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유학을 가거나 해외 취업을 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수 개월을 살 일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겠지만, 제가 그 예외에 해당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남학생인 제가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다녀온 대학은 University of Leicester라는 곳이었습니다. 영국에는 지거국의 개념에 해당되는 University of ~~ 대학교들이 있습니다. 영국 (동)중부에 위치한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 레스터는 여러 가지 의미로 춘천/충주에 비견될 만한 위치에 있습니다. 조용한 도시이고, 교통 체증이 적으며, 큰 대학이 두 개 있어 밤에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이곳의 가장 좋은 점은, 런던까지 기차로 1시간, 버스로 2~3시간이라는 것입니다. 런던의 대학이 1순위가 아니거나 공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최소한 런던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잉글랜드 내에서 문화 시설의 위상은 런던이 독보적이기 때문입니다. 종합적인 비용이 다른 공항에 비해 훨씬 저렴한 버밍엄 공항과 노팅엄 공항까지도 적당한 배차 간격의 저렴한 버스로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기타 물가 역시 런던에 비해 저렴합니다. 현재 1부 리그에 있는 레스터시티 홈구장이 학교 바로 옆에 있어, 원정을 오는 다른 팀들을 보기 쉬운 것은 덤입니다. 원한다면 럭비 경기와 국립우주센터도 볼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에 대해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영국은 기본적으로는 6개월 무비자 정책으로 인해 비자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단기 교환 비자를 이용하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이것을 신청했다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몇 가지 되는데, 네이버에 영국 단기 교환 비자를 찾아보면 자세한 정보가 나옵니다. 저도 그것을 바탕으로 준비했고, 영국 내부와 영국을 들락날락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 입국 심사관들은 제가 가진 비자에 대해 단 한 번도 질문도 하지 않았을 만큼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숙소 지원 방법입니다. 레스터 대학교는 처음에는 등록 메일을 통해 연락을 취하지만, 이후 레스터 대학교 메일이 열리면 그곳으로 이동해서 연락해야 합니다. 그리고 숙소에 관한 파편화된 정보를 여러 통의 메일로 약간씩 떨어진 시기에 주므로, 보내 주는 메일을 받으면 항상 정독하고서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를 항상 알고 있어야 합니다. 숙소는 자체 숙소 사이트를 통해서 지원하는데, 늦은 시기에 지원하면 방이 많이 없을 수 있으므로 빨리 할수록 좋습니다. 학교 근처에 있는 기숙사 단지와 village라는 학교에서 3km정도 떨어진 기숙사 단지가 있는데, 이 둘은 장단점이 크게 갈리므로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이 차이점은 하단에 서술하겠습니다. 대부분의 방이 N인 N실로, 공용 주방/공간을 공유하는 각방 체제입니다. 한 방에 두 명씩 쓰는 twin room이 있기는 하나, 그 개수가 적어 지원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상술한 자체 숙소 사이트에서 기숙사 입주일과 퇴거일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퇴거일은 일찍 퇴거 신청을 하고, 점차적으로 연장하며 자신의 스케줄에 맞추는 방법이 있고, 처음부터 가장 마지막 날에 퇴거하겠다고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 퇴거 연기는 쉽지만 퇴거일 당기기는 불가능하므로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입주일의 경우, 학교 측에서 추천해주는 입주일보다 앞서 입주할 수는 있으나 학교에서 그만큼을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실제로는 청구하지 않는 듯합니다. 같은 가격의 방이더라도 방 크기가 차이가 꽤 나므로 뽑기에 잘 걸리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자체 사이트에서는 기숙사비 결제가 불가능하지만,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일시불, 2회 분납, 3회 분납이 있는데, 각 기한에 맞춰 내야 합니다. 그런데 기숙사비 결제 사이트가 별도로 있는 것도 모자라, 사용하기 매우 불편합니다. 결제 사이트에서는 지불금이 얼마이고 얼마를 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안해하지 말고 자신만만하게 결제하면 됩니다.
기타 준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자 신청을 위해서 미리 여러 가지 서류들 받아 놓기, 기숙사 신청하기, 수강 신청하기 등. 이 중에서 숙소에 관한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에서는 공항에서 학교까지 버스로 무료 픽업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관련하여 학교에서 메일로 안내하므로 잘 보고서 비행기 시간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꽤 큰 지출이 들 것이므로 사용하는 것을 매우 추천합니다. 다만 기숙사 퇴거 시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는 것이 다소 아쉽습니다. 학교 생활용품 판매 사이트에서는 기숙사에서 어떠한 물건을 들여놓을지를 미리 선택하여 결제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원하는 침구, 원하는 주방용품 등을 미리 사 놓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케아 등에서 침구를 사는 것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만, 영국의 가을/겨울은 생각보다 춥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공하는 침구를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두 기숙사의 차이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살던 village입니다. 레스터 도심으로부터 좌하단에 위치한 Oadby(오드비)라는 곳에 위치하였습니다. 주택가를 개조한 곳이라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살 수 있습니다. 가로수가 빽빽이 심어진 길들을 따라 마당이 있는 집들이 늘어서 있고, 사거리를 기준으로 굴뚝 달린 붉은 2층 벽돌 건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개중 일부는 파빌리온으로 불리는 비교적 신축인 건물로, 생김새는 벽돌 건물이 아니라 city 기숙사와 비슷합니다. 일반적인 성냥갑 형태의 기숙사 역시 있습니다. 빌리지의 장점은 체육관이 가깝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교에도 수영장과 체육관이 있지만, 수영장과 헬스장 모두 훨씬 넓으며, 실내 배구장과 달리기 트랙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장 너머 기숙사로 가기 전에는 잘 가꾸어진 공터가 있는데, 학생들이 몰래 바비큐를 하기도 합니다. 그 근방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빌리지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학생이 1학년이라는 것입니다. 영국 대학은 대부분 3학년제이기 때문에, 나머지 2/3학년은 자취방을 구하거나 city 기숙사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교와 기숙사를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는 하지만, 학교 수업이 없는 기간에는 전면 감축 운행합니다. 시간표는 존재하지만 교통 상황에 따라 늦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Centre Bus 앱을 반드시 깔아서 실시간으로 버스 정보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버스 정류장 정보와 실시간 트래킹에 오류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 경험을 쌓으셔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이른 아침 시간과 늦은 저녁 시간은 대체로 잘 맞게 운행되는 편입니다. 그러나 학교가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내로의 접근성은 약간 떨어지는 편입니다. 학교에서 도심까지는 보통 new walk라는 길로 이동하며, 15~20분정도 도보로 소요됩니다. 그러므로 버스에서 내려서 도심까지 가는 것 역시 그만큼 소요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킥보드 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편리하게 되어 있어 이용하기 좋습니다. 중고 자전거 가게가 도심에 많이 있으므로 저가 중고 자전거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70파운드에 중고 자전거 한 대를 사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 그 반값으로 팔았습니다.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에 자전거 거치대가 많이 있으므로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기숙사 공동 자전거 구역은 도둑이 많으므로 집 안에 들여 놓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 도서관 밑에 있는 자전거 주차 구역은 도둑이 없습니다. 우버나 볼트와 같은 공유 택시 앱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는 것 역시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택시 앱의 경우 혼자 다니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걷는 것은 밤에는 다소 꺼려질 수 있습니다. 저와 지인들의 경험상 새벽에 혼자 기숙사까지 가더라도 위험한 상황은 없었습니다만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다음은 학교와 도시에 가까운 city center 기숙사입니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여러 건물이 있습니다. 도심에 가까운 쪽이 있고, 모리슨이라는 식료품점에 가까운 곳이 있습니다. L-mart라고 하는 한인 마트도 가까이 있습니다. 이곳의 기숙사는 대부분 신축 건물로, 시설이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만큼 빌리지에 비해 기숙사비가 약 1.5배 이상 비싼 경향이 있습니다. 빌리지에는 1학년 학생이 몰려 살아서 파티(gathering과 같이 본격적이지 않은 모임)가 자주 열린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교환학생인 저희가 커다란 친화력이 있지 않은 한 아무렇게나 초대받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학생 수가 훨씬 많고 공용 공간도 넓은 시티 센터에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빌리지의 공용 공간과는 달리 시티 센터의 공용공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편이며, 포켓볼이나 전체 공유 주방 등 여러 가지 편의 시설에 사람들이 자주 다닙니다. 그렇다고 매우 붐비는 것도 아니라 쾌적한 시간에는 쾌적합니다. 다같이 거대한 홀에서 티비를 보거나 하기도 합니다. 새벽까지 여는 mnm이라는 케밥/튀김집이 있어 배가 고프면 군것질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좋은 점입니다.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고 나서 먼 길 돌아 집에 돌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빌리지 구축에 비해 방온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빌리지와 같이 한적한 영국 시골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습니다.
IV. 학업
수강 신청 방법은 다소 비효율적입니다. 먼저 듣고자 하는 강의의 목록을 학교 사이트에서 구합니다. 듣고 싶은 강의를 정한 뒤, 학교에서 메일로 보내 주는 수강 신청 사이트에 접속하여 듣고 싶은 강의 4개를 고릅니다. 이는 최대 4개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강의에 대하여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듣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대체 과목을 골라야 합니다. 따라서 총 8개의 강의를 고르게 됩니다. 이렇게 수강신청이 끝나지만,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학생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사이트를 뒤져 찾아낸 학과별 강의 목록과 자세하지 않은 강의계획서(스케줄이 없는 학업목표 안내서)가 전부입니다. 즉, 시간표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myUOL이라는 앱/사이트에서 들어가야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사실을 메일로 알려주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몰라 시간표에 수업들이 겹쳐서 수업을 한참동안 메일로 조정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같은 학과 내 수업이라도 시수가 많은 이공계의 경우 인문사회계보다 시간이 겹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수업 시작 후 2주차까지는 메일로 소통을 하며 듣고 싶은 강의를 넣고 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시간이 도무지 맞지 않아 결국 1개의 강의를 허가를 받고서 빼고 3개의 강의만 들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이렇게 드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컴퓨터공학과 수업인 Foundations of AI, Analysis of algorithms and design, 그리고 Big data prediction and analysis를 들었습니다. 저는 2학년 과목 1개, 3학년 과목 2개를 들었습니다. 이처럼 학년 간 교차로 수강이 가능하며, 학부 간 교차 역시 가능하지만 시간표가 겹칠 확률 또한 높아집니다. 강의 코드는 AA0000와 같이 알파벳 두 자리, 숫자 네 자리로 이루어집니다. 첫 알파벳 두 자리는 학과 코드이고, 숫자는 강의 번호입니다. 숫자의 첫 자리는 학년을 의미하는데, 7의 경우 석사를 의미합니다. 많은 수의 석사생들이 3학년 수업을 함께 들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 학교의 etl같은 시스템으로는 블랙보드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수업과 관련된 공지가 자주 올라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비교과 관련이나 학교 생활 등에 대한 정보 역시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공학과의 경우 TOPHAT이라는 사이트/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수업 중에 내시는 퀴즈를 이 앱을 이용하여 내는데, 교수님이 불러주시는 수업 코드를 입력하거나 수업을 직접 찾아서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적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그냥 공부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컴퓨터 공학과의 시험은 거의 모두 블랙보드에서 실시됩니다. Class test는 다같이 컴퓨터실에 모여서 조교의 감시 아래에서 컴퓨터로 로그인하여 문제를 풉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1달~1달반(easter, halloween) 뒤에 치러지는 Final Term의 경우 현장에서 시험을 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블랙보드를 이용한 재택 시험으로 치러집니다.
참고사항인데, 만약 여행을 가거나 몸이 아파서 시험에 참석할 수 없다면 mitigation service를 mystudentrecord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레스터에 가기 전 인적 사항을 빼곡히 적어 내야 하는 사이트인데, 미리 폼을 작성하여 신청한다면 시험을 미루고 resit을 볼 수 있습니다. Resit은 mitigation service로 시험이 밀린 학생, 해당 수업에서 낮은 성적을 받아 pass하지 못한 학생 등이 다음 학기가 오기 전에 치르는 시험입니다. 저는 이러한 서비스를 몰라서 교수님의 메일을 인보이스로 학사과에 보내며, 인정받아 resit을 보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Mitigation service의 경우 분명히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 존재를 알아 놓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컴퓨터 공학과 대부분의 수업은 Lecture, Tutorial, Lab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나씩 총 세 번을 듣습니다. 그래서 시수가 다른 과에 비해 엄청나게 많습니다. Lecture는 교수님이 그 주에 배울 것을 강의하는 시간입니다. Tutorial은 Lecture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코드로 구현할 수 있는가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이따금 문제를 풀거나 강의를 이어서 하는 수업도 있습니다. Lab은 Tutorial에서 배운 코드를 직접 사용해보는 시간입니다. 도서관 PC방, percy gee PC룸, Charles wilkins PC룸 등에서 수업이 진행됩니다. 복습하는 시간이라서 코드를 직접 짜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인 셈이라서 성적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조교님들이 수업시간에 계셔서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학교 출석 체크는 매우 널널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출석을 사실상 신경쓰지 않습니다. 학교 안내 자료에서는 80%이상 출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저것은 exchange 학생이 아니라 International 학생을 위한 수치이므로, 교환학생용 공식적인 문서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출석체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문과 수업 등 학생 수가 적은 수업에서는 교수님이 직접 호명을 하시지만, 컴퓨터 공학과 같은 수업에서는 전자출결을 합니다. 문 근처에 신호기가 있어서 학생증을 태그하면 전자 출결이 됩니다. 수업 시작 15분 전부터 수업 끝나기 15분 후까지 1번만 태그하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현지 학생들 역시 이것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간혹 출석 체크용 신호기와 비슷하게 생긴 관리자용 기기에 잘못 태그하면 인정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출석을 확인하고 싶다면 MyUOL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일 출석은 익일 새벽 5시에 반영되므로 기억해 두시기를 바랍니다.
영국의 학점은 100점 만점으로 기재가 됩니다. 예를 들어, 40%가 반영되는 중간과 60%가 반영되는 기말이 있고, 각각 반타작을 하였다면 성적표에는 50/100이 찍히게 됩니다. 절대 평가로 성적이 들어가기 때문에 점수가 나오면 학점이 확정되는 편입니다. 이때 40/100 미만은 fail로 간주되어 resit을 보아야 합니다. 70/100 이상부터는 A로 간주됩니다. 80/100 이상은 우수한 학생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70/100이나 80/100을 받았다고 서울대학교 성적표에 A가 찍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40/100 아래를 받으면 pass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어 서울대학교에서 해당 수업을 이수하였다고 간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학점 인정은 될지언정 학점 평균에는 반영되지 않을 뿐더러, 정말 80/100 이렇게 서울대 성적표에 들어가므로 환산이 될 수 있는 호환성이 없습니다. 영국의 많은 학교/학과에서 이와 같은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하지만, 상대평가 방식 역시 일반적입니다.
저는 컴퓨터 공학과였기 때문에 항상 시험으로 평가받았지만, 인문계열을 비롯한 많은 학과가 에세이를 몇 편 쓰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의외로 교수님들은 에세이 채점을 까다롭게 하시기 때문에, 대체로 에세이 계열 과목들에서 받을 수 있는 학점은 높지 않습니다. 에세이 resit 역시 에세이를 한 번 더 써 내는 것입니다.
V. 생활
제가 살던 도시의 음식 물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케밥 등 저렴한 음식의 경우 7~9파운드입니다. 시내의 식당의 경우 이민자를 겨냥한 식당이면 10~15파운드, 일반적인 식당이면 15~25파운드입니다. 적당한 맥주의 경우 5~7파운드이거나 조금 더 비싼 정도입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의 2배가 조금 안 되는 물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런던의 경우 한국의 2배가 더 넘는 물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필수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식당에서 10~15퍼센트 팁을 대부분 요구합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먹어도 15~30파운드가 나오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듭니다.
제가 살던 도시의 식료품 가격은 한국의 절반 정도입니다. 바나나 1파운드/1킬로, 쌀(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은 sticky rice) 1파운드/1킬로, 파스타 0.5파운드/1킬로, 소스 2파운드/1병, 시리얼 2.5파운드/1개, 우유 1파운드/1파인트(1킬로정도), 계란 0.15파운드/1알(오드비 아스다 기준으로, 시티 모리슨과 런던은 더 비쌉니다), 돼지고기 부위에 따라 3~6파운드/500~700그램(소는 조금 더 비싸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싼 자기그릇 1.5파운드/1개, 후라이팬 적당한 거 7~11파운드/1개(매우 쓸만합니다), 세제 1파운드/1통, 상비약 4파운드/1통(멀미약, 소화제 등 많은 약을 살 수 있습니다. drugstore처럼) …. 물론 이것은 제가 사는 아스다 기준이고, 시티에 있는 마크 앤 스펜서, bnm, 모리슨, 소매점, 편의점 등은 이 가격보다 비쌉니다. 그래서 굳이 한국에서 모든 것을 가져가야만 한다는 생각은 접어 두셔도 괜찮습니다. 영국의 다이소 poundland, L-mart를 비롯한 한인마트, 중동/남유럽/인도/아시아/북유럽/동유럽 식자재 마트 등 원하는 것은 모두 레스터 시티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혹여 없다고 하더라도 아마존에서 시키면 거의 로켓배송 같은 속도로 배달되기 때문에 시키면 됩니다. 학생의 경우 Unidays라는 앱을 사용하면 배달 서비스 등에서 혜택이 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 앱에서는 OTT/flixbus 등의 혜택도 많이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학교 안 학생회관에는 식당이 있습니다. 작은 피자 등을 파는 집에서는 파스타 등도 파는데, 적당한 가격대에 간단히 먹을 수 있습니다. 재활용 용기와 식기를 밥과 함께 팔면서 미리 가져가면 할인해주는 집이 계단 밑에 있는데, 포크와 재활용 용기를 여기에서 싸게 살 수 있으므로 집에서 요리할 때 등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튀김(chips)집은 2파운드부터 시작하는 가성비 집인데, 그냥 소스 묻힌 감자튀김을 팔거나 가성비가 덜한 치킨윙 등을 팝니다. 버블티집과 스타벅스 역시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다른 식당들이 모인 곳에서 안으로 더 들어가면 나오는데, 매우 크고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공부를 하거나 떠들 수 있습니다. 그 공간은 스타벅스 것이 아니라 학교 공간이라 굳이 음료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학교에는 도서관이 있는데, 그 밑에 자전거 창고가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학생증을 만들어야 하는데, 학생증용 사진을 준비해 놓더라도 그냥 현장에서 찍기도 하므로 주의하시고 꾸미고 가셔도 좋습니다. 도서관에 0층에는 e-sports실이라는 이름의 PC방이 있습니다. 주로 공부를 하거나 수업을 듣기도 합니다. 컴퓨터학부 수업도 1층의 PC방에서 이루어집니다. 도서관에는 그룹스터디룸과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대학원생용 조용한 공부 공간도 있습니다만 따로 검사하지는 않아서 그냥 들어가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이지만 장서가 많지 않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레스터 시립 도서관에 책이 훨씬 많습니다. 학교 주변에는 Victoria park라는 큰 잔디 공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산책을 하거나 피크닉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공동묘지가 있는데, 유럽은 공동묘지가 도시와 어우러지기 때문에 무서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교환학생도 단순히 놀거나 공부하기 이외에 할 수 있는 학교 생활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해보지 않아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교환학생 신분으로 근로 장학생을 하거나 연구원/인턴을 할 수 있습니다. 현지 동아리 역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지기 위해 Japan society라는 동아리를 들어갔습니다. 주로 Society가 동아리를 의미합니다. 저는 일본어 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동아리에서 일본 학생들을 만나며 학교에 적응하고자 그곳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일본 학생이 많을 줄 알고 가입한 그곳은 사실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 향유 공동체였습니다. 일본 학생은 많이 없었지만, 대부분 동양인 international 학생이거나 동양인 현지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동아시아 계열 동아리가 많이 있는데, 함께 활동을 하거나 자주 노는 일이 많으므로 사실상 동아시아 동아리 공동체에 들어간 셈이었습니다. 그러한 동아리 중에 하나가 K-culture 동아리였습니다. 여기도 한국인은 많이 없는 society였습니다. 대신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비한국인이 많이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케이팝을 비롯한 외국인이 주로 향유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잘 모르는 한국인의 경우 동아리원들의 K-culture에 대한 이해도의 깊이를 무서워하며 동아리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다른 교환학생의 경우 운동부에 들어가서, 현지 대학 리그에 소속되어 매일같이 훈련을 하면서 수많은 현지 학생을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처럼 운동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 역시 좋습니다. 이러한 동아리에 대한 정보와 신청은 학교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으며, 가입비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 센터에는 여러 가지 시설들이 있습니다. 빅벤을 닮은 광장이 중심입니다. 파파이스, 파이브 가이즈, 영국 최초의 졸리비, pho 등의 프랜차이즈가 있습니다. 하이크로스라는 몰도 있는데, 미니 골프, 여러 옷가게, 음식점 등이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영화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aints of Mokha라는 카페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시티 센터에 합리적인 가격의 볼더링 장이 있고, 리드 클라이밍이 가능한 곳도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티 센터에 애프터눈 티를 예약 없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대부분 전날에 예약을 하고 가야 합니다. 북쪽에 매우 큰 공원이 있으며, 남서쪽에는 영국에서 가장 큰 strip mall인 Fosse Park가 있습니다. Haymarket과 St.Margaret이라는 버스 종점이 서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이때, 후자의 경우 National Express가 구석진 곳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으므로 참고해 주시면 됩니다. 런던 왕복 Flixbus도 1일 1회 정도 조금 더 싼 값에 배차가 되어 있다는 점 기억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오랜 기간 살면서 정들었던 장소를 떠나는 것은 항상 어렵습니다. 더 오랜 시간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쌓았던 추억과 경험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역시 교환학생으로서의 5개월이 주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제 자신을 갈아 넣으며 열심히 살아 온 시간이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