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스톡홀름 대학교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 위치한 종합대학입니다. 스톡홀름 중앙역인 T-centralen과는 지하철로 4 정거장 떨어져 있어 도심과 가까이 위치해있습니다. 대학교 안에 자연사 박물관과 공원이 있어 현대적이지만 자연에 둘러싸인 조용하고 깨끗한 캠퍼스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 과목과 기숙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알림을 설정해두어 대학으로부터 메일이 올 때마다 바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서울대학교에서의 수강신청과는 다르게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가 보내주는 링크를 따라 듣고 싶은 과목들의 정보를 적어 보내면 됩니다. 그 후 개강 즈음하여 각 department의 coordinator로부터 시간표를 비롯한 안내 메일을 받게 됩니다. 매 시간 강의실이나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매일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수강 신청 변경을 위해서는 새로 신청할 과목의 department coordinator에게 연락하여야 하지만 취소하는 경우 학교 홈페이지에서 정해진 기간 내에 자유롭게 뺄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의 기숙사는 크게 라피스(Lappis), 쿵사무라(Kungshamra), 이둔(Idun)으로 세 곳입니다. 먼저 라피스는 교내에 위치해 있어 편리하고 깨끗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 기숙사 중 가장 가격이 높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살았던 쿵사무라는 지하철 역으로는 한 정거장, 버스로는 15분이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라피스에 학생들이 많이 거주한다면 쿵사무라에는 대학원생뿐 아니라 가족이 살기도 하는 임대 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의 개념이기 때문에 corridor party가 자주 열리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corridor 친구들과는 부엌에서 요리를 할 때 만나서 나는 small talk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만들어 먹었던 추억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Idun은 세 곳 중 가장 캠퍼스에서는 멀지만 센트럴과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두 기숙사와는 다르게 2층 침대로 룸메이트가 있고 작은 부엌이 딸린 studio 구조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 Adriana Jimenez Moreno
International Coordinator
adriana.jimenez@su.se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Theatre in Sweden: Historical and Contemporary Perspectives
스웨덴 연극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스웨덴에서의 예술 행동주의 작품들까지 다루는 광범위한 강의였습니다. 하지만 각 강의에서 교수님께서 보여주시는 스웨덴의 디바나 artivists 예술작품들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Culture and Aesthetics Department에서는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무용이나 연극 등의 예술 작품들의 관람료를 할인해서 제공하는 ‘Green card’를 발급해주어 중간/기말 에세이를 쓸 때 작품을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사진, 영화 등을 포함한 모든 예술 분야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작품을 비교, 분석하는 두 번의 에세이 제출이 있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된 강의였고 교수님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셔서 시험이 시작되기 전과 후로 학생들과 교수님이 모여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하는 Fika 시간이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에세이에 대한 피드백도 꼼꼼하게 해주셨습니다. 예술, 대중문화, 미학 등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Communication and Aesthetics
Social Anthropology Department의 강의로 크게 감각 그리고 춤, 사진, 영화의 인류학을 다루었습니다. 한 주의 리딩이 주어지면 4~5명으로 이루어진 study group에서 seminar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이후 모든 학생들과 교수님이 모여 그 질문들에 답하는 seminar가 진행되고 한 주의 마지막 시간인 lecture에서는 교수님이 리딩을 정리하고 새로운 미디어를 소개하는 세 활동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업은 교수님의 강의보다는 학생들과 하는 시간이 많았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긴장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매주 study group에서 만나고 팀 별 fieldwork를 준비하면서 친해진 이후에는 꼭 이론적인 말이나 요점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 seminar와 lecture 모두 즐길 수 있었습니다.
Gender and Sexuality
이 강의 역시 인류학과 수업으로 신청할 때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수업의 형식은 앞선 강의와 똑같았는데 리딩의 양이 워낙 많고 어려워서 강의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seminar나 study group에서 다른 문화권 학생들이 이야기해주는 각각의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에 관한 담론은 흥미로웠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대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제공하는 스웨덴어 강의가 있었지만 수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강의나 그룹 토론도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고 친구들과 영어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전과 달리 영어에 노출이 많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한 학기의 시간만으로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전보다 말할 때 스스로 느끼는 어색함이나 부담스러움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북유럽의 물가가 한국의 두 배라는 말을 많이 듣고 가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교환 학생의 경우 외식을 하기보다는 해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지의 마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유제품이나 과일 등의 경우는 더 저렴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스웨덴에서도 전기장판이나 공유기도 팔기는 하지만 입국 후 1~2주일은 학교 생활을 비롯하여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에 미리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의료: 스웨덴에서 병원이나 약국을 가본 적은 없지만 주위에서 들은 바로는 외국인들은 보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예상치 못하게 큰 지출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개인 약을 비롯한 종합상비약을 준비해서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은행: 1년 교환학생으로 가시는 분이라면 스웨덴 은행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한 학기 교환학생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체크카드를 가져가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핀넘버로 인증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신분증(여권)을 캐셔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3) 교통: 스톡홀름에서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 지하철, 그리고 통근 지하철(pendaltag)입니다. 제가 살던 기숙사인 Kungshamra에서 학교까지의 길이 자전거로 가기에는 조금 위험했기 때문에 학생할인 가격으로 한 달 대중교통 패스(550kr)를 구매하였습니다.
4) 통신: 기숙사에서는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지만 랜선이 각 방마다 있기 때문에 공유기를 가져오신다면 방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유심의 경우 comviq, hallon, 3 등의 pre-paid 유심을 구매하여 충전식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3. 여가 생활
스톡홀름 대학교의 학기는 period로 나뉘어져 있고 각 period에 1~2개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업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운동이나 기타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 교환학생 생활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와 연계된 댄스 스튜디오에서 재즈댄스를 배웠고 일주일에 한 번이었지만 스트레스도 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밖에 학교 안에 학생 할인 가격을 제공하는 gym도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스톡홀름 대학교에는 한국어학과가 있어서 학과 학생들과 언어 교환을 하는 Language Cafe가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Korean coordinator로 참가하여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1주일에 한 번 한국어로 대화하는 모임을 가졌었습니다. 나중에는 친구들과 친해져 corridor에서 주말 저녁에 닭갈비나 떡볶이 등의 한국 음식을 만들고 같이 놀러 가기도 하였습니다.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다같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어둡고 길었던 북유럽의 겨울을 조금은 덜 외롭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보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던 저에게 스웨덴에서의 한 학기는 저를 알아갔던 소중한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외로운 순간도 때때로 찾아왔고, 멋진 풍경과 짜릿한 순간을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없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항상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차갑지만 상쾌했던 공기를 마시며 언제 봐도 아름다웠던 스톡홀름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그 허전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해가 떠 있는 시간이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짧아졌습니다. 해가 없이 구름만 가득한 날들과 긴 밤이 반복되면서 교환 학기의 마지막에는 우울하고 무기력했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 때 스스로를 더 잘 챙기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서 3시면 해가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지금은 할 수 없는 사치이기에 모두 소중한 추억들로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였다면 무섭고 외로웠을 텐데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고 인연을 이어가게 되어 스톡홀름에서의 행복한 5개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