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로체스터대학교는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시에 위치한 4년제 사립 종합대학입니다. 뉴욕 시보다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토론토에 훨씬 가깝습니다. 과거 필름카메라 제조로 유명한 코닥 본사로부터 과거에 많은 지원을 받았고, 광학(optics)도 세계 1위 수준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코닥 설립자 이스트먼(Eastman)의 기부로 그 이름을 따 설립한 이스트먼(Eastman) 음대는 줄리어드 음대와 미국 내 1위를 다툽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 시대 이후 코닥이 몰락하면서 지역사회가 침체에 빠졌고, 학교 재정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부금을 꾸준히 유치해서 캠퍼스 곳곳이 공사 중이고, 학생복지나 교육 및 연구지원도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정치학 및 국제정치학 분야에서는 미국 내에서 양적(qualitative) 연구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이곳 교환학생에 선발되고 나면, 학교 측에서 OIA를 경유해 각종 서류를 준비하도록 시킵니다. 먼저 서울대 교내 선발 시 제출하는 지도교수추천서나 자기소개서와는 별개인, 다소 형식적인 온라인 지원절차가 있습니다. 영문으로 자기소개서와 교수님 1명의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데, 추천서의 경우 교수님께서 직접 영문으로 쓰셔야 하므로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 건강상태와 관련된 양식을 OMR카드로 작성해서 우편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우편으로 양식이 오면 그것을 지참, 학내 보건진료소에서 교환학생 목적으로 학생건강검진을 받는다고 말씀하신 후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그 밖에도 비자(F-1)나 수강신청 등 수많은 서류들이 있으니, 뭐든지 가급적 빨리 처리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수강신청은 cdcs.ur.rochester.edu에서 수강편람을 조회하여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한 뒤, 해당 학교 교환학생 담당자분(제 경우 Dr. Theodore Pagano였습니다)께 허락을 받고, 해당 학교 홈페이지의 online registration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통 수업(course) 하나당 4 credit으로 되어 있는데, 4 credit은 13~15주 동안 일주일 3시간(사실은 150분) 강의와 비슷한 시수입니다. 4 credit 중 1 credit은 자기가 스스로 공부하거나 lab하는 시간을 학점으로 인정한 겁니다. 귀국 후 학점인정을 받을 때는 학과마다 학점수 환산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실제 강의 시간만을 학점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4 credit은 보통 3학점으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대에서 듣는 3학점 과목보다 reading이나 과제가 더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저는 교환학생 필수과목인 U. S. Life: Customs and Practice (2 credit이고 pass or fail입니다.) 제외하고 4과목 (16 credit) 수강하였는데, 체감상으로는 서울대에서 한 학기에 18학점 이상 듣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교환학생은 등록금을 내지 않지만, 기숙사비, 의료보험비, 식비, 기타 공과금은 납부해야 합니다. 첫째, 기숙사는 여러 곳이 있고 신축일수록 조금 더 비싸며, 한 학기에 4,500~4,800달러 수준입니다. 오래된 기숙사에서는 여름에 냉방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는 가급적 River Campus 내부에 있는 곳, 즉 Rush Rhees Library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단, 살기 편한 기숙사일수록 식비 최소 기준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식비(dining plan)는 pass와 declining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pass는 끼니마다 하나씩 내는 식권이라 생각하시면 되고, declining은 체크카드처럼 쓰는 만큼 차감되는 액수입니다. 기숙사와 연동되는 최소 기준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구매해야 하며, 교환학생 입장에서는 2,500~3,000달러 범위에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비싼 플랜을 권하지만, 결국 교내 식당 음식에 질리게 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그리고 pass가 없는 declining을 추천합니다. 저는 120 Pass를 구매했는데, 나중에 pass와 declining이 모두 남아돌아서 소진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남은 pass나 declining은 환불이 안 되는 것으로 압니다.)
셋째, 의료보험은 학교 제휴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이 있는데, 학기당 무려 1,250달러에 달합니다. 보험 가입 자체는 의무이나, 학교에서 요구하는 보험기준에 맞춰 다른 보험을 찾아서 드는 것(waiver)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www.isoa.org에서 학기당 400달러 안팎의 보험을 구입해서 학교로부터 waiver로 인정받았습니다.
넷째, URos라 해서 학내에서 식품이 아닌 것(프린트 포함)을 구매할 때 쓰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과제 출력이나 가끔 자판기를 쓸 때는 제외하고는 쓸 일이 없었습니다. 25달러 이상 남아있을 때에만 교환학생이 끝날 때 환불이 되므로, 처음에 50달러 정도 넣어 놓고 출력용으로만 쓰다가 나중에 환불 받으시기 바랍니다.
결국 각종 fee까지 포함하면, 미국에 가기 전까지 항공권을 제외하고 학교에 내는 돈만 학기당 800만 원 정도를 예상하면 되겠습니다. 그 외 비용은 미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는가에 달렸지만, 한 학기 내내 학교에만 있는다고 해도 각종 도서, 생활용품 구입 및 가끔 하는 외식 등의 비용을 고려하면 100만 원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OIA에서 지원하는 교환학생 장학금 정보를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교환학생 담당자 선생님의 성함은 Dr. Theodore Pagano이며,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서류준비 관련 많은 메일을 주고받게 될 것이고 교환학생 기간에는 이 선생님께서 진행하는 교환학생 필수과목(U. S. Life)을 수강하게 될 것입니다. 정말로 좋으신 분이고, 어떤 질문이나 의견에도 친절하게 답변해 주십니다. 교환학생 담당부서는 CEA(Center for Education Abroad)이며, Dr. Pagano도 여기에 속해 계십니다. 메일주소는 tpagano@admin.rochester.edu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앞서 말했듯 입국 전 초기비용만 최소 800만 원이어서 처음에는 매우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제공되는 교육의 질을 고려하면 오히려 학비를 내지 않아(원래 이곳의 등록금은 한 학기 2만 5천달러에 달합니다) 이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NT 202 - Modern Social Theory: Key Texts & Issues
인류학과 강의이지만, 리딩은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경제학-철학 수고>, <독일 이데올로기> 및 <자본론>,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푸코의 <성의 역사> 1권 등을 발췌한 것에서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책과 논문도 읽습니다. 수업은 리딩을 전제로 문답식 토론과 강의로 이루어지는데, 교수님이 모든 내용들을 정말 알기 쉽게 가르치고 저도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성적은 1500단어 내외 분량 에세이 4~5편을 쓴 것과 토론 참여로 평가됩니다.
PSC 200 ? Applied Data Analysis
서울대의 정치학연구방법론과 비슷한 성격의 과목이지만, 사실은 통계학의 기초입니다. 중간고사 범위는 고등학교 때 배우는 확률과 통계와 거의 같았고, 기말고사 범위는 회귀분석까지였습니다. 금요일에 Lab이 따로 있어서, 통계 프로그램인 R을 배웁니다. 단순히 R code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다룬 강의내용이 어떻게 적용되고 나타나는지를 보면서 직관적,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자료로 이용됩니다. 수강담당 교수님에 따라 내용이나 범위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강의계획서를 참고하세요.
PSC 259 ? Order, Violence, and State
원래 IR과목에 가깝지만, 국가(와 질서와 폭력)의 기원, 국가능력(state capacity)의 측정, 근대국가의 역사적 발전(근대 초 전쟁-재정국가론 등), 전쟁에 대한 게임이론의 접근, 권력의 현실적 제약(권력분립), 영토국가의 형성, 민족주의나 근대화이론에 대한 논의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룹니다. 양적 방법에 의한 정치이론을 연구하는 Scott Abramson 교수님이 책을 쓰고 계신 주제이며, 양적 방법(특히 통계학이나 게임이론)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리딩은 1주일에 100~250페이지 정도여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조금 대충 읽어도 강의를 잘 들으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5번의 response paper (300단어 내외)와 final paper (1800단어 내외), 기타 participation로 성적이 평가됩니다.
HIS 327W ? Real-existing Socialism
구체적으로는 19~20세기 유럽의 현실사회주의에 대해 시대 및 주제별로 다루는 세미나식 수업입니다. 뒤에 W표시는 writing-intensive라는 뜻으로, final paper는 4000단어 정도로 first, final draft를 써내고, 매주 300단어 내외의 response paper를 제출합니다. 다루었던 주제로는 폴라니의 이중운동, 엥겔스의 생애와 사상, 파리코뮌, 러시아내전(1918~1921), 스탈린의 숙청, 계획경제, 흐루쇼프 시대 소련, 프라하의 봄, 동구권의 몰락, 사회주의권의 과학기술 등이며,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흔히 접하기 어려운 연구를 배우게 되어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수업은 교수님 주도로 문답식 토론이 주가 되며, 학기 중 1번 직접 presentation을 하면 됩니다.
저는 제 전공과 관심사에 따라서 수업을 들었던 터라 어떤 강의를 추천한다는 일반론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수업을 선택하되, Reading이나 과제를 잘 소화하고 교수님들의 office hours를 잘 활용한다면 공부한 보람은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수강편람에 올라온 강의개요가 실제 강의와 일치하므로 교수평가 사이트(google에 ratemyprofessor를 검색하면 될 겁니다)를 참고하면 정보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며, 첫 주에 강의계획서를 보면서 수업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다른 교환학생 귀국보고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영어실력이 획기적으로 느는 것은 아닙니다. 과제를 제대로 해서 낸 만큼 영작문이 늘고, 수업시간에 참여하거나 현지 친구들과 어울린 만큼 회화가 늘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실제 상황과 맞닥뜨려가며 하루 종일 영어만 쓰다 보니, 영어 ‘울렁증’이나 막연한 두려움은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교수 및 학생들이 우리가 외국인이며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못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영어실력 향상은 스스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공부하는 방법이 미국 대학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reading 및 과제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물론 현지 학생들도 모든 reading을 정독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해 온 학우들이 아니라면 결국 출발선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토론이나 문답에 적극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다같이 ‘바보같은’ 질문이나 대답을 하고 있으므로, 본인이 ‘바보’가 된다고 한들 부끄러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 학교의 eTL처럼 이 대학에서는 Blackboard (learn.rochester.edu)를 사용합니다. 메일로도 공지나 문답이 자주 오갑니다. 따라서 매일 Blackboard와 이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고, office hours를 적극 활용해서 모르는 내용이나 더 알고 싶은 부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교수님들은 대개 매우 친절하고 적극적이십니다. Office hours를 못 간다면, 메일로 다른 시간에 약속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교수님들이 적극 권장하시는 사항입니다.
과제 작성이나 발표에 자신이 없는 분이라면, Rush Rhees Library 1층에 있는 Writing and Speaking Center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한 번 학부생 peer의 첨삭을 받아 보았는데, 내용적인 부분은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겠으나 문법이나 표현, 특히 관사의 사용과 같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전공분야별 대학원생들이 writing crew로 있기 때문에, 구상 단계에서 final draft까지 각 단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대학원생 crew의 경우 예약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여름과 겨울이 다 있기 때문에, 옷을 잘 챙겨야 합니다. 2학기에 가는 경우 여름옷만 챙겼다가 이후 한국에서 겨울 옷을 택배로 받거나 현지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귀국할 때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눈이 아주 많이 오기 때문에 내의, 점퍼, 겨울장화, 장갑 등을 꼭 지참합니다. 저는 겨울과 여름 옷을 모두 가져갔는데, 귀국할 때도 책을 제외하고는 짐은 그대로였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각종 세면도구, 침구(베개, 이불, 시트 포함: Twin 이상의 사이즈를 사야 합니다) 등입니다. 헤어드라이어나 전기포트와 같은 물품도 현지에서 사는 것이 더 싸고, 변압기(이른바 돼지코)를 사용하면 제품이 망가지거나 심할 경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속옷, 양말, 수건 등도 필요하면 근처 마트나 amazon에서 구매하면 됩니다. 단, 쓰던 휴대폰이나 노트북은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변압기 2~3개 및 콘센트는 필요합니다. 노트나 필기구는 한국에서 조금만 가져오고, 더 필요할 경우 학내 매점에서 URos로 사면 됩니다. 사실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은 각종 이민서류입니다. 여권과 비자는 물론, Sevis 납부증명서, I-20은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캐나다 갈 때도 I-20은 챙겨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학내 물가는 declining 결제 기준으로 점심식사 8.5달러, 저녁식사 9.5달러입니다. Wilson Commons에서 이것저것 사서 먹을 경우에는 대략 7~10달러 정도가 됩니다. Pass를 쓰면 declining보다 절약이 되긴 하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pass는 사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약간의 꼼수로 dining plan을 최초 신청할 때는 세금이 포함되지만, 이후 declining을 충전할 때는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저렴한 declining을 구매한 뒤, 부족할 때마다 learn.rochester.edu → Services → eAccount에서 충전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이외에, 외식을 하는 경우 팁(15% 기준)까지 합쳐서 1인당 15~20달러 정도가 소요되며, 택시를 타는 경우 그 2배의 경비가 소요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대부분의 식사는 앞에 쓴 것과 같이 교내에서 dining plan을 이용하게 됩니다. Susan B. Anthony 기숙사에 있는 Danforth와 Rush Rhees Library 근처의 Douglass Hall에서는 pass와 declining을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외 Wilson Commons에 있는 스타벅스, China Factory(중식), Burritos 등에서는 declining만 이용 가능합니다(저녁 8시 이후에는 정해진 메뉴에 따라 pass 이용 가능). 미국 대학 교내식당 중에서 순위권에 든다고 하고, 저도 실제로 첫 2~3주 동안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면 다소 질리기 시작하고, 학기 중간이 지나면 틈날 때마다 캠퍼스 바깥의 외식장소를 물색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중국인 룸메이트가 차를 가지고 있어, 주말마다 한식, 중식, 일식 등을 찾아다녔습니다. 한식은 Sodam이 저렴하면서도 가장 유명하고, Seoul House도 괜찮지만 가격대가 있는 편입니다. 중식은 Tsingtao House가 가까우면서도 가장 괜찮았고, Cantonese House와 White Swan에서 파는 딤섬도 맛있습니다. The Wok은 캠퍼스에서 아주 가깝고, 몇몇 메뉴는 먹을 만합니다. 일식은 Shiki가 괜찮지만 조금 비싼 편입니다. 그 외에는 현지에서 친구를 만나 추천을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캠퍼스를 벗어나려면 차가 있는 것이 최고지만, 교환학생은 신분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차를 빌리고, 운전하고, 주차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차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좋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로체스터 곳곳으로 통합니다 (셔틀 탑승시 학생증 지참). 셔틀버스가 지원되지 않는 곳은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시면 되는데, 학생증 지참시 매우 싼 가격에 탈 수 있다고 합니다(저는 못 타봤습니다).
휴대전화는 응급상황에 대비해서 선불요금제로 끊을 수 있고, 저는 AT&T에서 데이터 없이 음성, 문자 무제한으로 한 달에 25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캠퍼스 전체에 와이파이가 매우 잘 되어 있고 속도도 빨라서 데이터의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여행계획이 많으신 분은 데이터 요금제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음성과 문자만 쓸 경우, 사실 쓸 일이 거의 없어서 차라리 분당 요금제(1분에 25~40센트일 겁니다)를 쓰시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캠퍼스 내 Todd Union이란 건물에는 Chase 은행과 우체국이 있습니다. 우체국에서는 USPS, UPS, Fedex 등이 모두 취급되고, 인터넷에서 주문한 상품도 다 이곳으로 옵니다. 그리고 우체국에서 사서함을 열어야 택배를 받거나 은행에서 계좌를 열 수 있는데, 따로 사서함 개설비를 내고 사서함번호와 열쇠를 지급받습니다. 인터넷 주문은 Amazon이 가장 싸고 빠르며 상품이 가장 다양한데, Prime 학생회원으로 가입하면 중고품이 아닌 이상 2일 내에 배송이 와서 매우 편리합니다. 다만 Prime 학생회원 혜택은 6개월 동안만 지속되고 그 후에는 매달 따로 요금을 지불하니, 1년 교환학생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의료와 관련해서는 앞에 보험에 대해 쓴 것 이외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일단 사소한 감기 이외에는 아픈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예기치 못한 곳에서 다칠 수 있고, 타지에서 아프게 되면 서러우며, 더군다나 미국은 의료서비스가 세계적으로 비싼 나라임을 고려하셔서 보험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3. 여가 생활
여느 미국 대학처럼 동아리 및 Fraternity/Sorority 활동이 활발하고, 그 수도 많습니다. 교환학생도 잘 받아주며, 대개 모집은 가을학기에 이루어집니다. 또한 캠퍼스 내에 Goergen Athletic Center라는 체육관이 있고, 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헬스장뿐만 아니라 스쿼시, 탁구 등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종목들을 망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저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가본 적은 없고 주위에서 듣기만 했습니다.
주말이나 break때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비행기는 오래 전에 예약하지 않는 이상 매우 비쌉니다. 대개는 greyhound, megabus 등 고속버스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버스를 타면 뉴욕 시까지 5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비행기를 타면 1시간여 밖에 소요되지 않는 등, 사전 일정을 잘 계획하면 비행기가 이득일 수도 있습니다. 비행기 최저가는 flights.google.com을 참고하시고, 버스는 위 버스회사 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숙소 역시 늦게 예약할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로체스터에서 가기 좋은 여행지는 뉴욕 시 이외에도 나이아가라 폭포(캐나다 쪽이 잘 보입니다)와 토론토가 있으며, 자동차로는 1~2시간, 버스로는 4~6시간이 걸립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의외로 중요하지만 잊어버리기 쉬운 것으로, 캠퍼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바로 Susan B. Anthony 기숙사 1층에 있는 ID Office에 가서 학생증을 발급받는 것입니다. 학생증이 없으면 기숙사 출입도 못하고, dining plan도 사용할 수 없으며, 기타 필요한 업무도 못합니다.
로체스터의 치안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도심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캠퍼스 바로 근처에서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강도사건이 일어납니다. 친구들을 모아 두 명 이상이 다니는 것은 괜찮지만, 성별과 체격을 불문하고 날이 어두워진 후에 혼자서 도심이나 강가를 배회하는 일은 위험합니다. 캠퍼스 곳곳에는 푸른색 형광박스가 달린 응급전화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응급상황시 이용하면 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 학기지만 어떻게 보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혼자서 낯선 외국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동시에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미국 사립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부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알게 되었고, 또 서울대에서 듣기 어려운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많은 흥미를 느꼈습니다. 물론 자기가 좋은 일이라 하더라도 막상 공부를 하는 것은 힘든 일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보람찬 학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향후 진로 중 하나로 대학원 유학을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현지에서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 한국인 유학생 분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부 때 공부를 이렇게 많이 시키는 정도라면 대학원생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안게 되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연구에 전념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교환학생을 오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기회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