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of Waterloo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털루에 있는 대학으로, 캐나다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을 표방하고 있으며 co-op 프로그램이 유명합니다. 특히 공과대학이 명성이 높으며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자부심 또한 있는 편입니다. 3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 2학기에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은 가을학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워털루에서는 한 학기에 최소 3개 최대 5개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학기 시작 전 수강신청 희망 과목들을 최대 6개까지 적어서 담당자에게 보내면 그 중에서 시간표가 짜여 나오게 됩니다. 1순위로 적은 과목을 배정받지 못한 걸로 봐서, 인기 과목은 교환학생이 신청하기가 힘들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학기 시작 이후에도 한동안은 수업을 변경할 수 있는 기간이 있는데 이때 역시 교환학생은 직접 변경이 불가하고,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변경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가을 학기에 한 학기만 오는 학생은 학교 기숙사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방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집을 따로 알아보기가 번거로울 것 같아서 학교 근처에 있는 학생 거주 시설인 WCRI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280 Phillip Street에 지냈는데, 시설이 좀 낡기는 했지만 교내 기숙사 이상으로 학교와 가깝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더블룸과 싱글룸이 있으며, 4개의 방이 하나의 유닛으로 이루어져 화장실을 공유하고, 한 층에는 이런 유닛이 4~5개 있어 부엌을 함께 쓰게 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Jennifer Jantzi (studyabroad@uwaterloo.ca)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영문과 과목 3개와 Classical Studies 과목 1개로 총 4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저는 당시에 강의평 등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는지 몰라서 강의명과 수강 편람만 보고 관심 있는 것들로 선택했는데, 다행히도 대체로 유익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 Introduction to Literary Studies (ENGL 101A)
우리 학교의 ‘영문학서설’과 유사한 영문학 입문 과목입니다. 학기 중간까지는 다양한 작품과 이론을 통해 영문학의 흐름을 공부하고, 후반부는 에세이를 쓰는 것에 집중합니다. 교수님께서 학생 개개인에게 굉장히 세심하게 신경 써주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내기 위주의 수업이라 영문과 전공을 이미 많이 수강한 학생이라면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루는 구체적인 작품 목록이 달라서 새롭고, 또 복습도 되는 것 같아서 저는 좋았습니다.
? Women in Literature (ENGL 108E)
다양한 현대소설과 시를 통해 문학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살펴보는 여성 문학 수업입니다. 대체로 여성 작가의 작품을 읽지만 남성이 그리는 여성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남성 작가의 작품도 일부 다루었습니다. 학기 중간 중간에 계속 페이퍼 과제들이 있고, 기말페이퍼 및 마지막 수업 시간에 보는 에세이 형식의 기말고사가 있었습니다.
? Writing Lives (ENGL 206)
위의 Women in Literature 수업과 같은 교수님의 수업으로, 다양한 자서전, 회고록, 일기 등을 읽으며 어떻게 개인이 글 속에서 자신을 그려내는지에 대해 탐구합니다. 이 수업의 경우 제가 있었던 학기에는 지필시험은 보지 않았고 전부 페이퍼로만 평가했습니다. 페이퍼 과제가 자주 나오는데도 매번 교수님께서 빠르게 피드백을 해서 돌려주시기 때문에 글 쓰는 연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Ancient Roman Society (CLAS 202)
고대 로마 사회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위의 영문과 수업들과는 달리 대형 강의로, 별도의 교재 없이 PPT로 수업하며 우리 학교의 대형 교양 강의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역사부터 문화, 사회제도, 생활양식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어서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 습득 정도는 본인이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회화 실력을 늘리는 게 목표라면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하는 게 좋을 것이고, 저 같은 경우에는 리딩 및 페이퍼 양이 한국보다는 조금 더 많다 보니 그 방면으로 실력이 상승한 게 느껴졌습니다.
3. 학습 방법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영문과 과목들은 우리 학교의 영문과 수업과 진행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페이퍼 과제가 워낙 자주 나와서 리딩이 많이 밀릴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는 집에서 가장 많이 했지만 필요에 따라 교내 도서관인 DP, DC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캐나다는 물가가 특별히 비싸지 않고 또 필요한 물건은 대부분 현지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챙겨 와야 할 물품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생활용품은 와서 장만했는데, 월마트 및 그 옆에 있는 달러스토어에서 주로 구입했습니다.
다만 책값이 비싼 편이라, 열 권이 넘는 책을 구입해야 했던 저에게는 약간 부담이 되었습니다. 저는 배송이 걱정되어 그냥 학교에서 구매했지만 인터넷 등으로 알아본다면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LC(Student Life Centre) 지하에 중고서점이 있으니 원하는 책이 그곳에 있는지 먼저 확인해본 후에 중고로 구할 수 없는 책만 서점에서 사는 것이 책값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또 식료품 자체는 비싸지 않지만, 외식을 하는 경우 세금 및 팁이 포함되어 한국보다 훨씬 비싸집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워털루에는 외국 출신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세계 각지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학교 및 WCRI에서 매우 가까운 University Plaza에만 가도 한식, 중식, 일식, 중동음식, 인도음식 등이 모두 있고, 중국 마트에서는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긴 해도 웬만한 한국 식품은 다 구할 수 있으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편의점도 있습니다. 교내에는 먹을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 저는 학교에서 사먹기보다는 주로 장을 봐서 평소에는 집에서 간단한 음식을 챙겨먹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장은 주로 Conestoga mall에 있는 Zehrs에서 봤는데 매주 화요일에 학생 할인이 되므로 학생증인 Watcard를 지참하여 이날 이용하면 좋습니다. 코네스토가 몰이 더 가기에 편리하고 쇼핑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애용하긴 했지만, 식료품 가격 자체는 월마트가 더 저렴합니다.
의료 같은 경우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들게 하는 보험에 가입했으나 크게 아픈 적이 없어서 실제로 쓸 일은 없었습니다.
SLC에 CIBC(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지점 및 ATM이 있습니다. 저는 학교 보험료를 내기 위해 계좌를 개설하긴 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한국에서부터 쓰던 카드(비자, 마스터카드)로 계속 생활했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왓카드에도 돈을 충전해서 교내에서 프린트를 하거나 간단한 음식을 사먹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문대 학생이라면 리딩 자료 및 페이퍼 등을 프린트할 일이 많으므로 미리 충전해두면 편리할 것입니다.
워털루에서 걸어가기에 먼 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버스를 이용하는데, 왓카드가 있으면 시내버스를 전부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승차할 때 버스 기사에게 왓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통신의 경우, 저는 유심칩을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가서 사용했는데 코네스토가 몰에 Fido가 있으니 여기 와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워털루 대학교에는 PAC(Physical Activities Complex)과 CIF(Columbia Ice Field)라는 두 개의 체육관이 있어서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CIF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했는데,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또 저는 스케이트 타는 것을 좋아해서 CIF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스케이트 강좌를 신청했는데, 매주 수업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한 학기 내내 정말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수업 외에도 아이스링크를 이용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으니 수업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경우 홈페이지에서 시간을 확인한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케이트 외에도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니 좋아하는 운동이 있다면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은 사실상 학기 중에는 계속 과제와 시험이 있어서 주말에 다니기에는 생각보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는 Thanksgiving 연휴에 뉴욕을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학기 중에는 따로 길게 여행하지는 않았고, 학기 전후를 이용해 캐나다 곳곳을 여행했습니다. 토론토 정도는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어서 원한다면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학교에서 저렴한 가격에 나이아가라 폭포 등을 단체로 다녀오는 프로그램이 종종 있으므로 공지가 나오면 놓치지 않고 신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워털루는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서울에서와 같은 다양한 놀거리를 기대한다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이용하여 좋아하는 것들을 찾는다면 충분히 즐겁고 알찬 학기를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처음에는 기대도 크지 않았고, 혼자 살아본 것은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녀와 보니 워털루에 가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값진 경험도 많이 했고, 공부 뿐 아니라 학업 외적인 면에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교환학생을 다녀오기 전과 후에 제 자신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어떤 자세와 목표를 가지고 지원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새로운 곳에서 혼자 살아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니 교환학생은 꼭 다녀오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