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마드리드 자치대학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Universidad Autonoma de Madrid은 기존 마드리드 국립대인 콤플루텐세에서 독립하여 새로운 학문을 진흥하기 위해 설립된 대학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학문 분야에 따라 대학의 우열이 모두 다르지만, 특히 UAM은 새로운 학문, 의학, 약학 등에서 스페인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웁니다. 제가 공부한 어문학에서도 현대문학과 신택스 등 비교적 새로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20세기 후반에 새로 설립된 학교이기 때문에 마드리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으나, 캠퍼스가 콤플루텐세의 그것에 비해 넓고 쾌적하며 잘 설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중거리 대중교통인 Cercania로 도시 중심에서 통학하는 데에 (Sol 출발 기준) 약 30분 미만으로 불편함 없습니다. 극한의 통학에 익숙한 서울대생들에게는 아주 적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인문대, 사회 및 경영대, 자연대, 공대, 의대, 법대 등의 단과대가 있으며,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는 소수이고 대부분이 스페인어 진행입니다. 한국의 대학교육과 달리 교양강의는 따로 없고 모두 전공필수와 전공선택 수업만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소속된 단과대 외 다른 단과대에 수강신청하려면 아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을 수강하려 하였으나 정확한 방법도 알 수 없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양측 학교 모두와 소통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예상되어 포기했습니다. 이 점 미리 고려하여 수강에 지장 없으시길 바랍니다. 수업 수준은 교수님에 따라 아주 상이한데요, 인문대, 그 중에서도 서어서문 전공을 보자면, 탄탄한 커리큘럼이 갖추어져 있지만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다루는 내용은 스페인어학, 스페인문학, 중남미문학의 A부터 Z까지 아주 방대하지만, 난이도는 서울대학교의 전공보다 낮고, 개념과 이론보다는 그야말로 필롤로지, 많은 양의 컨텐츠를 다루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교환학기 시작(9월,2월)보다 훨씬 전, 그러니까 교환학생 선발 후 한두달 이내로 자세하게 설명을 받게 됩니다. 메일을 통해서 가이드라인이 발송되니 메일 확인만 잘 하시면 별 문제 없을 것입니다. 스페인어와 영어 두 언어로 다 보내주니 언어가 문제이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저는 1년도 더 전의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적어보겠습니다. 단과대별로 분리된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다른 단과대 수업에 신청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또한 크게 다른 점은 1,2학기 수강신청을 1년에 한꺼번에 한다는 점입니다. 즉, 9월에 시작하는 1학기, 2월에 시작하는 2학기의 수강신청을 한꺼번에 6월(정확하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진행합니다. 따라서 2학기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학생들은 남는 수업만 수강할 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절차는 학교 계정 등록 후 단과대 시스템에 가입하고, 정해진 날짜 시간에 맞추어 들어가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서울대학만큼 수강신청 경쟁이 심한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인기있는 강의는 금방 차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작성해놓고 열리는 시간에 맞춰 수강신청 할 것을 추천합니다. 사이트가 열려있는 기간동안엔 자유롭게 넣고빼고 할 수 있지만 일단 닫혔다 하면 취소하기 귀찮을 뿐 아니라 Learning Agreement도 다시 작성해서 양 학교에서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실라버스 잘 읽어보고 계획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숙사는 거의 모든 단과대가 있는 깐또블랑꼬 캠퍼스에 Erasmo 기숙사가 있습니다. 대학이 소유/운영하는 것 같진 않은데, 우암 캠퍼스 내에 있으므로 대부분이 이곳 저학년이거나 교환학생들입니다. 저는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아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친구 방을 보고 다소 협소하다고 느꼈습니다. 1인실, 2인실, 분리된 2인실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각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방을 구하는 것 보다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기숙사에 살 이유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만 26세 이하는 한달 마드리드 교통 무제한 이용 (전 구역 불문)이 20유로로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교통비 걱정도 없어 더욱 통학을 겁낼 이유가 없습니다. 밖에서 방을 구해서 살게 되면 물론 앞서 말씀드린 통학 수단인 Cercania의 역이 있는 동네 주변에 거주하는 것이 좋겠지요. C4,5라인이 대학이 있는 Cantoblanco Universidad역에 닿는데, Sol, Nuevos Ministerios, Atocha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꼭 이 역 주변이 아니더라도 지하철 환승이 가능한 곳도 좋습니다. 마드리드는 교통이 정말 편리하기 때문에, 겁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고르고 통학루트 계산해 보시면 거의 큰 문제 없을 것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ervicio de Relaciones Internacionales y Movilidad이 부서 이름이고요, Oficina de Relaciones Internacionales(ORI)가 본부, 단과대 두 단계로 나누어져 있어요. 파견 자체와 관련된 행정업무는 본부 ORI와 연락하게 됩니다. 파견 간 이후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단과대의 ORI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게 됩니다.
본부의 연락 담당하는 사람이 becario라서 자주 바뀌는 것 같고(제가 있을 당시 유럽의 에라스무스 교환 외 협약 통한 교환학생을 맡은 사람은 알바로 마떼오스 히메네즈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인문대 담당자는 여러명 있는데 비르히니아 마르띠네즈 마르또스 선생님에게 연락 받았습니다.
본부 이메일: ori.movilidad@uam.es
이메일: ori.filosofia@uam.es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스페인어 음운론과 음성학
스페인어 형태론
외국어로서 스페인어 방법론
외국어로서 스페인어 내용과 숙달
스페인어권 세계의 문학과 사상
영화의 역사와 이론
심리언어학과 임상언어학
1년간 위 7과목 수강하였습니다. 위 네 개는 서어서문 전공이고 아래 세 개는 각각 철학과, 예술사과, 현대언어과로, 다른 전공의 과목입니다. 타 단과대 수강은 어렵지만 단과대 내 다른 전공 과목은 수강에 제한이 없습니다. 수업은 교수님에 따라 스타일이 천차만별인데요, 저학년 수업일수록 논문 리딩이 적고 강의 위주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서문과생으로 이 곳에서 수학한다면, 어학을 위해서는 스페인어학개론 정도를 미리 수강한 상태면 좋을 것 같고, 문학수업을 들으려면 많은 작품을 미리 읽었거나 읽을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수업은 영화의 역사와 이론인데요, 루이스 꼴로라도 교수님이 진행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카메라의 등장부터 프랑스 씨네 누보까지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라는 예술에 대한 신화와 실제 역사에 대해서 수준 높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논문을 제공하시는데, 컴펄서리 리딩은 아닙니다. 특히 교환학생들에게 세심하시기 때문에 학기 초 스페인 학생들과 같은 방식으로 기말고사를 칠지 레포트 2개로 대체할지 결정하게 해주십니다. 레포트는 각각 논문 1편, 2편을 읽고 해당하는 시기 및 주제의 영화 한 편을 골라 분석하는 레포트입니다. 이 외에도 스페인 학우들과 공통으로 해야하는 분석과제 두 편 있습니다. 다소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글 써보는 경험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성적도 아주 높게 받았습니다.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수업은 외국어로서 스페인어 두 과목인데요. 제 관심사와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일 뿐, 수업 내용과 교수님은 아주 훌륭합니다. 수업 진행하신 하비에르 가르시아 선생님 이 분야에서 아주 저명하신 것으로 알고있고, 과제나 시험을 보면, 스페인어 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은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훌륭한 과목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 얼마나 공부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 학교 수업만 소화해도 듣기 능력은 많이 향상 됩니다. 워낙 말들이 빠르기 때문에 늘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리스닝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업에서는 포멀한 언어를 사용하는데 스페인어의 경우 캐주얼한 스페인어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업 외에서도 친구들 많이 사귀고 여러 활동들 하면서 연습해야 할 것입니다. 말하기는 더더욱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단어와 표현을 적극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외국어 습득 정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안하면 매번 했던 말만 할 수 있고, 못 알아 듣거나 이해가 안되는 표현, 단어는 끝까지 안 들리고 안 읽힙니다.
제가 가장 스페인어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 일은 친구들이랑 놀면서 농담하고 아무말대잔치를 벌이고 토론하는 등등의 일상입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말이 더 빠르고 표현도 어렵기 때문에 젊은 언어를 배우면 다른 언어는 비교적 쉽게 들립니다. 마드리드의 스페인어는 발음이 강한 편이라 처음엔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적응이 되면 다른 지역보다 맛깔나는(?) 스페인어를 익힐 수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위에서 적었듯 교수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중간고사를 따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험은 기말 한 번입니다. 중간에 퀴즈가 있는 경우도 있고, 팀플이 있는 경우도 있고, 레포트나 에세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의계획서에 보통 다 자세히 적혔고, 수업 첫 주에 잘 설명해주니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모두 그렇듯 교수님들도 말이 빠르기 때문에 잘 못들은 경우 메일을 보내거나 옆 사람한테 물어보시면 되겠죠.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이 또한 개인마다 다르겠습니다. 저는 옷과 한국어로 된 책 정도만 챙겨갔는데요,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든 웬만한 물건은 구할 수 있고, 스페인의 경우 물가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상비약 정도는 챙겨가면 급할 때 병원이나 약국 갈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으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옷은 계절에 맞춰 가져가면 되지만, 스페인 사람들의 패션은 한국과 참 다르기 때문에 뭔가 옷도 현지인처럼 입어보고 싶다, 하면 와서 보시고 사 입으시길 추천합니다.
현지 물가는 유럽에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마드리드는 집값이 높은 편이고, 지금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저는 아주 중심에 위치한 5인 공유 삐소에 살았는데, 가스또 포함 460유로 내고 살았습니다. 적은 돈이 아니지요. 그러나 중심 중의 중심에서 벗어난 곳에 일찌감치 집을 잡으면 (아주 중요합니다. 학기 시작 일주일 전 정도엔 모든 방이 다 나가서 가성비 좋은 곳 구하기 힘듭니다) 400유로에 좋은 집에도 살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사는 350유로부터 550유로까지 집을 여러 군데 가봤는데요. 대체로 가격에 맞는 수준의 집입니다. 다만 좋은 집이라고 생활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좋은 플랫메이트를 만나는 것은 운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외식 할 경우 한국보다 1.3배에서 2배까지 비싼 것 같고, 만들어 먹는다면 한국에서보다 저렴합니다. 낮은 장바구니 물가가 생활의 행복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요리에 취미도 들였고 건강한 식단을 꾸려나가는 생활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식재료는 보통 슈퍼마켓에서 구매하면 저렴하고 품질 좋습니다. 그런데 생선,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은 재래시장이 더 저렴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번 이런 곳을 찾아가기 번거롭기 때문에 슈퍼마켓에 주로 가게 될텐데, 혼자 식사하는 데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관광객이 가는 마켓 말고 현지인들이 장을 보는 마켓에서 장을 보면 스페인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도 되고, 생경한 모습들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재래시장의 매대에서 해산물이나 하몽 등 먹으며 대낮부터 한 잔 하는 사람들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마드리드에서 한국 식료품이 가장 많은 곳은 쁠라싸 데 에스빠냐 근처의 아시아 슈퍼마켓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하면 정확한 위치 나옵니다. 그리고 좀 북쪽의 꾸아뜨로 까미노스 역 근처에 메르까도 데 마라비야스라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곳의 한 켠에 한국인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매대가 있습니다. 제품이 많진 않지만 포장김치 외에도 직접 만드신 김치를 팔기 때문에 생김치가 그립다면 이곳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스페인 음식은 워낙 맛있으니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맛집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한식당도 여러 개 있는데, 하나같이 비싸고 맛이 한국 같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지만 정 그리울 땐 위안이 됩니다.
의료는 학생비자를 받으려면 필수적으로 사설 보험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 걱정은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스페인 국가 보험이 아니라 개인이 선택한 사설 보험이기 때문에 스페인 보건소(Centro de salud)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몸살에 걸렸을 때 보건소로 갔는데, 진료 그냥 봐 주긴 했습니다. 스페인의 국가 의료기관은 모두 무료입니다. 그러나 이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예외적 경우이기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사설 병원을 찾아가서 비용 지불한 후 보험사에 청구하는 방식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최대한 아프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자주 앓는 병이 있다면 상비약 꼭 챙겨가세요.
은행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계좌를 열고 카드를 발급받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큰 돈을 한번에 환전해서 가져가거나 해외송금을 받을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현지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해외인출 및 결제 수수료 없거나 낮은 카드 상품이 많기 때문에 크게 돈 낭비되는 일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현지 atm 수수료가 비쌀 수 있는데, 제가 있을 당시 이베르까하 Ibercaja의 atm은 수수료가 없었습니다. 주변에 있다면 이곳에서 인출하시면 인출할 때마다 1에서 3유로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꼭 현지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면 외국인 대상 경험이 많은 대학 내 은행을 이용하시면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집 근처의 은행에 갔는데, 직원들이 외국인들을 위한 상품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고, 지점마다 어느 곳은 안된다고 하고 어느 곳은 지나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어느 곳은 쉽게 발급해주는 등 혼란스러웠습니다. 이 또한 스페인의 한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보다폰 쁘레빠고 칩을 사용했는데요. 충전, 데이터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앱과 웹사이트가 너무 느리고 불안정해서 불편했습니다. 오렌지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3. 여가 생활
마드리드는 큰 도시이기 때문에 하고싶은 모든 활동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연극을 몇 번 보러 다녔는데 모두 좋았고, 공립 미술관은 26세 이하 학생에게 무료이고 다른 미술관들도 할인폭이 크기 때문에 자주 다녔습니다. 레이나 소피아의 컬렉션 외에 기간 전시도 좋은 것이 많으니 잘 확인하시고 관심있는 전시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Tabacalera라는 약간 힙스터적인 문화공간에도 좋은 전시, 공연 및 행사가 많습니다. Matadero Madrid도 복합 문화공간으로, 전시 및 공연 많습니다.
봉사활동도 좋은 여가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푸드뱅크 개념의 Banco de Alimentos라는 곳에서 연말 식료품 기부 수집 봉사활동과 LGTB 지원센터인 Colegas에서 아웃리치 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요. 재밌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일 자체도 보람차고 즐거웠습니다.
학교 내에 동아리 및 학회 등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가입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것들이 있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모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저는 아시아인 남자라서 그런지 대놓고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주로 아시아인 여럿이 모여다니거나 관광객처럼 보이면 더 많이 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 무식해서 그렇고 질낮은 사람들만 그런 짓을 하니, 크게 신경 주지 않고 무시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더 낫습니다. 마드리드는 그나마 다른 소도시들보다는 형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의 치안은 한국보다 좋지 않지만 강력범죄는 적은 편이고 도심에서는 새벽에 돌아다녀도 안전한 편입니다. 다만 동네마다 다를 수 있으니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어 위험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흥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취향에 맞는 바, 클럽 등 찾아 마음 맞는 친구들과 놀러 다닌 것이 가장 행복한 추억입니다. 술을 죽도록 마시거나 위험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으로 춤추고 놀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면 자연스럽게 가게 되기 때문에 미리 거부감이나 두려움 가지고 피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자신의 기준에 따라 할 일 하지 않을 일 잘 판단하여야 하겠지만, 스페인 사람들 놀 듯이 놀아서 법에 저촉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1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마드리드에 살면서 공부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게으른 날들도 있었고, 공부를 열심히 한 날들도 있었으며, 거의 항상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지낸 1년이었습니다. 관광보다 살기 좋은 도시 마드리드여서 더 좋았습니다. 마드릳 자치대학에서 특별한 만족을 얻지는 못했지만, UAM에서 만난 멋진 사람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좋은 수업도 분명 많습니다. 무엇보다 교환학생을 통해 전공하는 언어와 문화를 잘 알게 된 것이 가장 눈에 보이는 소득이고, 여유로운 삶에 대한 관점을 배운 것, 치열하지 않아도 행복한 삶의 가능성을 본 것, 제대로 놀아 본 것, 여행을 자주 다닌 것, 나의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법을 배운 것 등이 앞으로 인생에서 두고두고 가치를 발휘할 경험들입니다. 제 스스로를 ‘나름’ 마드릴레뇨라 부를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