생필품, 즉 냄비 프라이팬 등은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 다 새롭게 구매하셔야 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달에 60만원 정도였고, 등록금을 10만원 정도 냈습니다. 그 외에 대학에 지불한 비용은 사전 언어 코스 말고는 없었습니다(학식 카드 개설 비용 만 팔천원 등 자잘한 비용은 있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아래는 한국에서 처리한 자잘한 사항들입니다.

(1) 건강검진 및 약: 건강검진 및 스케일링은 꼭 받으시고 출국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아플지 모르기에 저는 약도 상비약 및 처방약 모두 바리바리 싸서 갔습니다.

(2) 통신: 저는 원래 쓰던 한국 번호는 문자수신만 가능한 버전으로 6개월간 장기정지 신청하였습니다. 더불어 입독 후 새 유심을 사고 개통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겠다 판단하여, 미리 일주일 치의 e-sim을 사서 그걸로 생활하였습니다

(3) ISIC 국제학생증 발급: 국제학생증으로 학생 신분을 입증하면 유럽 내 많은 미술관, 박물관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각종 외화 카드 발급: 독일에 입국하면 미리 송금한 슈페어콘토에서 매달 독일 계좌로 돈이 들어오긴 하지만, 저는 다른 외화 카드도 많이 발급해갔습니다. 여러개를 발급받았는데, 트래블월렛 제외하고는 다 앱이 너무 무겁고 사용하기 불편하여 사실상 트래블월렛만 사용하였습니다. 더불어 카드별로 송금한도 제한을 미리 풀어놓고, 일반결제를 등록해놓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5) 공동인증서/금융인증서 발급: 전 한국번호를 문자 수신만 가능한 버전으로 정지해놓고 출국해 한국 서비스 이용 시 ARS 인증, 전화인증, 그리고 문자인증 모든 것이 불가능했는데, 공동인증서를 만들어놓고도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송금에 있어서 며칠간 애먹은 기억이 납니다. 꼭 각종 인증서를 만들고, 아이디 비번을 다 정리해 놓으시고 출국하시길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교 등록의 경우, 뮌헨대는 개강이 10월 둘째주라 9월 말에 등록하라고 학교 본부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참고로 뮌헨대는 LSF(강의 편람 확인 및 수강신청용 사이트)와 MOODLE(ETL처럼 강의자료를 올려주는 웹사이트)를 사용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학생증과 학번 역시 받을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단과대마다 매우 상이하며 보통 교환학생의 경우 LSF를 통한 정상적인 수강신청이 불가능하기에 각 단과대의 코디네이터를 통해 진행됩니다. 허나 저는 심리학과의 코디네이터와 소통이 아예 안 되어(4주 동안 메일을 7번 보내면 1번 답장 받는 식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였습니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정상적으로 코디네이터를 통해 수강신청을 완료했다고 하니 심리학과가 아니시라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심리학과이신 분들을 위해 수업 종류 설명을 해드리자면, 뮌헨대 심리학과의 경우 [Psychologie / Bachelor / H / PO 2020 / 180 ECTS] 교육과정을 따르시면 됩니다. 허나 대부분의 학부 과목이 독일어로 열려 독일어가 어려우신 분들은 영어 석사 수업을 듣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심리학과 홈페이지에는 “You can select max. 1 MA-level course of any of the German taught master programs. You cannot select any of the English taught MA-level courses in Psychology.”라고 적혀있지만, 실제로는 석사과정인 “Neurocognitive Psychology“와 “Learning Sciences“의 입문용 영어 수업들은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고 공지 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과에 상관없이 수업은 대부분 일방향 강의(Vorlesung)와 토론형 수업인 Seminar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외에 small group teaching(Unterricht in Kleingruppen; UK)나 실습과목이 있지만 이는 본교 학생들을 위한 실습 과목들이라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세미나 혹은 강의만 수강하였습니다.

수강신청은 9월 말 등록 이후, 그리고 10월 중순 개강 전인 10월 초에 보통 이루어지지만, 저는 시간표가 확정되지 않아 10월 말까지도 강의를 빼고 새로운 강의를 신청하였습니다. 서울대에서도 첫째주는 수강확정기간인 것처럼, 개강 직후는 자유롭게 강의 변경이 가능하니 저처럼 10월 말까지 시간표가 확정나지 않으셔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심리학과의 경우 강의는 별개의 수강신청 없이 그냥 가서 들으면 되는 방식이었고(그래서 출석이 의무가 아닙니다. 기말시험 하나로 성적이 정해집니다), 세미나/실습 등의 수업은 별도의 수강신청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어로 토론하고 과제를 내거나 실습을 하기에는 너무 벅찰 것 같아 강의만 3개 들었습니다. 다행히 코디네이터와는 다르게 교수님들은 메일을 성실히 확인하시고 교환학생을 위해 최대한 편의를 봐주셨으며, 이에 질문이 생기면 바로 교수님께 메일을 드리거나 수업에서 여쭈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서울대 ETL 기능을 하는 웹사이트 MOODLE에서 각 수업에 등록(로그인)하고 대략적인 강의자료/강의계획서를 확인하기 위해서 비밀번호가 필요하므로, 그 비밀번호를 얻기 위해서라도 그냥 바로 수업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토론하고 레포트를 쓰는 수업인 세미나와는 달리 강의는 시험을 치는데, 심리학과에서 강의는 수강신청이 따로 필요 없지만 시험에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일반 학생은 LSF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하지만, 교환학생은 그러한 권한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저는 등록 기간 내에 마찬가지로 교수님들께 모두 메일을 드렸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Semestervorbereitend: IUCM-Deutschkurs B2.2 (Sprachunterricht)

10월에 본격적으로 학기가 개강하기 전, 9월에 들었던 독일어 어학코스입니다. 4주 동안 주5일 아침 9시부터 1시 반까지 진행되었으며, 전 B2 자격증을 딴 상태로 독일에 갔기에 B2.2 반을 배정받아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사실 매일 숙제가 있고, 발표 및 시험도 있는 로드가 많은 코스라 초반에 독일에 적응하며 기숙사 입주 및 온갖 행정처리와 병행하기 힘든 감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수강하기 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독일어로 독일어를 학습하다 보니 단기간에 실력이 크게 늘었고, 각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들을 만나며 친구를 사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어학코스라 서울대에서는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2) Psychologische Testtheorie (Vorlesung)

번역하면 심리검사이론 강의로, 심리학과 학부 과목들 중 ‘진단’ 분과는 이 강의 및 직접 검사를 제작해보는 실습수업으로 구성되지만 저는 독일어로 실습수업을 듣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강의만 수강하였습니다. 본 강의에서는 심리검사에서 잠재변수와 관측변수가 맺는 관계를 보여주는 각종 통계모델 및 신뢰도/타당도 측정, 요인분석 등을 학습하였습니다. 강의 자체가 통계학1&2를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강의내용도 고급통계를 다루기 때문에 통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사실 독일어로 통계를 배우는 것이 처음에는 매우 막막하고 어려웠는데, 돌이켜보면 가장 뿌듯하고 많이 배운 강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3) Grundlagen der Wirtschafts- und Organisationspsychologie (Vorlesung)

번역하면 경제 및 조직심리학의 기초 강의로, 심리학과 학부생 및 경영/경제/경제교육학 학생들을 위해 제공되는 강의입니다. 근로 동기/태도, 조직관리, 광고 및 소비심리학, 전망이론 및 넛지 등 조직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전반을 학습하였습니다. 서울대에 존재하는 조직심리학’ 과목으로 인정받았으며, 교수님께서 말씀도 천천히 하시고 내용도 명료하게 강의해주셔서 이해하기 비교적 편했습니다. 뮌헨대학교 학생들은 겨울학기에 열리는 본 강의와 여름학기에 열리는 심화 강의를 합쳐서 여름에 이 둘 모두 평가하는 시험을 치던데, 저처럼 한 강의만 수강하는 교환학생들 혹은 심리학 부전공 학생들은 1월 중에 따로 시험을 쳐서 성적을 받았습니다.

(4) Grundlagen "Entwicklung, Lernen und Instruktion" (Vorlesung)

번역하면 발달, 학습, 그리고 교수의 기초 강의로, 학습 동기 및 전략, 학습장에, 자기주도학습, 교육법 등을 배웠습니다. 서울대에서는 ‘학습과 기억의 심리학 및 실험’ 과목에 해당된다고 인정받았습니다. 제가 수강한 심리학 과목들 중 이 강의가 가장 교수님의 발음이 명확해서 수업을 듣는 현장에서도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전반부 및 후반부 총 두 분의 교수님이 내용을 나눠서 강의하셨고, 저는 한 학기만 머물렀기 때문에 심리학 부전공 학생들과 함께 추가 강의 없이 이 강의에 한해서만 시험을 쳐서 성적을 받았습니다.

(5) The Global History of East-Central and Southeast Europa (Vorlesung)

역사학부 수업이자 제가 들었던 유일한 영어 수업이었습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다른 독일어 심리 전공 수업을 다 패스할지 불확실해서 수강한 영어 수업이었고, 제가 원래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다 보니 수업도 그렇게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시대별로 혹은 나라별로 체계적으로 역사를 설명해주시기보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동유럽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하셔서 따라가기 힘들었던 것도 있습니다. 절대평가/상대평가 유무는 확실하지 않은데 성적은 잘 주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정규학기에 들은 4과목 중 한 과목만 빼고 모두 독일어로 열리는 심리 전공 강의들이었습니다. 이에 초반에는 언어적 장벽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혼자 울면서 힘들 때가 참 많았습니다. 저는 독일로 출국하기 전 B2를 따고 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생생활 의사소통 및 전공 수업 수강은 완전 다른 레벨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말의 빠르기 및 어휘의 난이도가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스라도 해야지 학점 인정 및 교환파견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 독일에서 꼭 심리학 전공 강의를 현지어로 들어보고 싶었다는 제 개인적인 소망, 마지막으로 절대평가이니 열심히 하면 충분히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를 끝까지 하였고, 물론 시험 준비에 시간이 엄청 많이 소요되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구체적인 학습 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전 우선 월화수에만 수업이 있었고 평소에는 목금토일 여행을 다니거나 나들이를 다니며 지냈습니다. 따로 평상시에 예복습을 하진 않았는데, 다만 수업은 거의 빠진 적이 없었고, 수업에 갔을 때는 녹음을 켜놓고 현장에서도 최대한 집중하며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전 독일어 듣기보단 읽기가 강한 편이었는데, 다행히 교수님들이 모든 강의에 대한 PPT 수업자료를 올려주셔서 피피티만 읽고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업시간에 대충 흐름 및 거시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의 한달을 시험기간으로 잡아 한달 동안 독일어 시험 3개 및 영어 시험 1개를 준비했습니다. 솔직히 영어시험에는 시간을 2-3일 정도밖에 투자 안 했으며, 독일어 시험에만 10일씩 투자한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공부법으로는 전 Turboscribe라는 AI를 한 달 동안만 결제해, 미리 녹음해놓은 강의들을 모두 텍스트로 변환하여 녹음본을 다시 듣는 것과 동시에 변환된 텍스트를 읽으며 필기를 보충하였으며, 그 외에도 정 이해가 안되면 Chatgpt에 pdf 파일을 올려 해설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필기본을 완성하면(참고로 저는 시험이 독일어라 처음부터 AI 변환 시에도 독일어 텍스트로 공부하였습니다), PPT를 2회독하면서 따로 굿노트 등에 요약정리를 해놓았고, 시험 직전에는 PPT 3회독 혹은 시간이 없으면 요약정리한 것만 계속 반복하며 읽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는데, 꼭 이렇게까지 시간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뮌헨대의 심리학 전공시험의 경우, 초반에 독일어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시험 자체는 대부분 ox 판별이었고 난이도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원어로 전공 수업을 듣는 것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충분히 해내실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마시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대학 전공이 독일어는 아니었고, 외고 독일어과를 나와 대학 동안 외국어 감을 잃지 않으려 독일어 학원을 가끔씩 다니고 학교의 독일어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된 이후에는 독일어 학원 B2 대비반을 다녔는데, 독일어 수업을 들으려면 최소 B2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뮌헨대의 어학코스가 독일어 실력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어 꼭 추천드리며, 버디와 함께 독일어 및 영어를 섞어 대화하였습니다. 평소에는 독일어 라디오 등을 들으며 귀를 뚫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듀오링고 등도 이용해봤는데, 독일어는 B1수준까지밖에 없어 그 수준 이상이시라면 독일어 뉴스 청취 혹은 라디오 청취를 추천드립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제가 들은 모든 심리학 강의는 학부 강의였으며 독일어로 진행되었고, 시험 역시도 독일어로 치렀습니다. 다만 교수님들이 교환학생들을 정말 많이 배려해 주셨고, 성적 역시도 따로 메일로 안내 받았으니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뮌헨대학교의 심리학 전공 수업들은 모두 절대평가로 시험에서 60점이 넘어야 Pass, 각 범위마다 세부 성적이 1.0(최고점수)에서 4.0까지로 나뉘었습니다. 심리학 전공이 아닌 수업들은 확실하지 않으니 꼭 수강 전에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짐의 경우 저는 23키로 캐리어 2개까지 가능하였고, 28인치 캐리어 하나 및 24인치 캐리어 하나를 들고 갔습니다. 다만 전 2학기 파견이다 보니 무게감 있는 옷들이 많았고, 부모님이 뮌헨에 오시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패딩 및 옷가지 몇 개는 부모님께 맡겼습니다. 사실 웬만한 건 독일에서도 살 수 있고, 실제로 저는 공유기, 거울, 드라이기, 옷걸이 등의 생필품 및 브리타 정수기와 미니 밥솥을 포함한 모든 주방용품은 독일에 가서 샀습니다. 아래는 제가 한국에서 가져가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물품들입니다.

  • 멀티탭 + 어댑터: 독일은 한국과 같은 220v임에도 불구하고 전기 주파수가 달라서 그런지 전자기기가 빨리 닳거나 고장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유심 교체용 작은 옷핀 + 공기계: 한국 유심을 공기계에 보관하면 편합니다.
  • 보조배터리 최소 2개: 여행 다닐 때 필수입니다.
  • 샤워용 필터 + 샤워기 헤드: 유럽은 석회수라 물이 매우 뻑뻑합니다.
  • 휴대용 저울: 캐리어 무게 잴 때 유용합니다.
  • 전기장판: 라디에이터가 있긴 하지만 아플 때 및 한겨울을 위해 가져갔습니다.
  • 개인용 금속 수저: 1인 가구이므로 한 세트만 가져가도 충분했습니다.
  • 휴대폰 스트랩: 독일은 치안이 좋아서 걱정 없었지만, 다른 국가를 여행할 때는 스트랩을 꼭 쥐고 다녔습니다.
  • 손톱깎이 세트: 잘 까먹게 되는 준비물인 것 같은데 필수 생필품 중 하나입니다.
  • 블럭국 아주 많이 + 햇반 및 컵라면 조금 + 불닭소스: 사실 독일에도 아시안마켓이 있어 음식을 요리해먹을 때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입독 후 초반 며칠 하나도 정신이 없을 때 먹을 음식 몇 개를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블록국은 무조건 아주 많이 사서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독일은 특이하게도 수도인 베를린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뮌헨은 독일 내에서도 보수적이고 부유층이 많은 일명 ‘부자도시’라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에 속합니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마트 식자재 물가는 싼 편이지만 외식 물가가 매우 비싼 편입니다. 독일식 식당에서 각자 맥주 두 잔 정도 곁들여 밥을 먹으면 인당 40000원(27유로) 정도 나오고, 라멘이나 쌀국수 같은 조금 간단한 음식은 17000-20000원(11-14유로) 정도 합니다. 되너(케밥)이 11000원-12000원(7-8유로) 정도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너무 좋아서 많이 먹었습니다. 참고로 독일 식당에서는 생수도 유료이므로 꼭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습관을 기르시길 바라며, 아시안마켓은 가격대가 조금 더 높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교통의 경우, 매달 38유로로 독일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Deutschland ticket을 mvgo 어플을 통해 구매(정기구독)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이 티켓을 정말 추천드리는게, 도이칠란드 티켓 하나이면 독일 내에 모든 도시에서 버스 지하철을 추가금액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기차도 종종 커버된다는 점이 이 티켓의 숨겨진 혜택입니다. 독일의 기차 DB는 고속열차 ICE 및 무궁화 느낌의 느린 RE로 나뉘는데, 후자가 도이칠란드 티켓이 있으면 무료여서 전 RE를 많이 타고 다니며 근처 소도시들을 많이 여행하였습니다. 참고로 전 개강 후인 10월부터 학생할인 적용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또다른 친구는 9월부터 미리 학생할인을 받아 사용했다고 하니 여러분도 개강 전부터 학생할인이 가능한지 찾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대중교통으로 도이칠란드 티켓을 이용하였다면, 전 유럽 내의 기차여행용으로는 DB 기차표들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주는 Bahncard를 애용하였습니다. Bahncard는 기간에 따라 나뉘며 1년짜리 및 3개월짜리가 있는데, 6개월 교환학생이면 후자인 맛보기 카드 Probe로 충분합니다. 반카드 25 및 50 중에서는 둘이 혜택이 비슷해서 싼 25를 추천합니다. 더불어 플릭스버스 이용 시에는 ESN 카드의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ESN이란 유럽 내 학생조직으로, ESN 카드를 적용하면 라이언에어 및 플릭스버스 혜택이 많으니 꼭 다 알아보고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핸드폰의 경우 ALDI라는 마트에서 파는 유심인 ALDI TALK을 사서 독일 번호를 쓰고 다녔습니다. 유심을 처음 구매하는 경우라면 유심+첫 달 요금이 포함된 Starter Set를 사서 절차를 따라 개통하시면 되고, 그 이후에는 자신이 평소에 데이터를 얼마나 쓰는지를 고려하셔서 요금제를 구독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평소에도 데이터를 많이 써서 Kombi Paket L을 계속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끄고 킬 때마다 핀 번호를 입력하게 시키므로 꼭 핀 번호가 입력된 종이를 사진 찍어 보관하시고, 저의 경우에는 아이폰이라 sim pin 설정을 해제한 상태로 다녔습니다.

ALDI TALK 사용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휴대폰 요금이 빠져나갈 때 계좌에 돈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독일 입출금 계좌로 모든 여행비를 다 결제해버려 요금이 빠져나갈 때 계좌에 돈이 없는 상태였고, 그로 인해 독일이 아닌 외국여행 중에 핸드폰 데이터가 정지되는 경우가 한번 있었습니다. 꼭 계좌 잔액을 잘 확인하시고 미리 외화를 충전해놓으시길 당부드립니다. 더불어 잔액 부족으로 결제가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해당 금액을 뒤늦게라도 계좌를 통해 송금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꼭 ALDI 마트에서 종이로 된 상품권(Gutschein)을 사서 충전해야 합니다.

보험의 경우에는 공보험 및 사보험이 있는데, 전자는 상대적으로 비싼(달에 20만원 정도) 대신 커버되는 것이 많아 안전하고, 사보험은 가격이 저렴한 만큼 리스크가 있으니 비교해보신 후 선택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엑스파트리오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니 세트인 공보험에 가입하고 오는 것 같습니다. 만약 공보험을 선택하신다면 보험비가 총 5달 100만원으로 엄청 비싼데, 대신 가다실(자궁경부암 주사)가 포함되니 꼭 최소 2번은 접종하시며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보험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강 후에 공보험이 활성화되고, 그 이전까지는 여행자보험이 적용되었으며, 전 가다실은 사비로 먼저 결제하고 환급받았고, 독감주사의 경우 아예 무료로 접종 받았습니다. 더불어 TK 어플에는 Bonus Plan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각 활동(예방접종, 스포츠 활동 등)마다 1000포인트씩 적립되며 일정 포인트 이상 적립되면 이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가다실, 독감주사, 진드기 주사 각각 1회씩 인정되어(동일 종류의 활동은 한번만 인정됩니다. 즉 가다실을 2번 접종받아도 1000포인트만 인정됩니다) 총 3000포인트를 받았고 30유로를 돌려받았습니다. Bonus Plan 활성화 이후의 활동만 인정 가능하니 꼭 공보험이 활성화되자마자 동시에 Bonus Plan도 활성화하세요!

식사의 경우, 독일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식료품 물가가 싸지만 외식 물가가 매우 비싼 편입니다. 식료품 물가 또한 마트에 따라 나뉘는데, ALDI/LIDL < REWE < EDEKA 순으로 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독일은 식료품 중에서도 고기류(특히 소시지), 치즈류, 맥주류, 그리고 과일이 엄청 다양하고 가성비가 좋은데, 특히 망고가 세일하면 하나에 1유로(1500원)밖에 안 하니 최대한 많이 드시고 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식당에 가게 되면 팁은 필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맥주 마시는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는 웬만하면 다 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에 라멘이나 케밥 하나 먹고 나오는 식당에서는 줄 필요가 전혀 없지만, 저녁에 맥주랑 함께 슈니첼 슈바인학센을 먹는 식당에서는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10프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나, 지갑 사정에 맞춰 5~15프로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보통 카페에서는 팁을 주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물과 관련해서, 저는 가자마자 브리타 정수기를 사서 수돗물을 정화해서 마셨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외국인 친구의 경우, 제가 묵었던 기숙사는 자취방와 유사한 구조라 생활하기에는 매우 편리하지만 외국인 친구들을 일상에서 사귈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이에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으신 분들은 개강 전에 열리는 독일어 어학코스를 수강하시거나, 기숙사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및 파티에 참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묵었던 기숙사인 Olydorf 기준, 왓츠앱에 가입하시면 중고장터 채팅방과 각종 파티 및 행사 공지방/대화방 등 같은 기숙사에 묵는 사람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뮌헨대 측에서 버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환학생마다 뮌헨대에 풀타임으로 다니는 학생 한 명씩을 붙여줍니다. 저는 루마니아 출신인 뮌헨대 심리학과 여학생과 버디가 되었는데, 수강신청 및 학교생활 전반에서 너무 큰 도움을 받았으며 친한 친구가 되어 독일 출국 직전에도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버디로 선발되는 학생은 대부분 외국인 친구들에게 우호적인 학생들일테니, 그 친구들과 친해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안타깝지만 뮌헨대는 동아리가 활발한 편은 아니라 그런 활동을 할 수는 없었고, 대신 저는 심리학과 루프탑 파티 행사에는 참여했는데 이러한 전공별 행사는 그래도 열리는 듯하니 잘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저의 경우에는 그 학기에 뮌헨대로 파견된 한국 학생들이 모두 있는 20명 정도의 톡방이 있었는데, 생활에 굉장히 편리하고 친구 사귀기도 용이하였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치안이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거주하였던 곳이 부유층이 많은 뮌헨이어서 더욱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식당에서도 가방이나 핸드폰을 그냥 옆에 아무렇게나 둬도 될 정도였습니다. 밤에 돌아다녀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나, 다만 중앙역 근처는 해가 진 후에 가면 으슥하고 위협적이라는 느낌을 받아 혼자 다니신다면 해가 뜬 시간대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보수적인 동네인만큼 인종적 다양성이 크지 않고, 백인 독일인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곳임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교환학생에 든 비용을 총 결산하자면, 저는 6개월 동안 2180만원 남짓이 들었습니다. 이때 여행비가 815만원 정도였으니, 만약 유럽여행을 거의 가지 않고 뮌헨에서만 머물렀다면 1500만원, 더 아끼면 대략 1300만원 내에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이는 뮌헨 기준이며, 런던 등 기본적으로 물가가 비싼 동네에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은 생활비 자체가 훨씬 많이 드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행인데, 생활비의 경우 사람마다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여행을 다니게 되면 이러한 비용이 천차만별로 변합니다.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여행을 제법 다녔다 싶으면 총합 2000-2500은 드는 것 같으며, 정말 매주 여행을 다닌 친구들 중에서는 3000만원을 썼다는 친구들도 보았습니다. 교환학생에서의 본인의 목표가 무엇인지, 내가 어느정도 비용까지 지불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보신 후에 여행계획을 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의 경우에는 독일 외에 총 9개국, 구체적으로는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를 다녀왔으며, 독일 내 소도시도 많이 방문했지만 함께 교환학생에 파견 온 친구들 중에서는 평균, 혹은 여행을 적게 다닌 편에 속했습니다. 전 매주 여행을 다닌 것도 전혀 아니었으며, 바로 독일에서 귀국하였고, 북유럽 및 프랑스 파리, 스위스를 모두 방문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의 금액에서 멈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하였던 사이트 혹은 어플로는, 저는 항공권을 찾을 때는 Skyscanner, 기차와 버스를 찾을 때는 Omio, DB, 그리고 Flixbus 어플을 사용하였습니다. 허나 이러한 사이트에서만 구매를 진행한 것은 아니고, 만약 내가 찾은 가장 합리적인 기차편/버스편이 DB 혹은 플릭스버스 것이 아니라면 중개수수료를 피하려 해당 회사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였습니다. 항공편의 경우에는 애초에 Skyscanner는 검색용으로만 사용하였고 구매는 이지젯, 부엘링, 라이언에어 등의 사이트에서 따로 진행하였습니다. 숙박의 경우 저는 에어비앤비 및 한인민박을 선호하지 않아 최대한 호텔 호스텔 쪽으로 알아보았으며, 이때 주로 부킹닷컴을 사용하였습니다. Agoda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Agoda는 사기 및 예약 누락이 너무 많아 개인적으로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전 체코 프라하로 여행갈 때만 한인민박을 이용하였는데, 이때는 민다라는 어플을 이용하였습니다. 숙박비는 나라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미리 숙박을 예약했는지에 따라 1박당 4만원에서 8만원까지 차이가 났는데, 그래도 평균적으로 65000원 정도에서 끊었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출국할 때 저는 졸업을 1년이나 미루고 교환학생을 떠나는 만큼 걱정과 불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과연 교환학생이 나에게 의미있는 순간이 될 것인지, 그러한 의미에 대한 집착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허나 그러한 고민의 순간들이 무색하게도 전 요즘 교환학생은 절대로 후회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물론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저이지만, 저는 그래도 교환학생 경험을 통해, 타지에서 혼자 살아가고 이겨내며 고민했던 과정을 통해 제가 조금이라도 더 용기 있고 시야가 넓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생각을 넘어 그렇게 느낍니다. 교환학생은 제 진로를 송두리째 바꾼다든가, 제 성격을 아예 변화시키는 그러한 거창한 변화는 아니었지만, 제가 간과했던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주었습니다. 하나의 세상만을 보던 제 마음을 살짝 기울여주었고, 저는 제 내면에 영원히 남을 그러한 작은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성장이라 생각하여 매우 만족합니다.

독일과 한국의 차이를 서술하자면 그것만으로 10페이지를 족히 채울 수 있을 만큼 많습니다. 저는 문화 차이라는 이름 하에 거론되는 모든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왔으며, 결국 그러한 시간은 저에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평생 동질적인 집단에 속해 살아오며 피상적으로만 그렇지-하고 넘겼던 ‘삶의 정답은 없다’는 문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인간이 지니는 공통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는데, 이렇게 차이가 큰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구나’하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들이 저로 하여금 용기를 주고, 인간이 공유하는 인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제법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이렇게 다른 환경 속에서 저는 다시 한번 저를 그렇게 다른 환경 속에 내던질 용기를 얻었고, 그러한 외부인으로서의 저를 또 받아주고 새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줄 인간이라는 존재를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의 경험이 저에게 어떠한 직접적 기회를 열어줄지, 제가 혹시 독일에 또 다시 여행 갈 일이 있거나 독일에서 아예 살 일이 있을지는 아직은 모릅니다. 허나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 것만으로도 저는 교환학생을 오기 전의 저와 지금의 제가 다르다고 느낍니다. 교환학생은 단순 외국어 실력 향상 혹은 유럽여행만으로는 1퍼센트도 표현할 수 없는 순간들이었고, 저는 그때의 기억들이 이 세상과 사람을 감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평생 제 마음 속에 작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뮌헨에서의 삶을 충만하게 즐기고 마음 속에 담아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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