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저는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동부의 도시에서 수학하고 싶어 피츠버그 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편의시설과 교통시설이 잘 갖추어져 편리하면서도 충분히 한적한 교환학생 생활을 향유할 수 있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합격을 하고 나면 해당 학교 측에서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무엇 무엇을 미리 해둬야 하는지에 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줍니다. 거기에 수강신청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착순으로 신청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와 달리 신청 가능 기간이 굉장히 깁니다.
기숙사는 여러 종류가 있고 신청 당시에는 그들 가운데 선택권이 주어지는 듯이 보입니다. 하지만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Lothrop Hall로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부엌이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쾌적한 기숙사였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방은 혼자 쓰게 되며 층마다 공중화장실이 있고 공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80만원-9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1층에 시설이 좋은 체육관이 있어 운동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피츠버그 대학교에서는 Study Abroad Office에 속하신 Jessica Sun 씨께서 교환 프로그램을 담당해주셨습니다. 연락처는 jessicasun@pitt.edu이며 정말 친절하십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전공과목인 Social Philosophy, 주 5회 진행되었던 외국어 강의 Beginning Ancient Greek 1, 아프리카 춤을 추고 젬베를 배웠던 African Drum Ensemble, 그리고 성경을 종교학적으로 분석하는 Origins of Christianity라는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프리칸 드럼 앙상블 수업입니다. 기니에서 오신 선생님께서 소규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드럼과 춤, 노래까지 가르쳐주십니다. 마지막 달에는 교내에서 꽤 규모 있는 공연도 진행하고, 함께 음악을 연주하며 다른 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회화가 가장 많이 늡니다. 그런데 다른 외국인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실력이 잘 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3. 학습 방법
공부 방법은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부하기에 더 쉬운 측면도 있었습니다. 절대평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보니, 시험을 보기 전 어떤 것이 시험에 나올지 미리 알려주는 Study Guide가 제공되었습니다. 그것을 말 그대로 가이드 삼아 공부하면 굉장히 편합니다. 단, 전반적으로 리딩의 양이 많고, 시험도 2번이 아니라 3번을 보는 수업이 대부분입니다.
에세이를 쓰는 과제의 경우 시험을 보는 것보다 소화하기 힘들었지만, 조교님들과 교수님들께 도움을 요청하면 굉장히 꼼꼼하고 친절하게 도와주십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는 한국보다 조금 비싼 수준입니다. 메뉴판에 쓰인 가격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은데, 추가적으로 세금이 붙는데다가 서버가 있는 음식점에 갈 경우 전채 금액의 10에서 15퍼센트 정도 되는 팁을 내야 합니다.
반드시 필요하다 싶은 물건 중에서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은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여성분들의 경우 미국의 생리대가 본인에게 맞지 않을 수 있으니 평소에 자신에게 편안한 위생용품을 챙겨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츠버그의 날씨가 따뜻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히트텍 같은 내의 제품을 많이 가져가면 유용합니다. 콘센트의 모양이 다르니 어댑터도 한 두 개 정도는 구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나중에 짐을 한국에 택배로 부치지 않는 이상(이것도 돈이 꽤 듭니다) 가져간 것은 모두 가지고 돌아와야 할 텐데, 지내는 동안 짐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챙기시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엔 거대한 이민 가방 하나만을 들고 갔는데 결국엔 가방을 하나 더 사야 했습니다. 캐리어를 무지 큰 걸로 하나 들고 가기보다는 큰 거 하나, 작은 거 하나 챙기는 편이 나은 듯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에 살 경우 'Meal Plan'이란 것을 함께 구매하는 것이 의무입니다. 밀 플랜은 뷔페식 학생 식당 이용권인 다이닝 패스와 매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다이닝 달러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처음엔 패스도 많고 달러도 비싼 플랜으로 사야만 하지만, 9월 초쯤에 다른 플랜으로 변경할 수 있는-그리고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기간이 있습니다. 이때에 꼭 싼 플랜으로 변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식당의 음식이 맛있기는 한데 비슷한 메뉴가 반복적으로 나오다 보니 물리기 쉽고, 매점에서 다이닝 달러로 살 수 있는 음식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차라리 그 돈으로 근처에서 외식을 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저는 변경을 안 했다가 같은 학생 식당에서 100끼 넘게 먹어야 했습니다. 은근히 힘들었어요.
의료는, 비록 쓸 일은 없었지만 ISO 건강보험을 미리 구매했고, 은행은 미국에 가서 근처 PNC bank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체크카드를 만들었습니다. 피츠버그 대학교 학생들은 버스가 모두 공짜여서(심지어 공항버스도) 시내교통에서는 불편한 점을 못 느꼈습니다. 통신은 AT&T에서 Prepaid 유심 칩을 구매해 썼는데 한 달에 $45짜리 플랜을 이용하시면 충분히 쓰실 수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학교에서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을 열어줍니다. 학생회관 같은 곳에서 영화를 보여준다든지 양초를 만든다든지, 파티를 열어준다든지 하는 이벤트들이 많아서 활발하게 참여하다보면 친구도 많이 생기고 유쾌해집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힐맨 도서관 2층의 끝에 한국어 책 코너가 있습니다. 의외로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특히 한국 소설책이 많습니다. 이따금씩 한글이 그리워지신다면 가보시기에 좋을 것입니다. 대출 제도도 굉장히 관대합니다(반납 기한이 몇 달은 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신청하는 마지막까지도 갈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다녀오고 보니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에 사는 경험은 그것이 즐거웠든 고독했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다른 문화를 체험해봄으로써 자신이 오랜 시간 유지해온, 어쩌면 정답처럼 받아들여온 삶의 방식이나 태도를 돌이켜볼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음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피츠버그에서 한 학기 수학할 수 있게 해준 모교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