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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입선작-수기][영국] 박O인_University of Surrey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4 June 2024

 

I. 교환 파견 동기

이전부터 저의 꿈은 다양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느 평범한 한국인이 그렇듯이 홀로 해외 살이는 물론 홀로 해외여행도 해본 적 없었기에, 환경 및 문화 차이를 가족 없이 혼자서 견뎌낼 수 있을 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환 파견을 통해 이를 조금이나마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출국 직전까지 교환 파견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두려움이 커져 지금이라도 교환 파견을 취소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 파견의 목적에 여러 국가로의 해외 여행도 있었기에 유럽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국가를 고르자니 익숙한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영국의 영화, 드라마 및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뮤지컬을 좋아해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보고자 하는 이유가 컸습니다.

물론 서울대에서는 영국 내 여러 도시의 학교에 지원이 가능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풍부한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수도인 만큼 런던도 고려했지만 물가가 비쌀 뿐더러 학점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 생각해 런던 근교를 위주로 고려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런던은 물론 공항에서 가깝게 위치한 University of Surrey(이하 서리대학교)를 눈여겨봤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서리대학교가 위치한 도시인 Guildford(이하 길포드)는 런던에서 기차로 30~40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도시입니다. 특히 길포드가 위치한 서리주(州)는 해리포터가 이모네 가족과 유년 시절을 보낸 ‘프리벳 가’가 위치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학교에서 15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시내에는 역사 깊은 작은 성과 건물들이 군데군데 있고, 작은 강이 흐르고 있어 아기자기한 분위기입니다. 학교 뒤에는 성당과 동산이 있어서 몇몇 학생과 주민들은 그곳에서 산책을 하기도 합니다.

서리대학교는 다른 유명 영국 대학들에 비해 상당히 최근인 1966년에 창립되었고 캠퍼스 건물 또한 신식입니다. 건물 내외부가 알록달록하고 깔끔해 어찌 보면 대학교답지 않은 발랄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리고 캠퍼스 내부에는 작은 호수를 낀 아름다운 공원과 바비큐장이 있어 친구들과 산책하거나, 호수를 바라보며 바비큐 파티를 한 추억이 많습니다. 대학교가 자연에 둘러싸인 탓에 오리, 거위, 다람쥐, 심지어 사슴과 붉은 여우까지 수많은 야생동물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6개월 이내에 귀국 예정인 경우 비자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한 학기만 파견될 예정이었던 저는 비자 관련으로 아무 준비를 할 필요 없었습니다.

 

  1. 숙소 지원 방법

숙소는 6월 중순에 서리대 측으로부터 메일로 숙소를 지원할 수 있는 링크를 전달 받게 돼 해당 사이트에서 지망하는 숙소를 우선순위대로 입력하고 신청하면 됩니다.

숙소는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위치에 존재하는데 위치는 크게 Stag Hill Campus, Manor Park, 그리고 Hazel Farm으로 나뉩니다. Stag Hill Campus는 캠퍼스 내부에 위치하는 기숙사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인 Tesco까지는 걸어서 15분, 기차역까지는 10분, 시내까지는 20분 소요되는 위치입니다. 그리고 서리대학교 학생 및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스포츠 시설인 Surrey Sports Park는 걸어서 30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Manor Park는 캠퍼스까지 걸어서 20분 또는 버스로 10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Tesco와 Surrey Sports Park는 걸어서 10분 거리로 Stag Hill Campus 보다 이 점은 위치상 유리합니다. 하지만 시내와 기차역이 매우 멀어 버스로 30분정도 소요됩니다.

그리고 Hazel Farm의 경우 캠퍼스까지 걸어서 1시간, 버스로 30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Manor Park와 Hazel Farm 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한 달 단위의 버스 이용권을 45파운드에 끊어 이를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버스 배차 간격이 상당히 유동적이어서 결국 버스를 포기하고 걸어가는 학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거주했던 숙소 가격 등급은 Band C와 D였습니다. Band C는 한 층에 6~15명이 거주하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을 공유하는 Stag Gill campus 내부의 숙소입니다. 제가 묵었던 곳 역시 Band C 였는데 방에 세면대가 있어 편리했고 공용 화장실에 대해 불편한 점을 생각보다 느끼지 못했습니다. 청소부 분들이 화장실, 부엌을 포함한 공용 공간을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해주셔서 청결 수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플랫을 공유하는 학생들의 청결도에 따라 다른 플랫은 사정이 다른 듯 했습니다.

그리고 Band D는 Band C보다 더 비싸지만 개인 화장실, 샤워실을 가질 수 있는 숙소이고 주로 Manor Park에 위치합니다. 제 주변 몇몇 교환학생은 돈 절약을 위해 이들보다 더 저렴한 Band A와 Band B를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Hazel Farm에 위치하며 가장 저렴한 Band A의 경우 2인실의 형태를 띕니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기숙사의 경우 남녀공용을 기본으로 상정해 여성 또는 남성 전용을 원하실 경우 기숙사 지원할 때 single sex flat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한 파티 문화가 발달한 만큼 매주 시끄러워질 일이 많은데 술을 먹는 환경을 원치 않거나 조용한 기숙사를 원하실 경우 alcohol free, 또는 quiet flat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숙소 배정 결과는 8월 말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대부분 1지망의 숙소를 배정해주는듯 했습니다. 또한 입주 전 28.50파운드를 내고 침대 시트, 이불, 베개를 미리 구매하면 입주 첫날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은 질은 아니지만 저는 예민하지 않은지라 한 학기 잘 사용했습니다.

 

  1.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은 숙소 배정 안내와 함께 숙소를 확정 짓기 위해 250파운드 선금을 결제하도록 메일로 안내를 받습니다. 나머지 기숙사 비용은 9월 중순 입주 직후에 결제하도록 안내 받았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카드 결제로 가능하며 한도 때문에 어려울 경우 한화로 계좌 이체도 가능했습니다. 다만 환율을 높게 계산해 카드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제가 거주했던 기숙사는 한 학기 총 2230파운드 정도였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저는 출국 2주 전 giffgaff에 USIM칩 배송 신청을 해 미리 받고 공항에서 활성화시켜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giffgaff는 전세계에서 무료로, 배송비 없이 받을 수 있어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미리 신청해 받으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giffgaff는 영국 외 다른 EU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5GB의 데이터를 매달 제공해 여행을 자주 다녔던 저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비용은 20GB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해 매달 10파운드를 지불했습니다.

  카드의 경우 주계좌가 하나은행이었던만큼 트래블로그를 발급받았습니다. 환율이 낮을 때 한꺼번에 많은 파운드 및 유로를 환전 수수료 없이 구매할 수 있고,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으며 해외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영국 및 다른 유럽 국가에서 사용할 때 결제가 거절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처럼 출국 전 많은 분들이 USIM칩을 구매하고 해외에서 사용할 카드를 발급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 결제 설정을 하지 않으면 해외에서 한국 전화번호로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제 경우 한국에서 사용하던 USIM칩이 망가진 상태였어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못해 결국 그 카드로는 인터넷 결제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몇몇 사이트는 본인 인증을 한국 전화번호로 하게 돼있어 곤란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본인 인증 방법을 microsoft authenticator이라는 본인 인증 앱으로 바꿀 수도 있고, 한국 번호를 최소한의 요금으로 유지한 채 공기계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금의 경우 영국에서는 현금을 잘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현금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아 가게에서 사용할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친구들과 돈을 분할해서 결제할 일이 있을 때 현금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저는 총 200파운드 환전해 가져갔는데 전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럽 여행을 자주 다닐 예정이라면, 현금을 선호하는 국가가 꽤 있으니 넉넉하게 환전해 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서리대학교 측에서 고지한 바로는 4월 중순 이후에 application form을 저희에게 메일로 전달해 주면 5월 초까지 수강하고싶은 4개의 module(강의)과 각각의 사유를 작성해 메일로 전송해야 했습니다. 다만 서리대학교 측에서 마감 기한 4일을 남기고 application form을 전달해줘 급하게 작성해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해당 application form에는 수강하고싶은 모듈 외에도, 지원한 모듈이 수강 불허될 경우와, 어떤 모듈의 시간이 다른 모듈과 겹칠 경우 대체할 강의 또한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교환 본부 담당자분의 서명까지 받아야 해 작성 완료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점을 고려해 application form을 작성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듈 acceptance 결과는 7월 중순에 받았습니다. 모듈의 시간표는 개강 직전에 나오기에, 서울대학교의 수강신청 변경 기간처럼 개강 이후까지 module swap 기간이 존재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제가 수강했던 강의는 Understanding Stage and Screen, Crime and Technology, Women Behind the Screen: Gender & Labour in Film, 그리고 Music, Media and Society 였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강의들 모두 공통적으로 seminar 시간이 없어 수업 시간이 비교적 짧고, 시험이 따로 없어서 수강에 부담이 없는 수업들이었습니다.

 

  1. Understanding Stage and Screen

해당 모듈은 연극과 해당 극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비교 분석하는 강의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강의가 진행되는데 한 번은 극을 위주로, 한 번은 영화에 대한 강의를 위주로 진행됩니다. 대본에서 극으로 올려지는 데 이루어지는 배우의 해석 과정, 그리고 실시간으로 관객 앞에서 이루어지는 극이 영화의 화면이라는 매개체로 변환되어 나타내질 때 어떤 변화를 겪는 지 분석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평가 방식으로는 수업 참여도와 더불어 수업 중 다뤘던 극 또는 영화 하나를 선택해 비교 분석하는 기말 레포트가 있었습니다.

 

  1. Crime and Technology

해당 모듈은 범죄와 기술의 역사를 학습하고 둘의 상관관계에 대해 토론하는 강의입니다. 교수님께서 질문을 제시해주면 주변 학생들과 논의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 질문이 “대통령을 발각되지 않고 암살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가”와 같은 것이어서 즐겁게 참여한 기억이 많습니다. 평가 방식으로는 두 개의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간 레포트는 과거에 발생한 범죄 사건 하나를 선정해 해당 범죄에 사용된 기술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주제였고 기말 레포트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따위의 신생 기술에 대한 법적 측면으로 분석하도록 요구되었습니다.

 

  1.  Women Behind the Screen: Gender & Labour in Film

이 모듈은 영화사에서의 여성 및 소수인종과 그들을 향한 차별적 구조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이 제작한 영화를 감상하는 강의입니다. 화려한 업적을 가지고 있지만 후대에 영화사를 공부할 때 언급되지 않는 여성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유익하게 느껴졌던 강의였습니다. 평가는 수업 참여도와 기말 레포트로 이루어졌습니다. 추가로 매주 영화 하나를 감상하고 교수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가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기말 레포트는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여러 주제들 중 하나를 골라 작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 Music, Media and Society

이 모듈은 음악이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방식과 사회에 주는 영향을 다루는 강의입니다. 매주 교수님께서 제시해주신 에세이 또는 논문을 읽고 교수님이 제시해주신 주제에 대한 의견을 준비해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중에도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질문 유도를 많이 하셔 토론 위주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평가 방식은 수업 참여도와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주제들 중 하나를 골라 작성하는 기말 레포트로 이루어졌습니다.

 

 

3. 학습 방법

  서리대학교에서는 학생마다 tutor을 배정해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상담 신청을 해서 코칭을 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또는 해당 강의 교수님께 질문을 드려도 친절하게 도와주십니다. 제가 수강했던 강의들은 시험이 없고 레포트로 평가가 되기에 글의 방향성을 잡고 레퍼런스를 활용하는 데에는 교수님과 튜터의 도움이 더욱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토론 형식의 수업이 많은 만큼 원어민 사이에서 기 죽지 않는 당당함을 가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발음이 좋지 않고 단순한 영어 표현일지라도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도록 노력하면 교수님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서리대학교에 파견되는 한국 학생이 몇명 없고 학교 내부에도 한국인이 거의 없는만큼 자연스럽게 매일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돼 영어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기에는 조금이라도 더 원어민같은 표현, 더 적절한 단어 선정, 정확한 문법을 고려해가며 말해 상당히 지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너무나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교환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상대에게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다양한 발음과 언어 배경을 가지고 있어 영어 실력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영어를 사용하니 이후에는 영어 실력이 늘었다기보다는 영어를 이전보다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는 추가로 짐을 부치지 않기 위해 가져가는 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했습니다. 다만 키가 작고 국가마다 패션 스타일이 다른 것을 고려해 영국에서 저에게 맞는 옷을 잘 구매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최대한 많은 옷을 챙겨가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싶어 누룽지, 햇반 등 여러 한식을 가져갔는데 이는 다소 불필요했고 옷을 한 벌이라도 더 가져갈 걸 싶었습니다. 그만큼 저는 개인적으로 옷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영국은 파티 문화가 발달하였는데 이때 입을 옷을 가져가지 않아 후회됐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평소에 입을 편한 옷, 여행 가거나 차려입고 싶을 때 입을 옷, 파티 때 입을 옷 등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조리 기구와 접시는 영국에서 다른 플랫 친구들 3명이서 Tesco에서 공동 구매해 한 학기동안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식 수저는 찾는 것이 불가능하고 겨우 구매할 수 있는 젓가락의 질도 낮습니다. 부피가 크게 차지하지 않는 만큼 두 세트는 가져갈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자제품은 전압이 다를 경우 고장날 위험이 있다는 말에 드라이기는 영국에서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자국에서 드라이기, 전기 밥솥 등을 가져와서 잘 사용한 학생들도 존재하긴 했습니다. 또한 저는 추위를 잘 타지 않아 불필요하긴 했지만 주변에 전기 장판을 한국에서 가져온 학생도, 영국에서 아마존을 통해 구매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변환 어댑터 여러 개가 필요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한국에서 사용하던 멀티탭을 가져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식의 경우 가까운 시내에 Oseyo라는 큰 한인 마트가 생겨 한국 음식을 많이 가져갈 필요가 전무해졌습니다. 한국의 밥, 라면, 과자, 조미료, 냉동식품, 음료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식재료까지 괜찮은 가격에 팝니다. 비상용으로, 그리고 기숙사에 들어가서 정신 없을 때 하루이틀 먹을 분량만 챙기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햇반, 누룽지, 김 조금을 챙겼었는데 이보다는 코인 육수가 가장 유용하다고 느꼈습니다. 국물 요리는 물론 다른 요리를 할 때에도 다시다 또는 조미료 대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부피를 많이 차지 않지만 굉장히 유용했던 것으로 옷걸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Primark와 같은 잡화점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값이 나가고 개수가 적어 세탁소에서 주는 얇은 옷걸이를 많이 가져가시면 유용할 것입니다. 참고로 기숙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물품에 옷걸이는 포함돼있지 않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영국의 물가가 살인적이라는 소문에 비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런던이 아닌 교외지역이라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외식을 할 경우 저렴한 음식을 먹어도 기본 15파운드 이상이 나갔지만, 마트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 외식을 줄여 돈을 아끼고자 한다면 한국보다 절약하기 쉬웠습니다. 저는 1~2주에 한 번씩 장을 봤는데 신선제품을 위주로 구매해 20~25파운드면 충분했습니다. 냉동식품이나 밀키트 따위를 많이 구매하는 친구들의 경우 30~35파운드 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문화예술을 즐기는 데 한국보다 오히려 저렴했습니다. 저는 영화 관람을 좋아해 학교 근처 극장인 ODEON을 자주 이용했는데 한국과 달리 영화 티켓값이 매우 저렴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본 표값은 5파운드이고 ODEON의 Unlimited membership을 구매하면 한 달동안 12파운드를 내고 무제한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영국에서 많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의 경우 가격대가 상당히 다양하고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습니다. 좋은 좌석은 물론 한국보다 비싸지만, 저렴한 좌석은 24파운드정도로 한국에서 관람할 때보다 저렴하여 여러 뮤지컬을 관람하기 좋았습니다.

  다만 교통비, 특히 기차가 정말 비쌌습니다. 그래서 기차를 타는 영국 국내여행보다는 오히려 비행기를 타는 해외여행이 저렴했습니다. 가까운 런던을 갈 때도 평균적으로 왕복 기차표가 16파운드정도 들어 돈을 아끼고싶은 몇몇 친구들은 National Express의 버스를 대신 이용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캠퍼스 내부에는 다양한 식당이 있지만 대체로 평가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다만 아시아 음식을 파는 Young’s Kitchen은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많은 아시아인 학생이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캠퍼스 내부에서 사는만큼 수업 중간중간 시간이 빌 때 기숙사로 돌아가 밥을 간단하게 먹고 다음 수업을 가는 식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Manor Park 내부에는 Manor Park Social이라는 식당 및 복합 공간이 있습니다. 주류와 피자, 부리또 등 간단한 식사를 파는데 그렇게 질이 좋지는 못하지만 여러 보드게임과 당구대가 있어 친구들과 종종 갔습니다.

  그리고 학교 내부 곳곳에는 카페가 많아 가끔 기숙사에서 벗어나 기분을 전환하고싶을 때 친구들과 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통나무 오두막 형태를 띤 Hideout는 내부의 아늑한 분위기가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며 디저트가 맛있어 자주 갔습니다.

  시내에서 자주 갔던 식당은 수제버거집인 GBK, 이탈리아인 친구가 추천해준 이탈리안 식당 Positano, 포르투갈식 닭집 Nando’s였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프랜차이즈 식당이 있어 시내에 나가서 가장 자주 갔던 곳은 영국 대표 식당이자 주점인 JD Wetherspoon이었습니다.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열고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피쉬 앤 칩스부터 햄버거, 피자, 나초까지 다양한 메뉴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아 주말마다 대학생으로 붐비는 곳입니다. 외식 물가가 높은 영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가격대가 있어도 맛있고 분위기 좋은 식당으로는 프랑스 가정식 식당인 Côte를 추천드립니다. 프랑스인 친구도 인정해준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애용했던 영국식 고기 패스츄리집 Greggs를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Tesco에서 장을 보고 이곳의 chicken bake를 먹는 게 일상이었던 만큼 한국에 돌아온 지 오래된 지금도 종종 생각납니다. 위 식당들은 대부분 유명 프랜차이즈이기에 영국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주로 저렴한 식당을 찾다보니 피쉬앤칩스나 아시안 음식을 가장 자주 먹었습니다. 구글맵에서 유명한 피쉬앤칩스 식당 여러 군데에서 먹어본 후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음식 자체가 단순해서 그런 것인지, 맛이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추천해드리고자 하는 식당은 특별히 없습니다. 인도 음식은 Dishoom이 가장 유명합니다만 맛에 비해 과도하게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자주 먹었던 곳은 인도인 친구가 추천해준 Apna Adda입니다. 가게 자체는 허름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인도 현지 요리를 맛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애프터눈 티세트는 고가인 경우가 많고 런던에서는 예약은 물론 드레스 코드까지 요구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런던 빅토리아 역 근처에 위치한 The English Rose Café and Tea Shop을 추천드립니다. 다른 비싼 식당에 비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나 서비스는 없지만 차와 음식은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1. 의료

  1년 파견된 학생의 경우 학교를 통해 의료 보험을 들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한 학기만 파견됐기에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지 학생의 말에 따르면 보험이 있어도 의사를 만나기까지 매우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아프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단한 약의 경우 Tesco 내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고, 시내에서는 Boots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시내에 있는 Holland & Barrett에서는 직원에게 증상이나 필요한 약을 이야기하면 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추천을 해줘 도움이 됐습니다.

 

  1. 은행

  저는 짧게 거주한 만큼 현지 은행 계좌의 필요성을 못 느껴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교환 학생들과 주로 다닌 만큼 모두 현지 계좌가 없어 이체를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대부분 국제 계좌이체 앱인 wise 또는 revolut을 활용했습니다.

  저는 대신 한국 앱인 ‘모인’을 활용했습니다. 이 앱의 장점은 유학생 인증을 하면 대부분의 국가로 계좌 이체가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가끔 거절되는 경우가 있어 이때는 단순히 현금으로 주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1. 교통

히드로 공항에서 서리대학교로 가는 데 가장 편한 방법은 공항버스인 railair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 중 route RA2의 버스를 이용하여 The Chase, University of Surrey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면 학교 바로 뒷편에 있는 길포드 대성당 앞에서 내리게 됩니다. 학교에서 공항을 갈 때는 길 반대편 정류장에서 탑승하시면 됩니다. 버스표는 미리 예매할 수도 있고, 현장에서 버스 기사에게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히드로 공항은 고가 항공이 위주여서 영국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 가는 초저가 항공(Ryan Air, Easy Jet, Wizz Air 등)을 이용할 경우 개트윅(Gatwick) 공항을 주로 이용하게 될 겁니다. 이 공항은 길포드에서 기차로 4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공항이고 다른 런던 공항에 비해 크기가 작고 사람이 적어 빠른 탑승 수속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표를 찾다보면 개트윅 말고 다른 공항의 비행기가 더 저렴해 다른 공항을 고민해볼 수도 있는데, 기차표 가격과 걸리는 시간을 생각했을 때 비행기표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개트윅을 고르는 것이 이득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비행기표를 알아볼 때 Google Flights가 가격 비교에 용이해 주로 활용했습니다.

기차의 경우 trainline 앱 또는 웹사이트를 이용하여 결제하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그리고 기차표를 구매하시기 전 이 앱에서 Railcard를 꼭 발급받으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1년권으로 30파운드를 지불하면 매번 30% 할인된 가격으로 기차표를 구매하실 수 있어 런던이나 공항을 몇번이라도 가실 예정이시라면 이 카드를 발급 받는 것이 이득입니다. 또한 런던의 교통카드인 Oyster Card에 Railcard를 적용해달라고 런던 지하철의 직원에게 요청하면 런던 지하철 역시 할인된 가격으로 탑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의 기차는 매우 비쌀 뿐더러 파업 또는 여러 이유로 인한 지연, 운행 취소가 일상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저렴하고 돌발상황의 염려가 적은 시외 버스격의 National Express, Megabus, Flix bus 등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버스들은 매일 자주 다니지 않아 티켓이 매진 될 수 있기에 탑승 전 예매가 필수입니다. 참고로 서리대학교 근처에서 런던을 버스로 가는 방법은 Tesco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National Express 버스를 타고 Victoria Coach Station으로 가는 것입니다.

길포드 시내의 대중교통으로는 버스가 있습니다. 일반 버스는 특이하게도 탑승 후 기사님께 내리는 역을 말씀 드린 후 카드로 결제하여 표를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또는 위에서 언급한 버스 이용권을 구매했다면 해당 앱을 켜 기사님께 보여드린 후 탑승하면 됩니다. 다만 버스의 배차 간격이 상당히 유동적이어서 구글맵이나 버스 전광판보다는 Stagecoach 앱을 확인하시는 것이 더욱 정확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서리대학교는 교환 학생과 국제 학생을 위한 행사를 많이 개최해 교환 학생들간에 친해질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느꼈습니다. 특히 교환 초기의 시내 탐방, 볼링, 아이스 스케이트 등의 교환 학생 행사가 지금의 친구들과 가까워지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서리대학교 내부에는 Rubix라는 클럽이 있어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 다양한 컨셉의 파티를 개최합니다. 이러한 파티에서 다양한 교환 학생은 물론 현지 학생과 만나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윈저, 브라이튼, 스톤헨지 등 여러 영국의 도시로 가는 단체여행을 주관하기도 합니다. 영국은 기차표가 비싸기에 개인적으로 가는 것보다 이를 활용해 국내 여행을 가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고, 버스를 대절하여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매우 많은 만큼 한 달 전부터 표가 매진돼있기도 하므로 미리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서리대학교에는 서울대학교만큼 많은 동아리가 있어 동아리 활동을 원하실 경우 선택지가 방대합니다. 동아리 소개제도 열리는데 이때 부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디즈니 영화를 좋아해 Disney Society라는 동아리에 입부해 영화 감상은 물론 디즈니 음악으로 하는 Karaoke session, 디즈니 영화로 하는 빙고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1. 안전 관련 유의사항

길포드는 조용한 도시이기에 범죄율 또한 낮습니다. 소매치기를 당할 만큼 인구 밀도가 높지도 않습니다. 다만 가로등이 적어 밤에는 매우 깜깜해져 길에 따라서는 핸드폰 플래쉬를 키고 걸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밤에 혼자서도 잘 다니기는 했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길포드의 경우 범죄보다는 교통사고의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은 좌측통행인 탓에 길을 건너면서 좌우를 반대로 살펴 교통 사고에 휩쓸릴 뻔한 경험이 저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영국을 포함한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비행기와 기차의 지연이 일상처럼 발생합니다. 다행히도 영국은 그 보상 제도가 잘 되어있어 지연된 시간의 길이에 비례한 만큼의 피해액을 보상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유럽 내부에서 운행되는 비행기의 경우 EU 법에 의해 비행 거리, 지연된 시간에 따라 250유로부터 600유로까지 보상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직접 보상 신청을 해야 하기에 많은 교환 학생이 이 제도를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 또는 기차 지연이 발생한다면, 보상이 가능할 지 항공사 또는 철도 회사 웹사이트의 보상 제도를 꼭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출국 직전까지 교환 학생을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귀국 직전에는 너무나 아쉬워서 1년 파견을 신청했어야 했나, 생각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특히 함께 살던 친구들이 이제는 만나기 너무나 어려운 곳에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슬펐던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국에서 귀중한 경험을 너무나 많이 하고 왔습니다. 외국을 여행으로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사는 것은 정말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특히 교환 학생들과 부대끼며 살면서 문화마다 사소한 차이를 알아갈 때마다 시각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고, 이 세계에는 너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매일 배웠습니다. 저에겐 당연한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아닐 때가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환 학생을 고민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꼭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국에서 교환 학생으로 있었던 4개월의 기억은, 가족들과 일주일 다녔던 유럽 여행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때의 귀중한 기억을 원동력으로 저는 앞으로를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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