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해외에서 공부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교환학생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해외 대학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폭넓고 다양한 시각, 새로운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가보지 못했던 곳에서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하는 숱한 여행들을 놓친다면 졸업 이후 내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유럽 곳곳을 여행하기 좋은 지리적 위치, 대부분 대학 내 선택 가능한 영어 강의들이 폭넓다는 점이 네덜란드를 택한 이유였습니다. 그 중 레이든 대학을 택했던 것은 유럽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동남아시아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란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국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제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레이든 대학은 유럽 소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운하와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작은 대학 도시의 풍경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레이든인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인 만큼, 도시와 대학의 풍경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작은 대학 도시이기 때문에 다소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암스테르담, 헤이그 등 큰 도시와 기차로 1-20분 내 거리에 있어 교통편도 편리했습니다. 북적북적하고 정신없는 서울 생활에서 잠깐 벗어나 유럽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던 저로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University Application & Residence Permit
본교 교환학생 선발 과정이 마무리되었다면, 레이든 대학에서 uSis라는 학교 포털 계정 활성화 메일을 받게 됩니다(1학기 파견 기준 8월말 해당 메일 수신). 해당 메일에 따라 계정을 활성화하고 application을 진행하면 됩니다. 파견 전 필요한 모든 과정에 대한 안내가 상세하게 담겨 있으니 꼼꼼히 확인하시고 데드라인 지키시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는데 무리 없을 겁니다.
네덜란드는 비자 대신 Residence permit 카드를 발급합니다. 해당 카드는 유럽 내에서 생활하는 동안 신분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 측에서 거주 허가 신청 관련 이메일을 발송하면(1학기 파견 기준 9월 중순 해당 메일 수신), 안내에 따라 정보를 기입하면 됩니다. Residence permit 신청을 위해서는 잔액 증명서(Proof of sufficient funds)를 제출해야 하니 사전에 관련 정보를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sidence permit fee까지 납부하면, 승인 메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후에도 학교 측 메일에서 안내하는 대로 Townhall registration과 biometric data appointment를 신청하면 됩니다. Townhall registration은 본인이 거주하게 될 기숙사를 기준으로 해당 시청에 신청하면 되며 Biometric data appointment는 헤이그 IND 사무소로 예약하시면 됩니다. 해당 절차들이 마무리되어야 현지 은행 계좌 개설에 필요한 BSN넘버 발급, Residence card 등이 나오니 Townhall registration과 Biometric data appointment은 네덜란드 도착 후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지원 또한 University application 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개인적으로 숙소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집값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꼭 발빠르게 기숙사를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숙사 신청을 위해서는 신청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금액을 송금한 순서에 따라 숙소 지원이 가능하니 최대한 빠르게 신청, 송금하셔야 합니다. 기한 내에 기숙사를 신청했다면, 본인이 기숙사를 신청할 수 있는 날짜와 시간대를 안내하는 메일을 받게 됩니다. 해당 시간대에 신청 가능한 기숙사들이 풀리고 티켓팅처럼 본인이 원하는 기숙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2인실, 1인실, 화장실/주방 공용 여부 등 다양한 조건에 따른 기숙사를 확인할 수 있고 조건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생각보다 숙소들이 빠르게 마감되니 수강신청한다는 생각으로 원하는 숙소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한 곳에서 신청하려다 20분 정도 늦어졌는데, 희망하던 숙소들은 이미 모두 나간 상태였습니다.
기숙사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조금 더 남겨보자면, 네덜란드는 주거보조금이 잘 지원되는 편입니다. 숙소 정보를 보면 주거보조금(Rent benefit)에 대한 정보도 확인 가능한데, 이때 주거보조금이 신청 가능한 연령, 금액 등을 잘 확인하고 주거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집을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이때, 대부분 화장실, 주방을 공유하지 않는 집이 주거 보조금 수령 요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거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다인실보다 1인실의 월세가 더 합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레이든 외 지역의 기숙사도 신청 가능한데, 학교까지 자전거로 이동가능한지 확인해보고 근교 숙소를 잡는 것도 월세 절약과 경치 관람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관련 안내 메일을 수령하면 마찬가지로 uSis에서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면 됩니다. 시간표가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강의들을 우선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청이 반려될 경우를 고려해 수강신청 기간이 시작되면 수강할 과목보다 조금 더 많은 과목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처럼 치열한 선착순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뒤늦게 수강신청을 하면 수강이 반려되는 경우가 있으니 듣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일찍이 신청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만일, 수강신청 이후 시간표가 겹친다면 학교측에 메일로 뺄 과목과 추가할 과목을 보내면 시간표를 수정해 최종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레이든 대학 내 강의 형식은 크게 lecture형과 workgroup형 수업으로 구분됩니다. Lecture형 수업은 한국의 강의식 수업, 중간/기말고사를 생각하시면 되고 workgroup은 토의형 수업, 과제 위주 평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Lecture와 workgroup이 혼합된 강의들도 있으니 강의 계획서를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강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workgroup강의들을 보다 흥미롭게 수강했습니다. 수업을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workgroup 강의 분위기도 활발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발제/과제가 잦은 것이 다소 번거롭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여행을 많이 다녔던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험 없이 과제만 제출하면 되어 여행 일정을 잡고 길게 길게 여행 다니기 편했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 중 추천하고 싶은 강의는 Ben Arps교수님의 Literatures of South and Southeast Asia입니다. 동남아시아 관련 전공 수업이기 때문에 아언문 동남아 전공생이나 문학 수업에 흥미 있는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동남아 전공생이기 때문에 해당 강의를 더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교수님이 동남아 문학에 해박하시고 다정한 강의력으로 모든 학생들의 토의 참여를 이끌어내셔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유익한 토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전공생들, 교환학생들이 서로 다른 국가, 문화권, 환경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시각들을 나누어 내내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