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생 때부터 한국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후, 과제 및 시험을 보는데 급급하여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았고 군대에 입대를 하였습니다.
군대에 입대하면서부터 영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를 배워보고 싶어 중국어를 제외하고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는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스페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여러 영상 및 자료를 찾아보다가 말라가가 사람들이 많지 않으며 날씨가 따뜻하고 해변이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후 교환학생 가는 법을 찾아보았고, 말라가 대학교에 가기 위한 조건인 DELE B1를 취득하여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군대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스페인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서 이와 관련한 유튜브영상(브이로그)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저는 그 당시 사람이 너무 많은 곳을 원하지 않았던 터라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말라가 대학교가 인천대학교와 협업관계에 있어서 여러 자료들이 많이 있었고, 이를 통해 말라가의 날씨, 음식, 문화 등에 대해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중 말라가의 날씨와 해변에 꽂혀 말라가로 가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말라가는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 타지역에 비해 굉장히 작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든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면 말라가 시내에 금방 도착하며 대부분의 거리는 도보로 이동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번화가인 센뜨로(Centro)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몰려 살기 때문에 학교를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은 크게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휴양 도시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이 대부분이고, 건물도 큰 도시에 비해 낮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점원들과 사람들이 말도 잘 걸고 친절합니다.
말라가 대학교는 teatino(떼아띠노) 캠퍼스와 elegido(엘에히도) 캠퍼스 두 개로 나뉩니다. 떼아띠노 캠퍼스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센뜨로 주변에서 멀기에 지하철로 이동해야합니다. 반면 엘에히도 캠퍼스는 센뜨로 위쪽에 위치하기에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단과대(공대, 법대, 자연대, 인문대, 사회대 등)는 떼아띠노 캠퍼스에 속하며 일부 단과대(경제학과, 미대 등)는 엘에히도에 속합니다. 떼아띠노 캠퍼스는 저희 학교처럼 모든 단과대가 모여있는 것이 아닌 여러 역에 걸쳐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asia oriental(동아시아학부)와 ingeniería de informática(컴퓨터공학부) 수업을 다 들었는데, 하루에 동아시아 학부 수업과 컴공 수업이 동시에 있으면 지하철로 이동하면 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 비자 인터뷰 신청
비자 인터뷰 신청은 스페인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하시면 됩니다. 교환학생들이 몰리는 시기인 1월~2월, 7월~8월에 비자 인터뷰 신청을 하려면 몇 달 전에 미리 신청해야합니다. 저의 경우는 그러지 않았기에 인터뷰 신청을 하기 위해서 매일 여러번 대사관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취소표를 확인했습니다. 취소표는 항상 나기에 저 같이 미리 신청 못하는 P형인 분들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취소표가 언제 날 지 모르므로 매일 계속 홈페이지에 방문해야 합니다. 또 ‘스짱’이라는 카페에 비자 인터뷰 시즌에 날짜 양도나 날짜 교환 글이 많이 올라오므로 카페에 자주 들어가셔서 줍줍하시면 됩니다.
- 비자 준비물
스페인은 단기비자를 받는데도 요구서류가 꽤 까다로운 편입니다. 요구 서류들은 자주 바뀌기에 블로그 리뷰를 보는 것보다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확인을 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 중 제일 까다로운 것은 공증과 아포스티유입니다. 공증 및 아포스티유를 받는 법은 네이버 블로그에 자세히 나와 있는게 많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 소득증명서 같은 것은 비자 인터뷰 10일 전에 받는 것만 인정이 됩니다. 이렇게 서류와 제약 사항이 많으므로 꼼꼼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 비자 인터뷰
시간 맞춰서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가셔서 서류만 드리면 끝납니다. 가끔 스페인어로 가벼운 질문 물어본다는 포스팅을 본 적은 있는데, 저의 경우는 그냥 서류만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 심사 기간
케바케가 완전 심합니다. 저의 경우는 약 3주정도 걸렸는데, 다른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 3일만에 나온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략 4주정도 걸린다 생각하고 출국 예정 날짜에서 한 달 전쯤 인터뷰 신청하시면 재심사 요청이 들어오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출국하실 수 있을겁니다.
2. 어학당
저는 DELE B1가 있지만, 취득한지 6개월정도 지나서 많이 까먹었기에 스페인어 실력을 늘리고자 어학당에 신청했습니다. 말라가 대학교에서 어학당 관련 메일이 오면, 신청하고 싶으면 신청한다고 회신하시면 됩니다. 어학당 가기 전 테스트를 보는데, 다 찍어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연습삼아 풀었고 B2에 배정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어학당 코스는 intensive course로 약 2주 동안 매일 09:00 ~ 13:00까지 4시간정도 수업을 듣습니다. 비용은 2024년 1학기 기준으로 300유로였습니다. 선생님(교수님)들이 매우 친절하시며, 보통 수업시간에 영어 사용은 금지되고 스페인어로만 대화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친구들은 토익이나 토플로 교환을 오기에 A1에 배정 받는데, 이 경우는 스페인어를 할 수 없기에 영어를 허용해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교수님이 말라가 억양으로 말씀하시지 않아서,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아침부터 진행되는 수업이 피곤해서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4시간동안 스페인어만 듣고 말하고를 하니 끝나고나서 점심을 먹으러 갈 때 무언가 자신감이 찬 느낌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아침에는 스페인어가 잘 안들리는데 4시간 수업을 듣고 난 후는 더 잘 들렸고 실력이 향상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숙소
- 위치 설명
말라가는 기숙사가 있지만 월세가 너무 비싸서(약 800유로) 대다수의 한국 교환학생들은 방을 따로 구합니다. 위치는 크게 centro(센뜨로), el corte inglés(엘꼬잉), maria zambrano(마쌈역) 나뉩니다. 지도상으로 설명하자면 센뜨로에서 왼쪽으로 쭉 걸어가면 엘꼬잉이 나오고 엘꼬잉에서 아래로 쭉 내려가면 마쌈역이 나옵니다. 월세는 보통 센뜨로 > 엘꼬잉, 마쌈역 이지만 집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다 둘러보시고 맘에 드는거 계약하시면 됩니다. 보통 350~450유로 정도 합니다.
센뜨로: 말라가 번화가이기 때문에 밥먹고 술마시면 다 여기로 갑니다. 그래서 여기 살면약속 끝나고 집가기가 매우 편합니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 시끄러운 경우가 많으며 바퀴벌레가 좀 나온다고 합니다. 근데 스페인은 더워서 센뜨로 말고 다른 곳에도 많이 나옵니다. 월세는 옛날에는 여기가 많이 비싸다고 했는데, 요즘은 전체적으로 많이 올라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엘꼬잉: 엘꼬잉은 스페인의 백화점 중 하나로 많은 교환학생이 여기 근처에서도 많이 삽니다. 센뜨로하고 가까워서 약속이 끝나고 도보로 10분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소음에 예민한데, 센뜨로하고 가까운 곳에서 살고싶으신 분은 여기서 사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마쌈역: 말라가에 있는 역으로 교외로 나가는 버스(alsa 버스) 및 철도(renfe)를 운행하는 곳입니다. 공항 갈때도 renfe를 이용하기에 여기에 살면 편하게 갈 순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센뜨로, 엘꼬잉에서도 렌페타러가는 길이 도보로 10분도 안걸리는 경우가 많기에 크게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단점은 센뜨로에서 걸어가기엔 조금 먼 거리라서 교환학생 특성상 약속이 많기 때문에 살기엔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위에 3개 중 1개가 아닌 완전 다른 곳에 살았습니다. 센뜨로에서 걸어가면 30분이 걸리기에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막차 시간 때문에 애매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우버를 많이 탔는데 요금이 대략 6~10유로 정도 나오기에 자주 타면 텅장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위 세 곳 중 한 곳으로 숙소를 잡길 바랍니다.
- 숙소 잡기
숙소를 찾기 위해서는 크게 이데알리스타(idealista), 페이스북, 양도 3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데알리스타: 스페인 부동산 어플이며, 앱을 깔아서 찾고 싶은 위치를 지도상으로 찾아서 뜨는 매물 들어간 후 집주인한테 메시지를 보내면 됩니다. 요즘은 영어를 잘하는 집주인도 많아서 영어로 보내도 되지만, 못하는 경우는 파파고로 번역해서 보내면 됩니다. 사기도 많다고 하니 돈은 절대 먼저 보내지 마시고, 한국에서 방 구하듯 직접 보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에 말라가 한인 커뮤니티나 말라가 방 관련한 커뮤니티가 있는데, 검색하셔서 가입하고 방을 구하시는 글을 올리면 됩니다. 저도 이 방법을 써봤는데, 본인이 방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 중개업자를 소개시켜주는 사람이 많았어서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양도: 스페인 관련 카페인 ‘스짱’에서 전학기 세입자의 방을 그대로 양도 받는 것입니다. 교환학생 시즌에 양도 매물이 많이 나오므로 연락해서 직접 보러가시면 됩니다. 이 방법이 집구하기 가장 쉽고, 한국인이 살았던 곳이기에 믿음이 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국인하고 살기 때문에 외국인하고 살길 원하시면 이데알리스타로 구하시면 됩니다.
- 계약서 및 보증금 반환
계약서 작성하실 때 도움 받으실 곳이 없다면 파파고나 챗지피티 이용해서 해석해달라하고 이상 없으시면 계약하시면 됩니다. 보증금은 보통 한 달, 두 달치 월세 금액입니다. 보증금 반환은 솔직하게 말하면 안 받을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보증금을 못 받은 사례도 많고 말도 안되는 걸로 트집잡으면서 보증금을 적게 주려고 합니다. 제가 여태까지 본 것 중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집주인을 만난 사람은 딱 한 명 뿐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나머지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도 세상에 있는 모든 트집을 다 잡으며 개당 적게는 10-20유로 많게는 100유로까지 못 주겠다고 말합니다. 이런 것들이 몇개 쌓여서 ‘나는 못준다’ 라고 말하면 저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경찰에 신고한다 해도 일처리가 느리기에 저희가 한국 귀국 전엔 아마 못 받을 겁니다. 말라가에 가시는 여러분들은 꼭 좋은 집주인 만나셔서 보증금을 최소 50%이상 받길 바라겠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 짐싸기
6개월 생활 기준으로 고민할만한 물품 중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필요한 물품
* 옷: 남자 기준으로 입을만한 옷이 말라가엔 너무 없었습니다. 그럴거를 대비해서 저는 옷을 많이 가져갔는데, 그래도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남성이면 옷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성인 경우 제 주변을 봤을 때 그래도 자라 같은 곳에서 쇼핑해서 옷을 많이 사 입었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제가 겨울에 갔는데 말라가 기준으로는 패딩, 코트는 필요 없었습니다. 북유럽에 가실 계획이라면 패딩은 들고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외투는 라이더 자켓 정도 두께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전기장판: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가져갈까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유용했습니다. 겨울 밤에는 추우니 부피 차지하더라도 옷을 조금 버리더라도 꼭 가져가세요!
* 샤워필터: 해외가 석회수라 피부에 안맞을수도 있으니 꼭 챙겨가세요
필요 없었던 물품
* 식재료: 말라가엔 lotus, oki doki, 쿠이신보 등 한국 식재료를 파는 마트가 있기에 한국에서 굳이 고추장, 고추가루, 진간장 같은거를 들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들고가야 할거는 코인육수 정도?는 적당한거 같습니다. 라면도 불닭, 신라면 전부 다 있습니다.
전기밥솥, 선풍기도 ‘스짱’에서 중고거래 하시거나 직접 와서 구매하시면 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말라가 대학 측에서 학기가 종강하고 메일을 보내올 겁니다. 저의 경우는 1월 쯤 연락이 왔고 각 일정별로 하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니 잘 따라하면 큰 문제없이 수강신청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꼭 본인 전공으로 교환학생을 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교환학생의 목적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 공대이지만 여행에 초점을 뒀어서 동아시아학부를 신청했습니다. 말라가 대학은 전공 선택 후 수강신청 시 수강신청 과목 중 절반이상을 전공 과목으로 선택해야 하니 이점 유의해서 전공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2. 수강정정 및 전과
저는 처음에 컴공을 신청했고 과제가 너무 많아 중간에 전공을 바꿨습니다. 말라가 대학교는 수강신청 정정 기간이 매우 길어서 여유로운 편이니 OT 들어보고 별로면 서울대 수강신청 사이트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algoria에서 쉽게 수강 신청 취소하고 다시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추천 강의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동아시아 학부가 기본적으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하기에 여행에 초점을 두신 분이라면 동아시아 학부 강의를 신청하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말라가 대학교는 많은 경우 출석이 없기에 아는 내용이라면 학교를 가지 않아도 시험에만 응하면 성적을 줍니다. 다만 강의에 따라 다르니 syllabus나 ot를 가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Artificial Intelligent: 인공지능 수업이고 회귀, 분류, 탐색 알고리즘 등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배웁니다. 출석체크는 없었고 시험은 3번 치뤘고 과제는 4개정도 있었습니다. 또 마지막 시험은 이론 시험 + 코딩 시험까지 있어서 시험 자체는 많았습니다.
Contemporary culture in Korea: 한국의 문화, 사회에 대해 배웠습니다. 시험은 없고 출석체크와 비디오 만드는 과제, 리서치 과제가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어서 무난하게 들었습니다.
Asia history: 중국, 일본, 한국 역사에 대해 배웠습니다. 위 2개의 수업과 달리 오직 스페인어로만 수업해서 알아듣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고등학교때 배운 한국사 정도의 수준이라서 번역기 돌리고 공부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시험도 스페인어로만 작성해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학점을 받는 데는 불리했던 것 같습니다.
4. 성적
말라가 대학교는 절대평가로 성적을 주며 모든 과목이 S/U (P/NP)로 줍니다. 총 점수는 10점이며, 5점을 넘기면 S입니다. 점수를 매기는 방식은 과제가 될 수도 있고 시험이 될 수도 있으니 syllabus를 잘 읽어보면 됩니다. 하지만 만약 본인이 미래에셋 장학금과 같은 장학금을 받고 평균 학점을 어느정도 이상 받아야 한다면 동아시아학부 강의와 같이 성적을 받기 쉬운 과목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환학생 신분인지라 평소에 여행도 많이 다니기에 말라가 대학교 기준 생각보다 B학점 이상 받기가 힘듭니다. B학점 이상이면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인데, 교수님들이 5점만 넘으면 S인 것을 알고 있으시기에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는 과목들이 있어서 점수 요건을 채우기가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인공지능, 한국문화 과목은 B이상이지만 한국역사는 5.5점 (C? D?)가 나올 것 같습니다.
5.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사실 한국 사람들과도 많이 놀았기에 언어 실력이 크게 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조금 아쉽게 생각합니다. 말라가 대학교는 스페인어 실력을 늘리기에 꽤나 좋은 학교인 것 같습니다. 여기는 동아시아 학부가 있어서 한국 문화나, 노래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공부보단 외국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동아시아학부로 전공을 신청해서 관련 수업들을 듣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친구들이 호기심도 많고 말도 많이 걸어줘서 친해지기가 수월한 것 같습니다. 또 이 학부에 다니는 친구들이 영어도 할 줄 아는 경우가 많기에 영어, 스페인어를 섞어서 쓰시면 되고, 이 친구들도 동아시아학부에서 한국어 수업을 밀도 있게 배우기 때문에 한국어를 꽤 합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해외에 나가 있으니, 앉아서 공부했던 스페인어를 더 현지인 스럽게 말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말라가에 가신다면 동아시아학부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서 다니시면 좋은 경험 많이 하실 수 있을 겁니다.
V. 생활
1.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비용은 한 끼에 인당 20유로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버거킹 같은 햄버거는 보통 10유로 정도 합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비싼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반부로 갈수록 집에서 한식, 파스타 등을 많이 해먹었습니다. 저는 스페인 식료품 프랜차이즈 가게인 메르까도나를 자주 이용했는데, 과일, 채소, 고기 등이 한국에 비해 매우 저렴하기에 돈을 아끼려면 집에 왕창 사놓고 자주 해 드시면 됩니다. 과일 중 특히 한국에 없는 납작복숭아를 정말 많이 먹었는데 맛있으니 가신다면 많이 드시고 오길 바랍니다.
2. 날씨
말라가는 1년 중 비가 내리는 날이 손에 꼽힙니다. 항상 해가 쩅쨍하고 구름이 없습니다. 6월 이후론 조금 습했지만, 제가 있었던 대다수의 날은 건조했습니다. 그래서 malagueta (말라게따) 해변에 태닝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었습니다. 또 5월 말정도부터 일몰 시간이 밤 10시 정도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밤 8시 이후로 먹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식당들이 16시까지 영업을 하고 4시간 정도 siesta(씨에스따)를 가진 후 20시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합니다.
3. 편의시설
- 의료
제가 모로코에 다녀온 후 식중독에 걸려서 급하게 응급실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의사가 잠깐 배 만지고 약 처방 해준 것이 다인데 144유로정도 나왔습니다. 다행히 보험이 있어서 전액 청구가 되었지만, 의료 서비스는 한국보다 나은 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단순 두통, 해열제 등과 같은 의약품은 약국에 잘 구비되어 있으니 타이레놀 같은 의약품은 적당량 가져오면 될 것 같습니다.
- 통신(요금, 로밍)
대부분의 학생들이 Vodafone, orange 두개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보다폰을 이용했는데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속도 자체는 한국보다 떨어지지만 20유로에 120GB 정도 쓸 수 있습니다. 제 집에는 와이파이가 없어서 전부 핫스팟 연결해서 노트북으로 영상을 보거나 데이터를 이용했는데 한 번도 부족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또 보다폰은 20유로를 내면 해외에서 약 10GB 정도 로밍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르투갈, 프랑스 등 해외 여행을 자주 가는 저한테는 매우 좋았습니다.
- 은행(ATM), 카드
제가 은행은 안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현지 계좌 개설은 저한테는 필요가 없어서 개설을 하지 않았습니다. 말라가 뿐 아니라 저희가 아는 스페인 도시들에서는 모두 카드를 이용할 수 있었기에 현금을 굳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가끔 월세를 현금으로만 받는 스페인 집주인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에 unicaja ATM에서 트레블월렛으로 수수료 없이 출금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트레블로그도 발급했었지만, 앱 접속속도가 너무 느리고 UI가 불편해서 잘 이용하지 않았고 트래브월렛을 메인으로 사용했습니다.
- 치안
말라가는 치안이 한국 수준으로 좋습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친절하고 모르는 것도 정말 잘 알려주었습니다. 많은 가게들이 밤 12시 이후까지 영업하기에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센뜨로에는 사람이 항상 많았습니다. 또 교환학생들은 센뜨로 근처에 많이 거주하기에 치안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 교통
대중 교통은 버스, 지하철이 있으며 트램은 없습니다. 각 대중교통은 장단점이 있으며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하철
버스
기본정보
- 2호선까지 있으며, 1호선을 타면 teatino 캠퍼스 끝까지 갈 수 있음 (elegido 캠퍼스는 센뜨로에 위치)
- 노선이 다양함 (센뜨로, teatino 캠퍼스 노선 뿐 아니라 el palo까지 가는 노선도 존재)
요금
- 트레블월렛 사용불가
(1회권 사용시: 1.4유로 내외)
- 교통카드 사용시: 0.33유로
- 트레블월렛 사용시: 1.4유로
- 교통카드 사용시: 0.5유로
(한 달에 14유로 정도 내면 버스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카드도 존재)
장점
- 시간을 매우 잘 지킴
평일 배차간격: 7분
주말 배차간격: 10분
- 한국 지하철만큼 쾌적
- 말라가 근교 여행할 때 이용 가능
- 가끔 센뜨로에서 조금 먼 곳에 위치한 밥집 갈 때 유용
단점
- 지하철 가는 역이 정해져 있기에 걸어가는 길이 더움
- 시간을 잘 안지킴 (구글맵 기준)
- 정류장이 많기 때문에 지하철보다 현저히 느림
4. 학교 및 여가 생활
말라가 학교는 동아리가 없기 때문에 동아리를 통해 친구를 사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신 앞서 말씀드렸듯이 동아시아학부 친구들이 대체로 한국에 관심이 많기에 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외국인 친구들 사귀는 가장 빠른 지름길 인 것 같습니다. 여행 같은 경우는 유럽 여행 위주로 많이 하실 텐데 시간 내셔서 모로코에 갔다 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모로코가 아프리카에 있는데, 다른 유럽 국가로 파견을 나가면 비행편도 많지 않고 멀기에 가기 힘들지만, 말라가는 스페인 남부에 위치하기에 지리적으로 접근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므로 2박 3일정도 시간내서 핫산네 투어등 다양한 투어가 있으니까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오랜 시간 바랬던 교환학생 파견 생활이 끝이 나니 후련하면서도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6개월이란 파견기간을 돌아봤을 때, 좋았던 점도 있고 아쉬웠던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이기에 불편함 속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지식적인 측면에서의 성장만을 추구하고 동경해왔다면, 이 경험을 계기로 심적으로의 여유로움, 태도 등도 살아가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무언가에 쫓겨서 빨리빨리 무언가를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의미를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이 경험을 통해서 심적으로 여유를 가지면서 한 발자국씩 나가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나가서 놀기만 해도 좋으니 삶을 살아보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바꿔놓을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없는 무언가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