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입학을 하였을 때부터 교환학생을 통해 해외에서 생활해보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대학교 2, 3학년 때 해외에 나갈 수가 없었고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 여유를 가지기 힘들었으며 한 학기를 외국에서 지내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와 교환학생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 19가 조금 완화되고 서울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을 동아리에서 만나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경험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새로운 것을 어렵지 않게 도전하는 학생의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교환학생을 통해 조금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저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여 뒤늦게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유럽권 나라들을 여행하고 유럽의 문화(축구, 미술관 등등)를 즐기고 싶었습니다. 다만,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영국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환희망 학교를 지원하기 전에 영국이 아닌 국가에서 교환학생을 하다 온 다른 학우의 경험을 들으며 유럽 내의 교육기관에서는 영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 때 국외파견교환학생 수학후기 중 ‘뮌헨공과대학교’에 다녀오신 분께서 적어주신 수업들이 흥미로워보여서 뮌헨공과대학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학기의 수업을 살펴보니,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도 있었고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여 큰 고민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종합대학이 아닌 공과대학에서의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더불어 독일 내에서도 뮌헨은 치안이 좋은 도시라고 평가를 받고 다른 도시, 국가로의 항공편, 기차, 버스가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뮌헨 공과대학의 존재를 알고 난 뒤에는 큰 고민 없이 지원하였습니다.
- 파견대학/지역 특징
뮌헨은 독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고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굉장히 안전합니다. 그래도 너무 늦은 시간 중앙역 외부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저는 2학기에 파견을 다녀왔고 가기 전에 유럽 날씨가 겨울에 어둑하다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상대적으로 맑은 날씨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10월 ~ 2월 동안 뮌헨에 있었는데 11월 말이 제일 춥고 어두웠던 것 같고, 12월 초에 기록적인 폭설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미세먼지도 없고, 황사도 없어 굉장히 상쾌한 공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크게 열립니다. 각 마켓마다 컨셉도 있어서 이곳저곳을 가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덕분에 살면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뮌헨은 ‘FC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이 있는 곳입니다. Garching 캠퍼스를 가는 길에 경기장이 있으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축구 티켓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경기를 보실 거라면 멤버십을 구매하는 것도 좋습니다. 멤버십 비용도 크지 않고, 멤버십을 가입하면 이름이 각인된 목도리와 굿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카드, 경기 우선 응모기회 등을 줍니다. 물론 현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K리그와 다른, 국가대표 경기와 다른 열광적인 팬들과 세계적인 선수(+김민재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끔 홈페이지에 오픈 트레이닝 날짜가 나오기도 합니다. 거의 1달에 한 번 정도 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모두 일정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지만, 가면 케인, 노이어, 김민재 선수들이 사인을 잘 해준다고 합니다.
한편, 뮌헨공과대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큰 연방주인 바이에른 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공과대학교이며, 독일을 대표하는 상위 9개 국립 공과대학교의 연합인 TU9, 유럽 소재 53개 공과대학교의 연합인 T.I.M.E. 등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공과대학’이라는 점에서 종합대학인 서울대학교와는 다릅니다. (이야기 나누어 본 대다수의 학생들이 전형적인 공대생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름 유럽 내에서도 좋은 학교라고 평가 받기에 만나는 학생들이 다들 건설적이고, 진취적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을 보면서도 많이 자극을 받은 것 같습니다. 캠퍼스는 메인 캠퍼스, Garching 캠퍼스, Freising 캠퍼스 등이 있습니다. 메인 캠퍼스는 뮌헨 시내에 위치하고, Garching은 U반(지하철)을 타고 30~40분 정도 걸립니다. 생명과학 관련 과들이 존재하는 Freising campus는 공항 근처에 위치하며 시내에서 S반(기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는 모든 분들에게 가장 머리 아픈 것은 ‘비자’ 일 것 같습니다. 저도 비자를 준비하느라 힘들었습니다. 가서 받는 건 더 어려우니, 꼭 노력해서 한국에서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전체적인 발급을 위한 과정은 테어민 잡기 -> 서류 준비 -> 인터뷰 -> 비자 발급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4월 말경에 7월 25일 테어민을 잡고, 그 사이 서류를 준비한 뒤 7월 25일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9월 5일에 비자를 수령하였습니다.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니깐 여유롭게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비자 발급 준비]
테아민 잡기
비자 신청을 위해서 가장 어려운 것은 ‘테아민’ 일 것입니다. 테아민은 비자 인터뷰를 받기 위한 예약을 의미합니다. 3달 전에 미리 테아민이 풀리기 때문에 7월 말에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 4월 중순 ~ 말 정도에 신청을 해야합니다. 오전에 풀리고 선착순으로 마감됩니다.
만약 테아민을 미리 잡지 못하셨다면 취소표를 잡아야 합니다. 단 취소표는 언제 나오는지가 알려져 있지 않아 하루 종일 노트북을 보고 있어야 하고 수강신청보다는 100배 힘들기에 꼭 미리미리 테아민을 잡기를 바랍니다.
서류 목록
비자 신청서, 여권, 여권 사진, 독일 대학 입학 허가서, 영문 재학증명서, 영어 공인 인증점수 확인서, 강의 언어 확인서, Motivation letter, 테아민 메일 프린트 등
재정 증명 및 보험 서류
슈페어콘토는 비자를 받을 때 해야하는 재정 증명입니다. 목돈이 한 번에 빠져서 조금 슬프긴 하지만, 과정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또한, 엑스파트리오를 이용하면 재정 증명과 보험을 함께 처리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사보험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TUM은 공보험만을 인정하였습니다) 먼저 목돈을 넣어두어 재정증명을 하고 한달마다 용돈을 받는 형식입니다. 저는 독일에 10월~2월 체류예정이라서 5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넣어두었습니다. 꽤나 큰 금액이기 때문에 환율이 낮을 때 하시면 좋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뒤 엑스파트리오 앱에서 쿠폰을 받고 택배사에서 신원확인만 하면 바로 활성화됩니다. 저는 금요일에 활성화하고 월요일에 돈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공보험도 엑스파트리오에서 했다면 해당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활성화됩니다.
- 숙소 지원 방법
뮌헨 공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처리가 빠르지는 않고 일의 진행 상황을 공유해주지는 않는 편이기에 기숙사 배정을 받기 전까지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기숙사는 뮌헨 공대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뮌헨 전체 기숙사 관리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뮌헨 공대 apply 과정에서 기숙사 지원이 되기 때문에 지원 시 따로 해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만, 기숙사를 뮌헨대, 뮌헨공대 학생들이 함께 쓰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숙사 배정 타임라인]
~5월 15일
뮌헨 공대 apply마감일.
Apply 시 기숙사 희망 여부, 지불 가능 금액, 기타 희망 사항을 적을 수 있습니다.
7월 6일
기숙사 제공이 결정되었음을 알려주는 안내문
메일에 답장하지 않으면 기숙사를 제공에 동의하게 됩니다.
8월 21일
기숙사 비용 지불 안내 서류
이름이 적힌 서류에 사인하고 비용을 지불한 뒤 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기숙사가 어디 배정되어 있는지는 모릅니다 → 비용 지불 마감 기한이 메일 수령 이후 1주일이라서 메일 확인을 잘 해야 합니다.
8월 29일
기숙사 배정 완료(IP 주소, 키 수령 방법, 계약 서류 등)
IP 주소에 방 유형이 적혀 있습니다. 제 기숙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1인실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1인실에 화장실, 주방이 포함될 수도 있고 공용 화장실과 공용 주방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하는 동안 화장실, 주방이 포함된 1인실 기숙사에서 생활하였습니다. 특히, bungalow라고 복층이며 테라스가 있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조금 좁기는 했지만, 혼자 사용하기 때문에 너무 편하였습니다. (현지 학생들도 굉장히 부러워하였습니다.) 처음 apply를 할 당시 private bathroom, kitchen을 선호한다고 적었는데 이게 큰 영향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숙사 위치는 Garching 캠퍼스랑은 조금 거리가 떨어진 Olympia park에 위치합니다. 나름 큰 공원이고, 관광지이기 때문에 기숙사 주변에 구경을 하러 많이 오기도 하였습니다. 관광지이다 보니 굉장히 안전한 느낌이고 학생들 기숙사라서 깨끗했습니다. 늦게 다니거나 새벽에 다녀도 크게 위험함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옆에 Olympia park가 있어서 산책하거나 러닝하면 정말 행복했습니다. 더불어 Olympia park에 스포츠 센터가 있어서 수영장, 헬스장 등이 도보 10분 내에 위치합니다. 저는 자유수영과 퀴디치를 등록해서 운동시설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화장실, 주방이 포함된 1인실 기숙사의 경우 냉장고, 가스레인지(하이라이터), 화장실, 침대, 책상 1개, 의자 1개만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service package라는 이름으로 침낭, 텀블러, 욕실 커튼, 변기 청소 도구를 주지만 사람 답게 살기 위해서는 물품을 꽤나 많이 구매해야 했습니다. 기숙사 입주일에 맞추어 들어오면 전에 살던 사람들이 버린 물건을 주울 수도 있고, 기숙사 학생회 차원에서 중고 물품 나눔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WhatsApp을 통해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독일은 학비가 무료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학교 측에 내는 금액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였으나 등록하고 개강을 하기 이전까지 student fee를 내라고 하였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캠퍼스에 따라 금액이 다른 걸로 알고 있고, 저는 Garching 캠퍼스로 85유로 정도 지불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 기숙사 비용은 두 번에 나누어서 지불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보증금과 10월 ~ 12월 임대료인 1738유로를 지불하였고 11월 말에 1월부터 3월까지 임대료인 1148유로를 지불하였습니다. 기숙사 치고는 금액이 꽤 되지만, 1인실에 주방과 화장실도 개인이 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한편, 기본적으로 뮌헨 공대 학생들은 기숙사를 10월부터 3월까지 계약하게 됩니다. 저는 3월 전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어 기숙사가 비는 상황이었는데 계약 마지막 달에 한해서 다른 학생에게 sublet을 주는 것을 허가합니다. 저는 2024년도 1학기에 뮌헨공과대학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분께 sublet을 하였고, 기숙사 측에 방 고정을 부탁드려 짐을 따로 빼는 것 없이 중고 물품까지 전달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안멜둥]
독일에 도착하면 여러 행정업무를 해내야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안멜둥입니다. 안멜둥은 입독 후 2주 안에 해야 하는 거주지 등록(무료)입니다. 사실상 직접 하는 건 10분이면 끝나는데, 비자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테어민을 잡는 것이 핵심입니다. 랜덤으로 그 다음 주 예약이 우르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예약을 잡고 가면 순서를 기다렸다가 ‘여권, landlord 서류(기숙사 입주 서류에 포함됨)’를 가지고 가면 됩니다. 이때, 인터뷰 시 태어난 도시를 물어봅니다. 한국 여권에는 출생도시가 없어서 물어본다고 합니다. 아마 담당자가 물어보는 건 출생도시 뿐이니 뭔가 물어본다면 도시 답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비자에는 출생도시가 적혀져 있어, 비자를 보여주어도 됩니다. 이후 tax number를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집주소와 mailbox의 이름이 다른 경우가 있기도 하므로 mailbox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미리 알고가면 좋습니다. (제가 머문 기숙사는 동일했습니다) 받은 tax number는 슈페어콘토를 위한 계좌, 은행 계좌 등에 적어야 합니다.
[압멜둥]
압멜둥은 거주지 등록 취소입니다. 귀국하기 전 1주일에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메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메일로 하실 경우 뮌헨 기준 buergerbuero-backoffice.kvr@muenchen.de 측으로 여권 사본과 서류를 보내면 됩니다. 답장이 항상 1~2일 뒤에 왔기 때문에 마음 편히 하고 싶다면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IV. 학업
- 수강신청 방법
수업 중 대부분은 학기 내내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인원 제한도 없고, 출석체크도 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도 처음에 많은 수업을 신청합니다. 단, 한국과 다르게 수강신청한 과목의 학점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험신청’을 한 과목에 학점이 나옵니다. 따라서 학점을 받고 싶다면 학기 중순부터 시작되는 시험 신청을 꼭 해야 합니다.
세미나, 외국어 강좌의 경우 수강 신청 기한이 있거나 인원이 제한 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파견 간 수학과의 세미나는 교환학생에게 개방이 되지 않았고, 독일어 언어 강좌의 경우 수강신청 기한을 놓쳐 듣지 못하였습니다. 교환 가는 학과에 따라서 세미나가 열리는 경우도 있으니 잘 참고하여 신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세미나는 대부분 출석체크가 있으며 시험이 없습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교환학생 지원 당시 독일어 점수가 없으면 석사 수업만 수강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많아 대부분의 석사 수업은 영어로 진행됩니다. 저는 수학과 과목 2개와 경영대학 과목 1개를 수강하였습니다. 특히 저는 졸업 후 ‘정수최적화’ 분야를 공부하고자 하였기에 최적화 관련 수업을 찾아서 수강하였습니다.
- Integer Optimization (정수 최적화)
수학과에서 진행하는 정수 최적화로 정수론의 연장선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Lattice와 관련 이론에 대해서 자세히 배우고 정수 최적화로 넘어갔습니다. 저는 해당 과목에 원래 관심이 많아서 굉장히 재미있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도 강의력이 좋으셔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Exercise 시간에는 Julia를 이용한 코딩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시험에 Julia를 코딩하는 문제가 하나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 Approximation algorithm (근사 알고리즘)
NP 문제에 대하여 Polynomial time으로 해의 근사값을 구하는 알고리즘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사실 내용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수강하기는 하였지만, 저에게 다소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특히 Exercise로 내시는 문제가 정말 어려워 따라가기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수강하고 싶었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Design manufacturing systems (산업공정설계)
생산 시스템을 design할 때 사용되는 전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Job shop, Flexible assembly lines 등을 배우고 각 layout type의 장점, 단점 및 활용을 살펴봅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 중에서 유일하게 과제가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과제는 단순한 modeling 문제, python 코딩 문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수업을 잘 따라간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물리학과의 image processing in physics, informatics 학부의 (뮌헨 공대 최고 강의라고 불리는) Introduction to deep learning을 일부 수강하기도 하였습니다.
수강신청에 제한이 없다보니 듣고 싶은 강좌를 많이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으며 교환 학생을 온 만큼 그동안 들어보고 싶었던 주제를 찾아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 학습 방법
제가 수강한 과목은 모두 지필 시험이었습니다. 소수가 듣는 강의의 경우 oral test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세미나의 경우 발표, 과제 등을 통해 평가를 합니다. 지필 시험의 대비는 한국에서 공부할 때와 비슷하게 진행하면 됩니다. 시험 3주 전정도에 기출문제를 올려 주셔서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수학과 과목은 치트 시트를 한 장씩 가져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만, 중간고사도 없이 기말고사 한 번만 있었기 때문에 범위가 많이 방대하여 양이 많기도 하였고, 수학과 과목의 경우 시험 한 번으로 학점이 나오기 때문에 시험의 부담감이 조금 높게 다가오기는 했습니다.
- 외국어 습득 요령
독일어는 초급독일어 1을 바로 전학기에 수강하고 갔는데, 해당 내용을 가지고 마트, 음식점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주문하는 법, 인사, 숫자 정도만 알고 가더라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독일어는 영어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잘 듣거나 잘 보고 있으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석사 학생들은 독일 외 학생들도 많이 있었고, 대부분의 외국 학생들은 독일어를 할 줄 모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모이면 영어로 이야기를 하여 영어도 굉장히 많이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영어가 모두에게 제2외국어라 더욱 편하게 이야기하며 많이 이야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독일에 온 만큼 가능하시다면 독일어 강좌를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독일어 수업을 듣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 기타 유용한 정보
뮌헨 공과대학교는 느낌이 서울대와 비슷합니다. 건물 모든 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에게 좋은 공부 장소를 찾아서 공부해보시는 것도 나름 괜찮습니다. 한편, 독일에서의 학식은 멘자라고 불립니다. 학생증에 돈을 충전하여 무게에 따라서 지불하는 형식입니다. 처음 먹은 학식이 너무 맛이 없어 몇 번 먹지는 않았습니다만, 배가 너무 고플 때 먹으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독일의 올리브영이라고 불리는 dm에서 생필품을 굉장히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샴푸, 바디워시, 로션, 청소용품, 세제 등등은 가서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아시안마트도 잘 되어 있어서 한국 식료품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독일에 팔지 않지만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 고무장갑: 한국 빨간 고무장갑처럼 튼튼한 고무장갑은 찾지 못했습니다. 요리를 많이 하는 만큼 설거지도 많이 하니 넉넉하게 가져가셔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샤워기 필터: 유럽의 물은 석회수가 기본입니다. 분명히 안내문에는 뮌헨의 물이 안전하다고 했는데, 필터를 쓰지 않으면 머리가 뻑뻑해집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필터를 찾기는 쉽지 않으니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 코인 육수: 요리 생각보다 많이 합니다. 저는 한식을 너무 좋아해서 한식을 많이 요리해 먹었는데, 코인 육수가 있다면 모든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물티슈: 독일에 있는 물티슈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티슈입니다. 그래서 쉽게 찢어지고 굉장히 얇았습니다. 다이소에 있는 두꺼운 물티슈를 넉넉히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는 꽤나 비싸지만, 마트는 저렴합니다. 정말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를 사더라도 8유로가 넘는 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마트는 굉장히 쌉니다. 저는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장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이것저것 비교해보면서 사는 걸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요리해서 지낸다면, 한달에 식비로 40만원을 채 쓰지 않으며 살 수도 있으니 재정 상태에 따라 잘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의류, 신발을 크게 할인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보다 크리스마스 이후의 할인 폭이 더욱 큰 것 같으니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때를 노려 현명한 소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사
저는 독일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 생활을 하는 동안 독일음식점을 자주 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개인 주방이 있었던 만큼 요리를 정말 많이 해먹었고, 다른 친구들이랑 모여도 식당을 가기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었던 것 같습니다.
뮌헨에 한인마트는 없고 2개의 아시안마트가 있습니다. 하나는 중앙역에 위치해 있는 Asia maket city이고 하나는 올림피아 몰에 위치하는 Shang Hai market입니다. 저는 조금 더 가까운 올림피아 몰에 위치하는 아시안 마트에 자주 갔습니다. 여기가 까르보불닭이 조금 더 싸고, 5유로부터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 간장도 파는데, 중국 간장으로 요리하면 또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밀가루를 하나 사두면 수제비, 전 등 많은 한식을 하기 좋습니다. 수제비는 만들기 정말 쉬운 요리이니 꼭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2) 은행
비자를 받기 위해서 슈페어콘토를 하였다면, IBAN이 있는 계좌를 만들어야 합니다. 보통 독일계좌인 VIVID, N26에서 만들기도 하는데, 저는 리투아니아 계좌인 Revolut를 사용하였습니다. Revolut는 비자를 발급받은 경우, 기숙사 주소가 나온 뒤라면 한국에서도 발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발급받았습니다. 이때 계좌를 만들 때 블로그를 보고 천천히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제 마음대로 하다가 residence를 한국으로 해서 제 핸드폰 번호로는 계좌를 만드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비자 사진 인식이 갤럭시 폰으로 하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로그인 해서 인증하면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슈페어콘토 받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Revolut만 사용하였습니다.
3) 교통
독일에는 우리나라의 기후동행카드의 모델인 49유로 티켓이 있습니다. 49유로 티켓을 이용하면 한달동안 독일 전역의 버스, 트램, 기차(고속 열차 제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뮌헨 소재 대학의 학생인 경우 mvg 사이트에서 29유로 티켓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대신 학기가 시작하는 달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에 꼭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계좌이체 형식으로 돈이 지불되므로 체류 마지막 달 10일 이전에 취소를 해야합니다.
4) 통신
독일에서 살기 위해서는 독일 번호가 있어야 합니다. 독일 번호가 아닌 경우에는 계좌가 막힐 수도 있고, 엑스파트리오에서도 독일 번호를 요구합니다. 독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알디톡이고, 저도 역시 알디톡을 이용했습니다.
알디톡은 ALDI SUB 매장에서 starter-package를 사서 개통해야합니다. 보통 계산대 근처에 있고, 많은 블로그들이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개통을 위해서 영상 통화가 필요한데 저는 노트북으로 무려 5시간 넘게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가 핸드폰 앱으로 깔아서 해보니 10분만에 성공하였습니다. 꼭 여러 방법을 사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요금제처럼 자동결제 충전식으로 사용할 수 있고, ALDI SUB에서 데이터를 사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자동결제 해지를 하기가 귀찮아서 ALDI에서 데이터 30유로씩 사서 충전해두었습니다. 보통 EU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요금제를 하게 될텐데, 스위스랑 영국은 EU국가가 아닌 걸 염두해두시길 바랍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뮌헨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여 여행을 가기 굉장히 좋습니다. 또한, 나름 큰 공항이 있는 도시라서 다른 국가로의 여행도 쉬웠습니다. 기차나 버스를 타고 동유럽을 쉽게 갈 수 있고, 프랑스나 스페인도 비행기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지가 정해졌다면 꼭 먼저 교통편을 예매하시길 바랍니다. 기차나 버스는 모두 일정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크게 증가합니다.
독일 내에서는 49유로 티켓을 잘 사용하여 여행다니면 좋습니다. 시간만 많이 투자한다면 어디든 무료로 갈 수 있는 것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독일 근교까지도 49유로 티켓으로 가능한 곳이 있으니 알아보시고 잘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교내 동아리 활동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ZHS라는 뮌헨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배웠습니다. ZHS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회원권을 판매하여 체육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Basic ticket을 10유로에 구매하고 나서 원하는 수업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유 수영과 퀴디치를 등록했습니다. 자유 수영은 15유로로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 수영장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수영장은 굉장히 특이한 구조의 탈의실을 가지고 있어 꼭 큰 가운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수심이 중간 이후에는 갑자기 깊어지므로 수영에 경험이 충분한 분들만 완주를 시도하세요. 저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독일에서도 운동을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사실 배구, 농구 등 조금은 익숙한 수업을 듣고자 하였으나 해당 수업들은 제가 신청하려고 할 때 이미 마감이었습니다. 헬스장 이용을 위한 입문강좌도 굉장히 빠르게 마감되니 운동시설을 많이 사용하시고 싶은 분은 꼭 신청 날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마지막에도 수강 인원이 남아있는 ‘퀴디치’를 등록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유로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퀴디치를 선택한 것이 제 교환학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퀴디치는 해리포터가 하는 그 스포츠가 맞습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퀴디치 자체를 배우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지만, 거기에서 만난 학생들과 노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독일인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연습이 끝나고 동아리처럼 근처 맥주집에 가서 놀거나 크리스마스 마켓을 같이 가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ZHS에서 운동 수업을 등록하면 좋은 추억을 쌓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독일 내에서 여행을 다닐 때에는 소매치기나 강도 등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기준 프랑크푸르트는 조금 무서웠으나 다른 도시는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여권은 꼭 잘 가지고 다니시기를 바랍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소매치기로 무섭다고 생각한 도시는 이탈리아 로마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안전하니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기지만, 항상 있는 곳이 한국은 아님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기타 유용한 정보
[독일의 택배 시스템]
독일은 대면 배송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집에 없으면 그냥 문에다가 배송왔는데 없어서 못 전달하였으니 근처 택배사에 맡겼다는 안내문을 줍니다. 만약 택배사에 잘 전달해준다면 olydorf는 택배사가 가까이 있어서 문제가 없으나, 가끔 마트나 먼 곳에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일 택배와 관련된 크고 작은 신기한 일이 많이 있습니다.
1) 이웃에게 맡기기
이건 제에게 택배를 맡겨졌었는데, 택배기사가 원하면 이웃의 택배를 제 택배와 함께 주기도 합니다. 그럼 고객이 직접 배송 시스템을 나가야합니다. 나름 재미있는 추억이었습니다.
2) 집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체국에 보내기
제가 쇼파를 받을 때 무거울까봐 하루 종일 집에 있었는데 배송을 하지 않고 바로 우체국에 보낸적이 있습니다. 안내문도 전달된게 없어서 그냥 핸드폰 보고 우체국에 맡겨진 걸 알게 되었습니다. 택배가 안 온다면 웹사이트로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결국 쇼파를 우체국에서 힘들게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3) 우편함에 넣기
택배 배송 완료라고 하지만 받은게 하나도 없어서 정말 당황했는데 크기가 작은 경우 우편함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체국(택배사)에 택배가 맡겨졌다면 ‘안내문’(있을경우)와 ‘여권’(필수)를 가지고 가서 집의 도로 주소를 말하면 됩니다. 이때 본인 집의 주소 숫자(?)를 독일어로 알고 가는 건 의사소통에 매우 편리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6개월 동안 타국에서의 생활은 저의 가치관을 많이 바꿔주었습니다. 혼자 사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독립성이 많이 길러지기도 하였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다른 외국 학생들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였으며 해외에서 일하는 한국인 분들을 보며 한편으로의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여유를 가지고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독일의 문화에 감명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더라면 현실에 안주하며 도전을 여전히 무서워하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도전이란 무엇인지, 그냥 해보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6개월이었습니다. 선발이 되고 나서 준비를 하면서 졸업이 또 늦어지기에 너무 늦은 건 아닐까하고 가기 전 그 순간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하나도 후회는 없습니다. 다녀오길 잘 했다라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이자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