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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윤O인_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4 June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신산업규제혁신 법률 전문가가 되어 미래 기술이 가져올 정보 비대칭과 취약계층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 개인으로서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밸류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고 느껴,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어떻게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언어 장벽과 문화 장벽의 벽을 허물고,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각종 산업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을 선택했고, 법학 분야가 유명하고 교통이 편리한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에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 선정 이유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의 선정 이유는 우선 저의 관심 분야인 법학 분야로 유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법학과 개설강의 대부분이 교환학생 수강불가 모듈이어서 아쉬웠지만, 관련 네트워킹이나 행사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간접경험하기 좋았습니다. 또, 퀸메리는 런던에 위치한 대학 중 유일하게 여러 단과대학이 모여있는 캠퍼스가 조성되어 있어서, 치안이나 학업 면에서 장점이 컸습니다. 타대학은 진입한 단과대에 해당하는 과목만 수강신청 할 수 있고 기숙사에서 수업 듣는 건물까지도 굉장히 멀다고 들었는데, 퀸메리의 경우에 수강반에 제한이 없고 기숙사, 강의실, 도서관, 편의시설이 모두 한 데 모여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교통이나 치안 면에서도 편리했는데, 도보 5분 거리에 Mile End 역이 있고, 지하철 노선이 3개나 있어서 런던 시내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Soho가 있는 센트럴 런던까지는 지하철로 30분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Mile End 캠퍼스가 런던 동부에 위치해서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은 지역은 아니지만, 학교에 24시간 경비가 상주하고, 해가 진 이후에는 교문에서 학생증 또는 기숙사 키 검사를 하고 들여보내서 매우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기숙사 리셉션의 경우에도 24시간 항시 운영해서 기숙사 열쇠를 놓고 오거나 관련 문제가 있을 시에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지역 특징

영국은 한국에 비해 추위가 빨리오지만, 극단적으로 추워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9월부터 12월까지를 런던에서 보냈는데, 초반에 산 후리스를 12월까지도 똑같이 입었습니다. 다만 비가 자주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장갑이나 목도리 같은 겨울 아이템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비를 안맞으려면 항상 접이우산을 소지하고 다녀야하지만, 나중에는 비 맞는 거에 익숙해져서 그냥 다녔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및 보험 신청

저는 1학기만 수학하여서 비자 없이 체류했습니다. 6개월이 넘어가는 국제 수학에는 Tier 4 visa가 필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험의 경우, 출국 직전 인터넷으로 유학생 보험에 가입하였고, 3개월 이상의 유학생 보험의 경우 한국 입국 이후에 보험사에서 일부 환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 중에 의료비 뿐 아니라 도난 물품 관련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항목도 있는데, 이것이 포함된 보험으로 가입할 걸 후회했습니다.

2. 기숙사 지원 방법

저는 최종 교환학생 수학 승인이 난 이후에 기숙사 신청을 할 수 있는 줄 알고 기다렸다가 다른 학우분들보다 1개월 이후에 신청하는 바람에 최초 기숙사 발표에서는 떨어졌습니다. 계속 기다리다가 학기 시작 1달 전까지도 연락이 없어서 런던 에어비앤비 단기임대를 하였는데, 계약 이틀 이후에 기숙사 추가합격이 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플랫폼 수수료를 꽤 많이 냈습니다. 수학 신청을 하는 동시에 기숙사 신청을 최대한 빨리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숙사 자체는 건물이 무척 깨끗하고 중문이 여러 개여서 치안도 좋았습니다. 기숙사는 4개의 방 구조 중에 1~4순위를 고르는 방식입니다. 신축 같아 보이는 두 옵션은 방이 넓고 깨끗하지만 샤워실이 공용인 점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고, 우드 톤으로 된 나머지 두 옵션은 in-suite로 화장실 및 욕실이 방 안에 있어 편하지만 그만큼 나머지 공간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옵션의 방이 손님 1~2명은 초대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편이고, 공용 공간의 경우에 매일 청소 서비스가 제공되어서 편합니다.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냉장고 2대, 오븐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Varey House 건물의 공용 욕실 옵션에서 플랫메이트 5명과 생활했는데, 샤워시간이 가끔 겹치거나 욕실 위생 관련해서 여러 차례 불편을 느꼈습니다.

유럽 대부분 나라가 디지털 방식 잠금 장치보다 열쇠를 널리 사용해서, 기숙사 또한 건물 열쇠와 플랫 열쇠를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합니다. 간혹 열쇠를 놓고 건물을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미리 플랫메이트들과 단체디엠방이나 왓츠앱 대화방을 만들어놓고 서로 문을 열어줬습니다. 플랫메이트 도움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기숙사 리셉션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시간이 30분 이상 걸렸습니다. 캠퍼스 중앙에 세탁방도 있는데, 세탁과 건조기까지 하면 한 회에 5파운드 정도로 매우 비싼 편입니다. Circuit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충전해서 사용하는데, 기계 고장이 빈번해서 불편했습니다. 택배는 세탁방 옆의 택배보관함에서 교내메일로 온 비밀번호 입력 후 수령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택배도 쉽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을 만큼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

따로 tuition fee를 지불하지 않았고, 기숙사 비용만 입금하였습니다. 저의 경우 카드 외화결제에 한도가 설정되어 있어서 학생처에 기숙사 비용을 두 번에 걸쳐 지불해도 되는지 문의드려서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학비는 서울대에 등록 후 납부했습니다.

4. 준비물

  1. 영국 유심

저는 Giffgaff 유심칩을 한국으로 미리 배송시켜서 여행 내내 챙겨다니다가, 영국 입국 후 공기계에 넣어서 사용했습니다. 유럽 여행 중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폰을 로밍해서 그대로 썼고, 학교생활 중에도 기존 핸드폰을 정지하지 않고 항상 폰 두 대를 모두 들고 다녔습니다. 한국 번호로 오는 연락을 받지 못하는 불안감이 크기도 했고, 본인인증 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아서 편했습니다. 공기계로 영국 유심 사용 시에, 기존 핸드폰은 수신 전용으로 정지시켜 놓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 다니면서 폰이 두개여서 배터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Giffgaff 홈페이지에서 유심 신청 시에 무료로 한국 주소로 배송을 해 주는데, 저는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주문했는데도 출국 3일 전에 배송이 와서 시간을 더 넉넉히 두고 신청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10파운드에 25기가 정도로 저렴한 편이고, 사용 기간 중에 EU 국가에서도 일정 한도로 무료 이용할 수 있어서 여행 다니기 편했습니다. 사람 많은 거리나 지하철에서 데이터가 안 되는 경우가 정말 빈번했는데, 통신사에 따라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걸어다니면서 지도를 보거나, 보이스톡을 걸거나, 노래를 듣는 정도로만 이용을 했더니 데이터가 부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1. 카드 발급

저는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사용했습니다. 환율 우대도 되고, 결제 수수료도 없으며, 외화를 충전해 둔 만큼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 도난 시에도 대처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환율이 1630원 정도일 때 많이 충전해두고, 1660원을 넘어가면 조금씩 충전해서 사용했습니다. 영국은 카드 단말기에 삽입하는 대신, contactless로 터치하는 방식이어서 훨씬 편하고 위생적이라고 느꼈어요! 실물 카드 발급 없이도 Monzo나 Revolut 어플리케이션으로 계좌를 개설해서 해외송금으로 돈을 넣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한 학기만 생활해서 현지 계좌는 개설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플랫메이트나 친구에게 송금할 일이 있다면 편리하겠지만, 해외계좌송금 수수료가 5000원 정도 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혜택이 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교통의 경우에 일반 contactless 카드로도 모두 이용가능하지만, 현지에서 Oyster 카드 구매 후 railcard를 탑업하거나, 학생용 Oyster 카드를 배송받아서 사용할 경우에 3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국 교통비가 정말 비싸서 웬만하면 할인 혜택을 이용하는 게 생활비 절감에 도움을 많이 줍니다.

  1. 환전

800파운드 정도를 환전해 갔는데, 영국은 현금 팁문화가 없고, 카드결제가 안되는 상점이 정말 없기 때문에 오히려 현금 쓰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잘 못 쓰다가 입국 공항 면세점에서 사용했어요! 유일하게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던 상점은 센트럴 쪽에 있는 칼하트 매장과, 학교에서 가끔 열리는 플리마켓이었습니다. 1파운드짜리 공원 유료 화장실도 카드 결제가 되기에, 정말 비상금 용도로만 환전해가고 필요한 순간에 인출해서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1. 기타 준비 물품

유럽 중에서도 영국이 특히 학생 할인이 잘 되어 있어서 국제학생증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특히 Molton Brown, The body shop이나 각종 상점들도 기본적으로 학생할인 10%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계산 전에 미리 물어보고 결제했습니다. 선을 여러 개 연결할 수 있는 돼지코, 미니 우산, 젓가락, 상비약도 챙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 중에서도 Central Line이 특히 많이 낙후되었는데, 저는 여기에서 배드버그에 물려서 한 달 가까이 고생했었습니다. 짧은 옷을 입고는 되도록 지하철 천 좌석에 앉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때 친구가 한국에서 가져온 가려움증 연고를 바르고 빠르게 회복해서, 연고도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입학 허가를 받은 이후에, 메일로 수강신청 안내 자료와 페이지를 보내주십니다. 수강편람 목록 중에서 associate student도 신청 가능한 목록으로 필터링 한 후 검색하면 편해요! Level 4는 1학년 수준, Level 6는 3학년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60 credit을 수강하게 되어있고, 보통 모듈 하나에 15 credit이기에 일반적으로 4과목을 수강하게 됩니다. 영국 학제가 기본적으로 3학기제여서, 모듈 하나 당 주에 2시간(수업 1시간, 세미나 1시간) 정도로 수업시간이 매우 짧은 편입니다. 대신 리딩이나 개인 과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어서, 주도적인 학습을 장려하고, 수업 외적으로도 스스로 노력해야지 배워가는 게 많은 시스템인 것 같아요! 수강신청 자체는 선착순인 경우가 많은데, 결과가 사이트에서 바로 보이는 게 아니라 며칠 후에 메일로 어떤 과목이 승인 되었는지 하나씩 알려주십니다. 이때 비승인 되면 사이트에서 다시 다른 과목을 선택하고 승인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신기했던 점은 모듈 시간표를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인데요, 학기 시작 직전에야 신청한 모듈의 시간을 알려 주십니다. 이때 수강과목끼리 시간이 겹치거나 이동시간 확보가 어렵다면 학기초 add/drop period 내에 학과 office에서 시간표 조정을 부탁드려야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Business Law, World Economy, Civil Society: Activism, Democracy and Social Change, London: Walking the City 모듈을 수강했습니다. 퀸메리는 단과대 건물끼리 거리가 가까워서, 타대학과는 달리 수강신청에 단과대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4개의 모듈을 서로 다른 단과대학에서 열리는 강좌로 신청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느낀 점은 기본적으로 수업 시간 자체보다도 스스로 하는 학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발언을 해야하는 세미나 시간이 있기에, 리딩을 안하고 가면 참여도가 낮아지고, 학우들의 토론을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수업 시간 자체가 매우 짧기 때문에 교수님의 관점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은 매우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세미나에서도 교수님께 배운 내용은 많이 언급되지 않고, 본인만의 창의적인 주장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걸 좋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평가도 이러한 맥락에서 본인만의 독창적인 연구 주제를 갖고 수업에서 배운 framework로 디벨롭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 Business Law

School of Business and Management에서 열리는 Level 5 강의였습니다. 영국 법체계 중에서도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된 계약법과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를 위주로 다루고, 경영과 법률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측면도 일부 다룹니다. 3차례의 Case Study와 2차례의 Journal 작성으로 총 5번의 Essay를 요구하는데, 분량이 많지 않아서 크게 부담되는 로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생소한 법률 용어를 영어로 접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수업 내용 자체는 직관적이었고 교수님도 관련 분야에서 유명하신 분이어서 유익하게 들었습니다. 수업에서는 특정한 법률과 관련된 주요 판례 케이스들을 소개해주시고, 세미나에서는 수업 내용 복기 후 적용해볼 수 있는 가상 케이스 문제를 풀거나, 경영 관련 소송 및 협상을 모의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 World Economy

School of Economics and Finance에서 열리는 Level 4의 강의였습니다. 경제성장과 국제무역 전반에 대해 배웠는데, 이론보다도 이론을 활용한 경제 정책이나 국가 전략, 국가별 케이스를 더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성적평가는 포스터 제작하는 팀플, 개인 에세이, 4차례의 퀴즈, 기말고사로 이루어져서 로드가 많다고 느꼈지만 1학년 과목이어서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1. Civil Society: Activism, Democracy and Social Change

School of Politics and International Relations에서 열리는 Level 6의 강의였습니다. 시민사회와 행동주의에 대해 배우는데, ‘the right to the city’, ‘state power’, ‘third sector funding’ 등 대주제 안에서 시민사회가 활동하는 실증 사례나 관련 토론을 접할 수 있습니다. 졸업 학년이 듣는 수업이어서 다른 수업에 비해서 난이도 면에서 따라가기 힘들었고, 리딩도 한 회차에 100 페이지 정도여서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웠지만 가장 흥미로웠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 자체가 레디컬 한 주제를 다룰 때도 많았지만, 교수님이 치우친 의견을 강요하지 않으시고 세미나에서도 학우들끼리 서로 존중하며 토론하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영국 정치인 이름이나 정당들의 배경, 영국 주요 시민단체 등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평가는 사전 녹화 비디오 프레젠테이션과, 기말보고서 작성 2개로 이루어져서 로드가 많지는 않으나 리딩을 모두 소화하고 수업 내용 따라가는 데 들이는 시간은 다른 과목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1. London: Walking the City (Level 5)

School of English and Drama에서 열리는 Level 5의 수업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런던의 특정 장소에서 모여서 교수님과 함께 걸어다니면서 도시에 스며든 텍스트에 대해서 토의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해당 지역을 방문하기 이전에 관련 소설이나 논문을 읽으며 장소와 도시 문명, 도시를 향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통찰을 주제로 다루는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교환학생에게만 열리는 수업이어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를 사귈 수 있고, 관광으로는 알기 힘든 현지 장소들을 많이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학문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기보다는 소설 및 텍스트를 장소와 연관지어보는 수준에서 그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많이 배우기는 어려웠습니다. 평가는 참여도, 중간 포트폴리오, 기말 에세이 및 팟캐스트로 구성되는데, 중간과 기말 각각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3. 학기 일정

저는 23학년도 2학기에 파견되었는데, 기숙사 입소가 9월 16일로 안내되었지만, 9월 15일부터 입소할 수 있었습니다. 첫 일주일은  Go Welcome Programme이 운영되고, 각종 학과 OT, 교환학생 OT, 동아리 소개제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9월 25일에 첫 수업이 시작되어서 12월 15일에 끝났고, 중간의 7주차에는 Reading Week로 수업이 없었습니다. 본교생들은 종강 2~3주 후에 시험을 보는데, 교환학생의 경우 종강 이전에 평가 관련 과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앞당겨 주십니다. 기말고사가 있는 과목은 기말레포트로 변경해주시는 등 종강 이후 출국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학기 초 동아리 소개제에 꼭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학술동아리 뿐 아니라 운동동아리와 문화, 봉사동아리 등 50개 정도 되는 다양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운동동아리의 경우에 초반 1-2주 정도 tester session이 있어서 자유롭게 참여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배드민턴 동아리의 tester session에서 친구를 많이 만들었는데, 수업 시간과 맞지 않아서 실제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학술동아리인 Queen Mary Law Society에 가입해서 로펌 강연도 듣고 네트워킹도 경험했습니다. 우리 학교와는 달리, 동아리 가입에 지원서류나 면접절차가 없고 가입비(5~20파운드)를 내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임원진 3~5명이 동아리 전체 행사를 총괄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열리는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퀸메리 학교 이메일로 Amazon Prime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저는 생필품 대부분을 아마존에서 주문해서 사용했습니다. 특히 기숙사 방에 히터가 너무 작아서 방이 추웠는데, 학기 초에 구매한 전기장판을 잘 사용했습니다! 전기장판과 미니밥솥은 한국에서 가져갈 수 있다면 좋을 거 같기도 해요. 런던 시내에도 한국 화장품을 파는 퓨어서울,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있지만 한국 가격의 2배가 넘어서 기초 화장품이나 색조를 넉넉히 챙기는 편이 좋아요!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가 한국의 1.5~2배여서 정말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식당에서 한 끼를 제대로 먹으려면 최소 20파운드인데 환율도 올라서 꽤 부담이 됐습니다. 반면에 Sainsbury’s나 Tesco, Asda 같은 마트 식재료는 한국보다 월등히 싸서 채소나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요거트, 과일, 오트밀 등을 많이 사 먹었더니 식비를 크게 절약했어요!

3. 교통 및 편의시설

런던 교통은 버스보다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이층버스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교통체증이 심해서 지하철보다 훨씬 오래걸리더라구요. 저는 미리 Railcard 구매 후 Paddington 역에서 역무원 분께 Oyster 카드에 레일카드 탑업을 부탁드렸습니다. Railcard는 이후에 근교 여행을 다니면서 기차 예매할 때 30% 이상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경제적입니다! 영국이 교통비가 매우 비싼 편이어서 한달에 지하철 이용료만 80파운드 이상 지출한 거 같은데, 출퇴근 시간에는 가격이 거의 2배로 높아지니까 시간 계산을 잘 해서 피크 시간을 피해서 다닌다면 더 절약이 될 거 같아요.

학교 캠퍼스 내부와 주위로 편의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기숙사 바로 앞에는 curve라는 학생 식당이 있고, the shop이라는 학교 매점이 있습니다. 학교 매점에는 이불, 이불 커버, 후라이팬 등 주방용품, 공책, 가위 등 생활용품을 싸게 판매합니다. International Food 코너에는 한국 라면을 종류별로 팔고, 감자깡 고구마깡 같은 한국 과자도 많이 팔아요! 기숙사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Co-op, Sainsbury’s가 있어서 식재료 대부분을 구매했습니다. 도보 20분 거리에는 Asda라는 대형마트가 있는데, 재료도 다양하고 가격도 더 저렴해서 크게 장볼 일 있을 때 다녀왔습니다! Amazon에서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프로틴바나 간식류를 구매했었어요. 센트럴 쪽에는 오세요, 서울플라자 같은 한인마트가 많아서 한국 식재료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화장품 공병이나 기본템 옷은 Primark에서 구매했고, 영국 브랜드인 Molton Brown, Lush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저는 입국하자마자 이케아에서 주방용품을 모두 구매했는데, 냄비 크기별로 3개가 들어있는 세트를 20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어서 가성비와 질 면에서 엄청 만족했습니다!

캠퍼스 내부에 있는 Qmotion이라는 체육관의 헬스장도 시설 면에서 매우 좋아요! 한달에 20파운드 정도에 이용할 수 있고, 신입생 리워드 카드 제시시에 첫달은 5파운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성 전용 공간도 있고, 거울 벽면이 있는 요가 룸도 있어서 가벼운 스트레칭 하기도 좋습니다! 헬스장 등록시 무료로 요가 클래스 등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4.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학기 시작 전에 유럽여행을 한 달 가량 했는데, 이탈리아 로마, 피렌체, 밀라노, 스위스 인터라켄, 그린델발트,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브뤼헤, 영국 에든버러, 리버풀 등을 다녔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여행을 하다보니 막상 학기 시작 이후에는 여행에 조금 지쳤었고, 런던과 근교 도시를 위주로 돌아다니고 7주차 reading week에만 몰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런던 근교로는 Edinburgh, Brighton, Bath, Cambridge, Windsor을 다녀왔는데 다른 유럽 국가들만큼 근교 여행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에든버러를 제외하고는 당일치기로도 충분할 정도로 런던에서 이동이 쉬웠습니다. 가장 좋았던 곳은 Bath였는데, 걸어다니는 곳마다 모두 예쁘고 맛있는 음식도 많았어요! 해외 여행은 몰타로 4박 5일을 다녀왔는데, 11월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탈 정도로 따뜻하고 겨울에 휴양하는 느낌이어서 정말 만족했습니다. 바다가 정말 예쁘고 다른 유럽 도시들보다도 물가가 정말 싸서 여행하기도 좋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도 계획했었는데, 화산 폭발 이슈로 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럽 여행은 비행기 연착이나 취소도 빈번하고 변수도 많으니 계획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편이 좋습니다.

런던 내에서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정말 정말 많습니다. 저는 공원 산책을 좋아해서 Regent park, St James park, Hyde park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학교 기숙사 바로 앞에도 리젠트 운하와 Victoria Park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운하를 쭉 따라서 해크니 지역까지 걷는 산책로도 정말 예뻐요! 학교 앞 공원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푸드코트도 좋았습니다. 학교가 런던 동부에 위치해서 타워브리지나 브릭 레인 거리까지도 걸어갈 수 있어서 친구들 여러 명과 밤산책하고 야경보는 것도 너무 좋은 추억이었어요.

이외에도 쇼디치 거리, 스피탈필즈, 노팅힐 포토벨로 마켓, 콜롬비아 꽃시장, 캠든 마켓, 버로우 마켓도 걸어다니며 구경하기 좋고, 센트럴 런던의 Soho Oxford Street이나 Carnaby Street, Westfield Shopping Mall, Ikea 등은 쇼핑하기 좋습니다. 뮤지컬, 박물관, 미술관, 축구도 매우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저는 Lion King, Phantom of the Opera, Frozen 등 뮤지컬을 데이시트로 예매해서 관람했는데 1인당 30파운드 정도에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어요! 런던은 특히 박물관과 미술관 무료입장이 많아서 교환생활 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너무 좋습니다. 대영박물관, 과학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화이트채플 갤러리, 전쟁 박물관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테이트 모던에서 하는 쿠사마 야요이 유료 전시전 학생할인을 받아서 관람했는데 너무 좋았습니당! 이외에도 Sherlock Holmes Museum, Shakespeare Globe Theatre, Charles Dickens Museum처럼 유료 관람이지만 잘 조성된 박물관도 매우 많아요!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훨씬 치안 면에서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밤늦게 혼자 돌아다니거나 핸드폰 두고 다니는 건 위험해요. 저는 친구들과 아이쉐어링 위치공유를 해두고, 해가 진 뒤에 혼자 돌아다닐 일이 생기면 아이쉐어링을 백그라운드로 켜두고 위험 상황이 생기면 바로 도움요청할 수 있도록 신경썼습니다. 사람 많은 관광지에서도 항상 소매치기 신경써야하고, 핸드폰 손목 스트랩 등을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생활에서 학업, 여행, 휴식, 경험이 주는 가치도 무척이나 컸지만 낯선 환경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이 가장 좋았습니다. 런던 생활을 하면서 다니던 유명한 관광지와 공연도 모두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친구와 밤산책을 하면서 나눴던 대화들, 처음 걷는 거리를 걸어다니며 들었던 음악들, 혼자 카페에 앉아 읽었던 책인 것 같습니다. 이번 교환학생 생활이 앞으로 치열하게 살아갈 나날에 뒤돌아보면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으로 생각될 거 같아서 뿌듯합니다! 행복했던 경험은 앞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고, 고생했던 경험은 어떤 힘든 일을 겪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이끄는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생활 한켠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큰 행운인 것 같고, 정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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