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인간 활동의 모든 동기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궁극적으로 행복이 나온다는, 따라서 행복이 삶
의 목적이라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내용입니다. 순간 느끼는 행복한 감정이 제가 인생
을 살아가는 최종 목표라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행복 바로 이전 단계에서 행복으로 직
결되는 삶의 요소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여행’이었습니다. 바쁜 나
날들을 살아가다가 쉬어갈 수 있는 순간이 올 때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큰
행복을 느껴왔습니다. 학업부담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 없이 낯선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인연을 만드는 시간들이 소중했기에, 대학생활의 쉬어가는 순간으로 교환학생이라는 기회
를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한편으로는, 대학 이후의 삶과 커리어에서 중요한 선택들을 해 나갈 때, 해외에서 체류해본 경험
과 선진적인 교육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외여행의 경험
이 너무 행복했기에, 막연히 미래에 해외에 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직접 현지인이 되
어 살아보는 경험은 아예 다른 차원임을 깨달았습니다. 또, 커리어적인 면에서도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큰 사회적 가치를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글로벌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
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없이, 사회에 더 큰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에 한 학기 파견되었습니다. 고등학
생 시절 가족들과 런던에 여행을 간 경험이 너무 좋았어서, 나중에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런
던에 위치한 대학으로 오고싶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런던에서 실제로 체류해본다면 미래를 더
구체화해볼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선택했습니다. 더하여,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기민하게
각종 산업이 발전하는 정치경제중심지이기에, 생활이나 교통 면에서 우수하고, 교육 수준도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퀸메리를 선택했던 이유는, 우선 저의 관심 분야인 법학 분야로 유명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퀸메리는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올해 145위에 올랐는데, 특히 의학과 법학 분야가 유명합니다.
실제로 수강신청을 해 보니 Law School 개설강의 대부분이 교환학생 수강불가 모듈이어서 아쉬웠
지만, 동아리에는 자격제한이 없어서 관련 네트워킹이나 행사에 참여하며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또,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은 퀸메리가 런던에 위치한 대학 중 유일하게 단과대학들이 한
캠퍼스 내에 모여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타 대학의 경우 단과대별 건물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
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이동시간도 꽤 걸리고, 전공진입한 단과대 외의 수업을 수강하는 데 제한
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퀸메리의 경우 선이수 필수 과목 혹은 교환학생 제한 강좌 외에는 전
단과대 수업을 듣는 데 제약이 없고, 캠퍼스 치안이나 학업을 위한 이동 면에서 장점이 매우 크
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의실, 기숙사, 도서관, 편의시설(편의점, 학생회관, gym)이 모두 최대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교통 및 치안
퀸메리는 런던 동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Mile End 역이 있는
데, Central, District, Hammersmith & City Line 총 3개의 지하철 노선이 다녀서 런던 시내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쇼핑, 생필품 구매 등을 목적으로 가장 많이 가게 될 Soho가 있
는 센트럴 런던까지는 기숙사부터 30분 정도를 잡고 갔습니다. 런던은 지역 특성상 서쪽이 부촌
이고, 동쪽이 빈촌인 경향이 있습니다. Mile End 캠퍼스가 위치한 부근이 런던 내에서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은 지역은 아니지만, 학교 캠퍼스에 24시간 경비가 상주하고, 해가 진 이후부터는 교문
에서 학생증 또는 기숙사 키 검사를 하고 출입을 허용해서 캠퍼스 내부는 매우 안전하다고 느꼈
습니다. 다만 혼자 다닐 때에는 되도록 20시 이전까지는 캠퍼스로 돌아오려고 했고, 밤에는 친구
들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기숙사 보안이나 열쇠 관련 문제가 생긴다면 24시간 항시 운영하는 리
셉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기숙사
퀸메리 기숙사는 건물이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고, 열쇠로 잠금해제해야하는 중문이 여러 개여서
치안도 좋다고 느꼈습니다. 기숙사는 4개의 방 구조 중에 1~4순위를 고르는 방식으로 신청했습니
다. 비교적 신축인 두 옵션은 방이 넓고 깨끗하지만 공용욕실을 사용해야하는 불편이 있고, 나머
지 옵션들은 ‘in-suite’로 방 안에 욕실이 있어 편하지만 나머지 공간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래
도 기본적으로 모든 옵션의 방이 손님 1~2명 초대해서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편
이고, 공용 공간의 경우에는 매일 청소 서비스가 제공되어서 편했습니다. 주방에는 커피포트, 전
자레인지, 냉장고 2대, 오븐 등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Varey House에서 플랫메이트 5명과 함
께 생활했는데, 공용욕실 옵션의 방이어서 샤워시간이 겹치거나 욕실 위생 관련해서 여러 차례
불편을 느꼈습니다.
기숙사는 모두 열쇠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디지털 잠금 장치보다 열쇠를
널리 사용해서, 항상 건물 열쇠와 플랫 열쇠, 개인방 열쇠를 소지하고 다녀야 합니다. 간혹 열쇠
를 놓고 건물을 나오는 경우 플랫메이트와의 메신저 대화방에 부탁을 해서 서로 문을 열어줬습니다.
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기숙사 리셉션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데, 담당자분께서 오
셔야 해서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캠퍼스 중앙에 세탁방이 있는데, 세탁과 건조까지 하면 한 회당 5파운드 정도로 비싼 편입니다.
Circuit 앱을 다운로드 받아 충전하여 사용하는 형식인데, 기계가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했
습니다. 세탁기가 많은데도 이용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꽉 차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보통 평일 아
침이나 새벽시간을 위주로 이용했습니다.
택배는 세탁방 바로 옆의 택배보관함에서 교내메일로 온 비밀번호 입력 후 수령이 가능합니다.
학교측에서 배송지를 보고, 학내 메일로 발송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도난분실걱정 없이 한
국에서부터 보낸 택배도 쉽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날씨
영국 날씨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실제로 날씨 때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특
히 미세먼지가 없어서 흐린 날이 아니라면 매우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은 한국
에 비해서 빨리 추워지지만, 12월이 되어도 극단적으로 추워지지는 않고 항상 온건한 날씨를 유
지하는 편입니다. 저는 9월에 산 후리스를 12월까지도 똑같이 입고 다녔습니다. 다만, 맑은 하늘
에 예상치 못하게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되도록 작은 접이식 우산을 소지하고 다녔습니다. 나중
에 적응되면 현지인들과 마찬가지로 비를 맞고 다녀도 괜찮았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저는 한 학기만 수학했기 때문에 비자 없이 체류했습니다. 6개월이 넘어가는 영국 국제 수학에는
Tier 4 Visa가 필요합니다. 저는 혹시 몰라 공항 입국할 때 퀸메리 측에서 받은 수학허가 증명서를
프린트하여 소지했습니다.
보험의 경우, 출국 직전 인터넷으로 10만원 상당 유학생 보험에 가입하였고, 3개월 이상 유학생
보험의 경우 한국 입국 이후에 보험사 통해서 일부 환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럽이 소매치기나
강도 문제가 심각해서, 보험 가입시 의료비 지원뿐 아니라 도난 물품 관련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항목도 있는지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학교측에서 레지던스 신청 관련하여 아이디/비밀번호 등 정보가 포함된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선
정방식은 다른 조건없이 신청한 순서로 선정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최종 수학 승인이 난 이후에
기숙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다리다가 다른 학우분들보다 한 달 늦게 신청을 해서 최
초 발표에서는 떨어졌는데, 이후 추가 발표에서 선정되어 무사히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
다. 수학 신청을 하는 동시에 기숙사 신청을 최대한 빨리 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기숙사 신청에 떨어지고 나서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해서 flat 단기임대 가격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 런던 전역의 주거비가 매우 비쌉니다. 괜찮은 플랫을 구하시려면 월세로 한화 200만
원 정도 이상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되도록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퀸메리 측에는 따로 tuition fee를 지불하지 않았고, 기숙사 관련 비용만 지불했습니다. 저의 경우
카드 외화결제 1회출금 한도가 설정되어 있어서 학생처에 기숙사 비용을 두 번에 걸쳐 지불해도
되는지 문의드린 후, 1달 간격으로 절반씩 지불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유심
저는 Giffgagg 통신사 유심칩을 한국으로 미리 배송시켜서 여행할 동안 챙겨서 다니다가, 영국
입국 후 공기계에 넣어 사용했습니다. 유럽 여행 중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폰을 로밍해서 그대로
썼고, 학교생활 중에도 기존 핸드폰을 정지하지 않고 항상 폰 두 개를 모두 소지했습니다. 보통은
기존 핸드폰은 수신 전용으로 정지시켜 놓는데, 저의 경우 한국 번호로 오는 연락을 받지 못하는
불안감이 크기도 했고, 본인인증 시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편했습니다. 여행할 동안
배터리 걱정을 하지 않고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인 것 같습니다.
Giffgaff 홈페이지에서 유심을 신청하면 무료로 한국 주소로 배송을 해줍시다. 저는 출국에 앞서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주문을 했는데도 출국하기 3일 전에 배송이 왔습니다. 더 시간을 넉넉히
두고 신청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10파운드에 25기가 정도로 저렴한 편이고, 사용 기간 중에
는 EU 국가에서 일정 한도로 무료 이용할 수 있어서 여행 다닐 때 통신관련해서 따로 신경쓸 부
분이 없었습니다. 영국 특성상 지하철이나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가 정말
빈번했는데, 통신사에 따라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으니 가장 저렴한 통신요금의 것을 선택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걸어다니면서 지도를 보거나, 보이스톡을 걸거나, 노래를 듣는
정도로만 데이터를 이용해서 한달에 25기가로 부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혹시 유심 신청을 하지 못하셨더라도, 현지 통신사 가게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
며, E-sim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기 초에 열리는 신입생 플리마켓 및 행사에서도 통신
사에서 홍보차 무료 유심을 나눠주시기도 합니다.
2) 출국 전 병원 진료 및 처방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체류할 당시 약처방을 위해 병원 진료를 알아보았는데, 한인 의사가 운영
하는 의원에서 단순 처방을 위한 진료비가 200파운드라고 안내받았습니다. 해외 병원 진료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능하면 필요한 약을 모두 챙기시고, 만약에 대비하여 진료과별로
검진 및 진료를 받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택배 배송
저는 개강 이전에 8월부터 여행을 다녀서 겨울옷을 가져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미리 부모
님께 택배상자 안에 옷이나 생활용품을 바로 부칠 수 있도록 포장해서 드렸습니다. 우체국을 통
해서 보내면 EMS 해외배송으로 보낼 수 있고, 과정이 번거로워서 어려우시다면 택배 대행 업체
를 통해서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입학 허가를 받은 이후에, 메일로 수강신청 안내 자료와 수강신청 페이지 링크를 보내주십니다.
수강편람 목록 중에서 associate student 신청 가능한 목록으로 필터링 한 후 검색하면 됩니다. 영
국학교는 3년제인데, Level 4는 1학년 수준, Level 5는 2학년 수준, Level 6는 3학년 수준에 해당하
는 난이도로 파악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60 credit을 수강하게 되어있고, 보통 모듈 하나에 15
credit이기에 일반적으로 4과목을 수강하게 됩니다. 모듈 하나 당 한 주에 2시간(수업 1시간, 세미
나 1시간) 정도로 수업시간이 매우 짧은 편이지만, 대신 리딩이나 개인 과제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수업 외적으로도 스스로 노력해야 배워가는 게 많은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 자체는 기
본적으로 선착순인데, 신청 이후 사이트에서 수강신청 여부가 바로 보이는 게 아니라 며칠 후에
메일로 어떤 과목이 승인 되었는지 하나씩 알려주십니다. 이때 비승인 되면 사이트에서 다시 다
른 과목을 선택하고 승인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신기했던 점은 모듈 시간표를 미리 알 수 없
다는 점이었는데, 학기 시작 직전에야 신청한 모듈의 시간을 알려 주십니다. 이때 수강과목끼리
시간이 겹치거나 이동시간 확보가 어렵다면 학기초 add/drop period 내에 학과 office에서 시간표
조정을 부탁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세미나 분반이 시간대별로 분산되어 있어서 대부분 학과 차원
에서 처음부터 잘 조정해서 주시는 듯 합니다. 저는 처음 받은 시간표에서 겹치는 시간대가 따로
없어서 시간표 조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Business Law, World Economy, Civil Society: Activism, Democracy and Social Change,
London: Walking the City의 총 4개 모듈을 수강했습니다. 모든 강의가 서로 다른 단과대학에서
열리는 수업이었습니다. 모든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수업 시간 자체보다도 스스로 주도적으로 하
는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특히 세미나 시간은 보통 교수님의 간단한 발제와 학우분들의
토론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리딩을 하지 않고 가면 참여가 어려워서 자연스럽게 수업 외적인 노
력을 많이 기울여야 했습니다. 수업 시간 자체는 과목당 1시간 정도로 매우 짧기 때문에 교수님
의 관점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이론적 지식에는 매우 한계가 있었습니다. 세미나에서도 수업시
간에 배운 내용을 이론적으로 논의하는 경우는 많이 없었고, 본인만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평가도 이러한 맥락에서 본인만의 독창적인 연구 주제를 갖고 수업
에서 배운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전개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우선, 전체적으로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학습이 중요합니다. 출석체크는 하지만 점수에 반영되
지 않고, 리딩이나 자율과제 여부도 따로 성적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듣는 것 자체
에서 깊은 내용을 배워가기보다는, 혼자 하는 학습으로부터 얻어가는 통찰이 많도록 강의가 설계
되어있기에 시간을 많이 들이더라도 수업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 좋습니다.
1) Business Law
School of Business and Management에서 열리는 강의로,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국 법체계를 다루
는 수업이었습니다. 주로 계약법,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 소송 등의 내용을 다루었고, 경영과 법률
의 관계에 대한 법철학 내용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세 차례의 Case Study 과제와 두 차례의
Journal 작성으로 총 다섯 번의 에세이를 작성했습니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크게 부담되는 로드
는 아니었지만, 생소한 법률 용어를 영어로 접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수업 내용 자체는 직관적
이었고, 교수님께서 관련 분야 전문가셔서 굉장히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수업에서는 특정 법률과
관련된 주요 판례를 소개해주시고, 세미나에서는 이를 적용해볼 수 있는 가상의 케이스 문제를
풀거나, 비즈니스 협상을 모의로 진행해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2) World Economy
School of Economics and Finance에서 열리는 강의로, 국제경제 이슈 전반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경제성장이론이나 국제무역이론을 배웠는데, 경제학 이론이나 수학적인 접근보다 현실사회의 경
제 정책, 국가 전략, 국가 케이스를 더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평가는 팀프로젝트, 개인 에세이, 퀴
즈 4번, 기말고사로 이루어져서 로드가 많다고 느꼈지만,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3) Civil Society: Activism, Democracy and Social Change
School of Politics and International Relations에서 열리는 강의로,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Right to the City, Housing in London, Big Society, Liberal Feminism, Third Sector
Funding 등 시의적인 주제 하에 영국의 시민사회 케이스들을 알아갈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
다. 정치학 관련 수업을 처음 듣는데도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세미나 시
간의 토론에서는 학우분들이 매우 뛰어나셔서 적극적으로 발언을 많이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중
간과제로는 PT Video를 제출했고, 기말과제로는 〈The Effectiveness of Third Sector Funders in
Promoting Freedom - in reference to David Cameron’s Bid Society〉를 주제로 에세이를 제출했습
니다.
4) London: Walking the City
School of English and Drama에서 열리는 수업으로, 매주 런던의 특정 장소에서 모여서 교수님과
함께 걸어다니며 도시에 스며든 텍스트와 문화에 대해서 토의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해당 지역 방
문 이전에 관련 소설이나 논문이 리딩으로 주어지는데, 도시 문명, 도시를 향유하는 사람들에 대
한 통찰을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교환학생에게만 열리는 수업이어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관광 목적으로는 알기 힘든 현지 특유의 장소들을 알아갈 수 있어
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학문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기보다는 소설 및 텍스트를 장
소와 연관지어보는 수준에서 그쳐서, 새로운 지식을 많이 배워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평가는
참여도, 중간 포트폴리오, 기말 에세이, 팟캐스트 제작으로 구성되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우선 영어로 수업을 듣고, 영어 리딩을 매주 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언어가 늘게 되는 것 같습니
다. 특히 영국은 수업의 절반이 세미나로 이루어져서,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임한다면 영어로 발
표할 기회도 많습니다. 교수님들이 모두 office hour를 알려주시는데 언어나 수업 관련하여 따로
시간을 내서 면담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수업에 참여하고 과제와 리딩을 해가는 지점에서도 영어가 많이 늘었지만, 플랫메이트들과 대화
을 하는 지점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접하는 영어가 실제 회화와는 많이
다름을 체감했는데, 외국인 친구들과 조금씩 어울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어식 표현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귀국 직전에는 실제로 플랫메이트가 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1) 학업 일정
저는 2023학년도 2학기에 파견되었는데, 기존 기숙사 입소가 9월 16일로 안내되었지만 실제 입
소는 9월 15일부터 가능했습니다. 첫 주는 ‘Go Welcome Programme’이 운영되는데, 학과 OT, 교
환학생 OT, 동아리 소개제, 간단한 친목행사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9월 25일부터 수업이 시작되어
12월 15일에 끝났고, 중간의 7주차는 Reading Week으로 수업이 없습니다. 밀린 리딩을 하라는
취지이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이때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시험은 종강
후 2주 정도 후에 보는데, 교환학생의 경우 종강 이전에 평가 대상 과제를 모두 마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십니다. 저의 경우, 기말고사를 본교생들보다 2주 먼저 본 과목도 있고, 기말레포
트로 대체된 과목도 있었습니다. 종강 이후 출국에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학교 차원에서 배려해
주시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 동아리
학기 초 동아리 소개제에 꼭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퀸메리 내에 학술동아리, 운동, 문화, 봉
사동아리 등 50개가 넘는 다양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운동동아리의 경우에는 관련 의복이나 물품
까지 구입을 해줘서 가입비가 비싼데, 대신 초반 1-2주 가량 tester session에서 무료로 참여할 기
회를 주십니다. 저는 배드민턴 동아리의 tester session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수업 시간
과 맞지 않아서 실제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학술동아리인 Queen Mary Law Society에 가입해서
로펌 강연과 네트워킹을 경험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이 네트워킹 문화가 흥미로웠습니
다. 보통 다과와 와인이 준비되어 있고, 강연을 진행해주신 연사분들 또는 알럼나이 분들과 자유
롭게 서서 대화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적극적으로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셔서 진로 관
련 고민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동아리 가입에 따로 면접이나 서류절차가 없고 일정
한 가입비를 내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임원진 5명 정도가 동아리 전체 행사를 총
괄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동아리에서 여는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형식인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영국은 학생 할인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국제학생증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Molton
Brown, The Body Shop, Lush 등 각종 상점들이 기본적으로 학생 대상으로 10% 정도 할인을 해주
는 경우가 많고, 결제 직전에 매번 미리 여쭈어봤습니다. 또, 카드지갑에 넣어다니면서 여권 대신
신분증으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보안이 철저했던 학교 bar의 경우에는 여권 제출을 요구하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에는 여권을 소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국제학생증 외에도 멀티돼지코, 미니 접이식 우산, 쇠젓가락, 핸드폰 손목 스트랩을 챙겨가시
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지물가가 정말 비싸지만, 아마존이나 Primark 등 근처 생필품 가게
에서 필요한 물품은 대부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캐리어에 자리가 남는다면 전기장판과 미니밥솥
을 가져가도 좋을 듯 합니다.
영국 지하철 중에서도 Mile End를 지나는 Central Line이 특히 낙후되었는데, 저는 지하철에서 배
드버그에 물려서 한 달 정도 고생했습니다. 이때 친구가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가려움증 연고를
바르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상비약을 포함해서 각종 피부과 연고도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가 한국의 1.5~2배여서 정말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식당에서 한 끼를 제대로 먹으려면
최소 20파운드인데 환율도 올라서 꽤 부담이 됐습니다. 반면에 Sainsbury’s나 Tesco, Asda 같은 마
트 식재료 등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싸서 채소나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요거트, 과일, 오트밀 등을 사 먹으면서 식비를 절약했습니다. 퀸메리 학교 이메일로
Amazon Prime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저는 생필품 대부분을 아마존에서 주문해서 사용했습
니다. 특히 기숙사 방에 히터가 너무 작아서 방이 추웠는데, 학기 초에 구매한 전기장판을 요긴하
게 잘 사용했습니다. 런던 시내에도 한국 화장품을 파는 퓨어서울,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있지만
한국 가격의 두 배가 넘어서 기초 화장품이나 색조 화장품을 넉넉히 챙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런던 내에서 이동할 때는 버스보다 주로 지하철을 위주로 이용했습니다. 이층버스는 바깥 풍경
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만, 런던은 교통체증이 매우 심해서 같은 거리여도 지하철보다 버스가
소요 시간이 큽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Railcard 구매 후 Paddington 역의 역무원 분께 Oyster 카
드에 Railcard 탑업을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해두고 나니, 이후 근교 여행을 다니면서 기차 예매
할 때 30% 이상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교통비가 매우 비싼 편이어서 한달에 지하
철 이용료로만 80파운드 가까이 지출했습니다. 특히 시간대별로 가격이 다른데, 출퇴근 시간에는
가격이 거의 2배로 높아지니 시간 계산을 잘 해서 피크 시간을 피해서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학교 캠퍼스 내부와 주위로 편의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기숙사 바로 앞에는 Curve라는
학생 식당이 있고, The shop이라는 학교 매점이 있습니다. 학교 매점에는 이불, 이불 커버, 후라이
팬 등 주방용품, 공책, 가위 등 생활용품을 싸게 판매합니다. International Food 코너에는 한국 라
면을 종류별로 팔고, 감자깡 고구마깡 같은 한국 과자도 많이 판매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숙
사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Co-op, Sainsbury’s 등 프렌차이즈 식료품점이 있어서 식재료 대부분을
여기서 구매했습니다. 도보 20분 거리에는 Asda라는 대형마트가 있는데, 재료도 다양하고 가격도
더 저렴해서 크게 장볼 일이 있을 때 다녀왔습니다. Amazon에서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프로틴바
나 간식류를 구매했습니다. 학교에서 30분 정도 거리인 Soho 지역에는 오세요, 서울플라자 같은
한인마트가 많아서 한국 식재료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화장품 공병이나 기본템 옷은
Primark에서 구매했고, 영국 브랜드인 Molton Brown, Lush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저는 입국하자마
자 이케아에서 주방용품을 모두 구매했는데, 냄비 크기별로 3개가 들어있는 세트를 20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고, 다회용 플라스틱 접시 6개 세트를 2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는 등 가성비와 질 면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캠퍼스 내부에 Qmotion이라는 체육관도 있는데 시설 면에서 매우 쾌적하고 기구도 많았습니다.
한달에 20파운드인데, 신입생 리워드 카드를 제시하면 첫달은 5파운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
성 전용 공간과 거울벽이 있는 요가실도 있고,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매우 만족하면
서 운동했습니다. 헬스장 등록시 무료로 요가 클래스, 스포츠 댄스 클래스 등을 수강할 수 있습니
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학기 시작 이전에 한달 정도 유럽여행을 했습니다. 보통은 교환학기가 끝난 직후에 여행을
많이 하지만, 추운 겨울보다는 여름 날씨의 유럽이 더 예쁠 것 같아서 로마, 피렌체, 밀라노, 인터
라켄, 그린델발트, 파리, 브뤼셀, 브뤼헤, 에든버러, 리버풀 등을 여행했습니다. 학기 시작 이후에는
런던 근교 도시를 위주로 다녔고, 해외여행으로는 reading week를 활용하여 몰타를 다녀왔습니다.
몰타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로, 에메랄드 빛 바다와 다양한 구
도심 경관을 볼 수 있는 정말 예쁜 나라입니다. 유럽인들이 방학에 가는 휴양지로도 유명한데, 11
월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탈 정도로 따뜻했습니다. 저는 4박 5일 일정으로 여행하며 4개 도
시 정도를 들렀는데, 도시 하나가 하루씩 보면 적당할 만큼 규모는 작지만 산책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힐링하기 정말 좋은 여행지입니다. 비행기표 및 물가도 싸고, 날씨도 좋고, 맛있는 요리도
정말 많아서 유럽에 체류할 때 다녀와보시기를 꼭 추천드립니다!
근교로는 Edinburgh, Brighton, Bath, Cambridge, Windsor 등을 여행했는데, 해외여행 못지 않게
예쁜 마을이 많았습니다. 에든버러를 제외하고는 런던에서 당일치기로도 충분할 정도로 이동이
간편했습니다. 가장 좋았던 근교 여행지는 Bath였는데, 걸어다니는 곳마다 모두 예쁜 골목길이 펼
쳐지고 날씨도 무첫 좋았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도 계획했었는데, 화산 폭발 이슈로 인해서 티켓
값을 포기하고 가지 않기도 결정했습니다. 유럽 여행 자체가 비행기 연착이나 취소, 미리 예상하
지 못할 변수가 많기 때문에 계획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런던 내에서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저는 공원 산책을 좋아해서 Regent park, St
James park, Hyde park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학교 기숙사 바로 앞에 있는 리젠트 운하와
Victoria park도 좋았습니다. 학교 앞 공원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푸드코트도 좋았고, 운하를 따
라서 해크니 지역까지 걷는 산책로도 무척 예뻤습니다. 학교에서부터 타워브릿지나 브릭 레인까
지도 걸어갈 수 있어서 친구들과 밤산책을 하면서 야경을 봤던 기억도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외에도 쇼디치 거리, 스피탈필즈, 노팅힐 포토벨로 마켓, 콜롬비아 꽃시장, 캠든 마켓,
버로우 마켓은 걸으면서 산책하기 좋은 동네입니다. 센트럴 런던의 Soho Oxford Street이나
Carnaby Street, Westfield Shopping Mall, Ikea 등에서는 생필품 및 옷 쇼핑하기에 좋습니다. 특히
퀸메리에서 가까이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몰의 경우에 규모도 매우 크고 볼거리도 많아서 학기초
반에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뮤지컬, 박물관, 미술관, 축구 등 문화생활 면에서도 런던에서 즐길거리가 매우 많습니다. 저는
Lion King, Phantom of the Opera, Frozen 등 뮤지컬을 데이시트로 예매해서 관람했는데 1인당 30
파운드 정도에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 런던은 특히 박물관과 미술관 무료입장이 많아서 학교를 마치고 오후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대영박물관, 과학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내
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화이트채플 갤러리, 전쟁 박물
관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테이트 모던에서 하는 쿠사마 야요이 유료 전시전 학
생할인을 받아서 관람했는데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유명 작가의 전시전이어서 너무 좋았습니
다. 이외에도 Sherlock Holmes Museum, Shakespeare Globe Theatre, Charles Dickens Museum처럼
유료 관람이지만 잘 조성된 박물관도 매우 많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치안 면에서 훨씬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밤 늦게 혼자 돌아다니거
나 핸드폰을 식탁 위에 두고 다니는 건 무척 위험합니다. 방심하는 순간 안전이나 도난 관련 문
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서든지 경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학교분들과 함
께 평소에 아이쉐어링 어플리케이션으로 위치공유를 해두고, 해가 진 뒤에 혼자 돌아다닐 일이
생기면 학우분들께 제 상황에 대해 미리 공유를 드리거나, 아이쉐어링을 어플리케이션 백그라운
드로 켜두고 위험 상황이 생기면 바로 도움요청할 수 있도록 신경썼습니다. 특히 사람 많은 관광
지에서 사람 간에 간격이 좁을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가방을 일부 자르는 방식으로 소매치
기 당하지 않도록 신경써야하고, 핸드폰 손목 스트랩 등을 차서 관리해야합니다. 현금이나 여권
소지시에는 복대 등을 차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 너무 고가의 장신구나 물품, 쇼핑백을
소지하는 건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조심해야 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 카드 발급
저는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해외생활에서 주 결제도구로 사용했습니다. 환율 우대
도 되고, 결제 수수료도 없고, 외화를 충전해 둔 만큼만 결제할 수 있기에 카드 도난 시에 대처가
용이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환율이 1630원 이하일 때 많이 충전해두고, 1660원을 넘어가면 조
금씩만 충전해서 사용했습니다. 영국은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삽입하는 대신에 contactless로 터
치하는 방식이어서 편하고 위생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실물 카드 발급 없이도 Monzo나 Revolut
어플레이션을 통해 계좌를 개설해서 해외송금으로 돈을 넣어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한
학기만 체류하여 현지 계좌를 개설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외국인 플랫메이트나 친구에게 송금
할 일이 생겼을 때는 현지 계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해외계좌송금 수수료가 5000원 정도여서
경제적인 혜택이 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교통의 경우에 visa나 master 표시가 있는 일반
contactless 카드로 이용가능하지만, 현지에서 oyster 카드 구매 후 railcard를 탑업하거나, 학교 이
메일을 활용하여 학생용 oyster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경우에 3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습
니다. 영국은 교통비가 매우 비싼 나라여서 가능하면 할인 혜택을 이용하는 것이 생활비 절감에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습니다.
2) 환전
저는 현금으로 800 파운드 정도를 환전해 갔는데, 영국은 현급 팁문화가 업속, 카드결제가 안되
는 상점이 없어서 오히려 현금을 소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남은 현금은 공항 면세
점에서 사용했습니다. 유일하게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던 상점은 Soho에 위치한 칼하트 매장과,학교에서 소규모로 열리는 플리마켓이었습니다. 공원 유료 화장실조차 1파운드 카드 결제 단말기
가 있기 때문에, 영국 교환학생 출국시 비상금 목적으로만 환전해가시고, 필요한 순간에는 카드에
서 인출하여 사용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생활을 위해서 출국하며 지녔던 목표는 ‘인연을 만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교환 생활
에서 학업, 여행, 휴식이 주는 경험의 가치도 무척이나 컸지만 거기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이 가장
좋았습니다. 낯선 외국 타지에서 서로 고민과 생각을 나누며 함께 맛있는 요리를 해먹던 친구들
은 지금까지도 저에게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길 가는 사람에게도 쉽게 인사를 건네고, 바테
이블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 자연스레 대화를 시작하고, 옷가게 거울 앞에서 옷을 대보면 너무 어
울리니까 꼭 사야한다고 조언해주는 유럽인들의 문화 속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도 친해질
기회가 많았습니다. 한국에만 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하나로도 저에게 교
환의 의미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살았던 기간은 학업 부담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고민보다도 순전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기간을 통해서 인생에서 꽤 중요한 고민들에 대해서 충
분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볼 수 있었고, 저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처음으로 깊게 고민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를 둘러싼 관계와 인연들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크게 배웠습니다.
런던 생활을 하면서 다닌 유명한 관광지와 문화 공연도 모두 인상깊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지
점은 타워브릿지를 배경으로 둔 멋진 야경과, 눈이 휘둥그레지는 멋진 연출과 작품성을 지닌 뮤
지컬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이 걸린 미술관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생생했
던 기억은, 친구와 밤산책을 하면서 나눴던 대화들, 처음 걷는 거리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며 들었
던 음악들, 혼자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읽은 소설의 구절들이었습니다.
앞으로 치열하게 살아갈 나날들에서, 교환학생 생활은 뒤돌아보면 정말 행복하고 의미깊은 소중
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경험뿐 아니라 불안하고 외로웠던 순간들도 물론 있었지
만, 행복했던 날들은 앞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고, 힘들었던 경험은 앞으로 어떤 일
을 겪더라도 의연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밑바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활의 한 켠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