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홍콩 중문대학교. 홍콩 내에서 인문계 기준으로 순위권에 드는 대학이라고 하나 지내면 지낼수록 아쉬운 점이 눈에 많이 띄었다. ‘환상’을 가지지 말고,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를 배우러 떠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 수강신청 방법은 몹시 특이하다. 우리 학교와 같이 선착순으로 과목의 정원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희망하는 과목들의 리스트를 대학에 제출하고 이를 대학에서 심사하여 – 이 기준을 도무지 알 수 없다. – 학생들을 할당한다. 나를 비롯한 교환학생 친구들의 상당 수가 결국에는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었지만, 애초에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못했던 과목은 결원이 있지 않은 이상은 듣기 어렵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기숙사는 그야말로 복불복. 체류 당시, 신축 기숙사도 참 많았는데 나는 지어진 지 가장 오래된 청치 기숙사에 배정되었다. 슬펐다. 두고두고 슬펐다. 낙후된 시설은 물론 로컬 학생들로만 가득한 청치보다는 유나이티드, 모닝사이드 등을 추천한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 Jasmine Wong, jasminewym@cuhk.edu.hk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중국어 수업은 다른 과목들과 달리 영어에 유창한 서양 학생들에 비해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과목으로 한 두 과목은 들을 것을 추천한다. 기말고사를 학교 측에서 전체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내가 택한 과목이 언제 시험을 치를 지는 학기의 반이 지나서야 결정된다. 이런 탓에, 차라리 기말고사가 없고 에세이 등으로 기말 고사를 대체하는 <영화 장르> 수업 등을 추천한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 나는 타지 생활에 적응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정작 의도했던 외국어 공부에는 소홀했다. 중국어로 아주 간단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는 정도이나 중국어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해 더 이상 공부할 생각이 없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겪어본 것으로 만족한다.
3. 학습 방법 : 외국에 나간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외국어 공부를 위해서는 외국어 화자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하며, 수업 내용은 부족한 언어 실력에서 비롯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교수들과의 지속적인 연락이 주효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형 마트에서의 물건 구입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으나, 우리 입맛에 맞는 ‘세련된 음식’을 먹으려면 제법 돈이 든다. 직접 요리해 먹을 것을 추천!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은행은 학교 안에 하나 있으나, 등록금 납부를 인터넷으로 받지 않는 탓에 납부 철이 되면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진다. 과감히 샤틴 역으로 나갈 것을 추천. 학내 교통은 어느 곳이든 불편하다. 학내 버스 노선을 하루 빨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3. 여가 생활 : 사람들 보는 게 일이었다. 여행을 ‘싫어하는’ 탓에 맘 먹고 다른 국가로 가 볼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그저 글 쓰면서 홍콩 사람들, 외국 사람들 면면을 살피는 일로 충분했다.
4. 기타 보고 사항 :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설렘. 컸다. 그만큼 아쉬움도 컸다. 내가 홍콩에 머무는 사이, 어느 기업에 취업을 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와,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해서 돈을 얼만큼 벌었고, 어떤 시험에 합격했다는 지인들의 소식을 들으면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도 사실. 그래도 홍콩에서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갔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각국에서 온 희한한 인간들을 보면서 되레 내 자신을 더 깊게 관찰하게 되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걸 잘 하는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 지 대략적이나마 방향을 잡게 된 건, 별의 별 인간들을 만나고, 한국에서라면 어림도 없었을 터무니 없는 사건들을 겪어냈기 때문이리라.
한 번쯤은 다녀들 오시라. 딱, 한 학기만.