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졸업을 앞두고,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학생다운 활동은 무엇일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몇 학기에 걸쳐 언어 교환 프로그램, 공모전 참여 등 다양한 외부 활동 및 동아리 활동을 찾아보며, 결국 제가 가장 원하는 활동이란 여태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습득된 관습과 생각의 한계를 넘어 한 단계 높은 폭넓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 활동보다 국외 활동을 통한 타문화권의 지식과 환경 습득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어, 이를 위해 국외 교환학생 파견 프로그램을 신청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네덜란드의 Maastricht University에 파견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 영어에 능통하여, 네덜란드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Maastricht University의 경우, 강연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 간의 토론을 위주로 수업이 구성됩니다. 또한 교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어 수많은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특징적인 장점을 고려하여 파견 대학과 지역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네덜란드는 유럽 내 국가들에 비해 지리적 요건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Maastricht 도시의 경우 벨기에 또는 독일까지 버스로 30분이면 국경을 넘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두 학기를 보내는 동안 총 두 번의 방학을 맞았는데, 방학 기간 동안 쉽게 가까운 타국으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Maastricht University는 PBL(Problem Based Learning, 문제중심학습)이라는 독특한 수업 진행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의 강연을 통한 일방적인 지식 습득이 아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고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수업입니다. 학생들은 하나의 주제와 몇 개의 논문을 읽고 함께 Learning Goals를 만들어 그에 대한 답을 각자 찾아 다음 수업에서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눕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네덜란드의 경우 비자 신청은 상대교에서 대신 처리합니다. 상대교에서 메일로 요청하는 관련 서류(여권 사본, 영문 성적 증명서, 어학 증명서, 잔액 증명서 등) 제출을 마친 뒤, 보험 및 거주 허가증 신청 비용을 입금하면 몇 주 뒤 상대교로부터 거주 허가 문서를 받는 방식입니다. 상대교에서 전부 처리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의 비자 신청 절차에 비해 비교적 간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Maastricht University는 대학 내 공식 기숙사 제도는 없으나 Maastricht Housing이라는 게스트하우스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있어 해당 사이트의 링크를 전 학생에게 메일로 전송합니다. 출국 2~3개월 전에 해당 사이트에서 숙소 지원 및 이체를 완료해야 안전하게 숙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저는 서울대학교 등록금 외 별도의 student fee 또는 tuition fee를 지불하진 않았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숙소는 하루 약 20유로(한화 3만원)로, 월 100만원 정도씩 지불해야 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반드시 출국 전까지 충분한 여유를 두고 숙소 예약을 마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한 달 전에 숙소 예약을 시도하면 전부 마감되어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기숙사를 나갈 때까지 다른 숙소들을 전전해야 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기가 시작하기 몇 주 전 상대교 전용 메일 주소를 통해 수강을 원하는 과목의 목록과 강의 계획서가 첨부된 메일이 수신됩니다. 개인이 요일과 시간을 선택할 수는 없으며, 링크 폼을 통해 수강을 원하는 과목을 제출하면 상대교에서 수업 시간과 조(PBL을 진행하는 하위 조) 등을 배정해 줍니다. 이 과정은 2~3주에 걸쳐 완료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Pop Songs and Poetry: 인문학 교양 강의와 비슷한 난이도로, 팝송과 시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합니다. 주로 팝송보다는 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학생들은 다양한 시를 접하고 시에 사용된 시적 문법을 탐구합니다. 1~2주를 간격으로 해당 문법이 사용된 창작시를 제출하는 소과제가 주어지며, 관심사에 맞는 팝송 또는 시를 선택하여 학기 중 배운 문법이 적용된 부분을 분석하는 기말 과제가 최종적으로 주어집니다. 고전 팝송과 시에 관심이 있는 학우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3. 학습 방법
매 수업마다 Task 논의 문제가 주어지고,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에 함께 토의하며 수업 주제에 부합하는 목표 질문들(Learning Goals)을 세웁니다. 학생들은 다음 수업 시간까지 Learning Goals에 대한 답을 주차마다 주어지는 논문을 읽고 찾아 정리합니다. 다음 수업의 토의에서 해당 부분을 발표 및 논의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눕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주어지는 논문을 해석하는 과정, 수업 중 학생들과 토의하는 과정에서 외국어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매주 읽어야 하는 논문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논문에 쓰이는 단어 표현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글쓰기 검수 프로그램 등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으니,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추위에 민감한 학우분들은 작은 사이즈의 전기장판과 패딩을 가져갈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숙사 혹은 집에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나, 라디에이터와 침대 간의 거리에 따라 체감 온도 차이가 많이 날 수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는 네덜란드의 상부만큼 기온이 떨어지진 않으나 12월부터 3월까지는 패딩을 입어야 할 만큼 춥습니다. 또한 기후 특성상 비가 내리는 날이 많고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바람막이 역시 여유가 된다면 필수적으로 가져가시기를 추천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가 낮은 편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외식은 최소 11유로(한화 약 16000원)에서 25유로(한화 약 37000원) 정도입니다. 식료품 물가는 상대적으로 싼 편이니 생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면 직접 요리해 드시는 것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채소와 과일 등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낙농업이 발달해 치즈와 우유 등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3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교 내 동아리 활동(연극, 시 낭송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UCM 단과대 내부의 common room 게시판을 확인하여 다양한 활동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Maastricht 지역의 특성상 독일, 벨기에와 상당히 근접하며 타국(룩셈부르크, 파리, 오스트리아, 체코 등) 또한 버스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기념일 또는 reflection week를 알차게 사용하여 많은 여행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활동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보다 넓은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여행을 통해 넓힌 식견으로 국제 정세와 각 나라의 역사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선택과 가능성을 국내에서만 찾았던 과거와 달리 제 능력을 더 큰 무대 위에서 펼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6개월간 교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에 따라 졸업과 취업이 미루어질 것을 우려하여 교환학생 프로그램 신청을 망설이는 학우가 있다면, 이만큼 값지고 유익한 경험은 흔하지 않으니 무조건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