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아마 교환학생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대학을 입학하기도 전이었을 것입니다. 갈 수 있는 대학이 확정되기 전부터 새로운 대학을 생각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라고도 여겨지지만 그만큼 저에게는 하나의 로망이자 나름 오랫동안 생각해온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렇다면 교환학생을 왜 가는지에 답하기 위해서는 교환학생이 주는 매력부터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인간 관계의 형성, 문화의 체험, 낯설며 설레는 장소로의 여행, 본교에서는 할 수 없었던 공부 등 각자마다 생각하는 교환학생의 동기 혹은 목표가 다를 것입니다. 저에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위에 나열한 목표들을 포괄할 수도 있는 단어인 호기심은 동기라고 하기에는 성의 없다고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마지막으로 어떤 것에 대해서 진정으로 궁금증을 가졌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그것에 대해서 설렘을 느꼈는지 생각하면 ‘호기심’이라는 동기는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동기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하고 싶다’가 아닌 ‘해야만 한다’를 되뇌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목표 하나를 달성하면, 또 다음 목표를 생각해야 하고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오랫동안 염원해온 대학 생활에 설렘이 조금씩 결여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교환학생을 강력히 원하게 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해 새로움에서 오는 설렘, 호기심 그리고 변화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무엇인가를 단순하게 좋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지금 잠시라도 몰두하고 웃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고자 하는 학교에 관심 분야에서의 수업이 열리니 부담 없이 들어보고 싶기도, 한국에서 지낼 때보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해보고 싶기도, 축구 직관, 소도시 여행 등 생각만 해왔던 여행을 마음껏 해보고 싶기도 하는 호기심 그리고 설렐 수 있는 힘이 아직까지는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망설임없이 교환학생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낯선 인연과 경험들 속에 새로운 배움과 즐거움이 있길 바라며 가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파견된 대학은 영국 중부지방의 코번트리라는 지역에 위치한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입니다. 해당 대학을 선정한 것은 영국이 영어권 국가이기도 하고, 여행을 주로 가게 되는 유렵의 다른 나라로 가기 용이한 교통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영국 내의 공항은 런던 내에 있는 히드로 공항을 먼저 생각하지만, 코번트리 바로 옆에는 버밍엄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 도시도 영국에서는 큰 도시에 속해 자체 공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유럽 각지로 가는 항공편들을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국이 섬나라이다 보니 항공편과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런던이 아니라고 한다면 가장 가져가기 좋은 학교의 입지라고 생각합니다. 지상교통으로도 주요 여행 도시들을 가기 편리한 편입니다. 자주 가게 될 런던까지의 기차 혹은 버스들이 자주 다니고 2-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영국을 여행 온다면 자주 가는 맨체스터, 옥스퍼드, 에딘버러 등의 지역으로도 이동이 상당히 용이합니다.
또한 저는 워릭대학교 경제학과 소속으로 한 학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 학교는 한국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영국 내에서도 좋은 학교에 속하고, 경제학과는 그 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학교입니다. 지나가는 학부생들에게 물어보면 경제학 관련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이 꽤나 많을 정도로 경제학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와는 달리 교양 수업을 듣지 않는 것을 고려했을 때, 더욱 유의미한 비율이 됩니다. 학교 선정할 당시에 알게 된 것은 이 학교의 경제학과는 특히 수학을 더 많이 다룬다는 사실과 행동경제학 수업이 발달한 편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행동경제학 커리큘럼이 가장 체계적이기로 유명하고, 수학 기반 수업이 많기로도 유명하여 그로 인해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수업들이 많이 있었던 학교로 기억합니다. 이 점을 선정에 적극 반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학교는 캠퍼스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아닌 학교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일 것입니다. 반면, 영국 특히 런던의 학교는 제대로 된 캠퍼스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보다는 다소 뭉쳐 있어 보이는 단위의 건물들이 교내가 되고, 강의실들이 들어가 있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흔히 말하는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기에는 워릭대학교가 더 적합해 보였고, 넓은 공간 덕에 들어가보고 싶었던 스포츠 동아리 문화도 잘 발달되어 있어 파견 대학으로 ‘University of Warwick’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niversity of Warwick은 캠퍼스가 너무 크지도 않고, 적당한 크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들어가 있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기숙사는 강의동 주변에 있으며, 기숙사 외곽을 따라서 산책을 하기 좋은 길들이 많이 놓여 있습니다. 놓치기 힘든 중앙 광장을 자주 지나다닐 텐데, 낮에는 각종 식당을 찾아다니는 학생들, 휴식을 원하는 학생들, 푸드 트럭, 플리 마켓 등의 재밌는 이벤트들이 많이 보이며, 밤에는 근처 학생 식당에서 뒤풀이를 가지는 학생들, 파티를 가지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늘 사람이 많으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추후 현지 먹거리 파트에서 더 소개를 하겠지만, 중앙 광장 주변 시설들을 간단히 나열한다면 교내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파는 학생 식당 Dirty duck, 뒤풀이를 자주 가지게 될 Terrace Bar, 이따금씩 함께 축구 관람을 할 수 있는 Bar fusion, 간단하게 먹을 거리를 찾고 싶을 때 가는 Curiositea와 Pret 등의 식당들과 마트, 미용실 그리고 행사가 거의 매일 밤 열리는 큰 규모의 파티룸도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보내는 시간 외의 시간을 보내기 최적의 장소이며 교환 기간의 경험을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장소들입니다. 캠퍼스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밤에 보기 진짜 예쁜 아트 센터, 대형강의들이 많이 열리는 Oculus, 그룹 스터디하거나 친구들과 휴식하기 좋은 Faculty of Arts building, 나름 큰 규모의 도서관과 사회대 및 경영 그리고 자연대 건물들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강의실을 찾아가는 것이 어렵지만 나중에는 다니기 좋은 캠퍼스 내의 길들과 건물들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조금 더 외곽으로 나간다면, 축구, 라크로스, 미식축구 등의 야외 스포츠 시설들과 큰 신설 체육관 그리고 대부분의 수학강의들이 열리는 zeeman 건물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 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볼거리가 적지는 않은 매력이 많은 캠퍼스입니다.
코번트리라는 지역에서도 다소 외곽지역에 위치한 워릭대학교는 시내 가는 방법이 사실상 한가지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다행히 도보거리에 TESCO, Seoul plaza(한인 마트) 등을 담고 있는 대형 쇼핑몰이 있어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에는 문제는 없지만, 놀러 나가가나 시내로 학교 행사를 나갈 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University Interchange라는 아트 센터 바로 앞에 있는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 행사를 많이 나가는 레밍턴 스파 혹은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와 기차가 있는 코번트리 시내로 나갈 텐데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인만큼 사람은 특히 저녁시간 즈음에 정말로 많습니다. 그러니 약속이 있거나, 타야 하는 버스 혹은 기차가 있다면 미리미리 버스 시간을 확인해서 출발해야 합니다. 2층버스임에도 온갖 가방을 든 학생들로 가득 차 항상 혼잡하니 유의해야 합니다. 학교 주변 시내는 밤에는 완벽한 치안이 보장된 동네만은 아니니 나갈 때 친구들과 같이 나가거나 혼자 나가게 된다면 조금은 조심해야 합니다. 기차와 버스 중에는 기차가 더 가까이 있어 접근하기에는 편하고, 대신 코번트리 버스 정거장 근처에는 정말 맛있는 삼겹살집이 근처에 있으니 가끔씩은 시내 나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코번트리 시내, 그리고 근처에 있는 케닐워스 시내는 잠시나마 돌아다니고 구경하기에는 좋은 동네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6개월까지 무비자 입국을 허가해주는 덕에 파견을 한 학기만 가게 된 저는 비자를 따로 신청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파견 기간이 6개월을 넘어가면 그에 상응하는 비자 발급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student visa를 가지고 나갈 텐데, 발급되는데 시간이 조금 소요되니 현지에서 복잡한 행정 업무를 하고 싶지 않다면 한국에서 최대한 빠르게 신청해야 합니다. 한 학기만 파견을 가는 경우에도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학생증 신청, 신분 증명 등의 필요한 행정 업무가 더 편리해진 합니다. 제가 파견을 간 워릭대학교의 경우 임시 비자를 이메일을 통해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학교 홈페이지 내에서 신청하면 한 학기까지는 정상적으로 수학 가능합니다. 교환학생을 유럽으로 가게 되면 여행 일정도 함께 걱정하게 될 텐데, 영국은 솅겐 조약 지역이 아닌 탓에 영국에서의 체류 기간이 다른 유럽의 솅겐 지역(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 무비자로 90일 동안 지내는 것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확실히 덕분에 여행 일정을 더 편하게 계획할 수 있었으나, 각자 계획하는 체류기간에 따라 규정을 확인하는 절차는 필수인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를 지원할 때는 지원할 때 사용한 메일로 Accommodation induction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다려야 합니다. 계약 조건이 35주와 40주로 구분되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한 학기 파견의 경우 이러한 조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일 년 파견일 경우에는 35주 계약의 경우 부활절 방학 때 기숙사에서 한 달간 지내지 못하게 되니 반드시 40주 계약을 해야 합니다. 숙소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로 En suite와 Shared구조입니다. En suite의 경우 계약 가격이 비싼 대신 단독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Bluebell, Arthur Vick, Jack Martin 등이 있습니다. 반면 Shared구조는 다름이 아닌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기숙사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예시로는 Rootes, Tocil, Whitefields, Claycroft가 있습니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인원은 각 기숙사마다 상이하고, 같은 기숙사 내에서도 배정되는 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기숙사는 공유 주방을 가집니다.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기숙사 별로 그리고 방 별로 배정되는 인원이 달라집니다. 저는 특이하게도 2개의 방이 하나의 화장실과 하나의 주방을 공유하는 방을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제 기숙사였던 Rootes가 많게는 18명까지도 주방을 공유함을 감안할 때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부터 6순위까지 희망 기숙사 순서대로 제출해야 합니다. 반드시 첫번째가 되는 것은 아니니 우선할 조건을 생각해서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3순위에 썼던 Rootes 기숙사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파견자의 경우 35주나, 40주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두 조건 모두 지원하는 기숙사들의 경우 해당 기숙사를 조건만 달리해서 두 번 작성할 수 있습니다. 고려할 수 있는 조건은 이후 기숙사별로 보다 상세히 기술하겠지만, 강의실과의 거리, 마트와의 거리, 시끄러운 정도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순위에 맞춰 기숙사를 정하고, 결과를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기숙사를 일학년과 국제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하니 아예 배정받지 못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별로 상이하나 Shared bathroom 기숙사들이 더 저렴합니다. 한 학기를 다니는 경우에는 입주한 기간만큼만(저 같은 경우에는 11주) 지불하시면 됩니다. 저는 한 주당 119파운드인 Rootes에 들어가 1309파운드(그 때 환율로 약 22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기숙사 신청할 때 주당 얼마인지는 나와있으니 읽어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크게 들어가는 비용은 등록금, 항공비 그리고 식비일 것입니다. 워릭대학교는 서울대학교에 내는 등록금 외에 다른 추가 비용을 필요하지 않습니다. 비용 지불 방식은 가상계좌로 돈을 송금하거나, 카드 결제를 하는 방식인데 방식별로 지불 금액이 달라집니다. 납입 후에는 확인 영수증을 확인할 수 있으니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지내게 될 숙소의 조건은 앞서 설명했듯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길다면 긴 기간을 머물게 될 집이기에 올바른 선택이 중요합니다. 저는 지원할 때 강의실과의 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워릭대학교 캠퍼스는 크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강의실과 보다 가까운 기숙사들이 수업은 물론 이벤트가 많이 열리는 중앙광장과도 가깝기에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Rootes International house에서 지냈습니다. Whitefield를 제외하면 강의동과 중앙광장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기숙사입니다. 학교 내부와의 접근성을 중시한다면 생각해볼 만한 요소입니다. Rootes는 기숙사들 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대신 밤에는 조금은 더 시끄럽기도 유명한 만큼이나 많은 인원이 한 번에 주방을 공유하는 기숙사입니다. 새벽까지 울려 퍼지는 공용공간에서의 파티 소리에 잠을 설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대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기 위해 교환학생을 왔다면 가기에 최적의 기숙사임은 분명합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Tocil 기숙사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캠퍼스와의 접근성이 좋고, 대형 강의가 정말 많이 열리는 Oculus와 가깝습니다. 경제학과라면 특히 많은 강의들이 Oculus에서 열리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이곳은 Rootes와는 달리 주방을 비교적 적은 인원이 공유하는 편이니 보다 사람을 덜 만나는 생활을 원한다면 최적의 Shared 기숙사가 될 것입니다. 공유 주방인 만큼 플렛메이트들과 요리하는 것도 교환학생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입니다. 서로의 요리도 소개하기도 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제 교환 생활에서도 즐거웠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그를 위한 식재료는 주로 TESCO나 Seoul plaza를 많이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과 가장 가까운 기숙사는 Claycroft입니다. 캠퍼스와의 거리를 조금은 포기하는 대신 무거운 쇼핑 짐을 조금만 날라도 되는 혜택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밖에도 En suite도 단독 화장실을 원한다면 적극 고려해 볼만하지만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긴 합니다. 우선순위 조건에 따라 적극 신청하시면 적어도 기숙사만큼은 불만 없는 생활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독특하게도 2인용 방에 당첨되어 다른 방 대비 거의 2-3배 되는 방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운이 좋다면 원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기숙사에 걸리기도 하니, 신중하게 선택하셔야 합니다.
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 신청은 선착순 신청이 아닌 장바구니 담기로 진행됩니다. 이름, 학번 그리고 과목명만 올라오는 양식에 맞춰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수강신청은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 진행되니, 연락이 미리 오지 않았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수업 수강 제한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인원 제한이 수업별로 있는 것은 아니기에 비교적 마음 편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경제학과의 정책이기에 과별로 다르게 시행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첫 주차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이를 제외한 2주 동안 자유롭게 수업을 들어보고 수강 변경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수업 시간표도 수강 신청하기 전에 나옵니다. 수업 시간, 수업 장소로 구성되고 학년별로 다른 시간표가 나갑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이후에 수강 가능한 과목의 리스트가 따로 도착합니다. 시간표를 참고해서 들을 수업을 결정하면 되는데, 학년 간 교차도 교환학생에게는 상관없고, 수업 4개만을 넘기면 됩니다. 수업들은 보통 2시간의 강의 시간과 2주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미나로 구성됩니다. 2시간의 수업은 1시간 단위로 쪼개서 듣는 경우가 많고, 세미나는 수강이 확정된 이후에 선착순으로 신청하게 됩니다. 수강 과목 옆에 나오는 코드는 강의동과 강의실 번호인데, 유의해야할 부분은 때로는 강의실과 시간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수강 인원이 강의실 크기에 비해 과하게 많아 강의실 장소와 수업 스케줄이 아예 바뀌어 겹치는 수업을 하나 취소해야 했습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듣고 싶은 수업을 못 듣는 것은 아쉬운 일인만큼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공지는 my warwick 앱 혹은 워릭 이메일로 전달되니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각 과목마다 그리고 각 학기마다 열리는 과목은 다르기에 전부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경제학과 수업 중 일부만을 설명할 수 있으니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들은 과목 위주로 설명한다면 저는 Data science for economists, Applied Macroeconomics, International Economics, Behavioral Economics를 수강했습니다. 게임 이론 및 산업 경제이론도 수강하고자 했으나 앞서 언급했듯 수업 시간이 겹쳐 수강하지는 못했습니다. 수강하지 못한 과목도 첫 두 수업 정도는 들어봤기에 설명하자면 게임 이론은 계량경제학을 제외하고는 워릭대학교에서 수학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업입니다. 정확히는 게임 이론의 응용 위주로 듣는 수업이라 수업 내용이 어렵고, 강의 자료나 lecture capture가 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난이도가 있는 수업입니다. 산업 경제의 경우 교수님께서 상당히 열정이 넘치시는 편이고, 2학년 수업인 만큼 비교적 난이도가 쉽습니다. 자료도 많고 강의실 분위기도 활달하게 유지하는 편이기에 재밌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었던 4개의 수업 중 행동경제학 수업은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다룹니다. 실험 및 실습하는 수업은 듣지 못했고, 제가 들었던 수업은 기초 의사결정에서부터 행복 이론까지 다뤘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또 어떤 효용을 안고 가는지에 대한 열정적인 교수님들의 관점을 각종 실험 사례를 통해 얻어갈 수 있어서 가장 재미있었던 수업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수업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만족도를 가졌습니다. 국제경제학도 역시 직관적으로 국제경제이론을 다룹니다. 기초 환율에서부터 고정 환율제, 변동 환율제일 때의 양상 그리고 먼델-플레밍 모형까지 학습합니다. 이론 위주의 수업이었지만, 교수님께서 강의력이 정말 좋은 수업이었기에 얻어간 것이 많은 수업입니다. 응용거시경제학은 학기마다 배우는 내용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Labor Market 그리고 경제 성장에 대한 이론들을 학습했습니다. 다양하게 조건을 바꿔가며 고용시장 균형 도출을 Bellman equation을 통해서 해봤고, 인구에 따른 기술 및 자본에 따라 달라지는 상이한 경제 성장 이론을 학습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해당 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확실히 익혀 나갈 수 있었던 수업입니다. 특히 관심이 많던 파트를 다뤄서 인상 깊었던 강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사이언스는 R studio의 사용법과 Ridge, Lasso 등 데이터 분석 기법들을 강의합니다. 워릭대학교에서도 처음 시도해보는 수업이어서, 강의 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긴 했습니다. 내용과 프로젝트 간의 연관성은 찾기 어려웠지만, 스스로 학습해가며 데이터 사이언스를 해 나가는 과정을 학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추천한다면 행동경제학과 응용거시경제학은 여러모로 정말 재밌고, 배워가는 것도 많은 수업이기에 그 2개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독특하지만, 워릭대학교에서의 1년은 3학기로 구성됩니다. 가을학기를 시작으로 첫 두 학기에는 Assignment 혹은 Test 한 두개를 여름에는 Final Exam을 치릅니다. 과목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첫 두 학기에 있는 Test는 중간고사 보다는 간단한 퀴즈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 1년을 다 지내는 입장에서는 비중이 낮은 시험이지만, 한 학기만 지내는 교환학생에게는 평가의 전부가 됩니다. 저 역시 Final exam을 치르지는 못했으나 수업을 통해 어떤 느낌인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세미나 시간에 하는 대부분의 문제 풀이들이 그 여름에 Final exam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Final을 치르기 전에 Revision 세션이 있다고는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Assignment와 Test가 무엇인지 설명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Test는 퀴즈와 비슷합니다. 계속 오프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지만 저는 온라인 오픈북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객관식보다는 서술형으로 해당 답변을 증명하거나, 이유를 기술하는 식의 방식으로 시험은 출제됩니다. 새로운 상황에 맞는 답변을 내놓기보다는 문제를 풀고 풀이과정을 그대로 작성하거나, 수업시간에 사용한 설명을 그대로 기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길게 작성할 필요는 없고 핵심 논리만을 담고 있으면 됩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감점에 해당하여 조심하셔야 합니다. Assignment는 프로젝트 혹은 레포트 방식으로 나옵니다. 저는 데이터 사이언스 과목으로 맛집 평가 요인에 대한 개인 과제를 진행했고 Applied Macroeconomics 과제로 고용시장의 Bellman equation에 대한 변형과 경제성장이론의 적용을 두 차례의 과제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팀플이었지만 의외로 가장 재밌던 시간을 보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두 과제 모두 원하는 주제 혹은 방향성을 설정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기에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과제는 수업의 핵심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결합시키는 능력을 시험은 단순한 이해 정도를 평가합니다. 난이도 체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좋아하는 과목을 배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보다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과제와 시험을 동시에 치르는 경우가 많아 작업할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기에 틈틈이 배운 것을 세미나 등의 방법으로 복습해간다면 문제없이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종강 이후에도 과제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기에 시간을 여행에 효율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 더욱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각 과목의 공지는 이메일과 my warwick 앱을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되니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필요한 외국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딱 정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서는 더 외국어에 능통한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해서 생활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강의를 듣다 보면, 대부분의 교환학생에게는 상당히 빠르다고 느껴질 만큼의 속도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교수님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때로는 현지인들도 교수님의 수업 속도와 열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워릭대학교의 경우 풍부한 강의자료와 ‘lecture capture’라고 해서 강의가 자동 녹화되는 시스템을 시행하니 본인의 외국어 숙련도에 맞춰 학습을 할 수는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전부 전공 과목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기에 어느 정도의 외국어 숙련도는 필수입니다.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계속 부딪혀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현지인들만큼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겁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국제 학생 비율이 높은 워릭 대학교 특성 상 영어를 조금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닌 데다가, 친구들도 말하다 보면 생각보다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어느 누구도 영어 못한다고 화를 내는 일은 없고, 차분하게 기다려 주는 일이 많은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그 덕분에 플렛 메이트, 동아리원들 그리고 교수님께도 많이 이야기해보고 친해질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왕 가게 된 교환학생 생활에 있어 자신감 있는 태도가 보다 많은 것을 얻어오는 데 핵심인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사실상 출결을 확인하지 않고, 특히 세미나는 부가적인 수업의 느낌이 나서 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학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비어가는 강의실을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대부분의 현지 학생들의 경우 lecture capture를 믿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환학생들에게도 그러할 자유가 있지만, 이왕 새로운 학교까지 오기 위해 멀리 왔으니 수업을 직접 듣는 경험도 의미가 많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현장과 영상의 차이는 크고, 한국과는 사뭇 다른 수업의 분위기도 느껴보고 갈 수 있습니다. 학업적 배움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 못하겠으나, 최소한 교환학생 경험이 보다 풍부해질 것이라는 확신은 있습니다. 시험 하나만을 통과하기 위해서 교환학생을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학습 경험입니다. 저도 그 때문에 여행을 다소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수업에 있는 시간만큼은 다 출석했고, 최선을 다해서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교환학생을 왔다고 엄청난 결과물이 나와 한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기에 경험 자체를 즐기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으면 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준비물을 가져가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필요한 것을 전부 다 챙겨가는 유형, 적은 짐으로 여행의 편의성을 높이는 유형이 있습니다. 저는 침구류를 포함한 모든 물건을 가져간 전자에 가까운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덕분에 편리하긴 했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도 줄이기도 했고, 처음에 가자마자 마트를 계속 다니는 수고스러움을 덜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버리고 간 짐들이 많았습니다. 기숙사에서 퇴소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할 때, 짐을 심각하게 많이 덜어야 함을 알고 많이 가져온 것을 다소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한국과 비슷하게 영국의 마트들도 신학기 맞이 세일을 하고는 합니다. 워릭대학교 근처 대형 쇼핑몰에서는 필요한 물품들을 비교적 저렴한 물가에 구매할 수 있고, 가을학기에 간다면 자체 플리마켓에서 중고물품을 구할 수 있기도 합니다. 교환 생활의 꽃은 아무래도 여행이라고 생각하는데, 과도한 짐이 방해가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가져가야 하는 물건이 있다면 한국식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물품들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근처에 한인 마트가 있어 필요한 양념 및 재료를 수시로 구할 수 있었으나 그게 꼭 모든 학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한식을 안 먹고, 현지 스타일에 맞춰서 먹으며 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가끔씩은 힘들거나 그리울 때 필요한 요소일 것 같아 최소한 한국 양념만이라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근처에 한인 마트가 있어도 물가가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더욱 소량이라도 챙겨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면 자그마한 선물 정도는 가져가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단기간만 떠나게 될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 기간만큼은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만큼 가까워지는 사람이 또 없기 때문에 기억될 만한 자그마한 선물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한국적 느낌이 나는 걸로 사간다면 짧은 기간동안 만난 친구들과 마지막까지 좋은 추억을 만들 기회가 될 것 같아 추천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영국의 외식물가는 비싼 편에 식재료는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이번 교환학생 생활 중 유럽 내 12개국을 다녀왔습니다. 물가가 진짜 높은 편이라고 알려진 북유럽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비싼 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제가 갔을 때 1 파운드에 1700-1800원 사이를 오가서 환율이 높은 편이긴 했으나 그럼에도 순식간에 5만원이 넘어가는 1끼 식사는 결코 저렴하다고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학교 내 일상생활에 필요한 과일, 야채, 육류 등의 가격은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일과 육류가 정말 저렴하다고 느꼈습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은 저렴하지는 않으나 대신 신선 제품들 및 기타 가공제품들의 가격이 저렴합니다. 덕분에 가끔씩 플랫메이트들과 함께 요리해보는 시간도 자주 가지고, 한국 요리도 알려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등의 경험도 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먹는 재미가 정말 많고, 하면서 많이 이야기하고 친해질 기회도 가지게 되니 곡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서 생활하다 보면 다소 살벌하기도 한 생활비에 놀랄 수도 있기에 소소한 재미까지 챙겨오는 쇼핑 및 요리과정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질 영역이 먹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에 맛있는 것이 부족하다고 다소 좋지 못한 소문이 나 있는 국가이긴 하지만, 워릭대학교 기준으로 한 번쯤 먹어볼 만한 음식을 추천해보겠습니다. 우선 학생회 운영 식당인 Dirty Duck은 반드시 한 번쯤 가봐야 합니다. 다른 메뉴는 몰라도 햄버거와 영국만의 특색을 가진 음식인 Sunday Roast가 정말 맛있습니다. 학생회 운영 식당이다 보니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고, 저녁에는 늘 사람들로 가득 찬 장소입니다. Pop quiz 이벤트를 수요일마다 진행하기도 하니 워릭대학교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하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음식은 아니지만 Terrace Bar를 추천합니다. 이름에서부터 알겠지만 술집입니다. 그렇지만, 워릭대학교에서는 pub crawl이라는 동아리 뒤풀이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장소입니다. 각 동아리 마다 정기적으로 특색 있는 테마의 뒤풀이를 진행합니다. 드레스코드라고 불러야 할 테마가 존재하는 뒤풀이다 보니 한국과는 다른 이색적인 요소가 정말 많습니다. 반드시 동아리에 들어가서 경험해보고 나올 문화입니다. 테마는 직접 가서 확인해보는 것이 더 놀라우니 이번 수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각종 주류를 판매하니, 건전한 선에서 조절한다면 재밌게 놀다 오기 좋은 장소입니다. 전반적인 영국식을 추천한다면 Sunday Roast, 영국을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Fish & Chips, 그리고 커리를 포함한 인도식들까지 강력히 추천합니다. 워릭대학교에서 지내고 있다면 근처에서 맛있는 인도식 집을 찾기 쉽고, 영국식과는 관련이 없지만 꽤나 맛있는 한국 고깃집이 존재하니 찾아서 가보는 것도 권장합니다. 저는 디저트를 정말 좋아하고, 영국의 마트는 디저트가 정말 잘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케이크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것도 많아 하나하나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 중 black forest cake을 추천하고, 나머지 케이크들도 정말 맛있으니 하나하나 먹어볼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밖에는 Ben & Jerry’s 아이스크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고, Triffle도 정말 맛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영국의 간식 문화도 접하고 오길 바랍니다.
교통은 영국의 교통이 다소 열악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더 비싸지만, 한국보다 더 불편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많이 놀라게 됩니다. 저 역시 교환이 끝난 후 교통비를 정산해보았을 때 놀라운 가격이 나왔을 만큼 교통비에 정말 많은 돈을 지출했습니다. 그럼에도 영국만의 2층 버스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뷰가 좋은 2층 맨 앞자리의 좌석에도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늘 관광객으로 가득한 자리이기에 인기가 많지만, 한 번쯤 꼭 경험해볼만 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이번에 교환학생을 오면서 목표로 가진 것이 있다면, 동아리에 가서 신선한 활동을 해보고 인간관계를 넓혀보는 일, 안 가본 곳 자유여행하기, 그리고 재밌는 수업 듣고 오기였습니다.
우선 동아리는 Fencing, Korfball, AI의 3가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3가지 모두 한국에서 잘해보지 못했던 활동이기에 의미를 가졌습니다. 우선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Fencing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펜싱이라는 종목을 해보고는 싶었지만, 한국에서는 못 해보았기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월, 수마다 훈련을 선수생활까지 해본 전문적인 코치의 가르침 하에서 진행했습니다.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어느새 보니 훈련이 있는 월요일 수요일 저녁을 기다리고 있을 만큼 재밌는 시간을 보내다 왔습니다. 훈련은 기본 스탭, 공격 그리고 방어 기술을 연마하는 시간과 스파링을 해보는 시간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때로는 시범을 먼저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는데, 부원들 중 10년이상 펜싱을 해온 사람들도 있었기에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스탭 훈련을 게임 형식으로도 자주 진행해서 너무 지루하지만은 않았고, 특히 스파링이 재미있었는데 거기서 동아리 부원들과 많이 친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친해진 친구와 고정 스파링 메이트를 할 만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 같은 신입부원들과는 두루두루 친해지긴 했으나, 특히 자주 스파링을 한 그 한명과는 많이 친해진 상태로 나왔습니다. 스파링에서 그날 훈련한 것들을 복습해보는 시간을 자주 가졌는데, 나중에는 경쟁 관계가 되어 그만큼 재밌는 훈련 세션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경기 심판을 봐주기도 하며, 경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대회에 2번 나가게 되었습니다. 낮은 연차의 다른 학교 사람들과 진행하는 대회였는데, 한 번은 은메달을 받았고, 한 번은 8강을 기록했습니다. 둘 모두 사브르 경기였습니다. 개인적인 선호로 펜싱 중 사브르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 정도의 성과가 나올 줄은 몰라서 많이 놀랐습니다. 정말 초보자였음에도 1년이상 펜싱을 한 사람들도 이겨보며 친구들과 함께 경쟁도 하는 재밌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뜻밖의 성과였고, 오랫동안 잊지 못할 지금도 영상을 찾아보는 대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회를 나갔다가 다른 학교로 교환을 온 한국인들도 만나는 일도 있었고, 여러모로 재미, 배움 그리고 친구들까지 모두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었습니다.
또 다른 활동은 korfball이었습니다. 많이 생소했던 운동이어서 도전했고, 막상 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한 학기 동안 쭉 하게 되었습니다. 코칭 시간보다는 경기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농구와 비슷하지만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나눠진 경기인데, 골대가 정말 높다 보니 득점하기 어려운 경기입니다. 처음에는 저보다 키가 훨씬 큰 친구들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제가 훨씬 빠르고 체력이 좋다는 장점을 이용한 경기를 해볼 수가 있었습니다. 다른 학교와의 친선 경기에도 나섰는데, 나간 첫 경기에서 바로 mvp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어렵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로 친해지게 된 친구들 덕에 즐겁게 해 나갈 수 있었고,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쌓고 올 수 있었던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면 저는 철저하게 제가 원하는 수업만을 찾아 갔습니다. 그 결과 더 효과적으로 많은 내용을 얻어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사이언스와 응용 거시 경제학의 프로젝트는 다소 난이도가 있었던 만큼 어려움이 많았으나 관심있는 주제로 잡고 진행해가면서 문제들을 차츰차츰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진행보고 싶었던 주제들과 프로젝트를 마음껏 부담 없이 해볼 수 있어서 좋았고, 과정은 물론 많은 배움을 가져온 성과까지 가져온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팀플을 하기도 한 친구들 그리고 수업을 가르친 국제경제학, 행동경제학을 포함한 교수님들의 열정 덕에 정말 많은 것들을 얻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배워보고 싶었고, 연구해보고 싶었던 내용을 마음껏 해보는 시간을 이번 교환 생활을 통해서 해볼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유용할 내용을 정말 많이 배워왔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총 12개국 여행과 영국의 일주였습니다. 영국 여행은 주말을 이용하여 틈틈이 진행했고, 가보고 싶었던 나머지 국가들은 교환기간이 끝나고 한 번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과정에서 5개 축구 경기 관람(토트넘, 뮌헨, 파리, 울버햄튼, 마인츠), 해리포터 스튜디오 방문, 런던 뮤지컬 관람, 산타 마을 방문, 알프스 스키 타보기 등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마구마구 해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 다니는 시간이 길었음에도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가보고 싶은 장소 및 현지식 맛집들을 취향에 맞게 편안히 다녀올 수 있어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만 찍은 사진 만장이 넘어갈 만큼 정말 재밌고,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가져온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또 해볼까 싶은 활동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우선적으로 다치거나 아프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혼자 있는데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몸살도 두 차례 났었고, 활동을 하는 도중에 오른손 힘줄이 하나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치거나 아프다고 해도 별다른 조치도 할 수 없고, 약 및 치료비가 정말 비싸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최소한 상비약 특히 감기약은 최대한 많이 챙겨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번 아팠을 때 약을 생각보다 많이 소비하기도 하고, 힘들 수 있는 생활이 아파서 훨씬 더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활동과 여행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무리하다가 몸살이 났었고, 누구에게나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비책은 가져가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른손의 경우에는 글을 쓰는 지금도 힘줄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서 되돌리기 힘들다고 하던데, 혹여 다치지 않게 정말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다쳤을 당시에는 오른손으로 하는 많은 활동이 제한되었던 만큼 심각했기에 앞으로 가게 될 사람들도 특히 건강 문제에는 정말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안전문제는 아무래도 치안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워릭대학교 주변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학교 자체는 안전하지만 주변 동네는 밤에는 꼭 안전하지는 않은 만큼 놀러갈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유럽은 소매치기가 문제라고 하는데, 저는 다행히도 피해를 보지 않았으나 핸드폰 등의 귀중품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종종 들려오는 만큼 조심하셔야 합니다. 핸드폰의 경우 특히 아이폰을 소지하고 계신 분들이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물건을 그냥 놓고 다니거나, 쉽게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주의는 유럽에서는 필수적일 것 같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워릭대학교만의 특징일수도 있지만, 기숙사 키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번은 단순 고장으로 한 번은 실수로 방 안에 키를 놓고 나와서 열쇠를 교체해야 했습니다. 잘못하다가 아닌 밤중에 다소 우스울 수 있는 옷차림으로 캠퍼스를 건너가서 키를 교체해야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주방이나 화장실을 갈 때도 열쇠를 가지고 나가야 해서 교체를 하는 경우가 정말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저는 대회를 마치고 돌아와서, 짐만 놓고 화장실을 갔다가 키까지 교체하러 밤중 산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매우 지쳐 있었던 상태에서 결코 원하지 않던 이벤트였으니 향후 워릭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간다면 정말 조심해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타 사항으로는 영국은 화재 경보기가 정말 빈번하게 울립니다. 실제 상황인 경우는 거의 없으나 대부분 부엌에서 조리를 하다가 토스트를 태우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아보면 재밌는 에피소드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괴롭기만 한 깜짝 이벤트입니다. 또, 영국은 특이하게도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별도의 수도꼭지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미지근한 물을 맞추려고 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숙련도가 필요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국에는 없거나, 익숙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정말 많습니다. 여러모로 즐겁기도 하지만 불편할 수도 있는 교환 생활 영역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항상 기대해왔다고는 하지만, 늘 환상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미처 언급하지 못한 우여곡절들도 많았고,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적응 문제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고, 새로움이 좋기도 하지만, 늘 새로운 환경에 있다면 거기서 찾아오는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에 다소 어렵기도 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교환에서는 좋은 기억과 추억 그리고 인간관계를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되었고, 이전과는 달리 호기심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임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내일의 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동아리에서 스파링을 하거나 뒤풀이 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 한 순간들, 조금 어려워도 함께 토론하며 팀플 해낸 순간들,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많이 늦어질 때까지 부엌에서 떠들고 나온 일들, 여행을 스스로 계획하며 원하는 대로 다녀본 경험에서 온 추억과 배움은 그 어떠한 학업적 배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학업적 배움과 궁금증을 채워간 것도 물론 즐거웠지만, 그 이상으로 똑같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며 스스로도 다시금 순수한 관심과 호기심을 가져온 경험은 정말 낯설면서 설레는 경험이었습니다. 학업적 배움 이상의 배움을 가지고 갈 수 있었습니다. 교환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들에게 늘 감사하며, 잊지 못할 그리고 한 번 더 한다면 반드시 갈 경험을 하게 해준 워릭대학교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가장 필요할 때 찾아온 교환경험이 정말 소중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