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 of Singapore)
싱가포르에는 4개의 종합대학이 있습니다. 국립대학교와 SMU(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NTU(Nanyang Technology University), SIM(Singapore Institute of Management)입니다. 그 중에서 서울대학교와 교류하고 있는 곳은 NUS와 SMU입니다. SMU는 경영학 쪽으로 특화된 학교입니다. 전체적인 수준과 사람들의 인식으로는 NUS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학교라고 생각됩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하며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합니다. 번잡한 시가지에서 떨어져 있으며 체육시설과 도서관, 강의실, 기숙사 등 시설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www.nus.edu.sg)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NUS의 기본적인 수강신청 방법은 각 학생에게 주어진 Point를 Bid하는 방식입니다. 내가 어느 특정 강의가 꼭 듣고 싶다면 높은 Point를 걸어서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교환학생들은 예외입니다. 각 강의의 개설학과에 교환학생 수강 신청을 담당하시는 분이 계신데 저희가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면 그 분들이 승인/불가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꼭 듣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그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잘 말씀 드리는 것이 방법일 듯합니다. 온라인 신청은 후에 학교의 안내를 받아서 쉽게 익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숙사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다만 제가 교환학생을 시작하던 2011년도부터는 University Town이라고 하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기숙사와 그에 편의 시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만큼 훌륭합니다.(utown.nus.edu.sg) 다만 한 학기 비용이 싱가폴 달러로 2000$정도였던 것이 조금 부담이었습니다. University Town은 주로 교환학생들이 많이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Local 학생들은 새로 생긴 그 공간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여러 Hall을 선호합니다. 시설이 좋지 않지만 각 Hall별로 전통과 자부심이 있어서 매우 잘 단합해서 경쟁적인 활동 들을 많이 합니다. 기본적으로 NUS는 기숙사별로 체육, 학술 활동이 정말 많습니다. 배우는 것도 당연히 많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서 열심히 참여하기를 추천합니다. 기숙사 신청은 입학 허가 메일을 받은 후에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개별적인 이름이 있는데 ***Hall 이나 ****Residential College(University Town 내에 소재)로 되어있습니다. 후에는 에어컨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어컨이 굳이 필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덥지만 금방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3순위까지 선택을 하고서 기다리면 금방 답변이 왔습니다. 신청 과정에 변경이 있을 수도 있으니 학교에서 보내준 메일을 잘 읽고 따라 하면 될 듯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를 직접 만나거나 개인적인 연락을 한 적은 없습니다. 가장 처음에 안내 메일을 받긴 했던 것 같은데 따로 이메일이나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입학 후에 문제가 생기면 YIH 건물에 있는 Student affair center에 가서 문제를 이야기했고 직원 분들이 친절하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2011년 2학기 (International Economics1, Regression Analysis, Chinese2)
International Economics1
서울대학교 국제무역론에 해당하는 강의입니다. 1,2로 나누어져 있으며 1에서는 실물경제를 다루고 2에서는 국제금융을 다룹니다. 3000레벨의 과목이며 홍콩 출신 교수님이 강의하셨는데 영어를 알아듣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매주 과제를 하고서 튜토리얼 시간에 같이 풀어보는 것이 의외로 생산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 조별 과제 때에는 중국 친구들과 한 조를 이루었는데 중국의 무역에 대해서도 토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폴 크루먼의 교과서를 사용했고 미시경제학을 수강했다면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gression Analysis
통계학과 전공 수업이었습니다. 경제학과의 수업은 항상 인기가 많아서 원하는 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 대안으로 통계학과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내용은 서울대학교의 일반통계학과 계량경제학 과목의 중간 정도 내용과 난이도인 듯합니다. 이 수업 역시 튜토리얼 시간에 충분히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쓰지 않던 R이라는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하였는데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숙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 조금 고생했습니다.
Chinese2
싱가포르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지만 그 중에서도 중국 문화의 영향이 강합니다. 대부분의 싱가포르 사람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사용합니다.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출국 전 3주간 중국어를 언어교육원에서 공부했습니다. 후에 레벨테스트를 거쳐서 레벨 2반에 배정되었습니다. 대부분이 교환학생들로 이루어진 반이라 학교 수업이 만남의 장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어보다는 문화를 배운다고 생각하고 접근한 탓인지 언어 습득에 있어서는 크게 진보를 이루지 못했지만 조별활동, 개별과제 등을 하면서 즐거운 기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레벨1의 경우는 한자를 처음배우는 학생들에게 맞추어진 수업이고 레벨2는 병음을 발음할 줄 알고 약간의 문법을 아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라고 생각됩니다.
2012년 1학기 (Economic analysis of Law, Financial Economics1, Professional Communication, Chinese3)
Economic analysis of Law
3000레벨의 수업이며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규모 수업입니다. 캐나다 출신 방문 교수님께서 수업하셔서 영어를 들으면서 따라가기는 오히려 수월한 수업입니다. 다만 교수님께서는 수업 중간에 학생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물으시고 질문과 답변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선호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발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거의 듣기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재산권, 범죄처벌 등을 경제학적인 도구로 이해하는 내용입니다. 사례를 많이 다루는 것이 이 수업의 재미있는 점이었습니다.
Financial Economics1
3000레벌의 수업이며 200명 정원의 대형강의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의 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해당하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각 상품들의 가격을 도출하고 그 원리를 공부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대부분이 수학과 통계 지식을 활용해서 공식을 유도하는 내용이라 영어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었습니다. 조별과제도 따로 없어서 시험을 준비할 때만 혼자 심심하게 공부했습니다.
Professional Communication
Center for English language communication(CELC)에서 개설되는 강좌입니다. Basic English 라든가 여러 목적의 Communication 수업이 개설되는데 그 중에서 Professional Communication은 기업 내에서의 혹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담당하는 수업입니다. 설득적인 말하기, 정보전달 말하기, 이력서 작성하기 등 기업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론적으로 배우고 또 실제로 연습도 해보는 재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2명의 조, 3명의 조 등 구성원과 인원 수를 달리하여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매 수업 시간마다 서로에 대해서 코멘트와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도 유익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쓰기 과제도 매주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어를 배움과 동시에 실용적인 지식들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Academic Communication이라는 수업도 열리는 데 이는 학내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배우는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논문 작성, 학술 토론 등의 내용을 다루는 것 같았습니다. Business Communication은 경영학적인 내용으로 기업 분석 내용을 발표한다든가 하는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 Communication 수업은 제가 NUS에서 가장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Chinese3
첫 학기에 이어서 중국어 수업을 연속해서 수강하였습니다. 사실 전체 4개 레벨 중에서 3번째라 굉장히 높은 난이도이고 실제로 이 수업을 잘 수강하면 중국어 실력이 상당해야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반 내에서도 실력 차가 컸습니다. 언어는 역시 개인이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큰 분야라 만족할 만큼의 성취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역시나 수업 내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일에 더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하하.
2. 외국어 습득 정도
개인적으로는 싱가포르에서의 1년간의 교환학생 경험이 해외에서 거주한 첫 번째 경험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싱글리쉬라고 할 정도로 특이한 표현도 많고 억양도 많이 달랐습니다. 처음엔 꽤나 당황했지만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즐겁고 신기했습니다. 학술적인 토론이나 세미나에서 의견을 말할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어려움이 없을 만큼 실력도 늘었고 거부감도 줄었습니다. 또한 중국어도 학교에서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싱가포르의 많은 사람들(중국계)은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모국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중국어 익힐 수 있었습니다. 영어 습득 자체가 교환학생 지원 동기라고 하더라도 싱가포르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라 생각됩니다.
3. 학습 방법
NUS에서 교환학생 기간 동안의 학습 방법이라면 평소에는 과제물만 제 기한에 제출하는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NUS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직전에 한 주간의 짧은 방학이 있습니다. 이 때를 이용해서 교환학생들은 주변 국가로 여행을 많이 갑니다. 현지 학생들은 그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시험을 준비합니다. 교환학생들은 수강하는 과목 수가 많지 않아서 짧게 여행을 다녀온 뒤에 3-4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행을 종강 뒤로 미루고 시험 공부에 매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학업에 대한 부담은 역시 교환학생 신분이라 크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더라도 혼자 공부하기 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문제를 풀고 공부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옷은 역시 여름옷만 준비해 가시면 됩니다. 꼭 가져가야 하는 물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근처에서 대부분의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고 중고나 짧은 기간 동안만 쓸 물건들을 구입하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현지 물가는 학교 내에서 먹는 것은 크게 비싸지 않습니다. 2-4불에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교통비와 식비 등 대부분의 물가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싱가포르의 식당은 대부분 Hwaker’s center 형태입니다. 야외 혹은 실내에 작은 음식 Stall 들이 많게는 열 개 적게는 다섯 개 정도가 모여 있고 그 앞에 많은 테이블이 있는 형태입니다. 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학교 내에 있는 식당들도 모두 이런 형태입니다.
의료서비스의 경우에는 작은 부상일 경우에는 부담 없이 학교 보건소를 이용했습니다. NUS에 대학병원이 있는데 말 그대로 비용폭탄을 맞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아프지 않는 것이 최선일 듯합니다.
핸드폰 사용은 편의점에서 Usim을 사서 기존에 쓰던 핸드폰에 끼워 넣으면 바로 현지 번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10불,20불씩 그 때 그 때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불 정도로 한달 이상 사용했습니다. 국제전화도 가능한 충전 카드가 있는데 선호에 따라 구입하시면 될 듯합니다.
교통은 역시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시스템이고 거리에 따라 요금을 냅니다. 한국보다는 조금 비싸다고 느껴졌습니다. 지하철과 버스 모두 편리하고 쾌적합니다.
3. 여가 생활
한국에서도 운동을 좋아해서 현지에 가서 가장 먼저 한 것이 1년 간 뛸 축구 팀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축구부에 들어서 신나게 축구했고 또 외부의 사회인 팀에도 들어서 매주 축구를 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싱가폴 만큼 좋은 곳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체육활동을 ‘매우’ 장려하는 분위기이고 그만큼 많은 시설을 편리하게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NUS 내에서는 야외 수영장과 축구장, 헬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했습니다. 기숙사마다 실내 체육관을 가지고 있어서 저녁에 배드민턴도 재미있게 했습니다.
체육활동이나 기타 여가활동, 예를 들자면 음악 활동 들 모두가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학내에 수많은 클럽과 동아리가 있으며 교환학생들을 환영합니다.
1년동안 머무르면서 학교 내에 봉사활동 동아리에도 가입해서 활동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시한부 판정을 받으신 환자 분들을 찾아 뵙고 아침을 함께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었습니다. 제가 찾아 뵈었던 아주머니께서는 말레이 분이셨는데 때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못 알아 들을 때도 많았지만 찾아 뵐 때 마다 오히려 제가 아주머님으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고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NUS의 Student Community Center를 통해서 활동했고 Sgcares를 통해서 스스로가 활동을 선택해서 참가할 수 도 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교환학생을 마치고 싱가폴을 떠난지도 3달이 되었습니다. 학기가 끝난 후에 1달여간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를 둘러 보았고 또 운이 좋게도 SNU in Beijing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어서 중국에도 긴 시간 머무르다가 지난 주에야 귀국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교환학생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매 순간을 감사하며 지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전엔 감히 외국으로 나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그런 저였기에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가슴 설레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모두 같지’, ‘정말 다르긴 다르구나’를 동시에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조금 특이한 나라입니다. 정치제도화를 통해서 성장한 작은 도시국가이고 다양한 인종 문화가 섞여 있고 그러면서 또 영국 통치의 경험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그 외에도 싱가포르를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아주 많을 정도로 특징이 많은 나라입니다. 나라의 크기만 보자면 아주 작은 나라지만 배우고 느낄 것은 아주 많았습니다. 1년 동안 그 작은 곳에서 지겹지 않냐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지만 그런 지루함을 느껴보기도 전에 1년이 지나버렸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그네들의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거창한 목표 없이 어쩌면 우연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선택했습니다. 지금은 그 우연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 곳에 있는 친구들과 또 이 곳에서 만든 많은 추억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입니다. 아주 개인적인 감상들만 나열하고 있지만 한 마디 더 붙여서, 교환학생 기간이 가장 강렬하고 소중한 1년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