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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이O유_Aarhus University_2022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19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4학년 2학기에 파견을 나가게 되었는데, 4학년이 되기까지 진로 결정에 있어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냐의 문제는 고사하고, 삶에서 제가 중시하는 가치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견문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문화가 전혀 다른 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줄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202학년도 2학기 추가모집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덴마크는 자연 친화적인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있고, 알면 알수록 한국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쫓기듯이 일상을 살며 모든 것을 서둘러 결정하고 싶었던 제게, 느리고 여유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Aarhus(오르후스)는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 다음으로 큰 도시로, 약 27만 명의 인구를 가진 항구도시입니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덴마크 전역에서 학생들이 모여드는 젊은 도시라는 점입니다. 오르후스 대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가 모여 있으므로, 곳곳에서 젊은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코펜하겐에 비해 물가가 낮은 편이기도 하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문화 행사들이 많습니다. 카페나 음식점에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고, student job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르후스 대학교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학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 건물들이 하나의 캠퍼스 안에 모여 있는 서울대학교와 달리, 오르후스 대학교의 건물들은 도시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수업은 도시의 동부에, 어떤 수업은 도시의 서부에서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도시 자체가 많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나 버스를 타면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오르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도시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큰 도시답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한편,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여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항구도시답게 바다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바닷가에 놀러 갈 수 있고, 곳곳에 숲이 있어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만큼 숲이나 공원에는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라서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도심에는 Aros 미술관이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미술관 꼭대기 층에는 오르후스의 상징과도 같은 레인보우 파노라마가 있는데, 오르후스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시내에서도 Aros 미술관의 레인보우 파노라마가 보입니다. 이외에도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어, 예술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르후스는 굉장히 흥미로운 도시가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오르후스에서 굉장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다른 덴마크 도시들에 비해, 심지어 수도인 코펜하겐에 비해서도, 외국인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 학생들은 관광을 목적으로 짧게 방문하는 것이 아닌, 교환학생이나 학위 취득을 위해 오르후스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면서
도, 수도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 로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입니다.

Ⅲ. 출국 전 준비 사항
덴마크로 파견될 때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비자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덴마크로 입국 전 한국에서 비자를 신청하고 발급받는 편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202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주한 덴마크대사관에서는 비자 발급 업무를 하지 않고 있었기에 노르웨이 대사관에서 덴마크 학생 비자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약 90만원 정도의 대행 수수료가 발생했습니다. 덴마크에 입국한 후에 비자를 발급받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 대행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덴마크에 입국할 경우, 입국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덴마크 내에서 비자 없이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은 3개월인데, 3개월 내에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을 때 역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경우와 덴마크 현지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경우 모두,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양한 케이스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글들을 참조하여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대행 수수료를 감수하고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았고, 비자 신청 후 레터를 받기까지 약 2개월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202년 2학기 파견 기준 등록 메일은 3월에 왔으며, 등록 기간은 일주일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등록과 함께 기숙사 신청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개인 침실과 공용화장실 및 공용 부엌, 개인 침실 및 개인 화장실과 공용 부엌, 투룸 아파트, 스튜디오 룸 정도의 옵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개인 침실 및 개인 화장실과 공용 부엌을 1순위로 신청하였으나, 6월에 투룸 아파트로 배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관리비 포함 월세는 320dkk(약 60만원) 정도였습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 계약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기숙사 등록이 취소되고, 등록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파견이 결정된 후에는 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유학 보험, 해외 결제 카드, 해외 유심 등에 대해 알아보았던 것 같습니다. 유학 보험의 경우 시중에 많은 여행자보험/유학생 보험이 있으므로, 다양한 옵션을 비교한 후 결정했습니다. 유학생/여행자 보험의 경우 출국 후에는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출국 전에 미리 알아보고 신청해야 합니다. 해외 결제 카드의 경우, 해외 결제 수수료가 적고 해외 ATM 출금 수수료가 없는 하나 비바 X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해외 결제 카드로 많이 언급되는 트레블월렛 카드의 경우, 당시에는 덴마크 크로네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202년 12월쯤부터 트레블월렛 카드가 덴마크 크로네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수수료가 다른 통화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하나 비바 X 카드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사실 덴마크에서 
현지 카드를 만드는 편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발급받아 왔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유심의 경우, 공기계 휴대폰에 한국 유심을 넣어놓고 원래 제가 쓰던 휴대폰은 Lebara usim을 넣어서 덴마크 번호를 사용했습니다. 한국 번호의 경우, 해외 생활 도중에도 결제 관련해서 인증번호 수신을 해야 하는 등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저 요금제로 한국 번호를 유지하고, 덴마크 현지에서 usim을 사서 사용했습니다. usim은 가까이에 보이는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할 수 있었고, 10기가 데이터 기준 한 달 9dkk(한화로 약 1900원)이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학업과 관련해서는 서울대학교의 시스템과 오르후스 대학의 시스템이 전혀 달랐습니다. 우선 출결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지침이 뚜렷하게 있어 출결 확인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출결 확인을 하더라도 그것이 성적에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출결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덴마크 학생들은 결석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수업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 매주 출석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한국에 비해서 시험, 과제와 관련된 부담은 현저하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매주 읽어가야 하는 자료의 양이 매우 많고, 이를 읽지 않으면 수업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수업 시간에 이루어지는 그룹 활동을 매우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네 시간 중 약 두 시간이 그룹 활동이었으며, 교수님과 조교 선생님께서 돌아다니시며 이러한 그룹 활동을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자료를 읽는 동안, 그리고 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인문대학 기준, 시험은 대부분 포트폴리오 형태였으므로 대면으로 출석해서 치러야 했던 시험은 전혀 없었습니다. 학기 초에 포트폴리오의 주제, 내용 구성 등이 제시되고, 학기 말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제출 기간은 일주일 정도 주어졌고, 내야 하는 포트폴리오의 분량은 한 과목당 12페이지 정도였습니다. 분량이 많지는 않으나, 매우 밀도 있고 잘 정돈된 글을 요구하므로 작성하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성적을 부여하는 기준이 명료하
게 제시되나 매우 엄격합니다. 사전에 이를 보다 꼼꼼하게 읽고 나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편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덴마크 학생들과 함께 그룹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훨씬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오갈 때는 자전거,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건물과 기숙사는 걸어서 50분가량 소요되었으므로, 시간이 없을 때는 자전거나 버스를 사용했습니다. 자전거의 경우 Swapfiets에서 대여했는데, 한 달에 179dkk로, 한화로 약 3만 2천 원 정도였습니다. 중고 자전거를 구하거나 새 자전거를 사는 방법도 있지만, 중고 자전거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새 자전거의 경우 금액 면에서 부담이 있어 대여를 선택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까지는 대여 자전거를 잘 사용했지만, 추워지고 나서는 다시 반납했습니다. 버스의 경우, 교통카드(Rejsekort)를 구매하는 방법과 한 달 이용권을 midtrafik 앱에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달 이용권을 구
매할 경우 도시의 구역을 선택하게 되는데, 구역을 추가할 때마다 금액이 추가됩니다. 구역 두 개를 선택했을 때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고, 금액은 한 달에 390dk(약 7만 5천원)정도 였습니다. 교통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버스 한 번에 약 17dkk(약 3천 원)을 지불하게 되는데, 따라서 대중교통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 될 것 같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외식 물가는 한국 외식 물가의 약 2.5배 정도로 매우 비싼 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부분 직접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고, 학교에도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덴마크에는 여러 브랜드의 식료품점이 있는데, Rema 100, Neto, Coop 365 정도가 가장 저렴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Føtex, Kvickly는 앞서 언급된 세 가지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좀 더 비싸지만,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가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재료나 음식을 “too good to go”라는 앱에서 저렴하게 구매하고, 가게에 찾아가 상품을 픽업할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덴마크에서 훨씬 저렴했으므로, 직접 요리를 하는 습관을 들인 후에는 생활비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덴마크는 여름과 겨울의 일조량 차이가 극명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여름에는 새벽 네 시면 해가 뜨고 밤 1시는 되어야 해가 지지만, 겨울에는 아침 9시에 해가 뜨고 오후 3시 반 정도가 되면 해가 집니다. 이러한 날씨 때문에, 겨울에는 덴마크인들조차 심각한 우울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니, 비타민 D 등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1년 내내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입니다. 특히 겨울에 기온 자체는 한국보다 높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습해 춥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겨울에 입는 겨울 외투들보다는, 스키잠바가 훨씬 유용했습니다. 더불어 1년 내내 비가 자주 내리고 바람 때문에 우산이 소용없는 경우가 많으니, 우비나 방수 기능이 있는 외투가 꼭 필요합니다.

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수학 학기가 두 학기라는 말을 들은 주변인들로부터, 중요한 시기에 너무 오랫동안 외국에 나가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두 학기는 너무 긴가 싶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학업 외적으로도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운 1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에서 전혀 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제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학업 때문에 너무 바빴는데, 느리고 여유로운 덴마크 문화 속에서 여러모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학업 외적으로도 다른 여러 가지 방면에서 제 삶을 돌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저에게 행복의 기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학업적인 측면에서는, 그룹 활동이 어떻게 생산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덴마크에서 했던 모든 그룹 활동은,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토론이나 조별 과제가 아닌,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발전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학기가 지날수록 그룹 활동에 대한 부담은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들은, 앞으로의 학업과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마음가짐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뀐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학기는 적응하느라 바빴고, 두 번째 학기가 되어서야 이렇듯 진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문화를 진정으로 체험해보고 싶다면 두 학기 동안 수학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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