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 오기 전부터 갖고 있던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실천하고자 교환학생을 지원했지만, 출국 직전 학기가 되어서야 왜 교환학생을 가야 할지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때의 결론은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고, 듣고 싶은 분야의 수업도 수강하고, 해외에서 생활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확장하고, 영어 실력도 향상하고, 낯선 환경에 홀로 놓이면 자연히 자아탐색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파견된 University of Susssex는 개발학 분야에서 전세계 1위에 랭크되는 대학입니다. 개발학 전공 수업을 수강하고 싶어서 서식스를 선택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niversity of Sussex는 영국 남부 브라이튼의 Falmer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런던의 개트윅 공항과는 기차로 50분 거리라서 여행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캠퍼스에서 브라이튼역까지는 기차 타고 10분 걸리고, 아름다운 브라이튼 해변이 있어서 중간중간 바다 보러도 많이 놀러갔습니다. 저는 붐비는 대도시보다 한적한 소도시를 좋아해서 여유롭고 쾌적한 브라이튼이 저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에 6개월 이하로 체류할 경우, 한국인은 비자 없이 영국에 올 수 있습니다. 1년 교환의 경우에는 비자가 필요하지만, 한 학기 교환의 경우에는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2. 기숙사 지원 방법
11월 초에 이메일로 기숙사를 신청하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옵션은 네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3개가 on-campus 옵션, 1개가 off-campus 옵션이었습니다. 기숙사 시설이나 공용 욕실인지 개인 욕실인지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2학기 교환의 경우 영국은 9월에 학사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on-campus 기숙사에 배정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1학기 교환의 경우에는 제 주변 사람들 모두 on-campus 기숙사에 배정이 됐습니다. 기숙사 배정 결과는 12월 중순에 나오는데, 저는 Lewes Court에 배정됐고, 저 포함 5명이서 주방과 샤워실 하나, 화장실 2개를 공유하는 기숙사입니다. 플랫메이트들도 다 좋았고 만족스럽게 생활했습니다 : )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서울대학교에 납부하는 등록금 외에는 student fee나 tuition fee는 없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제가 생활한 Lewes Court 기준으로 1주일에 120파운드(약 20만원)였습니다. 네 가지 옵션 중에서는 두번째로 저렴한 옵션이었습니다. 기숙사비 납부는 한 번에 하거나, 두 번에 나눠서 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국제학생증
국제학생증에는 ISIC와 ISEC가 있는데, 유럽은 ISIC가 좀 더 보편적입니다. 각종 박물관, 미술관, 관광지에서 요긴하게 학생 할인을 받아 입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티칸 미술관, 로마 조국의 제단 전망대,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등을 할인 받아서 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있어서, 실물 카드를 가져오는 걸 깜빡했더라도 앱으로 인증하고 할인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2) 트래블월렛
트래블월렛은 본인 계좌랑 연결해서 외화 환전,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가입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때그때 환율에 따라 즉시 충전하고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고, 충전 시 수수료가 붙지 않습니다. 또, 비자 카드로 교통카드 태그가 가능한 일부 지역(런던, 로마, 암스테르담 등)에서 교통카드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트래블월렛이 제공하는 환율이 타 환율보다 비싸다는 점, 카드 당 200만원 한도로만 충전 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봤는데, 점검 시간 때문에 갑자기 결제가 안 되거나 결제할 때마다 인증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트래블월렛을 가장 추천합니다.
3) 장기체류보험가입
‘투어모즈’라는 해외장기체류보험을 비교해주는 플랫폼이 있습니다. 여기에 체류 국가, 체류 기간을 입력하면 여러 보험사의 옵션을 비교해주는데, 여기서 가격이나 공제 범위를 비교해서 필요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8월 말에 학교에서 수강편람 사이트에서 찾아보고 듣고 싶은 모듈을 신청하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듣고 싶은 과목 6개를 골라서 폼을 채워서 신청하면 되는데, 실제로 듣는 건 최소 3과목, 최대 5과목입니다. 이 수강신청의 결과는 선이수 과목, 수강정원 등을 고려해 12월에 나옵니다. 2월까지는 담당자분과 이메일 소통을 통해 수업을 변경/드랍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네 과목을 신청했는데, 초반에 하나를 드랍해서 저는 경영대 전공 선택 2과목, 국제개발학 1과목 총 세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1) Digital Marketing
발표 영상 녹화 (30%) + 2,000 단어 리포트 (70%)
마케팅관리의 디지털 버전입니다. RACE 프레임워크,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법 등에 대해 배웁니다. 과제 프로세스만 따라가도 기업 분석, 마케팅 플랫폼 분석, 경쟁사 분석, 타겟 마켓 분석, 마케팅 캠페인 제안, 캠페인 성과 측정 방법 등 실전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실습해볼 수 있었습니다.
2) International Business Strategy
2,500 단어 팀플 리포트 (30%) + 2,500 단어 개인 리포트 (70%)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영 전략 느낌의 강의입니다. Phone Ventures라는 스마트폰 기업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팀플이 있어서 매주 팀원들과 모여서 회의하고 인사, 마케팅, 제품 유통 등의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시뮬레이션이 현실과 비슷하게 잘 구현되어 있어서 흥미로웠고, 팀플을 통해 현지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팀플 리포트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보고서이고, 개인 리포트는 제시된 주제 중에서 골라서 문헌 연구도 하고, 자기가 팀플에서 맡았던 포지션을 기반으로 작성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3) Global Development Challenges and Innovation
2,500 단어 개인 리포트 (100%)
개발학 수업으로 보건, 환경, 빈곤, 에너지 자원 등 주제가 바뀔 때마다 연사분도 바뀝니다. 세미나 없이 렉쳐만 있고, 강의 도중에 주변에 앉은 사람들과 가벼운 토의를 진행합니다. 케이스 스터디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돼서 영국의 시각에서 가까운 저개발국의 케이스를 여럿 배울 수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수강한 수업은 전부 발표, 리포트 등 과제로 채점했기 때문에, 채점 기준이나 과제 가이드라인을 꼼꼼히 살펴보고 과제를 준비했습니다. 강의안이나 리딩 자료 등 수업 자료를 최대한 과제에 많이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또, 과제 채점 시 형식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레퍼런스 스타일을 하버드 스타일로 통일하거나 학술적인 용어를 사용하거나 한국어로 된 시청각 자료도 번역해서 Appendix에 첨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교내 도서관과 Student Centre가 24시간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그 공간에서 새벽까지 과제를 작성하고 공부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처음에는 영국 악센트가 익숙하지 않았는데, 생활하다 보니 귀는 자연스레 많이 트였습니다. 다만, 스피킹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데, 저는 인스타그램으로 영어 관련 채널을 팔로우해놓고 새로운 표현을 대화할 때 써먹어보면서 스피킹 연습을 했습니다. 원어민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서식스 대학교에서는 학기 중에 매주 화요일 Bramber House에서 Language Café가 열립니다. 다른 외국어를 배울 수도 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는 튜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서식스대학교의 2024 봄학기 학사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Arrival Date: 1/22 ~ 1/23
OT: 1/24 ~ 1/26 (이때 교환학생 대상 웰컴파티, 단과대별 설명회, 캠퍼스투어, 도서관투어 등의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Teaching 1: 1/29 ~ 3/22
봄방학: 3/23 ~ 4/14
Teaching 2: 4/15 ~ 5/3
Revision week: 5/4 ~ 5/12 (시험 준비 기간)
Year-end assessment period: 5/13 ~ 6/1 (시험기간)
기숙사 퇴실: 6/22 (기숙사를 미리 퇴실한다고 해도, 기숙사 비용은 의무적으로 6/22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비상약: 타이레놀, 스트렙실, 소화제 등 넉넉히 챙겨오세요!
- 멀티어댑터: EU는 한국과 동일한 220V지만, 영국은 230V를 사용해서 멀티어댑터가 필수입니다!
- 초기에 사용할 식량(햇반, 컵라면, 블럭국 등): 초반에 본격적으로 장 보기 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량도 필요합니다.
- 코인육수: 장류와 한식 재료는 현지 아시아마트에서 살 수 있지만, 코인육수는 잘 안 팔아서 한국에서 꼭 챙겨오시길 권장합니다.
- 수저세트: 한국에서 쓰던 것만큼 좋은 제품 찾기가 어려워서, 가져오면 기숙사에서 요리할 때나 여행 가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여행용 압축팩: 짐의 부피를 혁신적으로 줄여주는 여행 필수템입니다!
- 스킨 케어 제품(토너, 로션, 수분크림, 마스크팩, 클렌징폼 등): 현지 제품은 가격은 비싼데 성능이 좋은 걸 찾기 어려워서 한국에서 넉넉히 챙겨오는 게 좋습니다.
- underseat용 캐리어 (45 x 36 x 20 cm): easyJet이라는 저가항공사를 가장 많이 이용했는데, 수화물 추가 비용이 비싼 편이라 규격에 맞는 언더싯 캐리어를 한국에서 미리 사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매번 작은 배낭을 사용했더니 불편하더라고요.
- 외국인 친구들 줄 선물: 한국 간식이나 티백, 엽서 같이 한국의 정취가 묻어나는 특별한 선물을 주면 좋을 것 같아요.
2. 현지 물가 수준
영국 물가는 외식 한 번에 2~3만원이 깨집니다. 다행히 식재료는 그리 비싸지 않아서 외식 대신 기숙사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으면 식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재료
캠퍼스 내에 있는 코옵: 영국 전역에 있는 모든 코옵 중에 가장 비싼 코옵이라고 합니다. 급할 때나 생수나 아이스크림 살 때 주로 이용했습니다.
Aldi: 가장 가격이 저렴해서 가장 많이 이용했습니다. 브라이튼역 근처에 하나, Elm Grove 정거장에 하나 총 두 곳이 있는데, 저는 주로 기차를 통해 이동해서 브라이튼역 근처에 있는 지점을 이용했습니다.
Asda: 어플로 배달을 시킬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몇 명 모아서 배송비 나눠서 같이 시키기도 했습니다. 알디보다는 대체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2) 의료
캠퍼스 내에 약국도 있고 병원도 있습니다. 약국은 시내 약국보다는 가격이 비쌌고, 교내 병원은 이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한 번은 브라이튼 시내 약국에 갔는데, 약사분이랑 상담하면서 증상을 말씀드리니까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약값은 9.65파운드로 생각보다는 그리 비싸지 않았습니다.
3) 은행
영국 계좌는 ‘monzo’ 또는 ‘Revolut’로 발급받을 수 있는데, 저는 몬조의 AI 검사에서 통과되지 않았고, Revolut는 비자가 필요한데 저는 비자가 없어서 영국 계좌는 따로 발급받지 않고 생활했습니다. 몬조가 애플 페이도 가능하고, 결제 내역도 세세히 알려줘서 편하다고 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송금해줄 때는 ‘모인’이라는 해외 송금 어플을 사용했습니다.
4) 교통
Brighton & hove: 브라이튼 시내 버스 노선도와 시간표, 티켓 구매를 할 수 있는 앱입니다. 구글맵보다 버스 시간이 정확하게 나와 있고, 학생 등록을 해두면 할인된 가격으로 버스 티켓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학생 등록은 어플 내에서나, 브라이튼 시내에 있는 brighton & hove 사무소에 직접 가서 학생증을 인증하면 할 수 있습니다. 버스 티켓에는 citySAVER와 networkSAVER 두 종류가 있는데, citySAVER은 브라이튼 시내, networkSAVER은 근교 Lewes와 심야버스까지 커버할 수 있는 티켓입니다. 1회권은 2파운드로 트래블월렛으로 결제가 되고, citySAVER 24시간권은 학생 요금 기준으로 4파운드입니다.
Trainline: 기차 예매 및 노선 확인이 가능한 어플입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16-25 레일카드를 발급받으면 영국 내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식스 대학교가 팔머역 근처라서 특히 기차를 탈 일이 많기 때문에, 레일카드 발급은 필수입니다!
Coach: 기차가 운행하지 않는 시간대에 공항으로 이동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보통 national express coach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skyscanner / easyJet: 여행 갈 때 항공권 구매 시 필요한 앱입니다. 스카이스캐너는 날짜와 출발지, 도착지를 입력하면 여러 항공사를 가격과 시간별로 비교해줍니다. 이지젯이 저가항공사 중 믿음직한 곳이라서 자주 이용했는데, 스카이스캐너에는 뜨지 않는 더 저가의 옵션도 이지젯 앱에는 나와있어서 항공권 검색을 위해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온라인 체크인 서비스도 편합니다.
Flixbus: 유럽 내에서 도시 간 이동할 때 이용하기 좋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 > 포르투, 동유럽 도시 간 이동할 때 사용했습니다.
5) 통신
저는 1월 한 달 동안은 한국에서 미리 쓰리심 유심을 사와서 사용했고, 그 이후에는 Lebara를 쭉 사용했습니다. 가격은 30일 20GB에 10파운드(약 17,000원)고, 영국뿐만 아니라 제가 여행 갔던 모든 유럽 국가에서 모두 사용 가능했습니다. 레바라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면 유심이 우편으로 도착하고, My Lebara라는 모바일 앱으로 사용량도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러닝과 마라톤
교환학생을 계기로 새로운 운동 취미를 계발해보고 싶어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캠퍼스 바로 옆에 Stanmer Court라는 국립 공원이 있는데, 야외 러닝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돗자리 깔고 피크닉하기에도 무척 좋습니다)! 푸른 초원에서 양떼와 소떼들이 풀을 뜯는 평화로운 풍경을 보면서 러닝을 할 수 있습니다. 또, 23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Brighton Marina에 내리면 Undercliff walk라는 잘 포장된 산책로가 있는데, 여기도 러닝하기 좋습니다.
러닝을 하면서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마라톤도 2번 참가했습니다. 첫번째 마라톤은 Sussex Coastal Marathon 10km로, 3월 초에 열린 Eastbourne쪽 영국 남부 세븐시스터즈 근처를 도는 트레일 마라톤이었습니다. 두번째 마라톤은 스코틀랜드 여행 일정을 맞춰서 5월 말에 Edinburgh Marathon Festival 5km에 참가했습니다. 교환학생 와서 러닝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는데, 해외의 마라톤에도 참가해보면서 특별한 경험도 해보고 묵직한 성취감 또한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교내 스포츠 멤버십
캠퍼스 내에 스포츠 센터가 두 곳이 있는데, 골드 멤버십으로 이 두 스포츠 센터의 체육관을 이용할 수 있고, 무료로 다양한 수업(스피닝, 요가, 플라잉 요가, 필라테스, 줌바, flowetix, metabolic training, circuits 등)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골드 멤버십의 가격은 6개월에 100파운드(약 17만원)라서 아주 합리적입니다 : ) 클래스를 통해 한국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운동을 하나하나 시도해보는 게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스포츠 센터에 직접 방문하여 멤버십을 끊을 수 있고, 클래스 예약은 Sussex sports booking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3) 여행
개강 직전, 학기 중간, 봄방학, 종강 후 시간을 틈틈이 이용해서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 영국 여행
런던은 기차 타고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어서 가장 많이 다녀왔습니다. 케임브릿지, 왓포드 정션에 있는 해리포터 스튜디오도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아주 좋았습니다. 영국 남부의 Hastings도 정말 아름답고, 브라이튼역에서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세븐시스터즈도 정말 예쁘고, 서식스 대학교 바로 옆 마을인 Lewes도 아기자기해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습니다.
- 유럽 여행
스페인, 프랑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더블린, 스위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 지역의 문화, 행정, 역사, 경제, 지리 등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여행을 많이 다니면 스펙트럼이 넓어진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여행지는 이탈리아 베로나, 이탈리아 포지타노, 네덜란드 큐겐호프(튤립 축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포르투갈 포르투, 아이슬란드, 프랑스 니스입니다.
4) 문화생활
- 뮤지컬
런던 뮤지컬이 한국보다 저렴한데, 퀄리티가 좋아서 런던 여행 필수 코스입니다. todaytix라는 앱에서 미리 예약도 할 수 있고, 데이시트티켓(안 팔린 표 싼 값에 구매 가능)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겨울왕국,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를 봤고, 라이브와 오케스트라, 무대 연출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 프리미어리그 직관
2월 초에 토트넘 훗스퍼 홈구장에서 토트넘 VS 울버햄튼 코리안 더비 경기를 보러 갔습니다. 저는 토트넘 멤버십을 구매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변에 수소문해서 멤버십을 빌려달라고 해서 예매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영국 브라이튼FC가 팔머역 바로 옆이라서 브라이튼 홈경기 또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몇 번 경기할 때 근처에서 사람 구경, 기념품샵 구경해봤습니다.
- 문화생활이라기에는 애매하지만, 5월 중순경 21년만에 가장 강한 태양 폭풍이 발생하여 영국, 노르웨이 등 유럽 곳곳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는데, 서식스 대학교에서도 오로라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건 서식스 대학교가 브라이튼의 팔머라는 비교적 빛 공해가 적은 청정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합니다 :D 과제에 지쳐있다가 뒷산으로 뛰쳐나가 보랏빛 오로라를 마주했을 때 정말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비상약 한국에서 넉넉하게 챙겨오시고, 여행 갈 때마다 잘 챙겨다니세요!
느낌이 쎄하다 싶으면 사람 조심하기!
소매치기도 주변에서 종종 봐서, 방심하지 않기!
6. 기타 유용한 정보
1) Goin
교환학생들끼리 영국에 오기 전 11월 즘부터 커넥팅 하라고 있는 앱입니다. 채팅하면서 미리 친구 사귀거나 너 프로필 봤었다 ~ 하고 나중에 스몰톡하기에 좋습니다.
2) Circuit
기숙사에서 세탁기 돌릴 때 필요한 앱입니다. 앱에 충전을 해서 QR을 찍거나, 실물카드에 충전을 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탁기는 기숙사마다 있고 1회에 3.7파운드, 건조기는 1회에 2.2파운드입니다.
3) WhatsApp
현지 친구들과 팀플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간다는 사실이 확정이 되었지만 출국 직전까지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까 떠나기 전까지 상상치도 못했던 일들이 펼쳐지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기후, 새로운 언어, 새로운 통화, 새로운 교통체계, 새로움에 적응해가는 과정은 새로움이 필요했던 시점에서 좋은 환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넓고 유연한 시야를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정착하여 현지 생활에 적응하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현지인들만 알 법한 장소도 가보는 것도 여행과는 달리 교환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고민과는 동떨어져서 온전히 현재를 즐기기만 하는 시간도 충분히 가치 있었습니다. 가히 제가 대학에 와서 한 경험 중 최고의 선택이자, 최고의 6개월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세세하게 적어놓기는 했지만, 새로운 것들이 익숙해질 때까지 하나하나 직접 경험하는 재미도 있으니 교환학생이 본인만의 이야기를 쌓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서 얻은 내적 자산과 추억들이 앞으로의 제 인생에 어떻게 연결이 될지, 어떤 방식으로 좋은 에너지를 줄지 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여러분께서도 그런 시간 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