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은 못했던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전달하는 조언
만약 위의 제목을 나의 지인들이 본다면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SNS를 통해 공유한 교환학생 생활은 그저 아름답게만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환학생 생활 중 방문했던 뉴욕, 워싱턴 DC 몬트리올, 퀘벡, 나이아가라 폭포, 보스턴, 페루의 마추픽추,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렇게 보니 한 학기의 짧은 기간 안에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은 아름답긴 했다. 하지만, SNS로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파견 학교 내외에서의 일상은 여러 외적인 혹은 내적인 고난으로 아름답게 만은 볼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본 수학 후기에서 이러한 고난으로 겪은 어려움을 통해 얻은 내면적인 깨달음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생각도 하였으나 만약 OIA 홈페이지에서 이 글을 찾아 읽고 있다면 당연하겠지만 글쓴이의 깨달음보다는 글쓴이의 경험을 통해 나가 곧 떠날 교환학생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읽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글의 방향을 틀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리고 만약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떠한 해결책으로 그러한 어려움을 헤쳐 나갔을 것 같은지에 대해 써보려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교환학생에 대한 환상을 키워 교환학생으로서 떠날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 읽고 있다면 서둘러 다른, 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은 글들로 떠나기를 바란다. 이 글은 상당히 현실적이며 오직 내가 겪은 고난들에 집중해서 쓰는 글이기에 교환학생으로서 떠나는 것의 의욕을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이 글로 의욕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에는 내가 직접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을 그대로 똑같이 겪는다고 하더라도 과거로 돌아가면 교환학생으로 떠나는 결정을 할 것인 만큼 떠날지 말지를 고민한다면 무조건 떠나기를 추천해 드린다는 의미 역시 담고 있다.
아무래도 이 글을 읽으며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면 전체적으로 미리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학습하려는 목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도움을 얻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목적도 있을 것이기에(아마 나와 같이 계획형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시기별로 내가 겪었던 어려움, 이에 관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시간순으로 나열함으로써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기 쉽게 제공하려 한다.
추가로 본 글은 먼저 일반적인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후기에 이어서 파견 지역이었던 미국의 뉴욕 주 Albany 라는 곳에서의 생활, 이와 관련한 조언을 다루려 한다. 이에 본 서문에서는 Albany라는 곳으로 파견을 희망한 동기 및 지역의 특징을 전달하며 혹시 Albany로 파견을 가길 희망하거나 주변 지역으로 파견을 가길 희망하는 분들에게 정보를 전달해드리려 한다. 먼저, 솔직히 말해서 Albany라는 곳은 파견 대학 목록을 보고 지역을 검색한 후에 비로소 알게 된 곳이다. 검색한 후 Albany에 마음을 뺏긴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의 뉴욕 주에 있다는 것이었다. 뉴욕 주에 있다는 사실은 뉴욕 시에 그나마 가깝다는 것을 의미했고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버스 타고 3시간이다.) 세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초강대국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의 가장 중심 도시인 뉴욕 시를 경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만으로도 Albany로 갈 이유는 충분했다. 물론, University at Albany에 대해 가졌었던 흥미도 빠질 수 없다. 검색해 본 결과 University at Albany는 관심이 있어 부전공으로 하고 있을 정도인 정치학을 포함한 공공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보이는 학교였고 이러한 검색 결과에 대한 기대는 교환 학생으로서 들었던 강의의 질로 충분히 충족되었다. 파견 동기에서 미국의 강대국적인 요소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 같아 조금 덧붙이자면 어떻게 보면 미국이 정치적인 측면에서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과 가장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동아리 생활을 통해 사귀었던, 조금은 정치 제도나 경제체제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유럽에서 온 친구들에게서 느꼈던 아쉬움을 미국의 현지 학생들과 대화를 함으로써 해소 가능하겠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물론, 이는 뒤에 후술하겠지만 언어적인 한계로 인해 완전히 충족되지는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점도 미국, 특히 뉴욕을 선택하는 것에 큰 이유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농구, 야구, 풋볼, 하키까지 다양한 경기를 관람하고 왔는데 감히 다른 차원에 있다고 말하고 싶고 혹시나 스포츠를 좋아한다면(물론, 축구 외의) 미국, 특히 뉴욕을 강력하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미국 중에서도 뉴욕은 지역 스포츠 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고 실제로 이를 체감했다.) 실제로 파견 간 곳은 Albany라는 지역임에도 너무 뉴욕에 대한 장점만 서술한 것 같아 잠시 Albany의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이만 글을 줄여야 될 것 같다. 뉴욕의 주도로서 행정 도시의 기능만 갖추고 있다면 될 듯싶다. 뒤에 다시 많은 강조를 드리겠지만 결국 많은 여행이 답인 것이다. (물론, University at Albany의 시설을 최고 수준이며 공짜 버스를 타고 근처의 마트, 쇼핑몰을 갈 수 있기에 편의성의 측면에서는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재미도 없다.) 이만 서론은 줄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기별로 내가 겪었던 어려움, 이에 관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시간순으로 전해보도록 하겠다.
-교환학생 파견 전
아마 많은 교환학생이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나도 막연한 불안함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 걱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던 것 같기 때문이다. 손해는 비행기 표 예매와 관련해서 발생했다. 비행기 표 같은 경우에는 사실 일찍 하면 할수록 저렴한 표를 구할 수 있기에 미리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에는 혹시나 비자를 못 받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비자를 받고 표를 예매하기로 계획해 놓았고 이 때문에 비자를 받기 위한 파견 학교 서류를 기다리는 것부터 비자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까지 여러 사항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비로소 비행기 표를 예매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상당히 비싼 표를 예매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비자에 대해 느꼈던 불안감은 전혀 무의미했다고 말할 수 있다. 파견 학교에서 보내준 서류가 있으니 미국 비자(다른 국가는 다를 수 있다.)의 경우 비자 인터뷰부터 비자를 얻는 과정까지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실제로 대사관에 비자 인터뷰를 진행하러 갔을 때 앞에 질문을 많이 받는 사람들도 있었고 비자 얻는 것을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어서 두려움을 느꼈었는데 막상 인터뷰하러 가니 몇 가지 질문을 하지도 않고 질문의 경우도 되게 간단한 것들이어서 손쉽게 인터뷰를 끝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비자 획득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비자 획득에서는 어려움이 없으니 만약 비자 획득에 대해 불안함을 느껴서 비행기 표 예매를 늦춘다면 그러지 말고 최대한 빨리 예매하길 바란다.
+ 사실 여기 까지가 이야기의 끝이라면 비행기 표 예매에서 손해 본 것으로 마무리되겠지만, 사실 멍청한 실수로 인해 손해가 더 있었다. 비자를 받을 때 여권을 비자 인터뷰 과정에서 제출하고 비자가 포함된 여권을 며칠 후(문자로 고지된다.)에 배송 받게 되는데 나의 경우 14000원을 아끼기 위해 직접 집으로 배송해주는 프리미엄 배송이 아니라 일반 배송을 선택해서 지정 배송 업체로 받기로 되어 있었다. 여기서 문제는 보관한 지 15일이 지나면 배송 업체에서는 다시 미국 대사관으로 반송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여유롭게 한참 후에 찾으러 갔고 당연히 여권은 다시 반송되어 결국 아끼려 했던 14000원을 지급하고 집으로 배송 받았다. 반송된 후에는 일반 배송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멍청한 실수를 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혹시나 놓칠 수도 있는 정보이니 언급하고 넘어간다. 14000원을 아끼고 싶다면 15일 안에 여권을 찾으러 꼭 가시길 바란다.
비자, 비행기 표 예매 관련해서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다음으로는 파견 학교였던 University at Albany - State University of New York(이하 SUNY)와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가려 한다. 학교마다 절차가 상당히 다르다고 들어서 이 부분은 혹시 읽고 있을지도 모르는 SUNY로 파견 가는 분만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파견 전 기간에 SUNY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느낄 만한 일은 크게 없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SUNY 담당자를 안내 받게 될 것인데 굉장히 친절하고 경험도 많은 담당자여서 이메일을 보내는 족족 친절하게 다 답장해주고 질문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기에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바로 이메일로 물어보는 것이 빠르고 편하다. 아마 수강신청과 등록금 및 각종 금액 문제와 관련해서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는데 수강신청의 경우에는 전공 학생들에게만 열어주는 강의들이 많고 전 단계를 들어야 들을 수 있는 강의들이 많아서 신청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이에 나도 신청이 가능한 것 중에서 가장 흥미가 생기는 것들로 수강신청을 했는데 OT 기간에 들어보니 대부분 교수님이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메일을 써서 강의를 듣고 싶다고 하면 수강할 수 있게 코드를 보내주신다고 하니 듣고 싶은 강의는 전부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보면 좋을 것 같다. 등록금 및 각종 금액은 Myualbany에 들어가서 Finanances로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지급할 수 있다. 학교에서 OT를 통해 다 설명해주고 그때 지급해도 늦지 않으니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추가로 기숙사를 신청할 때 조건들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최대한 주방과 같이 많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거나 적은 룸메이트들과 방을 쓰고 싶다는 등의 조건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시설은 굉장히 좋지만, 학교 캠퍼스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고 비용이 굉장히 비싼 기숙사에 배치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치 받았을 때 만약 Freedom Apartment에 배치 받았다면 담당자에게 요청해 Quad로 배치 받길 바란다. 교환학생의 특성상 요리를 하기보다는 학생 식당을 이용하게 되는데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으며(캠퍼스까지 약 20분은 걸어가야 한다...) 기숙사비를 낼 때는 몰랐고 나중에 Quad에 사는 친구들과 이야기해보고 알게 되었는데 기숙사비도 훨씬 비싸다...
- 교환학생 파견 중
(파견 학교 University at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사실 막상 파견 가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서울대학교에서 파견 가는 학생이 나 밖에 없긴 했지만, 파견 가면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굳이 한국인 친구들을 미국까지 가서 사귈 필요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며 혹시나 혼자 생활해야 한다 해도 일주일간의 제주도 여행, 한달 간의 유럽 여행 등 혼자 여행을 즐기는 나로서는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여행과 일상은 달랐다. 물론 룸메이트들이 있었지만 크게 가깝지 않았기에 정신적으로 혼자였던 나에게 5개월간의 미국 생활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외로움이 너무 컸기에 만약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어떻게 외로움이 찾아오지 않도록 했을지를 이야기함으로써 교환학생 생활에서의 조언을 남기려 한다.
우선, 가장 크게 바꾸고 싶은 부분은 한국인 친구의 유무이다. 물론, 서울대에서 SUNY로 파견되는 학생이 혼자였고 같은 시기에 다른 학교에서 파견 온 한국 학생들이 전부 여학생들이었다는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파견 학교의 특성상 한국인이 많고 (송도 캠퍼스도 있는 학교이고 2학년 때는 미국으로 와야 해서 그렇다고는 들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아무튼, 많다.)한국인 Organization도 있어서 한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런데 미국까지 갔는데 한국에서 사귈 수 있는 친구들을 굳이 사귀는 것은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것에도 도움이 안 되고 새로움을 느끼기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기에 일부러 현지인들만 있는 동아리에 들어가고 오직 외국인 학생들과 대화하며 한국인 친구들이 사귀지 않았다. 물론,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진심을 터놓고 이야기할 한국인 친구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고 외로움은 커져만 갔다. 이에 만약 돌아간다면 일상을 나눌 수 있는 한국인 친구를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귈 것이고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꼭 필요할까에 대해 고민이 들더라도 일단 파견 기간 초반에 꼭 사귀기를 바란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외국인 친구라도 진심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여기서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바꾸고 싶은 두 번째 부분이 나온다.
바로 영어 실력이다. SNU Buddy를 1년 동안이나 하고 유럽 여행도 한 달 동안 혼자 다니면서 영어 회화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한 가지 착각한 것이 있었다. SNU Buddy에서 만난 유럽인 친구들, 그리고 유럽 여행에서 만난 여러 유럽인 모두에게 역시 영어가 제2외국어라는 사실이다. 파견을 가서 만나고 대화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었고 왜 그런지 몰라도, 그리고 내가 분명히 외국인이라고 생각할 터이지만 영어를 잘하는 아시아인들이 주변에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지 현지인을 상대하듯이 나를 대해줬다. 어떻게 보면 인종차별은 전혀 없었기에 오히려 다행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현지인으로 대해지는 동안 그들의 말은 너무 빠르고 나의 발음은 너무 좋지 않아서 나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고 그들 역시 나의 말을 계속해서 되물었다. 이 때문에 Frisbee 동아리에 들어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았지만 진정한 친구는 사귈 수 없었다. 물론, 이쯤에서 언급하고 넘어가는데 동아리는 꼭 하나 들기를 추천한다. 특히 운동 동아리를 강력히 추천하는데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경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가게 되는 원정 경기에서 진정한 미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맥주병을 들고 다니며 끊임없이 대화하기 정도가 있겠다. (희한하게도 술만 마시면 영어로 말이 잘 통했다. 매일 술 마신 상태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막상 가서 대화가 안 통해 힘들었지만, 동아리에 들어가면 파티의 기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할로윈 파티는 최고였다.)아무튼, 결론적으로, 파견 전 영어권 국가에 한 번도 거주해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바꿀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긴 하지만 쓸데없는 자신감 때문에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한 것도 사실이기에 전화 영어 등을 활용해서 열심히 영어 회화 공부를 한 후에 실력을 바짝 끌어올린 상태로 교환학생을 떠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아직 떠나지 않았거나 현지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지금 부터라도 한국어 미디어를 모두 멀리하고 영어를 집중적으로 파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영어를 많이 들으며 귀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듯하다.
+ 여기부터는 또다시 Albany 지역으로 파견을 가는, 혹은 뉴욕주의 다른 지역으로 파견을 가는 분들을 위한 글이다. 물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여행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다. Albany로 떠나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여행 가기 굉장히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가장 좋았고 그 근처로 파견을 간다면 혹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도시들인 뉴욕시, 워싱턴 DC, 퀘벡, 나이아가라폴스 모두 오래 걸리긴 했어도 비행기 한번 타지 않고 육지로 이동했다. 육지로만 이동하면 우선 당연하겠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훨씬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공항에서의 귀찮은 보안 과정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차 혹은 버스를 타고 가며 보이는 풍경들까지 즐길 수 있다. 혹시나 시간이 너무 걸려 여행 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야간 버스부터 야간 기차까지 밤새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수단들이 넘쳐난다. 어차피 잘 시간에 자면서 이동하면 여행 시간도 아끼고 야간 버스 혹은 기차는 더 저렴하기에 교통비를 더 아낄 수 있다. 물론, 과한 이용은 건강에 좋지 않다... 남미 여행 당시 밤샘 비행기, 밤샘 버스를 타며 보낸 무박 5일은 여행 후의 끔찍한 몸살과 수면 불균형 문제를 불러왔다. 아무튼,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은데 Albany로 파견을 갔다면 주말, 각종 연휴(이 또한 미국 교환학생 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Fall break부터 Thanksgiving Break까지 다양하기도 하다.)를 활용해 최대한 여행을 많이 다니길 바란다. 그 어디보다 뉴욕시는 꼭 자주 가야 하는데 이는 물론 뉴욕시가 갈 때마다 새롭고 설레는 곳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동에 필요한 교통비가 가장 싸기 때문이다. 비록 굉장히 지저분해 보이고 이상한 사람들도 가끔 타긴 하지만 약 $15이면 Albany에서 뉴욕시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뉴욕시가 물론 제일 심하지만, 뉴욕주의 다른 도시들, 그리고 Albany도 만만치 않은데 그 근처는 물가가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예를 들어 뉴욕시에서 설렁탕 한 그릇이 약 $25인데 그 설렁탕이 식당에서 먹은 한 끼 식사 중에 가장 저렴하게 먹은 식사였다. 주제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만큼 지저분한 의자, 이상한 승객들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버스가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버스 예매는 버스 회사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가끔 버스가 안 오는 때도 있어서 환불을 보장해주는 Busbud 라는 사이트를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잠깐 안전에 대한 유의사항을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많은 경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또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유독 저녁 시간대에 위의 언급된 버스를 탔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승객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한번은 심지어 그러한 승객으로 인해 버스가 고속도로 중간에서 멈춘 후 해당 승객을 하차 시킨 경우도 있었다.) 이에 혹시 그러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최대한 아침 시간대 혹은 낮 시간대의 버스를 이용하기를 바란다.
-교환학생 파견 후
그래도 교환‘학생’인데 너무 학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많은 분이 걱정하거나 신경 쓰고 있을 만한 학점 인정 신청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려 한다. 일단, 나는 애초에 학점 인정 신청을 받을 생각 없이 한 학기는 학점 없이 보낸다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이는 아무 생각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교환학생 파견 전에 학기에는 최소 19학점씩 듣고 계절학기도 챙겨 들으며 학점을 많이 쌓아 놓았기에 가능한 경우였다. 물론, 이미 미국으로 파견 갈 때 4학년 1학기로 고학년이었기에 많이 쌓아놓은 학점에 안심하고 떠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통해 조언 드리고 싶은 부분은 약간만 노력하면 학점은 충분히 채울 수 있으니 여행도 못 다니고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놓치면서 무리하게 학점을 따려고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열심히 하더라도 당연하겠지만 전부 다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고 파견 학교의 학생들은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며 좋은 학점을 가로채 가기 때문에 애초에 학점을 따기도 쉽지 않다. 다시 말해, 바람직한 조언은 아닐 수 있지만 애초에 떠날 때부터 마음 편하게 학점 안 딸 생각으로 본교에서는 전공 때문에 듣기 어렵지만 재밌어 보이는, 아니면 파견국가에서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은 강의들을 신청하고 교환학생 증명서는 받아야 하니 F를 받지 않게 적절하게 출석 일수 조절해가며 여행을 많이 다니기를 추천해 드린다. 이쯤에서 미국으로 파견 가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강의가 있는데 바로 ‘스페인어 강의’이다. 미국에서 영어 강의도 아니고 스페인어 강의라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도 스페인어 강의를 들어보고 미국에서도 들어본 결과 미국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기가 훨씬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영어 뜻으로 배우니 유사한 단어도 많고 문장 형식도 유사해서 배우기가 훨씬 쉬웠다. 또한, 특히 미국으로 파견을 간 학생들에게 추천해 드리는 이유는 스페인은 안 가봤기에 추천해 드리기 어렵지만 직접 미국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남미로 여행을 가서 바로 써먹어 본 결과 꽤 통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남미에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마추픽추와 우유니 소금사막을 가기 위해 페루와 볼리비아로 갔는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일단 한국에서 가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 좋게 갈 수 있고 막상 가보면 죽기 전에 꼭 가야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 정도만 밝히고 싶다. (추가로 고산병약의 꾸준한 섭취는 필수다...)
이상으로 수학 후기는 마무리해보려 한다. 파견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영어 감이 그나마 살아있을 때 공인 영어 시험도 보고 한식을 질릴 정도로 먹으면서 향수병을 치유하고 있는 중으로 위에 고난들을 언급했던 것이 무색하게 가끔 미국 생활을 그리워하고 있기도 하다. 혹시나 아직도 교환학생 파견을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떠나기를 추천해 드린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떠나기로 결정이 된 상태에서 읽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만 또 너무 깊게 집중해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부딪히면서 실패해 보는 것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