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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기간 | 2014.02.12~ 2014.06.20 | 교 환 학 생 귀국 보고서 | 소 속 |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
파견국가 | 중국 | 성 명 | 안소현 | |
파견대학 | Peking University (북경대학교) | 작성일 | 2014.11.02 |
I. 파견대학
1. 개요
북경대학교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 최초의 국립 종합대학교입니다. 베이징 서쪽 교외지역에 위치한 주 캠퍼스는 이화원과 원명원 등 역사 유적이 가깝고, 이공계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칭화대학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도 인접해 있습니다. 웨이밍호로 둘러싸였으며 청 왕조의 정원이 자리 잡았던 곳이어서 옛 건물, 정원, 정자 등 중국 전통적 경관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 세계학술지에서 정한 대학 순위에 따르면 아시아에서는 4위인 서울대학교 다음으로 5위에 북경대학교가 있으며 세계대학순위로는 48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한국에서처럼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우선 유학생사무실에서 수강신청용 종이를 받고, 그 종이에 적힌 웹 사이트 주소에 들어가서 그 학기에 개설되는 강의와 강의내용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강의 담당 학과사무실에 가서 강의장소와 시간이 적힌 책자를 받아옵니다. 그 책자가 우리학교로 치면 스누타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자에 적힌 강의시간과 장소를 확인하여 자율적으로 시간표를 짠 후, 그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어봅니다. 약 2주간 수강변경기간이므로 그 2주 내에 어떤 수업을 들을지 확정합니다. 그리고 나서 앞서 유학생사무실에서 받았던 수강신청용 종이에 자신이 이번 학기에 수강할 과목명과 교수명을 적고, 유학생사무실에 제출하면 됩니다.
기숙사의 경우는 외국인전용기숙사인 5호동에 살게 되는데, 우선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책자에 나와있는 입사가능일 이후에 기숙사 관리동인 4호동에 가서 입사신청을 하면 됩니다. 입사신청 시 보증금 1000위안이 필요합니다. 절차는 간단하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숙사 안에 매점, 식당, 인쇄소, 과일가게 등 필요한 것은 다 있어서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매점에서 생수 배달도 가능하므로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층에는 카페가 있는데 공부하기에 나쁘지 않은 장소입니다. 다만 가격이 비교적 세긴 합니다. 세탁기, 화장실, 샤워실은 공용이며 세탁기는 동전을 투입해야 사용 가능한데, 동전이 없을 시에는 4호동에 가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방카드가 주어지는데 이 카드로 물, 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안에 쓸 수 있는 물과 전기량이 정해져 있긴 하나, 사실 전기는 다 쓸 일이 없습니다. 물도 세면대가 아니라 샤워실에서 쓰면 주어진 양으로 충분히 생활 가능합니다. 다만 세면대에서 쓰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카드에서 물을 쓸 수 있는 정도가 팍팍 줄어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샤워실에서 물을 쓰는 것을 권합니다. 취사실은 매 층마다 있는 것은 아니고, 기억에 7층, 9층 이런 식으로 한 층 걸러 있으므로 요리를 하고 싶다면 이곳에 가면 됩니다. 그리고 기숙사 방은 널찍하고 좋으나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불이 어두워서 꼭 스탠드를 구비해야 합니다. 기숙사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매우 친절하므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요청하면 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이현지, 국제협력본부, +82-2-880-8633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현대한어, 고문선독, 현대한어허사연구, 중국현대문학 총 전공 4과목과 어언생코스로 열리는 중국사회문화강좌를 하나 들었습니다. 후자는 교양 수준에다가 1학점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고, 시험 또한 기말고사 한 번이며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이기에 정말 부담 없는 수업입니다. 다만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대한어 수업은 본교에서 개설되었던 중국언어와 문자 수업과 유사합니다. 중국어의 발전역사에서 시작하여 발음체계, 발음기관 등에 대해서 배웁니다. 어학수업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잘한 과제가 있지만 딱히 어렵지는 않으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일러주신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고문선독은 본교에서 열리는 산문강독 수업과 유사한데, 이런 수업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중국어로 중국문학을 읽는다는 것에서 묘미가 있으며, 확실히 그 나라 언어로 그 문학을 읽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익숙한 글들도 나오기 때문에 내용 습득에 있어 어려움이 덜합니다. 교수님의 강의력 또한 좋고, 친절하셔서 하나하나 잘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자신의 중국어 실력이 낮다고 수업이해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그런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학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를 찾는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현대한어허사연구는 중간, 기말 레포트로만 평가가 이루어지며 출석체크를 하시지 않습니다. 수업은 재미있었지만 확실히 어감이 필요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의 어감을 체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어서 그런 점이 좀 난관이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 수업은 유학생수업이 아니라 중국인 본과생들과 듣는 수업이어서 나름대로 중국학생들은 어떤 태도로 수업에 참여하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중국현대문학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에 이르는 현대 문학을 소설, 시, 산문 등의 장르 별로 작가와 작품에 대해 간략히 배웁니다. 레포트 한번이 있으며 기말고사를 보는데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좀 힘들긴 하였으나, 중국 현대 문학의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력이 좋으신 편이시고 발음이 깨끗하고 분명하셔서 다른 수업들에 비해 알아듣는데 무리가 없었던 수업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hsk 5급 수준에서 교환학생을 갔습니다. 그러나 북경대를 오기 전 한 학기 동안 칭화대에서 어학 수업을 들었던 터라 이 당시에 중국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북경대에 있는 동안은 그 동안의 중국어 실력을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듣기가 많이 늘었으며 독해 실력도 더욱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어로 레포트를 쓰면서 외국어로 긴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말하기는 친구들과 만나면서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확실히 듣기는 어딜 가나 중국어가 드리니까 늘기가 비교적 쉽지만, 말하기는 자신이 자꾸 중국어를 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늘 기회가 없습니다. 고로 중국에서 얼마나 자신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말하기 수준의 향상 정도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북경대는 비교적 멘토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북경대학생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에야 비로소 그들과 중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처음에는 중국어로 된 수업을 몇 시간씩 듣는 것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난 후 복습을 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수업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만으로는 중국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수업 이외의 시간에는 중국 현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회화 실력을 늘리고자 했으며 중국 드라마나 예능도 자주 보았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출국 전 중국 통 카드를 신한 은행에서 만들어서 가면 편리합니다. 통 카드를 만들면 Unionpay 라고 써져 있는 ATM기에서는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얼마 들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숙사 입사 전에 보증금을 1000위안 내야 하기 때문에 이 금액은 현금으로 따로 준비해서 가는 것이 편합니다. 개인 상비약을 미리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고 이외의 물건들은 보통 북경 현지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으니 굳이 무리해서 짐을 많이 챙겨올 필요는 없습니다. IKEA나 까르푸에서 필요한 일상 용품들을 구입하면 되는데, 첫 주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행용 세면도구를 챙겨가면 유용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조그만 기념품을 준비해서 가는 것도 좋습니다.
북경은 아무래도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한달 생활비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드는 것보다는 적게 듭니다. 교통비가 한번에 2위안 정도 들어서 교통 카드에 50위안 충전하면 한 달 이상 넉넉하게 쓸 수 있습니다. 식비는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다른데 학교 내에서 먹으면 10위안 정도 들고, 바깥에서 먹으면 (중관촌 음식점에서 먹는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돈으로 만 원 전후로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입 제품들은 한국보다 비싼 편입니다. 개인이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중국에서 소비를 한다면 한국에서보다 분명 적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병원을 이용해본 적이 없지만 학교 안에 북경대 병원이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여러 번 아팠었는데 따로 챙겨간 상비약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겨울, 초봄에는 건조하기 때문에 감기약을 넉넉하게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약이 없을 때는 한국에서 약을 따로 부쳐주셨는데 EMS로 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은행은 동문 맞은 편, 중관신원 입구에 中国民生银行이 있습니다. 또한 교내에 中国工商银行이 있습니다. 보통 은행보다는 중관신원 내 1동(호텔)의 1층과 교내 매점 옆에 있는 ATM기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교통은 동문에 버스정류장과 4호선 지하철역(4号线 北京大学东门)이 있습니다. 중관촌과 오도구에 가는 것도 매우 편리합니다. 교통카드는 지하철 역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방에 랜선이 있고 공유기를 이용하면 와이파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90위안을 내면 시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50위안을 내면 180시간 정도로 시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핸드폰 심카드는 오도구에 천사통신을 이용하면 편하게 구입할 수 있고 설명도 자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 곳에 연락해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함께 교환학생 온 친구와 중국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으러 다니곤 했습니다. 또한 외국 친구들과도 최대한 자주 어울리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경대 오기 전에 칭화대에서 한 학기 동안 어학 수업을 들어서 그 때 친해졌던 친구들과 자주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하던 동아리가 한중일 연합 동아리여서 동아리 활동 중에 친해졌던 중국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습니다. 학교 주변에서 벗어나 북경 곳곳을 이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녔습니다.
북경에 여러 관광 명소들이 있으므로 주말에 시간을 내 친구들과 함께 다녀볼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더 있다면 북경 근교나 천진 등으로 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북경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미세 먼지가 너무 심했다는 점입니다. 핸드폰에서 미세 먼지 수치를 알려주는 앱을 다운 받아서 경보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야 하며 때로는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교환 학생 생활은 개인이 어떻게 꾸려나가느냐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출국 전에 교환 학생으로 와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고 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학기 혹은 일 년의 시간 동안 자신이 정한 목표 하나만큼은 꼭 이루고 가시길 바랍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때로는 힘들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여러 측면에서 스스로 발전했다는 것을 분명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중국어 실력도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소수 민족들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문화들도 엿볼 수 있었고 중국 정부와 소수 민족 사이의 갈등도 직접 경험해 보는 등 값진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러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졌으며, 생각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바쁘고 복잡한 학교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심적으로 여유로웠던 점도 매우 좋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화된 부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중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만족하며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