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제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한 가장 큰 동기는 선배의 추천입니다. 선배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를 직접 접해보는 것은 듣는 것과는 많이 다르고 혼자 지내면서 자립심을 기르고 새로운 환경을 통해서 나에 대해 많이 알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앞으로 저의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지역을 선정할 때 가장 크게 생각한 부분은 영어, 여행, 치안이었습니다.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국가를 선택하고 싶어서 미국, 영국, 호주 중에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닌다면 쉽게 다양한 나라에 접근할 수 있는 유럽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중 영국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내에서는 치안을 가장 많이 생각했습니다. 먼저 교환학생을 다녀온 선배로부터 런던은 치안이 좋지 않은 동네도 있고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것을 들어서 런던을 제외하고 지역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때 대학도시인 맨체스터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하며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이기 때문에 살기 좋다는 것을 OIA 후기를 통해서 알게 되어 맨체스터 대학을 1순위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맨체스터를 들으면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떠올리게 됩니다. 때문에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거리의 유럽을 기대하시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맨체스터는 산업혁명의 수혜를 가장 먼저 받은 도시들 중 하나이므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버스와 트램과 같은 대중교통은 물론 피카딜리역과 맨체스터 공항까지 존재합니다. 또한 시티센터에 안데일(Arndale)이라는 쇼핑몰을 비롯한 상점가가 위치해 있어서 필요한 물품들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좋은 인프라 덕분에 한학기동안 불편함 없이 생활하면서 다양한 지역으로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맨체스터하면 떠오르는 또다른 키워드는 축구입니다. 맨체스터는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연고지로 삼는 도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게 됩니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축구 경기장 근처 뿐만 아니라 시티센터에 있는 펍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경기를 관람합니다. 축구 티켓을 구하기도 많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맨체스터에 가신다면 한번쯤은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것도 좋고 펍에서 현지인들과 같이 관람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6개월이하로 체류하는 경우 별도의 비자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기준으로 1학기만 파견을 다녀오는 것이어서 따로 비자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로 교환을 가는 친구들보다 번거로움이 덜해서 준비과정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학기 이외에 1달이상 더 영국에 머무르시거나 2개 학기를 파견 나가시는 경우에는 학생 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잊지 않고 확인하시기를 추천합니다.
2. 기숙사 및 거주
맨체스터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시게 되면 주로 맨체스터 대학과 맨체스터 폴리탄 대학이 중심이 되는 소위 대학가에서 생활하시게 됩니다. 따라서 맨체스터 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외에도 지낼 수 있는 숙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따로 구한 사설 숙소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보다 시설면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으나 비용과 계약을 개인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저는 맨체스터 대학이 제공하는 기숙사를 선택했습니다.
맨체스터 대학의 기숙사는 여러 방 종류 중 5개를 기간 내에 신청하면 랜덤으로 배정해주는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방은 캠퍼스로부터의 거리, 개인 화장실 유무, 공용 주방 여부에 따라 나뉘게 되지만 안내해주신 분 말씀에 따르면 모든 방은 1인실이라고 합니다. 같은 건물 내에서도 방 종류가 다를 수 있는데, 희망하는 기숙사 5개를 신청할 때 같은 건물에서 여러 개 방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기숙사를 지원할 때 혹시 기숙사가 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일을 받으시게 되는데 원하는 5개 외의 다른 기숙사를 배정된 친구들은 있었지만 아예 떨어지는 경우는 못 봐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 거리 순: City/Victoria/Fallowfield
기숙사는 캠퍼스로부터 거리가 가까운 순으로 City/Victoria/Fallowfield로 구분되고, 각 지역마다 여러 개의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ity의 기숙사인 경우는 학교로부터 매우 가까워서 캠퍼스까지 도보로 10~15분, 쫌 더 먼 Victoria는 20~30분, 가장 멀리 있는 Fallowfield는 40분 이상이 소요됩니다. Fallowfield에 머무르는 학생들은 보통 버스를 이용하고 맨체스터 대학 학생이면 무료로 탈 수 있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Fallowfield는 치안이 안 좋다는 평이 있어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2) 개인 화장실 유무: Ensuite/Shared bathroom
개인 화장실이 제공되는 Ensuite는 방 안에 샤워부스와 화장실이 있는 형태입니다. Shared bathroom의 경우는 여러 명이서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유하는 경우입니다. 저는 shared bathroom을 배정받았는데 공용화장실은 일반적인 공용화장실과 동일했고, 걱정했던 샤워실의 경우에도 개인 칸이 있어서 사용할 때 다른 친구들과 마주칠 일은 없었습니다. 또한 화장실이 방에 없는 제 방이 Ensuite인 친구 방보다 컸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물마다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공용주방 여부: Catered/Self-catered
Catered 기숙사는 식당에서 정해진 시간에 아침과 저녁을 제공해줍니다. Self-catered는 공용주방에서 스스로 식사를 해먹는 형태를 이야기합니다. 모든 catered 기숙사에 해당되는 사항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제가 머물렀던 Victoria park의 Dalton Ellis Hall은 층마다 공용주방도 있어서 원하는 경우 조리도 가능했습니다.
저는 요리를 잘 못하기도 하고 매번 요리를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catered 기숙사를 선택했습니다. 식사는 배식을 받는 메인 메뉴와 직접 가져올 수 있는 사이드 메뉴로 나뉩니다. 아침의 경우는 늘 동일하게 English breakfast의 형태로 나오고 메인 메뉴는 소시지, 베이컨, 오믈렛 등이고 사이드 메뉴는 요거트, 시리얼, 샐러드 등이 나왔습니다. 저녁의 경우 메인 메뉴는 매일 달라지고 사이드 메뉴는 샐러드, 디저트, 과일 등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영국은 음식이 맛없다는 소문이 흉흉한데 저는 비교적 무난한 편이라 잘 먹었고 Shepard pie, Curry 등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시도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같이 생활한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 맛 자체가 뛰어나진 않기 때문에 고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Victoria park의 Dalton Ellis Hall에 배정받아서 생활했고 shared bathroom, catered의 형태였습니다. 제가 지낸 Dalton Ellis Hall은 특이하게 일반적인 형태의 플랫이 아니라 복도식 플랫이었습니다. (퀄리티는 다르지만 호텔의 형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당은 다른 건물이지만 걸어서 1~2분이면 갈 수 있고 마트도 10~15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입니다. 한국에서 생활할 때보다 더 많이 걷긴 했지만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고 파티가 자주 열리는 떠들썩한 곳은 아니어서 비교적 조용하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아주 만족하면서 생활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등록금은 서울대로 지불하기 때문에 기숙사 비용만 따로 지불하시면 됩니다. 기숙사는 주별로 가격이 책정되고 1월말부터 6월말까지 정해진 기간동안 의무적으로 계약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할 때는 일시불이나 할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환율이 낮다고 생각될 때 한 번에 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사실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진짜 알 수 없어서 저는 한국에서 모두 지불했는데 그 이후로 환율이 계속 올라서 할부를 선택한 친구가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까먹었더라도 생활하시는 중간에 메일이 와서 이를 이용해 지불하실 수 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지불수단
다른 수기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듯이 유럽은 Contactless pay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contactless pay가 가능한 카드를 만들어가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 하나 비바X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습니다. 보통 트래블월렛을 많이 사용하시는데 영국 환율이 트래블로그가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트래블로그가 유리한 경우가 꽤 있었지만 앱 사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해당 카드만으로도 생활할 때는 무리가 없지만 현지에서 송금할 경우가 더러 있어서 Monzo카드를 현지에서 발급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Monzo의 경우 은행에 가지 않고도 카드를 발급할 수 있고 애플 페이에 등록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도 생활이 익숙해지고 나서는 핸드폰만 들고 결제까지 한번에 할 수 있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카드를 발급받고 싶지 않으시다면 모인이라는 앱을 사용하시면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맨체스터 공항 팁
한국 기준으로 1학기에 파견을 나가시게 되면 1월달에 출국하게 되는데 이 때 영국은 해가 정말 빨리 집니다. 4시 반에서 5시 반이면 어두워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고려해서 비행기표를 사는 것이 좋고 처음에는 짐이 많으니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택시의 경우 공항에서 직접 잡을 수도 있고 uber나 bolt 앱을 이용해 부를 수도 있는데 uber나 bolt를 부르는 것이 가격면에서 더 저렴합니다. 공항에서는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나 밖으로 나가서는 와이파이가 되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e-sim, uber, bolt의 경우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하고 회원가입도 하시는 게 좋습니다. 학기 중간에 여행다닐 때 맨체스터 공항을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 43번 버스를 타면 시내부터 공항까지 한 번에 가실 수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우선 교환학생들은 50~60 credit의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필수이기에 수강변경기간 이후 이보다 credit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경우 랜덤으로 수강이 취소되거나 희망하지 않는 과목이 추가될 수 있음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맨체스터 대학의 수강신청 방법은 생각보다 쫌 불편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실시하는 것처럼 선착순으로 과목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모든 교환학생들의 각자 희망하는 과목 목록을 일괄적으로 받고 그 안에서 되는대로 과목을 신청해서 1월 중순쯤 알려주게 됩니다. 신청되는 기준은 알 수 없고 여러 단과대학 과목들을 신청하는 경우 신청되는 날짜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청되는 날짜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student center에 잘 가입하시고 중간중간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수강신청 변경기간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 기간에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목 목록은 학교 사이트(https://www.manchester.ac.uk/study/international/study-abroad-exchange/unit-search/?semester=2&subject=BMAN&submit=List+units#subject-details)에서 과별로 해당 년도에 열리는 과목 중 기준에 부합하는 과목들을 선정할 수 있습니다. 이 때, OIA 프로그램을 통해 가시는 경우에는 과에 상관없이 수업을 들으실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강의들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트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모든 과목의 수업시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신청해줄 때 timetable crash(두 과목의 수업시간이 겹치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겹치는 과목이 seminar나 tutorial이라면 괜찮지만 아닌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하나의 과목을 변경해야 해서 예비 과목들을 조금은 찾아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에너지자원공학과 학생이고 경영을 복수전공하고 있어서 경영 전공 1과목(10credit), 컴퓨터공학 전공 1과목(10credit), 기계공학 전공 1과목(10credit), 지구과학 전공 2과목(총 20credit)을 수강했습니다.
1) Technology, Strategy and Innovation
: 제가 수강했던 유일한 경영학과 수업이었습니다. 주마다 강의 형태의 lecture 1시간과 참여 수업 형태의 seminar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기동안 1번의 group presentation이 있고 제한 시간 내 글을 쓰는 기말고사가 한 번 있습니다.
해당 수업은 innovation에 초점을 두면서 기업이 왜 innovation을 위해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지, 진행한다면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지를 개괄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해줍니다. 수업 자체가 어렵지 않고 예시를 많이 보여주셔서 innovation과 관련한 새로운 시각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Seminar의 경우 해당 주 lecture와 관련된 논문을 1편씩 읽고 조교님과 함께하는 참여형 수업인데 영어로 자기 의견을 말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Group presentation도 주어진 논문에 대해서 해당 주 수업과 연관지어 자유롭게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본교에서 하던 것처럼 준비한다면 크게 부담되는 과제는 아니며 외국 친구들과 group presentation을 진행해보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기말 시험은 주제에 관해 2시간동안 온라인으로 글을 쓰는 방식인데 처음 해봐서 생소한 느낌이었지만 미리 준비한다면 어려운 시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고 경영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2) Data science
: Data science 수업은 컴퓨터공학과 이외에도 개설되지만 영어 점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확인하고 신청해야 합니다. 같이 교환학생 파견을 간 친구는 다른 과 data science를 수강했는데 거의 비슷한 내용을 배우지만 차이가 있었습니다.
컴퓨터공학과의 data science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통계와 머신 러닝에 대해 훑는 방식으로 배우고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data science를 처음 수강했기 때문에 해당 수업이 적합했습니다. 실습의 경우 격주에 한 번으로 진행되어 총 5번이 있고 마지막 2번만 성적에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미리 나오는 실습 내용을 보고 혼자서 진행할 수 있다면 꼭 강의실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조교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 강의실에 갔지만 현지 친구들도 많이 참여하지 않는 것을 보고 후에는 혼자서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실습은 조교님들이 친절하게 도와주시고 chat gpt나 웹서칭을 활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의 경우 기말고사 한 번만 있는데 black board(서울대학교의 etl과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는 예시를 잘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코딩을 해본 적이 있지만 수업으로는 수강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들으면 좋을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3) Renewable energy system
: 기계공학과 수업으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중 풍력과 태양광을 중점적으로 알려주는 수업입니다. 학기 중 풍력 1번과 태양광 1번 총 2번의 실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습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진행되는데 조금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조교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크게 부담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풍력 파트에서는 바람으로부터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수 있고,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때 고려해야 할 안정성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태양광의 경우에는 원리도 물론 배우지만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가 실생활에 잘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에너지 시스템과 스마트 그리드에 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원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좋았고 단순히 기술 하나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적용되기 위해 필요한 전체적인 시스템에 관해 알려주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평가의 경우 실습과 기말고사 한 번으로 진행되는데 기말고사는 black board에 올려주는 예시 문제와 revision lecture를 활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Climate and Energy: Past, Present and Future
: 지구과학과 수업으로 산업혁명 이후로 발생한 기후 변화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에너지 전망에 관해 배우게 됩니다.
수업에서 기후변화는 지구의 사이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라는 것에 대한 다양한 증거를 제시해줍니다. 이 때 수업 시간에는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공부해볼 수 있도록 다량의 자료를 제공받게 됩니다. 저의 관심사와는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 직접 활용하진 않았지만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업을 받게 되어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자료가 매우 방대하여 한번의 기말고사가 많이 부담될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마지막 revision lecture에서 시험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을 정리해주시기 때문에 이 부분만 열심히 공부한다면 시험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5) Analysing environmental field data
: 지구과학과 수업으로 졸업논문을 대비한 프로젝트 하나로 한 학기가 진행됩니다. 해당 수업은 6개의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고 주제에 맞게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로 가설을 증명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장 데이터의 경우 Easter break 전 주에 Crowden이라는 지역으로 가서 주제에 맞게 얻게 됩니다. 현장실습 다음날 현장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고 이후는 개개인의 프로젝트로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개개인의 해석을 교수님께 줌으로 발표한 후 주신 피드백을 바탕으로 논문 형태의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연구 전체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영어로 논문 형태의 글을 쓰는 것 또한 처음이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 주제가 많이 어렵지는 않고 각 주제마다 배정된 교수님 또는 조교님께서 친절하게 도와주시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궁금하고 해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수업입니다. 또한 실질적으로 Easter break 전 일주일만 공식 일정이 있고 이외에는 마감일까지 글만 작성하면 되기 때문에 평소 학교 다니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전체적인 학습방법은 한국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은 중간고사를 보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과제와 기말고사로 이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과제를 할 때 수업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복습하고 시험기간에 주로 공부를 많이 하는 식으로 학습했습니다. 맨체스터 대학은 시험기간에 별도의 수업없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 어렵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기말고사 한 번이어서 양이 많기에 과제를 할 때 미리 복습을 한다면 좀 더 편하게 시험기간을 지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수업을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하기도 했는데 black board에 수업 영상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놓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돌려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모든 과목이 그렇진 않지만 자막을 켤 수 이는 과목이 있어서 생소한 단어들을 공부할 때 좋았습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revision lecture 때 시험에 나올 범위를 알려주기 때문에 꼭 참석하셔서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미국식 영어에 좀 더 익숙해서 영국식 영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줄을 서다를 get in the line으로 표현하지만 영국에서는 get in the que라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현지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지만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많이 물어보면 빠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처음에는 먼저 말하는 게 어려웠지만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도 있었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나중에는 많이 편해졌습니다.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독해보다 듣기와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친구들과 많이 대화하면 확실히 실력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K-pop과 드라마의 인기가 엄청 많기 때문에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은 축구의 나라답게 프리미어리그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때문에 손흥민선수를 많이 알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스몰 토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일상적인 대화하는 것 외에 영어로 발표를 해보고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group presentation과 세미나가 있는 과목을 신청해서 수강했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같이 발표를 준비하면서 생각을 영어로 정리해서 얘기해보는 것도 좋았고 발표에 대해서 교수님과 조교님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세미나 시간에는 손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볼 수 있었는데 이 부분도 영어실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한국과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시간표가 유동적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에 정해진 강의실이나 시간이 변동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맨체스터 대학의 경우 강의실이 바뀌는 경우는 많고 시간이 변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시간표를 확인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출석 점수도 없고 강의가 대부분 black board에 올라오지만 현장 수업을 원하신다면 이 부분을 잘 체크해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점은 한국과 달리 도서관이 정숙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엄청 큰 소리로 떠드는 건 아니지만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고 음식물 취식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도서관이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카페라고 느껴져서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과대별로 도서관이 있어 다양한 곳을 방문해보시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 전기장판
: 영국은 비와 바람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에 기온보다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숙사별로 다르겠지만 대체로 난방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전기장판을 챙겨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를 많이 맞거나 아플 때 따뜻하게 자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 의약품 및 화장품
: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병원의 접근성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자국민이 아닌 경우는 진료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따라서 처방을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의약품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넉넉하게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유산균을 매일 챙겨먹는데 영국에서는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기약의 경우에는 마트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약보다 효과가 좋지는 않지만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화장을 많이 하지 않아서 사실 이 부분은 자세히 알진 못합니다. 하지만 Superdrug나 Boots라는 매장에서 폼클렌징과 로션을 사서 사용했는데 한국에서 사용하던 제품들은 구할 수 없었지만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국이 한국에 비해 Lush 제품이 저렴하다고 들어서 이 부분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우산 및 후드
: 영국은 잘 알고 계시듯이 비가 많이 오는 나라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1학기에 파견을 나가시게 되면 5월이 되기 전에는 비가 정말 많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지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산을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산을 이용하는 분들도 있지만 많지 않고 주로 후드가 달린 옷을 많이 입습니다. 저도 생활할 때 바람막이와 후드티를 가장 많이 입었습니다. 특히 비가 잘 마르는 바람막이가 유용하기 때문에 챙겨가는 걸 추천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한국 물가에 비해 영국 물가가 많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역별로 조금씩 다릅니다. 런던 같은 지역은 한국에 비해 많이 비싸고 맨체스터의 경우 런던보다는 물가가 싸다고 느껴졌습니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사람이 일을 하는 식당이나 카페의 가격은 한국보다 확실히 비싼데 반해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자재의 경우에는 더 쌉니다. 특히 육류가 비싸지 않아서 저도 가끔은 점심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저는 기숙사에서 식사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식당을 자주 다니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로 놀러가거나 국물요리 등을 먹고 싶을 때 식당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가격은 한국에 비해 비싸지만 쌀국수나 중국요리는 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커리나 케밥을 주로 파는 curry mile이라는 거리도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식을 파는 식당들도 있는데 저는 한군데(Seoul Kimchi)만 가봤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자리에서 계산까지 진행합니다. 따라서 식사를 하시고 ‘bill please’라고 얘기하면 직원분이 영수증을 주고 이에 맞게 계산까지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따로 팁을 낼 필요는 없지만 식당 중에 영수증을 보면 팁이 포함된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를 내고 싶지 않으시다면 따로 요청할 순 있지만 현지인들도 최악의 서비스가 아닌 이상 지불하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마트
주로 이용하게 되는 마트는 Lidl, Tesco, Coop, Sainsbury 등이 있는데 각 마트마다 club card를 만든다면 더 싼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잘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Tesco와 Lidl을 주로 이용했는데 가격은 Lidl이 더 싸다고 느껴졌고 뭔가를 소량으로 사거나 meal deal을 이용할 때 Tesco를 활용했습니다. Meal deal은 영국에 전반적으로 파는 세트 메뉴를 의미하는데 main(샌드위치 등)+snack(과일, 과자 등)+drink을 묶어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Tesco에서 club card까지 이용한다면 meal deal을 3.4파운드에 이용할 수 있어서 저는 주로 이 방법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저는 맛있게 먹었지만 퀄리티가 높진 않아서 다른 친구들은 선호하진 않았습니다.
3) 통신
영국은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빌딩 안으로 들어가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백화점으로 들어가도 잘 안되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는 캡처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giffgaff를 주로 사용했고 여행을 길게 다닐 때만 vodafone을 사용했습니다. Giffgaff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Vodafone 요금이 쫌 더 비싼만큼 giffgaff보다 살짝 빠르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둘 다 한국에 비해서는 느리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개강하고 1주 정도 지나면 동아리 소개제를 체육관에서 진행합니다. 참석하시면 다양한 동아리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참고하셔서 원하는 동아리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저는 International society에서 하는 day trip으로 교통이 어려운 옥스포드와 같은 곳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Day trip은 교통 수단인 버스만 제공하기 때문에 자유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rail card를 활용하면 더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하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학기에 파견을 나가시면 easter break이 2~3주 있기 때문에 미리 날짜를 확인하시고 여행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경우 모두 easter break이 있기 때문에 미리 계획할수록 좀 더 저렴하고 편하게 여행 다니실 수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교환학생 파견을 가게 되면 흉흉한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되어서 많이들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지역은 제 걱정보다는 안전한 지역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새벽까지 돌아다닌 적은 없지만 해가 진 이후에도 학교와 기숙사가 자동차가 꽤 지나다니는 도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엄청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homeless들이 길거리에 많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알려진 지역에는 가지 않는 것을 권고합니다. 특히 fallowfield 지역과 공원의 경우 해가 진 이후로는 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공원은 한국과 다르게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해가 진 이후에는 매우 어둡고 마약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알려진 지역만 조심한다면 소매치기도 전혀 없고 비교적 안전한 동네입니다. 실제로 축구 경기가 10시에 끝난 이후 Etihad stadium에서 기숙사까지 걸어와도 문제없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항상 안전에 유의하셔서 다치지 않고 교환학생 생활 잘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시작할 때만 해도 길다고 느꼈던 교환학생 생활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느새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귀국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학생으로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며 겪은 경험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며 많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을 선택한 가장 큰 동기였던 나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것도 성공적이었습니다. 교환학생 경험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 망설이고 계신다면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