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우며, 항상 프랑스어를 좀 더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불어불문학과에 재학하며 여러 불문학을 접하며 텍스트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언어적 능력을 키우고 전공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어 프랑스 교환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을 떠날 때 제 목표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그 경험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niversité Paris Cité 선정 이유
‘톨레랑스의 나라가 이야기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그 관용이 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았을지를 프랑스의 입장에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전공과는 달리 ‘사회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한국 교환학생들이 너무 많지 않아 현지의 생활을 좀 더 경험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사회과학이 유명한 Sciences Po와 Université Paris Cité 사이에서 고민하다 기숙사 지원이 가능하고, 교환학생들의 수가 적은 Université Paris Cité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Université Paris Cité 특징
해당 학교는 교환학생들, 특히 동양인 교환학생 수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가 파견된 24년 1학기 때는 한국인이 총 5명이었고, EA를 제외한 다른 과들에서는 영어강의가 거의 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든 강의를 프랑스어로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캠퍼스가 파리 곳곳에 있습니다. 단과대 별로 사용하는 건물이 달라서 경영대와 의대는 파리 5구에 위치한 Odéon 캠퍼스에, 사회과학대, 인문대는 13구 Grand Moulin 캠퍼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의 경우에는 캠퍼스를 교차하여 수업을 신청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 신청 절차
프랑스는 2번의 면접을 거쳐야만 비자 신청이 가능합니다.
캠퍼스 프랑스 면접(1차면접)
캠퍼스 프랑스 면접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프랑스대학에서 ‘입학허가서’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해당 입학허가서를 서울대학교 국제처에 전달한 다음, 캠퍼스 프랑스 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원가입을 해야 합니다. 회원가입 후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대로 학업동기서, 등록기관 입학허가서, 여권사본, 행정비용 납부 영수증, 이력서, 어학성적표 등을 제출합니다.
서류를 검토한 뒤, 캠퍼스 프랑스로부터 서류 승인 메일을 받으면 면접예약을 사이트에서 할 수 있습니다. 면접날짜를 잡을 때, 2차 면접은 1차 면접으로부터 최소 3일이 지난 시점부터 가능하니 고려해서 예약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면접 과정은 일대다 면접으로 면접관 1명과 5-6명의 학생들이 한 방에 들어가 자기소개 및 프랑스에서의 목표 등을 영어나 프랑스어로 이야기하게 됩니다.
대사관 면접(2차면접)
대사관 면접은 사실상 서류 확인 절차로, 대사관에서 요구하는 서류(여권, 여권사본, 여권사진, 비자 신청서, 비자 영수증, 면접예약확인증, confirmation d’acceptance, 캠퍼스 프랑스 도장 찍힌 입학허가서, 거주증명서, 본인 명의의 영문 잔고증명서)를 모두 준비해 가야 합니다.
문제가 없다면 2-3주 내로 비자가 나오게 됩니다.
숙소 지원 방법
CROUS
Université Paris Cité가 다른 파리 교환대상 학교들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CROUS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CROUS는 프랑스 공립 기숙사인데, 개인화장실과 개인주방이 있는 1인실이라는 점이 아주 큰 장점입니다. CROUS 지원 절차에 있어 학생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학교에서 기숙사에 지원할 건지 물어보는 이메일 왔을 때 그렇다고 회신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저는 11월부터 학교에서 4단계에 거쳐 증빙서류를 보내라고 할 때마다 보냈고, 12월 말에 CROUS에 붙었다고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후 CROUS 중 어느 지역에 있는 것에 들어가고 싶은 지 2지망까지 써서 회신하게 됩니다. 이때 선착순으로 기숙사가 배정되니 원하는 기숙사를 들어가고 싶다면 빠르게 회신해야 합니다. 저는 해당 절차를 통해 학교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CROUS Residence Lepaute에 거주하였습니다.
CROUS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생 입장에서는 알 수 없기에 저는 12월 말에 CROUS가 확정 나기 전까지 다양한 거주지를 알아보았습니다.
한국관
한국관은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지원기간이 빠르고, 선발인원이 적기 때문에 한국관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한국관 홈페이지에 수시로 들어가서 모집공고를 기다려야 합니다. 한국관의 기숙사 비용은 싸지 않지만 거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같은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지원서를 작성하여 선발되어야 하며 모집공고에서 제시하는 신청 자격이 부합해야 지원 가능합니다.
사설 기숙사
사설 기숙사에는 Twenty Campus, YouFirst Campus, Foyer de Naples 등이 있으며, 사설 기숙사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연락을 취해야 합니다. 이 경우 프랑스 계좌인 RIB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에서 미리 기숙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존
위의 모든 방법으로 숙소를 구하지 못할 경우 ‘프랑스존’이라고 하는 사이트에서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 거주 중인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집을 올려놓는 곳으로, 단기/장기 선택하여 매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존을 활용하여 저도 기숙사 입주 전까지 2주 동안 살 원룸(하녀방)을 구했습니다. 이 경우 RIB가 없더라도 한국계좌로 송금하여 계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존에는 원룸이나 집 이외에도 ‘하숙집’과 같이 한국인들이 사는 숙소도 있어 다양한 종류 중 자신이 선호하는 거주형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서울대학교 지불하는 비용 이외에는 기숙사 비용으로 매달 382유로만 지불했습니다. 382유로 중에서도 CAF(주택보조금) 신청을 하면 개인별로 100-150유로의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파리의 다른 숙소에 비해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CAF 신청
프랑스의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주택보조금인 CAF를 받을 수 있습니다. CAF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건강보험인 아멜리를 신청하고, 아멜리 신청을 통해 나오는 사회보장번호를 받아야 합니다. 아멜리 신청을 위해서는 ‘출생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동일한 서류가 없어서 공증을 받은 아포스티유를 제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중 아포스티유를 발급받는 것은 한국에서 미리 해갈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에서 아포스티유를 받아가면, 프랑스 도착 시 대사관에 방문하여 안내해주는 절차에 따라 직접 번역만 해서 대사관에 제출하면 1-2일 만에 공증 번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IV. 학업
수강신청 방법
Admission 절차를 밟을 때 학과별로 열리는 과목들이 정리되어 있는 pdf가 제공됩니다. 프랑스 대학 측에서는 해당 절차 진행 중에 교환학생을 학과에 배정하기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수강하고 싶은 수업을 작성해서 이메일로 제출하도록 합니다. 제출한 수업을 바탕으로 프랑스 대학 측에서 학과를 배정해주면, 더 이상 프랑스 대학의 국제처가 아니라, 해당 학과에서 학생에게 수강신청 관련한 절차를 안내해주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학과에 교환학생이 흔치 않았던 상황이라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방식을 나누어 아래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온라인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대다수 선택할 경우, EA(Etudes Anglophones/영문과)에 배정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처에서 학과 배정이 나온 후, EA에서는 학생들에게 해당 과에서 열리는 수업들에 대한 pdf가 제공하고, 이후 제출기한을 정해주고 본인이 희망하는 시간표를 짜서 시간표를 회신하라고 합니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강의들이 겹치지 않도록 시간표를 짜서 학과 교수에게 보내면 시간표가 확정됩니다.
오프라인
저는 IHSS(Institut Humanités, Sciences et Sociétés/인문, 사회과학대)에 배정받았다는 연락이 온 후로, 수강신청에 관한 연락이 따로 오지 않았습니다. 학기 개강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 불안하여 국제처에 연락을 하자 국제처에서는 admission 과정에서 제가 가장 많은 수업을 신청한 사회학과 교수의 연락처를 주셨습니다. 교수님께 연락을 여러 번 드렸음에도 휴가 중이라는 연락만 와서 다시 국제처에 연락을 드리니 다른 교수님 연락처를 주셨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채로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오프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면, 홈페이지에서 찾거나 국제처에 연락하여 배정된 학과, 학년 담당 교수 사무실을 찾아가 직접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 타과에서 열리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해당 과에 찾아가서 수강신청을 개별적으로 해야 합니다.
저는 IHSS Sociologie(사회학과)에서 2개, LCAO(Langues et Civilisations de l’Asie Orientale)에서 2개의 수업에 등록했는데 모두 과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수강 신청했습니다.
이 경우, 이미 그 수업의 인원이 꽉 찬 경우에는 수강신청이 불가하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 또한 LAC(Lettres, Art, Cinéma)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에 관한 수업을 듣고 싶었으나 수강신청 기간 때 정원이 이미 다 찬 상황이라 듣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학과 배정이 된 이후에도 연락이 없다면 최대한 교수님께 미리 연락을 취해서 수강신청을 미리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프랑스 출국 전까지 수강신청을 하지 못하더라도 학교 생활에는 문제없으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한불번역 Version 2
서울대학교에서는 학부 수준에서 열리지 않는 번역 수업이 듣고 싶어 신청하게 된 수업입니다. 한불번역의 경우, 한국인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며, 한국어학과 학생들의 전공 수업이라 한국에 관심이 많고, 어느정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됩니다. 10-15문장 정도의 한국 기사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수업인데, 중간고사를 기점으로 수준이 갑자기 높아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두 있으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유사한 소재의 지문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문제와, phrase principal의 문장구조를 분석하라는 문제 등으로 시험이 구성됩니다.
프랑스어로 번역을 해야 하는 수업이라 B1 이상의 프랑스어 실력을 갖춘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어순의 차이와 문장에서의 핵심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불한번역 Thème 6
한불번역보다는 ‘한국어’로 작성하는 수업이라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편한 수업입니다. 혈액형, 인구고령화 등 다양한 한국사회와 문화에 관한 프랑스어 지문을 읽고 한국어로 번역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교수님께서 한국인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경우 적극적으로 질문하셔서 한국인이 느끼기에 뭐가 자연스러운지 자주 물어보십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모두 있으며, 기말고사는 전체 범위 누적입니다. 프랑스인 학생들에게는 한불번역보다 어려운 수업이라 그런지 시험 자체에서 응용은 한불번역보다 적은 편입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으며 어떻게 좀 더 자연스럽게 번역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Sociologie de la culture
토론 문화가 보편적인 프랑스에서 사회학 수업을 듣고 싶어 사회학과에서 열리는 수업들을 위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License 3, 즉 한국 기준으로는 마지막 학년 학생들이 듣는 전공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은 프랑스어로 진행되었고, 별도의 ppt 자료없이 교수님이 3시간 동안 말씀하시는 것을 속기 쳐서 공부해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이 듣기에는 조금 난이도가 높은 수업이었으나, 사회학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지식이 있고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 번으로, 3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어진 3시간 동안 서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Grandes questions de sociologie
사회학과 1학년 학생들의 전공 수업으로, CM(이론)과 TD(실습)가 모두 있는 수업입니다. TD 시간에 조별 발표 활동이 필수적이라 프랑스 친구들과 함께 팀플을 하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CM에서 배운 내용을 TD 시간에 응용하여 토의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수업 내용에 대한 깊이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성적은 개인보고서, 조별발표, 기말고사(CM), 퀴즈 3번(TD)가 합산되어 산출됩니다. 1학년 학생들의 전공필수 과목인만큼 로드가 적은 과목은 아니었으나, 프랑스 토론 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프랑스어를 어느정도 하실 수 있다면, 번역 수업을 추천합니다. 한국어가 모국어라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한국어학과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학업 이외의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3. 외국어 습득 요령
FLE (French as your second language) 수업 수강
Université Paris Cite에는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FLE라는 수업이 있습니다. 해당 수업에 등록하게 되면, 자체적인 시험을 보게 되며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A1~B2 반에 배정받게 됩니다. 각 수준별로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등 다양한 영역의 수업이 열리며 모든 영역을 들을 필요없이 이 중 선택해서 수강이 가능합니다.
현지인 친구 사귀기
프랑스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프랑스어가 느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Université Paris Cite에서는 한국어학과 교수님께서 학기가 시작되면 한국인 교환학생들에게 한국어학과 석사학생들이 진행하는 튜터링 수업에 방문해보라고 튜터링이 진행되는 강의실 주소를 보내주시는데, 이때 만난 친구들과 교류하며 프랑스어 실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튜터링 수업을 시작으로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같이 피크닉을 가기도 하며 프랑스인 친구들과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석사생 친구들은 한국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하기에 이 친구들에게 “프랑스어로 OO가 뭐야?”라고 물어보며 프랑스어 어휘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어학과 친구들 외에도 사회학과 수업을 들으며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는데, 특히 팀플이 있는 경우 친구들을 사귀기가 더 쉬웠습니다. 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책으로는 배울 수 없던 20대 프랑스인 친구들이 쓰는 단어나 비유표현에 대해 익힐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 공부
DELF 공부를 통해 프랑스어 실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DELF는 프랑스어자격증 시험으로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2 수준까지는 인터넷에 DELF 공부를 위한 내용들이 많이 공개되어 있어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며 프랑스어 실력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 또한 한국에 비해 프랑스어를 말할 기회가 많다는 장점을 활용하여 학기 중에 DELF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프랑스 도서관
프랑스 생활을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대부분의 공립 도서관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시설이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도서관들마다 개방시간이나 본인확인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제가 자주 방문했던 곳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BPI (Bibliothèque publique d’information): 퐁피두 도서관
현대미술관으로 유명한 퐁피두센터 2층에는 주중(화요일 제외)에는 12-22시, 주말에는 10-22시까지 운영하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해당 도서관은 신분증없이도 입장 가능하며, 열람실에서 작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관리가 엄격한 도서관은 아닙니다.
Bibliothèque François-Mitterrand: Grand Moulin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다면 학교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입니다. 열람실은 매일 오후 5-8시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열람실이 아닌 공간은 도서관 운영시간인 9-20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Bibliothèque de l’Hôtel de Ville: 시청도서관
시청도서관은 시청 내부에 위치한 도서관인만큼 관리가 엄격하고 운영시간이 짧습니다. 해당 도서관은 처음 5일만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그 이후에는 연간 15유로를 내야 이용이 가능합니다. 시청도서관에 들어가려면 신분증을 제출하고 들어가야 하며, 내부에서 물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취식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내부에 관리인 분이 정숙한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에게 계속 경고를 주셔서 엄청나게 엄숙한 분위기입니다. 내부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아름다운 도서관입니다.
한국과 다른 수업 분위기
프랑스는 수업시간에 취식을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 행동에 대해 교수와 다른 학생 모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처음에 프랑스인 친구가 사준 쿠키를 수업 시간 내내 조금씩 먹는 모습을 보고 프랑스인 친구가 이야기해준 프랑스의 학업 분위기입니다.
또한, 한국에 비해 학생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수강한 모든 수업에서 수업 방식은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이기보다는 질의응답으로 이어졌습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학생들 또한 가감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익숙해 보였습니다.
V. 생활
가져가면 좋은 물품
처방받은 약
프랑스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때는 아픈데 프랑스약이 잘 듣지 않을 때였습니다. 상비약을 가져가기는 했지만, 증상 완화만 될 뿐 잘 낫지 않아서 한 번 아프면 일주일씩 앓고는 했습니다. 본인에게 잘 듣는 약이 있다면 그것을 챙겨가거나 미리 처방받아갈 것을 추천드립니다.
위생용품 / 고무장갑
유럽의 여성용 위생용품은 한국보다 질이 좋지 않아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또, 물티슈 같은 것도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1-2개 챙겨가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프랑스에서는 아기용 물티슈밖에 없어서 한국보다 싸지도 않고 한국 물티슈에 비해 많이 얇아 사용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고무장갑도 프랑스 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아 한국에서 1-2개 사갈 것 추천드립니다.
전기장판
프랑스는 난방에 라디에이터를 사용하여 한국에 비해 더 춥게 느껴집니다. 저도 4월까지는 새벽에 너무 추워서 전기장판을 사용할 정도로 프랑스의 날씨는 일교차가 크고 변덕스럽습니다. 프랑스에서도 팔긴 하나, 한국 전기장판보다 덜 따뜻한 거 같아서 한국에서 가져가기를 추천드립니다.
가져갈 필요 없는 물품
제가 프랑스 갔을 때 가장 후회했던 점은 1인용 밥솥을 한국에서 챙겨가느라 다른 짐을 더 넣지 못했던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중 ‘프잘사+’라는 카페가 있는데, 프랑스 거주 중인 한인들이 사용하는 중고거래 및 무료 나눔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여기에 요가매트부터 밥솥, 선풍기, 옷, 심지어는 매트리스까지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올라오니 대부분 가져갈 필요없이 여기서 구매 가능합니다.
저는 식기류와 침구류 모두 여기서 구매하여, 돌아올 때 판매하고 돌아왔습니다. 프랑스도 사람 사는 곳이니 모든 살림살이를 다 가져갈 필요없다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현지 물가 수준
일반적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30-40유로 정도 나오는데, 제가 교환학생을 다녀온 당시 환율이 1490-1500원 대를 육박하여 외식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6개월 생활하면서 5번 이내로 외식을 했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에 비해 빵과 와인이 저렴합니다. 빵은 1유로 내외이며, 와인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기는 하나, 마트에서 3유로면 한 병 구매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은행
프랑스에서 통신요금을 납부하려면 계좌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Revolut를 사용했는데, 계좌를 만드는 과정이 온라인으로 전부 가능할 정도로 쉽고 실물카드를 받을 필요없이 애플페이만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해서 편리했습니다.
교통
Imagine R
Imagine R은 교통비가 싸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프랑스의 복지 정책 중 하나로, 프랑스 대학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합니다. 월별로, 혹은 1년치 금액을 납부하면 프랑스 내 모든 교통수단 (RER, 지하철, 트램,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TGV MAX JEUNE
프랑스 국내여행을 많이 하실 분이라면, TGV MAX 구독을 추천합니다. TGV MAX를 구독할 경우, 월 79유로를 내면 0원표 기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기차표 값을 고려하면, 1달에 기차를 2번 이상 탈 생각이라면 TGV MAX를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입니다. 저는 3, 4, 5월 3달 동안 구독하며 공강과 주말 때마다 프랑스 국내여행을 가서 12곳이나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통신
Free mobile, Bouygues, Orange 등 다양한 통신사가 있는데, 저는 이 중 Bouygues를 선택했습니다. Bouygues는 프랑스 계좌만 있으면 온라인으로 개통 가능하며, 해지가 온라인으로 가능해서 선택했습니다. 프랑스 통신사를 개통할 경우, 유럽 내 여행을 할 때 대부분의 지역들은 로밍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Bouygues 사용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스위스는 로밍 적용 국가가 아니라 스위스에서 데이터 사용시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통신사마다 해당 국가가 다르니 ‘유랑’이라는 여행정보가 많은 카페 등에서 미리 조사 후 사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
파리 공항
파리에는 총 3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CDG, Orly, BVA 공항 중 BVA 공항은 웬만하면 피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BVA는 파리에 있는 게 아니라 파리의 북쪽 끝까지 나가서 공항버스를 타야 하는데, 공항버스 소요시간만 1시간 15분이라 파리 외곽 지역에 사는 게 아니라면 공항까지 가는데 엄청 시간이 오래 소요됩니다. CDG는 RER B와, Orly는 지하철과 버스와 연결된 것과 달리 접근성이 엄청 떨어집니다.
야간 버스
야간버스는 돈은 없고 시간과 체력 많은 교환학생들이 여행할 때 이용하기 좋은 교통수단입니다. 프랑스는 독일, 영국,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 심지어는 스페인까지도 버스와 야간버스가 있어서 적절히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에게 프랑스에서의 6개월은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유럽 사람들을 보며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 큰 행복이 된다는 것을 알았고, 삶 속에 행복을 녹여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쌓은 추억들은 앞으로를 살아가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고민의 여지없이 무조건 추천하는, 좋은 기억만 가득했던 6개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