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학기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파견 교환학생 귀국 보고서
1. 개요
노르웨이는 북유럽에 위치한 부유한 선진국 중 하나로 다양한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수도인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남쪽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데, 오슬로 대학교는 이곳 수도 도심부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가장 오래된 국립대학교입니다. 현재는 법대만 도시 중심부인 National theater 역에 위치해 있고 나머지 단과대는 그보다 조금 떨어진 Blindern 역 부근에 모여 있습니다. 오슬로 대학교는 매학기 세계 각국에서 많은 교환학생들이 오고 있고 따라서 그에 따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라 교환학생으로서 생활하는 데에 불편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대규모 버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학기 시작 훨씬 전에 한국에서 미리 하고 가게 됩니다. 오슬로 대학교의 교환학생 담당 부서에서 수강 신청 관련 이메일이 오면 안내하는 대로만 따라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굉장히 친절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별로 없습니다. 수강신청 사이트 링크라든지 교과목 검색 사이트 주소 등도 모두 함께 보내줍니다. 사이트에 가면 과목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강의 일정과 시험 방법 성적 산출법 등이 명시돼있습니다. 그것을 참고하여 본인에게 맞는 수업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보통 한 학기에 세 과목을 듣게 돼있지만 더 많이 신청해도 관계없습니다.
전공과목 중에는 lecture 시간과 seminar 시간이 따로 있는 수업이 많습니다. 이럴 경우 seminar 시간도 따로 신청을 해야 합니다. 1지망 2지망 3지망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운이 나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시간에 배정이 되기도 합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노르웨이어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수업 시간들이 있고 몇 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게 돼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꼭 배정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만약 시간표가 겹치는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조급해 마시고 노르웨이에 도착하셔서 직접 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시간표를 조정하면 됩니다.
- 기숙사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쏭과 크링쇼라는 두 기숙사에 삽니다. 그 외에도 시내 곳곳에 기숙사가 많이 있지만 대체로 가격이 매우 비싸거나 가구가 전혀 없는 방입니다. 쏭과 크링쇼도 차이가 조금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쏭은 6~7명의 학생이 한 플랫에 살면서 하나의 화장실과 부엌을 모두 공유하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방은 일인실로 따로따로 있습니다.)따라서 값이 저렴한 편이고 플랫 메이트들과 교류할 일이 조금 더 많으며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학교와도 크링쇼에 비해 훨씬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에 밤에 보이는 야경이 끝내줍니다..! 크링쇼는 동일하게 6~7명의 학색들이 살지만 2명씩 한 화장실을 공유하고 부엌은 다같이 씁니다. 따라서 방값은 쏭보다 약간 더 비싼 정도입니다. 여기서도 방은 일인실로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경우 신청을 하면 혼자 화장실을 쓰는 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기숙사비가 조금 더 비싸집니다. 크링쇼는 학교와 조금 떨어져있고 지하철 노선이 하나밖에 없어 교통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바로 앞에 송스반이라는 큰 호수가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겨울에는 그 근처에서 스키와 스케이트를 타고 날이 풀리면 조깅을 많이 합니다. 봄여름이 되면 호숫가에서 바비큐 해먹는 사람들과 강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깨끗한 오슬로 시민들의 휴식처입니다. 방값은 사실 같은 village 내에서도 배정받는 동과 층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대체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큰 동의 고층은 방값이 조금 비싼 편입니다. 처음에 가서 기숙사를 배정받을 때 본인이 원하는 조건의 기숙사를 들어가고 싶으면 학기 시작 전에 조금 일찍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안 그러면 나중에 그냥 남는 방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기 시작 직전에 도착하는 바람에 테반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동의 최고층에 배정을 받았는데 방값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뷰 하나는 끝내줬습니다. 사실 어떤 방에 배정받든 다 만족하며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모든 준비가 수월하게 진행된 편이라 담당자와 따로 메일을 주고받을 일은 없었지만 만약 연락이 필요할 경우, 본인에게 안내 메일을 보낸 분에게로 연락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메일을 보내면 확인을 늦게 하거나 일처리가 더딘 경우가 종종 있으니 급한 경우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는 것이 더 확실합니다.
4. 학업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노르웨이어 수업과 English for foreign students를 교양 수업으로 신청하고 철학과 전공 수업인 Metaphysics/Philosophy of mind까지 총 세 과목, 30credit을 신청해 들었습니다. 노르웨이어 수업은 되도록이면 들을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노르웨이가 워낙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라 노르웨이어를 몰라도 크게 지장이 없긴 하지만 그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큰 것 같습니다. 한 학기 동안 노르웨이어 수업을 성실히 들으면 그래도 웬만한 기본 표현은 다 알아듣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길을 가다가도 눈에 들어오는 게 더 많고 노르웨이 사람들과 처음 사귈 때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 자체도 재밌게 진행되고 듣는 학생들이 모두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만나서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강도 매우 빨리 하는 편이라서 빨리 끝내고 여행 다니기에 좋습니다.
English for foreign students 수업은 저의 부족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청한 수업이었는데 생각보다 난이도가 낮아서 조금 지루할 때가 있었습니다. 셀 수 있는 명사와 없는 명사 등 영어의 아주 기초가 되는 부분들을 정리해주는 수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새로 배우게 되는 유용한 부분들도 중간 중간 있지만 그보다 더 실질적인 도움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는 수업일 수도 있습니다. 총 세 번의 간단한 과제와 기말 고사 한 번으로 성적이 평가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무난한 수업입니다.
Metaphysics/Philosophy of mind는 형이상학, 마음철학에 대해 다루는 철학 전공 수업으로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매주 교수님이 리딩해 올 논문들을 지정해주시고 각자 그 논문을 찾아서 읽어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수업을 합니다. 세미나 시간이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리딩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습니다. 다만 교수님께서 리딩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워낙 잘 정리해서 올려주시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는 그것을 참고해서 공부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는 레포트로 대체되고 기말고사만 3일 간의 home-exam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교수님이 여자 분이신데 캐나다 출신이라 영어도 굉장히 잘하시고 착하십니다. 주어진 것 성실히만 하면 좋은 점수 주시는 것 같습니다.
- 외국어 습득 정도
교환학생에 가기 전에는 영어로 간단한 말을 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가서 지내다보니 자연스레 영어가 입게 베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지는 못했지만 웬만한 의사표현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어 말하기가 자연스러워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말하기보다도 수업 준비 때문에 영어 논문을 계속 읽다보니 독해 실력이 더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처음엔 잘 안 읽히던 것도 여러 번 보다 보니 수월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읽었던 논문이 복잡한 철학 논문이었던 만큼 이제는 복잡한 문장 구조에도 익숙해져서 웬만한 글은 어렵지 않게 이해하는 편입니다. 듣기 실력도 늘었는데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발음을 알아듣는 능력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네이티브 스피커들의 발음만 들으며 공부하기 때문에 영국식 발음, 인도식 발음, 프랑스식 발음 등을 들으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 가서는 다양한 출신이 사용하는 다양한 영어발음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게 좋은 훈련이 됐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국제사회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그런 발음들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학습방법
사실 마음껏 놀고 쉬는 것을 목적으로 간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쓰지는 않았습니다. 공부라기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궁금해진 것들을 바로 찾아보고 기억하는 정도의 학습을 했습니다. 교환학생에 가서는 책 등을 통한 학습보다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하는 문화적 학습, 사고방식의 학습, life style의 학습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굳이 수업이나 학점에 얽매일 필요 없이 하고 싶은 것, 되도록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경험하는 것이 좋은 학습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5. 생활
-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노르웨이는 겨울이 긴 만큼 방한용품을 잘 챙겨가는 것이 유용합니다. 가서 살 수도 있긴 하지만 전기장판이나 부츠나 패딩 등은 한국에서 사가는 것이 더 저렴할 듯합니다. 한국에서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인터넷 랜선 같은 것은 다 챙겨가는 것이 좋고 이불 등은 굳이 가져갈 필요 없습니다. 웬만한 기숙사 용품은 IKEA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한국으로부터 택배를 받지 않을 생각이라면 고춧가루나 카레가루 등의 한식 요리재료 등도 챙겨오면 좋습니다. 다만 공간이 넉넉하지 않을 경우에는 굳이 챙겨오지 않고 노르웨이 아시안 마트에서 조금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해 사용하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그보다는 따뜻한 옷을 여러 벌 챙기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사용 가능한 카드와 국제학생증도 되도록 만들어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노르웨이는 물가가 매우 비쌉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금전적으로 크게 무리할 일은 없습니다. 외식비가 너무 비싸서 모든 학생들이 대체로 직접 요리를 해먹는데 기본 식재료는 근처 마트에서 충분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