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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박O연_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4 June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제가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한 첫번째 이유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의 생활을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었고, 특히 외국에서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6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외국에서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됐습니다. 또, 교환학생은 대학생 때만 해볼 수 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에 졸업 전 꼭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파견되었던 대학은 독일의 바덴-뷔르텐부르크 주, 카를스루에라는 도시에 위치한 ‘카를스루에 공과 대학(KIT)’입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 대륙-나라-대학 순으로 결정을 내렸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 문화 차이가 크고, 주변의 다른 나라들로도 이동하기 수월한 유럽 대륙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중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공학이 발전한 나라이고, 물가가 유럽 내 국가들 중에는 저렴한 편이며, 유럽의 중심에 위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독일에는 TU9이라는 국립 공과 대학 연합이 있는데요, 여기에 해당하는 대학 중 KIT를 선택해 지원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카를스루에 특징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명 규모의 도시로, 대학교 여럿이 있는 대학도시이기 때문에 관광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램, 지하철(S/U반) 등의 교통이 잘 되어 있고,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잘 하고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도시여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하기 굉장히 좋은 도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독일어를 거의 못하는 상태로 파견을 갔는데요,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또, 카를스루에는 도시에 여러 개의 아시안 마트가 있고, 아시안 식당, 심지어 한식당도 있어 생활하기 좋았습니다.

 

위치상의 장점도 큰데요, 독일-프랑스 국경 근처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도 철도로 잘 연결되어 있고, 유럽의 교통 허브인 프랑크푸르트 국제 공항과도 가깝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기에도 좋은 도시입니다. 가까운 나라는 지역열차로도 방문할 수 있어서 카를스루에에서 프랑스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2) KIT

 

 앞서 언급했듯이 KIT는 TU9에 속하는 곳으로 크게 campus south와 campus north로 나눠지는데요, south에서 강의가 열리고 north는 연구실이 있는 곳입니다. KIT에는 유학생이 많고, KIT 학생이라면 외국어와 스포츠 수업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KIT는 학기가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나는 편이었는데요, 이번 겨울학기의 경우 10월 23일에 개강하고 2월 15일에 종강했습니다. 시험기간까지 포함하면 2월 20일에 마지막 시험이 끝났는데요, 이런 점을 고려해서 일정을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를 받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한국의 주한독일대사관에서 출국 전 받고 오는 방법과, 독일의 관청에서 거주허가증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독일의 관청에서 받으려면 언어적 불편함도 있고, 독일 관공서는 대체로 일처리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국에서 미리 받아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환학생 선정이 되자마자 준비해야 할 것이 비자인데요, 주한독일대사관 사이트에서 필요한 서류 등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한독일대사관 사이트에서 3개월 후의 비자 인터뷰를 예약할 수 있고, 비자 인터뷰 날짜로부터 약 한달간 여권을 가지고 있다가 돌려주기 때문에 출국 날짜를 고려하여 여유 있게 인터뷰 예약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만약 인터뷰 날짜를 3개월 전 예약하지 못했다면 취소된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데, 이렇게 예약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서 미리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KIT에서는 기숙사 지원을 할 수 있고, 선착순으로 기숙사가 배정되기 때문에 입학허가증을 받자마자 기숙사에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원 방법은 파견교 사이트에 나와 있고, 여러 기숙사가 있는데 student union 기숙사와 외부 업체 기숙사로 나눠지며, 사이트에 안내된 방식대로 각각 지원하시면 됩니다. 기숙사에 배정되지 못한다면 플랫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거주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기숙사보다 비싸고 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기숙사에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를스루에의 기숙사가 한국과 다른 점은 독일의 기숙사는 주로 1인1실이고 방에 세면대가 하나씩 있었습니다. 기숙사의 분위기나 청결 상태는 플랫메이트가 어떤지에 따라 같은 기숙사여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추가로 제가 알고 있는 카를스루에의 기숙사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 Bernhardstrasse 11(student union residence 통해 지원)

 

 제가 거주한 기숙사인데요, 가장 큰 장점은 위치였습니다. 학교로부터 도보 10~15분 거리이고 트램 역 및 버스정거장과도 매우 가까웠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의 기숙사입니다. 한 복도에 9개의 방이 있고 화장실 2개와 샤워실 2개, 그리고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였습니다. 제가 거주중일 때는 보증금 450유로, 월세 285유로였습니다. 단점이라면 샤워실과 주방의 시설이 오래된 편이었습니다. 

 

2) HaDiKo

 

 행사와 파티가 가장 많은 기숙사입니다. K1~K6까지의 건물이 있는데 숫자가 커질수록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라 시설이 좋고 월세가 비쌉니다. 한 복도에 거주하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주방과 화장실이 큰 편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행사가 있을 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과, 트램 정거장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동시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Willy-andreas-allee

 

 시설이 깨끗하고, 한 복도에 6개의 방이 있어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합니다. 기숙사 위치는 트램 정거장이나 파견교와는 조금 멀었지만, 조금 걸어가면 시내에 금방 도착할 수 있습니다. Willy bar가 바로 앞에 있어 주기적으로 행사가 있었습니다.

 

4) Nancystrasse

 

 이 곳도 Nancy bar가 바로 앞에 있어 행사가 주기적으로 있는 기숙사 중 하나이며, 시내와 떨어진 외곽 쪽에 위치해 있어 학교와 거리는 꽤 있었습니다. 엘레베이터가 없었지만 시설이 깔끔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교환학생으로 선정되면 tuition fee로 103유로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 밖의 비용으로는, 스포츠 수업을 듣는다면 추가로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student fee는 따로 없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앞서 기재했듯이 보증금 450유로, 월세 285유로였고, 기숙사 종류마다 가격이 꽤 달라졌습니다. 방에 개인 주방이나 화장실이 있는 조건이면 월세가 300~400유로대까지 올라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KIT에 파견되는 학생은 BWS(Baden-Württemberg scholarship) 장학금에 신청할 수 있는데요, 한달에 1000유로씩 최대 4번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장학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면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KIT 교환학생으로 선정이 되면 OIA에서 메일로 BWS장학금 관련된 안내를 전달해주니, 안내 내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BWS 장학생 선발 시 교환 종료 후 파견보고서와 파견 기간동안 항공 CO2 배출량에 대한 서류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BWS 수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요, 저는 따로 참여하진 않았지만 운동, 베이킹, 친목 등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KIT 학생들은 한 학기에 한 과목의 외국어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여러 언어와 난이도별로 열리고, 당연히 독일어 강의도 수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어 강의 신청은 한국처럼 선착순으로 빠르게 마감되니, 미리 수강신청 시간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어 강의 관련 안내는 KIT 학생 메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카를스루에의 버디 프로그램은 ESN 말고도 KIT 자체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저는 둘 다 신청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독일인 버디의 숫자가 ESN보다 적어서 저는 버디를 매칭 받지 못했습니다. 둘 다 신청하는 것도 문제없지만 혹시 하나만 신청하고 싶으시면 ESN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독일에는 한국과 같은 선착순 수강신청은 특정 과목(세미나, 스포츠, 외국어)만 해당되었으며, 일반 강의는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강의의 경우 campus management 사이트에서 강의 검색 및 관심강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의 수강신청 사이트/ 마이스누 사이트를 합쳐 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이곳에서 링크를 통해 ILIAS라는 사이트(서울대의 ETL과 비슷합니다)로 가서 강의 신청 및 수업자료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강의 신청 및 취소는 매우 자유로웠으며, 수강을 취소하고 싶으면 기말고사를 신청하지 않으면 됩니다.

 

 시험은 campus management 사이트에서 따로 신청해야 했습니다. Oral test의 경우 추가로 교수님께 연락해 시험 날짜를 예약해야 합니다. 귀국 일정에 맞춰 시험을 볼 수 있게 빨리 연락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교환교에서 다음의 4개 과목을 수강했으며,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였습니다. Electrochemical Technologies를 제외한 과목은 모두 시험이 oral test 형식이었으며, 독일의 강의는 시험은 기말고사 한번만 보고, 발표를 제외하고는 과제가 없었습니다. 정규 lecture 시간 외에 연습 강의가 있는 수업도 있으니, 잘 확인해보고 시간표를 짜야 합니다.

 

1) Electrochemical Technologies

 

 전기화학 강의로, 화학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 배터리 기술에 대해서도 다루는 강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 내용에 대한 배터리 부품을 실제로 가져와 학생들에게 보여주시며 수업하셨고, 학기중 교수님의 배터리 연구실 투어를 1회 진행하여 대학원생들에게 연구 주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목만 시험이 written exam 형식이었습니다.

 

2) Energy from Biomass

 

 바이오매스의 종류와 가공 방법, 공정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같은 제목의 독일어 강의도 있었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모두 교환학생들인 소규모 강의였고, 수업 중 출신 국가의 바이오매스 플랜트에 대해 조사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한번 있었습니다. 

 

3) Water Technology

 

 수질 정화 기술에 대한 강의로, 이론 수업과 연습문제를 푸는 exercise 수업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주로 어떤 기술로 어떤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수강생 숫자가 가장 많았고,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강의였습니다. 

 

4) Digital Design in Process Engineering

 

 공정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디자인(CAD)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이론 수업과 CAD 프로그램 실습 수업으로 나눠져 있었으며, Autodesk inventor, Grasshopper/Rhino를 수업시간에 다뤘습니다. 이 강의에서도 종강 후 교수님의 연구실 투어를 진행하며 연구 주제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3. 학습 방법

 

 Written exam은 한국과 비슷하게 연습문제를 풀며 공부했고, oral test의 경우 교수님과 1대1로 보는 면접 방식의 시험이었기 때문에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oral test를 보려면 강의 내용에 대해 더욱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느낌이었고, 영어로 시험을 봐야 해서 체감상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oral test에서는 계산보다는 이론 위주의 문제를 물어보기 때문에 이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학습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의 경우 출국 전 리스닝 능력을 기르기 위해 영어로 된 드라마, 영화, 뉴스 등을 자막 없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교환 생활동안은 확실히 input이 많아지기 때문에 많이 말하고, 많이 듣다 보면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의 말을 놓치고 잘 못 알아듣는 일이 많았지만 계속 생활하다보니 점점 나아질 수 있었습니다.

 

 독일어는 출국 몇 달 전부터 Duolingo라는 앱으로 간단한 생활 독일어 정도까지만 공부해 갔습니다. 독일인들은 영어를 대체로 잘 하는 편이어서 영어만으로도 독일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학교의 독일어 강의를 수강하거나, 개인적인 방법으로 공부해 온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KIT의 시험기간은 4월까지입니다. 따라서 다음 학기를 한국에서 다녀야 한다면 수강하는 과목의 교수님께 미리 연락해 시험을 2월중에 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KIT 도서관도 서울대처럼 자습실, 그룹스터디룸을 예약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KIT-Bibliothek 사이트에서 도서관 사용에 필요한 계정을 만들고, 시설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웬만한 것은 독일에서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 물건들을 독일에서 사려면 가격이 더 비싸긴 하지만, 카를스루에의 경우 아시안 마트의 품목이 생각보다 많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시안 마트에서 김치, 라면은 물론 참기름, 고추장, 냉동만두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올 식재료로는 알육수나 소분된 소스 등을 가져가면 작은 부피로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저는 블록미역국도 가져갔는데 초반에 요리도구가 없을 때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밥솥을 한국에서 가져갔는데, 교환 기간 내내 유용하게 사용했지만 독일에서도 중고로 싸게 구매할 수는 있기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다면 꼭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보슬비가 자주 내리고, 특히 겨울학기에 파견을 간다면 비바람이 부는 날씨가 잦습니다. 따라서 모자가 달린 방수되는 겉옷(바람막이 등)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는 우산을 써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방수되는 겉옷이 꼭 필요합니다. 독일의 날씨는 겨울의 온도가 한국보다 덜 춥고, 여름의 온도가 한국보다 덜 더웠지만 에어컨이 우리나라처럼 모든 곳에 있지 않고, 바닥난방이 아닌 라디에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체감상의 온도는 꽤 추웠던 것 같습니다. 보통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서 입었기 때문에 히트텍을 가져가면 유용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이라면 기내용 캐리어와 여행용 배낭 둘 다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여행용 배낭은 없고 학교가방만 가져갔었는데, 가끔 여행용 배낭이 있었다면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비는 꽤 비싼 편이었습니다. 가격이 싼 식당도 인당 10유로대로 시작하고, 음료를 시키거나 더 비싼 것을 먹으면 더 가격이 올라갔습니다. 식당 가격이 높기 때문에 학생들은 주방에서 주로 요리를 많이 해먹었습니다.

마트 식료품 물가는 한국보다도 저렴했기 때문에 요리를 해 먹으면 식비를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채소, 야채, 고기, 유제품 등이 저렴해서 한번 장을 볼 때 많이 사도 20유로정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독일은 맥주가 물보다 싸다는 말이 있는데요,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에 비해 정말 저렴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Mensa라는 학생식당이 있어 싼 가격에 음식을 사먹을 수 있었는데, 저는 학생식당보다는 주로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독일 학생은 의료보험이 필수여서 공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주로 TK나 AOK에 가입하고,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진료비는 무료입니다. 그러나 병원을 가려면 짧으면 며칠, 길면 한두달 전에 예약을 하고 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편하게 방문하지는 못합니다.

저는 독일 계좌를 만들어서 사용했는데, vivid 계좌를 사용했습니다. Vivid는 독일의 토스와 비슷한 은행 앱으로, 송금이 빠르고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계좌 개설 시 영상통화로 여권을 보여주며 본인인증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개설까지 며칠 걸렸으니 현지 도착 후 빨리 개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Deutschland ticket (49유로 티켓)은 1달에 49유로로 독일 전체의 교통(트램, 버스, 지역열차 가능. 고속열차 불가능)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티켓입니다. 저는 49유로 티켓을 정기결제하고, 가까운 거리는 대여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통신은 O2, alditalk 등 다양한 통신사 중 본인에게 맞는 것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알디톡을 사용했는데,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유심입니다. EU 국가 내에서는 로밍 없이 데이터를 쓸 수 있었지만, EU 외 국가에서 alditalk을 사용하려면 로밍비가 비싸 그 국가의 유심칩을 구매해서 이용했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유럽 교환학생으로 선정되면 유럽의 스누버디와 비슷한 프로그램, ESN(Erasmus Student Network) 관련 안내를 받는데요, 꼭 신청하시길 추천합니다. ESN에 신청하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외국인 친구와 친해지고 독일 문화를 배울 좋은 기회가 됩니다. 또한 개강 전의 O-Phase주간에는 특히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서 참여하면 좋습니다.

 

유럽에 간다면 근처 국가들에 여행을 많이 가실텐데요, 독일은 근처 국가들과 철도로 잘 연결되어 있어 여행하기 편리했습니다. 이동수단은 저가항공, 기차, 장거리버스 중 가격과 거리에 따라 선택하였습니다. 겨울학기에 파견을 간다면 크리스마스~새해 기간동안 2주 방학이 있어 이때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유럽 어느 지역이든 기차역 주변은 치안이 좋지 않은 편이라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를스루에는 관광도시는 아니라 치안이 좋은 편이었지만 밤 늦은 시간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소매치기가 악명이 높은 만큼 개인 물건은 신경써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갈 때는 핸드폰에 스트랩을 걸어서 다녔고, 중요한 물건은 크로스백에 따로 보관하였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 유용한 앱

 

WhatsApp : 유럽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팅앱입니다

DB Navigator: 독일에서 기차나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예매할 수 있는 앱입니다. 

FlixBus: 저렴한 장거리 버스를 예매하는 앱입니다.

PAYBACK: 마트, 드럭스토어 등에서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앱입니다.

nextbike: 공유 자전거 대여 앱으로, KIT 학생이라면 1회당 30분씩 무료로 대여할 수 있습니다.

Mensa KA: KIT의 학생식당(Mensa)의 메뉴, 사진, 별점을 확인할 수 있는 앱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출발 전에는 6개월이 굉장히 길어 보였는데, 막상 돌아오니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 6개월간 스스로 변화했다고 느껴집니다. 사실 교환학생은 저에게 굉장히 큰 도전이었는데요, 해외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없고, 대학교에 와서도 본가에서 계속 생활한 저에게 해외에서 혼자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는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았지만 ‘일단 저질러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파견 온 후도 계속된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독일 관청에서 전입 신고를 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든 것이 저에게 새로웠습니다. 자신 없는 독일어로 짧게나마 대화하고, 여행가서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보는 등 한국에서라면 하지 않았을 것도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직접 부딪혀보니까 마냥 어려워 보였던 일도 생각보다 할 만하구나, 일단 해보면 어떻게든 되는구나 라는 것을 배웠고, 이것이 제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하기 전 걱정부터 앞서던 저였지만, 지나친 걱정은 뒤로하고 일단 도전해보는 것으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때문인데요,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각 나라의 크고 작은 차이를 알게 되고,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 내 생각이 굉장히 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에 저에게 특히 인상적인 기억 중 하나는 이탈리아 호스텔에서 사귄 친구들과 이틀동안 함께 여행을 다닌 것입니다. 원래의 저라면 여행가서 모르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용기내서 말을 걸어본 결과 새해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를 처음 사귄 외국인 친구들과 보내는 낭만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사귄 친구들은 나이도 국적도 다르고, 모두 본인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생활하는 중이었는데요, 공통점이라고는 같은 시기에 같은 곳으로 여행을 왔다는 것밖에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 카를스루에에서 같이 교환학생으로 생활한 한국인들과도 함께 요리를 해먹고 서로 의지하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는데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서로 전혀 몰랐을 사람들과 소중한 기억을 공유하는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교환학생 기간동안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한국에 가족과 친구들을 다 두고 왔기 때문에 순간 외로울 때도 있었고, 가끔 인종차별을 당해 이방인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저는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이 교환학생을 신청할 것입니다! 과거의 저처럼 교환학생 신청을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꼭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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