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약칭 UBC라고 불리우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바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의 밴쿠버에 위치한 주립종합대학으로서, 캐나다 내에서는 토론토 대학, 맥길 대학과 더불어 3대 명문대로 일컬어지며 넓은 학교 캠퍼스와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 유능한 교수진과 함께 각 분야에서 양질의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교입니다. 학생들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이용권(추후 설명)으로 밴쿠버 시내나 유명한 관광명소에 도착해 밴쿠버의 도시적이고도 환경친화적인 면모를 접할 수 있으며, 학교 내의 편의 시설 등을 무료 혹은 소정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특히 각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을 참가할 수 있어 교환학생들에게는 친구를 사귀고 추억을 만드는 데 좋은 기회가 자주 제공됩니다. 또한, 시험 공부나 시내관광 등으로 인해 늦게 귀가 하는 때에도 교내는 물론 외부에서 귀가할 때도 야간 버스가 있어 안전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먼저 3월에 Go Global이라는 UBC의 국제협력본부에 해당하는 부서에서 지원서를 작성하라는 메일이 오고 Student number를 받으면 UBC 학생을 위한 포털 사이트에 가입을 합니다. 메일이 굉장히 상세하게 잘 오기 때문에 잘 읽기만 하면 어려운 과정이 없습니다. 포털 사이트가 간혹 열리지 않을 때에는 접속하는 시간이 밴쿠버 기준으로 새벽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밴쿠버 기준으로 새벽 시간 대에는 포털 사이트는 닫혀 있습니다. 5월에 수강 신청을 할 때는 6월 초에 정해진 날짜까지 들어야 할 수강 목록을 작성하면 대학 측에서 수강 신청을 해주게 됩니다. 이 때, 1년 동안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은 1년 치의 수강 목록을 한꺼번에 작성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학교의 수강신청 시스템은 우리 학교 다를 바 없이 원하는 과목을 신청했다 취소했다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학교 측에서 보내주는 메일만 읽는다면 어려운 과정이 없습니다. 기숙사도 따로 신청하게 되는데 저와 함께 교환 학생을 갔던 분들은 주로 Walter Gage, Fairview Crescent에 많이 머물렀습니다. 아무래도 이 두 기숙사가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들었기 때문인데, 저는 1학기에 Fairview에서 살다가 2학기에 기숙사 방 이동 신청을 해 Walter Gage로 옮겼습니다. 각자 기숙사의 장점이 있지만 Walter Gage는 강의실이나 버스 정류장, 체력단련 시설, 수영장 등이 가깝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 수 있고, Fairview Crescent는 봄 가을의 풍경이 예쁘고 기숙사 내에 맛있는 카페가 있으며 아늑한 클럽 하우스 같은 느낌이 더 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숙사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주로 룸메이트들과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제가 지원했을 때에는 Jennifer Cain이라는 분이 Go Global에서 UBC로 오는 교환학생 담당자셨는데, 출산으로 인해 중간에 바뀌었습니다. 담당자와의 연락은 주로 이메일로 이루어지며 주소는 Jennifer.cain@ubc.ca 였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지구환경과학부가 주전공이고, 생명과학부를 복수전공하고 있어 이 두 분야에 한해 전공수업만을 수강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하셔야 할 부분은, UBC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이야기할 때나 전산상으로 수업 관련 행정을 처리해야 될 때 우리 학교와 달리 과목명으로 과목을 부르는 것보다 교과목 코드로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교과목 코드로 과목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알파벳을 전공이나 과를 의미하며 세자리 숫자 중에 첫 번째 자리는 수강대상 학년을 뜻합니다.
* ATSC201 : 태풍기상학 (Atmospheric Science, 2학년 대상 전공과목)
전반적으로 태풍에 관련된 지식들을 광범위하게 배우는데, Clicker(수업시간에 교수가 낸 Pop up 퀴즈에 수강생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주어진 시간 내에 선택해 정답률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학습 보조 기구)를 매우 많이 이용하며 정답률이 학점에 반영되고, 많은 과목이 그렇듯이 출석 또한 Clicker로 확인되고, 학점에 반영됩니다. 시험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개인 시험, 그룹 시험으로 2번씩 치르며 대기과학을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어도 기상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열정적이십니다.
* EOSC340 : 세계 기상 변화 (Earth and Ocean Science, 3학년 대상 전공과목)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기초부터 최근의 연구 결과까지 살펴보며 역시 Clicker를 많이 활용하고, 매 수업 시간 전에 있는 Pre-Class Quiz, 주말마다 수행하는 Assignment 등 쉬지 않고 공부해야 하지만 역시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을 번갈아 하시는 두 교수님께서 모두 열정적이시고,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관심 있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MICB302 면역학
우리 학교의 생명과학부 수업과 많이 다르지 않게, 많은 양과 깊은 수준의 이해, 에세이 답안 작성을 요구합니다. 우리 몸의 면역 작용 기작,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 항체 등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데, Clicker 문제로 출석을 반영하고 정답률도 학점에 반영됩니다. 수업 시간 외에도 조교들과 그 주에 배운 내용을 이용해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튜토리얼 시간이 있으며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MICB306 바이러스학
바이러스의 정의부터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들의 구조와 분류, 각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에 초점을 두고 수업이 진행되는데, ICTV 분류를 기준으로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들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많은 양을 배우게 되지만 튜토리얼 시간을 이용해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매우 재밌게 강의하시지만, 평소에 바이러스 등에 관심이 있지 않았다면 많은 공부량에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BIOL300 생명과학도를 위한 통계학
기본적으로는 통계학에 대한 내용을 배우지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이 생명현상이나 동물의 행동 등 생명과학과 관련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수업시간에는 통계학 내용을 배우지만 실험 시간에는 조교와 함께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생물통계 관련 문제를 풀게 되고, 실험 보고서도 2번 제출해야 합니다. 보고서를 채점할 때, 변별력을 위해 조교님께서 자료나 실험 결과의 정확도 등 통계학적인 요소 이외에도 영어 글쓰기의 질에도 집중하셨기 때문에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해야 하고 올바른 문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선생님께서 매우 재밌게 수업하셔서 언제나 기다려지던 강의였습니다.
*BIOC302 생화학
우리 학교의 생명과학부에서 진행되는 생화학 수업과 같은 교재로 진행되며,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과목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저 또한 열심히 공부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지질, 단백질, 핵산에 대해 구조, 성질, 종류, 합성, 분해, 이동 등에 대한 생체 내 기작, Case study, 관련 질병 등에 관해 배우게 되는데, 공부량이 매우 많습니다. Clicker 의 이용이나 숙제, 출석 반영 등은 없었으나 중간 50% 기말 50%로 시험을 칠 때 부담감이 많았습니다.
*BIOL260 생리학
식물과 동물 부분으로 나뉘어져 동물과 식물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해나가는지 에너지의생산, 물질의 수송 등 여러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다양한 기작을 배우게 됩니다. 동물 부분을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은 많은 교과서를 집필한 경력으로 유명한 분이셨고, 식물 부분을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은 한국 분이셨습니다. 두 분 모두 수업을 매우 열심히 준비하시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 역시 Clicker와 Pre-Class Quiz 등으로 출석과 정답률이 성적에 반영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많은 학생들이 급격한 외국어 향상을 기대하지만, 이것은 정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절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언어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외국어 습득에 도움을 줄 친구를 만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라는 것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되어야 늘 듯이 자신을 얼마나 영어 환경에 노출시키는가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언어가 영어라는 점만 제외한다면 우리가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법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서울대학교에서 전공수업을 들을 때 영어로 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영어로 된 자료로 수업을 들었던 것과 같이 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데도 상당히 비슷한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 듣기나 에세이, 리포트를 쓰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점점 더 익숙해지며,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땐 Office hour에 찾아가 여쭤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캐나다는 한국에 비해 전반적인 물가가 비싼 편이고 적지 않은 세금까지 붙게 되어 쇼핑을 하거나 외식을 자주 하게 된다면 생활비 지출이 예상보다 매우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산물을 구입하여 기숙사에서 만들어먹는다고 했을 때에는 현저히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정격전압은 미국과 같이 110V이므로 220V용 전자기기를 사용하려면 110V에 맞게 바꿔주는 소위 말하는 ‘돼지코’를 많이 가져가셔야 합니다. 만약 라면이나 카레 등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 등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현지에서는 라면이 비싸니 미리 챙겨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 – 1학기 동안 머무실 분들은 iMED라는 카드로 의료서비스가 보장되지만 1년 동안 머무실 분들은 iMED 만료 이후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에서 보장하는 의료보험인 MSP를 미리 신청하셔야 합니다. 한 달에 보통 60~70불 정도를 지불해야 하므로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신청하시는 것이 법이기 때문에, 그리고 다칠 때를 대비하여 대부분 그 보험을 들어두고 있습니다. 의료보험비가 비싸서 부담되실 때에는 의료보험을 취소하는 Opting out을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다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다쳤을 때에 병원에 가게 된다면 의료 서비스 금액이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습니다.
은행 – 캐나다에서는 보통 은행계좌를 열어둘 때 유지비가 있으나 학생에게는 없습니다.학생이라는 것을 계좌개설하실 때 말씀하시고, 학교 안에 BMO, CIBC 은행이 빌리지에 있기 때문에 은행업무가 있을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RBC는 웨스브룩 빌리지에 있기는 합니다만 BMO나 CIBC가 더 편리한 것 같습니다.)하지만 TD bank가 ATM이 시내 곳곳 등 여기 저기 많기 때문에 이 은행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교통- 학생들은 무제한 교통권을 이용해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U-Pass라고 불리우는 이 교통권은 탈 때 버스기사님께 보여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한 학기에 120CAD으로 모든 교통편을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매 달 서점에서 학생증을 U-Pass 발급기에 긁어 뽑아 쓰게 됩니다. 버스 말고도 스카이트레인(밴쿠버는 지하로 철도가 없고, 지상으로 다니는데 이를 스카이트레인이라고 합니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통신 –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통신사에 따라 주파수를 고려해서 유심칩을 바꿔 달기도 하고, 렌탈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휴대전화를 렌탈하여 사용했는데, 역시 불편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가 없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수록 매 달 요금도 비싸지기 때문에 학교 내에 제공되는 ubcvisitor 또는 ubcsecure, 스타벅스 같은 상점에 제공되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이용했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3. 여가 생활
동아리 활동을 하던 분이시라면 ubc에도 여러 동아리들이 있으니 club day 때 눈여겨보시면 굉장히 흥미로운 클럽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한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인 K-Wave에 가입하여 기초한국어를 가끔씩 수업하곤 했는데 이외에도 춤 배우기, 런닝맨 행사 등 재밌는 일도 많이 있으니 참가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또한 다운타운으로 놀러 가시거나 스탠리 파크, 아쿠아리움, 휘슬러, 빅토리아 등을 방문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우선 1년 동안 가게 되시면 아르바이트나 인턴 활동을 기대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통 짧게 머무는 교환 학생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1년 동안 공부하고 즐기고 오셔도 충분히 시간을 알차게 보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UBC 교환학생이라는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그 곳에서 겪었던 일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는 대학 생활에 있어서 아주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다른 환경을 체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나가는 것이 언제든지 두고두고 빛났던 순간이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한 경험이 스스로의 식견을 넓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