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규슈대학은 일본 4개 섬 중 최남단 규슈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인 후쿠오카에 위치하고 있다. 국립대로 일본 내 위상이 높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게 되는 하코자키 캠퍼스는 그리 크지는 않으며 10년 이내에 현재 공대가 있는 이토 캠퍼스로의 완전 이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건물은 이미 쓰이지 않아 실제로 체감하는 규모는 더 작다. 평지에 있어서 자전거로 통학이 용이하다. 여름철 날씨가 조금 무덥고 습한데 못 견딜 정도는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더운 여름날 정도를 생각하면 되겠다. 겨울은 한국보다 따뜻하여 지내기 편하다.
나는 Japan in Today’s World (JTW) 라는 영어 프로그램으로 다녀왔는데, 이 프로그램 소속은 특별히 공대 강의를 듣지 않는 이상 하코자키 캠퍼스의 ISC (International Student Center)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미국, 호주, 일본 등 출신의 선생님들께서 수업을 진행하시며 모든 JTW 소속 학생들은 반드시 일본어 수업을 1개 이상 수강해야 한다.
매월 1회 정도 Study trip이라고 해서 field trip을 가는데, 규슈에서 유명한 장소 곳곳을 다니며 전통 체험을 많이 할 수 있고 돈도 아주 적게 내기 때문에 모든 study trip에 참가하는 것을 권한다. 매우 유익하고, 평소에 하기 힘든 모내기나 도자기 만들기, 떡 만들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학기 시작 첫 2주 정도 본인이 원하는 강좌를 들어본 후 정해진 용지에 희망 강의를 적어서 제출하면 등록된다.
기숙사는 학교에서 자전거로 20분정도 떨어진 카시이하마라는 주택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걸어서 3분거리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매우 편리하며 바로 옆에는 해변가가 있어 바람을 쐬며 산책하거나 운동하기에 좋다. 기숙사는 1인/2인/가족실 등이 있고, 1인실에는 화장실/에어컨/냉장고가 각 방마다 구비되어 있어 편리하다. 다만 옷장이 좀 작으니 옷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방이 넓지는 않지만 좁지도 않은, 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크기인데 다만 1인실 중 I동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대신 더 작아서 I동 거주자들은 조금 불편하다고 말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친구들끼리 천사 마키상 이라고 불렀던 분인데, JTW 사무 전반을 맡아 보시면서 유학생들을 많이 도와주신다. 굉장히 친절하시고 일 처리 또한 아주 효율적으로 하신다.
Ohyabu Maki - ohyabu.maki.315@m.kyushu-u.ac.jp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JTW 는 외국인들의 일본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수업들을 영어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학기에 6개 강의는 무조건 수강해야 하며 ISP (Independent Study Project)라는 연구 소논문을 작성하면 5개만 수강해도 된다. 외에도 JTW Core Courses, Advanced Laboratory Research, Faculty Courses, Japanese Language Courses 등에서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들을 수 있는 수업 조합의 경우의 수는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JTW Core Courses는 일본 역사, 경제, 정치, 문학 등에 대한 수업들이다. JTW 담당 교수셨던 Pollack의 문화 수업들(Adjusting to Japan, Enculturation and Education in Japan, etc)이 인기가 많았다. 나는 일본 역사 수업을 주로 들었는데, Kurashige Jefferey 교수님의 중세일본사(Medieval History of Japan) 수업이 굉장히 재미있고 내용도 알찼다. 다만 이제 대학원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 수업이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학부생도 대학원 강의를 수강할 수 있으니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교수님 강의를 추천한다. 다른 일본 교수의 현대일본사1, 2도 수강했는데 내용은 우리학교 교양 정도의 평이한 수준이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영어와 일본어가 둘 다 늘 수도 있고 하나만 늘 수도 있으며 아무것도 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단은 일본어 수업이나 학부 수업을 제외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제공되고 과제가 매주 나오기 때문에 듣기에 익숙해지고 과제를 성실히 한다는 전제 하에 독해 향상도 기대할 수는 있다.
일본어 강의는 꽤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으며 로드도 그렇게 크지 않아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다. 일본어를 좀 공부한 경우라면 TV를 얻어서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일상 생활이 일본어로 진행되고 학교에서 일본어 회화 파트너도 붙여 주기 때문에(신청한 사람에 한해) 일본어 회화능력의 향상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3. 학습 방법
딱히 학문적인 공부를 하러 간 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친구들과 놀면서 자연스레 회화를 익히거나 TV를 보면서 한자를 눈에 익히는 정도였다. 모든 수업을 따라가는 정도만 해도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하게 된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110V 사용이므로 돼지코 준비해야 한다. 인터넷전화가 있으면 여러 모로 편하다.
규슈는 일본 전역에서 물가가 가장 싼 곳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도쿄에서 유학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저렴하다. 나는 필요한 물건은 거의 대부분 현지에서 구매하였고, 렌즈 같은 경우는 안과 가기도 귀찮고 해서 한국에서 가져갔다. 100엔샵 다이소가 기숙사 근처에 몇 개 있어서 편리하고, 우리나라처럼 1000원샵을 가장한 3000원짜리를 파는 곳이 아니라 정말 다 100엔이고(정말 비쌀 수밖에 없는 것들은 300엔, 500엔 하기도 하지만 현지 물가에 비하면 싼 것) 거의 대부분 필요한 것이 다 있기 때문에 질을 조금 포기한다면 초기 정착비도 그렇게까지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통비는 매우 비싸며, 도쿄보다도 비싸다. 텐진(명동 같은 번화가) 왕복 버스비용이 720엔으로 거의 1만원에 육박하며 학교 왕복 또한 440엔으로 싸지 않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였고, 텐진까지 자전거를 이용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외에는 대부분 한국보다 약간 비싼 정도인 것 같은데, 외식비용은 조금 더 비싸다(보통 한 끼에 700엔 정도). 여름/겨울 두 번 시즌오프 세일이 있는데 그 때는 대부분 기본 40퍼센트 정도부터 할인이 들어가서 한국보다 저렴하게 옷을 구매할 수 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기숙사 앞 대형마트인 JUSCO에서 도시락을 구매하거나, 학교에서 사먹었다. 도시락은 200-500엔 정도, 학교에서 먹는 것은 300-400엔 정도이다.
의료는 도착하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는데,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경우 병원비의 70퍼센트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건강 하나는 정말 자신있다 하는 경우는 굳이 가입하지 않아도 되며, 한국에서 유학생 보험을 들어놓은 경우는 안 들어도 되는 것 같다.
후쿠오카 은행에 단체로 계좌를 개설하여 사용하게 되며, 장학금을 받게 되는 경우는 그 통장으로 지급받는다.
기숙사가 약간 외진 주택단지에 위치하기 때문에 교통이 약간 불편하다. 학교에 가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넓으며(12분~30분) 지하철이나 전철역은 가장 가까운 역도 10분 이상 걸어가야 한다. 밤이 되면 버스 배차간격은 더욱 넓어지고 불편하기 때문에 아주 밤늦게 돌아오는 경우라면 자전거를 추천한다. 택시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본료 550엔 정도로, 생각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동안 50엔씩 빠르게 요금이 올라간다. 대신 택시 탈 때 기사가 자동문을 열어주고 닫아줘서 좋고, 기사들이 대부분 아주 친절하다.
핸드폰의 경우 유학생들은 소프트뱅크를 많이 이용하는데, 소프트뱅크 가입자간 오전 4시~오후 9시 사이의 전화/메일이 모두 무제한 무료이기 때문이다. 나는 프리페이드 폰이 아닌 일반 화이트플랜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많이 쓰면 한 달에 4천엔, 적게 쓰면 2천엔 정도 나왔던 것 같다.
3. 여가 생활
첫 학기에는 사람들과 친해지느라 텐진에 나가 놀거나 했던 것 같고, 두 번째 학기에는 1학기만 하고 돌아간 친구에게 키보드를 얻어서 연습하거나 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1년이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에는 수도도 아니고 지방이고 해서 조금 망설였는데, 그 망설임이 무색하게 생활이나 학교 전반의 모든 면에서 아주 만족한 한 해였다. 서양 친구들 또한 기본적으로 일본, 넓게는 아시아라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차별/편견 없이 다른 문화를 폭넓게 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