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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기간 |
2013.12.25 ~ 2014.04.25 |
교 환 학 생 귀국 보고서 |
소 속 |
컴퓨터공학부 |
파견국가 |
싱가포르 |
성 명 |
김광래 | |
파견대학 |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
작성일 |
2014.07.25 |
I. 파견대학
I.1 개요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이하 SMU)는 싱가포르에서 경영, 회계 전공으로 매우 유명한 사립대학입니다. 특이하게도 캠퍼스가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주변에 구경할 것도 많고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도 편하며 친구들과 외출하기에도 좋습니다. 학교 시설도 굉장히 좋아서 24시간 어디에서나 노트북을 충전하며 팀 프로젝트나 공부를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대신 부동산 가격이 아주 비싼 도심 한복판에 학교가 있다 보니 공식적으로 기숙사가 없다는 큰 단점도 존재합니다.
SMU에서는 Term 2가 1월 초에서 4월 말까지, Term 1이 8월 중순에서 12월 중순까지 진행됩니다. 즉, Term 2 기간이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저처럼 SMU Term 2에 파견을 나가시게 될 경우 집 임대, 비자 처리, 오리엔테이션 등을 위해 학기 시작 전 1주일 전에 싱가포르에 가셔야 하는데 그러려면 서울대학교 2학기가 종강하자 마자 바로 출국을 하셔야 하니 이를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2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시험 준비와 동시에 교환학생 준비를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한편 Term 2가 끝나고 나서 귀국을 하고 나면 4달 반에 걸쳐서 기나긴 여름 방학을 보내게 되니 그 때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SMU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한 학기에 4과목(최대 5과목)을 수강하며, 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SMU의 1과목은 서울대학교의 3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과목에 여러 번의 조별 과제와 시험이 있어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에 비해 할 일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교환학생 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 지에 따라 수강 과목수를 잘 조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 외에 여행이나 다양한 친구들과의 교류를 주 목적으로 삼았다면 2-3과목 정도만 수강하십시오. SMU에서 받은 성적이 서울대학교 평점 평균 산출 시에 S/U로 반영되기는 하지만, 성적 확인서에는 SMU 성적이 그대로 기재되어 나오며, 너무 많은 과목을 들으려다가 SMU 학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상당수의 수업이 1주일에 1회 3시간 수업을 합니다. 이를 잘 이용하면 여러 과목을 들으면서도 주1회만 등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팀 프로젝트 기간에는 팀원들의 일정에 맞추어 학교에 가야 합니다. 그리고 1교시 시작이 오전 8시, 마지막 교시 끝이 오후 10시기 때문에 무리한 시간표를 짜시면 꽤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SMU의 수강신청은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교환학생들의 경우 처음에 서울대학교 수강신청과 마찬가지로 선착순 신청을 하게 됩니다만, 그때 원하는 과목을 넣는 데 실패한 경우 SMU 학생들과 같이 BOSS라는 경매 방식의 수강신청을 하게 됩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매 학기 100달러의 가상 화폐가 새로 주어지며, 각자 수강하고자 하는 수업에 가격을 적어내면 최고가 입찰자가 낙찰되는 방식입니다. 저번 학기에 이 강의가 얼마에 낙찰되었는지, 이번에 남은 잔여 좌석이 몇 개인지를 잘 고려해서 적정가를 써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에 필요한 통계 자료는 BOSS시스템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의 경우 e달러 (전자화폐)가 매우 많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SMU의 인기 강좌나 잔여 좌석이 1개나 2개만 남아있는 과목을 수강하실 예정이라면 안심하시면 안됩니다. SMU 재학생들의 경우 선착순 수강신청이 아예 없고 매 학기 모든 수업을 경매로 신청하는데, 졸업반 학생들이 오랫동안 모아둔 200달러 가량을 한번에 몰아 넣어 경매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 100달러를 다 써내 봐야 그 과목을 들을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내면 수강 신청에 실패하더라도 전액 환불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버디나 주변 친구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은 후에 입찰 가격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경매가 세 번에 걸쳐 이루어지는 대신에 초안지가 아예 없습니다. 경매 절차가 꽤 복잡하니 웬만하면 처음 주어지는 수강신청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잘 신경을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강 과목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BOSS 시스템을 이용해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참고로 SMU는 특이하게도 기말고사 날짜와 시간을 학기 초부터 엄격하게 고정해둡니다. 기말고사에 응시하지 않으면 성적을 받을 수 없고, 수업 시간이 달라도 기말 고사 시간이 겹친다면 애초에 수강신청도 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수강신청 취소의 경우, 서울대학교와 유사하게 일정 기간까지는 교수님의 승인 없이도 BOSS 시스템을 통해 간편히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주거 문제의 경우 SMU로 교환학생 가실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할 문제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SMU에는 기숙사가 없습니다. 대신 SMU에서 임대한 Hostel에서 머무르거나 개인적으로 숙소를 구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째 방법이 기숙사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SMU는 학생과 Landlord 사이에 부동산 중개 역할만을 할 뿐, Hostel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학생을 도와주지도 않습니다. SMU가 Hostel에 관해 처리하는 일은 Rental fee를 받는 것 그 한 가지뿐 입니다. 학생이 입사나 퇴사를 일찍 하든, 늦게 하든 Rental fee를 똑같이 받으며, Hostel에 강한 불만이 있어도 중간에 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외의 일에는 심각하게 무책임하고 수동적으로 대응하니 집 구하는 어려움을 조금 겪더라도 웬만하면 SMU Hostel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머무르던 Hostel은 보안 상태가 아주 허술했는데, 1층에 모두 남학생만 배정한 것을 보면 SMU 측도 그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를 포함한 10여 명의 교환학생들이 학기 시작 직후에 대거 도난 사건을 겪었는데, 사건 처리 시 SMU로부터 그 어떠한 실질적인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방문을 열고 들어온 도둑에게 핸드폰을 도난 당했고, 환경 미화원의 신고로 다행히 바로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싱가포르 경찰이 재판에 증거물로 쓴다면서 범인과 증거물이 명백히 다 있는데도 제 핸드폰을 도통 돌려주지 않아서 SMU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교환학생들은 얼마 안가 귀국을 하게 되고 대부분 노트북이나 핸드폰 등 중요한 생필품을 도난 당했으니 경찰 측에 빠른 수사를 촉구해달라고 수 차례 얘기했지만 처음에는 아예 답장조차 오지 않으며, 그 후에는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연락을 했는데도 경찰 번호나 이메일 주소 하나만 알려주고 알아서 해결보라는 식의 답변, 그리고 귀국 후까지도 수사가 안 끝날지도 모르겠으니 경찰에게 한국 집 주소를 넘겨주라는 답변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가 들어있는 물건은 폭발 위험성 때문에 항공 운송이 불가한데도 그런 식의 답변만 돌아와서 굉장히 화가 났었고, 제 물건 제가 돌려받겠다는 당연한 요구를 가지고 이메일을 족히 수십 통은 보내고 나서 결국 귀국 당일에야 핸드폰을 겨우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핸드폰을 두 개 준비해갔고, 노트북은 도난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교환학생 생활 전체에 매우 큰 타격을 입었을 것입니다.
저런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SMU Hostel에 사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SMU Hostel에 들어가려는 분들의 경우 다른 교환학생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원하시는 경우가 많을 듯 합니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매우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심하게 외곽 지역에 살지 않는 이상 물리적 거리로 인해 친구 사귀는 데 문제가 생기는 상황은 거의 벌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Hostel은 방 선택권이 전혀 없이 처음 만나는 사람과 사생활 없이 같은 공간에 계속 머물러야 하므로 굉장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교환학생 그룹을 통해 어느 정도 성격이나 생활 습관이 맞는 룸메이트를 미리 구해서 같이 사시거나 아니면 싱글룸에서 편하게 거주하면서 대신 다양한 모임에 자주 나가시는 게 친구 사귀시는 데는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Hostel은 교환학생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파티가 자주 있어서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저는 이런 4인 1실 Hostel에서 살면서도 한 달에 주거비용으로만 500$가량을 지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아보시면 더 좋은 조건의 거처를 충분히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도심 지역에 있는 여행자 숙소에서 저렴하게 장기 투숙을 하면서 교통비도 줄이고 각종 편의 시설도 쓰고 청소 서비스도 받으셨던 분도 있고, 도심에서 약간 멀더라도 철저한 출입통제 시설, 수영장 등을 갖춘 좋은 콘도 싱글룸에서 500$에 지내시는 분도 보았습니다. 한국촌 등 여러 한인 사이트를 통해 미리 매물을 알아보고, 현지에서 집을 방문해보고, 각종 서류를 철저히 검토한 후 임대 계약을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들었습니다. 싱가포르가 안전하다고 해도 제 경우처럼 도난 등 강력범죄를 당할 가능성은 항상 있으므로 방범 시설이 잘 되어있는지, 경비원이 있어 출입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지도 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생활하던 2014년 초의 경우 위치나 시설이 좋은 집은 인당 월 700-900$, 저렴한 집은 4-500$ 선에서 구할 수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몇 명의 룸메이트를 구하느냐, 어떤 매물을 누구에게 구하느냐에 따라 저렴한 비용에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I.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아태지역 담당자 Rehju Mohammed, rehjumohamed@smu.edu.sg, Office of Global Learning.
II. 학업
II.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싱가포르에 있는 학교들은 이름과 달리 다양한 전공의 과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양 공과대학교(NTU)의 경우 경영대학도 굉장히 유명하며, SMU도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사회과학, 경제학, 정보시스템 등 여러 단과대학을 가지고 있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이 많았습니다. 저의 경우 아래의 두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Design Thinking and Innovation
IDEO에서 각종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혁신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Design Thinking 방법론을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특별한 배경지식을 요하지 않고, 여러 재미있는 사례나 자료들을 보면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수업 내용 면에서는 정말 흥미롭고 부담이 없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시간 중에 근처 쇼핑몰에 나가서 방문객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한다거나, 시간 제한을 두고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메모지에 적어서 벽 한쪽을 가득 채우고, 적어둔 아이디어를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모아보고, 그 결과를 즉석에서 발표해보는 등 색다른 활동도 자주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수업의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가 좀 문제였는데, 싱가포르에서 급증하고 있는 45-55세의 ‘은퇴 직전 계층’들이 은퇴 후 인생 제2막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 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지역 주민 인터뷰를 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지역 복지관에서 실시 가능한 Program 형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지역 사회 공동체 관련 문제는 고민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제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편, 이 수업에는 교환학생이나 국제학생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정말 많이 들어옵니다. 제가 만난 조원이 한 명은 프랑스 교환학생, 한 명은 중국에서 온 국제학생, 한 명은 저와 같은 전공의 졸업반 SMU 학생 등이었는데 그 친구들에게 흥미로운 얘기를 정말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운 질문이든 쉬운 질문이든 신기할 정도로 질문을 많이 하고, 교수님도 그에 대해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변을 해주시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어 수업의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좋은 수업이니 수강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Information Security and Trust
SMU에서 어렵사리 찾은 전공 수업이었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주제였던 만큼 재미있게 들었고, 조원들도 다들 좋아서 팀 프로젝트도 하면서 다른 얘기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대칭 암호화, 비대칭 암호화를 이용한 키 교환, 사용자 인증, 서버 인증, 보안 정책 관리 등 기업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정보 보안에 관한 개념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SMU가 경영학에 초점이 맞춰진 학교이다 보니 수업의 깊이가 살짝 얕다는 느낌도 들기는 했습니다. SMU에 공대생이 가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일반적으로는 추천해드리기 어려울 듯 합니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 학교에서 전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1-2과목을 수강하면서 연극이나 Strategy 같은 교양 수업 1-2과목을 추가로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편 경영, 회계에 특화되어있는 SMU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업에 집중하실 분이라면 SMU에 엄청나게 세부적으로 개설되어있는 경영, 회계 과목을 다양하게 수강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공부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도서관에 굉장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II.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영어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한 주 목적이 아니었고 평소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기 때문에 따로 영어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영어와 중국어, 말레이어의 혼합 정도 되는 싱가포르 식 영어인 싱글리시에 적응하느라 무척이나 애를 먹었습니다. 학교 수업의 경우 대부분의 교수님들께서 영미식 영어를 구사하시기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조원들이 단체로 싱글리시로 빠르게 말하기 시작하면 알아듣기가 너무 힘들어서 저만 논의에서 동떨어져있게 되는 상황이 간혹 발생하고는 했습니다. 일상 생활 중에도 (특히 전화 상으로 이야기할 때) 어려움이 생길 때가 있었습니다. 발음만 다른 것이 아니고 사용하는 단어, 때때로 문법까지도 일부 다르니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을 때는 계속 다시 물어봐 가면서 적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싱글리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 싶으면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