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외국에서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기에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외국어 능력 향상, 새로운 문화 체험, 학문적 배움을 기대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의 경우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고, 아무런 목적 없이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는 파견대학에 소속됨으로써 불안정한 외국 생활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학업 분위기나 학교 시설들을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라는 학교에 파견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캐나다를 선정한 이유는 캐나다는 이민 친화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에서 차별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나라였습니다. 한인 커뮤니티도 잘 되어있고 치안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생활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캐나다의 거대한 자연과 깨끗한 공기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뿐만 아니라 위치 상으로 미국도 쉽게 여행할 수 있어서 최종적으로 캐나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중에서도 밴쿠버, UBC를 선택한 이유는 시내에 있는 UT(토론토 대학)과 달리 도심과 꽤 떨어져 있는 거대한 캠퍼스 마을의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심에 있는 것보다 조금 떨어진 캠퍼스가 조용하고 자연적인 느낌일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BC는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한번에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렇게 번거롭지는 않습니다. 캠퍼스가 서울대학교 캠퍼스랑 굉장히 비슷한데, 도심과 떨어져 있는 만큼 캠퍼스가 굉장히 넓고 안에 필요한 시설들이 다 있습니다. 마트, 헬스장, 수영장, 식당, 병원, 꽃집, 북스토어, 체육관, 하키 경기장, 식물원 등 없는 것이 없는 캠퍼스입니다. 그래서 사실 다운타운에 나갈 일은 많이 없었고 여행을 갈 때는 공항까지 다같이 우버나 리프트를 많이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UBC는 캠퍼스가 너무 예쁩니다. 나무, 잔디들이 정말 많고 무엇보다 평지라 좋습니다. 캠퍼스가 넓지만 걸어다닐만 하고 날이 좋은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중앙잔디에 누워있습니다. 도서관도 굉장히 많은데 항상 사람들이 많지만 항상 자리는 있습니다. 그만큼 도서관도 크고 여기저기에 많이 위치해 있어서 도서관 도장 깨기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굉장히 많은데, 앞서 언급했듯이 헬스장, 안무 연습실, 수영장, 체육관이 다 있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필라테스, 스피닝과 같은 수업도 열려서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와이파이의 경우 일부 떨어진 기숙사를 제외하고 학교 전반적으로 잘 터집니다.
밴쿠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교통은 버스, 지하철이 잘 되어있고 우버나 리프트와같은 택시도 잘 운행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최근 들어 거리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어느 지역이든 밤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만 가끔 불가피하게 밤에 돌아다녀도 큰일이 생기진 않았습니다. UBC는 밤에 돌아다녀도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치안이 굉장히 좋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갈 시 발급할 비자의 선택권은 2가지가 있는데, ETA라는 여행비자와 Study Permit이라는 학생비자입니다. ETA의 경우 빠른 시간내에 간단하게 발급할 수 있는 여행비자인데 6개월까지 커버가 되어서 한학기를 가시는 분은 ETA로 충분합니다. 대신 알바는 할 수 없습니다. Study Permit은 발급 과정도 복잡하고 비용도 꽤 들지만 1년까지 커버가 되고 알바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학기이고 알바를 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ETA를 발급 받았습니다.
- 숙소 지원 방법
숙소의 경우 저는 밴쿠버에 살고 있는 친구의 집에 머물렀기 때문에 따로 숙박한 적은 없지만 기숙사 입소 전에 캐나다로 출국한 친구들의 경우 에어비앤비나 호텔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등록금은 서울대학교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서 지불했고,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마다 다른데 보통 한학기(4개월)에 400만원 정도 합니다. 이외에 교통카드 패스(U-Pass)나 보험(iMad) 비용을 학교에 지불하게 됩니다.
- 기타 유용한 정보
파견대학에서 오는 이메일을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파견 전에 정보가 없어서 불안했는데 파견대학에서 이메일을 통해 해야할 일들의 방법과 마감기한을 잘 정리해서 보내줍니다.
IV. 학업
-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방법은 이메일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본인이 수강을 원하는 과목을 1순위부터 10순위까지 적어내면 파견대학이 알아서 3~4과목을 신청해줍니다. 수강신청이 확정되고 개강을 한 후에도 수신변경 마감까지 사이트에서 시간표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수신변경을 요청할 필요 없고 그냥 사이트에서 수업을 넣고 빼고 하시면 됩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ANRH 205 001 The Anthropology of Insurrections and Revolution
반란과 혁명에 관한 인류학 강의입니다. 주제 자체가 관심이 있는 내용이라 흥미롭게 들었고 내용이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열려 있으셔서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많았고 옆사람과 간단한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과제는 에세이 하나에 중간, 기말고사는 오픈북이라 정말 부담이 적은 과목이었습니다. 리딩의 양도 많지 않고 교수님도 좋으셔서 추천드립니다.
- POLI 363A 001 Canadian Foreign Policy
캐나다의 외교, 정치에 관한 강의입니다. 캐나다의 내부 정치 구조뿐만 아니라 현재 캐나다의 외교에서 중대하게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룹니다. 교수님 강의력이 정말 좋고 유머도 있으셔서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내용 자체도 흥미롭고 강의 자료도 깔끔해서 공부하기에 좋았습니다. 거의 매주 리딩을 기반으로 한 쪽지시험이 있고, 과제는 비중이 조금 있는 보고서를 3개 제출해야 합니다. 대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없습니다. 주제에 흥미가 있고 학기 중의 과제를 성실하게 하신다면 정말 좋은 강의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ENGL 243 001 Speculative Fiction
사변소설을 다루는 영문학 강의입니다. Neuromancer, Never Let Me Go, Vn 등 SF 소설을 다루며 총 3개의 에세이를 쓰게 됩니다. 강의자료가 따로 없고 교수님 말씀도 알아듣기가 어려워서 수업을 따라가기엔 조금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정말 많이 배려해주시고 시험도 없어서 부담은 적은 과목이었습니다. 대신 교수님 피드백이 조금 깐깐하시고 영문학 과목인 만큼 리딩이 많아 쉽지는 않았습니다. SF 소설 자체가 재미있어서 흥미가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학습 방법
강의자료 위주로 공부했고 교수님께서 첨부해주신 논문이나 PDF를 공부했습니다. 수업 외의 내용이 시험에 나오는 경우는 없어서 수업 중에 다룬 내용을 기반으로 공부하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이나 과제의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라 좋은 학점을 목표로 한다면 열심히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 외국어 습득 요령
일단 강의부터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의에 집중하면서 리스닝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스피킹은 확실히 룸메들이나 외국 친구들과 교류하면 할수록 느는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캐나다에 웬만한 생활물품은 다 있고 다른 교환학생을 통해 중고로 물품을 사는 경우도 많아서 굳이 모든 걸 다 가져오려고 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가기가 힘들어서 만약 복용하시고 있는 처방약이 있다면 한국에서 처방을 받아서 챙겨오시길 권해드립니다. 의약품이 잘 되어있어서 타이레놀이나 애드빌과 같은 약들은 드럭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 현지 물가 수준
외식비는 한끼에 2만원이 넘는 정도로 상당히 비싸지만, 식재료는 가격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고 생각되어서 주로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먹었던 것 같습니다. 택시비도 한국보단 비싸지만 적당한 거리는 타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제가 파견되었을 때는 환율이 나쁘지 않아서 물가가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앞서 언급했듯이 UBC 캠퍼스 안에 편의시설이 다 있습니다. 물론 다운타운이나 다른 곳에 가도 다 있으니 편의시설은 잘 구축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교 기숙사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교환학생은 주로 Walter Gage와 Fairview Crescent에 많이 배정이 됩니다. Gage는 학교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학교 시설과 굉장히 가깝습니다. 아파트 형식이고 로비에서 탁구와 포켓볼을 칠 수도 있습니다. 대신 6명이서 한 층을 써서 생활 소음이 많고 방의 크기가 조금 작습니다. 저는 Fairview를 선택했는데 학교 중심에서 걸어서 10-15분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야 합니다. 저는 그 길이 너무 예쁘고 조용해서 오히려 매일 산책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Fairview는 학교와 떨어져 있는 대신 마트와 가깝고 조금만 걸으면 넓은 공원과 산책로가 있습니다. 기숙사는 2층 혹은 3층으로 1층은 주방, 2-3층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숙사 자체가 방음이 되진 않지만 층이 나뉘어져 있어서 생활 소음이 적었고 화장실도 층마다 있는 점이 편했습니다. 저는 M-L 사이즈의 방을 선택해서 방도 꽤 넓었고 1층에 거실도 넓어서 친구들과 식사하기 좋습니다. Fairview는 미드에 나오는 단독주택처럼 생겨서 홈파티도 주로 여기서 열리고 하나의 마을 같습니다. 저는 Fairview에서 정말 동물의 숲 같은 생활을 해서 정말 고요하고 힐링하다가 왔습니다. 아파트 형식을 좋아하신다면 Gage를 추천드리지만(확실히 깔끔하고 위치도 정말 좋습니다) 외국 주택 느낌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Fairview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여행으로는 밴쿠버에서 밴프, 옐로나이프, 조프리레이크, 나이아가라 폭포, 빅토리아는 꼭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미국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캐나다 출발이라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시다면 꼭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리나 세부에 많이 가듯이 이곳 사람들은 휴양지로 칸쿤이나 하와이를 많이 가는데 정말 좋으니 시간적, 비용적 여유가 되신다면 꼭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안전 관련 유의사항
어느 곳이든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캐나다는 대마가 합법이라 대마를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길거리에 대마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버스나 길에 중독자도 많이 보이고 냄새도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해를 가하는 사람들은 없었고 총기도 합법이 아니라 엄청나게 무서운 분위기는 아니니 낮에는 큰 걱정 없이 다니셔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이스트 헤이스팅스, 차이나타운과 같은 우범지대는 피해서 다니시길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제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장소에서 넓은 세상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안고 살았던 편견이 깨지고, 마음이 열리며,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론으로는 알 수 없는, 직접 경험해야 깨달을 수 있는 가치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으며 많이 놀라고, 많이 배우고, 많이 성장했습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며, 낯선 땅에 홀로 서는 경험은 저를 더욱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게 낭만적인 면도 있지만 굉장히 고생스럽고 현실적인 부담도 큰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도전해볼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 주신 국제협력본부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