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학부 3학년을 마치고 병역특례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IT 스타트업에서 2년간 근무하며 현업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머신러닝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미국에 가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대학원 유학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직접 미국에서 학교 생활을 해보면서 미국에서의 삶이 저와 맞는지 검증해보고 어느 지역에서 공부를 하면 좋을지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군복무가 끝나는 시기가 1월 중순이었어서, 그 이후에 개강하는 학교를 찾다보니 선택지가 많진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Computer Science 전공으로 유명한 학교를 고르고 싶기도 했고, 미국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려면 큰 도시 근처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곳 스토니브룩 대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은 보통 그냥 Stony Brook University(스토니브룩 대학교), SBU라고 줄여서 부르곤 합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중간쯤에 위치해있어 아주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캠퍼스를 걸어다니다보면 다람쥐, 토끼, 사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학교 크기는 서울대에 비교하면 그리 크진 않은데요, 기숙사에서 강의실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캠퍼스는 평지라 걸어다녀도 괜찮고, 학교 내부를 순환하는 셔틀버스가 워낙 잘 되어있어서 셔틀을 타고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학교 내부에서만 탈 수 있는 무료 자전거를 빌려 자전거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가기도 합니다.
Spring Semester는 1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로, 3월에 있는 일주일의 Spring Break를 제외하면 공휴일은 따로 없습니다. 날씨는 한국과 아주 유사합니다. 4월초까지는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서 학기 내내 거의 패딩을 입고 다녔습니다. 4월 중순쯤부터 날씨가 따뜻해져서, 종강하기 전 한 달이 놀러다니기 아주 좋은 기간입니다.
뉴욕 시티까지는 기차로 2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시티에 나가려면 LIRR(Long Island Rail Road)이라는 기차를 타면 되는데요, 학교 안에 있는 Stony Brook 기차역에서 출발해서 한두 번 환승을 해야 합니다. 조금 길고 번거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언제 또 뉴욕에 이렇게 질리도록 나가보겠어~’ 하는 생각으로 네 달 동안 시티에 15번 이상은 다녀온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10월 중순쯤 스토니브룩 대학교에서 DS-2019를 발급 받으라는 메일이 오면, 안내에 따라 온라인으로 DS-2019 발급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10월 말쯤 DS-2019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그걸로 DS-160을 신청하면 됩니다. DS-160은 작성할 정보가 많으니 임시저장을 계속 하시면서 차근차근 작성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후 SEVIS Fee를 내고, 비자 수수료 결제 및 인터뷰 예약을 하면 됩니다. SEVIS Fee는 30만 원 정도 했고, 비자 수수료는 26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비자 인터뷰 예약이 꽉 차 있는 경우가 많으니, 여기까지의 과정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11월 말쯤 비자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광화문에 있는 대사관에 가서 비자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요. J1 비자의 경우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비자가 찍힌 여권은 인터뷰 후 일주일 이내에 집으로 배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비자 신청과 관련해서는 구글링을 해보시면 상세하게 잘 정리된 블로그 글이 많으니 해당 글들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본적으론 10월 말쯤 스토니브룩 대학교에서 오는 안내 메일을 따라 기숙사 신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지원하면 됩니다. 나의 수면 습관, 생활 습관 등을 기록하고 선호하는 룸메이트의 특징을 선택하지만, 실제로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배정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교환학생은 West Apartments 기숙사에 배정을 받습니다.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2인실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지만, 어차피 4-5명의 룸메이트와 거실,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이니 개인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은 1인실을 선택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인실을 선택한 교환학생 친구가 후회하는 것은 봤지만, 1인실을 선택한 친구들 중 후회하는 사람을 보진 못했습니다.
밀플랜은 학기가 시작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등록할 수 있으니, 우선은 사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처음엔 밀플랜을 안 샀다가, 학기 시작 2주 후쯤 25회권($313)을 구매했는데 학기 말까지 아주 잘 사용했습니다. 25회권을 구매하면 학식 한 끼에 $13으로 직접 해먹는 것보단 비싸긴 하지만, 바빠서 요리해먹을 시간이 없거나 수업 중간에 점심을 먹으러 기숙사까지 다녀오기 귀찮을 때 한 번씩 배부르게 뷔페식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은 한 학기에 $6,494,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학생 건강 보험료는 $1,495, 이외 기타 비용은 $1,851 정도가 들었습니다. 여기엔 밀플랜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고, 밀플랜을 구매하거나 기숙사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기 위해 식재료, 조리 도구를 사려면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교환학생을 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스토니브룩 대학교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미국 내에서도 꽤 비싼 편에 속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스토니브룩 대학교는 SOLAR라는 사이트에서 수강신청을 일괄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구글에 Stony Brook University Undergraduate Bulletin를 검색하면 나오는 사이트에서 학부 과목들을 확인할 수 있고, 과목 코드와 번호를 SOLAR 시스템에서 검색하면 수강정원과 현재 수강신청 인원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과목들은 빠르게 자리가 차니 꼭 듣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미리 리스트업을 해두고 있다가 수강신청 시작일에 빠르게 신청을 하시길 바랍니다.
학기가 시작한 후 일주일 내에 시간표를 변경할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사실 이 기간에 어차피 수강신청 내역이 대부분 바뀌긴 합니다. 첫 강의를 들은 후 수업 분위기가 기대와는 달라서 수강 취소를 하는 경우도 있고, OT에서 친해진 친구와 같은 수업을 듣거나,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재밌는 강의를 추천받아 시간표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처음 시간표를 짤 때 너무 고민하시는 것보다 일단 재밌어보이는 강의 12-15학점 정도를 신청해두고 개강 후에 시간표를 확정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한 학기동안 한국어 TA를 했습니다. TA를 하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친구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고 편하게 3학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퀴즈 채점, 과제 검사, 그룹 활동 보조 일을 하고, 일주일에 2시간씩 TA Time이라고 해서 교수님 없이 학생들의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는 시간도 있습니다. 스토니브룩 대학교에는 한국인 교환학생도 많고, SUNY Korea에서 온 한국인 유학생이 많아 생각보다 외국인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로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TA 기회가 더욱 소중했습니다. 이렇게 TA를 하며 친해진 외국 친구의 오프 캠퍼스 집에 초대 받아서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TA는 학기 시작 3개월 전쯤 교수님께 한국어로 자기소개 메일을 보내드리면 신청할 수 있으니, 꼭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IAP 수업도 로드가 적고 외국인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수업입니다. 저는 IAP 390: Rethinking America라는 강의가 열려서 미국 문화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중간고사 1번 뿐이고, 리포트 작성 및 토론, 팀 프레젠테이션으로 성적이 매겨집니다. 교수님도 워낙 좋으신 분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니 IAP 강의 또한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FLM 101: Intro to Filmmaking and TV 수업도 수강했습니다. 영화의 배경 음악, 촬영 구도, 스크립트 작성, 영상 편집에 대해 배우고 학기말에 2분짜리 영상을 하나 제작하면 되는 수업입니다. 시험이 없어서 수업 듣는 데에 부담이 없었고, 매주 영화를 보고 분석하는 과제가 나와서 영어 리스닝 실력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멘토, 화양연화 등 유명한 영화를 감상하는 그 자체가 재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수업은 교수님마다 로드가 많이 달라서, 다른 분반의 경우엔 매주 짧은 영상을 촬영하는 과제가 나와서 힘들어하는 친구를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수업을 들었던 Stephanie Vega 교수님은 로드가 적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omputer Science 전공이라면 학부 과목을 최대 2개까지 밖에 듣지 못하는데요. 저는 CSE 220: Systems Fundamentals I 강의를 수강했고 C언어와 MIPS 어셈블리 언어를 배웠습니다. 만약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싶으시다면 대학원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수강 신청 시기를 놓쳐 싱가폴 교환학생 친구를 따라 CSE 538: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강의를 청강했는데 CSE 220 대신 해당 강의를 들을걸 하는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3. 학습 방법
수업 강도는 서울대에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아 수업을 따라가고 성적을 따긴 어렵지 않습니다. 절대평가로 학점을 주고, 시험이 끝나면 curved score라고 하여 성적 분포에 따라 점수를 올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잘자잘한 과제가 많으니 매주 틈틈이 과제를 해두시면 큰 스트레스 없이 학기를 잘 마치실 수 있을 것입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스토니브룩 대학교에는 한국인 교환학생 친구들이 많아 어쩌면 영어 대신 한국어를 더 많이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까지 갔는데 한국어만 쓰다가 올 순 없다는 생각에, 저는 억지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동아리에도 가입하고, IAP 수업에서 친해진 외국인 친구들과 요리를 해먹고, 뉴욕 시티를 같이 나가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여행을 하면서 카페, 레스토랑 등의 장소에서 현지 사람들이 말하는 표현들을 듣고 저도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영어로 대화하는 게 어색하고 문법, 말투 등 신경 쓰이는 것들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자연스러운 회화 표현들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각종 상비약은 한국에서 미리 챙겨가시는 게 좋고, 겨울엔 날씨가 추우니 히트텍, 비니, 목도리, 장갑 등 방한 용품도 꼭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기숙사에 베개, 이불이 제공되지 않으니 압축팩에 이불을 넣어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교환 기간이 끝난 후 미국에 모두 버리고 온다는 생각으로 낡은 이불과 수건들을 챙겨갔습니다.
Wee라는 아시안 음식 배송 앱을 이용하면 한국 음식을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이 한국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한국에서 비비고 볶음 김치 팩이나 참치 캔, 볶음고추장, 햇반, 컵라면 등을 챙겨가시면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빨래 바구니, 세탁 세제, 섬유 유연제, 샴푸, 바디 워시, 물티슈, 휴지 등 생활 용품은 학교 근처에 있는 Target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이렇게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들은 현지에서 구매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외 대부분의 물품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쿠팡 느낌인데, 학생 인증을 하면 최초 6개월 간 배송비가 무료이니 꼭 프라임 가입을 해두고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뉴욕의 물가는 미국 모든 도시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학식은 $16 정도로 한 끼에 2만 원이 넘고, 시티에 나가 레스토랑에서 밥을 한 끼 먹으면 Tax, 팁을 포함해서 $30씩은 기본으로 듭니다. 팁은 보통 18% 혹은 20%를 줬던 것 같습니다. 생활하다보면 자꾸 환율이 1불에 1,000원이라고 착각해서 돈을 마구 쓰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1,400원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 끼에 4만 원 정도를 쓰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환율을 고려하면 옷, 신발 가격 역시 한국에 비해 비싸서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생필품, 식재료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수준입니다. 주말마다 쇼핑 셔틀을 타고 월마트, 타겟, 스탑앤샵에 가서 일주일치 장을 보고 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산 식재료로 평일에는 기숙사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드시는 게 제일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버비 역시 꽤 비쌉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Uber, Lyft 두 가지 앱을 깔아두고 더 싼 것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먼저 환전은 500달러 정도만 한국에서 해갔고, 교환기간 초반에 현지에서 결제를 할 땐 트레블월렛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트레블월렛은 한국 계좌를 연동해두면 실시간으로 환전이 되면서 달러 결제가 되기 때문에 편했습니다. 근데 생활하다보면 외국인 친구들과 돈을 주고받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미국에 도착한 후 학교 근처 Chase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고 Debit 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후엔 애플페이에 Chase 카드를 등록해두어서, 뉴욕 뿐만 아니라 미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 지갑을 안 들고 다녀도 됐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애플페이가 대중교통에도 다 연동되는 것이 너무나도 편했습니다.
스토니브룩에서 뉴욕 시티까지 가는 LIRR을 타기 위해선 Train Time 앱을 이용하면 됩니다. 열차 탑승 전에 티켓을 활성화시키면 QR 코드가 뜨는데, 열차 내에서 티켓을 검사하시는 분께 이 QR 코드를 보여드리면 됩니다. JFK 공항으로 갈 때엔 Jamaica 역을 이용하면 되고, 맨해튼으로 갈 땐 Penn Station 혹은 Grand Central 역, 브루클린으로 갈 땐 Atlantic Terminal 역을 이용하면 됩니다. 같은 Zone으로 가는 티켓은 가격이 같기 때문에 Penn Station으로 가는 티켓을 끊고 Grand Central이나 Atlantic Terminal 역으로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10회권을 구매하는 것이 가격이 더 싸서 저는 초기에는 Stony Brook - Penn Station을 왕복하는 Ten Trip을 결제해 이용하다가 종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는 Round Trip으로 티켓을 결제했습니다. 저는 총 3번의 Ten Trip을 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에 여러 개의 식당이 있지만, 밀플랜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두 곳, West Side Dining과 East Side Dining이 있습니다. 이 두 곳은 뷔페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격이 $16으로 비싸긴 하지만 가끔씩 친구들과 가서 배불리 먹고 오기엔 좋습니다. Jasmine이라고 해서 한식 메뉴가 제공되는 식당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돈을 아끼기 위해선 식재료를 사서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통신의 경우, 한국에서 원래 사용하던 요금제를 가장 싼 것으로 바꿔둔 채로 번호 유지만 해두시고, Mint Mobile 앱을 깔아서 eSIM을 미리 구입해두시면 좋습니다. 저는 연말에 3+3 month 행사를 할 때 eSIM을 구입해서 6개월 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13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미리 구매해둔 eSIM은 미국에 도착해서 활성화시키면 됩니다.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문제 없이 데이터가 잘 터져서 사용하는 데에 전혀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민트 모바일은 번호를 단기간동안 할당받아 전화, 문자를 할 수 있는 방식이라, 스팸 전화가 자주 오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기 초에 동아리 소개 부스가 열립니다. 저는 사진 동아리를 가입해서 매주 1번씩 활동을 나가고, 주말에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뉴욕 시티로 출사를 나가기도 했습니다. 동아리는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하나쯤은 꼭 가입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펜싱, 양궁, 탁구 등의 운동 동아리도 많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큰 체육관이 하나 있는데 교환학생은 월에 22달러씩을 내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도 헬스장이 있긴 하지만 크기가 작고 오픈 시간이 제한적이었어서, 저는 네 달 동안 총 88달러를 내고 헬스장을 이용했습니다. 헬스장 뿐만 아니라 축구장, 농구장, 탁구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서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운동을 하면서 친해지기 좋습니다. 저는 학기 초에 체육관에서 열린 6대6 혼성 실내 축구대회에도 참가해서 외국인 친구들을 만들었습니다.
Spring 학기에는 Roth Regatta라고 하여 종이 박스와 테이프로 배를 만들어서 학교에 있는 Roth 연못에 띄우고 경주를 하는 큰 대회가 열립니다. 스토니브룩 대학교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모여서 연못을 빙 둘러싸고 관람하는 아주 큰 행사입니다. 매년 교환학생들끼리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데, 이 또한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꼭 참여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매주 친구들과 모여서 열심히 만들었던 배가 가라앉지 않고 코스를 완주했을 때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여행도 정말 열심히 다녔습니다. 학기 중엔 미국 동부 도시들을 많이 다녔습니다. 뉴욕 시티에만 15회 이상 나갔고, 주말엔 틈틈이 마이애미, 워싱턴 DC, 나이아가라 폭포, 시카고에 다녀왔습니다. 봄방학 때는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오로라 투어를 다녀왔고, 보스턴과 마이애미에 다녀왔습니다. 비행기와 숙소 값은 빨리 결제할수록 싸니 같이 여행 다닐 친구들을 구해서 여행 계획을 미리미리 세우는 게 좋습니다. 종강 후에는 한 달의 비자 유예 기간 동안 교환학생 친구들과 서부 여행(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LA, 샌디에고, 시애틀)을 다녀왔습니다. 비용이 좀 많이 들긴 했지만 미국에 간 김에 대부분의 큰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고 싶었고, 학생 신분으로 맘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가 인생에 몇 없으니 그 기회를 꼭 잡고 싶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스토니브룩은 아주 안전한 곳이지만, 뉴욕 시티에 나갈 때엔 주위를 잘 살피면서 다니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 큰 도시들엔 어딜 가나 홈리스들이 많이 있는데요. 대부분은 저희에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밤이 되어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홈리스들은 괜히 엮였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이상한 사람이 보이면 그냥 다른 길로 돌아가시는 게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약 냄새나 홈리스에 대한 경계가 조금씩 무뎌지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다니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에서의 5개월은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 듭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언젠가 미국에 취업을 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저는 미국 생활이 잘 맞고 재미있었습니다.
교환기간 동안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갑니다. 처음엔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느라 하루하루가 긴 것 같지만, 개강 후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시간이 정말 훅훅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은 블로그, 브이로그 등을 활용해서 미국에서 보고 느낀 것,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해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개강일부터 종강일까지 매일매일 사진과 함께 짤막한 일기를 남겨뒀는데요. 조금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기록을 해둔 덕분에 교환 기간 동안의 소중한 추억들을 평생 선명하게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교환학생을 가서 이루고 싶은 목표 몇 가지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미국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친구들과 놀다가 올 수도 있지만, 저는 비싼 돈을 낸 만큼 그렇게 놀기만 하다가 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열리는 해커톤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링크드인을 이용해서 맨해튼에 있는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고 계신 현업자 분들께 커피챗을 요청해 진로 조언을 듣고, MIT, 프린스턴에 있는 선배님들을 만나서 대학원 유학 관련 조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내가 지금 교환 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있나? 어떻게 하면 이 기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 후회 없는 5개월을 보내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지난 5개월의 추억을 잘 간직하면서 다시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고 유학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와 스토니브룩 대학교 IAP Office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스토니브룩 교환 생활과 관련해서 추가로 궁금한 점은 iseunggyu0@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언제든지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