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오사카 국립 대학은 일본의 칸사이 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사카는 도쿄 다음으로 가장 크고 번화한 도시이며 동시에 도쿄와는 조금 다른 활기찬 분위기가 그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 대학의 캠퍼스는 크게 세 개로 나눠지는 데 토요나카/스이타/미노 캠퍼스 중에 저는 인문학부 소속으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부 토요나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토요나카 캠퍼스에는 법학부, 경제학부, 인문학부 등 문과 계열의 학부들이 전부 모여있고, 학생들도 가장 많기 때문에 항상 북적거리고 가장 대학 캠퍼스다운 모습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이타 캠퍼스는 의학계열과 각종 연구소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곳으로 기억되며, 미노 캠퍼스는 거의 외국어학부들만 모여있기 때문에 다른 캠퍼스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각 캠퍼스를 오고 가는 셔틀이 주중 매일 운행되고 각기 다른 캠퍼스간 이동시간은 넉넉히 잡아 40-50분 정도입니다.
일본의 학기는 한국의 학기와 달리 한 달 더 늦게 시작되기 때문에 저는 2016년도 2학기가 시작되는 10월에 맞춰 9월 말경에 출국하였습니다. 10월에 바로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9월 말 쯤에 기숙사 입주와 재외국민 거주 등록, 건강 보험등록 등을 해야 하고 오리엔테이션도 필수로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9월 말 일찍 출국해서 미리 정착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권장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한국과 다르게 모두 서면으로 진행됩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1-2주동안 학생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들을 시험 삼아 들어보고, 수강을 결정하면 서면으로 자신이 듣고자 하는 과목을 신청해 소속학부 교무과에 제출합니다. 서면으로 제출하기 때문에 강좌가 미리 다 차버려 신청하는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이러한 경우에는 부득이 그 과목을 수강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되도록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오사카대학에 ‘특별청강생’자격으로 파견된 것이기에 대학의 일본 학생들이 듣는 일반 일본어로 진행되는 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었지만, ‘특별청강생’이 아닌 영어 프로그램 ‘OUSSEP’으로 파견된 친구들을 보면 영어로 진행되는 20여개의 한정된 과목 중에서 선택하게 되어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무튼 수강신청도 의외로 간단하게 끝나기 때문에 자신의 학점 취득 계획을 잘 세워 수강하시길 바랍니다.
기숙사의 경우는 저는 1지망을 토요나카 캠퍼스 내부에 있는 국제교류회관, 2지망은 스이타 캠퍼스에서 비교적 가까운 츠쿠모다이, 3지망을 두 캠퍼스와는 둘 다 멀리 떨어진 아오야마다이로 신청했는데, 다행히 1지망인 토요나카 국제교류회관으로 배정받았습니다. 토요나카 캠퍼스에서 대부분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주로 이곳에 배정되고, 수업이 대부분 스이타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경우는 스이타 캠퍼스 근처의 츠쿠모다이에 배정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국제교류회관 기숙사는 여자기숙사라고 되어있는데, 이는 학부생이 여자라는 것이지 제가 살았을 때는 남자분들도 꽤 거주하셨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대부분 대학원 이상의 연구생들이나 학교 관계자 직원 분들이셨던 것 같습니다. 방안에는 침대, 책상, 세탁기, 욕실, 조리시설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나가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에서 주요 역인 시바하라역, 그리고 학교를 통과해서 가는 이시바시역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최대의 장점은 이 기숙사가 토요내카 캠퍼스 내에 있다는 것입니다. 등교를 위해 자전거를 따로 구매할 필요도 없었고 학교와 이렇게 가까워 지리적 위치로는 가장 뛰어난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숙사 사무실에는 매달 집세와 수도세를 지불하며, 자신의 우편함에 날라오는 전기세와 가스비는 따로 편의점, 우체국 등에서 개인이 지불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 달에 한번씩 건강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기숙사 사무실 직원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시고 사무실에 가면 그 옆에 다리미와 청소기 등을 빌릴 수 있고 지하에도 로비가 있어 개방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Aska KAGEYAMA, Ms
Osaka University
University-wide Student Exchange - Inbound team
International Student Affairs Division
1-1 Yamadaoka, Suita, Osaka 565-0871 Japan
Phone: +81 668794026 extension 9538
Facsimile: +81 668798964
email:exchange@ciee.osaka-u.ac.jp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사실 영문과로 오사카 대학에 파견되었기 때문에 영어 수업을 많이 들었지만, 제 부전공과 관련하여 일본어로 진행되는 미술사강의도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들은 과목 절반은 OUSSEP 학생들도 같이 들을 수 있는 영어강의였으며, 나머지 과목들은 ‘특별청강생’만이 들을 수 있는 오사카 대학의 정규과목이었습니다. 수업은 따라가기에 그다지 많이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으며 대부분 강의로 진행되는 과목들이기에 서울대의 강의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인문학부에서 열리는 강의 중에서 ‘일본어’라는 과목이 따로 있어 이 과목을 수강해봤는데, 매주 일본 신문을 읽어오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식의 과목이어서 일본어 듣기도 향상되고 하나의 이슈에 대해 여러 나라 친구들의 생각도 알게 되어서 꽤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는 사실 1년정도 있어야 뭔가 배운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기에 저에게 6개월은 좀 짧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제일 이상적인 건 인문학부에서 주관하는 ‘탠덤’ 프로그램에 지원해 일본인 친구를 배정받고, 언어교환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인데 저는 안타깝게도 지원자 부족으로 상대편의 일본인 친구를 배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일본 친구들을 사귀고 일본인들이랑 일본어로 많이 대화하려고 노력했던 게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일본 친구들을 사귀는 게 어렵지 않을까 걱정도 조금 했었지만, 기숙사에서 열리는 각종 파티나 신입생 환영회를 참여하거나, 아니면 토요나카의 국제교환학생 등을 위한 IRIS 분실에 자주 놀러 가면 아마도 그곳에서 외국인들과의 언어교환을 원하는 일본 친구들을 만나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실 JLPT를 1급까지 따고 간 상태에서 일본에 가서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은 없었고, 더욱이 수업의 과제를 준비하거나 교과서를 읽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일본에 교환학생 가는 것을 준비하신다면, 가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본어는 한자를 쓰기 때문에 일단 한자에 익숙해지는 것이 급선무이며 제가 느끼기에는 공부한 양 만큼 듣기도 비례해서 들렸던 것 같습니다. 또한 JLPT에서 채울 수 없는 일상회화도 일본 친구들을 가급적 많이 사귀면서 다지시길 추천합니다. 참고로 저는 일본어특별청강생으로 갔기에 일본어 학습에 신경을 썼지만, 혹시 OUSSEP 영어 프로그램으로 가시는 경우 어느 정도의 기초일본어를 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하며, 동시에 영어도 일상회화 정도는 공부하고 가셔야 원하시는 만큼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학습 방법
오사카 대학의 강의가 서울대 학생들에겐 그렇게 따라가기 어려운 강의들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최소한 제가 소속되어있었던 문학부 수업은 그러했었고 대부분의 시험도 암기와 서술로 되어있기 때문에 서울대에서의 강의와 비슷하게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생각하기에 일본어 원어로 강의를 수강하시는 경우 일본어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적인 장벽이 더 클 거라 예상됩니다. 틈틈이 수업을 들으면서도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시고 한자 연습과 말하기 연습 동시에 같이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의에서 출석은 매우 중요해서 빠지지 말고 출석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입국 시는 짐을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왜냐하면 귀국과 동시에 짐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구매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다 일본에서 구매할 수 있었고, 오사카의 물가도 생각했던 것만큼 어마어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급히 필요한 경우 현지에서 사서 쓰곤 했습니다. 다만 편의점에서 사는 경우 물건이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하기에, 정말로 급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 슈퍼에서 사는 것을 권장합니다. 일본의 콘센트 모양은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굳이 변압기가 아니더라도 여행갈 때 흔히 사용하는 ‘돼지코’는 넉넉히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생활하는 동안의 교통비인데, 일본의 교통비는 한국의 교통비보다 훨씬 비쌉니다.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이동 거리에 따라 돈을 지불하게 되어있고, 저는 특별히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매번 개찰구에서 종이 표를 끊고 다녔습니다. 이 종이 표는 꽤 작아서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시바하라에서 타는 모노레일은 가격이 비교적 비싸고, 딱히 그걸 타고 가야 하는 역도 별로 없어서 저는 주로 모노레일이 아닌 이시바시역의 한큐 전차를 자주 탔습니다. 이시바시의 한큐 전차를 타고 몇 정거장 가면 번화가 우메다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고, 이 전차를 타고 종종 교토까지 놀러가곤 했습니다. 한국에는 거의 없는 이러한 전차를 타면서 바깥 일본 풍경들을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우선 일본에 도착하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들게 되어있는데, 토요나카 기숙사에 배정받은 경우, 가장 가까운 토요나카 시약소라는 동사무소에 가서 국민의료보험 신청을 합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의료보험증이 날라오는 데, 이걸 가지고 병원에 가면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은 토요나카 캠퍼스 안에 있는 JP BANK(ゆうちょ銀行)에서 통장을 만들고 현금 인출이나 계좌이체가 가능한 캐쉬 카드를 발행해 받습니다. JASSO 장학금을 받는 경우 이 계좌로 매달 장학금이 들어오게 됩니다. 한국에서 미리 국제카드를 만들어가셔서 현지에서 새로 발행한 캐쉬 카드와 함께 쓰면 편리합니다.
교통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교통비 자체가 엄청나기 때문에, 1년 이상 교환학생 하는 경우 자전거를 사거나 중고로 빌리는 게 좋습니다. 시바하라 역 보다는 이시바시 역에서 한큐선을 타면 여러 관광지도 가고 오사카의 최대 번화가 우메다, 난바도 갈 수 있어서 꽤 편리합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환승이 안되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전철도 보통전철, 쾌속전철, 급행전철 등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쾌속을 타는 경우, 혹은 준급을 타는 경우 원하는 정거장에 정차하지 않기 때문에 잘 보고 타야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유심칩(USIM)을 구매해서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었고, 핸드폰 요금은 한국 계좌에서 매달 빠져나가게끔 신청하고 갔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심을 사면, 우메다의 요도바시 카메라나 난바의 빅카메라에 가면 되는데, 여기서는 여러 약정의 심을 고를 수 있습니다. 되도록 일본 친구랑 같이 가는 것을 추천하며, 약정 기간을 잘 듣고 골라야 하며, 어떤 경우는 핸드폰이 심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심칩 선택 범위가 극히 한정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미리 유심칩을 구매해 가지고 가거나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가면 좋습니다. 참고로 기숙사 각 방에는 와이파이 공유기가 한 대씩 놓여져 있어서, 방 안에서는 컴퓨터나 핸드폰을 자유롭게 인터넷에 연결해 쓸 수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일본에 가면 봐야 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이리저리 새로운 것들이 많기에 저는 되도록 많이 보고 배우려고 이곳 저곳 돌아다녔습니다. 여가 생활은 주로 한큐선을 타고 교토나 고베에 놀러 가 하루를 보내거나 하였고, 지하철 어플을 잘 이용하여 어디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하철 시스템이 조금 복잡하지만, 지하철만 타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지하철 타고 하는 여행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또한 학기 초에 열리는 환영회나 학교의 가을 마치카네 마츠리(축제)도 재밌게 즐겼고, 그 외 할로윈 파티, 크리스마스 파티, 종강파티 등등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 이 덕분에 많은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 호스트 패밀리와 종종 놀러 갔던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저는 호스트 패밀리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과다로 떨어져서 호스트 패밀리 배정을 못 받았습니다.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이 호스트 패밀리와 함께 타코야끼 파티를 하거나 근교로 놀러 가는 활동을 많이 하는 걸로 보아, 가능하다면 나중에 교환학생 신청할 때 호스트 패밀리 신청도 같이 하길 권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저에게 있어서 6개월이라는 시간은 교환학생의 시간보다는 일본 문화를 처음 접해보고 이것저것 알아가는 일종의 여행의 시간이었습니다. 떠날 때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도 많이 남았고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졌기에, 여유가 된다면 최소한 1년 이상은 가는 것을 권합니다. 오사카는 볼 것도, 먹을 것도, 놀 것 등 모든 것이 너무 많기에 하루에 하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봐도 다 해보지 못할 만큼 재미있는 도시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사카의 근교 고베, 나라, 교토를 구경하거나, 일본의 도쿄나 오키나와 등 여러 지방을 여행하는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확실히 일본에서 체류하면서 다녀온 여행이랑 일반 한국에서 다녀오는 일본 여행은 느낌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친구들을 만나면서 저는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문화를 많이 느꼈고, 항상 친절한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기에 즐겁고 행복한 교환학생 생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