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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김O민_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_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0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대학교 입학 때부터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익숙한 한국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었습니다. 군휴학 후 복학했을 때는 코로나 시기라 힘들었고, 가능해진 시점에 졸업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미루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많았지만, 후회할 것 같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 생각되며 제 가치관과 인생의 방향성에 확신을 가지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1. 날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날씨가 정말 좋아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한국보다 따뜻하고 햇살이 좋아 맑은 날이 많습니다. 미국의 봄학기는 1~4월로 최적의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으며, 올해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눈이 오면 휴교한다고 합니다. 4월은 한국의 초여름 날씨로 피크닉하기 좋았습니다. 한여름에는 햇빛이 매우 강하고 덥다고 합니다. 미국은 습도가 낮아 기온보다 덥지 않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습니다. 날씨가 중요한 저에게 노스캐롤라이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1. 여행 다니기 좋은 조건

 교환학생 생활 중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이었기 때문에 학교의 위치와 편리한 조건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롤리는 미국 동부지역의 중간에 위치해 동부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기 적합했습니다. 비행기로 뉴욕, 마이애미, 올랜도까지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을 보니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텍사스도 2~3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부를 제외하면 지리적으로 최적의 위치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롤리-더럼 공항까지 차로 20분 거리였고,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있었습니다. 오고 가는 날 아침, 밤 비행기 이용 시 점심과 저녁 때를 여행지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1. 공대가 좋은 학교

 

 미국 대학을 지원한 이유에는 향후 대학원 진학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미국 대학은 학교 이름도 중요하지만 과별 순위와 교수진이 중요합니다. NC State는 공대가 유명하며 UNC Chapel Hill과도 맞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제가 전공하는 산업공학과의 순위가 높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원시 컴퓨터공학과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NC State는 전공 제한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전공 신청 시 승인 여부가 확실치 않아 산업공학과로 지원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파견 지역인 NC는 도시보다는 시골에 더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롤리의 다운타운은 크지 않고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해도 매우 작습니다. 저는 롤리의 평화롭고 한적한 도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컸기에 한 학기 동안 힐링하며 행복했습니다.

 

 NC는 썬벨트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인구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NC State는 마이클 조던 모교로 유명한 UNC Chapel Hill, 남부의 하버드 Duke University와 함께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Research Triangle을 이룹니다. 애플도 이 지역에 캠퍼스를 계획하고 있을 만큼 NC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롤리는 교육 수준이 높고 치안이 좋아 살기 매우 좋은 곳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제가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단계가 비자 신청 절차였습니다. 비자 신청이 가능할 때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신청할 때는 2023년 8월쯤이었는데, 하필 비자 신청 홈페이지가 2023년 7월에 새로 개편되었습니다. 운이 없게도 홈페이지에서 대사관 면접 날짜를 정하는데 날짜 선택 칸이 누락되어 신청할 수가 없었습니다. 구글링해도 바뀐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직접 대사관에 메일을 보내고 전화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대사관의 일처리는 정말 느렸습니다. 홈페이지를 고쳐주겠다고 했지만 변한 것이 없어 몇 번을 다시 전화했는지 모릅니다. 거의 한 달 반에서 두 달까지 애를 먹었는데, 마지막에 전화 연결된 분이 끝까지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출국 한 달 반 전에 겨우 인터뷰 날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5분이면 고칠 일을 재촉하지 않으면 나 몰라라 하고 몇 달씩 잡아먹는 것이 미국 행정입니다. 출국이 12월 말이었는데, 11월 중순에 인터뷰를 보고 비자는 금방 나와서 여유 있게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는 지원교에서 메일이 온 후 링크를 따라 지원했었습니다. 티오가 있는만큼 최대한 빨리해주시는게 좋습니다. 제가 수학할 당시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global village가 있는 Alexander Residence Hall에 살았었으며, 저는 바로 옆인 Turlington Residence Hall에서 생활했습니다. 다른 학생들 말로는 지원할 때 기숙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Alexander나 Turlington 모두 학생회관이랑 체육관이랑 매우 가까워 정말 편했어서 추천드립니다. Alexander에서 다른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살아도 좋았겠지만, 저는 Turlington에서도 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학교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Mypack Portal(NC State의 마이스누와 유사한 시스템)에 합쳐진 금액으로 표시되어 한꺼번에 지불했습니다.

별도로 지불한 항목은 meal plan과 해외여행보험 입니다. Meal plan은 한 학기 동안 사용할 식권과 dining dollar를 미리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제도입니다. 저는 Block 40 plan으로 40끼와 700 dining dollar를 구입했었는데, 꽤 부족해서 block 60이나 block 80을 추천드립니다. Dining dollar는 학교 내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나중에 환급이 되지 않아 학기 말에 편의점이 털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Meal plan은 중간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생활 패턴에 맞춰서 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NC State 이외의 미국 학교에 다니려면 보험을 꼭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추천하는 Student Blue는 가격이 매우 비싸서 한화 인슈플러스에서 해외 여행자 보험을 들었습니다. 학교 측에 대체 보험으로 인정받기 위해 요구하는 보장 조건들을 꼭 맞춰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 보험을 드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 신청은 학교에서 메일이 와서 수강할 과목들을 구글 폼으로 제출했습니다. 미국은 수강 신청이 비교적 빨라서 직전 학기 도중에 진행합니다. 미국에서는 비자 유지 조건으로 전공 최소 6학점, 전체 최소 12학점을 신청해야 했기에 딱 맞춰 신청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공을 먼저 정하고 수업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한 과목들을 바탕으로 전공을 배정해주는 방식이어서 과목 선택 시 순위까지도 잘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syllabus를 확인할 수 없어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제가 들으려 했던 수업들이 공대 수업들이다 보니 선이수 과목들이 존재했는데, 이 학교에서 그 수업들을 수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순위 과목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 선이수 과목들을 한국에서 모두 들었기에 사유서도 제출하고 해당 수업 교수님에게도 허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OIS와 산업공학과 담당자분께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4학년 과목들은 못 듣고 2, 3학년 수업 하나씩 들었으며, 1순위 수업 시간을 바탕으로 신청했던 농구와 테니스 수업을 수강하지 못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ISE 215 Foundations of Design & 3D Modeling for Engineers :  ISE 216과 동시에 들어야 하는 수업으로, Fusion 360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CAD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1학점 치고는 로드가 많았는데, 매주 과제를 내고 기말 프로젝트까지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배우는 것이 많은 수업이었고, 2달짜리 수업이라 학기 후반에는 매우 편했습니다. ISE 216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때 배운 기술들로 직접 도안을 그려 3D 프린팅까지 하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매우 중요한 수업이었습니다. 다만,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라는 시간대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1. ISE 216 Product Development and Rapid Prototyping : 한 학기 동안 제품을 개발하고 3D 프린팅으로 시제품까지 만들어보는 수업입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이론 수업을 하며 금요일에는 프로젝트를 위한 랩 시간이 따로 있어 배운 이론을 적용해봅니다. 브레인스토밍부터 VOC, HOQ 등 Product Managing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며, 구상한 제품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최종 발표 때 선보였습니다. 이 수업 역시 한 학기 내내 로드가 상당했지만, 학기가 끝나고 결과물을 보니 보람을 느꼈던 수업입니다.

 

  1. ISE 352 Fundamentals of Human-Machine Systems Design : 기존에는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비슷한 수업이라고 생각해 신청했으나, 인간공학과 과학적 관리가 섞인 과목이었습니다. 한국 수업과의 차이는 수업 내용 자체가 매우 실용적이라는 점입니다. 정말 다양한 분석 기법들을 배우고 과제들과 랩에서 실제로 계산해보는 방식입니다. 실제 영상 자료들을 봤을 때를 예시로 들면, 어떤 문제점들이 있어서 안된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어떤 기법을 사용해 분석해야 하고, 수치들을 대입하여 계산해봤을 때 결과가 이래서 안된다는 식입니다. 시험 볼 때도 컨닝 페이퍼가 허용되어 공식들을 외울 필요 없이 과제와 랩 수준으로 문제가 나와 부담이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출석이 가산점이 부여되는 방식이며, 강의를 다 올려주셔서 추천드립니다.

 

 산업공학과 학생들이 2학년 때 듣는 수업은 ISE 215와 216 딱 두 개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전공을 시작하며 베이스로 듣는 수업들인데, 한국에서는 비슷한 수업조차 열리지 않습니다. 확실히 미국 수업들은 이론만큼이나 실용성에 초점을 두며 수업이 짜여져 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산업공학과에는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랩이 있었는데, 다양한 3D 프린터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등록금이 비싼 만큼 학생들에게 투자를 하기에 미국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1. FLE 401 Advanced Oral Communication in English for International Students: 국제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업으로, 3학점으로 듣기 좋은 무난한 수업입니다. Robin 교수님도 매우 좋으시고, 다른 나라 학생들과도 친해지기 좋습니다.

 

  1. MUS 150 Vocal Techniques: 1학점짜리 수업으로 발성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중간과 기말에 각자 무대를 준비해 발표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던 수업입니다.

 

3.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 습득에는 외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편한 한국어를 쓰게 되고, 교환학생들도 보통 제2외국어를 사용하므로 각 나라의 특유의 억양이 남아 있는 영어를 접하게 됩니다. 물론 한국인들과 교환학생들이 비슷한 입장이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들이지만, 로컬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미국인 친구들과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의 문화와 표현을 자주 접하는 것 또한 영어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는 한국에서 28인치 캐리어 1개와 24인치 캐리어 1개를 가져갔습니다. 24인치 캐리어의 70%를 한식으로 채웠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근처에 K Town과 H Mart라는 한인 마트가 있어 애용했습니다. H mart는 현지인들도 많이 가는데, 거의 모든 한식을 다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아우터를 많이 가져갔었는데, 얇은 옷을 더 가져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날씨가 따뜻하고 다들 얇게 입습니다. 저는 한국 날씨를 생각하고 여름 옷을 안 가져왔다가 한국에서 배송 받았습니다. 겨울에도 플로리다나 텍사스, 중남미에 놀러갈 계획이라면 더더욱 여름 옷이 필요합니다.

 나머지 웬만한 물건들은 다 타겟에서 구매하여 사용했습니다. 최대한 적게 가져가야 돌아올 때 편합니다. 미국에서는 전기 냄비(멀티 쿠커)를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다양해지고, 안 산 걸 후회한 유일한 물품입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NC가 좀 싼 편임을 감안해도 거의 한국의 2배라 보시는 게 편합니다. Dining hall에서는 한 끼를 13달러에 먹을 수 있으며 패스트푸드점을 가도 그 정도 나옵니다. 팁을 내는 보통 식당에 가면 20~30 달러는 기본으로 잡으시면 됩니다. 팁은 보통 15%나 18% 정도 냈던 것 같습니다. 물가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주로 Dining hall에서 식사를 했는데, Fountain에 제일 자주 갔고 Case도 종종 갔습니다. Clark는 메뉴가 적어 거의 안 갔습니다. 학교 Dining hall은 기본 뷔페식이며, NC State dining에서 메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있는 식당들은 잘 안 갔는데, 학관에 있는 스타벅스와 Hill library 쪽 Chick-fil-A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캠퍼스 북쪽 Hillsborough street에는 Chipotle을 포함한 다양한 식당들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 샤로수길과 비슷한 개념인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캠퍼스 서쪽 Western Blvd에 유명한 패스트푸드점들이 다 있습니다. Cookout과 Bojangles를 제일 많이 먹었는데, 로컬 패스트푸드로 지금도 그리울 정도로 맛있습니다. Cookout은 Cookout 스타일 버거와 쉐이크, Bojangles는 치킨 텐더와 아이스티가 유명합니다. 타코벨, 파파이스, 웬디스, 던킨, 맥도날드 등이 있지만 밤에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은행은 학교 근처 Chase에 가서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처음 갈 때는 트래블월렛을 사용하고, 계좌를 만든 후 체크카드를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미국에서는 애플페이가 다 돼서 평소에 지갑을 안 들고 다녔고, 친구들끼리 돈을 보내줄 때 계좌가 있는 것이 편합니다. 한국 계좌에서 미국 계좌로 돈을 보낼 때는 Moin을 사용했습니다.

 통신사는 Mint Mobile을 이용했습니다. 출국 전에 3+3 프로모션으로 총 6달치를 미리 구매해서 eSIM을 준비해 놓고 갔습니다. 미국에 가서 바로 사용했고, 데이터 속도는 어디서든 문제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용량이 정해져 있는 요금제를 구매했는데, 나중에 여행 다닐 때 무제한으로 변경했습니다.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으니 그냥 마음 편히 무제한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교통은 주로 Uber와 Lyft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학교 근처는 보통 셔틀버스가 있어 괜찮았지만, 식당이나 한인 마트 갈 때는 Uber나 Lyft가 필수입니다. 롤리 시내를 돌아다니는 버스는 모두 무료지만, 노숙자들이 많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경기 날 PNC Arena까지 Red Terror 버스가 있고, 채플힐이나 더럼까지 CRX와 DRX를 이용하시면 편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동아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했다면 정말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이 있고, 학기 초부터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니까요. 미국의 동아리는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특히 운동 동아리의 경우 훈련도 많고 꽤나 전문적이라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봄 학기에 갔어서 동아리 소개제에서 끌리는 곳을 찾지 못했는데, 학년이 시작하는 가을 학기에 훨씬 많은 동아리들이 모집한다고 합니다.

 

 대신, 저는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의 체육관은 정말 차원이 다릅니다. 천 단위의 학비를 내는 대신, 모든 시설이 무료입니다. 그래서인지 남녀 모두 많은 학생들이 운동하며, 건강하다고 느꼈습니다. 체육관은 크게 옛 체육관 건물과 4층짜리 신축 건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는 주로 신축 건물에서 운동했는데, 웨이트와 유산소, 다양한 구기 종목들을 위한 코트들까지 전부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하 1층은 웨이트 존으로 수많은 스쿼트 랙과 헤머 스트렝스 머신들이 최고였습니다. 그 외에도 친구들과 클라이밍, 농구, 배구 등 여러 운동을 하며 지냈습니다. 미국에서는 단체 스포츠를 실력과 성별 상관없이 함께 즐기며, 저희 학교는 건물들 사이에 야외 비치 발리볼 코트들이 있었는데, 노을을 보며 친구들과 배구하던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기대했던 것 중에는 대학 스포츠가 있습니다. 저는 봄 학기여서 가을 종목인 미식축구는 보지 못했고, 겨울 스포츠인 농구와 아이스하키, 봄 스포츠인 야구를 보러 갔습니다. 학교에 종목별로 구장들이 다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농구와 아이스하키 경기가 펼쳐지는 PNC Arena는 프로 구단급의 경기장이었습니다. 학교의 응원 문화를 배우고 응원하며 대학 스포츠가 지역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농구에서는 3월에 March Madness라는 전국 대회가 열리는데, 저희 학교가 남녀 모두 4강에 올라 매 경기 축제였습니다. 토너먼트에서 올라갈 때마다 벨타워에 가서 응원가를 부르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학기와 상관없이 학교 경기들은 꼭 보러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처음 교환학생을 올 때, 여행에 대한 로망이 컸어서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학기 중에 동부 지역들을 여행했고, 봄방학 때 서부를 여행했습니다. 미국 여행은 50개 나라를 여행NC에 오기 전 뉴욕에서 연말을 보냈고, 2월에는 친구들과 올랜도를 다녀왔습니다. 봄방학 때는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LA를 돌며 실리콘밸리와 캐년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3월과 4월에는 마이애미와 뉴욕을 한 번 더 다녀왔고, NC의 샬롯과 윌밍턴을 여행했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시카고나 보스턴, 워싱턴 DC 등을 더 가봤을 것 같습니다. 종강하고 5월에는 유럽으로 넘어가 부모님과 여행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쪼개 여행을 많이 다니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즈음에는 현지 친구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행은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지만,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롤리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확실히 치안이 안전한 편이라 느꼈습니다. 캠퍼스와 힐스보로까지는 괜찮으나 Western Blvd나 다운타운만 가도 밤에는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그 점만 조심하면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중에는 뉴욕에서 CD를 판다고 강요하며 팁을 뜯어내는 흑인을 만난 적이 있고, LA에서는 스타벅스에서 노숙자에게 "칭챙총"이라고 인종차별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수준 낮은 사람들을 만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합니다. 미국만큼 인종이 고르게 섞여 있는 나라는 없기에 보통의 사람들에게서는 인종차별을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문도 잡아주고 스몰토크를 걸며 오히려 한국보다 더 친절하다고 느낀 적도 많습니다. 낯선 타지지만, 치안이 안 좋은 지역을 가지 않고 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을 미루며 교환학생을 다녀온 입장에서 저의 선택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졸업을 미룬다'는 표현조차 너무 부정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룸메이트도 이번에 졸업하는 컴퓨터 공학과 학생이었는데, 졸업 후에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 농사일을 돕는다고 했습니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당연히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다양한 머리스타일과 화려한 옷, 악세서리들을 즐겼습니다. 각자 피부색도 달랐지만 모두가 개성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인 만큼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다인종 국가입니다. '예쁘다, 잘생겼다'보다 '머리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바지가 예쁘다'가 자연스러운 나라입니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에서 모두가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단일 민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문화였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 중이라면, 여행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환학생을 앞두셨다면,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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