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제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외국에 단순히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거주자의 입장에서 그 나라의 문화를 직접 느끼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교환 프로그램이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외국 대학에서의 대학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져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영어권 국가에서 교환 학기를 보내고 싶었고, 교환 학기 중간중간 유럽 여행을 다니고 싶어 영국 파견을 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있는 지내는 만큼 영국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수도에 살고 싶어 런던을 선택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런던의 여러 대학 중에서는, OIA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귀국보고서 등을 참고하여 캠퍼스의 위치와 수강할 수 있는 강의 등을 비교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City 대학교가 저에게 가장 알맞은 대학이라 판단하여 이 곳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런던은 영국의 수도로, 동네마다 아주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학기 내내 런던 내에서만 여행하더라도 구경할 곳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고,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즐기고,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문화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또, 런던 내에 6개의 공항이 존재하는 만큼 매우 다양한 항공편이 제공되어 다른 지역으로의 연결성도 좋습니다.
또한, 런던은 세계각지에서 모이는 도시인만큼 인종 구성이 매우 다양합니다. 실제로 제가 파견간 대학 역시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고, 그만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편 City 대학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국 대학교가 서울대학교 밖에 없었다는 점이 매우 특징적이기도 하였습니다.
위치상으로 City 대학교는 Angel역 혹은 Farringdon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Soho나 Covent Garden등의 중심가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구경할 거리가 꽤 있는 조용하고 귀여운 동네입니다. 공강시간에 근처에 있는 Exmouth market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소품샵을 구경하는 것이 소소한 힐링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6개월 이내의 기간에 대해서는 무비자로 지내는 것이 가능했기에, 저는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출국하였습니다. 한국 여권의 경우 e-gate를 사용할 수 있어 영국에 입국하는 과정이 매우 간편했고, 다른 EU 국가들을 여행할 때 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교환학생이라는 신분을 밝히면 입국하는데 있어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1) 기숙사
City 대학교 교환프로그램 참가 신청이 완료되면, 학교 측에서 이메일로 Incoming Exchange Student Information Hub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줍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교환 준비에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을 찾을 수 있고, 기숙사 대기 리스트 작성도 이곳에서 이루어집니다. 기숙사 대기 리스트를 작성한 후에는 기숙사 여석이 생기면 대기 리스트에 있는 모든 학생에게 여석안내 메일이 가고, 가장 먼저 답장을 한 학생에게 그 자리가 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기숙사 여석 메일을 바로 확인하여 부모님과 상의하고 메일 발송 후 20분 이내에 방을 배정받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는데, 이미 선착순으로 다른 학생에게 방이 배정되었다는 답신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기숙사 배정을 꼭 받고 싶으시다면 메일을 수시로 확인하시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하시에 메일 답장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사실상 City 대학교를 통해 기숙사를 배정받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파견간 학기에 같이 간 학우들 모두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고 따로 집을 구하여 지냈습니다.
사설 기숙사의 경우 학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예약을 미리 해두어야 하는데, 6개월 이내의 단기 계약은 찾기 쉽지 않지만 1년 계약을 원하는 분이라면 여러 옵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표적으로 IQ나 Chapter라는 사설 기숙사 체인이 있는데, 인기가 높아 사설 기숙사 예약은 최대한 빨리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온라인 중개 플랫폼
한 학기 파견을 가시는 분들은 계약 기간이 4개월 이내이기 때문에 사설 기숙사 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따로 방을 계약해야 하는데 런던은 flatmate를 구해 flat share를 하며 지내는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공용 거실과 주방을 쓰면서 (화장실은 방 내부에 있을 수도, 공용일수도 있음) 방 단위로 임대를 주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이러한 방을 구할 수 있는 사이트를 몇 개 안내해주었지만, 해당 사이트에서 문의를 여러 번 해본 결과 모두 4개월 이내의 계약은 힘들다는 입장이었고 그렇게 마음에 드는 방을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최종적으로 spareroom이라는 어플을 통해 방을 구하였습니다. Spareroom은 flatmate를 구하는 방 광고가 올라와 있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를 확인 후 원하는 방 광고에 본인을 소개하는(나이, 성별, 방을 구하는 목적, 계약 기간 등) 메시지를 남긴 후 집주인과 시간을 조율해 viewing 약속을 잡습니다. 저는 1달전쯤 방 공고를 보며 시세 등을 파악하고, 1-2주전부터 메시지를 보내 viewing 약속을 잡았습니다. 정말로 spareroom을 통해 방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프리미엄 요금제를 결제해 ‘room wanted ad’를 포스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매력적인 방 공고일수록 많은 사람이 연락을 하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광고를 포스팅해놓은 상태라면 집주인 입장에서도 내가 누구인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답장이 올 확률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또, 포스팅 된 지 오래된 방 공고가 아닌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방 공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메시지를 보내야 답장을 받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영국의 한인 커뮤니티 ‘영국사랑(www.04uk.com)’을 통해 방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엔 방을 임대해주시는 분도 한국인이시고, 같은 플랫에 살게 될 분들도 한국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형태를 선호하신다면 해당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 에어비앤비 장기 숙박을 통해 숙소를 해결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한 학기가 3-4개월정도로 비교적 짧기 때문에 장기 숙박이 가능한 숙소를 구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런던의 경우 워낙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찾더라도 flat share과 사실상 동일하게 방 단위로 계약을 하는 형태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viewing 약속을 잡을 수 없고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과 후기만을 바탕으로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방을 구하는 경우의 장점은 선택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가 넓다는 것인데, 대체로 템즈강을 기준으로 강의 북쪽이 치안이 좋은 편입니다. Viewing 약속을 잡은 후에는 방을 보러 가서 꼭 확인하고 올 것(생활 규칙, 냉난방 방법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작성하고 가시길 바라며, 마음에 드는 방을 찾았다면 낮과 밤의 동네 분위기가 어떤 지 확인 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실 바랍니다. 또, 본인의 성향에 따라 집주인과 함께 사는 집을 선택할 지(보통 집 관리가 더 잘 되어있고 청결한 편), 모두가 세입자인 집을 선택(조금 더 수평적인 분위기, 플랫메이트들과 좋은 친구가 될 수도?)할 지 충분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3) 방 계약 관련 유용한 정보
영국에서 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용어들을 몇 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p/w
per week 주당 금액 (영국은 월세가 아닌 주세 개념으로 표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m
per month 월세
studio
한국에서의 원룸, 주방과 화장실이 모두 방 안에 있음
viewing
직접 방을 보러 가는 것
ensuite room
방 안에 단독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 있는 형태
뷰잉을 가셨을 때는 한국에서 집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화장실, 수압, 창문, 채광 등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또, flat mate가 있기 때문에 청소나 생활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규칙들이나 플랫메이트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 등도 함께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저는 학교를 통해 기숙사를 제공받지 않아 교환교에 지불한 비용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다만 ‘Performing Arts in London’이라는 교환학생용 교양 강의를 수강하였는데, 해당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60GBP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해당 강의가 매주 강의 시간에 다룬 장르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러 가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학기 공연 관람료에 해당하는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한 학기동안 발레, 오페라, 뮤지컬 등 5-6번의 공연 관람이 있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 유심과 현지 계좌 개설과 관련해서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선 유심의 경우, 저는 학기 시작 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유럽 여행을 하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은 영국 전용 유심이 아닌 유럽용 e-sim을 사용하였습니다. e-sim은 직접 유심을 끼울 필요 없이 어플 상에서 결제 후 큐알코드를 등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유심입니다. 한국 유심을 제거할 필요가 없기에 한국 유심과 e-sim 사이 전환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한국 번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후 영국에 입국하여서는, giff-gaff의 선불 유심을 활용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영국 현지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영국 번호가 있는 편이 편리하기 때문에 교환 학기 동안은 영국 유심 구입을 추천드립니다. Giff-gaff는 학생 할인 요금이 있어 40GB를 15파운드 정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고,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로밍 10GB가 주어져 짧은 여행 시 유심을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 편리했습니다. 여행 기간이 줄어지며 해당 로밍 제공양을 다 사용하게 되면, 필요한 기간(3일/5일/7일 등)만큼 유럽 e-sim을 구매하여 활용했습니다.
현지 계좌 개설과 같은 경우, 한 학기만 생활할 예정이었기에 따로 계좌를 개설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트래블로그와 트래블월릿 두 가지 카드를 발급받아 현지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외화를 환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두 카드 모두 환전 우대율이 좋아 추천 드리는 카드이고, 분실 위험이 있기에 카드는 꼭 두 개 이상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실제로 소매치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핸드폰 케이스 카드지갑에 들어있던 트래블월릿을 같이 분실하여 트래블월릿을 재발급 받는 동안 트래블로그를 사용했습니다.
현금이 필요한 일은 거의 없었고, 해당 카드를 활용하면 수수료 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어 현금은 최소한만 가져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월세 등을 파운드로 송금할 일이 있을 때는, ‘모인’이라는 어플을 활용하였습니다. 모인에 학생 인증을 하면 국제 송금 수수료가 붙지 않아 비교적 저렴하게 국제 송금을 할 수 있어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이메일로 수강신청 form이 안내되면, 그곳에 1-4지망 강의를 적어 제출하면 됩니다. 수강 신청 결과를 받은 후에는, 취소 여석이 나오는 경우에 한하여 수강 변경 신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취소 여석 여부는 강의 목록이 올라와 있는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대 과목 3개(모두 전공 강의)와 인문대 과목 1개(교양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Global Financial Market
학부 2학년 정도 수준의 강의인데, 우리 학교의 국제금융론 혹은 미시금융론과 비슷한 강의라고 생각됩니다. 2번의 시험으로 평가되고, 모두 시험 형식으로 이루어져 개인적으로 가장 수강하기 편한 강의였습니다. 첫 번째 시험의 경우 온라인 객관식 시험으로 이루어졌고, 두 번째 시험의 경우 take home exam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교수님께서 영국식 억양이 강해 초반에는 발음을 알아듣기 쉽지 않았습니다.
2) International Finance
국제금융론에 해당하는 강의로 강의식으로 진행되며, 두 번의 에세이로 성적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에세이의 경우 조별과제 형식으로 진행되며, 두 번째는 개인 에세이입니다. 조별과제는 5명이 조를 이루어 진행되었습니다. 조별과제를 통해 현지 대학생들과 친해질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재밌게 들은 강의입니다.
3) Economics and Society
연금, 소득 불평등, 교육 등의 주제를 경제 이론과 연관 지어 탐구하는 강의였습니다. 매주 다른 주제에 대해 강의가 이루어졌고, 2분의 교수님께서 전반부/후반부를 나누어 담당하셨습니다. 평가의 경우 5분가량의 프레젠테이션과 기말 레포트로 이루어졌습니다. 교수님 강의력이 좋으셨고, 영국의 다양한 사회제도를 배울 수 있어 흥미로운 강의였습니다.
4) Performing Arts in London
교환학생 대상 교양 강의로, 런던의 공연예술에 대해 폭넓게 다루는 강의입니다. 강의 및 토론식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하며, 시내를 돌아다니며 교수님의 설명을 듣는 walking tour 형식으로 강의가 진행되는 주도 있습니다. 또, 매주 하나의 공연에 대한 티켓이 배부되어 함께 공연을 관람하러 갑니다. 관람하는 공연의 장르는 오페라, 발레, 뮤지컬, 코미디 연극 등 다양하였습니다. 다만, 교양 강의이지만 로드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팀플 발표, 에세이, 시험 총 3가지로 성적이 평가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City 대학교는 서울대학교의 etl 역할을 하는 Moodle에 매주 강의 녹화 영상이 올라와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강의에 제공되는 것 같진 않지만, 제가 수강한 경제 전공 강의의 경우에는 모두 녹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Moodle 사용법을 잘 익혀두시고 다양하게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는 본인이 노력하는 만큼 느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 스피킹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는데, 교환학생 친구들과 어울리며 대화하는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 대부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기 때문에 서투른 영어 실력이더라도 잘 이해해주었고, 덕분에 부담 없이 영어로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수강신청 과정에서 소통 오류가 있어서 4과목을 신청하고자 하였는데, 3과목에만 배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공 과목의 취소 여석이 잘 나오지 않아 추가로 신청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사정과 수강하길 원하는 과목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님께 메일로 문의드렸더니, 당장은 도와줄 방법이 없고 취소 여석을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며칠 후,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님으로부터 제가 원한 과목의 취소 여석이 생겼는데, 이를 홈페이지 상에 표시하기 전에 제가 이 자리를 원한다면 우선적으로 배정해주겠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원하던 전공 강의를 성공적으로 수강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특수한 하나의 케이스일 뿐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교환 생활을 하시면서 예상치 못한 난관들에 부딪히실텐데 그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절차가 한국과 많이 다르기도 하고 정보를 찾기 어려워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포기해버리는 것이 쉬운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담당자에게 본인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도움을 먼저 요청한다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시거나 적어도 조금이라도 저의 상황을 신경써 주실 수 있습니다. 타지 생활을 할 때 내가 먼저 나의 상황을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기보단 적극적으로 먼저 소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 같은 경우는 최소한의 옷만 가져가고, 대부분의 물건을 현지에서 구입해 사용했습니다. 현지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부분의 물품을 구할 수 있기에 너무 많은 짐을 가져오는 것은 그닥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그때 사용할만한 가방이나 기내용 캐리어(저가항공 규격에 맞는!)를 가져오신다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압축팩 사용을 매우매우 추천드립니다. 옷의 부피가 확 줄어들어서 중간중간 여행 다닐때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공기를 빼야하는 방식의 압축팩이 아니라 포켓형 압축팩 추천드립니다.
만일 귀국 시 짐이 너무 많아 미리 택배로 짐을 보내고 싶다면 국제 택배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한인 업체가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고 픽업 서비스(유료)도 있어 유용합니다. 필요한 경우 ‘런던 우체국’ 검색하셔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1) 식비
외식 물가는 대략 한 끼에 20파운드대(3-4만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트 물가의 경우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저는 일반 마트보다 한인 마트를 애용해서 식비를 그닥 아끼지는 못했습니다. 물의 경우 생수를 사 먹거나 브리타 정수기를 구입하여 수돗물을 정수해 마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브리타 정수기는 ‘영국사랑’이라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중고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도 있으니 저렴하게 사용하고 싶으신 분은 여기서 구매하거나, 귀국 전에 이곳에서 중고로 팔고 가는 방법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기장판, 밥솥 등도 이 사이트에서 중고로 거래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귀국 전 미리 확인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교통비
교통비는 지하철 한 번 이용에 2파운드대(3-4천원)이라 매우 비싼 편이었습니다. 다만, price cap 제도가 있어 일일 최대 교통비가 8.5파운드로 정해져 있습니다. 즉, 하루에 대중교통을 4번 이상 이용해 하루 교통비가 8.5 파운드를 초과하게 되면 더 이상 교통비가 추가되지 않고, 최종적으로 8.5파운드만 교통비로 청구됩니다.
영국 내 기차 여행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꼭 rail card를 만드셔서 oyster card와 연동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대중교통과 기차표 양쪽에서 30% 정도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교통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습니다. Rail card의 경우 학기 초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잘 확인해 보시고 할인가에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문화여가비
또한 미술관, 박물관 등이 대부분 무료입장이기 때문에 관광하는 것에 비용은 따로 들지 않았습니다. 뮤지컬 공연의 경우 todaytix라는 어플이나 해당 뮤지컬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당일 티켓을 구입하면 평균 30파운드 정도에 매우 좋은 자리에서 공연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데이시트 예매는 대부분 당일 10시 정도에 티켓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판매처마다 조금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시간과 방법 확인해야 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현지 마트
현지 마트의 경우 과일류 등의 신선식품은 waitrose, m&s에서 사는걸 추천드리고, 그 외 장은 sainsbury, tesco 에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Tesco club card를 사이트에서 만들어두면 meal deal 등 할인 혜택을 다양하게 누릴 수 있습니다. Tesco 어플의 경우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영국 번호로 바꾸어야 다운받을 수 있는데, 홈페이지에서 club card를 캡처한 후 매장 직원에게 번호를 직접 입력하고 싶다고 하면 어플 없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2) 한인 마트
한인 마트 체인으로는 Oseyo와 Seoul plaza가 있습니다. Oseyo가 매장이 더 많은 편이기도 하고, 학교 근처 Angel역에도 매장이 있어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3) 생활용품
가전제품 및 침구류나 생활용품 대부분은 Argos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IKEA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반면, Argos는 지점이 여러 군데라 편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접 제품을 보고 사는 방식이 아니라, 홈페이지에서 미리 주문을 해둔 후 픽업을 하러 가는 방식이라는 점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당일 택배도 가능하니 기숙사 처음 입주 후 필요한 물건은 한꺼번에 Argos에서 주문 후 배송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화장품/약품
Boots는 우리나라의 올리브영과 같은 곳입니다. 대부분 약국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니라면 여기에서 약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5) 병원
런던의 경우 개인 병원이 아니라 응급실을 이용하면 병원비가 청구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응급실에 사람이 많아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진료보다는 정말 최소한의 처지만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기 시작 일주일 전 OT 주간이 있고, 이때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welcome 행사 등이 열렸습니다. 이 주간 이후에는 교환학생 대상 행사가 따로 열리지 않으니, 꼭 참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동아리 fair에 가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여러 할인 package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레일카드 할인쿠폰을 받았습니다.
영국 대학의 경우, 학기 중간에 reading week라는 휴강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을 활용하여 1주일가량 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주말이나 공강을 활용해 영국 내 다른 지역이나 근처 국가를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영국 내 기차 여행은 trainline이라는 어플을 이용해 예약하였는데, 어플 상에서 레일카드 할인가를 확인하고 바로 예매를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2학기에 교환을 가신다면 꼭 여행가고 싶은 도시나 국가는 미리 계획을 세워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급격하게 짧아지고, 흐린 날씨가 기본값이 되기 때문에 여행하기에 좋지 않은 조건이 됩니다. 영국의 경우 12월 정도부터는 해가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사이에 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겨울에 날씨가 매우 흐린 편입니다. 그렇기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행지나 개인적으로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등은 미리미리 여행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치안이 크게 안 좋다고 느낀 적은 없었으나 소매치기는 정말 주의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킹스크로스 지하철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는 도중 제 핸드백에 들어있던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하였습니다. 소매치기를 당한 후 핸드폰을 새로 구입하여야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저는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를 정지시켜놓고 온 상태여서 은행 어플을 다시 깔아 본인 인증을 진행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생겼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하철, 길거리, 카페나 음식점 내부) 소지품 관리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또, 늦은 시간에 공원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을 추천 드리며 되도록 밤거리를 혼자 다니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런던을 비롯한 유럽 지역 대부분은 정말 다양한 학생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여행과 관련하여 교통권 및 입장권 예매를 할 때 국제 학생증이나 다른 학생 인증을 통해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면 여행 경비를 꽤 아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개강 이후에 ESN 카드를 신청하여 라이언 에어 학생 할인 혜택을 유용하게 활용하였습니다. 해당 카드를 라이언 에어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1달전에 예매하는 항공권에 대하여 10% 할인과 무료 수하물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 등에서도 학생할인을 많이 제공하니 계산 전에 cashier에게 물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rket, & other stories 등의 브랜드에서 15%정도의 학생 할인을 제공하였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모든 순간순간이 낭만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외국에서 살아보는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문화들을 접하는 등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여러모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성장이 아닐 수 있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이 확장된 것을 느낍니다. 또, 한국과는 아예 다른 낯선 환경에 놓이다 보니,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의 새로운 면모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감정들을 느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 소중한 경험들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교환학생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있어 저에게 다방면으로 큰 영향을 미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