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북경대학교는 1898년에 중국의 수도, 북경시 해정구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대학기구로 중국 최고(最古)의 국립대학입니다. 1919년 5·4운동이 재학생들에 의해서 추진된 이후 학생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신문화운동, 공산주의 혁명, 문화 대혁명, 1989년 톈안먼 사건 등의 중심 발상지이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단지라 불리는 중관촌에 위치해 있으며, 베이징 최고 명문 대학들이 자리한 대학가이자 코리아타운이 형성된 오도구와도 도보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교내에는 미명호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호수와 수탑이었던 보야탑이 있으며, 북경대 주위로 칭화대, 북경어언대, 인민대 등 베이징 상위 대학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1) 수강신청
저는 전공수업은 듣지 않고 ?外???育?院에서 어학과정으로 필수강의 2과목(??,口?)과 선택강의 2과목을 들었습니다. 어학과정의 경우 개강 후 Self-Assessment 테스트로 반이 결정된 뒤에 수강신청이 이루어집니다. Self-Assessment 테스트는 중국어로 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중국어/영어로 쓰인 ‘나는 중국 여행을 갈 때 물건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문항이 있으면 ‘그렇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 처럼 자기 스스로 판단해 체크하는 형식입니다. 저의 경우는 몇몇 문항은 제가 생각하는 정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체크했습니다. 제 수준보다 더 높은 반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고, 고급반의 경우 수업 외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에도 중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초급, 중급, 고급반은 각각 다시 1-3단계로 나뉘는데 저의 경우는 고급2단계로 23반에 배정되었습니다. 다소 높은 반에 배정되었기 때문에 반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놀러 갈 때 역시 영어보다 중국어를 사용해 중국어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반 친구들 역시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는 수준차이가 크지 않고, 선생님들 역시 고급반이라고 어렵게 가르치시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국 교환학생 시기 동안 중국어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은 저처럼 Self-Assessment 테스트에서 자신의 실력보다 조금 더 높게 체크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필수강의의 경우 별도의 수강신청 없이 반별로 수강하게 됩니다.
(2) 기숙사
서울대학교와 북경대학교는 협약을 통해 서로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 OIA에서 북경대학교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은 중관신원 5호동에서 무료로 생활하게 됩니다. 입주등록과 생활 전반은 중관신원(北京大?中?新院) 4호동에서 관리합니다. 입주 첫날 중관신원 4호동에 찾아가 장학생임을 밝힌 뒤 간단한 서류작성을 하고 보증금 1000위안을 납부하면 입주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1000위안의 경우 방 안 생활용품이나 기자재를 망가뜨리지만 않으면 방을 빼는 날 전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서 중관신원까지 오는 길이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공항버스를 타고 왔지만 되도록이면 시간을 맞춰 북경대에서 유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는 북경대 셔틀을 타고 중관신원까지 왔는데 셔틀이 편하기도 하고 그날 같은 차를 탔던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셔틀을 타실 수 없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中?村역에서 내린 뒤 도보로 15-20분 정도 걸어오는 것. 또 택시를 타는 것 입니다. 택시의 경우 북경대학교 동문의 맞은 편에 내려달라고 하면 됩니다. 유학생 기숙사인 중관신원은 북경대 동문과 사이에 큰 도로를 끼고 있어 육교나 횡단보도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경대 동문에서 내리실 경우 큰 짐을 들고 육교를 건너야 하니 꼭 맞은 편에 내려달라고 해야 합니다. ‘我?要去北大???的?面’ 정도로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한 주소는 ‘영문주소: ZHONG GUANXIN YUAN GLOBAL VILLAGE PKU (NO. 126 ZHONGGUANCUN NORTH STREET, HAIDIAN DISTRICT, BEIJING/ 중문주소: 中? 北京市 海淀? 中?村北路 北京大? 留?生 宿舍 4??’입니다.
장학생 신분일 경우 2인 1실에서 생활하게 되며 각각 개인 책상과 침대, 서랍장이 있습니다. 옷장의 경우 하나의 옷장이 반으로 분리되어 반 칸씩 함께 사용하게 되고 세면대도 공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 세탁실은 각 층 한 장소에 공용으로 사용하며 화장실, 샤워실의 경우 출입 시 방 카드를 찍고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공용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샤워를 할 경우 물을 쓸 때마다 부착된 기계에 방 카드를 넣어야 합니다. 맨 처음 카드를 받을 때 100톤의 물이 무료로 제공되며 충전할 때마다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 제공되는 물도 한 학기 생활하기에는 빠듯하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탁의 경우 한 번 세탁할 때 2-4원 정도의 동전을 넣어야 하는데 동전이 없는 경우 중관신원 4호동에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등록 날 찾아가는 북경대학교 新太??生中心에서 교환학생 및 유학생 업무 전반을 담당하니 궁금한 점이나 질문이 있을 경우 이곳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XUE Meiman (Ms.)
Incoming Coordinator
International Students Division
Room 330, New Sun Student Center
Tel: 86-10-62751012
Fax: 86-10-62751233
Web: www.isd.pku.edu.cn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수강 학점: 20학점
(1) 口?(회화 수업) (주 3회, 1회 2시간 수업) ? 필수
북경대학교에서 직접 출판한 책으로 수업합니다. 회화 책이니만큼 단어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관용어구를 여러 인물의 대화문 형식으로 배웁니다. 사실 교재를 처음 받았을 때는 가부장적인 내용이나 주입식 교육, 스파르타식 교육과 같은 내용이 자주 다뤄져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현대 중국에서 체감할 수 있는 관련 문제들에 대해 언급해주시고 그 문제들에 관해 토론할 시간을 주셔서 좋았습니다. 다른 반이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필수과목인 회화와 한어 수업은 선생님에 따라 강의방식과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 반의 경우 선생님께서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준비해주셨고, 단어나 관용구를 배우면 매번 짝꿍과 그 단어를 활용해 발표하는 기회를 주셔서 매우 좋았습니다. 필수 수업이니만큼 열심히 했던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북경대에서 수강한 강의 중에 가장 좋았던 수업입니다.
(2) ??(한어 수업) (주 3회, 1회 2시간 수업) ? 필수
회화 수업은 고급반임에도 불구하고 책의 난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에 한어 책은 많이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대체로 설명문이나 중국 역사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고, 단어 역시 현대에는 잘 쓰이지 않는 옛 중국어나 사자성어가 많았습니다. 또 단어의 수 역시 회화 수업에 비해 훨씬 많았습니다. 처음 교재를 접할 땐 두려울 수도 있으나 단어를 외우고 본문을 읽다 보면 다른 교재처럼 어렵지 않게 학습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많은 사자성어를 접할 기회가 있어 좋았지만 생활중국어와는 거리가 멀어 교재자체만 봤을 때는 아쉬움이 남는 수업이었습니다.
(3) 高??作(고급 작문, Advanced Writing) (주 2회, 1회 2시간 수업) ? 선택
편지, 일기, 독후감, 설명문, 논설문 등 작문 수업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글을 쓰게 됩니다. 이 수업을 선택한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규격의 원고지 공책을 사야 하고, 그 공책에 매주 과제를 써내게 됩니다. 200자에서 1000자까지 매주 써가야 하는 작문 숙제가 힘겨울 수 있지만 저는 이 강의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북경대에서 보낸 약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중국어로 글을 쓸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는 작문 수업, 신문강독 수업에서 중국어로 작문할 기회가 많았지만 만약 이 강의들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친구들에게 편지 쓸 때를 제외하고 중국어로 글을 쓸 기회가 거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문 수업에서 사적인 편지, 혼자만의 감상문, 논리적이어야 할 논설문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중국어로 써볼 기회가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해당 학기에 강의를 진행하신 선생님께서는 ‘감상문’ 작성을 위해 수업시간에 영화를 보여주셨고,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작문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시며 열심히 가르쳐주셨습니다. 또 매 수업시간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주셔서 좋았고, 매 숙제에 빨간 펜으로 하나하나 첨삭해주셔서 중국어 글쓰기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수업시간에는 자기가 쓴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을 골라 가장 바른 글씨로 원고지에 적어 다른 학생들과 나눠 읽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른 학생들의 글을 정독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습니다.
(4) 高??刊??(고급 신문강독, Advanced Reading of Newspapers and Periodicals) (주 2회, 1회 2시간 수업) ? 선택
매주 새롭게 나오는 신문을 함께 읽고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수업이라 생각하고 수강신청 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최근의 신문보다는 비교적 예전에 보도된 신문들을 모아둔 하나의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토론 역시 전체 토론보다는 두세 명 소그룹 내에서 교재에 이미 주어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사실 강의 방식이 조금 지루해 많은 관심을 두지 못했던 수업이지만 교재만 봤을 때는 좋았던 수업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혹은 미디어에서 주로 사용되는 단어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본문 뒤의 단어 테스트 부분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단어를 학습하는데 유용한 교재였습니다. 또 원고지 공책에 신문을 스크랩해 왼쪽에 붙이고 오른쪽에는 자신의 생각을 400자 정도 적는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중간고사까지 10개, 또 기말고사까지 10개를 작성하면 되는데 한 단원당 두 개의 신문을 스크랩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절대적인 양은 많지 않은 편인데 한 번에 제출한다고 계속 계속 미뤄두면 시험기간에 과제만 하게 되니 주의하세요…) 과제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 신문을 읽을 기회를 억지로나마 만들어 좋았습니다. 제가 중국에 있을 때 갤럭시 S7 폭발사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등 아주 스펙타클한 일이 많이 벌어져 신문을 읽으며 그 사건들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터넷 신문 링크를 첨부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 이메일로 보내도 되지만 웬만하면 종이 신문을 읽고, 직접 손으로 견해를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사실 처음 북경대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 중국어를 매우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처음 중국어를 접했고, 초급중국어 1-2, 중급중국어1, 중국어회화1 강의를 차례로 수강했습니다. 2015년 여름 SUN IN BEIJING PROGRAM에 참여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공부는 거의 하지 않은 채 학교 시험준비 정도로만 공부했던 게 전부라 많이 두려웠습니다. 북경으로 떠나기 직전 2016년 7월 한 달 학원에서 HSK5급 강의를 들었고, 8월에 5급을 취득했지만 200점이 조금 넘는 턱걸이 수준이었습니다. 고급반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자기들끼리 어울리는 시간에도 중국어를 쓴다는 말을 듣고 무서운 마음을 떨치고 분반시험을 위한 자기 평가지에도 일부러 스스로 조금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실제로 같은 반 학생들과 어울리며 영어보다는 중국어를 주로 사용했고 룸메이트가 핀란드 화교였던 덕에 룸메이트와도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인 친구는 많지 않았지만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외국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며 중국어를 공부했고, 학기를 마치고 충칭과 윈난 지역을 여행할 때는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정도의 중국어 실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귀국 후 약 3주 동안 공부하고 HSK6급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고득점은 아니더라도 HSK5급을 취득할 정도의 실력이신 분은 중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은 고급반에서 수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학습 방법
원래 목표는 매일매일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단어장에 모르는 단어들을 하나하나 적어 하나의 노트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중국에는 놀거리가 너무 많았습니다..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신문강독 수업을 제외하면 매 수업시간 집중했고,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숙제도 그때 그때 잘 해갔습니다. 특히 작문수업의 작문숙제는 제가 제일 귀찮아하면서도 좋아했던 수업이라 제한된 글자 수 내에 어떤 문장을 써야 내 감정과 생각이 잘 전달될까 고민하고 작성했습니다. 사실 중국어는 사람마다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어에 익숙해진다기보다는 한 사람의 발음에 익숙해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집중한 까닭인지 선생님의 발음과 성조가 가장 듣기 편하고 잘 이해됐습니다.
수업 외 중국어를 말하고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적극적으로 찾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북경대학교는 교환학생들에게 그렇게 친절하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동아리 역시 개강 1-2주 뒤에 있는 동아리 소개제에 있는 동아리 외에 알아낼 경로가 적고, 그 동아리 역시 본인이 적극적으로 찾고 가입하지 않는 한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저는 수화 동아리에 가입하긴 했지만 직접 참여하지는 않아 많이 후회가 남습니다. 대신에 학기말에 열리는 외국학생 강연대회에서 강연에 참여할 학생들을 소개하는 사회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회화수업 발표시간에 한국에서 연극동아리에 참여했었고 평소 연기나 연극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선생님께서 기억하시고 사회자도 연기나 퍼포먼스의 연장선이라며 추천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추천을 받은 몇몇 학생들이 면접을 봤고 그 중 여학생 2명, 남학생 2명이 뽑혀 사회자를 맡았습니다. 여러분도 강연대회에 직접 참여하거나, 그게 부담스럽다면 사회자에 지원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학기 초 등록접수를 할 때 언어파트너를 신청하는 부스가 있는데 신청 종이에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간단한 정보만 작성하면 되니 신청하는 걸 추천합니다. 언어파트너는 북경대학교 학생이다 보니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중국어보다는 영어를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그래도 언어파트너를 사귀면 중국어를 말하고 들을 기회가 보다 많아지니 꼭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언어파트너 매칭이 완료되면 문자나 위챗, 이메일로 연락이 오게 됩니다. 9월 말쯤 언어파트너로부터 먼저 연락이오니 그때 연락을 이어가시면 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북경은 9월 초에는 여름날씨가 이어지다가 9월 말쯤에 급격히 추워집니다. 가을이 매우 짧아서 챙겨갔던 얇은 외투나 자켓은 거의 입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8월 말이나 9월 초에 입국 예정이시라면 개강 전에 입을 여름 옷 몇 벌에 가디건, 얇은 외투 정도를 챙겨가시면 될 것 같고 나머지 겨울 옷이나 무거운 생활용품들은 우체국 ENS를 통해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제가 중국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치 통조림이나 소고기 고추장 등 포장된 한국음식들을 함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ENS를 받으려면 중국 전화번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중국에 오자마자 중관신원 근처에 있던 ?通에서 유심을 구입했습니다. 입국 전에 우체국에서 상자를 받아와 미리 보낼 물건들을 포장해두시고 송장에 중국 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다 기입해두시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분이 보내실 때 편리할 듯 합니다. ENS는 도착 전 문자나 전화가 오는데 저의 경우는 세 번 다 전화가 왔었습니다. 대부분 학교에 있을 시간에 연락이 와서 금방 갈 수 있었는데 만약 부재중이라면 중관신원 앞에 있는 利民 슈퍼에 맡겨달라고 하시면 2-5원을 내고 물건을 위탁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 너무 너무 추워서 평소 바지를 별로 입지 않는 편임에도 바지 몇 개만 계속 돌려가며 입었던 것 같네요. 여성 분들일 경우 겨울 옷은 치마보다는 바지를 챙기시고 패딩이나 돕바같이 두꺼운 외투 한두 개는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빨래 건조대나 빗자루 등 생활용품은 북경대 서문쪽 物美마트 혹은 기숙사 근처 까르푸에서 구입하실 수 있고 물이나 과자, 작은 먹을거리 등은 중관신원 6호동 쪽에 있는 超市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샤워도구나 세제 등은 중국에서 구입했지만 세안도구, 화장품 같은 제품은 한국에서 미리 넉넉히 사두고 가져갔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이나 다른 외국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항상 쓰는 제품이 있다면 미리 사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일반 서민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음식의 경우 한국보다 저렴했고, 특히 학식이나 주변 식당의 밥값이 매우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카페 음료, 화장품, 옷 등 사치품이나 중국 입장에서 외국물건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의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파스타, 타코, 피자 등 외국음식 역시 가격이 조금 있는 편입니다. 저는 중국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외식비용도 많이 들었고, 여행시기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 비슷하게 소비했습니다. 하지만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비용, 핸드폰 요금 등은 매우 저렴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한국에서 미리 보험을 가입했었는데 북경대 등록 시 의무적으로 보험을 가입해야 해서 한국에서 미리 가입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이 병원을 가기 그다지 편리하지 않을뿐더러 중국은 의료비용이 저렴하지 않은 편이라 두통약, 감기약, 소화제 등 평소 자신이 복용하는 약들은 미리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의 경우 저는 평소 농협을 사용하기 때문에 ‘농협 중국 통카드’, 그리고 중국은행 ‘중국 유학생 카드’ 이 두 카드를 한국에서 만들었습니다. 중국 유학생 카드의 경우 2016년 당시 수수료 면제 혜택이 있었고 중관신원 호텔 내부나 중관신원 근처에 ATM기가 있어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하나은행 계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생활비를 보내주시는 경우 연계된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하시면 중국에서 위엔화로 인출하실 수 있습니다. 2017년에는 1달 3회까지 수수료면제가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중국 유학생 카드’는 생활비를 받는 용도로, ‘농협 중국 통카드’는 제가 모아둔 돈을 넣어 놓은 비상금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또 위 두 카드로는 위챗머니를 사용하실 수 없기 때문에 중국에 가신 뒤에는 공상은행에서도 계좌를 개설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위챗머니는 한국의 토스나 카카오 페이처럼 공인인증서 없이 위챗 친구들과의 계좌이체가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중국은 이미 위챗머니가 상용화 되어있고 작은 마트나 카페, 음식점에서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챗머니를 개설할 경우 아주 편리하게 은행업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경대 내 新太?中心에 중국은행, 공상은행 ATM기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북경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는 一?通이라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되고, 지하철 안내 창구에서 쉽게 만들고 충전하실 수 있습니다. 또 저는 高德地?라는 지도 어플을 사용했는데 네이버 지도처럼 원하는 장소를 가려면 어떤 버스 혹은 지하철을 타야 하는지, 또 현재 어느 정류장을 지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어플을 다운받으시면 중국 어디에서든 길을 잘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유심의 경우 저는 ?通에서 1년치 선불 유심을 구입했습니다. 1년치가 200위안이라 아주 저렴하게 사용했고,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通을 찾아가 충전하거나 위챗으로 간편히 충전했습니다. 원래 학교 내부에 ?通이 있었는데 2016년 말에 없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학교 외부에도 2-3개 정도의 ?通 통신사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혼자든 친구들과 함께든 되도록 많은 곳을 가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말에는 天津,大同,高北水? 등 북경 외부로 여행을 많이 다니고 평일 수업이 끝난 후에는 798예술구, 후통, 싼리툰 등 북경 내에 있는 다른 지역을 많이 찾아갔습니다. 겨울이 되면 공기가 급격히 안 좋아지기 때문에 그 전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 드리고, 국경절과 같은 긴 휴일에는 기차표가 빨리 매진되기 때문에 어디로 어떻게 여행을 갈 것인지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제가 혼자 南?鼓巷을 돌아봤을 때 蓬蒿라는 카페 주인과 알게 되었는데 그 카페에서 정기적으로 연극을 올린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평소 연극에 관심이 많아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결국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연극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그 카페가 아니더라도 南?鼓巷에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곳들이 많으니 찾아보고 방문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또 익히 알고 계시다시피 중국은 작은 골목길, 즉 후통이 유명합니다. 저는 유명한 南?鼓巷,五道?,方家 등 여러 후통을 갔었는데 북적북적한 후통부터 정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소박한 후통까지 여러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카메라를 들고 여러 후통을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중국의 경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또 THAAD이후 카카오톡도 가끔씩 이용이 제한된다는 말도 전해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이러한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위해선 VPN(Virtual Private Network)이 필요한데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무료 VPN도 많이 나오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무료 VPN의 경우 시간 제한도 있고 중간에 연결이 끊기는 경우도 발생하니 유료 VPN하나를 결제하고 예비로 무료 VPN어플 2개 정도를 다운로드 해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KWAY라는 유료 VPN어플을 다운로드 했습니다.
또 중국에 가시기 전 ‘WeChat(중국 카카오톡, SNS), 去??旅行(여행 시 비행기표, 기차표, 숙박 예매 어플), 天?通(날씨 어플), 高德地?(지도 어플), ?了?(음식 배달 대행 어플), 大?点?(외식 평가, 할인 어플) 등’ 중국 생활에 필수적인 어플리케이션 몇 개는 다운받아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는 위에 적은 대부분의 어플을 매일 매일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너무나도 짧았던 반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4학년 2학기라는 늦은 시기에 교환학생을 떠났지만 결정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취업이라는 전쟁에 뛰어들기 직전 마지막 여유를 즐기기 위해 떠났던 교환학생은 아주 만족스럽게 끝이 났습니다. 어학수업만 들었던 탓에 졸업은 늦어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던 습관은 해이해졌지만 중국에 있었던 지난 5개월을 평생 잊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간다면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고 그냥 노는 것과 여행에만 몰두하겠다 다짐했지만 공부하던 습관이 어디 가지는 않는지라 공부와 노는 것 사이에 애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조금 더 놀걸, 수업도 자주 빠질걸, 중국인 친구를 더 많이 사귈걸’하고 많은 후회가 남기도 하지만 나름 공부도 그럭저럭, 노는 것도 잘했던 시간이라 위안삼고 싶습니다. 청도, 내몽고, 시안, 지난, 따통, 톈진, 고북수진, 하얼빈, 그리고 쓰촨과 윈난성의 도시들까지. 많다면 많은 곳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땅덩이가 워낙 넓어 도시마다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닮아있는 사람들이 비슷한 생활양식을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 온 사람이 가장 부러워 하는 게 바로 이제 교환학생을 떠나는 사람들이라고 하죠. 저 역시 이제 북경대로 반년, 혹은 1년의 새로운 삶을 떠나는 여러분들이 가장 부럽습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에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의 거대함과 방대함을,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시끌벅적함 속에 숨어있는 중국인들의 정과 친절함을 다 느껴보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