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Queen Mary University는 1785년 설립된 공립 대학교로, East London Hospital에 부설된 메디컬 스쿨이 그 기원이다. 현재에도 의학과 법학 분야로 영국 전역에서 높은 랭킹을 차지하고 있다. 런던 도심과 외곽 경계인 Zone 2 동부에 위치해 있고, 학교 캠퍼스 바로 옆에 Regent Canal, Mile End Park가 있어 쾌적한 학습/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과정은 영국 학교 측에서 보내는 안내 이메일을 그대로 따르면 된다. 보통 한 학기에 네 과목까지 신청 가능하며, 과목 시수는 일주일에 두 시간에서 다섯 시간까지로 다양하다. 문과 과목은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한 시간 강의, 한 시간 세미나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미나는 강의 수강반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그룹과 시간은 학교 측에서 배정해 준다. 따라서 시간표에 대한 자율성은 한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숙사는 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데, 캠퍼스가 크지 않아 이동 시 느껴지는 불편함은 서울대학교에 비해 훨씬 적다. 보통 6개의 개인 방이 모여 하나의 flat을 이루고, 주방이나 경우에 따라 화장실은 flat 내 공용공간으로 이용된다. 공용공간 청소 서비스는 학교 측에서 제공한다. 모교 학생들에게는 보통 1학년들만 기숙사를 제공하므로 대부분의 flatmate들은 1학년 학생들이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Global Opportunity Team, study-abroad@qmul.ac.uk
Harry Gibney, International Exchange Programme Manager, h.gibney@qmul.ac.uk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정치학과에서 Background to British Politics, Comparative European Politics, 역사학과에서 London and its Museums, The Darwinian Revolution: The History of a Dangerous Idea로 총 네 과목 이수하였다. 출석 점수, 자잘한 과제가 있는 한국과는 달리 영국의 문과 과목은 보통 두 개의 에세이, 혹은 하나의 에세이와 기말고사(별도의 학기에 치름)만 요구하기 때문에 학기 초에 주어진 에세이 주제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택해 그것만 학습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시험 또한 여러 논제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택하여 서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정 단원만 공부해도 괜찮다.
이 네 과목 중 London and its Museums라는 과목이 가장 특이했다. Museology를 배울 수 있는 과목으로, 매주 다른 박물관에 방문하여 하나의 Exhibition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배운다. 포스트모던한 접근 방식을 택하며, 사회학/미학 텍스트를 골고루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업이었다. 참고로 현재 런던 내 대부분의 박물관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영국 내에서 박물관이 전통적인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이 수업은 짧은 여행만으로는 알기 힘든 런던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영국에는 교양 과목이라는 개념이 없는 만큼 네 과목 모두 깊이 있는 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 또한 각 과목별로 방대한 리딩 도서 목록이 주어져 학기가 끝나고도 혼자서 더욱 깊이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영국 커리큘럼은 모교에서 학점 인정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모교에서는 1학점을 받으려면 학기 당 15시간 강좌를 이수해야 하는데, 영국은 12주(옥스포드 등은 8주)가 1학기이고 1주일에 강의가 한 시간 뿐이므로 웬만한 문과 과목은 1학점조차 인정되지 않는다.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 점을 잘 알아두기 바란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본토인 만큼 다른 나라를 가는 것보다 영어 실력을 키우는 데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실제로는 본토라서 느끼는 언어 장벽이 더욱 컸다. 기숙사에 사는 영국 친구들은 타지에서 온 만큼 악센트가 더욱 강해 처음에는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다. 강의를 들을 때에는 강사가 억양/속도를 잘 조절해서 말하므로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세미나 수업만 돼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영국에 교환학생을 가서 많은 것을 얻으려면 본인이 영어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학습 방법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 참고로 본인의 영어 실력은 영어를 외국어로서 사용하는 사람과 크게 불편함 없이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수준이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영국이 입국 심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나라 중 하나이지만 교환학생 입학허가서를 제출하면 입국하기 까다롭지 않다. 다만 이 때 받는 비자는 short-term student visa로, 이 비자는 출국하는 순간 효력을 잃기 때문에 학기 중 혹은 학기 간에 외국 여행을 다녀오고자 한다면 반드시 입학허가서를 소지하고 입국 시 비자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장기 체류 학생을 위한 tier 4 visa를 발급받을 수도 있지만 발급 비용이 몇십 만원에 달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가를 가장 심각하게 체험한 부분은 기숙사비와 교통비였다. Standard en-suite room에 살았는데, 기숙사임에도 불구하고 월 백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했다. 교통비는 지하철 1회에 2.4파운드(=약 3500원)인데, 18-24 railway card를 구매하면 1/3 할인되어 1.6파운드에 지하철을 탑승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비하면 한참 비싼 가격이다. 반면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싸다. 예를 들어 학교 옆 Co-op에서는 우유가 4L에 1.2파운드였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식이 6파운드 이상이고, 그마저도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은 보통 요리해서 먹었다. Co-op이나 Sainsbury가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므로 애용하도록 하자. 의료시설은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지만, 학교 오리엔테이션에 따르면 응급처치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진료는 받기 복잡하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처 지하철 역은 정문에서 도보 5분 이내에 Central Line과 Hammersmith/ District Line이 지나는 Mile End가 있으며, Liverpool Street, King’s Cross, Westminster 등 런던 시내 주요 역을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다. 통신은 giffgaff goodybag을 사용했다. 추천인 가입 시 5파운드 치 credit을 얹혀 주므로 같이 교환학생을 가는 아는 친구가 있다면 서로 추천해보도록 하자.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펍은 정문에서 Mile End의 반대 방향으로 6분 걸어가면 나오는 Wetherspoon이다. 전통 에일을 싼 가격에 판매하므로 영국 맥주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보도록 하자.
3. 여가 생활
이 학교에도 동아리가 있다. 학기 초에 동소제를 여므로 방문하여 관심 있는 동아리에 들어보도록 하자. 지하철이 서울보다 더 늦게/일찍 운행하고(주말은 24시간 운행), 24시간 운행하는 버스가 학교 앞을 지나가므로 런던 도심에서 밤 늦게 노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학교 캠퍼스 바로 옆에 공원이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Queen Elizabeth Olympic Park가 있으므로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 산책을 즐겨보도록 하자.
4. 기타 보고 사항
교환학생의 90%가 미국인으로 현지인과 언어 장벽이 없어 서울대에 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지 않은 편이다. 비슷한 Buddy system이 있으나 1:1 매칭으로 SNU Buddy와 같이 다른 교환학생 그룹과 어울려서 노는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았다. 학기 초에 기숙사 측에서 진행하는 Fish&Chips lunch 행사 등에서 만난 몇몇 교환학생들도 학기가 지날 수록 각자 노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언어 등 여러 이유로 기대했던 것만큼 교환학생을 즐기고 오지는 못했다. 그래도 영국에서의 생활에서 얻은 것은 있었다. 먼저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영국의 교육 시스템이었다. 교양과목이 없고 에세이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영국 대학교 커리큘럼은 철저하게 학자 양성을 목표로 한다. 또한 주당 두 시간의 세미나로만 진행되는 London and its Museums에서 다양한 리딩 자료를 읽고 이를 적용해 비판적으로 전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출 수 있게 되었고, Comparative European Politics를 수강하며 유럽 국가 간에 존재하는 여러 갈등과 긴장관계를 알아볼 수 있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는 동유럽을 두 달 동안 여행하며 영국에서 생각했던 여러 문제들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지난 학기는 성적표 상에서는 0학점을 이수한 학기로 남겠지만 당분간 연구자로서의 삶을 꿈꾸는 데에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큰 동력과 자원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