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11년 동안 살았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서, 이번에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학문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보스턴 지역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스턴에는 다양한 대학이 위치해 있는데, 그 중 도시 근처에 있는 Wellesley College에 지원했고 합격하게 됐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Wellesley College는 미국 Massachusetts 주 Wellesley에 위치한 사립 여자 liberal arts 대학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모교로도 알려져 있는 학교로, 미국에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여자대학 중 하나입니다. 주변 대학인 MIT와 Babson College, Olin College의 수업을 바꿔 들을 수 있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Wellesley College는 특히 gender studies와 women’s rights에 대한 연구가 발달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교입니다.
Wellesley College는 매사추세츠 주의 suburb 지역에 위치한 부촌 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보스턴과는 약 24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캠퍼스 안이 굉장히 안전하고 깨끗합니다. 숲 속 한 가운데에 놓여 있고 넓은 호수를 가지고 있어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학교 분위기는 학구적이며, 캠퍼스 내에 파티가 금지되어 있어 학생들은 주로 파티하고 즐기는 활동보다 자기계발과 공부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I. 교환학생 지원 및 합격과정
저는 2021년 4월에 토플 점수를 취득하고 7월에 교환학생에 지원했고, OIA에서 합격한 공지를 확인한 후 8월에 미국 대사관에 예약하여 미국 여권을 갱신했습니다. 9월 말에 Wellesley 사이트에서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10월 중순에 Wellesley로부터 최종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II. 수강신청과 학점인정
저는 10월에 Wellesley로부터 수강신청 관련 안내 이메일을 받아 course browser에서 수업 목록을 확인했습니다. 기존에 서울대에서 들었던 수업과 겹치지 않고 전공 선택 과목으로 인정될 수 있는 과목들을 골랐습니다. 학점 인정 및 국외수학허가신청과 관련해서 문의하기 위해 교수님과 행정실께 전화 드렸고, 11월 말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수강신청 전날 exchange student online meeting에 참여해서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수강신청 당일 경쟁은 별로 심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MIT 수업 수강신청은 개학한 주에 했고, 필요한 서류와 절차는 학교 사이트를 통해 어렵지 않게 준비했습니다.
Wellesley에서는 이론 수업이 1학점, 이론과 실험이 섞인 수업은 대부분 1.25학점으로 인정되고, 체육 수업은 학점 인정이 안 됩니다. 학생들은 다른 학교에서 교차 수강한 수업을 포함해서 대부분 3~5학점을 듣고, 저는 MIT 수업을 포함해서 총 3학점을 들었습니다.
III. 유학생 건강검진
9월부터 코로나 백신을 예약하고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도우미에서 예방접종 내역을 확인하고 옛 기록을 통합했습니다. 10월 말에는 인터넷에서 유학생 건강검진을 해준다는 병원을 검색해서 가까운 곳으로 예약했습니다. 신체검사, 결핵 피 검사, 예방접종을 했고, Wellesley College의 health form과 어렸을 때 미국에서 받았던 immunization record를 인쇄해서 준비해갔습니다. 미국 학교에서 요구하는 예방접종 종류가 많아서 미리 검진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작성해준 Health form은 11월말에 교환 학교 소속 병원에 제출했습니다.
IV. 항공권 예매
11월 중순에 1월 중순에 보스턴으로 가는 직항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예매했는데, 아직 코로나 규제가 덜 풀린 시기여서 자리가 많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계정을 갱신하고 항공편 예약 전화를 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습니다.
V. 휴대폰
출국 일주일 전에 민트 유심을 구매해서 6개월 10GB 플랜으로 사용했습니다. 민트 유심이 다른 통신사에 비해 저렴하고 미국 핸드폰 번호 개통이 가능해서 골랐습니다. 미국에서 한 학기 동안 생활하면서 미국 핸드폰 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정말 많았는데, 민트 유심으로 번호를 새로 만들고 원활하게 전화통화와 문자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VI. 건강보험
Wellesley의 건강보험은 조건이 많고 까다로워서 다른 보험으로 대체하는 waiver를 거의 받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제공한 BCBSMA 플랜에 가입했는데, 1월부터 8월까지 유효했고 비용은 2천 달러 정도였습니다.
VII. 짐
저는 출국하기 이주일 전쯤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여권, 예방접종증명서, 신분증과 같은 중요한 서류를 가장 먼저 챙겼습니다. 미국은 돼지코를 쓰기 때문에 어댑터도 여러 개 준비했습니다. 보스턴에 있었을 때 1월~2월은 겨울이 매우 혹독해서 겨울 옷을 단단히 쌌고, 그 후 3~6월은 날씨가 풀려서 봄옷과 여름옷을 골고루 챙겼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I. 학업
저는 Wellesley에서 2개의 수업을 들었고, MIT에서 1개의 수업을 교차 수강했습니다.
ANTH 102(Biological Anthropology) -1학점
진화의 의미와 유인원으로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유전자와 표현형이 변하는 양상을 공부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진화에 대한 상반되는 정의들, 유인원과 사람의 차이, 다양한 유인원들의 유전적 관련성, 그리고 인종의 다양성을 알아봤습니다. 수업 참여도(10%), 수업 내용 질의응답(10%), 진화 퀴즈(15%), 다람쥐 관찰일기(15%), 간이 연구 proposal(20%), 창의적 산출물 제작(30%)로 성적을 냈습니다.
BISC 113(Exploration of Organismal Biology with Lab) -1학점
이론 및 실험으로 구성된 수업이었는데, 이론 수업 때 북아메리카의 염소의 진화 양상, 별 모양 코를 가진 두더지의 적응 방식, 뱀의 먹이 패턴 등 다양한 생물의 행동방식을 분석하는 논문을 읽고 조별로 토론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실험 수업 때는 플랑크톤 분석, 식물의 기공 관찰, 식물의 증상 작용 효율 계산, 새끼 돼지 해부, 소 심장 해부, 개구리 뒷다리 신경세포 전도 속도 계산, 애벌레 먹이 패턴 분석 실험을 했습니다. 매주 과제로 분석 보고서와 퀴즈 풀이, 논문 분석 페이퍼를 제출했습니다.
EC 715(MIT:D-LAB Water, Sanitation, Hygiene) -1학점
전세계의 개발도상국의 물 오염 실태와 청결도를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공부했습니다. 조원들과 마다가스카르에서 물의 염도를 줄일 수 있는 desalinator를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간이 one-stage desalinator를 제작하고 물을 통과시키는 실험을 했습니다. 또, 찰스 강의 물을 정화할 수 있는 hydrophotometer를 브레드보드 위의 전기회로를 제작하여 작동하게 했습니다. Water, sanitation, hygiene과 관련해서 동아시아의 공기 오염 및 공기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하여 발표했습니다.
Wellesley College는 대부분 수업이 48 hour flex policy가 있어서 과제 제출 기한보다 48 시간 늦게 제출해도 교수님께서 인정해주십니다. 또, 기말고사인 final은 자신이 원하는 요일과 시간에 자율적으로 정해서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업마다 office hours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교수님과 상담하고 소통하는 것이 적극적으로 권장됩니다. 수업 시간에는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성적을 낼 때 시험 점수도 중요하지만 발표, 프로젝트 내용, 과제, 참여도 등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개인적인 사정이나 고충이 있을 때 교수님들께 알려드리면 무척 너그럽게 이해해주십니다.
II. 현지생활
II-1. 학교 내
교환학생으로 합격하면 Wellesley에서 기숙사와 meal plan 가입을 권유하는데, 이때 필수는 아닙니다. 저는 둘 다 가입했는데, 기숙사 8곳 중에서 Munger Hall에 들어가게 되었고, meal plan은 한 가지 종류 밖에 없어서 가입했습니다. Munger Hall은 화장실이 공용이었지만 다른 시설이 괜찮고 요리할 수 있는 주방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또, 기숙사 안에서 학생들끼리 매주 다양한 모임 및 활동을 열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Munger Hall 안에 물을 마실 수 있는 fountain이 여러 개 있는데, 현지 학생들 말에 의하면 물에서 납이 나올 수 있다 해서 Brita 정수기를 사서 썼습니다. 교환학생이면 대부분 룸메이트와 함께 방을 쓰는데, 저는 한국인 교포가 룸메이트로 걸려서 상대적으로 편했습니다. 학교 meal plan에 가입하면 학내 식당 4곳 모두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Residential hall과 meal plan 비용은 합쳐서 9천불 정도였습니다.
캠퍼스 내에는 산책하기에 매우 아름답고, Lake Waban이 가운데에 광활하게 있습니다. 캠퍼스 안에는 스타벅스, Cafe Hoop, Stone Davis Art Museum, Claflin Bakery, 채플 성당이 있습니다. 학생증을 가지고 가면 학교 내 Fitness center에서 무료로 운동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 놓여 있어 다람쥐, 거위, 백조, 너구리, 사슴과 같은 다양한 동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걸어서 캠퍼스를 나가면 주변에 평화로운 The Ville이라는 동네가 있고, The Ville 안에는 다양한 식당, 책방, 옷가게, 말 농장, Whole Foods Market 같은 식료품점 등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당 중에는 Fiorella’s Express랑 Truly’s Yogurt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Wellesley의 치안은 좋은 편이었고, 한 학기 동안 생활하면서 캠퍼스 내에서 담배, 마약, 총격 사건 등 위험한 상황은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Wellesley는 교환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열어줬던 것 같습니다. 개학하기 일주일 전에 학교에서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일주일간 해줘서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사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내의 친구들도 인종이 다양하고, 동양인 비율이 높아서 불편하거나 인종차별을 겪는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 내의 한인 학생회 동아리인 KSA에 가입했는데,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 Wellesley student 그룹에 가입하면 캠퍼스 내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II-2. 학교 바깥
학생들은 주중에 학교에서 공부하고, 주말에 주로 보스턴으로 가서 파티하거나 놀았던 것 같습니다. 보스턴과 캠퍼스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캠퍼스 셔틀을 이용하면 30~40분 정도 이동해서 보스턴의 중심지인 Cambridge 지역과 Back Bay 지역에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 셔틀은 주중에 학생증을 제시해야 했고 무료였습니다. 주말에는 3달러씩 내서 표를 사면 guest와 함께 탈 수 있습니다. 주중에는 아침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했고, 주말에는 아침부터 새벽 2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했던 것 같습니다. 캠퍼스 셔틀을 이용하지 않으면 Commuter Rail과 매사추세츠 지하철인 T를 이용해서 보스턴으로 가야 하는데, 편도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고 10달러씩 지불해야 합니다.
보스턴 내에서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시간도 거의 정확하게 맞춰서 운영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보다는 조금 청소가 안 되어 있고 위험한 느낌이 있었지만, 봄 학기 동안 사고 없이 잘 타고 다닌 것 같습니다. 보스턴 전철인 T는 한 번 탈 때 2.40 달러, 버스는 1.70 달러씩 지불합니다. Charlie Card를 만들어서 충전하고 다니면 편하고, 단시간에 목적지까지 가고 싶으면 Uber를 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보스턴 길거리에는 노숙자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돈을 달라거나 밥을 사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시하면 건드리지 않습니다. 보스턴에서 살면서 총격 사건이 몇 번 있었는데, 위험한 상황까지 다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보스턴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어서 인종차별을 겪었던 경험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국과 달리 보스턴의 집은 자동잠금장치가 아닌 열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lock-out 되지 않으려면 카드나 열쇠를 놓치지 않고 다녀야 합니다.
보스턴의 물가는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이었고, 생활비가 매우 비쌌습니다. 식당에서 외식할 때 팁까지 포함하면 싼 곳에서는 20달러, 비싼 곳에서는 30~40 달러씩 나왔습니다. 한국에 비해 식료품이 싼 게 많아서 돈을 절약하고 싶으면 요리해서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옷이나 액세서리는 한국에 비해 싼 것이 많아서 백화점이나 TJMaxx 등에 가서 살 수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보스턴의 겨울은 한국보다 매서웠던 것 같습니다. 2월에 심한 폭설 때문에 대중교통이 운영을 중단하고 수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또, 한국보다 햇빛이 강하고 공기가 건조해서 모자, 선크림, 보습제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3~6월에는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우산과 겉옷을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5월 중순에 종강할 때까지 주말마다 보스턴에 갔습니다. Harvard, MIT, Chinatown, Boston Public Library, Charles River, 다양한 박물관(Boston Fine Arts Museum, Harvard Arts and Natural History Museum), 수족관, Quincy Market, Waterfront seaport, Boston Symphony Orchestra에 갔습니다.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해주는 박물관이 많았습니다.
종강하고 나서는 Niagara Falls, 매사추세츠의 해변 도시인 Newport과 Rockport, New York City를 여행했습니다. 뉴욕에서는 Times Square, Empire State Building, Statue of Liberty, Central Park을 여행했고 Broadway에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Carnegie Hall에서 Maxim Vengerov의 연주회를 봤습니다.
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11년 동안 한국에서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에 5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낯선 지역에서 모든 것들을 혼자 해내기 위해 힘쓰면서 한 층 정신적으로 성숙해졌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보스턴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 부모님과 OIA 담당자님, Wellesley College 구성원 분들과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