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중 해외 대학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 해외 대학의 분위기를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대학 생활 중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참가 동기로 작용했습니다. 해외에서 공부하며 진로 고민에 대한 해답도 찾아가고 대학생이라는 신분 덕에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경험하고 싶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게 될 경우 가장 선택의 폭이 넓은 미국을 우선 순위로 선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세계 대학 순위가 높으면서도 Electrical engineering 전공으로 지원 가능한 UCLA를 선택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CLA는 미국 California의 Los Angeles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캠퍼스의 크기는 서울대학교보다 조금 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California의 온화한 기후를 장점으로 꼽는데 제가 있었던 1월부터 6월까지는 일교차가 커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쌀쌀했습니다. 비도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현지 친구들도 이상기후라고 말할 정도로 비가 심하게 오던 기간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로 맑은 날씨였고 낮에는 강렬한 햇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University of California는 UC 선발 이후 캠퍼스 지원 및 배정을 받게 됩니다(전공별로 배정받는 시기 상이). 캠퍼스가 배정되면 UC 측에서 비자 신청 등에 관련한 메일을 보냅니다. 메일에 작성된 방법을 따라가며 financial documentation을 제출하면 UC에서 DS-2019를 발행해줍니다. DS-2019를 받는 대로 비자 신청을 하고 인터뷰 예약을 잡습니다. 비자 인터뷰 시에는 전자기기 반입이 안 되고 사진은 촬영한지 6개월 이내여야 합니다.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기 때문에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준비해야 하고 전자기기는 지하철역사 내에 짐 보관소에 맡겨야 합니다. 비자 인터뷰는 질문이 별로 없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없으며 비자 승인 여부는 인터뷰 종료 즉시 알려줍니다. 여권을 제출하고 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추후에 수령하게 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UCLA의 기숙사는 on-campus와 off-campus로 나뉩니다. On-campus 기숙사는 1인실부터 3인 1실, 6인 1실까지 다양하고 공용 화장실, 개인 화장실로도 나뉩니다. Off-campus를 포함해 다양한 기숙사 종류를 보고 본인이 희망하는 기숙사 종류를 최소 10지망까지 선택하고 룸메이트 배정을 위해 생활방식 등에 대한 설문을 마치면 기숙사 지원이 완료됩니다. 주변에서 1지망이 배정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는데 모든 기숙사가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Meal plan을 선택할 수 있는데 11, 14, 19, 11p, 14p, 19p로 나눠집니다. P가 붙은 meal plan은 해당 주에 사용하지 않은 meal swipe은 계속해서 이월되는 방식입니다. P가 붙지 않은 방식은 매주 숫자에 해당하는 수의 meal swipe이 주어지고 아침, 점심, 저녁과 late night 각각 1개씩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주에 사용하지 않은 swipe은 소멸됩니다. 저는 11P로 선택했는데 매주 여행을 가서 일주일에 3일 정도만 학교에 있다 보니 meal swipe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비자 신청 단계에서 $400 정도 지불하였고 housing에 쿼터당 $5000 정도 지불했습니다. Health insurance에서 예방 접종 요건을 채우기 위해 한화로 20만원 정도 지불했고 학교 건강보험인 ucship은 waive하고 사보험인 ISO에 가입해 $850을 지불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출국 전에 했습니다. 학생마다 first pass, second pass 기간이 나오고 그 날짜에 맞춰서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First pass에서는 12 credit까지, second pass에서 21 credit까지 수강신청이 가능합니다. 비자 유지 기준은 쿼터 당 최소 12 credit이기 때문에 저는 두 쿼터 모두 12 credit만 신청했습니다. 전공 과목을 수강하는 경우에는 해당 전공에서 교환학생을 상대로 수강을 제한해놓는 과목들이 있어 잘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선이수 과목이 있는 교과목의 경우 학교 측에 ‘서울대학교에서 이러이러한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선이수 요건이 충족됩니다’를 증명해야 합니다.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의 강의평을 볼 때는 bruinwalk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됩니다.
과목을 찾는 방식이 조금 복잡합니다. 듣고자 하는 강의가 마땅히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강의 개설 학과를 선택하고 검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양 과목을 찾는 것보다 전공 과목을 찾아서 듣는 게 더 간단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두 쿼터 모두 12 credit, 3강의씩 수강했습니다. 첫 학기에는 수강하는 과목이 계속 변경되어서 최종적으로 ECE 102 Signals and systems, ECE 131A Probabilities and statistics, MECH&AE 102 Dynamics of particles and rigid bodies를 수강했습니다. UCLA에서는 주로 과목명을 Signals and systems와 같이 부르기보다는 ECE102와 같이 개설학과와 번호로 지칭합니다. ECE102는 저희 학교에서 신호 및 시스템과 동일하며 ECE131A는 확률변수 및 확률과정의 기초, MECH&AE 102는 동역학과 유사한 내용을 배웁니다. 두 번째 학기에는 ECE 2 Physics for electrical & Computer engineers, ECE 141 Principles of feedback control, COMM1 Principles of oral communication을 수강했습니다. ECE2는 전자물리의 기초, ECE141은 제어공학과 유사합니다.
COMM1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강한 전공 외 과목으로 communication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조를 이루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발표해야 하며 개인 발표가 4번 있습니다. 주제가 난해할 때도 있고 각 발표별로 주요하게 보겠다고 말씀하신 포인트들, 그에 대한 강의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처음 발표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강의입니다. 교수님마다 강의 진행 방식이 조금 다르지만 발표나 말하기가 중요한 수업인 것은 동일합니다. 잦은 발표나 말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영어 실력의 향상이나 무대 공포증 극복 등 긍정적인 부분이 더 컸던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공대 전공 수업의 경우 배우는 내용이 서울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공부하기에 더 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주 질문하는데 정말 간단하고 쉬운 질문부터 교수님도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까지 질의응답이 자연스러운 수업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만약 공부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쉽게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공 수업 대부분 개인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프로젝트는 수업이나 과제에 비해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문제 이해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접근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교수님께 자주 질문하여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가장 중요한 점은 부족한 영어 실력에 위축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처음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거나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친구들은 이해할 때까지 천천히 설명해주며 조금은 엉망진창으로 말해도 잘 알아듣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문장일지라도 자신감 있게 말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영어가 금방 늘고 대화해보는 기회가 늡니다. 저는 현지 친구들에게 slang을 알려달라고 말하거나 다양한 질문에 답해보는 게임 등을 하며 영어 실력을 늘렸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많은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물건은 학교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고 나중에 교환 학기가 마무리되고 버릴 물건이 아니라면 귀국할 때 짐이 됩니다. 대신 화장품 같은 물건은 기존에 본인이 사용하던 것을 챙겨오는 것이 좋습니다. 옷도 어느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서 옷을 사는 주기가 짧지 않고 원하는 스타일이나 사이즈를 찾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물가는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물건이나 음식 값이 비싸기도 하고 음식 같은 경우는 세금과 팁이 추가적으로 붙기 때문에 대략 1.3배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학교 측에서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 가능한 tap 카드를 제공하지만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우버나 리프트를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친구 여러 명을 모아서 금액을 나누거나 현지 친구들은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친구의 차를 함께 타는 것도 방법입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내에 학식당이 많고 음식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뷔페식 식당도 많고 동양식을 제공하는 식당도 있습니다(주 2회 한식을 제공합니다). 푸드트럭도 매일 오는데 다양한 메뉴, 디저트류도 판매하며 모두 meal swipe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캠퍼스 내에도 식당이 다양하고 그 식당에서는 meal swipe 하나가 $9의 가치를 하여 meal swipe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당 메뉴가 주 단위로 반복돼서 쉽게 물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 쿼터에는 학식당을 자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걸어서 20분 거리의 westwood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친구들과 Ubereats, doordash 등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수도 있습니다.
교내에 Ashe Center라는 의료 기관이 있는데 UCShip을 가입하지 않은 학생들도 개인 사보험이 있기 때문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보험은 coverage가 높지 않아서 미국의 병원비를 감당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습니다. UCShip이 있더라도 절대적인 병원비 및 약이 비쌉니다. 캠퍼스에도 약국이 있고 westwood에도 cvs가 있고 기숙사에 있는 UCLA store에도 다양한 약을 판매하기 때문에 약에 대한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Westwood에 Chase, Bank of America등 은행이 있습니다. 캠퍼스 내에 Chase, BoA, WellsFargo 은행 atm이 있어서 간단한 작업은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계좌 개설은 각 은행사의 프로모션 등을 확인하고 개인에게 적합한 것으로 선택해 인터넷으로 예약을 잡고 방문해 쉽게 개설 가능합니다.
LA의 대중교통은 좋지 않은 편이고 노숙자가 많이 탑승하기 때문에 위생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배차 간격도 넓고 정류장까지의 거리가 가깝지 않은 편이라 자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좋은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발급해주는 tap 카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교통비를 줄이고 싶다면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미국의 전반적인 인터넷 환경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건물 내에서는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아서 와이파이를 반드시 연결해야 하고 와이파이 연결도 쉽게 끊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해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캠퍼스 내 대부분의 장소에서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데이터가 잘 되지 않는다면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기 초반에 테니스 동아리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학기 중에 여행을 자주 다니기도 하고 동아리 가입을 위한 건강검진 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중반부터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잠깐의 동아리 활동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대부분 같은 기숙사 건물에 살아서 친구를 사귀기에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학기 중에 여행을 많이 갔습니다. 특히 두 번째 쿼터에는 월, 금 공강을 만들어 주말 포함 3박 4일로 매주 여행을 갔습니다. 학기 중에 가장 멀리 갔던 곳은 시애틀을 거쳐 캐나다 밴쿠버를 다녀왔던 여행입니다. 가깝게는 산타바바라나 샌프란시스코 등 버스를 타고 이동 가능한 장소도 다녀왔습니다. 쿼터 사이 방학 기간은 플로리다 마이애미, 올랜도에서 보냈습니다. 첫 학기 시작 전 겨울에 크리스마스 기간을 뉴욕에서 보내고 새해를 보스턴에서 맞았습니다. 교환이 끝난 후에는 서울대학교 개강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미국을 벗어나 캐나다나 유럽을 여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좋았던 여행은 라스베가스 여행입니다. 저는 도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베가스의 불빛 가득한 거리가 좋았고,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임에도 즐거웠던 여행입니다. 라스베가스를 여행하고 캐년 투어도 했는데 그랜드 캐니언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미국에서는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기억은 반전 시위가 있었던 기간입니다. 두 번째 쿼터 때 미국 전역에 반전 시위가 심화됐고 당시 UCLA가 가장 심하게 반전 시위를 하던 학교였습니다. 캠퍼스 내 농성으로 학교 진입이 금지되었고 모든 수업 및 시험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기숙사 영역까지 무장 단체가 올라온다는 루머가 시도때도 없이 퍼졌고 학교에는 밤낮 가릴 것 없이 헬기 여러 대가 시끄럽게 하늘에 떠 있었습니다. 폭력의 수준이 심해지자 교내에 스나이퍼가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신변의 위협을 가장 크게 느꼈던 기간입니다. 하지만 캠퍼스가 가장 안전한 영역이고 늦은 저녁 캠퍼스 밖을 혼자 돌아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LA에서는 대마초가 합법이기 때문에 길거리에서도, 파티에서도 대마초 냄새를 많이 맡게 됩니다. 피는 대마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대마초를 즐기는 현지 친구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권유 받는 경우도 많을 텐데 걱정하지 말고 거절해야 합니다. 특히 LA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이 많아서인지 다른 문화의 특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거절하는 것을 무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하며 처음에 가졌던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여행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는 교환 생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것을 얻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오히려 즐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마음을 다잡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누구보다 즐겁게 교환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경험하던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이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적응한 그곳에서 또다른 새로움을 찾는 제 모습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