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어렸을 때, 혼자 유학생활을 했던 경험이 너무나도 소중했고, 점점 영어 실력이 퇴화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교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전공이 외교학이고, 현재 외교학은 냉전 때 미국이 만들어놓은 프레임 안에서 계속 논의가 되고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정치 및 외교를 수학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미국은 모든 학문의 중심이 되는 국가라고 생각이 들었고, 아무래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 중 영어를 가장 편안하게 여겨 미국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파견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서부는 많이 다녀봤기 때문에 동부로 지원하게 되었고, 저는 추가 모집 때에 지원을 했기 때문에 많은 선지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츠버그에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피츠버그는 기본적으로 풋볼, 하키, 야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입니다. 봄학기 수학이 가을학기보다 더 좋은 점은 아마 하키, 풋볼을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야구 개막전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피츠버그는 강 두 개를 끼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아주 춥습니다. 올해는 지구온난화 덕인지 작년에 비해 아주 따뜻했다고는 하는데, 4월 5일까지 눈이 내렸습니다.
대중교통만으로도 가볼 만 한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증 지참 시 대중교통+박물관 무료이니 꼭!! 가보세요
- 카네기 멜론 대학교 (도보)
- 카네기 뮤지엄 (도보)
- Phipps Conservatory and Botanical Gardens (식물원)
- 앤디워홀 뮤지엄 (버스)
- 마운트 워싱턴 (버스)
- 하인즈 박물관 (버스)
- PNC Park (야구장)
만약 운전면허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Falling Water, Erie Lake도 가보시길
또, 피츠버그는 미국 동부의 대전…같은 동네입니다. 피츠버그 자체는 다른 도시에 비해서 안전하고 조용한 동네라 exciting한 이벤트가 비교적 적을 수 있어요. 다른 대도시와 가까워서 비행기 1-2시간 타면 갈 수 있어요. 시험이나 중요한 과제가 있는 주가 아니라면, 동부 여행 가시는 걸 추천해요. 이번 학기에는 학교에서 DC Trip도 진행했는데, 정말 싸게 DC 다녀올 수 있는 기회이니까, 친구들과 꼭 다녀 오세요. DC 외에도 보스턴,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 다 가까워요.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비자는 교환학생 담당 교수님이 친절하게 필요 서류에 대해서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미국 비자는 발급 과정이 상당히 복잡한데, 입국을 위해서 꼭 필요하니 미리미리 준비해두시기 바랍니다. 아마 봄학기 파견 학생의 경우 11월 말은 거의 비자 발급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의 경우, 평일 아침이 가장 덜 붐비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후 이틀에서 사흘 정도면 비자가 배송되니 너무 걱정하진 않으시되, 미리미리 비자 문제는 다 끝내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숙소 및 지불비용
숙소 역시 담당 교수님이 포털 등 메일을 미리미리 주십니다. 링크에 비용 납부 포털 또한 포함되어 있으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rvis Hall, Panther Hall(+그 외 근처 기숙사들/ 구글맵에서 확인 가능합니다)은 Upper Campus에 위치해있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피터슨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지만, 늦은 밤에는 닫혀있어 탈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피터슨까지 올라가는 길도 제법 오르막길이라는 것 감안하시고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Upper Campus는 Trees Hall 근처에 있어서 운동하기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고, 학식도 Eatery보다는 Perch가 훨씬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Upper Campus 기숙사도 추천합니다. (물론 짐 옮기는 첫날은 좀 많이 후회되실 수도 있어요. 그냥 호텔에서 우버 불러서 가세요.)
Lower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 굳이 돈 주고 Meal Plan을 살 필요성이 없어 보였거든요. Lower을 지원하신 분들은 일단 Meal Plan 불필요한 숙소를 우선순위로 넣어두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Lower 기숙사 중에서 가장 깔끔해보였던 것은 University Hall이었어요. 다른 기숙사 조리실은 사용하기에 utensils도 청소가 안 되어있고, 너무 좁았는데 University Hall은 화구도 많고 깨끗했어요.
물론 주변 친구들을 보면 교환학생은 희망하는 기숙사보단 비어있는 기숙사에 랜덤 배치를 해두는 것 같아 보이긴 했는데, Upper Campus 살 생각 없으시면 1,2,3순위에 Upper 기숙사는 쓰지 않는 편이 좋아보여요.
- 웬만한 건 다 근처 Target에 있고, 피츠버그 학생은 아마존 배송 무료이니까 캐리어는 가볍게 가져가시는 걸 추천해요. 근데 미국 친구들이 좀 춥게 사는 편이라 추위 많이 타시는 분은 극세사 담요 같은 거 가져가시거나, 도착해서 학생증 받으시자마자 아마존으로 전기장판 주문하세요. 친구는 교환 담당 교수님께 작은 라디에이터를 빌렸는데, 라디에이터는 화재 위험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반입 금지 물품이에요. RA한테 잘못 걸리면 기숙사를 나가야 하는 수도 있으니 전기장판 정도 추천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방법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PeopleSoft 들어가셔서 과목 찾고, Enrollment 누르면 돼요. Prerequisite가 있는 과목이거나, 학과 비번이 걸려있는 과목이면 담당 교수님 메일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수강신청 공지가 정말 늦게 떠서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이 다 엄청 헤맸었어요.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다 전공 관련 과목(American Politics, Asian Politics, US-Latin Relations, Modern Philosophy) 수강 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과목은 US-Latin Relations입니다. 미국 역사를 잘 모르면 따라가기 좀 어려울 수도 있고, 로드도 상당히 많은 과목이었는데 얻어가는 것이 정말 많았고, 교수님이 상당히 친절했어요. 한국에선 아무래도 중남미 관련 과목을 수강하기 어렵다보니 더 흥미롭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수강하는 과목들 중에 흥미로워 보였던 것은 수영, African Drum, 기예르모 델 토로 정도가 있었어요
3. 학습 방법
미국 Poli-Sci 과목은 다 기본적으로 리딩이 많아요. (미국 친구들도 Poli-Sci는 intense한 과목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제가 수강하는 과목들은 기본적으로 리딩을 해야만 과제를 할 수 있는 구조였었습니다. 리딩은 그때그때 끝내시고 간단히 정리해두면 됩니다. 교수님들이 PPT 형식이든 DOCS든 리딩+수업내용 Outline을 올려주시니 시험공부는 그 Outline 위주로 하면 금방 끝낼 수 있어요.
에세이 과제는 한국 논문 인용하셔도 다 별말 안 하셨어요. 영어로 리서치 하는 게 시간이 너무 많이 들면 한국 논문 참고하셔서 내용 영어로 번역한 후 인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교수님들이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이시면 엄청 안 좋은 점수는 안 주시는 것 같아요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여행 많이 가실 예정이라면 기내용 캐리어 하나 가지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보스턴 백 메고 다녔는데 어깨가 너무 아팠어요. 어댑터도 4구/2개 챙기는 걸 추천드려요. 전 추위를 안 타서 필요 없었는데 추위를 많이 타는 분이시라면 봄 학기엔 롱패딩 필수입니다. 웬만한 화장품 및 미용용품은 좀 넉넉히 한국에서 챙겨가시고, 혹시 모르니 여행용 샴푸/린스 샘플과 치약/칫솔도 챙기시는 걸 추천할게요.
2. 현지 물가 수준
미국 동부라서 물가는 상당히 높습니다. 22년 정도만 하더라도 10-15%였던 팁이 이제는 20%까지 올라서 체감 물가는 한국의 2-3배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학교 Market에서 Dining Dollars 쓰시면 Tax는 안 붙으니까 주전부리는 웬만하면 교내 마켓 사용하시는 걸 추천해요. 피츠버그는 옷에 Tax가 붙지 않아서 싼 편인데, 시내에 “Goodwill”이라는 중고품 판매점이 있어요. 굿윌에서 잘 찾아보면 깨끗하고 싼 옷 많으니까 옷 많이 안 들고가신 분이라면 굿윌 한번 들러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굿윌에서 피츠버그대 굿즈 찾은 친구도 봤어요. 중고품이 싫으시거나 굿윌에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으신 분들은 워터프론트 가보세요.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Meal Plan(학식) 사용 가능한 곳은 Perch, Eatery 두 곳입니다. Eatery의 경우, 음식 종류가 많은데 거의 protein 위주입니다. Perch는 주요 메뉴가 두 가지 정도 있고, Eatery에 비해 샐러드와 요거트 존이 잘 되어 있어요.
Meal Swap 가능한 공간은 WPU 지하, Cathe 지하, Peterson 푸드코드입니다. Upper 사는 친구들은 주로 피터슨에서 부리또볼이나 칰필레 밀스왑을 많이 하는 것 같았어요. 베네덤이나 포스바(Posvar) 안에 있는 아인슈타인 베이글도 밀스왑 가능해요.
이번에 같이 교환학생 간 친구들은 대부분 Chase에서 카드 발급을 받았어요. 타워에서 두 블록 가면 Chase 있으니 그곳에서 은행 업무 처리하면 될 것 같아요. PNC는 지역 은행이다 보니, 셧다운도 자주 되고 불편함이 많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Chase 쓰면 기본적으로 다 Zelle을 쓸 수 있어 정산이 편했습니다.
버스, 인클라인은 상술했듯 학생증만 있으면 무료로 탑승 가능합니다. 공항에서 학교까지 오는 버스는 28X예요. 버스 스케줄은 transit보단 google map이 훨씬 정확했습니다. 통신의 경우, 저는 민트모바일 eSIM을 썼어요. eSIM을 쓰면 한국에서 오는 문자는 다 받아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USIM보다 훨씬 편했던 것 같아요. 팀플을 하거나 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 번호를 교환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로밍보단 USIM, USIM보단 eSIM인 것 같아요.
학교 보건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Spring Break 주간이나 휴일에는 열지 않는다는 것 알아두세요. 도시가 추워서 잔병치레 많이 할 수 있어요. 감기약 넉넉히 챙겨가세요. 약 떨어져도 Rite-aid에서 웬만한 비상약은 다 구매할 수 있어요. 구매 시 ID 요구하니까 잊지 말고 여권 챙기세요.
4. 안전 관련 유의사항
1) 캠퍼스는 안전한데, 다운타운 쪽으로 좀만 가도 확 위험해져요. 안전불감증 갖지 마시고 최대한 일찍일찍 귀가하세요. 특히 다른 도시 가 계시는 경우에는 더더욱 조심하세요.
2) 여행 시 동행 구할 때 웬만하면 에타로 구하세요. 네이버 카페엔 이상한 사람들 많습니다. 어느정도 영어가 되는 분이시라면 차라리 혼자 여행하세요.
3) 소지품 꼼꼼히 챙기세요. 분실물이 되돌아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4) 학교에서 보내는 crime alert 수시로 확인하세요.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하기 전 교환 다녀오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피츠버그로 교환을 다녀와서 정말 흥미로운 수업도 듣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여러명 만나서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봄학기는 외국 친구들을 사귀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의 대학 생활 중 가장 값진 경험이지 않나 싶습니다.
혼자 외국생활을 하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을 채우기 딱 좋은 경험입니다. 덕분에 다녀오자마자 이런저런 도전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교환프로그램에 참여하실 다른 분들도 내적 성장을 경험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