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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_University of Bristol_김태학

Submitted by Editor on 28 October 2014

 I. 파견대학

 

1.     개요

 

2014 1월부터 6월까지 영국 남서부의 도시 브리스톨에 위치한 브리스톨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에 파견되어 수학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교는 1876년 설립된 University College, Bristol을 전신으로 1909년 영국 왕실로부터 칙허장을 받아 공립대학으로 전환되었으며, 2013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세계 30위에 선정된 영국의 명문대학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11명을 배출한 전통적으로 학문적인 성향이 강한 연구 대학으로, 옥스퍼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에든버러 대학교와 함께 유럽의 명문대학 리그인 코임브라 그룹 소속 영국 4개 대학 중 하나이고, 영국의 아이비리그인 러셀 그룹의 멤버이며, 공동연구단체인 세계 대학 네트워크의 회원이기도 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수강 희망 과목 목록을 순위를 정해서 이메일로 보내는 방식으로 시작되는데, 직접 수강편람 및 강의 계획서를 꼼꼼하게 살펴본 후 결정하면 됩니다. Teaching Block에 따라 학부 별로 개설 강좌가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서 신청해야 합니다. 그 후 교환 프로그램 담당 부서와 각 학부의 조정을 거쳐, 최종 시간표는 브리스톨에 도착한 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직접 학부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확정됩니다. 특히 여러 그룹으로 나뉘는 세미나의 경우 시간이 겹친다면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는 안내된 기간에 맞춰서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는데, 식사가 제공되는 catered와 직접 조리해서 식사를 해결하는 self-catered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운영 주체도 학교인 곳과 외부 업체인 곳 등, 각 기숙사마다 가격, 위치, 방 종류 (예를 들면 en suite인지, 1 1실인지), 기숙사 시설, 분위기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웹사이트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이 집을 빌리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짧은 교환 학생 기간 동안 현지 학생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고, 계약 등 업무 처리를 할 때 관리 주체가 확실하다는 장점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 Nia Evans & David Line

부서: International Office - Study and Work Abroad Team

이메일: swap-in@bristol.ac.uk

전화: +44 (0)117 331 8504

웹사이트: http://www.bristol.ac.uk/international/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외교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School of Sociology, Politics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수업 세 과목, 각각 20크레딧, 60크레딧을 수강했습니다. 영국 대학은 대부분 3학년제이므로, 자신의 학년과 수준에 맞는 수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리스톨 대학교는 교환학생들에게 전공에 무관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그 기회를 활용해 전문도 높은 타 전공 수업을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평가 방법은 formative summative로 구분되어 있는데, formative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피드백만 제공할 뿐 최종 평가에는 반영이 되지 않고, summative는 최종 평가에 반영이 됩니다. 성적은 점수에 따라, 1st (70점 이상), 2:1 (60-69), 2:2 (50-59), 3rd (40-49), Fail (39점 이하)로 부여됩니다.

 

1.1. Comparative Government & Politics: An Introduction

1학년 개론 수업으로, 크게 비교정치학의 이론과 연구 대상 개념을 소개하는 부분과 그것을 바탕으로 8개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나이지리아)의 케이스를 비교 연구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개론 수업이었던 만큼 수업 규모가 매우 컸고, 열 명 내외의 학생들로 짜인 세미나 그룹 수업은 강의자와 다른 세미나 튜터가 진행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의 강의와 한 시간의 세미나가 있었고, 매주 강의는 이론 한 시간, 국가 케이스 한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평가는 한 번의 formative 에세이(2000단어) summative로 기말고사가 있었는데, 저는 교환학생으로 기말고사를 에세이 과제로 대체할 수 있어서 30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했습니다. 정치학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다시 한 번 철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1.2. Co-operation and Integration in Europe

2학년 수업으로, 유럽 통합의 논의의 출발에서부터 유럽연합(EU)의 결성, 그리고 현재 유로존 위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지역적 통합을 개괄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유럽 통합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배경으로 EU의 구조를 이해하고, 계속 진행 중인 EU의 팽창과 특히 EU에 회의적인 영국의 현실에 대해서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일주일에 두 시간의 강의와 한 시간의 세미나가 있었고, 세미나는 그 주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매 주 한두 명의 학생이 발제를 하고 그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입니다. 평가는 formative로 세미나 발제, summative 2000단어 분량의 에세이 두 개가 있었는데, 에세이에 관해 교수님께서 최소 12개의 학술 논문 인용을 요구하셔서 에세이 한 편을 위해 수십 편의 논문을 쌓아두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1.3. Development Studies

역시 2학년 수업으로, 개발(development)이라는 개념을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근대화 이론, 종속 이론, 신자유주의 이론 등 다양하게 발전해 온 개발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개발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 이슈들에 대해 토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위 수업들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두 시간의 강의와 한 시간의 세미나가 있었는데, 특히 교수님께서 베트남에서 개발 관련 단체에서 일하신 경험이 있으셔서 이론과 실제를 비교하며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가는 두 번의 에세이 과제와 한 번의 조별 발표로 이루어졌습니다. 한 국가의 개발 관련 문제들을 총 정리하는 country report(2000단어)와 수업에서 다뤄진 토론 주제에 대해서 기술하는 에세이(2000단어) 과제 모두 수업 중에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으며 상세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추천하고 싶은 강의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모든 강의 및 세미나가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술적인 영어 실력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리딩 과제와 함께, 학기 내내 계속되는 에세이와 프레젠테이션, 세미나 토론 등을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어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그 밖에는 기숙사 생활이나 동아리에서 영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일상적인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영국식 악센트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브리스톨에서 좋았던 점을 크게 두 가지를 꼽자면, 첫 번째 체계적인 피드백, 두 번째는 개인 공부 시간이었습니다. 강의와 세미나 중에 진행되는 토론 외에도, 어떤 과제를 제출하던 간에 교수나 튜터의 상세한 피드백을 제공받는데, 그를 통해 그 다음 번 과제 수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에세이의 경우 세세한 문법적 오류에서 전체적인 글의 흐름과 참고문헌에 걸쳐 폭넓은 피드백을 제공받았고, 이를 다시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다음 과제물 작성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일주일에 수업을 9시간만 듣기 때문에, 개인 시간이 한국에서보다 많았는데, 그 부분을 학생 스스로 리딩 과제를 찾아서 하고 세미나를 준비하는 데에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30페이지에 달하는 강의 계획서에는 매 주 수업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아주 방대한 양의 논문과 서적 목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계열에서는 학기 중에 reading week로 수업 없이 과제를 할 수 있는 주와, 12주의 수업이 끝나고 3주 간의 시험 기간을 따로 두어 차질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부분의 자료는 도서관은 물론, eTL과 비슷한 Blackboard를 통해서 또는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구독하는 저널이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브리스톨은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니므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한인회를 통해 브리스톨을 떠나시는 분들에게 생활용품을 넘겨받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한인 마트와 아시안 마트도 있습니다. 물가는 비싼 편입니다. 직접 조리를 하는 등 노력을 한다면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여전히 부담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2.1. 식사

기숙사가 self-catered 형태였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은 비싼 편이었기 때문에 Tesco, Sainsbury's, The Co-operative Food (a.k.a. Co-op), Morrisons 등 슈퍼마켓 체인에서 식료품을 구매해서 직접 조리해 먹었습니다. 특히 점심은 슈퍼마켓에 샌드위치+음료+스낵을 3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는 Meal Deal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학교 내에는 곳곳에 샌드위치와 음료를 파는 카페들이 있고, 학교 중심인 Senate House 앞 빨간 스톨에서 점심 때 맛있는 파니니를 판매합니다. 캠퍼스 근처에도 COSTA, Cafe Nero 같은 영국 카페 체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의 식당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일반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편인 펍에서 버거 같은 펍 푸드를 먹는 영국스러운 경험도 추천합니다.

 

2.2. 은행

6개월 미만 체류였음에도, 기숙사 보증금 환급 등 현지 계좌를 개설하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았습니다.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때 현지 계좌 개설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대해서 영국 거주와 브리스톨 대학교 학생임을 증명해주는 Bank Letter를 발급해주면, 원하는 은행에서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가까운 Barclays 은행에서 사전 예약을 한 뒤 방문하여 학생 계좌를 개설했고, 체크카드는 며칠 뒤에 우편으로 배송되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 내에서는 거래 은행에 관계없이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2.3. 교통

학교에서 학생 모두에게 브리스톨의 버스 회사 중 Wessex Bus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카드를 제공하지만, 학교 건물이나 시티 센터 등 주요한 장소들은 대부분 걸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불편함 없이 자주 걸어 다녔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꽤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했기 때문에 걷는 편을 택했습니다. 차로 두 시간 반 거리의 런던 등 영국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는 주로 코치를 이용했는데, 브리스톨 코치 스테이션에서 National Express Colston Street에서 그보다 조금 저렴한 Megabus를 탈 수 있습니다. 16세 이상 26세 이하라면 Young Persons Coachcard를 구매해 3분의 1 가격으로 National Express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치 외에도 Temple Meads 기차역이 있어서 기차 여행도 가능하고, 브리스톨 국제공항에서는 유럽 전역의 다양한 도시들로 Ryanair, EasyJet 등의 저가항공이 취항하고 있습니다.

 

2.4. 통신

영국에서 현지 통신사의 심(SIM) 카드를 기존 휴대폰 기기에 꽂기만 하면 간단한 절차를 거쳐 영국 번호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통신사 중 giffgaff의 심 카드를, 데이터, 통화, 문자 등을 쓰는 만큼 충전해서 사용하는 pay-as-you-go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충전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고, 슈퍼마켓에서 바우처를 구매해도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교내와 기숙사에서는 무선 랜을 이용할 수 있는데, 데이터 사용이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양한 옵션의 정액제도 제공하고 있으니, 각 통신사 별로 비교해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옵션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3.     여가 생활

 

한국에서 연극부 활동을 했었고, 공연 예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히 영국의 연극 전통을 느껴보고 싶었고, 브리스톨 대학교의 Drama Department 프로그램이 우수하다고 들어서, 연극 동아리에 들어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의 학생 공연을 자주 봤습니다. 두 번 정도 직접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배우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펜싱을 동아리에서 배우기 시작해, 매주 월요일 저녁 초보자 트레이닝 세션에 참석했고, 그 외 시간에도 자주 학교 체육 시설을 이용했습니다.

유럽 국가로 교환학생을 떠난다면 유럽 여행을 하기가 매우 편리합니다. 브리스톨 대학교의 경우 4월에 3주간 부활절 방학이 있고, 학기가 끝난 뒤에도 여유가 있어서 그 시간을 이용해 유럽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International Office에서 주최하는 social programme도 있고, ESN (Erasmus Students’ Network)이나 BISC (Bristol International Students Centre)처럼 교환 학생, 국제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단체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브리스톨 역사 투어나, 맨체스터, 리버풀, 케임브리지 같은 영국 근교 도시 여행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숙사 친구들과 부엌에서 티 타임을 가지며 얘기를 나누고, 날씨가 좋다면 학교 안에 있는 Royal Fort Garden이나 College Green, Brandon Hill 같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았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브리스톨은 영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도시이자, 13세기부터 런던에 이어 영국 제 2의 도시로 불렸을 만큼 역사적인 항구 도시입니다. 동시에 도시 자체가 브리스톨 대학교를 중심으로 젊고 활동적이며, 최근에는 영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브리스톨이라는 도시가 제공해주는 다양한 도시 생활 역시 제가 파견 학교로 브리스톨 대학교를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Cabot Circus와 같은 대형 쇼핑몰, 다양한 축제들, 거리 예술 뿐 아니라 Brandon Hill 공원, Clifton Down과 같은 공원들이 잘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는 도시입니다. 게다가 영국 남서부에 위치해 있어서 악명 높은 영국 날씨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지만 우산 대신 어떤 비바람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레인재킷을 준비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영국에 있을 때도, 갔다 와서도 교환학생 생활이 어땠는지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저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없는, 새로운 곳에서의 또 다른 ‘삶’이었다고 답을 합니다. 1학년 1학기로 돌아간 듯 모든 것이 새롭고 동시에 익숙했습니다. 교환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에는 브리스톨이 잠시 머물다 떠나온 곳이 아니라 학교 구석구석, 도시 여기저기에 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제 인생 중 6개월의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교환학생 생활과는 꽤 달랐습니다. 오히려 그런 예상하지 못했던 점을 통해 제 자신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으며, 바로 이 경험이 앞으로 제가 살아갈 삶에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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