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말과 글로만 접하던 세상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중국에 대해 더 잘 알고싶다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갔는데 돌아보면 이 목표를 잘 달성한 것 같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현지에서 직접 체험한 경험들은 밖에서 보던 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북경에 있는 북경대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중문과 학생으로서 중국 문과의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라서 이곳에서 꼭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북경대학교는 아시아의 하버드라고 불릴 만큼 명망이 높은 학교이고 그만큼 외국인 학생도 많고 중국인 학생들도 외국인에게 매우 열려 있는 편입니다. 꼭 중국인 친구가 아니더라도 싱가폴, 미국, 영국, 인도 등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은 각 도시마다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북경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북경대학교 캠퍼스만 보더라도 신축 건물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매우 많이 돌아다니지만, 캠퍼스 안쪽으로 들어가면 몇백년 된 전통 건물, 정원, 호수가 고즈넉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또 배달음식 문화도 매우 발달해있고 갖가지 유행하는 유흥거리도 넘쳐나지만 동시에 북방 특유의 투박함(土하다고 해야 할까요)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팔구십년대의 모습+상하이처럼 화려한 모습 두 개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입학허가서: 입학허가서가 와야 서류 준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입학허가서가 언제 올지 모르고 또 굉장히 늦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입학허가서를 받으면 바로 착착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들과 절차를 미리 숙지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입학허가서가 예정된 출국 일주일인가 전에 도착해서, 비자를 특급(일반보다 3-4만 원 비싸지만 빨리 나옵니다)으로 신청해서 발급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한 것도 촉박한 것이지만 교환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사람을 굉장히 불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는데, 중국의 행정처리가 원래 이렇게 느리다고 합니다..저처럼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먹고 기다리시면 서류 도착 할 겁니다.
-비자: 남산스퀘어점에서 신청했습니다. 격리 기간이 있음을 어필해 180일 비자 받았습니다.
-기숙사 신청: 북경대에서 기숙사 신청하라고 전체 안내 메일이 오는데 OIA파견 학생은 안 해도 됩니다. 신청 안 해도 자동으로 배정되어 있습니다. 한 학기 기숙사비는 무료이고, 처음에 보증금 1000위안(현금 카드 둘다 가능이나 현금 추천. 카드는 나중에 보증금 돌려받기 어려워요)만 준비해가시면 됩니다.
-격리: 다음 학기에도 4주 격리 정책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비용은 7000-8000위안(3주 호텔 격리비로요! 마지막 한 주는 북대 기숙사에서 이루어지고 무료입니다.) 정도면 되는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생활: 물가가 싸서 한 달 생활비로 50만원(여행비 제외)이면 매우 충분합니다. 특히 버블티와 과일이 한국에 비해 많이 싸고 맛있습니다. 많이 드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북경대 내에도 식당과 마트가 많고, 학교 근처 오도구나 중관촌에도 번화가가 있기 때문에 생활하기 매우 편리합니다. 웬만한 물건은 학교 안 마트에 다 있습니다.
-학업: 수업은 서울대학교와 비슷합니다. 저는 중문과 수업과 국제관계학과 수업을 총6과목을 들었는데, 대부분 중간/기말레포트1+발표1+기말고사 이 구성이었습니다. 북경대에 워낙 외국인 학생이 많아서 유학생이라고 봐주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수업 따라가려면 꽤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로드는 서울대학교 수업에 비해 적다고 느꼈습니다.
-방역: 중국이 언제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학기는 코로나 방역에 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받은 학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북경에 코로나 확진자가 점점 증가하면서 북경도 상하이처럼 봉쇄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북경 시민들 내에 항상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사재기 때문에 마트 물건이 동나는 사건도 몇 번 겪었고, 5월 노동절 끝나고부터는 수업을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미리 허가를 받아야만 기숙사 밖을 나갈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 출입구를 철벽으로 두르고 매일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식배달도 금지되었습니다. 또 이런 정책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공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날 그날 바뀌고 강화되기 때문에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꽤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관련해서 많은 사회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다음 학기에도 이번 학기와 비슷한 방역이 이루어질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다음 학기에도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를 실시한다면, 상술한 상황은 염두에 두고 출국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방역 정책으로 인해 불안감도 많이 느꼈고, 한국과는 다른 행정처리에 답답함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있던 교환학생 언니 오빠 친구들이 있었기에 즐거웠습니다. 불안해도 같이 해결방법을 찾고, 답답해도 같이 욕하니(!)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중국 사회와 문화를 더 잘 알고 오겠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교환학생이었지만, 지식적인 부분보다도 삶의 태도에 대해서 많은 배움과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게 참 값졌습니다. 익숙했던 인연과 환경에서 분리되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이해하고 기준을 정립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이런 한 학기를 보낼 수 있게 해주신 OIA와 서울대학교, 북경대학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환생활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jinnylim0518@snu.ac.kr로 메일 주시면 아는 대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vpn은 expressvpn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